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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파면을 촉구하는 영화인 영상성명서’ 공개…정진영·박해일 등 참여

영화인들이 성명문을 통해 다시 한번 윤석열 대통령의 파면을 촉구했다.영화산업 위기극복 영화인연대는 ‘윤석열 파면을 촉구하는 영화인 영상 성명서’를 1일 공개했다. 이번 영상성명서에는 영화계 거장 정지영, 임순례, 허진호, ‘서울의 봄’ 김성수, ‘1987’ 장준환, ‘원더랜드’ 김태용, ‘다음, 소희’ 정주리, ‘대도시의 사랑법’ 이언희 감독과 정진영, 박해일 배우 등 성명에 참여한 영화인 1025명의 이름이 엔딩 크레딧에 올라갔다. 또한 탄핵 정국과 일맥상통하는 한국영화 속 명대사들과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탄핵심판 선고를 애타게 기다리며 시위 현장에 나간 시민들의 모습이 담겼다.영상성명서의 연출은 영화 ‘애비규환’ 최하나 감독이 맡았고, 현장을 기록하는 영화인들과 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 뉴스타파가 제공한 영상으로 제작했다.영화인들은 “12.3 내란 이후 윤석열을 즉시 탄핵해 대한민국 헌법을 수호할 것을 요구해 왔다”며 ‘윤석열 파면을 촉구하는 영화인 영상성명서’ 공개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지켜온 주권자의 힘을 믿고 몇 달의 시간 동안 인내하며 헌법재판소가 보편적이고 상식적인 판단에 따라 윤석열을 파면할 것을 기다려왔다”고 말했다. 또 “한국영화는 언제나 한국 민주주의의 역사와 함께 해왔다”면서 “헌법재판소는 즉시 피소추인 윤석열을 파면하고 대한민국 헌법을 수호하라”고 재차 호소했다.한편 헌법재판소는 이날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의 결과를 오는 4일 오전 11시 대심판정에서 선고한다고 밝혔다.다음은 영상서명서 1025명 영화인 명단 *영화배우(41명)강길우 강숙 곽동현 구본진 금광산 김민체 김영환 김준범 김중기 김진영 김하진 김학선 김해나 김혁종 류경환 민경석 민지혁 박란 박용균 박종환 박해일 박희본 백마강 성일 손수현 손예원 송다미 신지이 옥수분 우연 윤배영 이민아 이하음 장세림 정진영 조윤빈 조은지 진모영 최연수 황재필 황정윤*영화산업종사자(130명)강선영 강지혜 강진권 곽언영 권정현 김규노 김동영 김민숙 김복근 김상윤 김서우 김선령 김성하 김영아 김용석 김우진 김인수 김준겸 김태주 김해율 김혜준 김화범 김효정 남기웅 남한별 류부영 문봉섭 민아인 박동우 박사라 박성림 박수연 박윤정 박준경 박지오 박현지 박혜경 박혜진 반석현 배종우 사선미 서수민 서영지 서유진 선승연 성동엽 손다혜 손주연 손진아 송성호 신찬비 양기환 양희찬 연다솔 오미선 오보라 오설혜 오승희 오영채 오유빈 유나경 유성희 유현택 유형민 윤정주 윤혜숙 이경진 이다운 이도희 이동형 이민휘 이선경 이선영 이연정 이용연 이은경 이은지 이주연 이지연 이창준 이채미 이태화 이택환 이한솔 이형주 이혜진 임진희 장보경 장선영 장성란 장성호 전민경 전승현 정그림 정금자 정동호 정민주 정진서 정태원 조계영 조성경 조영윤 조옥경 조은영 조재홍 주윤호 주희 진명현 채윤희 최낙용 최문주 최민아 최빈나 최성윤 최우리 최유리 최정선 최정훈 최지웅 최진웅 최현준 최현호 한동희 한민지 한수범 함석영 홍보미 홍수정 홍이슬 홍태화*영화상영/평론/교육(93명)강유정 강은아 강진석 권나미 권찬미 김동현 김명혜 김봉석 김상민 김선구 김선명 김선아 김선중 김성욱 김수정 김슬기 김영광 김영우 김용남 김윤아 김재영 김주현 김채희 김하나 김현미 김형수 김혜미 김희영 낭희섭 노철환 맹수진 모은영 문유정 박균수 박동수 박미경 박상욱 박영숙 박유희 박일아 박종효 박진형 박현선 배장수 백은하 백희림 변재란 서은주 송은지 신동화 신은실 신지윤 심혜경 안소현 양지수 오동진 원승환 유운성 윤동희 윤성은 윤중목 윤창민 이가람 이로운 이승환 이승희 이안 이영진 이은선 이정은 이해민 이화정 이효정 장다나 장은경 전찬일 정지욱 정지원 정지혜 정진아 조명진 조선희 주진숙 채희숙 최성규 하효선 한상언 한재섭 함주리 허행철 홍은애 황미요조 황혜진*영화스태프(146명)강국현 강나루 강속구 강승기 강승연 강승용 고아모 고은하 권진협 김경림 김길남 김길진 김도연 김미선 김민경 김민성 김민영 김민영 김민오 김병정 김산 김세겸 김수범 김영민 김영숙 김영호 김완동 김우형 김원모 김유정 김종우 김지수 김지아 김지용 김지윤 김진형 김태형 김현정 김형민 김형석 김호중 김효신 나희석 남아름 노경희 마조은 문병훈 문성산 문성제 문종훈 박가온 박동신 박민수 박선형 박선후 박세승 박세원 박용진 박은혜 박장진 박재인 박정훈 박종훈 박지현 박찬희 박태영 박현수 박현철 배수찬 배유리 백문수 백윤석 서동실 설미미 성승택 손정원 신동익 신동헌 신보경 신보라 안정임 양수인 엄혜정 여찬영 오영훈 오재호 오정옥 오태승 왕호상 유재응 유지선 윤남주 윤보라 윤종호 이강민 이두나 이두만 이모개 이민복 이상길 이석준 이선영 이성일 이성환 이세진 이연정 이영진 이유리 이윤희 이은경 이종열 이주환 이지민 이지성 이지연 이지훈 이진근 이창재 이형빈 이혜진 이후경 인병훈 장춘섭 정영삼 정진혁 제창규 조강식 조정희 주미정 주성림 지윤정 지현서 최동근 최영환 최용진 최유리 최윤만 최윤민 최윤정 하진경 한지윤 홍주희 홍초롱 황상준 황인준 DVcat RAINBOW99(류승현)*영화연출(438명)가성문 강다연 강민지 강유가람 강이관 강창석 강현석 강호준 고광준 고영재 고은기 고정욱 공귀현 권수경 권우정 권종관 권하정 권혁찬 권혜린 기채생 김량 김건우 김결 김경묵 김경수 김경원 김곡 김광복 김국형 김국희 김귀민 김대웅 김대현 김대환 김덕민 김덕수 김동현 김만재 김명균 김명준 김문경 김미례 김미영 김민경 김민하 김범삼 김병준 김보경 김봉주 김상패 김선웅 김성균 김성수 김성욱 김성원 김성은 김성한 김성훈 김세성 김소영 김소형 김숙현 김아솔 김애원 김영남 김영석 김영탁 김영현 김유민 김유성 김유원 김윤아 김은서 김은영 김의석 김인범 김인선 김일란 김재한 김정래 김정미 김정식 김정연 김정영 김정우 김정은 김제영 김조광수 김종우 김주리 김주연 김지영 김지용 김지웅 김지율 김진도 김진유 김진태 김진화 김찬수 김철민 김초희 김태경 김태식 김태용 김태형 김태훈 김태희 김한 김해곤 김헌철 김형준 김형준 김혜미 김호준 김홍 김환태 김효준 김희정 김희주(맨드리) 김희진 나단아 남궁선 남선호 남순아 노덕 노영석 노홍진 류호철 류훈 마민지 마현 모지은 문시현 문은정 민다홍 민병국 민용근 민환기 박경목 박규택 박근영 박대민 박동훈 박명랑 박민 박민우 박범수 박범훈 박상은 박소현 박송희 박은경 박이웅 박재민 박정우 박제범 박제욱 박주영 박주환 박지완 박지원 박찬옥 박철웅 박현진 박홍준 박흥식 방수인 배종대 백미나래 백승우 백승화 백운학 백재호 백종관 변규리 복운석 복진오 부지영 서새롬 서유민 서은영 석민우 성지혜 성홍주 소준문 손승현 손영득 손영성 손정우 손창대 손태겸 송민규 송예섭 송원근 송현주 신동일 신봉철 신승은 신아가 신재민 신준 신준영 심광진 심재희 심혜정 안국진 안서연 안슬기 안지환 안태진 양다연 양수희 양지은 양지혜 염문경 오세연 오온유 오정미 오정민 왕민철 우가현 우문기 우성하 유동종 유명상 유성엽 유지수 육상효 윤가현 윤강로 윤상정(구파수 륜호이) 윤성우 윤성호 윤세영 윤영호 윤인호 윤재근 윤홍승 이가은 이강욱 이경미 이고운 이광국 이길보라 이나리혜 이달 이동우 이동윤 이동은 이동하 이랑 이민화 이상문 이상철 이상화 이성강 이성민 이성은 이성환 이세밍 이소민 이소현 이수연 이수정 이수진 이승준 이승찬 이언희 이연우 이영곤 이영아 이예진 이옥섭 이완민 이요섭 이우석 이우정 이원우 이유빈 이유진 이윤정 이재경 이재원 이재호 이재호 이재화 이정국 이정황 이제경 이종민 이종훈 이주영 이주형 이지원 이지원 이지호 이진영 이진호 이창희 이태겸 이하경 이한종 이해영 이혁래 이혁상 이현철 이형곤 이혜린 이효빈 이희섭 임공삼 임대형 임석진 임선애 임성운 임순례 임오정 임찬상 임찬익 임창재 임철빈 임혜영 임호경 장권호 장동찬 장우석 장우진 장윤미 장주선 장준환 전경진 전계수 전선영 전인환 전지희 전찬영 정가영 정범 정병각 정빛아름 정성우 정승구 정승오 정연 정용주 정용택 정원희 정유미 정윤석 정윤석 정은경 정익환 정일건 정주리 정지영 정지혜 정한 정형석 정희성 조남현 조민호 조세영 조연수 조용선 조원희 조유경 조은성 조이예환 조정래 조창호 조현경 조현서 조현철 조희수 주영 주현숙 차봉주 차성덕 채형식 최성현 최승호 최영민 최예린 최우진 최윤진 최은종 최은지 최이다 최인규 최인규 최재훈 최정단 최종구 최종태 최종호 최진영 최하나 최호영 하기호 하명미 하명중 하원준 하샛별 한병아 한세하 한솔미 한원영 한인미 한준 한지승 허범욱 허브 허성완 허욱 허인무 허정 허지예 허지윤 허지은 허진호 허철 허철녕 현영애 현진식 혜림 홍다예 홍다예 홍석재 홍수동 홍승완 홍윤희 홍준표 홍지영 홍창표 홍현정 황슬기 황욱 황윤*영화제작(177명)강신규 강원숙 강지연 강진 곽용수 권병균 권영락 김균희 김기업 김기현 김도엽 김동균 김두찬 김미화 김미희 김범식 김봉준 김상근 김상범 김성민 김성우 김세훈 김소연 김소영 김순모 김승환 김시아 김영 김영덕 김영진 김요환 김은영 김이다 김일권 김정석 김정아 김주경 김주한 김지연 김지혜 김진아 김치성 김태훈 김혜숙 김효정 김효정 김희영 류승희 모성진 문진경 박곡지 박관수 박규영 박대희 박두희 박성훈 박수환 박은영 박은하 박준 박준식 박준호 박지수 박지영 박창현 박채은 방추성 배소현 백경원 백선희 백승환 백지헌 서옥영 서은정 서정 서채우 서행남 서현석 소윤주 소주영 손세훈 송대찬 신병훈 신용연 신운섭 신창길PD 신혜연 신혜은 심보경 심재명 심현우 안영진 양정화 양태정 어지연 엄주영 연동은 염동복 오수미 오준세 오희정 원성진 원정심 유은정 유인택 유재환 윤명원 윤종호 윤희영 이관수 이나리 이동권 이동하 이민화 이민희 이병원 이보라 이상훈 이석화 이선미 이수진 이안나 이은 이은경 이은하 이정아 이정환 이준동 이지영 이지영 이진숙 이진욱 이창원 이태윤 이하영 이한승 임성철 임영주 임정하 임정향 장미애 장정숙 전민 전영문 전윤찬 정기욱 정명숙 정원석 정유정 정이준 정필주 정혜영 제정주 조영각 조은성 조정준 주정현 주필호 채길병 채수진 최기섭 최선중 최아람 최용배 최정화 최지원 하정완 한결 한경수 한선희 한재훈 한진 홍성범 홍성은 황영 황윤정 황혜림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5.04.01 11:20
영화

[오동진 영화만사] 한국영화의 살 길..세계는 넓고 관객은 많다

한국영화산업이 큰 위기에 빠져 있다. 대형 작품들의 잇단 흥행 참패, 협소한 시장성에 비해 과도한 제작비 현실, 새로운 작법 개발에 실패, OTT 콘텐츠의 시장 지배, 그로인한 사실상 영화 제작 중단 등등. 이렇다 할 대책과 해법 마련에도 성과를 내지 못하고 기댈 곳은 오로지 해외시장 밖에 없는 상황에서 최근 국가 해외 문화원들이 한국영화의 해당 국가 시장 진입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이런 나라들은 지금까지 한국영화의 불모지로 인식돼 왔던 이집트나 인도 등이어서 더욱 눈길을 끌고 있다. 한국영화의 향후 20년 플랜은 오로지 해외시장이며 마케팅을 국내에서 해외 국가 중심으로 옮겨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대표적인 국가가 바로 인도다. 인도는 인구 14억2000만명으로 사람 수로 세계 1위 국가다. 중국 인구를 추월한 지 이미 오래다. 그럼에도 이 최다 인구의 시장에 그동안 한국영화가 제대로 발을 들여 놓지 못해 왔다. 일단 발리우드라 불릴 만큼 자국 영화시장의 벽이 두텁고 현지에 영화를 배급하기 위해서는 거기에 맞는 유통망 개발에 직접적으로 개입해야 하는 등(직영 극장 설립) 초기 인프라 비용이 막대하다는 판단도 이유로 작용했다. 그 사이에 OTT가 밀어 닥쳤고 인도에서도 영화 콘텐츠 자체는 더 힘을 잃어 가는 것처럼 인식돼 왔다. 지난 11월 28일부터 30일까지 3일간 주 인도 한국문화원 주최로 열린 제3회 뉴델리 한국영화제는 한국영화가 14억이 넘는 인도 관객을 꽉 잡고 가야 할 이유가 여전히 높다는 것을 여실이 보여 주는 행사였다. 3일간 상영된 한국영화는 ‘3일의 휴가’ ‘미나리’ ‘공조2 : 인터내셔널’ ‘파묘’ 등 4편이었으며 한국문화원 강당을 꽉 채운 인도 현지 관객들로부터 큰 환호를 이끌어 냈다. 인도 관객들의 유일한 불만은 ‘한국영화가 왜 인도에서는 많이 배급되지 않느냐’는 것이었을 정도였다. 개막작으로 상영돼 현지 GV가 마련돼 있었지만 111년만의 폭설로 비행기 운항이 취소돼 화상 미팅을 가진 ‘3일의 휴가’의 육상효 감독에게 관객들 중 한명은 “‘3일의 휴가’같은 한국영화가 인도 사람들의 정서에 잘 맞는 것 같다”며 “두 나라 모두 가족중심적 규범과 관습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라고 자신의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이번 영화제를 주최한 인도 한국문화원의 황일용 원장은 “’3일의 휴가’ 상영 때 강당이 눈물 바다가 되는 걸 보고 놀랐다”며 “할리우드 등 외국영화들이 별 다른 파워를 갖지 못하는 인도 극장가 상황에서 한국영화는 특별한 주목을 끌고 있고 이런 분위기를 시장 교류와 개발로 이어 가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문화원이 인도 권역 시장 개발의 거점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 대목이다. 인구 1억명 규모로 중동 지역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이집트도 더 이상 간과해서는 안되는 시장이다. 그리고 그 거점 역시 주 이집트 한국문화원이 되고 있다. 지난 11월 21일에서 24일까지 사흘간 이집트에서 열린 제9회 카이로 한국영화제도 성황이었다. 개막작 ‘콘크리트 유토피아’를 비롯해 ‘잠’ ‘다음소희’ ‘천박사 퇴마연구소:설경의 비밀’ ‘멍뭉이’ ‘불도저에 탄 소녀’ ‘싱글 인 서울’ 등 총 7편이 상영됐다. 엄태화(‘콘크리트 유토피아’) 정주리(‘다음 소희’) 김성식(‘천박사 퇴마연구소’) 유재선(‘잠’) 등 4명의 감독이 현지에서 직접 관객과 만나기도 했다.카이로에는 한국어 학과가 두 군데나 있을 만큼 한국에 대한 관심이 높다. 이집트는 K드라마를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보는 나라로 손꼽힌다. 이집트는 중동-아프리카권에서 미디어 영향력이 높은 나라로 여기서의 흥행이야 말로 주변국으로의 흥행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은 현지통이라면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 이번 카이로 한국영화제를 주최한 주 이집트 한국문화원 오성호 원장은 “현지 관객들로부터 한국 드라마만 우수한 줄 알았는데 이번 영화 관람을 통해 한국영화의 우수성에 대해 새로 알게 됐다는 반응을 들었다”고 말해 한국영화가 이집트에 지속적으로 소개될 필요가 있음을 강조했다.지금까지 한국영화는 해외 수출 국가로 북미나 유럽, 중국과 일본 등 동북아 시장에 집중해 왔다. 그러나 지금 시대의 보고는 인도와 이집트, 브라질 같은 서남아시아, 북아프리카, 남미 대륙이다. 각각의 인구가 14억, 1억, 2억이다. 이 시장을 놓치면 안된다. 한국영화산업에 남아 있는 유일하면서도 마지막 기회이다. 각 나라 한국문화원이 거점으로 적극 활용되고 있는 것은 다행스런 일이다. 협소한 국내 시장을 뛰어 넘는 것이야 말로 마지막으로 남아 있는 생존 방법이다. 세계는 넓고 관객은 많다. 오동진 영화평론가 2024.12.05 06:05
영화

모두들 힘이 드신가..한가위 ‘베테랑2’로 마음껏 즐기시기들 바란다 [오동진 영화만사]

이름값을 할 것이다. ‘베테랑2’를 보면서 118분간 내내 들었던 생각이다. ‘베테랑2’는 지난 5월 제77회 칸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서 상영된 후 국내에서는 9일 첫 공개됐다. 15일까지 이어지는 토론토 국제영화제에서는 스페셜 프레젠테이션 섹션으로 상영 중이기도 하다. 국내 개봉일은 13일이다. 반복하지만 이 영화, 이름값은 톡톡히 할 것이다. 재미있다. 이야기의 순환 흐름이 좋고 거칠 것이 없다. 시간 가는 줄 모르게 한다. 상업영화 연출의 최고 기량을 보여 준다. 류승완 답다. ‘베테랑2’는 육상효 감독의 영화 지침서 ‘이야기 수업’에서 얘기하듯 ‘한 줄 스토리’로 요약하거나 ‘로그 라인’으로 정리하기에 안성맞춤인 작품이다. 육상효에 따르면 모든 영화는 한 줄 스토리로 정리될 수 있어야 하며 그것이 안될 때는 대체로 요령부득의 작품일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베테랑2’ 스토리를 스포일러를 고려해 한 줄로 정리하면 “사춘기 아들로 인해 고민이 많은 중년 형사 서도철이 연쇄살인범을 추적하다가 범인의 정체를 밝혀 내고 그를 체포하는데 성공한다”이다. 로그 라인은 광고성 문구인 만큼 아까의 문장에서 스포일러를 더 걷어 내야 한다. “형사 서도철이 1편에 이어 또 한번 범인 추적과 체포에 대활약을 벌인다” 정도가 될 것이다. 많은 대중이 ‘베테랑2’를 기대하고 고대하고 있을 것이다. 요즘 극장가에 ‘즐길 수 있는 상업영화’가 없다는 볼 멘 소리가 나오고 있는 터다.다만 ‘베테랑2’는 육상효 시나리오 제2 법칙, 곧 ‘주제 정리하기’ 부문에서 약간 덜컹댄다. 이 영화의 메시지는 비교적 뚜렷하다. 아니 너무 뚜렷하다. 그래서 상투적이고 진부하다. 늘 하는 소리를 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정의는 정의여야 하며 살인자는 살인자이고 범죄는 범죄일 뿐이다,라는 것이다. 그래서 오히려, 아니 역설적으로 주제가 애매하다. 류승완이 그간 기본적으로 영화를 통해 얘기하려고 하는 것이 이렇게 단순한 것이었던 가 하는 아쉬움이 든다. 그는 그보다 훨씬 더 심오한 얘기를 해왔던, 양립할 수 없는 표현이긴 하지만, 작가적 상업영화 감독이기 때문이다.류승완은 ‘피도 눈물도 없이’(2002) ‘짝패’(2006) ‘부당거래’(2010) ‘베를린’(2013) ‘모가디슈’(2021) 등을 통해 안 그런 척, 우리 사회의 비틀린 내면을 그려내는데 주력했다. 할리우드 감독 샘 페킨파가 즐겨 묘사한 ‘총알 발레’식의 폭력 묘사처럼 류승완 역시 폭력 묘사의 수위에 있어 늘 절묘한 경계를 오가며 오히려 사람들이 그것을 유희로서 즐기게 만드는, 재치 있는 연출력을 선보여 왔다. 그는 상업영화를 추구하지만 그 안에 늘 단단한 주제의식을 담아 온 특이한 감독이다. 사회와 정치는 늘 인간성을 비껴가게 마련이며 그 안에 살고 있는 인간들은 늘 위악스러우며 항상 배신하기 일쑤이지만 그럼에도 인간은 인간이기 때문에 인간적일 수 있다는 믿음과 희망 같은 것, 그 쓸쓸한 회한 같은 것을 영화에 담아 왔다. 이번 ‘베테랑2’는 그런 류승완의 일관된 연출관에서 다소 비껴 서 있는 느낌을 준다. 그게 꼭 나쁘다는 얘기는 아니다. 바야흐로 류승완도 그럴 때가 됐다. ‘밀수’(2023)부터 그는 영화가 꼭 사회정치성이나 역사성을 지녀야 한다는 어감에 대해 반대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반대까지도 아니다. 그저 궁시렁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럴 때도 됐다. 관객만 영화를 오락적으로 즐기라는 법은 없다. 영화감독들도 충분히 즐기면서 만들 권리가 있다. 그래도 류승완의 이번 영화를 보면서 비평적으로 점점 할 말이 없어지는 건 다소 서운하고 슬픈 일인 건 어쩔 수가 없다. 그가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2000) 이후 25년 가까이, 마치 자신의 만든 많은 영화 속 캐릭터들처럼 치열하게 살아온 것을 알고 있는 사람들에게 그가 재미있고 즐기는 영화를 잇따라 찍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다소, 아주 약간, 불만이 아닐 수 없다. 이런 얘기를 류승완도 귀담아 들어야 하며, 그럴 것이라고 믿는다.이번 영화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주인공 서도철(황정민)이 터널 안에서 진짜 범인과 격렬한 싸움을 벌인 뒤 온몸이 피투성이, 멍투성이가 돼 절뚝거리며 걸어가 터널 벽에 기대어 앉는 모습이다. 서도철은 계속 궁시렁댄다. “아우 힘들어 아우 죽겄네.” 그가 앉아 있는 곳으로 팀장(오달수)이 옆으로 슬며시 와서 앉고 후배 형사들(장윤주 오대환) 등이 따라 앉는다. 모두들 지치고 힘든 표정이다. 아 왜 이리 사는 게 힘들어, 하는 표정들이다. 이 한 컷에 ‘베테랑2’의 진심이 다 담겨져 있다. 모두들 힘들게 찍은 영화들이니 만큼 관객들이여 편견없이 즐겨 달라는 마음이 담겨져 있다.‘베테랑2’는 우리를 즐겁게 하기 위해 감독과 스태프, 배우들 모두 전력을 다해 찍은 영화다. 즐거운 세상이 아니다. 류승완은 자신도 그걸 잘 알고 있으니, 어려운 얘기하지 않겠다는 식인 모양이다. 관객들을 2시간 동안 즐겁게 만들겠다고 작정하고 이번 영화를 만든 것처럼 느껴진다. 그것이 지금과 같은 세상에서 영화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라는 냥, 그 진심과 진정성이 느껴진다. 모두들 힘이 드신가. ‘베테랑2’로 마음껏 즐기시기들 바란다. 오동진 영화평론가 2024.09.12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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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진 영화만사] 독파해 내기 최고로 어려운 영화 ‘희생’, 이렇게 보면 된다

소련 시대, 러시아의 거장 감독이었던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의 1986년작 ‘희생’의 4K 리마스터링 복원판 시사회에는 영화계의 내로라 하는 사람들이 모였다. 한국에서는 1995년에 개봉됐었으니 29년만의 재개봉이다. 2시간29분의 러닝 타임 후 극장을 나오는 사람들은 서로에게 “수고했다”는 인사말을 건넸다. 영화는 21일 개봉됐다.‘희생’은 ‘본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많은 일화를 갖고 있는 작품이다. 영화 감독 육상효도 이 영화를 ‘픽스 롱테이크 쇼트 때문에 영사기가 멈췄다고 관객들이 항의했던 작품’이라고 기억하고 있을 정도다. 영화 안에 담겨진 수 많은 상징과 알레고리, 현학적으로 느껴지기까지 하는 철학적 담론, 부조리극처럼 이어지는 배우들의 수많은 대사와 연기 탓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희생’을 현대 영화사에 있어 잉그마르 베르히만의 ‘제7의 봉인’만큼 가장 독파하기 힘든 영화로 생각한다. 깊이 잠들지만 않는다면, 그래서 중반부까지를 잘 참고 넘어 가면 이 영화가 어떤 시대 배경에서 나온 것이고, 또 그래서 어떤 얘기를 하는 것인 지 정도는 충분히 짐작할 수 있게 된다. ‘희생’의 시대 배경은 1985년이다. 베를린 장벽은 아직 붕괴되지 않았고(1989년 8월) 소련 연방은 해체되지 않았던 때다.(1992년 공식 해체) 러시아는 여전히 소비에트 연방의 주축국이었고 공산당이 지배하던 체제였다. 고르바초프가 등장하기 직전이었다. 고르바초프의 페레스트로이카(개혁)와 글라스노스트(개방) 정책이 시작된 것은 베를린 장벽 붕괴를 전후한 일이다. 아직 몇 년이 더 걸릴 터였다.그러니까 이 영화가 나온 1986년과 이 영화의 시대 배경인 1985년은 세계가 극도로 불안한 때였다. 당시 미국의 지도자는 로널드 레이건으로 그의 집권 2기 때였다. 로널드 레이건은 소련이 우주 핵무기를 개발 중이라는 정치적 선전과 함께 미국 스스로의 우주 미사일 방어 프로젝트인 일명 ’스타워즈’ 계획을 발표하며 전 세계를 미-소간 우주 핵무기 대결로 치닫게 했다. 바야흐로 1985년은 우주 핵 전쟁으로 인한 제 3차 세계대전과 지구와 인류의 종말이라는 세기말적 분위기가 압도했던 시기였다. ‘희생’은 바로 그러한 시대의 아우라를 전폭적으로 극 전체에 깔고 있는 작품이다.‘희생’은 타르코프스키가 1984년 이탈리아 망명 이후 만든 작품이라는 점도 작품 이해에 도움이 된다. 타르코프스키는 스탈린 체제였던 1932년에 태어나 영화 인생 대부분을 소련 공산당과 갈등을 벌이며 살아 간다. 1966년작 ‘안드레이 루블료프’부터 전설의 소련 SF영화 ‘솔라리스’(1972)에 이르기까지 타르코프스키는 인간 본성의 문제와 우주의 근원, 인간 구원의 종교성까지, 유물론을 지배 이데올로기로 내세운 소련 당국이 그토록 싫어하는 관념의 영화들을 만들어 내는데 열중했다. ‘희생’은 타르코프스키의 반(反)유물론, 인간이 궁극의 구원에 이를 수 있는 그의 종교 철학적 담론이 집대성 된 것으로 평가된다. 주인공 알렉산더는 인류 종말의 극단적 상황에서 자신이 가진 것을 다 비우고(집을 불태우고) 하녀인 마리아와 통정을 한다.(계급을 뛰어 넘으려 한다.) 그는 작은 실천에 애를 쓴다. 죽은 나무를 심고 실어증에 걸린 아들에게, 3년을 물을 주고 정성을 다하면 나무가 살아날 것이라고 말한다. 알렉산더는 미친 세상을 향해 스스로 미친 사람이 됨으로써 시대가 자신을 지배할 수 없음을, 이념의 광기가 인간의 정신을 지배할 수 없음을 증명하려 애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생’은 수많은 질문과 의문부호를 이어가게 한다. 영화 오프닝부터 나오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동방박사들의 경배’는 무엇을 상징하는 것일까. 인류를 구원할 메시아의 출현이 필요하다는 의미일까. 알렉산더가 하녀 마리아와 동침을 하는 장면은 미켈란젤로의 작품 ‘피에타’를 연상시키는 것은 왜일까. ‘희생’의 재개봉이 이번엔 관객들에게서 어떤 반응들을 끌어 낼까. 1995년에 비해 관객들은 성숙했을까. 타르코프스키가 다시 한번 국내에 예술영화 붐을 일으킬 것인가. 그건 꼭 중요한 문제는 아닐 수 있다. 영화는 시대를 넘어 당대에까지 이르며 여전한 세상의 수많은 난제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희생’은 바로 그러한 영화다. 오동진 영화평론가 2024.08.22 0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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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진 영화만사] 브라질 한국영화제, 무이또 오브리가도!!

브라질 상파울루 한국문화원(원장 김철홍)이 주최하는 한국영화제에는 19편의 영화가 편제됐다. 개막작의 개념은 없으나 행사가 시작되는 20일 오후 4시(한국 시간 21일 오전 4시)에는 김지운 감독의 ‘거미집’이 상영됐다. 29일까지 정지영 감독의 ‘소년들’을 비롯해 육상효 감독의 ‘3일의 휴가’, 김미영 감독의 ‘절해고도’, 이완민 감독의 ‘사랑의 고고학’ 등 장편 9편과 단편 10편이 상영될 예정이다. 현장에는 육상효 감독이 초청돼 참석한 상태다.‘거미집’ 상영은 당초 약간은 우려가 있었다. 워낙 한국적 상황, 더 나아가 한국영화의 역사가 지닌 특수성에 대해 눈이 밝은 관객이어야만 작품을 알아 보고 즐길 수 있는 작품이라고 봤다. 게다가 다소 작가주의적 색채가 강한 작품이다. 상파울루 한국영화제 역시 런던이나 여타 국가의 한국문화원 주최의 영화 행사처럼 교민보다는 현지인 중심으로 관객들이 몰리고 있는 상황이다. 브라질 관객들에게 ‘거미집’은 상당히 생소한 얘기일 수 있다.‘거미집’을 이해하려면 괴인(怪人) 감독 김기영의 미스터리한 죽음(그는 실제로 원인 모를 화재로 사망했다), 거장 신상옥 감독이 갖는 한국 현대 영화사에서의 위치는 물론 1970년대 한국의 권위주의 정치 상황, 검열 문제 등을 두루 알고 있어야 한다. 이 영화가 2023년 칸영화제에서 상영 됐을 당시 5분 넘게 기립박수가 이어졌음에도 한국 개봉에서는 흥행에 참패했던 이유이기도 하다. 이른바 국내 MZ세대들의 호응도가 매우 낮았는데 이들의 레트로 감성을 건드리기에 너무 영화 ‘안쪽’의 얘기였다는 점, 영화가 갖는 코믹한 정서가 코로나와 경기 불안 등 현재 한국의 사회 정서에 맞지 않았던 점, 전반적으로 사회와 영화가 공기(共氣)를 나누지 못했던 점이 흥행 실패의 원인으로 꼽혔다.그러나 브라질 관객들은 달랐다. ‘거미집’의 영화 속 영화 장면, 곧 김기영 감독의 ‘하녀’를 패러디한 장면들에서 나오는 60년대풍의 신파급 대사 어조에서부터 웃음을 흘렸다. 영화 속 정우성이 맡은 신상옥 감독이 등장하는, 판타지신도 무리없이 이해하는 듯 보였다. 1970년대 한국의 독재정치 시대, 검열의 문화에 대해서는 특히 브라질 자국 역사에 대한 경험과 동일시하는 듯이 보였다. 한 개인의 광기와 예술의 광기, 시대의 광기가 만날 때 어떤 작품, 어떤 예술이 만들어지는 가에 대한 영화의 테마를 진지하게 받아 들였다. 브라질 한국영화제가 열리는 상파울루 시립문화센터 광장에서는 이곳 청소년들의 댄스 연습이 한창이었다. 곧 K팝 댄스 경연대회가 예정돼 있다. 브라질 곳곳에서의 K팝, K시네마의 열기가 심상치 않다. 그건 요즘 세계 어디서든 일반적으로 보여지는 현상이다. 문제는 이들 중남미의 K팝 열기에 기인한 K콘텐츠에 대한 관심을, 국내 영화 산업 안으로 잘 끌어 들이고 있느냐는 점이다. 중미권에는 멕시코와 쿠바 외에는 100% 문자 해독 능력을 갖춘 나라가 드물다. 페루, 베네수엘라, 볼리비아 등은 시장도 작고 문맹률이 높아 모두 더빙을 해야 해 제작비 코스트를 감당하기가 쉽지 않다. 브라질은 인구 2억의 큰 시장이지만 남미 대륙에서 유일하게 포르투갈어를 사용하는 국가다. 남미 다른 국가는 전 지역이 스페인어권이다. 세계에서 포르투갈어를 사용하는 국가는 포르투갈과 브라질, 동티모르와 아프리카 소국 한 두 개 나라일 뿐이다. 브라질 한 국가만을 위해 더빙을 준비하는 건, 다소 가성비가 떨어질 수도 있다. 따라서 이들 중남미권을 겨냥한 체계적인 수출 계획이 필요한 시점이다. 우리 영화의 해외 진출이 가장 부진한 곳이 바로 중남미다. 영화 전문 인력이 배치되기도 쉽지 않은 곳이기도 한데 워낙 대륙 규모가 크고, 치안이 불안정 해 활동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정부 차원의 외교적 노력이 뒷받침 돼야 함은 당연한 일이다.상황은 녹록치 않지만 현장에서 한국 영화에 대해 깊은 공감을 갖는 브라질 관객들을 목도하게 되는 건 꽤나 흥분되는 일이다. 한국은 요즘 왜 흥미로운 영화를 많이 만들어 내고 있는가, 라는 질문을 자주 받게 된다. 브라질 상파울루와 한국은 정확히 지구 반대편이다. 비행시간만, 태평양쪽으로 가든 대서양과 인도양쪽으로 가든, 그러니까 오른 쪽으로 가든 왼쪽으로 가든 대기 시간 서너시간을 포함해 도합 30시간을 가야 하는 곳이다. 멀다. 그러나 늘 느끼는 것이지만 영화는 물리적 거리를 가깝게 만든다. 이번 브라질 한국영화제는 영화가 한국과 상파울루의 거리를 두 시간의 러닝 타임 시간 안으로 좁히게 했음을 다시 한번 느끼게 만들었다. 무이또 오브리가도(대단히 감사합니다)!! 오동진 영화평론가 2024.07.25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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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인터뷰] ‘3일의 휴가’ 육상효 감독 “가족의 탐구가 곧 삶에 대한 탐구”

“나이가 들면서 점점 가족의 존재감을 느끼게 돼요. 부모님이 돌아가시는 걸 보면서 ‘아, 나는 가족주의자고 가족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구나’ 하게 됐어요.”모녀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3일의 휴가’로 관객들과 만나고 있는 육상효 감독을 최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3일의 휴가’는 세상을 떠난 엄마가 저승 백일장에서 수상, 이승으로 3일간 휴가를 오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김해숙과 신민아가 모녀로 등장, 한 명이 세상을 떠나고 난 후에야 서로에 대한 오해를 풀고 마음속으로 화해하는 과정을 그려냈다. 앞서 ‘나의 특별한 형제’로 가족에 대한 섬세한 연출을 보여줬던 육상효 감독이 또 한 번 장기를 펼쳤다.“‘나의 특별한 형제’에선 피가 안 통한 사람들이 나누는 가족애를 그렸다면 ‘3일의 휴가’에서는 같은 핏줄인 사람들이 서로에게 갖고 있는 선의 같은 것을 담고자 했어요. 사실 영화에는 서로 상처와 오해를 주는 엄마와 딸이 나오죠. 피를 나눴다고 해서 모든 장면이 용서가 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다만 우리는 다시 돌아갈 수 있을 정도의 잘못을 저지르고, 또 용서를 하면서 살아가는 게 아닌가 그런 생각을 한 거죠.” 가족애라는 보편적인 감성을 담고 있기에 영화는 많은 이들과 공감대를 자아낼 수 있을 듯하다. 언론 시사회 때 영화를 본 배우들이 기자회견에 앞서 눈물을 보였을 정도다. 육 감독은 “강기영 배우까지 엄청 울더라. 무슨 짐승 소리 같은 걸 낼 정도로 울었다”고 이야기했다.육상효 감독 역시 시나리오를 보고 작품 연출을 결정했다. 그는 “처음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종이에 눈물을 뚝뚝 떨궜을 만큼 슬펐다”고 이야기했다. 호흡을 몇 번이나 가다듬으면서 몇 시간에 걸쳐 시나리오를 읽었다. 그는 “늦게 낳은 딸이 있어서 그런지 딸이 나오는 장면들이 많이 와닿더라”고 했다.아이를 낳아 기르며 느낀 건 부모가 완벽한 존재가 아니라는 것. 부모 역시 사람이고, 부모라는 입장에 처음 서 보기에 어쩔 수 없이 실수를 하게 된다는 것. 그래서 ‘3일의 휴가’에서 진주(신민아)가 엄마 복자(김해숙)를 떠올리며 “엄마도 어쩔 수 없었겠다”고 하는 장면이 특히 와닿았다.“세상 모든 엄마, 아빠에겐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선택이 있는 것 같아요. 설령 그게 자식에게 해롭거나 나쁘게 작용했더라도요. 그래서 부모를 이해하는 최고의 말은 ‘어쩔 수 없었구나’ 그게 아닐까 생각했어요.” ‘3일의 휴가’의 가장 큰 장점은 모녀, 가족이라는 이야기를 거창하게 하지 않는다는 것. 대단한 드라마가 없는, 평범한 모녀가 시종일관 러닝타임을 담백하게 채운다. 자신이 헌신했던 백반집의 식기를 보는 엄마, 엄마에게 버림받았다는 생각을 마음 한쪽에 간직하며 산 딸, 가족의 부재를 채워주는 이웃의 존재. 그런 작고 소중한 이야기들이 쌓여 말미에는 결국 눈물을 흘리게 된다.“엄마와 딸 사이엔 오해가 쌓이게 마련이고, 서운하고 후회되는 순간도 종종 생기죠. 특수하지 않은, 평범한 모녀의 이야기로도 충분한 감정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배우들 역시 요란하지 않게, 정확한 연기를 해줬다고 생각해요. 그럴 때 있잖아요. 힘들게 일하다가도 ‘가족이 있다’는 생각만으로 위안이 되는. 가족은 모든 관계의 시작이고, 삶을 탐구하는 길은 곧 가족을 탐구하는 것에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3.12.11 0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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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인터뷰] ‘3일의 휴가’ 김해숙 “100점짜리 엄마 아닌데 ‘국민 엄마’… 영광이자 부담”

“‘국민 엄마’라는 수식어를 아무에게나 붙여 주시는 건 아니잖아요. 제게 그 정도의 믿음과 기대가 있다는 게 굉장히 부담스러우면서도 영광이죠.”배우 김해숙이 또 다시 엄마를 연기한다. 이번에도 보통 엄마는 아니다. 하늘에서 딸을 보기 위해 3일간 휴가를 나온 새로운 엄마를 보여준다. ‘영혼 엄마’라고 하면 될 듯하다.김해숙은 최근 영화 ‘3일의 휴가’ 개봉에 맞춰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국민 엄마’의 귀환이라는 평에 대해 “사실 내가 100점짜리 엄마도 아니고 그런 수식어가 처음엔 부담스럽고 죄송스럽기까지 했다”면서도 “그래도 영화를 하면서 정말 다양한 엄마를 연기할 수 있어서 굉장히 행복하게 생각한다”고 털어놨다.‘3일의 휴가’는 하늘에서 휴가 온 엄마 복자(김해숙)와 엄마의 레시피로 백반집을 운영하는 딸 진주(신민아)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 미국에서 교수를 하고 있는 줄만 알았던 딸이 자신이 운영하던 백반집을 이어받아 살고 있는 것에 열받아 하는 부분에선 김해숙의 코믹한 매력이, 딸이 마음의 응어리와 짐을 덜어내길 바라는 부분에선 절절한 엄마의 마음이 느껴진다. 수많은 엄마를 연기하면서도 틀에 박히지 않은 김해숙의 연기. ‘3일의 휴가’ 육상효 감독이 김해숙을 복자 역으로 선택한 이유이기도 하다. 2시간여의 러닝타임 내에 관객을 웃기기도 울리기도 해야 하는 중차대한 역할인 만큼 김해숙 외에 떠오르는 사람이 없었다는 설명이다.김해숙 역시 복자에게서 다른 매력을 봤다. 수많은 엄마를 연기했지만 복자는 지금까지와 다른 엄마라 느껴졌다. 영혼으로 딸의 곁에 휴가를 온다는 발상 역시 신선하다고 판단했다.“저 역시 엄마다보니 엄마를 연기할 때 더 책임감을 느끼는 것 같아요. ‘3일의 휴가’ 복자는 이때까지 한 번도 나오지 않았던 엄마라 여겨졌고, 잘 표현하고 싶다는 욕심이 들었어요. ‘세상을 떠난 소중한 사람이 영혼으로라도 내 곁에 와주지 않을까’ 그런 생각 누구나 한 번쯤은 하지 않나요. 그런 보편성도 좋았죠.”영화는 관객들을 억지로 울리지는 않는다. 당초 시나리오엔 슬픈 장면이 더 많았는데 촬영, 편집 과정에서 많이 덜어졌다. 복자와 진주 사이의 드라마가 엄청나게 특별하지도 않다. 누구나 한 번쯤은 엄마에게 외면받았다고 느낀 순간이, 엄마가 걸어온 전화를 받지 않은 순간이 있지 않나. 그런 소소함과 평범함이 쌓여 러닝타임 후반부에 차오르는 감정이 묵직하다.김해숙은 “우리 영화를 통해 소중한 사람들을 다시 한 번 떠올리게 됐으면 한다”고 희망했다. 영화를 보고 나와서 소중한 사람에게 전화를 한 번 걸고 싶다는 생각까지 들면 금상첨화. 누구나 바쁜 일상 속에서 사실 이런 계기가 아니면 목소리를 듣는 시간을 내는 것도 어렵다는 걸 김해숙도 알기 때문이다.“영화를 찍으면서 저도 복자와 진주의 감정에 동화되는 걸 느꼈거든요. 영화를 보시는 관객들도 그런 경험을 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사는 게 힘들고 복잡해지면서 어쩐지 인간미가 점점 없어지는 것 같은데요. 그러다 보니 ‘사랑해’, ‘고마워’라는 말을 나중으로 미루게 되죠. ‘3일의 휴가’를 보시고 소중한 사람들에게 따뜻한 말 한 마디를 전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도화지같은 배우가 되고 싶었다던 김해숙. 그는 “그 소망을 지금은 이룬 것 같은 생각이 든다”면서 “앞으로도 좋은 작품에서 연기로 보답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싶다”는 희망을 드러냈다.“몇 년 전부터인가 저를 좋아해주시는 분들이 많다는 걸 새삼 깨닫게 됐거든요. 그 마음에 감사하고 보답하면서 살아야겠다는 생각이에요. 아직 제 안에는 꺼내고 싶은 제가 많아요. 앞으로도 같은 캐릭터를 반복하지 않고 계속해서 도전해나가는 배우가 되겠습니다.”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3.12.0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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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리뷰] ‘3일의 휴가’ 예상보다 담백하고 신민아는 예쁘고 여운은 짙다

눈물즙을 짜내는 뻔하디 뻔한 영화가 아니다. ‘3일의 휴가’는 세상을 떠난 엄마와 남겨진 딸의 이야기를 중심축으로 잡되, 사람이 사는 데 필요한 것들, 삶을 지탱하는 것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본다. 예상보다 담백하고, 웃음도 많다.‘3일의 휴가’는 하늘에서 휴가 온 엄마 복자(김해숙)와 엄마의 레시피로 백반집을 운영하는 딸 진주(신민아)의 이야기를 그린다. 천국 백일장에 입선해 특별한 휴가를 받게 된 엄마 복자는 미국에서 교수일을 하는 딸을 보고자 하지만, 딸이 있는 곳은 자신이 운영하던 백반집. 자신을 볼 수도, 목소리를 들을 수도 없는 딸 진주의 옆에서 복장 터져하는 엄마 복자는 초반부터 관객들의 웃음을 유발한다. 영화를 연출한 육상효 감독에 따르면 원래 시나리오는 훨씬 슬펐다고. 육 감독은 이를 많이 덜어내고 영화에 보다 많은 웃음을 담았다. 그 덕에 더 이상 만날 수 없는 모녀 이야기를 하면서도 영화는 슬픔에 매몰되지 않는다. 가족 이야기만 하면 ‘신파 아니냐’는 눈초리를 받는 분위기를 생각하면 영민한 선택이다.대신 영화는 엄마와 딸뿐 아니라 이들의 삶을 지탱해온 것들을 하나하나 풀어내는 것을 택했다. 공황장애 증상까지 겪으며 힘들어하던 진주가 시골 백반집에서 홀로 생활하고 있다고 하자 한걸음에 달려와준 친구나 복자의 레시피에 행복해하는 사람들. “너한테는 참기름 안 판다. 언제까지 이러고 있을 거냐”며 애정어린 골을 내는 이웃 주민. 한때는 복자의 이웃이었지만 이제는 진주의 이웃이 된 이들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떠나간 복자와 살아 있는 진주 삶의 버팀목이 돼 준다. 든자리는 몰라도 난자리는 안다고 했던가. 옆에 있을 땐 당연해서 몰랐던 것들이, 막상 생활이 무너져 다시 세워야 할 때는 그렇게나 위로가 되는 법이다. 마치 헤어진 이후 방에서 홀로 울 때 엄마의 전화만이 그 적막을 깨주듯이 말이다. 그래서 ‘3일의 휴가’는 다 보고 나면 꼭 엄마가 아니더라도 자신의 주변에 살고 있는, 삶을 지켜주는 존재를 되새겨보게 만든다. 복자는 자신이 정성들여 만들고 아껴 쓰던 아궁이, 그릇 같은 것들을 진주가 물려받아 소중히 사용하는 것을 보고 위로를 받는다. 복자가 휴가를 와서 가장 처음 만나는 건 딸 진주가 아닌 백반집 식기들이었다. 김해숙의 엄마 연기는 두 말 할 것도 없다. 무뚝뚝하면서도 딸에게 촌철살인을 남기기도, 때론 하고 싶은 말을 전하지 못 해 미어터지기도 하는 엄마의 여러 면면을 김해숙은 유려한 연기력으로 표현해냈다. 시골 백반집에서 새로운 인생을 살아가는 진주 역의 신민아는 영상 화보 같은 비주얼로 초반부터 보는 이들의 시선을 잡아 끈다. 땅에 묻어 둔 김치 맛을 보는 것도, 무쇠솥에 커피콩을 볶는 것도 신민아가 하는 순간 아련해지는 마법이 있다. 여기에 복자를 현실로 안내하는 저승사자 역의 강기영과 진주의 곁을 든든히 지키는 단짝 미진 역의 황보라는 적재적소에서 영화의 분위기를 환기한다.러닝타임보다 긴 여운이 남는 영화 ‘3일의 휴가’는 다음 달 6일 개봉한다. 12세 관람가. 105분.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3.11.30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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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 '3일의 휴가' 주역들의 귀여운 하트

육상효 감독, 배우 김해숙, 신민아, 강기영, 황보라가 27일 오후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린 영화 '3일의 휴가' VIP시사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3일의 휴가'는 하늘에서 휴가 온 엄마 복자(김해숙)와 엄마의 레시피로 백반집을 운영하는 딸 진주(신민아)의 힐링 판타지 영화로 오는 12월 6일 개봉. 서병수 기자 qudtn@edaily.co.kr /2023.11.27/ 2023.11.27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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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소중한 사람을 떠올리고 싶다면… 김해숙X신민아 ‘3일의 휴가’[종합]

비단 모녀의 이야기만이 아니다. 영화 ‘3일의 휴가’는 주변에 있는 모든 소중한 사람들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27일 오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는 영화 ‘3일의 휴가’ 언론 시사회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육상효 감독과 출연 배우 김해숙, 신민아, 강기영, 황보라가 자리해 영화에 대한 다채로운 이야기를 나눴다.‘3일의 휴가’는 딸 진주(신민아)를 만나러 하늘에서 내려온 엄마 복자(김해숙)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모녀의 이야기가 극을 이끌어가는 중심 스토리로 기능한다.김해숙은 “‘만약 우리 엄마가 하늘에서 내려오면 어땠을까’, ‘내가 내려온다면 딸에게는 어떻게 할까’를 생각했다”면서 “촬영을 하며 하늘에 계신 어머니를 떠올렸다. 내 옆에 있는 소중한 사람에게 해야 할 말을 놓치는 경우가 많지 않나. 나 역시 어머니에게 고맙고 감사하고 사랑한다는 말을 못 해드렸다. 그 말을 살아계실 때 해드렸으면 더 좋았을 뻔했다”고 이야기했다.딸 역의 신민아와 호흡에 대해서는 “영화를 보고 대화를 나눴는데 내가 많은 엄마 역을 했지만, 우리 (신)민아를 사랑한다고 느꼈다. 연기를 할 때 진짜 모녀 같은 감정을 주고받았다. 정말 우리 딸 같은 감정으로 연기했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신민아 역시 “진주가 아무것도 안 해도 선생님 덕분에 사연이 묻어난 것 같다. 감사하다. 선생님이 예뻐해 주셔서 나도 현장에서나 촬영이 끝나고 난 후에 선생님에 대한 마음이 가슴 깊이 남았다. 그런 부분이 영화에도 묻어나오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강기영은 복자를 이승으로 안내하는 저승사자를 연기했다. 저승사자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이미지가 아닌 평범한 회사원 같은 이미지다. 강기영은 “감독님이 평범한 여행사의 수습 직원 같은 느낌이라고 하셨다. 지극히 일상적으로 표현해보자고 하셔서 편하게 연기했다”고 설명했다.예비 엄마인 황보라는 “내가 서울에 올라와서 공부했기 때문에 엄마가 부산에서 왔다갔다 했다. 많이 싸웠던 기억이 있다. 어떤 장면에선 ‘우리 엄마도 저랬을까’ 싶어 눈물이 너무 많이 났다”면서 “나는 희생하는 엄마가 아닌 나를 생각하는 엄마가 되겠다”고 말해 웃음을 유발했다. 마지막으로 김해숙은 “우리 같은 영화가 잘돼서 따뜻한 영화가 많이 나올 수 있길 바란다. 영화가 끝나면 가장 가까운 가족에게 전화 한 통 하면서 돌아갈 수 있는 작품이길 바란다”고 했다.육상효 감독은 “슬픔의 눈물도 있지만 공감으로 흘리는 눈물도 있지 않나. 이 영화 속에 그런 공감의 눈물이 많길 바랐다”고 이야기했다.배우들의 호연과 소중한 이들을 생각하게 하는 뭉클한 서사가 돋보이는 영화 ‘3일의 휴가’는 다음 달 6일 개봉된다.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3.11.27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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