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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9회 말 1사 만루에서 나온 ABS 삼진 콜, 천하의 양의지가 주저앉았다 [IS 승부처]

결정적인 순간, 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ABS·Automatic Ball-Strike System)이 희비를 갈랐다.2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KIA 타이거즈전은 9회까지 팽팽하게 진행됐다. 홈팀 두산이 6회 말 박준영의 2타점 적시타로 앞섰으나 KIA가 7회 초 대거 3득점 하며 역전했다. 9회 초 KIA가 상대 실책과 패트릭 위즈덤의 적시타로 3점을 추가할 때만 해도 손쉬운 승리가 예상됐다. 하지만 2-6으로 뒤진 두산은 9회 말 마지막 공격에서 안타 1개와 볼넷 2개로 천금 같은 1사 만루 찬스를 잡았다.다음 타자가 간판 양의지라는 걸 고려하면 승부의 향방을 예상하기 어려웠다. 큰 것 한 방이면 최대 동점까지 가능한 상황이라 KIA 마무리 투수 정해영이 받는 압박도 상당했다. 이른바 '하이 레버리지' 상황에서 승리의 여신은 KIA에 미소 지었다. 노볼 2스트라이크에서 던진 정해영의 직구가 ABS 존을 통과했다는 판정이 나온 것. 포수 한승택이 완전히 일어서 높은 쪽 코스를 유도했는데 정해영의 직구는 '반대 투구'였다. 낮은 쪽으로 향한 걸 한승택이 겨우 잡았는데 ABS는 이 직구가 스트라이크존을 통과했다고 판정, 심판의 루킹 삼진 콜이 나왔다. 당황한 탓일까. 양의지는 배트를 놓친 뒤 그라운드에 주저앉았다. 1군에서 7000타석 가까이 소화한 베테랑으로서 경기 중 좀처럼 보기 힘든 모습이었다.지난 시즌부터 도입된 '로봇 심판'인 ABS는 홈플레이트 중간과 끝, 두 곳에서 상하 높이 기준을 충족해야 스트라이크로 판정된다. 타자 신장에 따라 스트라이크존이 다르게 설정되는 게 특징. 중계 화면에 잡힌 정해영의 양의지 타석 3구째는 스트라이크존 하단에 살짝 걸친 것으로 보였다. 두산은 양의지가 루킹 삼진으로 물러난 뒤 양석환마저 3루 땅볼로 아웃, 무릎 꿇었다. 이날 KIA보다 2개 많은 팀 안타 11개를 기록했으나 승부처마다 나온 결정적인 실책과 응집력 부족이 뼈아팠다. 경기 흐름상 9회 양의지 타석이 유독 아쉬움으로 남았다.잠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5.04.20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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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패 끊었다, 홈에서 연승" 삼성의 이유 있는 자신감, 타격 반등세에 맞는 '홈 9연전'

"연패를 끊었으니, 홈 구장에서 연승을 이어가겠다."4연패에서 탈출한 삼성 라이온즈가 자신감을 찾았다. 모처럼 거둔 승리도 승리지만, 타격감이 모처럼 살아난 것이 호재다. 삼성은 지난 1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뱅크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6-3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삼성은 4연패 사슬을 끊어냈다. 연패 기간 동안 팀 타율은 0.189(리그 9위), 타점은 6점(10위)에 불과할 정도로 타격 페이스가 좋지 않았다. 득점권 타율은 0.154(9위)로 더 차갑게 식었다. 하지만 장단 10개의 안타를 때려냈다. KBO리그 역대 4번째 노히트 노런 굴욕을 당한 15일 잠실 LG전에 이어 전날(16일) 8개, 이날 10개로 발전된 모습을 보였다. 더 중요한 건 타선의 응집력이었다. 4경기 동안 6타점에 그쳤던 삼성은 이날만 4개의 타점을 올리며 승리했다. 박진만 감독의 파격 기용과 선수들의 전력질주가 빛났다. 이날 박진만 감독은 신인 내야수 심재훈과 거포 내야수 이창용을 콜업해 바로 선발 투입했다. 이날 심재훈은 4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 1도루, 이창용도 4타수 1안타 1도루로 활약했다. 심재훈과 이창용, 그리고 발 빠른 김성윤, 이재현까지 내야 안타와 4개의 도루를 합작하면서 기회를 만들어냈다. 여기에 구자욱의 2안타, 르윈 디아즈의 홈런 포함 2안타 등 중심타선이 조금씩 살아날 기미를 보이면서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경기 전 박진만 감독은 지난 원정 연패와 타격 사이클의 부진이 맞물린 게 컸다고 진단했다. "타격 사이클은 SSG 랜더스와 홈 3연전(8~10일)부터 조금씩 떨어지고 있었다. 원정 연전과 안좋은 사이클이 맞물려 부진했다"면서 "홈에서 타격 성적이 좋다. 선수들 자신감 측면에서도 홈에서 경기 하는 게 더 편하다"라며 반등을 기대했다. 실제로 삼성은 홈과 원정의 성적 괴리가 있다. 현재 삼성은 리그 홈런 1위(22개)지만, 20개를 홈에서만 때려냈다. 홈 팀 타율도 리그 1위(11경기 타율 0.294)로 좋지만, 원정 팀 타율은 9위(10경기 0.219)로 극과 극이다. 삼성은 오늘(18일)부터 오는 27일(일)까지 홈 9연전을 치른다. 창원 NC 다이노스 3연전이 경기장 안전 점검으로 인해 대구로 변경되면서 9연전까지 배정됐다. 홈에서 성적이 좋은 삼성으로선 호재다. 원정 마지막 경기에서 타격 사이클을 반등시킨 것도 삼성에 큰 자신감으로 작용될 것으로 보인다. 박진만 감독은 "연패를 끊어냈으니, 홈에서 다시 연승을 하겠다"라고 다짐했다. 자신감이 생길 수밖에 없는 이유다. 윤승재 기자 2025.04.18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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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T 위시vs투어스, 비슷한데 달라... 4월 컴백 ‘흥미 진진’[IS포커스]

‘5세대 보이그룹’을 대표하는 NCT 위시와 투어스가 나란히 4월에 컴백하면서 치열한 접전이 예상된다. 두 그룹은 신인이지만 지난해 괄목할 만한 성적을 거두며 화려한 출발을 알렸다는 점, 청량한 콘셉트를 내세웠고 일본에서 빼어난 활약을 펼쳤다는 점 등 공통점이 많은 만큼 이번 컴백 격돌은 이들 자신에게도 지켜보는 팬들에게도 긴장감을 일으키고 있다.◇ 통통 튀는 NCT 위시 vs 성인 된 투어스 먼저 컴백을 확정한 건 NCT 위시다. 이들은 오는 14일 두 번째 미니앨범 ‘팝팝’을 발매한다. ‘팝팝’에는 동명의 타이틀곡을 비롯해 ‘멜트 인사이드 마이 포켓’ ‘디자인’ ‘실리 댄스’ 등 총 6곡이 수록된다. ‘팝팝’은 히트메이커 켄지가 프로듀서로 참여, 사랑에 빠진 순간을 생동감 있게 그려낼 예정이다. 특히 지난해 건강상의 이유로 4개월간 활동을 중단했던 멤버 리쿠가 복귀한 뒤 발매하는 앨범이라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니 3집 ‘트라이 위드 어스’를 준비한 투어스의 컴백은 NCT 위시보다 일주일 뒤다. ‘트라이 위드 어스’는 학교 시리즈를 끝내고 20살이 된 투어스만의 뜨거운 에너지가 포인트다. 기존 투어스만의 밝고 대중적인 음악은 유지하되, 더욱 짙어진 음악색이 담긴다는 후문이다. 풋풋한 학창 시절을 노래했던 투어스의 스무 살은 어떤 변화가 있을지 궁금해진다.◇ 대중성vs막강한 팬덤 투어스와 NCT 위시는 ‘청량하다’는 이미지가 비슷하지만, 인기 유형이 다르다. 투어스가 대중성 높은 그룹이라면 NCT 위시는 ‘NCT 계열’의 마지막 주자로서 탄탄한 코어 팬들을 보유하고 있다. 투어스는 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 소속으로 6인조 다국적 그룹이다. ‘첫 만남은 계획대로 되지 않아’로 데뷔곡부터 대중에게 제대로 각인됐다. ‘첫 만남은 계획대로 되지 않아’는 멜론 연간 차트 정상에 오를 만큼 메가 히트곡이 됐다. 투어스는 그 인기에 힘입어 ‘내가 S면 넌 나의 N이 되어줘’ ‘마지막 축제’까지 연달아 발매하며 ‘학교 시리즈’를 이어나갔다. 개학날 설렘을 지나 친구들을 사귀고 졸업날 뭉클한 감정까지, 누구나 쉽게 빠져들 수 있는 세계관을 확립시켰다.하재근 문화 평론가는 “소위 남자 아이돌 노래라고 하면 ‘그들만의 리그’ 같은 경향이 있다. 대중적 인지도는 넓지 못해도 팬덤의 응집력은 컸다. 투어스는 이런 흥행공식을 뛰어넘은 그룹”이라며 “대중이 편안하게 들을 수 있는 노래를 부르면서 K팝신에 색다름을 안겼다”고 평가했다. NCT 위시는 SM엔터테인먼트 소속 6인조 다국적 그룹이다. 지난해 2월에 데뷔해 서정적이고 희망찬 노랫말, 청량한 멜로디, 에너지 넘치는 퍼포먼스의 조화를 앞세워 빠르게 입지를 다져나갔다. NCT 서브 그룹 중 막내인 만큼 귀여운 이미지가 돋보이는데, 음반 성적을 보면 마냥 귀엽지는 않다. 오히려 무섭다.데뷔 싱글 ‘위시’ 37만 장, 두 번째 싱글 ‘송버드’ 63만 장, 첫 미니앨범 ‘스테디’ 80만 장의 선주문량으로 발표하는 앨범마다 상승폭을 보이고 있다. 특히 ‘스테디’로는 초동(발매 후 첫 일주일 판매량, 한터차트 기준) 79만 장을 돌파, 자신들이 ‘송버드’로 세운 2024년 데뷔 아티스트 초동 1위 기록을 또 한 번 경신했다.한 가요 관계자는 “NCT 위시는 젠지 감성을 잘 보여주는 팀 중 하나다. 아기자기하고 반짝이는 팀 컬러와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소원’과 ‘희망’이라는 키워드를 일관되게 전달하고 있다”면서 “더불어 틱톡, 유튜브 쇼츠 등을 통해선 무대 위 모습과는 또 다른 유쾌한 매력을 보여주고 있는데, 이 점들이 팬들이 좋아하는 요소”라고 전했다. ◇일본 내 확산세, 누가 더 빠른가 두 그룹 모두 일본에서 막강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는 점도 흥미롭다. 그동안 아이돌그룹이 한국 또는 일본 등에서 데뷔한 뒤 그 성과를 기반으로 세계 시장에 진출했다면 NCT 위시는 한일 양국을 동시 공략한다는 차별화 전략을 세웠다. NCT 위시는 지난해 2월 일본 도쿄돔 데뷔 무대에 이어 데뷔 싱글로 오리콘 데일리 싱글차트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꽃길은 이어졌다. 지난해 12월 25일 일본 첫 정규 앨범 ‘위시풀’로 데뷔 후 처음으로 오리콘 앨범 차트 1위에 올랐다. 투어스의 일본 정식데뷔는 오는 7월이지만, 일본 현지 인기는 싱당하다. 데뷔 전부터 ‘2024 FNS 가요제’ ‘베스트 히트 가요제 2024’ 등 굵직한 일본 인기 연말 방송에 출연하며 인지도를 쌓은 덕분이다. 더불어 지난해 발매한 싱글 1집 ‘라스트 벨’로 오리콘 주간 랭킹 1위에 올랐고, 일본레코드협회의 골드 디스크 ‘골드’ 인증도 받았다. 음악적으로 현지 팬들에게 인정받은 셈이다. 임희윤 음악 평론가는 “투어스와 NCT 위시는 음악적으로 비슷한 부분이 있다. 뚜렷하게 돋보이는 보컬리스트와 래퍼가 없는데, 이는 K팝에서는 약점이 될 수 있어도 J팝에서는 귀여움으로 느껴진다. 조화로움이 큰 강점인 두 그룹이 이번 컴백을 통해 얼마나 성장해 있을지가 관전 요소”라고 내다봤다.김지혜 기자 jahye2@edaily.co.kr 2025.04.0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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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쳤다' 오태곤 2경기 연속 끝내기 안타, SSG 3연승 질주 [IS 인천]

SSG 랜더스 내야수 오태곤이 2경기 연속 끝내기 안타를 때려냈다.오태곤은 6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5 KBO리그 KT와의 홈 경기에 6번 타자·1루수로 선발 출전, 9회 말 1사 만루에서 끝내기 안타를 때려내며 팀의 1-0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 4일 인천 KT전에서 연장 11회 말 끝내기 안타를 때려낸 오태곤은 이틀 뒤 경기에서도 끝내기 안타로 팀의 승리를 견인했다. 우천 순연된 5일 경기 제외, SSG는 2경기 연속 오태곤의 끝내기 안타로 승리를 거뒀다. SSG는 3연승을 달리며 단독 2위를 유지했다. 이날 SSG 타선은 KT 선발 소형준에게 꽁꽁 묶였다. 7이닝 동안 5개의 안타를 기록하며 출루했지만 득점은 없었다. SSG 선발 문승원이 6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지만, 타선이 도와주지 못했다. 기회는 많았다. 2회 1사 후 박성한의 첫 안타로 기회를 포문을 열었지만 후속타자 안타가 없었다. 4회엔 선두타자 정준재가 빠른 발을 앞세워 내야 안타를 만들어냈으나 길레르모 에레디아의 병살로 무산됐다. 5회엔 선두타자 박성한이 낫 아웃 폭투로 출루한 뒤, 오태곤의 안타로 무사 1·3루 기회를 잡기도 했다. 최준우가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오태곤의 도루로 1사 2·3루 기회를 이어갔다. 하지만 후속타자 박지환의 타구가 KT 1루수 문상철의 글러브로 빨려 들어가며 라인드라이브 아웃이 됐고, 문상철이 3루로 공을 던져 병살로 이어졌다. 7회엔 선두타자 에레디아의 안타로 만든 1사 1루에서 '런앤히트' 작전으로 상대의 야수선택을 이끌어내며 1·2루를 만들었다. 그러나 오태곤의 초구 투수 앞 땅볼과 최준우의 땅볼로 또다시 침묵했다. SSG는 9회 끝내기 기회는 놓치지 않았다. 1사 후 에레디아의 볼넷과 최상민의 행운의 안타, 박성한의 볼넷으로 만들어진 만루에서 오태곤이 왼쪽 담장 상단을 직격하는 끝내기 안타를 때려내면서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이날 SSG의 호수비도 빛났다. 1회 무사 1루에서 나온 허경민의 안타 때 3루까지 쇄도하는 1루주자 멜 로하스 주니어를 에레디아가 정확한 송구로 잡아내며 실점 위기를 지워냈다. 4회엔 1사 후 나온 장성우의 2루타로 위기에 몰렸으나, 김상수의 빨랫줄 타구를 유격수 박성한이 잡아내면서 병살로 연결했다. 선발 문승원의 뒤를 이어 나온 김건우와 노경은이 1이닝 씩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팀의 역전 발판을 마련했다. 9회 초 마운드에 오른 마무리 조병현은 안타 2개로 2사 1·2루 위기를 맞았으나, 무실점하며 승리 투수가 됐다. KT는 배정대와 장성우가 2안타로 분전했으나 타선의 응집력이 부족했다. KT는 2경기 연속 끝내기 패배와 함께 3연패 수렁에 빠졌다. 인천=윤승재 기자 2025.04.06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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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엽기' 사순이가 우승청부사로 돌아왔다, 초유의 '2단장' 체제 "몸 부서져라 응원할게요" [윤승재의 야:후일담]

"우리(삼성 라이온즈)만 할 수 있는 스토리입니다."한 구단 2단장. 쉽지 않은 선택이지만 삼성 라이온즈가 용단을 내렸다. 올 시즌 삼성은 5층 스카이석에 응원단상을 추가하고 응원단장 한 명을 추가 영입했다. 김상헌 응원단장이 메인 응원단상을, 새로 합류한 이범형 '제2응원단장'이 위층을 주로 맡는다. '2단장 체제'를 추진한 구단 마케팅팀 관계자는 "삼성 응원에 색채를 더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단순한 '두 명'이 아니다. 의미가 있다. 이범형 단장은 대구 출신이자, 삼성 마스코트 사돌이·사순이 출신이기도 하다. 2008년 대구 시민운동장에서 김상헌 단장과 마스코트 공연을 함께 했던 이 단장은 2016년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 개장 이후에도 아르바이트 형식으로 마스코트 탈을 쓰고 공연 단상을 종종 누볐다. 2019년 NC 다이노스의 응원단장이 되면서 삼성과의 인연이 잠시 끊겼다가 올해 라이온즈와 연이 다시 닿았다. 구단이 "우리만 할 수 있는 스토리다"라고 자신 있게 말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4월 첫 시범을 보이려고 했던 '2단장 체제'는 지난 25일 삼성의 시즌 첫 주중 3연전 첫 경기(NC 다이노스전)에서 첫선을 보였다. 처음엔 스카이석 단상에서 응원을 주도하던 이범형 단장은 종종 1층 메인 단상의 김상헌 단장과 자리를 바꿔 가며 응원에 나섰다. 마이크를 잡고 팬들과 소통하기도 했다. 타이틀만 '제2응원단장'일 뿐, 임무는 기존의 응원단장과 큰 차이가 없다. 김상헌 응원단장이 "이 단장이 합류하면서 나도 외야 등 더 많은 곳을 오갈 수 있어 좋았다"며 흐뭇해 하기도. 다시 돌아온 대구, 기분은 어땠을까. 27일 본지와 만난 이범형 단장은 "NC가 아닌 다른 야구팀에서 응원단장을 하는 건 처음이라 솔직히 많이 떨렸다. 긴장도 많이 했다. 다행히 팬들이 따뜻하게 열정적으로 맞아 주셔서 조금씩 편하게 응원할 수 있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 단장은 "라팍을 찾아 주신 팬들의 응원 열정이 정말 대단하시더라. 덕분에 재밌게 데뷔전을 치렀다"라며 웃었다.다음은 이범형 응원단장과의 일문일답▶원래 4월 데뷔라고 들었는데 데뷔전이 앞당겨졌네요?제가 농구와 배구 응원도 담당하고 있는데, 포스트시즌 일정이 남아 있어서 3월에는 힘들 거라고 생각했어요. 4월 첫 주말 3연전(대구 한화 이글스전) 데뷔를 목표로 하고 있었는데, 마침 이번 주중 3연전이 일정이 비어서 일정을 앞당겼습니다.(주: 이범형 응원단장은 현재 여자배구 흥국생명, 남자농구 창원 LG 세이커스, K리그 경남 FC의 응원단장을 맡고 있다. 흥국생명은 정규시즌 1위로 챔피언결정전을 앞두고 있고, 창원 LG도 정규리그 2위로 봄배구를 눈앞에 두고 있다.) ▶삼성의 제2응원단장으로서 첫 응원단상에 올랐는데 어땠나요. NC에서 했던 응원 동작이나 스타일이 몸에 익어서 (삼성) 응원 도중에 저도 모르게 그 동작이 나올까 봐 걱정했었어요. 그래서 더 긴장을 했죠. 응원 전에 (김)상헌이 형이 응원 영상을 많이 보내주셔서 그것만 열심히 보고 몸에 익혔어요. 유튜브 직캠도 찾아보면서 삼성 응원 스타일에 익숙해지려고 공부도 많이 했죠. ▶김상헌 응원단장과도 인연이 깊다고 들었습니다. 함께 사돌이, 사순이 마스코트도 했었다면서요.상헌이 형을 알게 된 지 벌써 17년 정도 됐을 거에요. 2007년에 우연히 삼성 치어리더들 옆에서 춤을 추는 남자 2명을 보게 됐는데, 그중에 한 분이 상헌이 형이었죠. 저는 다른 한 분과 친했었는데, 저도 춤추는 걸 좋아하다 보니 (구단에서 하는 춤 공연) 아르바이트를 하고 싶다고 졸랐어요. 그래서 당시 이벤트 소속사로 들어가서 이 일을 시작하게 됐어요. 그때 면접을 봐주신 분이 상헌이 형이었죠. 이후 대구 시민구장에서 마스코트 역할도 하면서 춤 공연도 하고 여러 가지를 다 했죠. ▶당시 사돌이, 사순이가 조금 '엽기' 컨셉으로 유명했잖아요? 그렇죠(웃음). 어떻게 하면 팬들을 재밌게 할 수 있을까 고민을 하고 회의를 하면서 다양한 퍼포먼스들을 했었죠. 당시 싸X월드 영상으로 저희의 행각(?)들을 모아놓은 영상이 화제가 됐었는데, 기억에 남는 건 상헌이 형(사순이)이 제 위에 텀블링 하는 거? 춤추는 모습도 영상으로 많이 나와서 신기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당시 두 분이서 찍은 사진이 있나요?) 아.. 그게 다 싸X월드에 있어서.. 아쉽네요. ▶그랬던 사돌이, 사순이가 '응원단장'으로 한 팀에서 만났습니다.신기하죠. 사실 제가 응원단장을 하는 것도 아직도 잘 안 믿겨요. 마스코트 출신이 응원단장을 하는 게 상헌이 형이 최초이자 유일할 정도로 흔치 않은 일이기도 하고, 일단 제가 '극 I(내향형)'이거든요. 응원단장이 멋있어서 막연하게 '해보고 싶다'고 생각은 했는데 두렵기도 했었어요. 그러다가 여자배구 GS 칼텍스 응원단장이라는 좋은 기회가 와서 자신감을 갖게 됐어요. 이후 축구, 농구, 배구 응원단장을 하다가 NC에서 야구 응원단장을 처음 했죠. 상헌이 형과 같은 팀에서 응원하게 될 줄은 몰랐는데, 이렇게 기회가 오니까 얼떨떨하네요. ▶처음에 삼성으로부터 제2응원단장 제안을 받았을 때 어떠셨나요?NC에서 나오자마자 정식 제안을 받았는데 고민이 많았어요. 다른 구단으로 가는 게 무섭기도 했고, NC에서 나오자마자 바로 다른 곳으로 가는 것도 보기 안 좋을까봐 걱정이 됐죠. 삼성 팬들이 저를 좋아해 주실지도 모르는 일이고요. 사실 응원단장 말고 사업을 해볼까 고민도 하고 있었어요. 마침 좋은 기회가 왔고, 상헌이 형이 설득을 해줬죠. 딱 이틀 고민하고 하겠다고 했습니다. ▶직접 경험해 본 삼성 팬분들의 반응은 어땠나요. 정말 좋아해 주셨어요. 보시는 분마다 "잘 오셨어요, 단장님", "환영합니다"라고 하시면서 반겨주시는데 너무 감사하더라고요. 큰 힘이 됐습니다. ▶리그 최초의 '2단장 체제'가 됐습니다. 두 응원단장이 응원을 주도한다는 게 익숙하지 않기도 하고, 손발이 안 맞으면 응원이 분산되는 우려도 있을 텐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마이크 잡은 사람이 무조건 주도한다.' 상헌이 형과 합의를 봤습니다. 무조건 마이크 잡은 사람 말 듣자고. 어차피 1층에서 앰프 틀면 스카이석 쪽에도 다 들리기 때문에, 1층에서 주도하면 위층에서 잘 따라 하면 돼요. 상헌이 형도 위층으로 올라오고, 저도 메인 단상에 오를 기회도 있으니 혼란은 없을 거라고 봅니다. 그냥 한 명이 포기하면 됩니다(웃음).▶스카이석 응원단상이 꽤 높던데, 안 무서우신가요.저는 고소공포증이 1도 없습니다. 근데 단상이 넓기도 하고 안전 펜스도 잘돼 있어서 무서울 게 없어요. 응원에만 집중 잘할 수 있습니다. ▶제2응원단장으로서 각오 한 말씀도 부탁드립니다. 팬들이 불러주시는 제 별명이 '우승 청부사'입니다(웃음). 제가 왔으니 삼성이 우승해야죠. 삼성의 우승을 위해서 이번 시즌, 온몸이 부서지도록 열심히 응원해 보겠습니다. (주: 이범형 응원단장은 2016년 FC서울 우승 한 차례(2016년), 현대캐피탈 우승 두 차례(2016~17, 2018~19), 흥국생명 우승 한 차례(2018~19), NC 다이노스 우승 한 차례(2020년) 등 정규시즌 리그 우승 트로피만 5개나 들어 올렸다. 컵 대회, 통합우승까지 합하면 10개가 넘는다. 마지막으로 김상헌 응원단장을 찾아 이범형 단장에 대해 물었다. 김 단장은 "두 명이 되면서 블루존에만 한정돼 있던 응원의 응집력이 더 넓어졌다. 이 단장이 워낙 잘하는 친구라 든든하다. 너무 든든해서 편안하게 외야까지 다녀와 응원했다. 와줘서 정말 고맙고 최고다"라며 앞으로의 응원을 기대했다. 윤승재 기자 2025.03.28 11:04
프로야구

키움, 푸이그 없이 팀 홈런 1위...사령탑은 의미 부여하지 않았다 [IS 포커스]

키움 히어로즈가 2025 시범경기 팀 홈런 1위를 굳혔다. 장타력 보강을 외치며 외국인 타자 2명을 영입하는 선택이 순효과로 이어진 모양새다. 키움은 17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25 KBO리그 시범경기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4-3으로 승리했다. 선발 투수 김윤하가 5이닝 1실점 호투했고, 타선은 루벤 카디네스가 3안타를 치며 공격을 이끌었다. 키움은 시범경기 5승(1무 3패)째를 기록했다. 경기 뒤 홍원기 키움 감독은 "선발 김윤하가 공격적인 피칭으로 스트라이크 존을 잘 공략했다. 개막에 맞춰 컨디션 순조롭게 끌어올리는 중"이라고 했다. 이어 "타선에서는 카디네스가 3안타를 치며 좋은 활약을 보였다. 적극적으로 타격에 임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카디네스도 안정적으로 타격감 올리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키움은 전날까지 치른 8경기에서 홈런 11개를 기록했다. 2위 삼성 라이온즈(7개)보다 4개 더 많은 1위였다. 이날 1개 더 추가했다. '기대주' 박주홍이 2회 말 선두 타자로 나서 롯데 에이스 박세웅을 상대로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포를 때려냈다. 9경기에서 12홈런. 아직 타자들의 손 감각이 정상 수준이 아닌 점을 고려했을 때 고무적인 수치다. 무엇보다 팀 기조를 장타력 보강으로 두고 영입전을 펼친 뒤 나온 기록이기에 의미가 있다. 키움은 지난 시즌 팀 장타율 10위(0.380)에 그쳤다. 17일 롯데전에서 카디네스는 3회와 7회 2루타를 치며 단번에 득점 기회를 열었다. 키움은 박주홍의 홈런을 포함해 총장타 3개를 기록했다. 하지만 타선의 짜임새를 의미하는 팀 타율은 0.212로 10개 구단 중 최하위였다. 37점을 기록한 득점도 9경기를 치른 팀 중 가장 적었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17일 롯데전을 앞두고 홈런 1위에 과한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상대의 선발 투수 공략, 누상에 주자가 있을 때 클러치 능력이 향상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키움은 지난 2시즌 연속 최하위(10위)였다. 올 시즌도 '1약'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화력 세기가 나쁘지 않다. 등에 담 증세가 있어 최근 6경기 연속 결장한 야시엘 푸이그까지 합류하면 더 응집력 있는 공격을 보여줄 전망이다. 리빌딩 기조 막바지, 비로소 윈-나우(Win-now)를 노리는 키움의 행보에 시선이 모인다. 고척=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5.03.17 17:15
영화

韓서 첫 베일 벗은 ‘미키 17’, 봉준호 작품 중 가장 대중적 [IS신작]

봉준호 감독의 신작 ‘미키 17’이 국내에서 첫 공개됐다. 17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 IMAX관에서는 영화 ‘미키 17’ 언론시사회는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국내 언론 및 영화 관계자 200여명이 참석, 봉준호 감독의 신작에 대한 높은 기대감을 방증했다. ‘미키 17’은 봉준호 감독이 ‘기생충’(2019) 이후 6년 만에 내놓는 작품으로, 위험한 일에 투입되는 ‘익스펜더블’(소모품)을 소재로 한다. 영화는 죽으면 다시 프린트되는 ‘익스펜더블’ 미키가 17번째 죽음의 위기를 겪던 중, ‘미키 18’이 프린트되면서 벌어지는 예측불허의 이야기를 그린다. 미국 작가 에드워드 애슈턴의 소설 ‘미키 7’이 원작이다. 이날 언론시사회를 통해 베일을 벗은 영화는 소설의 얼개를 훼손하지 않고 고스란히 따르고 있었다. 물론 중간중간 설정을 달리하긴 했지만, 전체적인 메시지나 결말 등에서는 원작과 동일한 길을 갔다. ‘미키 17’은 봉준호 영화 중 제일 대중적이라는 평을 들을 만큼 완전히 닫힌 결말이란 점에서 한국 관객의 반응이 어떨지 관심이 쏠린다. ‘미키 17’가 공개된 건 이번이 세 번째다. 앞서 영국 런던에서 진행된 시사회, 제75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상영회(스페셜 갈라 부문 초청작)를 통해 두 차례 공개됐다. 특히 지난 16일 진행된 베를린국제영화제 월드 프리미어 상영 후에는 해외 언론의 호평을 받기도 했다. 미국 버라이어티는 “‘미키 17’은 지금까지 베를린영화제에서 가장 열광적인 환영을 받았다. 기립 박수는 1분밖에 지속되지 않았지만 방해가 없었다면 더 오래 이어졌을 것”이라며 “신임 집행위원장 트리시아 터틀이 환호를 멈추고 봉 감독을 무대로 데려와 짧은 Q&A를 진행했다”고 부연했다.‘미키 17’의 로튼토마토 신선도 지수는 17일 기준 86%로, 베를린국제영화제 상영회 직후보다 1% 상승했다. 인디와이어는 “봉준호 감독의 영어영화 중 가장 훌륭하고 응집력 있는 작품”이라며 “‘설국열차’와 ‘옥자’가 명확하게 융합된 느낌”이라고 평했다. 퍼스트쇼잉닷넷은 “이 영화는 봉준호의 ‘스타쉽 트루퍼스’다. 정말 훌륭하고 심지어 ‘설국열차’보다도 좋다”고 극찬했다. 한편 ‘미키 17’은 오는 28일 한국에서 전세계 최초 개봉한다. 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5.02.17 17:47
영화

베를린영화제 상영 ‘미키17’, 로튼토마토 85%…봉준호 최고 영화 vs 허술한 설교

봉준호 감독의 신작 ‘미키17’이 영국 런던 시사회에 이어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공개됐다.15일 오후(이하 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베를리날레 팔라스트에서는 제75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스페셜 갈라 부문 초청작 ‘미키 17’의 월드 프리미어 상영이 진행됐다.‘미키 17’은 봉준호 감독이 ‘기생충’ 이후 6년 만에 내놓는 작품으로, 위험한 일에 투입되는 소모품 미키(로버트 패틴슨)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SF물. 미국 작가 에드워드 애슈턴의 소설 ‘미키 7’을 원작으로 한다.이날 베를리날레 팔라스트를 찾은 2000여명의 관객은 137분 동안 숨죽여 ‘미키 17’을 관람했으며, 상영 후에는 모두 자리에서 일어서 손뼉을 쳤다. 미국 버라이어티는 “‘미키 17’은 지금까지 베를린영화제에서 가장 열광적인 환영을 받았다. 기립 박수는 1분밖에 지속되지 않았지만 방해가 없었다면 더 오래 이어졌을 것”이라며 “신임 집행위원장 트리시아 터틀이 환호를 멈추고 봉 감독을 무대로 데려와 짧은 Q&A를 진행했다”고 부연했다.런던과 베를린 상영이 끝난 16일 기준 ‘미키 17’의 로튼토마토 신선도 지수는 85%로 집계됐다. 인디와이어는 “봉준호 감독의 영어영화 중 가장 훌륭하고 응집력 있는 영화”라며 “‘설국열차’와 ‘옥자’가 명확하게 융합된 느낌”이라고 평했다. 퍼스트쇼잉닷넷은 “이 영화는 봉준호의 ‘스타쉽 트루퍼스’다. 정말 훌륭하고 심지어 ‘설국열차’보다도 좋다”고 극찬했다.이외 “로버트 패틴슨의 역대 최고의 연기를 담았고, 봉준호를 21세기의 가장 강력하고 일관성 있는 영화감독으로서 확고히 자리매김시켰다”(토탈필름), “자본주의, 식민지화, 부정부패에 관한 깊은 연민과 불편할 정도로 유쾌한 사색이다. 우리 시대를 위한 완벽한 영화이자 봉준호 감독 역대 최고의 영어영화”(슬래시필름), “폭력과 착취의 악순환을 끊을 수 있는 두 가지가 있다. 그중 하나는 사랑이고 다른 하나는 혁명이다. ‘미키 17’은 그 둘 다 제공한다”(어워즈워치) 등 호평이 잇따랐다. 반면 지루하다는 의견도 적잖게 보였다. 버라이어티는 “아쉽게도 봉준호의 비전이 가장 잘 드러나는 영화는 아니다. 너무 많은 부분이 허술하고 과장됐으며 설교조”라고 했고, BBC는 “봉준호 감독이 만든 심각하게 실망스러운 영화로 간주해야 할 것”이라고 혹평했다. UK 옵저버는 “러닝타임 2시간 17분 동안 헐렁하며 때때로 서사적 긴장감이 느슨해지기도 한다”고 짚었다.한편 ‘미키 17’은 17일 한국 언론에 공개되며 오는 28일 정식 개봉한다. 북미 개봉일은 내달 7일이다.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5.02.16 12:56
배구

페퍼 돌풍 이끄는 복덩이 외국인, 장소연 감독 "테일러, 팀에 잘 융화됐다" [IS 장충]

"테일러가 팀에 잘 융화됐다."장소연 페퍼저축은행이 대체 외국인 선수 테일러 린 프리카노(등록명 테일러)를 칭찬했다. 페퍼저축은행은 19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GS 칼텍스와 2024~25 도드람 V리그 여자부 4라운드 경기를 치른다. 페퍼저축은행은 지난 16일 흥국생명전에서 풀세트 접전 끝에 패하면서 6연승 흐름이 끊겼다. 8승 13패 승점 25로 5위에 올라있는 페퍼저축은행은 최하위에 머물러 있는 GS를 상대로 분위기 반전에 나선다. 경기 전 만난 장소연 페퍼저축은행 감독은 "3라운드를 잘 마치고 (풀세트 접전 끝에 이긴) 두 경기에서 위기를 극복하면서 선수들의 자신감이 분명히 생긴 것 같다. 지고 있어도 따라잡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응집력과 끈끈함, 믿음이 선수들 사이에서 자리 잡은 것 같다"고 돌아봤다. 선수들에게는 "부담을 지워주려고 한다. 최선을 다하면 좋은 결과는 따라올 것"이라고 얘기한다고 전했다. 지난 흥국생명전이 못내 아쉬웠다. 1세트 패배 후 2, 3세트를 내리 따내며 역전하는 듯 했으나, 4세트를 뒷심 부족으로 내주면서 흐름이 끊겼다. 장 감독은 "나도 선수들도 4세트가 너무 아쉬웠다"며 "선수들이 범실을 하고 난 뒤 빨리 잊어야 하는데 담아두는 모습이 더러 있더라. 패배는 아쉬웠지만, 지나간 경기라고 생각하고 GS전 다시 준비해야 한다고 선수들에게 당부했다"고 말했다. 페퍼저축은행의 상승세엔 테일러의 활약을 빼놓을 수 없다. 아포짓 히터 테일러는 최근 3경기에서 연속으로 20득점 이상 기록하며 팀의 공격을 책임졌다. 지난 16일 흥국생명전에선 32득점으로 펄펄 날았다. 장소연 감독은 "테일러가 이전보다 선수단에 잘 융화됐다. 본연의 실력이나 선수들간의 신뢰를 쌓기 위해 시간이 필요했던 것 같다"면서 "테일러의 장점은 밝은 에너지다. 선수들과 소통하고 테일러 본인의 마음이 편해지면서 기량이 서서히 나오는 것 같다. (지난 9일 IBK기업은행전) 트리플크라운으로 자신감까지 장착한 것 같다"라며 흐뭇해 했다. 부상에서 돌아온 염어르헝에 대해서도 "(부상 복귀 후) 엄청 잘하는 건 기대하지 않는다. 자기 몫만 잘 해주면 된다"라고 말했다. 염어르헝에게 기술적으로 볼 판단을 빨리 하라고 이야기를 많이 했다는 장소연 감독은 "너무 많은 것을 바라면 선수를 푸시하게 된다. 다치지 않고 리그를 완주하는 게 중요하니까 밥 많이 먹고 건강하라고 얘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충=윤승재 기자 2025.01.19 15:48
프로야구

[김종문의 진심합심] 기싸움에서 이기는 팀, 구심점과 계기

투수의 공이 등에 꽂히는 느낌이었습니다. 퍽~. 나성범(당시 NC 다이노스) 선수는 그러나 별다른 반응 없이 1루로 뛰어갔습니다. 마운드를 향해 눈길도 주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대결을 지켜보던 더그아웃의 코치진과 관계자석의 프런트에서 약간의 술렁임이 있었습니다. 보는 입장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만, 당한 쪽에선 투수의 고의성이 의심스러웠습니다. 앞선 타석에서 선배 투수의 공을 잡아당겨 담장 밖으로 넘긴 뒤 오른손을 번쩍 치켜든 세리머니 탓이었을까요. 일단 벤치에선 그를 빼고 대주자를 넣습니다. 부상 정도를 확인하려고 교체합니다. 긴장감도 잠시, 미묘한 상황은 그렇게 끝났습니다.2012년 창단 첫 해 다이노스가 퓨처스(2군)리그를 뛸 때 이야기입니다. 그해 4월 23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경찰청 야구단과의 경기를 7-1로 다이노스가 이깁니다. 그러나 경기 후 다이노스 분위기는 그리 좋지 못했습니다. 퓨처스리그의 디펜딩 챔피언인 경찰청을 맞아 완승했는데 왜일까요. 상대의 도발을 지켜보기만 한 벤치의 선수들에 대한 코칭스태프와 프런트의 고민 때문이었습니다. 그렇다고 동료를 지키기 위해 보복구를 던져야 했다는 말이 아닙니다. 당시 다이노스를 이끈 초대 김경문 감독님은 ‘빈볼’에 매우 부정적이었습니다. 학생야구 선수 때 큰 부상을 여러 차례 당했던 감독님은 상대를 다치게 하는 플레이는 용납하지 않는 ‘깨끗한 야구’를 강조했습니다. 코칭스태프는 얌전하게 구경꾼처럼 앉아있던 선수단 분위기를 지적했습니다. 그라운드에 서있는 우리 팀 선수가 주눅이 들지 않게 벤치의 동료들이 끓어오르는 에너지를 줘야 한다고 주문했습니다. 프로에서 첫 시즌을 시작하는 다이노스의 젊은 피들은 그렇게 야성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더그아웃은 시끌벅적해졌습니다.그래도 한계는 있었습니다. 상대 팀의 길들이기는 갈수록 매서웠으니까요. 대표적인 예로 신생팀의 간판이 된 나성범 선수 경우 그해 퓨처스 시즌 동안 33번이나 공에 맞습니다. 그가 1군 무대인 KBO리그에서 12시즌(2013~2024) 동안 기록한 몸맞는 공은 124 차례로, 시즌당 10.3회 정도였습니다. 퓨처스 레벨을 감안하더라도 첫해 신고식을 얼마나 세게 치렀는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퓨처스 경기였지만 상대 라인업에는 프로 1군에서 몇 시즌을 뛴 선배들도 있었습니다. 신인급 선수로 구성된 다이노스는 '물정 모르는 막내' 취급을 받곤 했습니다. 다이노스의 어느 투수는 낮 경기 출장을 위해 얼굴에 바른 자외선 차단제를 경기 전에 지우라는 말을 비아냥과 함께 듣기도 했습니다. 젊은 선수들 중심을 잡을 베테랑 선수의 필요성을 현장과 구단 모두 느꼈습니다. 첫 KBO리그 진입을 앞두고 그해 말(2012년 11월) 이호준 선수를 팀의 첫 자유계약선수(FA)로 영입한 이유에는 이런 맥락도 있습니다. 든든한 형의 꿀리지 않는 존재감으로 더이상 그라운드에서 동생들(다이노스 선수들)이 그냥 얻어맞는 일은 사라졌습니다. 보이지 않는 채널을 통해서라도 돌려줘야 할 메시지는 전달됐습니다. 감독이나 구단이 할 수 없는 부분입니다. 이후 대형 FA 계약으로 들어온 양의지 선수도 비슷했습니다. 어느 주심의 콜과 판정이 오락가락하며 경기가 뒤집히려 할 때 그는 더그아웃에서 “이런 경기 지면 안돼!”라고 고함을 칩니다. 더그아웃 복도 뒤까지 소리가 들릴 정도로 큰 소리였습니다. 정신이 번쩍 든 동료 선수들은 경기를 잡아냅니다. ‘좋은 선수’는 몸값을 떠나 책임감을 갖고 동료들이 힘들어 할 때 자신이 구심점이 될 수 있는지를 스스로 증명하곤 합니다. 올해 미국 메이저리그(MLB) 월드시리즈 우승팀 로스앤젤레스(LA) 다저스도 비슷합니다. 현지 미디어에서는 “마침내 길거리 싸움 (street fight)을 이겼다”는 식의 평가가 있었습니다. 때론 거칠고 공격적인 스타일로 팀 분위기를 바꾸며 응집력을 발휘하는 다저스가 됐다는 겁니다. 고비에서 얌전하게 물러나는 그런 팀이 더이상 아니라는 의미입니다. 요즘 팀 빌딩에 대해 일반 조직에서 강의를 할 때가 있는데 이런 내용들을 소개하곤 합니다.강팀은 만들어집니다. 다양한 캐릭터의 조합으로, 어떤 계기를 맞아 함께 싸워 나가면서 내부의 기운을 쌓아 갑니다. 그런 팀을 지켜보는 건 팬으로서 즐겁습니다. 한국코치협회 인증코치 김종문 coachjmoon 지메일 김종문은 중앙일보 기자 출신으로, 2011~2021년 NC 다이노스 야구단 프런트로 활동했다. 2018년 말 '꼴찌'팀 단장을 맡아 2년 뒤 창단 첫 우승팀으로 이끌었다. 현재 한국코치협회 인증코치(KPC)다. 2024.11.18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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