스포츠일반
공항에서도 김제덕은 빠이팅…강채영은 화들짝, 팬들은 웃음
'소년 신궁' 김제덕(17·경북일고)의 파이팅은 양궁장을 떠나 귀국 현장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김제덕은 1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양궁 대표팀 선배들과 함께 귀국했다. 혼성전과 남자 단체전에서 2관왕을 차지하고 금의환향했다. 이날 공항에는 양궁 대표팀의 귀국 모습을 지켜보기 위해 많은 팬들이 마중을 나왔다. 한국 양궁은 도쿄올림픽 양궁에 걸린 5개의 금메달 중 4개를 쓸어 담았다. 남녀 대표팀 6명이 함께 서 기념 촬영이 진행 중이었다. 이때 양궁협회 관계자가 선수들에게 "파이팅을 외쳐 달라"고 주문했다. 이때 우렁찬 목소리로 파이팅을 외친 주인공이 있었으니 다름 아닌 김제덕이었다. 금메달을 땄던 그 순간처럼, 김제덕의 파이팅 외침은 공항 안에 쩌렁쩌렁하게 울려 퍼졌다. 김제덕은 협회 요청에 따라 왼쪽, 가운데,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려가며 계속 "파이팅"을 외쳤다. 그 옆에 있던 여자 단체전 금메달리스트 강채영은 김제덕의 파이팅에 순간 깜짝 놀란 듯 보였다. 잠시 후엔 귀를 막는 제스처를 취하기도 했다. 하지만 미소를 지으며, 후배의 패기가 싫지만은 않은 눈치였다. 공항에 모인 수백 명의 팬들은 김제덕의 파이팅을 직접 목격하고선 웃으며, 박수로 화답했다. 김제덕은 도쿄 올림픽에서 계속 "파이팅" "코리아 파이팅"을 외쳤다. 동료들을 응원하고, 자신에게 주문을 거는 것과 마찬가지다. 올림픽을 앞두고 크게 긴장한 탓에 "파이팅"을 외치기 시작했는데 효과가 컸다. 목이 아프고 리듬도 깨질 수 있지만, 부담감을 극복하기 위해 선택한 방법이다. 덕분에 대표팀 막내 김제덕은 생애 첫 올림픽에서 주눅 들지 않고 당당하게 활시위를 당겼고, 두 개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번 올림픽부터 도입된 혼성전에서 김제덕과 짝을 이뤄 금메달을 딴 안산은 "(김)제덕이가 '코리아 파이팅'을 외치니까, 나도 덩달아서 긴장이 풀렸다. 그래서 조금 더 편안한 마음으로 할 수 있었다"고 고마움을 드러냈다. 인천공항=이형석 기자 lee.hyeongseok@joongang.co.kr
2021.08.02 0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