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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강풀 “호러로 시작된 멜로 ‘조명가게’…기준점 같은 작품 되길” [IS인터뷰]

“전통적인 드라마 흥행 공식과는 많이 다른 작품인데 믿어준 디즈니에 고맙죠.”삶과 죽음의 경계에 선 낯선 사람들이 공포스러우면서 찡한 눈물샘을 자극한다. 그 낯선 감각이 피부에 와닿는 것은 ‘조명가게’가 가진 스토리텔링의 힘이다. 동명 원작 웹툰의 작가이자 시리즈 각본가인 강풀 작가는 일간스포츠와 인터뷰에서 드라마 제작을 결정한 디즈니 측에 감사를 표했다.최근 최종화를 공개한 ‘조명가게’는 어두운 골목 끝을 밝히는 유일한 조명가게에 어딘가 수상한 비밀을 가진 손님들이 찾아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강풀 작가의 전작 ‘무빙’에 이어 디즈니플러스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 최다 시청작 2위에 올랐다.사후세계를 빗댄 공간들을 배경으로 생사의 갈림길에 선 이들의 사연을 하나하나 조명하는 전개 방식을 두고 강풀 작가는 “비밀이 밝혀지는 4회까지 따라와야 진짜 재미를 볼 수 있는 데다가 진입장벽이 높은 호러 장르”라면서 “요즘같이 드라마 제작편수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위험한 시도였는데 좋은 결과까지 나왔다니 다행”이라며 웃었다. “‘무빙’이 이렇게 잘 될 줄 몰랐거든요. 차기작으로 ‘무빙2’를 하자는 이야기가 일찍 들려왔어도 저는 ‘조명가게’를 택했을 거예요. 너무 하고 싶은 이야기였거든요.”이야기의 출발점을 떠올린 그는 “20여년 전, 아버지가 작은 개척교회 목사님이라 중환자실에 위로기도를 다니실 때 모셔다드리면서 의사와 보호자의 대화를 듣게 됐다”며 “극중 ‘환자의 살고자 하는 의지가 중요하다’는 대사를 그 당시 들었다. 너무 인상적이라 ‘어떻게 의식도 없는데 의지가 있을까?’ 그 생각이 저를 따라다니다가 만화로 먼저 출발했다”고 설명했다.단지 따뜻한 휴먼 드라마가 아닌 호러와 로맨스가 붙은 것이 특징이다. 강풀 작가는 “귀신은 규명된 게 없으니 좋은 소재다. 그들도 죽기 전엔 사람이었으리란 관점에서 접근했고, 드라마로 제대로 풀어보고자 했다”고 밝혔다. “다만 웹툰은 저 혼자 작업해도 됐고 독자들이 제 성향을 알았죠. 그런데 드라마는 제가 두 번째하기에 스스로도 의심을 했어요. 그럼에도 호러로 시작된 멜로를 해보겠다고 다짐했죠.”‘사람’을 향하는 이야기는 그의 작품 철학에 기인한다. 강풀 작가가 ‘조명가게’로 찾은 ‘의지’의 근원은 스스로가 아닌, 곁을 지킨 옆 사람에게도 있다. 그는 “연민에서 피어나는 희망을 한번 이야기해보고 싶었다. 제 모든 작품이 그렇듯 연대하는 이야기를 좋아한다”고 말했다. “이야기는 누구나 만들 수 있지만 그 속의 인물이 ‘어떤 사람인지’를 알고 쓰는 게 중요해요. 그래서 저는 사람을 탐구합니다. 작품 내용이 기억 안 나더라도 ‘사람’이 기억에 남는다면 성공한 작품인 거죠.”배우 김희원에게 연출을 맡긴 것도 그래서다. 강풀 작가는 “사람을 다루는 이야기라 배우들이 정말 연기를 잘해야 했다”며 “김희원 감독은 베테랑이기에 연기 이해도나 현장 경험이 많고 연출에 뜻도 있었다. 덕분에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작업했다”고 치켜세웠다.“웹툰은 돌아가야 할 고향처럼 생각하긴 했는데 이젠 ‘무빙2’ 각본을 써야 하니 과연 돌아갈 수 있을지 싶긴 해요. (웃음)”막힐 땐 ‘만화가 강풀’로 돌아가고 싶단 생각도 불쑥 든다고 고백한 그는 “극본 쓰는 일이 재밌다. 최근엔 직업으로 완전히 받아들였다”며 “그렇다고 웹툰을 안 하겠다는 건 아니다. 제한을 두려 하진 않는다”고 열어뒀다.매체에 제한을 두지 않는 창작가로서 그의 포부도 밝혔다. 강풀 작가는 “93년도에 본 드라마 ‘모래시계’가 아직도 제겐 재밌다. 이처럼 10년 후에 제 자녀들이 커서 보더라도 재밌는 드라마를 하고 싶다”고 했다.“더 나아가 재미를 떠나서 어떤 하나의 ‘기준’이 될 작품을 만들고 싶어요. 언제 꺼내봐도 좋은 클래식처럼요. 김희원 감독님에게만 한 이야기인데 ‘조명가게’가 이후 나올 모든 한국 호러 드라마의 기준이 되겠다는 야망도 있었답니다.” 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5.01.07 05:48
연예일반

‘위대한 캣츠비’ 강도하 작가, 신작 ‘19-NINETEEN’ 日 픽코마서 첫선

‘위대한 캣츠비’, ‘발광하는 현대사’ 등을 통해 대중에게 잘 알려진 강도하 작가가 신작 미스터리 SF 웹툰 ‘19-NINETEEN’을 선보였다.작품의 매니지먼트를 담당한 재담미디어는 “강도하 작가의 신작 ‘19-NINETEEN’이 지난 14일 일본 픽코마 플랫폼을 통해 첫 공개됐다”고 밝혔다. 강도하 작가는 ‘위대한 캣츠비’로 2005년 대한민국 만화대상 국무총리상을 수상하며 작품성과 대중성을 인정받은 바 있다.신작 ‘19-NINETEEN’은 ‘세상의 모든 사람이 열아홉 살의 육체를 갖게 된다’는 독창적인 설정을 바탕으로 한 미스터리 SF 장르물이다. 지구를 덮친 빛으로 인해 모든 인간의 육체가 19세로 리셋되고 기존의 계급사회가 무너지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이야기 속에서는 인류가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평화와 평등이 찾아오지만, 동시에 새로운 질서와 제도를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결투재판(치킨블러드)’이라는 복수와 게임이 결합한 시스템이 등장한다. 결투에 참가한 인물들은 리셋 이전의 기억과 바뀐 육체의 혼란을 겪으며 숨겨진 진실에 다가가는 이야기를 그린다.강도하 작가는 언더그라운드 만화 1세대를 이끈 선구자 중 한 명으로, 만화잡지 ‘보물섬’의 신인만화가상을 수상하며 데뷔했다. 이후 만화라는 매체에서 다양한 형식적 도전을 이어가며 ‘만화계의 도전자’라는 별칭을 얻었다. 특히, 2004년 연재를 시작한 웹툰 ‘위대한 캣츠비’는 뛰어난 작화와 파격적인 연출, 섬세한 감정 묘사와 철학적 주제를 바탕으로 초창기 웹툰 시대를 대표하는 작품으로 자리 잡았다. 또한 ‘로맨스 킬러’, ‘큐브릭’, ‘세브리깡’ 등 사랑과 청춘을 주제로 한 다양한 작품들을 통해 폭넓은 독자층의 사랑을 받았다.이처럼 많은 히트작으로 작품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인정받은 강도하 작가의 신작 ‘19-NINETEEN’은 공개 직후 영상화 업계의 관심을 받고 있다. 특히, 화려한 액션 장면과 독창적인 세계관은 영상화에 최적화된 요소로 평가받으며, 향후 2차 영상으로 확장될 가능성에 기대감을 높인다. 한편, ‘19-NINETEEN’ 작품의 매니지먼트를 담당한 재담미디어는 웹툰 제작사로써 강도하 작가 작품 전체의 2차 사업을 매니지먼트하고 있다. 재담미디어는 이미 ‘약한영웅’, ‘청춘블라썸’, ‘동네변호사 조들호’ 등 여러 웹툰 영상화를 성공적으로 이끌어냈으며, 특히 ‘약한영웅’ 시즌2가 내년 상반기 넷플릭스 공개를 앞두고 있다. 유지희 기자 yjhh@edaily.co.kr 2024.12.19 14:59
영화

[IS포커스]‘배우’ 설현, 다시 보고 들을 ‘조명가게’

핏물이 뚝뚝 흐르는 큰 캐리어를 끌고 다니는 그를 다시 보게 되고, 다시 듣게 된다. ‘조명가게’ 속 배우 설현이 그 주인공이다. 그간 그에게선 본적 없던 섬뜩하고도 애절한 캐릭터로 ‘아이돌 설현’을 지우고 ‘배우 김설현’을 새로 썼다.18일 최종화를 공개한 디즈니플러스 시리즈 ‘조명가게’는 어두운 골목 끝을 밝히는 유일한 조명가게에 어딘가 수상한 비밀을 가진 손님들이 찾아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강풀 작가의 ‘미스터리 심리 썰렁물’ 시리즈의 5번째에 해당하는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작품이다. 지난 4일 첫 공개된 에피소드 네 편에서 설현이 연기한 지영은 등장부터 궁금증을 일으키는 존재다. 어두운 버스 정류장에 홀로 앉아 파리한 얼굴로 한 남자를 기다린다. 심지어 비에 흠뻑 젖어도 매일 같은 자리에서 나를 알지 못하느냐고 묻는 그 차분한 목소리에 남자 현민(엄태구)도, 시청자도 그 존재를 홀린 듯 따라간다. 전형적 도시 괴담 같은 출발과 긴장감이 높아지는 전개 속 지문 대신 손톱이 자리한 지영의 손이 드러나는 장면은 놀라움을 안겼다. 이는 화제성으로 이어져 디즈니 공식 유튜브 채널에 게시된 ‘조명가게’ 클립 영상 중에서도 가장 높은 조회수인 17만 회를 기록했다. “설현이 이토록 무서울 수 있었나”라는 것이 지배적인 감상평이다.김성수 대중문화평론가는 “영상과 달리 웹툰을 볼 때 독자는 칸에 묘사되지 않은 공백을 상상하며 읽는다. 따라서 실사화 작품의 배우들은 사람들이 상상할 만한 것들을 보편적으로 볼 수 있도록 연기해야 한다”며 “‘조명가게’는 그런 캐릭터 해석이 돋보인 작품이다. 특히 설현의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었다”고 짚었다.그러면서 “설현은 과거 연기력에 대한 지적을 받은 적도 있는데 이번 작품에선 목소리 톤부터 시작해서 일정한 자신의 존재감과, 특이한 분위기를 잘 만들어 냈다”고 평했다. 앞선 회차에서 설현의 이미지 변신이 그려졌다면 지영의 전사가 다뤄지는 5~6회에선 설현의 두터워진 표현력이 돋보인다. 알고 보니 지영과 현민은 현민 부모의 반대를 무릅쓰고 사랑을 키우던 연인 관계였지만 불의의 사고를 당해 지금에 이르게 된 것이다.회상 장면 속 밝고 청순한 모습보다도 가장 큰 반전은 지영이 농인이라는 점이다. 설현에게서 처음 듣는 냉랭한 목소리는 사실 극중에선 들릴 리 없는 것이었다. 현민이 탄 버스 사고를 목격하고 119에 다급하게 전화를 걸지만, 언어가 되지 못하는 애끓는 소리만을 내다 뛰쳐나가는 지영의 간절함을 설현은 실감 나게 표현했다. 또 웹툰의 메시지를 풍성히 만든 연출 속 지영은 호러와 휴먼 드라마를 절묘하게 결합한 이 작품의 코어로 기능했다. 현민을 위해서라면 망설임이 없는 지영을 바느질이라는 행위로 힘차게 표현하는 설현은 잔혹하면서 애틋하다.실제로 설현은 지영의 캐릭터에 매체적 특성을 고려해 접근했다. 공개 전 제작발표회에서 그는 “웹툰은 이미지라 목소리 톤은 나오지 않아서 저만의 해석으로 연기했다”면서 “목소리도 평소보다 낮추려고 했다. 감독님과 따로 만나 연습도 해보며 캐릭터의 톤을 잡아갔다”고 설명했다. 설현은 드라마 ‘내 딸 서영이’(2012)로 데뷔해 올해로 연기한 지 12년 차다. 최근에도 드라마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아’, ‘살인자의 쇼핑목록’에 출연했으며 영화 ‘살인자의 기억법’ 등을 통해 관객을 만났다.하지만 ‘뒤태 설현’으로 한 시대를 사로잡은 아이돌 시절 활약을 뛰어넘을 인상을 남기진 못했다. 엄태구와 첫 연인 호흡을 맞췄던 영화 ‘안시성’에선 화려한 액션까지 선보였으나 관객의 몰입을 끌어내기는 어렵다는 평이 많았다.그러나 이번 작품으로 설현은 ‘인생캐’를 하나 적립하며 글로벌 시청자의 눈도장을 찍는 데 성공했다. OTT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17일 기준 ‘조명가게’는 디즈니플러스 TV 시리즈 글로벌 3위를 기록, 공개 3주 차에도 꾸준한 관심을 받고 있다. 원작자이자 각본을 담당한 강풀 작가는 설현의 싱크로율에 대해 “현장에서 진짜 지영 같다는 생각이 들어 굉장히 인상 깊었다”고 만족을 표했다. 이 작품으로 감독 데뷔한 배우 김희원 또한 “첫인상은 시골 소녀 같았다. 그런 인상의 친구가 여러 모습을 보여주면 좋을 것 같아 캐스팅 했다”며 “이번에 보니 배우를 꼭 해야 하는 사람이었다”고 극찬했다.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4.12.19 05:46
영화

“반전 엔딩 선사”…‘조명가게’ 외신 호평 속 오늘(18일) 마지막회 공개

‘조명가게’가 해외 언론의 폭발적 호평 속 마지막회를 공개한다.디즈니플러스는 18일 오리지널 시리즈 ‘조명가게’의 마지막 에피소드 7, 8회를 공개한다. 강풀 작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조명가게’는 어두운 골목 끝을 밝히는 유일한 곳 조명가게에 수상한 비밀을 가진 손님들이 찾아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는다.앞선 4일 베일을 벗은 1~4회에선 미스터리한 공포 장르로 긴장감 넘치는 분위기 속 좌중을 압도했다. 이어 지난주 공개된 5~6회에서는 반전을 일으키는 서사로 극적 재미를 더해 높은 몰임감과 뭉클함을 선사했다. 이에 국내는 물론 해외 주요 외신들은 ‘조명가게’를 향한 극찬을 쏟아냈다. 미국 포브스지는 “집중해서 봐야 할 캐릭터들이 많다. 이는 시청자들이 작품을 끝까지 흥미진진하게 보게 만드는 요소”라고 전했고, 뉴욕포스트 리뷰 전문 매체 디사이더는 “강풀 작가의 독특한 스토리텔링 방식과 흥미를 자극하는 설정을 갖췄다”고 감탄했다.이외에도 “긴장감 넘치는 음악과 함께 정체불명의 사람들이 마주하는 장면들은 인상적. 삶과 죽음의 사이에 있는 자들의 묘사 방법이 굉장히 좋았다”(브라질 IGN Brasil), “미스터리 속 공포가 잘 숨겨져 있는 흥미로운 시리즈”(브라질 Omelete), “시청자들을 열광시키는 스토리. 반전 엔딩을 선사”(일본 Web The Television) 등 다수의 외신이 ‘조명가게’에 찬사를 보냈다. 한편 디즈니플러스 측은 이날 8회 예고 스틸도 함께 공개했다. 스틸 속 두 손을 마주 잡은 지영(김설현)과 현민(엄태구), 꼭 껴안은 채 서로를 달래는 유희(이정은)와 현주(신은수), 눈물을 쏟아내는 선해(김민하)와 혜원(김선화), 지웅(김기해)을 업고 길을 찾는 승원(박혁권) 등 삶과 죽음의 경계에 선 인물들의 모습은 ‘조명가게’가 선사할 뭉클한 결말에 대한 궁금증을 자극한다.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4.12.18 08:32
스타

‘음주운전 자숙’ 진예솔, 타악 연주가 권설후와 내년 1월 결혼

지난해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빚은 배우 진예솔의 결혼 소식이 전해졌다.10일 한 매체는 진예솔이 내년 1월 서울 모처에서 결혼식을 올린다고 보도했다. 상대는 타악연주가 권설후이다. 이는 진예솔이 지난 6월 음주운전으로 논란이 된 이후 약 1년 반의 첫 근황이다. 진예솔은 당시 오후 10시 30분쯤 술에 취한 채 서울시 송파구와 강동구 올림픽대로를 타고 하남 방향으로 달리며 가드레일을 두 차례 들이받은 혐의로 입건됐다. 고덕동의 한 삼거리에서 기어를 ‘주행’ 상태에 놓고 신호 대기를 하다 운전석에서 잠든 채로 경찰에 적발된 진 씨의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수준(0.08% 이상)이었다.이후 진예솔은 소속사와 SNS를 통해 재차 사과문을 게재한 후 자숙 기간을 가졌다.한편 진예솔은 지난 2009년 SBS 11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했다. 이후 드라마 ‘당신은 선물’, ‘비켜라 운명아’, ‘찬란한 내 인생’, ‘오늘의 웹툰’ 등에 출연했다. 권설후는 사물놀이팀 느닷 소속의 국악 연주가다.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4.12.11 08:07
드라마

“원작서 내가 보이더라”…김태리도 자신 ‘0순위 캐스팅’, ‘정년이’ 온다 [종합]

“정년이 그 자체다. 당연히 캐스팅 0순위였다.” 배우 김태리가 천재 소리꾼으로 변신하는 여성 국극 소재의 tvN 새 토일드라마 ‘정년이’가 닻을 올린다. 김태리는 숏컷을 한 목포 소녀가 소리꾼으로 거듭나는 역경과 환희의 여정을 자신만의 특유의 색깔로 그려나갈 예정이다. ‘정년이’의 정지인 감독은 “드라마로 만들기 전부터 원작 팬이었는데 그때 만들어진 가상 캐스팅에 김태리가 있었고, 정년이 역할을 하는 게 너무 당연할 정도였다. 이날 차려 입고 온 드레스가 너무 어색하다”고 웃었다. 김태리 또한 “처음에 드라마가 될지 모르고 원작을 접했을 때부터 내 얼굴과 말투로 읽히더라”고 자신했다. 10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에서 ‘정년이’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김태리, 신예은, 라미란, 정은채, 김윤혜, 정지인 감독이 참석했다. ‘정년이’는 동명의 웹툰이 원작으로 1950년대 한국전쟁 후 최고의 국극 배우에 도전하는 ‘타고난 소리 천재’ 정년이(김태리)를 둘러싼 경쟁과 연대, 그리고 찬란한 성장기를 그리는 드라마다. 지난 2021년 신드롬을 일으킨 드라마 ‘옷소매 붉은 끝동’의 연출자 정지인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높은 작품성을 기대케 한다.김태리는 국극 연기를 위해 3년간 소리를 배웠다고 밝히며 “국극이라는 소재가 처음에 접했을 때 왜 드라마가 안 됐을까 싶었지만 막상 준비하다 보니까 어려웠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 이 소재로 드라마를 만드는 것도 새로운 도전이고, 제게도 도전”이라며 “신선한 소재뿐 아니라 서사 안에 있는 깊이 있는 관계들, 복합적인 이야기 그런 것들에 마음이 많이 끌렸다”고 작품 선택 계기를 밝혔다. 실제 웹툰 ‘정년이’의 작화를 담당한 나몬 작가는 작업 초기에 정년이 모델로 ‘아가씨’의 김태리를 참고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김태리는 “이 사실을 나중에 알게 됐을 때 너무 감사했다”며 “저 또한 배우가 되고자 했던 점, 무작정 꿈을 향해 달려갔던 점에서 공감을 많이 했다. 그런 마음을 가지고 연기에 임했다. 모든 배우들이 정말 멋지게 연기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또 “우리 드라마는 다른 드라마들이 지니지 못한 색다른 점이 분명 있다. 자신할 수 있다”며 “별천지를 보는 경험일 것”이라고 강조했다.또 ‘정년이’는 여성 서사를 내세우고 있는데, 정지인 감독은 “원작이 지니고 있는 보편적 이야기를 TV 매체를 통해 어떻게 전할 수 있을지, 대중적으로 어떻게 접근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면서도 “1950년 여성들도 꿈을 향해 달려가고 있고, 이 지점은 지금의 우리와 다르지 않다는 생각을 한다. 그 점을 시청자들도 크게 공감하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정지인 감독은 MBC와 ‘정년이’ 제작사들 간 이슈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앞서 MBC는 업무상 성과물 도용으로 인한 부정경쟁 방지법 및 계약교섭의 부당 파기에 따른 손해배상청구를 근거로 ‘정년이’ 제작사 스튜디오N, 엔피오엔터테인먼트, 매니지먼트mmm 재산에 가압류를 신청했으며, 법원은 지난 9월 10일 해당 가압류 신청을 전액 인용했다. 이와 관련해 제작사들은 “‘정년이’는 제작사들의 주도하에 모든 비용을 부담하여(MBC로부터 단 1원도 받은 적이 없음) 기획개발한 작품”이라며 “'정년이'와 관련된 구두합의를 포함 어떠한 계약도 체결한 사실이 없고, 제작사는 명시적인 편성확정을 고지 받은 적도 없다”고 강하게 반박했다. 정지인 감독은 “지금 사실 정리가 안 된 문제가 있는데 구체적인 것에 대해선 인지를 하지 못하고 있다”며 “오로지 좋은 작품을 만들겠단 생각을 했고 무사히 방송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강조했다. ‘정년이’는 오는 12일 오후 9시 20분 첫 방송된다. 유지희 기자 yjhh@edaily.co.kr 2024.10.10 15:15
연예일반

[왓IS] ‘비질란테’ 제작사 “시즌2 제작, 정해진 바 없어”

‘비질란테’ 제작사가 시즌2 제작설을 부인했다. ‘비질란테’ 제작사 스튜디오N 관계자는 19일 일간스포츠에 “‘비질란테2’ 제작과 관련해서는 정해진 게 아무것도 없다”고 밝혔다.앞서 이날 한 매체는 ‘비질란테’ 시즌2가 제작된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시즌1에 출연했던 남주혁, 유지태, 김소진 등 주요 배우가 그대로 출연할 예정이며, 현재 추가 캐스팅 작업에 들어갔다.하지만 제작사 측은 구체적으로 계획하거나 진행 중인 단계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시즌2에 대한 언급은 있었지만, 이는 통상 시리즈물들이 그렇듯 시즌1에 대한 반응이 좋아 이야기가 나온 수준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비질란테’는 김규삼 작가의 동명 웹툰이 원작으로, 낮에는 법을 수호하는 모범 경찰대생이지만, 밤이면 법망을 피한 범죄자들을 직접 심판하는 비질란테로 살아가는 남주혁(김지용)과 그를 둘러싼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액션 스릴러다.지난해 11월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로 공개된 후 일본, 홍콩, 대만, 싱가포르, 호주, 뉴질랜드, 필리핀 등 아시아 태평양 지역 주요 8개국에서 시청 시간 1위 및 최다 시청 시리즈로 오르며 화제를 모았다. 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4.07.19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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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듀’ 제28회 BIFAN, AI로 소통의 시대 활짝 열었다

제28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이하 BIFAN, 집행위원장 신철)는 지난 14일 언론과 영화 관계자의 관심과 성원 가운데 대장정의 막을 내렸다. 지난 4일 개막한 BIFAN은 11일간 8개 극장 15개 관과 온라인 상영관(웨이브)에서 49개국 262편 상영, 상영관 좌석점유율 74.9%로 지난해 60.3% 대비 14.6%p 증가하며 영화제에 관한 관심이 여느 때보다 뜨거웠음을 입증했다. 262편 가운데 202편(77.1%)이 프리미어(월드 70편, 인터내셔널 9편, 아시아 57편, 한국 66편)이다. 올해 BIFAN은 AI 영상혁명에 적극적으로 상생하며 변화와 발전을 모색하기 위해 ‘BIFAN+ ’(비판 플러스)를 신설, 영화제 외연을 새롭게 확장하며 리브랜딩을 성공적으로 포지셔닝했다. 전 세계 영상산업 초미의 화두로 떠오른 AI를 비롯해 비욘드 리얼리티(XR), 산업프로그램 B.I.G(BIFAN Industry Gathering), 괴담 캠퍼스 등을 ‘BIFAN+’ 사업으로 통합하여 운용했다. 이런 가운데 대한민국 국제영화제 중 최초로 AI 영화 국제 경쟁부문을 신설하고, ‘BIFAN+ AI 필름 메이킹 워크숍’과 ‘BIFAN+ AI 국제 콘퍼런스’를 통해 영화산업의 새로운 미래 해법을 제시했다. 특히 ‘BIFAN+ AI’ 신사업의 성공적 론칭은 국내외 미디어와 영화계, AI 산업 관계자의 주목을 끌어냈다. 영화제 개막에 앞서 지난 2일부터 4일까지 개최된 ‘AI 필름 메이킹 워크숍’에는 다수의 언론관계자가 참여해 실제로 AI 영상 제작을 체험했으며, 생생한 제작 현장 스케치는 12여 개 방송매체의 보도국 뉴스 전파를 타고 이슈 메이킹에 성공했다. BIFAN이 새롭게 화두로 내세운 AI 영화 제작 시스템은 아시아 첨단 영상산업 허브로서 BIFAN의 입지 구축과 부천시의 AI 엔터테크 클러스터 조성이라는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하는데 기여했으며, 30주년 BIFAN의 기대치를 극대화했다. ◇‘제작비 제로’ AI 영화, 진입 장벽 허문 영상 콘텐츠 창작시대 가능성 제시올해 신설된 AI 영화 국제 경쟁부문 ‘부천 초이스: AI 영화’에서는 작품‧기술‧관객상 등 3개 부문을 시상했다. 심사위원 스텐 크리스티앙 살루비어는 “AI 영화가 이제 막 시작된 시점을 감안하더라도 높은 수준의 프로그래밍과 서사적 일관성, 감정적 효과와 기술적 품질을 보여주어 심사위원들을 놀라게 했다”고 평가했다.‘BIFAN+ AI 필름 메이킹 워크숍’은 30명 모집에 약 600여 명의 지원자가 몰리면서 정원을 60명으로 증원했다. 영화인뿐만 아니라 애니메이션·게임·미술·철학·공학 등 각계 분야 전문성을 지닌 참가자들이 모여 2박 3일간 팀별 프로젝트를 추진하며 창의적이고 기발한 작품을 완성했다. 취재를 위해 참석한 국내 언론 관계자들은 AI 영화 제작 현장의 매력에 빠져들며 영상 제작 패러다임의 변화를 실감했다는 후문이다. ◇명실상부 아시아 대표 비즈니스 네트워킹 핵심 플랫폼 입지 구축 ‘AI와 영상 콘텐츠 제작의 미래’라는 주제로 7월 5일부터 7일까지 3일간 개최된 ‘BIFAN+ AI 국제 콘퍼런스’는 24세션의 강연과 패널 토론으로 이루어졌다. 콘퍼런스에는 데이브 클락·권한슬·케일럽 워드·스텐 크리스티앙 살루비어·이진준·이승무·안나 블라흐·페르디 알리치·도준웅·민세희·브라이언 킴 등 30여 명의 국내외 전문가들이 연사와 패널로 참석해 화제를 모았다. 특히, 이틀간 좌석이 모두 매진(286석)되면서 부천시 최초 유료 콘퍼런스 매진이라는 진기록을 세워 BIFAN의 또 다른 가능성을 보여준 고무적인 결과였다.7일부터 9일까지 개최된 ‘BIFAN+’ 산업프로그램 B.I.G는 232개 기업이 총 780건의 비즈니스 미팅을 진행했다. 이는 전년 대비 175건(28.9%) 증가한 수치로 NAFF 프로젝트를 향한 국내외 산업 관계자의 높은 관심을 실감케 하며, BIFAN이 지닌 명실상부한 아시아 대표 비즈니스 네트워킹 핵심 플랫폼으로서 입지를 확고히 했다. 또한, 장르영화 교육 프로그램인 ‘환상영화학교’(7월 4일~10일)는 아시아필름어워즈아카데미 자문위원인 로저 가르시아가 학장을 맡아 30명의 참가자를 지도하며, 신진 영화인들을 위한 교육의 장을 마련했다. ◇부천시 문화자원 협력·BIFAN 융합이 빚어낸 문화예술 랜드마크 탄생 올해 BIFAN은 부천시 다양한 문화자원을 활용, 부천을 대표하는 문화 공간에서 주요 행사를 개최하며 특별한 의미를 더했다. 먼저, 지난해 5월 개관한 부천아트센터에서 올해 새롭게 열린 전야제는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영화음악 콘서트가 펼쳐지며 아름다운 선율로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또한, 부천아트센터에서 최초로 개최된 개막식에서는 4,576개의 파이프로 구성된 파이프 오르간 연주(‘자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로 서두를 장식, 많은 관객에게 전율을 안겨주며 잊지 못할 감동을 선사했다. 부천시가 국내 최초로 폐소각장을 업사이클링하여 조성한 복합문화시설 부천아트벙커B39에서는 전 세계 XR 콘텐츠의 최신 트렌드를 파악할 수 있는 XR 작품 30여 편이 전시됐다. 관객과의 상호작용을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올리는 체험형 작품을 선보여온 BIFAN만의 시그니처 프로젝트 비욘드 리얼리티는 연일 매진되며 뜨거운 호응을 이끌었다. ‘BIFAN+’ 행사가 진행되며 비즈니스 장이 마련된 웹툰융합센터는 지난해 10월 개관 이래 만화·웹툰 IP기반의 콘텐츠 기획과 제작, 네트워킹 등을 지원해 온 문화예술공간이다.이처럼 BIFAN은 부천시청, 부천아트센터, 웹툰융합센터, 한국만화박물관, 부천아트벙커B39 등 다양한 공간에서 부천문화재단과 한국만화영상진흥원 등 여러 문화기관의 협력을 통해 성황리에 마무리되었다. ◇손예진·박중훈·장미희 등, 시민과 관객 열광시킨 역대급 게스트 올해 BIFAN에는 국내외 유명 영화인들이 대거 참석했다. 개막작 ‘러브 라이즈 블리딩’ 안나 바리시니코프, 폐막작 ‘구룡성채: 무법지대’ 정 바오루이 감독, 배우 특별전 주인공 손예진을 비롯해 ‘서울의 봄’으로 각광받은 김성수 감독, 심사위원장 박중훈, J-호러의 거장 나카타 히데오 감독, 일본의 유명 배우 야기라 유야, 장미희 등이 관객들의 열띤 환호 속에 영화제를 빛냈다.권은비·김재중·김도연·김정난·김정화·곽시양·고민시·문정희·박주현·박지훈·손수현·안소희·예지원·오지호·재현·전소니·정하담·조성하·차태현·최다니엘·최명길·최재성·한상진 배우, 강제규·김수인·김태용·변영주·연상호·이경미·이상용·이준익·한준희·허명행 감독 등도 BIFAN 관객들과 함께하며 영화제의 열기를 드높였다. 두기봉 감독과 미타니 코키 감독의 마스터클래스는 영화사에 한 획을 그은 전설을 직접 만나는 자리로 영화 팬들에게 특별한 감동을 전해줬다. 개·폐막식 사회는 BIFAN과 인연이 깊은 장동윤·정수정과 장성범·정이서가 맡았다. ◇시민과 관객의 열정 에너지로 꽉 찬 관객 참여형 체험 이벤트BIFAN의 야외 행사 브랜드 ‘7월의 카니발’은 관객과 시민 누구나 참여하고 즐기는 이벤트로, 3일(7월 5일~7일)간 부천시청 소향로 일대를 축제의 장으로 꾸몄다. 댄스파티‧물총싸움‧체험 놀이터‧분장실‧보물찾기 등 흥미롭게 즐길 수 있는 다채로운 이벤트들이 시민 관객들의 주말을 풍성하게 만들었다. 부천시와 함께하는 ‘치맥데이’, ‘꼽사리영화제’ 등도 시민들의 발길을 붙들었다. 올해 새롭게 선보인 BIFAN 행사장 구석구석을 방문해 스탬프를 모으고 사진을 찍으며 스스로 셀럽이 되어보는 체험형 이벤트 ‘스팟투어: 셀럽 파파라치’는 주말 동안 많은 관람객이 몰리며 성황을 이뤘다.‘찾아가는 동네 영화관’과 ‘한여름 밤의 시네 페스타’는 부천 시민에게 다가가고자 각 지역에서 무료로 진행했다. ‘덕혜옹주’ 손예진,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김주호 감독과 차태현·오지호, ‘라디오 스타’ 이준익 감독과 박중훈도 관객들을 만났다. 야외무대에서 진행된 특별한 토크 이벤트 ‘BIFAN 스트리트: 팬터뷰’에서는 ‘태극기 휘날리며’ 강제규 감독과 ‘범죄도시’ 시리즈 이상용, 허명행 감독, ‘대치동 스캔들’ 김수인 감독과 배우 안소희 등이 관객과 더욱 가까이에서 소통하는 열린 무대를 제공했다. 다양한 시민 행사가 부천시청-시청 앞 잔디광장-부천아트센터-소향로 차 없는 거리-중앙공원 등으로 연결되는 이벤트 거점을 형성하며, 영화제 기간 내내 시청 앞 광장은 축제의 장이 됐다는 평가다. 유례없는 언론과 영화산업 관계자, 관객과 부천 시민의 특별한 관심과 열기 속에 개최된 제28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는 내년 여름 다시 찾아온다.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4.07.18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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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에이트 쇼’ 한재림 감독 “도파민을 경계했죠” [IS인터뷰]

“첫 경험이다 보니 아무래도 더 설레는 거 같아요.” 영화 ‘연애의 목적’, ‘우아한 세계’, ‘관상’, ‘더 킹’ 등 장르를 넘나들며 화제작을 만들어 온 한재림 감독이 OTT 시장으로 활동 반경을 넓혔다. 그의 첫 시리즈는 지난 17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더 에이트 쇼’. 한 감독은 시리즈 공개 후 진행된 일간스포츠와 인터뷰에서 “비슷한 듯 다른 매체라 그런지 만드는 재미도 확실히 달랐다”고 말했다.“OTT에서 중요한 건 템포, 리듬감이었죠. 영화는 관객을 두 시간 동안 한 공간에 가둬요. 반면 OTT는 시청자들의 집중력을 흩뜨리게 하는 많은 저항이 주위에 있죠. 그래서 음악, 편집점 등으로 그들을 붙잡을 방법을 고민했어요. 또 개인적으로 영화는 관객이 돈을 내고 봐준다는 기쁨이 있다면, OTT는 날 모르는 전 세계 사람들에게 내 작품을 보여준다는 설렘이 있는 듯해요.”한 감독을 설레게 한 ‘더 에이트 쇼’는 8층으로 나뉜 공간에 모인 8명이 ‘시간이 쌓이면 돈을 버는’ 쇼에 참가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는다. 뼈대는 배진수 작가의 웹툰 ‘머니게임’에서 가져왔고, 게임룰은 작가의 또 다른 웹툰 ‘파이게임’에서 차용했다. 한 감독은 “시청자들을 다양한 층에 이입되게 하는 게 중요했다. 그래서 화자(배진수)를 제외하고 캐릭터에 이름도 부여하지 않았고, 전사도 최대한 배제했다”며 “원작과 달리 배신, 음모 같은 것도 뺐다. 또 우리는 인물의 선과 악도 없다. 오직 순수하게 계급 간 이야기로 갔다”고 짚었다. 이를 효과적으로 그리고자 선정적이거나 자극적인 장면도 과감히 삭제했다. 일테면 8층(천우희)과 6층(박해준)의 베드신이나 4층(이열음) 이빨과 6층 발톱이 뽑히는 장면을 묘사 없이 대사로만 설명하는 식. 분뇨 배설 신 역시 CCTV 화면으로 간접 처리했다. “작품을 만들다 보면 극 중 7층(박정민) 대사처럼 점점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게 나올 수밖에 없어요. 그래서 도덕적, 윤리적 고민도 많이 했죠. 관객이 어떤 장면을 원하는지 알지만, 그게 작품이 말하고자 하는 바와 상충하는 거예요. 의도적으로 도파민을 자극하는 건 배제하면서 결과론적으로 보여주고자 했죠.” 한 감독의 이러한 생각은 작품 엔딩에도 영향을 끼쳤다. 원작과 달리 ‘더 에이트 쇼’의 주인공들은 방을 바꾸지 못하고, 1층(배성우)은 패배감에 짓눌려 삶의 의욕을 잃게 된다. 한 감독은 “층을 바꾸는 욕망이 줄타기처럼 올라가지만, 결국엔 다시 돌아와서 죽을 수밖에 없는 것, 그게 현실적이라고 봤다”고 설명했다. “제게 1층은 찰리 채플린 같은 광대예요. 찰리 채플린이 영사기를 붙잡고 있다가 영사기가 떨어져요. 전 거기서 영화를 만드는 진짜 같은 가짜를 표현했죠. 시네마가 사라지고 도파민에 중독돼 자극적인 재미만을 위한 시대. 여기에 대한 고민을 같이 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그 장면에 빗댄 거죠.”영사기 외에도 ‘더 에이트 쇼’에는 영화에 대한 메타포가 많이 등장한다. 무성영화 질감이 두드러지는 오프닝, 촬영장으로 도망치는 주인공, 고전 극장을 연상케 하는 쇼장 입구 등으로, 모두 한 감독이 의도적으로 심어 놓은 거다. 즉, ‘더 에이트 쇼’는 자본주의 이면을 그리는 동시에 시네마에 대한 화두를 던지는 작품인 셈이다. 한 감독은 “자본주의를 담으려고 시작했는데 쓰면서 제가 투영됐다”며 “계급과 함께 창작자의 ‘재미’에 대한 고민도 담고 싶었다”고 했다. “말했듯이 관객이 원하는 거, 좋아하는 걸 모르진 않아요. 다만 이런 것만 따라가다 보면 소비되는 작품만 남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거기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싶었던 거고요. 그런 면에서 ‘더 에이트 쇼’가 또 다른 생각을 해 볼 수 있는 작품이 됐으면 합니다.”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4.05.29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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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남결’·‘피라미드 게임’→‘선업튀’·‘멱살 한번’…K웹툰·웹소설 원작 드라마 성공 방정식은?

웹툰·웹소설 원작 드라마가 쏟아지고 있다. 원작이 있는 드라마들이 제작과 흥행에 이점이 있기 때문인데 모든 작품이 만족할 만한 성과를 내는 것은 아니다보니 성패 요인에 관심이 모아진다.지난 1월 1일 방영을 시작한 tvN 드라마 ‘내 남편과 결혼해줘’(이하 ‘내남결’)에 이어, 2월에는 넷플릭스 ‘살인자ㅇ난감’(이하 ‘살장감’)과 티빙 ‘피라미드 게임’이 공개됐다. 각각 동명의 웹소설과 웹툰을 영상화한 작품들이다. 지난 2일 종영한 tvN 드라마 ‘웨딩 임파서블’과 지난달 15일 공개된 넷플릭스 ‘닭강정’도 각각 동명의 웹소설과 웹툰이 원작이다.이들 중 대중의 눈도장을 확실하게 찍은 작품들이 있다. ‘내남결’은 전반적 시청률 부진을 겪고 있는 월화 편성에서 최고 시청률 12%(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원작 웹툰의 인기도 역주행시켰다. 네이버 웹툰은 ‘내남결’ 첫 방영 이후 10일간 원작 웹툰의 전체 거래액이 방영 전 10일에 비해 17.1배 증가했으며, 동 기간 조회수도 8.1배 증가했다고 밝혔다. ‘살장감’의 경우, 공개 3일 만에 넷플릭스 글로벌 톱10 비영어 TV 부문 2위에 등극했으며, 이후 3주 연속 1위를 차지했다.‘피라미드 게임’은 외신의 특별 주목을 받았다. 지난 2월 29일 BBC는 ‘피라미드 게임’의 세계적 인기를 에미상 수상작인 ‘오징어게임’과 비교하며 뉴스로 다뤘다. 이 작품은 올해 유럽 최대 시리즈물 행사인 프랑스 ‘시리즈 마니아’에 유일한 한국 작품으로 초청되기도 했다.과거에는 웹툰·웹소설 영상화가 인기작 IP의 사업 확장 일환이었다면 최근에는 국내 드라마 업계의 경쟁력이 된 분위기다. 원작을 통해 이미 인기가 검증된 작품이 화제성을 이어갈 수 있는 터라 성공 확률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웹툰, 웹소설 원작의 드라마들이 모두 높은 성적을 거둔 것은 아니다. ‘내남결’에 월화드라마 바통을 이어받은 tvN ‘웨딩 임파서블’은 3.7%(닐슨코리아 전국기준)로 종영했다. ‘살장감’과 바톤 터치한 넷플릭스 ‘닭강정’도 상대적으로 낮은 주목을 받아 이후 공개된 ‘삼체’, ‘기생수: 더 그레이’에 상위권을 내주었다.◇원작vs각색, 이종 매체 특성 고려해 ‘드라마적 재창조’ 필요공희정 드라마 평론가는 11일 “웹툰·웹소설 원작 소비층과 드라마 시청자의 차이를 고려해 드라마 작법으로 전환했어야 한다”고 분석했다. 소설과 만화 독자의 주된 감상 방식은 ‘상상’이다. 독자는 모든 장면을 매끄럽게 보는 게 아닌 표현되지 않은 부분을 상상하며 읽는다. 그러나 드라마는 그 상상을 구체적으로 시각화해 제시한다. 이와 같은 이유로 공 평론가는 “(매체 특성을 고려해) 상상과 시각화의 간극을 조절해 연출해야 한다. 어떤 장면은 원작으로 읽을 때 재밌지만 드라마로 보여줬을 때 별것 아니게 보이기도 한다”고 부연했다. 시나리오 각색 또한 원작 매체와는 다른, 드라마적 개연성으로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원작과의 유사성이 도마 위에 오른다. 공 평론가는 “항상 변수는 대중의 반응이다. 원작과 유사하면 ‘너무 똑같다’, 다르면 ‘너무 다르다’고 평가하기 때문에 제작자는 본인 작품만의 특징을 잘 잡는 것이 관건”이라며 “그걸 잘하면 원작의 도움 없이도 성공한다. 원작은 참고하되 어디까지나 드라마적 재창조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영상화 작품도 플랫폼별 차이 미미해져tvN은 지난 8일부터 새 월화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원작 ‘내일의 으뜸’, 이하 ‘선업튀’)로 시청률 경쟁에 나섰다. ‘내남결’, ‘웨딩 임파서블’에 이어 tvN은 월화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원작 ‘내일의 으뜸’, 이하 ‘선업튀’)로 시청률 사냥에 나섰다. KBS2는 한 달 앞서 같은 요일 오후 10시 10분 동명의 웹소설 원작 드라마 ‘멱살 한번 잡힙시다’(이하 ‘멱살 한번’)를 방영 중이다. 영상화 작품 간 대결 구도가 형성된 가운데 각각 비지상파와 지상파에서 편성된 만큼 플랫폼별 각색과 연출 차이가 주목된다. 이에 대해 공 평론가는 “과거에는 드라마 제작 전 편성을 받고 시작하는 경우가 많아 지상파와 비지상파 플랫폼별 색깔이 있었지만, OTT의 자체 제작이 활성화된 이후 그 경계가 희석됐다”며 “심의 규정에만 어긋나지 않는다면 지상파에서도 강렬한 소재가 충분히 시도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선업튀’는 각색 단계에서 원작에 없던 아이돌 자살 암시 설정, 여주인공의 하반신 마비 설정이 추가돼 주인공들의 만남을 극화했다. ‘멱살 한번’의 경우 살인사건에 연루되는 특종기자의 이야기를 박진감 넘치는 전개와 감각적인 연출로 담아내 몰입을 높이고 있다. 한편, 하반기에도 영상화 드라마 공개가 예정 되어있다. 하반기 공개를 목표로 tvN은 동명의 인기 웹툰 원작 ‘정년이’를 제작 중이며, 웨이브는 웹소설 원작 드라마 ‘조폭인 내가 고등학생이 되었습니다’의 1~2회를 지난 2월 극장 선공개했다. 원작과는 다른 어떤 매력이 기다릴지 기대를 높인다.이주인 인턴기자 juin27@edaily.co.kr 2024.04.1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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