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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축구

축구 팬들은 왜 영구 결번을 반대할까? [이정우의 스포츠 랩소디]

6번, 42번, 99번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영구 결번이다. 또한 이 번호들은 특정 팀의 영구 결번을 넘어 리그 전 구단의 영구 결번이라는 공통점도 갖고 있다. 6번은 미국프로농구(NBA)의 빌 러셀, 42번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의 재키 로빈슨, 99번은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의 웨인 그레츠키가 선수 시절 사용했던 등번호다.영어로 영구 결번은 ‘리타이어드 넘버(retired number)’다. 말 그대로 은퇴한 번호이기 때문에 다른 선수는 이 번호를 사용할 수 없다. 영구 결번은 보통 팀에 크게 기여해 상징적인 의미를 갖는 선수에게 경의를 표하기 위해 정해진다. 또한 뛰어난 경력을 갖은 선수가 사망하거나 심각한 부상으로 유망한 커리어를 마감한 경우에도 영구 결번이 주어질 수 있다.프로스포츠에서 최초의 영구결번은 1934년에 나왔다. 토론토 메이플 리프스와 보스턴 브루인스와의 NHL 경기에서 토론토의 에이스 베일리는 빙판에 머리를 부딪혀 두개골이 골절되었다. 의사들의 회의적인 전망에도 베일리는 가까스로 살아났지만, 다시는 프로아이스하키 선수로 뛰지 못했다. 이에 토론토는 베일리의 등번호 6번을 영구히 은퇴시켰다.이후 선수의 등번호를 은퇴시키는 관행은 미국과 캐나다의 프로스포츠에 빠르게 확산되었다. 북미스포츠를 대표하는 아이스하키, 농구, 야구, 미식축구 등에서 많은 영구 결번이 나왔다. 뛰어난 선수를 많이 보유했던 MLB의 뉴욕 양키스의 경우 1번부터 10번까지의 모든 번호가 영구 결번이다.북미 프로스포츠의 영구 결번 문화는 전 세계의 다른 스포츠로도 확산되었다. 축구계도 영향을 받게 되지만, 영구 결번의 역사는 축구에서 그리 길지 않다. 이유가 있다.1930년대부터 축구 선수들은 등번호를 달고 뛰었다. 그러나 선수들은 자신만의 고유한 번호가 없었다. 선발로 나가는 선수들은 1번부터 11번을 부여받았고, 교체 선수들은 12번 이후의 넘버를 달고 뛰었기 때문이다.포지션에 따라 1~11번이 정해졌다. 따라서 예를 들어 A란 선수가 왼쪽 윙어로 뛸 때는 11번을 달지만, 전술적인 이유로 다음 경기에서 포지션이 오른쪽 윙어로 바뀌면 7번을 달고 뛰어야 했다. 물론 A가 교체 선수로 그라운드에 들어올 때 그의 번호는 12번 이후가 된다. 이렇게 유럽의 축구 선수들은 한 클럽에 소속된 기간 동안, 심지어 같은 시즌 동안에도 다양한 등번호를 착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스타 축구 선수들은 (북미 스포츠 선수들처럼) 특정 등번호와 연관되었다. 조지 베스트가 대표적인 예다. 1993년 잉글랜드축구협회는 선발 라인업에 1~11번을 의무적으로 사용하는 것을 포기하고, 지정된 셔츠 넘버로 전환했다. 셔츠 번호는 포지션에 따라 부여될 수도 있고, 선수가 선호하는 번호 등으로 정해지게 된다. 이렇게 셔츠 번호가 보편화되면서 일부 클럽은 등번호를 은퇴시켰다.선수들의 번호만 영구 결번의 대상이 된 것은 아니다. 많은 축구 구단은 팬들이 팀의 '12번째 선수'라는 생각에 셔츠 번호 12번을 은퇴시켜 팬들을 기리기도 한다. 또한 본머스와 레스터 시티는 그들의 마스코트인 체리 베어와 필버트 폭스를 위해 각각 99번과 50번을 남겨뒀다.흥미로운 점은 이탈리아 축구는 다른 유럽 국가에 비해 월등히 많은 영구 결번을 배출해 냈다는 것이다. 그에 반해 잉글랜드는 웨스트 햄의 보비 무어(6번), 독일은 바이에른 뮌헨의 프란츠 베켄바워(5번), 네덜란드는 아약스의 요한 크루이프(14번) 정도가 세계 축구팬에게 널리 알려진 영구 결번이다. 영구 결번이 축구에 전파된 지 수십 년이 지났다. 하지만 잉글랜드 축구팬들은 이런 미국의 스포츠 문화가 축구에 스며드는 것에 아직도 예민하게 반응한다.팬들은 이렇게 주장한다. “전설적인 선수를 기리기 위해 이들의 셔츠 번호를 은퇴 시킬 필요는 없습니다. 우리는 전설의 동상을 만들어 줄 수도 있고, 스탠드와 경기장 일부에 이들의 이름을 붙이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경의를 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훌륭한 선수들의 번호를 계속 은퇴시키면 축구의 고유한 번호는 다 사라질 것입니다.” 따라서 팬들은 특히 1번에서 11번 사이의 숫자를 영구 결번하는 것에 강력히 반대한다.팬들은 또한 (예를 들어) 9번을 은퇴 시킨다는 것은 그 클럽에 다시는 그만한 스트라이커가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고 주장한다. 팬들은 20년 후에 또 다른 해리 케인이나 혹은 더 뛰어난 선수가 나오기를 원한다. 조지 베스트의 예를 드는 팬들도 있다. 맨유가 만약 베스트의 셔츠 번호를 은퇴시켰다면 베컴과 호날두는 7번을 달 수 없었을 것이다. 그 말은 즉 맨유의 전설적인 7번이 주는 많은 영감이나 동기를 후배 선수들이 받을 수 없다는 의미다.아약스는 요한 크루이프의 14번을 은퇴시켰다. 하지만 당사자인 크루이프의 생각은 좀 달랐다고 한다. 그는 “매 시즌 최고의 선수에게 셔츠 번호 14번을 주는 것이 더 적합하다”고 말했다. 축구의 재미 중 하나가 새로운 스타가 나타나 클럽의 상징적인 번호를 성공적으로 차지하는 것을 보는 것이기 때문이다. 축구에도 과연 영구 결번이 필요할까? 독자 여러분의 생각이 궁금하다.경희대 테크노경영대학원 객원교수 2025.02.22 11:00
경제

[신년사] 신동빈 "실패에서 교훈 찾아 계속 도전해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비즈니스 정상화를 넘어 더 큰 도약의 발판을 만들어야 할 때"라며 용기 있는 도전으로 미래를 준비하자는 메시지를 임직원에게 전했다. 신동빈 회장은 3일 신년사를 통해 “그동안 우리가 이뤄낸 성과들은 수많은 도전과 실패가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혁신을 위한 적극적인 도전을 강조했다. 신 회장은 이어 “혁신을 위한 시도는 미래 성장을 위해 필수적이지만, 과거의 성공 방식을 활용할 수 없기 때문에 실패할 확률이 높은 것이 당연하다”며 “실패에서 교훈을 찾아 계속 도전한다면 새로운 기회를 잡을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도전하는 문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조직의 개방성과 다양성, 강력한 실행력, 미래 관점의 투자'가 뒷받침되어야 할 것을 강조했다. 그는 "융합된 환경 속에서 연공서열, 성별, 지연 · 학연과 관계없이 최적의 인재가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철저한 성과주의 문화가 정착되어야 한다"며 "다양성은 우리의 경쟁력이며 도전하는 에너지의 원천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도전에는 빠르고 정확한 실행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며 "역할 중심의 수평적인 조직구조로 탈바꿈해야만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해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브랜드, 디자인, IT 등에 투자하지 않으면서 단기적인 성과만 내는 것은 무의미하다"며 미래에 더욱 중요해질 역량에 대한 투자도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임직원 한 명, 한 명이 ESG 활동을 스스로 내재화하고 각자의 자리에서 실천해 나갈 것을 당부했다. 신 회장은 아이스하키 역사상 최고의 선수로 꼽히는 웨인 그레츠키의 "시도조차 하지 않은 슛은 100% 빗나간 것과 마찬가지다"라는 말을 인용하며 신년사를 마무리했다. 신 회장은 "실패는 무엇인가 시도했던 흔적이며,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창조적인 도전 문화가 정착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안민구 기자 an.mingu@joongang.co.kr 2022.01.03 11:44
경제

[신년사] 정용진 "제2의 아마존 아닌 제1의 신세계가 되자"

"우리가 결국 도달해야 할 목표는 ‘제2의 월마트’도, ‘제2의 아마존’도 아닌 ‘제1의 신세계’입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3일 '신세계그룹 뉴스룸'을 통해 발표한 2022년 신년사에서 신세계그룹이 지향해야 할 새로운 목표를 이 같이 제시했다. 남들이 만들어 놓은 성공 공식을 답습하는 것이 아니라, '가보지 않은 길'에 도전하자는 의미다. 이를 위해 정 부회장은 임직원들에게 “머리가 아닌 심장으로 생각하라”고 주문했다. 그는 신세계그룹이 뜨거운 열정과 패기로 백화점, 이마트, 스타필드, 스타벅스 등을 대한민국 유통사의 성공 신화로 써내려 왔듯, ‘디지털 대전환 시대’에서도 승자가 되기 위해서는 올 한 해 임직원 모두가 뜨거운 심장으로 다시 뛰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고객을 머리로 이해하려 하지 말고, 과거의 성공 경험이 미래의 짐이 되지 않도록 열정으로 도전하자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정 부회장은 “2022년은 신세계그룹이 디지털로 피보팅 하는 원년”이라며, “디지털 원년을 위한 준비와 계획은 모두 마쳤고, 이제 ‘오프라인조차 잘 하는 온라인 회사’가 되기 위한 실천만 남았다”며 임직원들을 독려했다. 디지털 피보팅이란 오프라인 역량과 자산을 하나의 축으로 삼고, 또 다른 축인 디지털 기반의 미래사업을 준비하고 만들어가는 것을 뜻한다. 정 부회장은 “디지털로의 온전한 피보팅만이 ‘디지털 대전환 시대’에 승자가 되기 위한 유일한 해법”이라며 다음과 같은 세 가지 당부사항을 전했다. 우선 오프라인 경쟁력을 바탕으로 ‘고객의 시간과 공간’을 점유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부회장은 “온·오프 구분 없이 고객이 우리의 공간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게 하는 것이 신세계그룹의 유일한 명제이고, 디지털 피보팅의 진정한 목적”이라고 말했다. 또한 정 부회장은 고객의 시간과 공간을 점유하기 위해서 고객의 온·오프라인 모든 일상이 신세계에서 해결 가능한 ‘신세계 유니버스’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부회장은 “신세계그룹의 최대 강점인 오프라인 인프라가 디지털 역량과 하나 되어 시너지를 창출하면 경쟁사들은 꿈도 꿀 수 없는 유일무이의 온·오프 완성형 유니버스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신세계그룹의 콘텐트들과 자산을 모두 연결하여 고객에게 보다 더 큰 가치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그룹사 간의 시너지를 강조했다. 또한 정 부회장은 새로운 시대에 걸맞은 ‘데이터 기반의 의사 결정’ 역량을 갖춰 달라고 당부했다. 정 부회장은 “쌓아왔던 노하우, 역량에 대해 더욱 겸손해질 필요가 있다. 과거의 감과 느낌만으로 사업을 하던 시대는 지났다”며 고객 데이터와 경험을 모아 의사결정의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역량을 갖추기 위해서는 “내부의 훌륭한 인재들을 육성하고, 우리에게 없는 장점을 가진 외부 인재와 그들의 문화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다양성을 수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정 부회장은 “시도조차 하지 않은 샷은 100% 빗나간다”는 아이스하키 선수 웨인 그레츠키의 말을 인용해 실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아무리 좋은 계획도 한 번의 실천이 없다면 무용지물이라며 "실패해도 꾸준히 실천할 것"을 당부했다. 안민구 기자 an.mingu@joongang.co.kr 2022.01.03 11:41
스포츠일반

[이정우의 스포츠영어] 시도하지 않으면 성공도 없다

캐나다 출신의 웨인 그레츠키(Wayne Gretzky)는 아이스하키 역사상 최고의 선수다. 그의 등번호(jersey number) 99는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31개 전 구단의 영구 결번이다. 리그 전 구단 영구 결번의 영광을 누린 선수는 그레츠키와 메이저리그(MLB) 최초의 흑인 선수 재키 로빈슨 단 두 명에 불과하다. 유럽 축구를 제패했던 조제 모리뉴 감독의 별명은 ‘The Special One’이다. 그렇다면 NHL에서 8년 연속 정규시즌 MVP라는 대기록을 세운 그레츠키의 별명은 무엇일까? ‘The Great One’이다. 그레츠키는 아이스하키 선수로서 작은 체구를 가지고 있었다. 특히 NHL에 입단할 당시 그의 몸무게는 불과 73㎏으로, 당시 선수들의 평균 몸무게 86㎏에 크게 모자랐다. 따라서 아무리 좋은 기술을 가진 그레츠키라도 거친 몸싸움이 자주 벌어지는 격렬한 NHL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 의심하는 전문가들이 많았다. 하지만 그들의 예상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그레츠키는 NHL 데뷔 첫해에 정규시즌 MVP를 수상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You miss 100% of the shots you don’t take(시도조차 하지 않은 슛은 100% 놓칠 수밖에 없다).” “What does that mean(그게 무슨 말이죠)?” “In other words, you can't succeed unless you try(다시 말해서, 시도하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다).” 상대방이 내 말을 제대로 이해했는지 확신이 없을 때 “다시 말해서(in other words)”라고 말을 시작할 때가 있다. 원어민들은 흔히 “Let me put it this way(이런 식으로 설명해볼게요)”라는 표현을 즐겨 쓴다. 완벽주의 성향을 가진 사람들이 종종 있다. “They have a tendency to wait until everything is perfect before moving forward(그들은 앞으로 나아가기 전에 모든 것이 완벽해질 때까지 기다리는 경향이 있다)”. “have a tendency to”는 “~의 경향이 있다”라는 뜻이고, “move forward”는 “앞으로 나아가다”라는 의미다. Before moving forward는 접속사의 주어를 생략하고 동사를 ing로 바꾼 것이다. 하지만 실제 생활에서 ‘모든 것이 완벽해지는 상황’은 거의 생기지 않는다. 따라서 “Take a shot(시도해 보다)”이 중요하다. 그레츠키가 우리에게 전하는 메시지는 “If you don’t take action, nothing is going to happen(행동에 옮기지 않으면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이다. 만약 그가 자신의 신체적 열세에 지레 겁을 먹고 시도조차 안 했다면 아이스하키의 전설 그레츠키는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물론 “Starting is scary(시작은 무섭습니다).” 하지만 “To achieve a dream you need to take action(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행동에 옮겨야 합니다).” 이화여대 국제사무학과 초빙교수 2021.05.15 11:00
스포츠일반

선수 원정 숙소에 묵는 협회장 “함께해야 같은 꿈”

“아이스하키는 축구와 달리 득점당 어시스트 2개를 인정해줘요. 개인이 아니라 팀이 넣은 골이란 의미죠. 저도 많은 어시스트를 받았고, 그들을 대표해 수상만 하는 겁니다.” 8일 강릉하키센터에서 만난 정몽원(65) 한라 회장 겸 대한아이스하키협회장은 영광을 ‘팀’에 돌렸다. 그는 5일 한국인으로는 처음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명예의 전당 헌액이 확정됐다. 그가 말한 ‘팀’은 모든 하키인이다. 명예의 전당에는 웨인 그레츠키(59), 마리오 르뮤(55·이상 캐나다) 등 전설들이 이름을 올린다. 정 회장은 하키 발전에 공로가 큰 행정가나 지도자가 대상인 ‘빌더’ 자격으로 헌액된다. 헌액식은 5월 25일 스위스 취리히에서 열린다. 정 회장은 1994년 실업팀 만도 위니아(현 안양 한라)를 창단하고 운영해왔다. ‘하키 불모지’ 한국에서 25년간 고생했다. 백지선 한국 남자대표팀 감독은 “정 회장이 없었다면 한국 아이스하키는 없었다”고 공개적으로 말한다. 정 회장은 1997년 외환위기 때도 팀을 지켰다. 정 회장은 “우리 친구들(선수)이 극한 상황에서도 정신 차리고 한다. ‘이 친구들도 해내는데, 나라고 못할까’라는 생각에 재기할 힘을 얻었다”고 말했다. 한국 아이스하키는 25년 전 어디에 명함 내밀기도 부끄러운 수준이었다. 한라는 1990년대 중반 캐나다 전지훈련 중 낯선 현지 팀과 붙어 1-8로 졌다. 알고 보니 상대는 동네 피자 배달원·집배원·소방관 등이 만든 동호회 팀이었다. 앞서 1982년에는 대표팀 경기에서 한국은 일본에 0-25로 졌다. 정 회장은 “2008년에 세계선수권에 나갔는데, 상대가 ‘(한국은) 실력이 떨어진다’며 우리 선수와 악수도 안 했다. 얼마나 서럽던지. 스포츠는 외교랑 똑같다. 힘과 실력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2013년 대한아이스하키협회장에 취임한 정 회장은 대표팀 육성에 힘을 쏟았다. 2014년 북미 아이스하키리그(NHL) 출신 백지선(영어명 짐 팩)을 감독으로 영입했다. 또 실업팀에서 뛰던 캐나다·미국 선수 7명을 귀화시켰다. 한국 남녀 아이스하키는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 본선에 진출했다. 개최국 자동출전권이 없는 아이스하키에서 스포츠 외교력의 승리였다. 정 회장은 네트워크를 총동원했다. 여자는 남북 단일팀까지 꾸렸다. 남자는 세계 6위 체코(1-2 패), 4위 핀란드(2-5 패)를 상대로 선전했다. 정 회장은 2008년부터 대표팀 원정경기마다 동행해 선수단이 숙소인 3성급 호텔에서 함께 머문다. “같은 공간에서 함께해야, 같은 꿈을 꿀 수 있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가끔은 팀 주무처럼 선수 물통에 물을 손수 채워 넣는다. 또 경기를 ‘말아먹지 않을까’ 해서 면(麵)류는 입에도 안 댄다. 아이스하키협회는 대한양궁협회와 함께 대표적인 모범 경기단체다. 양궁협회장은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다. 정몽원 회장은 “양궁협회는 금메달 제조기다. 우리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전폭적으로 지원한다. 친척인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까지, 집안(범현대가)이 다들 운동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아이스하키에서 기업 경영의 팁을 배운다고 했다. 그는 “엔트리 22명 전원 다 뛰는 유일한 종목이다. 기업도 누구 한 명 잘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 과거 한국 아이스하키는 피지컬, 시설, 프로그램 탓을 했다. 남 탓 아닌 우리 탓을 하면서 간절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한라그룹 창업자인 고(故) 정인영 회장님도 가지 않은 길을 가셨다. 진짜 리스크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미루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계적으로 자동차산업이 위기인 요즘 한라는 자율주행차의 첨단 운전자 보조시스템에 공을 들이고 있다. 평창올림픽 뒤 몇몇 귀화 선수가 한국을 떠나면서 우려가 쏟아졌다. 지난해 5월 세계선수권 2부리그에서 3위에 그쳐 승격에 실패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유로 챌린지에서 귀화 선수 없이 2승1연장패로 선전했다. 정 회장은 “(1998년 나가노) 올림픽 이후 내려간 일본처럼 되면 안 된다. 올해 협회장 임기가 끝난다. 초등클럽이 100개 정도로 많아졌다. 앞으로는 서스테이너빌리티(sustainability, 지속)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올림픽 유산인 강릉하키센터를 존속시키기 위해 최근 국제대회(레거시컵)도 개최했다. 한국은 8월 열리는 2022년 베이징올림픽 남자 최종예선에서 노르웨이·덴마크·슬로베니아와 같은 조에 속했다. 조 1위는 자력으로 올림픽에 진출한다. 정 회장은 “백 감독이 해볼 만하다고 하더라. 쉽지 않은 도전이겠지만, 우리 친구들은 지난해 슬로베니아를 꺾은 적도 있다”고 말했다. 인터뷰 당일 정 회장은 강릉하키센터 관중석에서 레거시컵 한국 대표팀 대 쿤룬 레드스타 경기를 관전했다. 대표팀 골리 맷 달튼이 관중석의 정 회장을 향해 반갑게 손을 흔들었다. 정 회장은 경기 내내 “가! 가! 가! 가!”, “좋았어”, “그렇지”라고 열성적으로 소리쳤다. 정 회장은 “주말에 산이나 야구장에 가잖아요. 저는 하키장에서 기운을 얻습니다”라고 소개했다. 이어 귓속말로 “가끔 욕도 하면서 스트레스를 푼다. 아내(홍인화 여사)가 아나운서 출신이라 평소 교양있는 모습인데, 하키장만 오면 나보다 더 열정적”이라며 웃었다. 강릉=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2020.02.11 08:50
야구

RYU 영입한 토론토, 양키스와 시작되는 '99번' 전쟁

류현진(32)을 영입한 토론토가 뉴욕 양키스와 사상 첫 '99번' 맞대결을 앞두게 됐다. 토론토는 최근 양키스만 만나면 고전했다. 2018년 상대 전적이 6승 13패, 올 시즌에도 8승 11패로 밀렸다. 포스트시즌 경쟁에서 멀어지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지구 라이벌 양키스전 결과였다. 두 시즌 연속 양키스전 실점만 총 100점을 넘었다. 경기당 평균 실점이 5.2점 이상. 마운드가 버텨내질 못했다. 우위를 점했던 시절도 있었다. 2016년 12승 7패로 압도했다. 그러나 이듬해 10승 9패로 간신히 5할 승률을 넘겼고 2018년부터 전세가 역전됐다. 그 중심에는 양키스 외야수 애런 저지(27)가 있다. 2016년 빅리그에 데뷔한 저지는 그해 27경기에 출전해 예열을 마쳤고 이듬해 간판타자로 올라섰다. 이후 토론토만 만나면 무시무시한 괴력을 선보였다. 기록이 말해준다. 저지의 2017년 토론토전 타율은 0.359(64타수 23안타)이다. 시즌 전체 홈런(52개)의 약 19%인 10개를 토론토전에서 때려냈다. 상대 장타율이 무려 0.891. 2018년에는 부침을 보였다. 개인 성적이 떨어지면서 토론토전 위력도 반감됐다. 그러나 맞대결에서 홈런 4개를 기록했다. 올 시즌에는 상대 타율 0.404(52타수 21안타)로 정점을 찍었다. 출루율(0.492)과 장타율(0.673)을 합한 OPS가 무려 1.165였다. 통산 토론토전 홈런이 18개로 메이저리그 30개 구단(2위 볼티모어 15개) 중 가장 많다. 저지의 등번호는 99번이다. 양키스 구단 역사상 등번호 99번 유니폼은 희귀 아이템에 가깝다. 착용한 선수가 1952년 찰리 켈러와 2009년 브라이언 브루니 그리고 저지밖에 없다. 데뷔 당시 원했던 번호는 44번과 35번. 개인 SNS 주소에 44가 들어갈 정도로 애착이 있지만, 양키스는 44번(레지 잭슨)이 영구결번이다. 35번은 빅리그 데뷔 당시 투수 마이클 피네다(현 미네소타)가 사용 중이었다. 결국 99번을 처음 달았고 줄곧 유지하고 있다. 그리고 99번은 토론토가 가장 두려워하는 번호로 자리 잡았다. 공교롭게도 이번 겨울 토론토는 사상 첫 '99번' 선수를 영입했다. 바로 류현진이다. 베이스볼 레퍼런스에 따르면 2019시즌 메이저리그에서 등번호 99번을 단 선수는 저지와 류현진, 타이후안 워커(애리조나) 키넌 미들턴(LA 에인절스) 네 명. 류현진은 LA 다저스에서 착용한 99번 유니폼을 토론토에서도 입는다. 캐나다를 연고로 한 토론토에서 99번은 상징성이 크다. 아이스하키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로 평가받는 웨인 그레츠키의 등번호. 1977년부터 메이저리그에 뛰어든 토론토 구단에서 단 한 명도 달지 못한 번호이기도 하다. 토론토는 류현진에게 4년, 총액 8000만 달러(928억원)라는 거액을 투자했다. 8000만 달러는 토론토 구단 역사상 세 번째로 큰 계약 규모다. 2006년 12월 7년, 총액 1억2600만 달러(1464억원)에 사인한 외야수 버논 웰스, 2014년 11월 5년, 총액 8200만 달러(953억원)에 영입한 포수 러셀 마틴 다음이다. 공교롭게도 두 선수 모두 야수. 투수 중에서는 류현진의 이번 계약이 단연 최고액이다. 휘청거린 선발 로테이션의 중심을 잡아줄 선수로 '99번' 류현진을 선택했다. 2020시즌 토론토는 지구라이벌 양키스 벽을 넘어야 한다. 그 중심에는 여전히 저지가 있다. 에이스로 선봉 역할을 맡을 류현진에게도 쉽지 않은 벽이다. 통산 성적이 3타수 2피안타(1피홈런) 1타점. 저지와 벌일 '99번' 맞대결은 토론토의 한해 농사를 좌우할 포인트 중 하나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19.12.31 06:00
야구

[IS 포커스] 2019년 12월, 류현진은 그렇게 '국민 투수'가 됐다

류현진(32·토론토)에게도, 한국 야구에도, 토론토 블루제이스 구단에도 모두 역사적인 2019년 12월이었다. 류현진은 지난 28일(한국시간) 토론토와 4년 총액 8000만달러(약 929억원)에 사인해 새 팀 입성을 공식적으로 알렸다.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은지 8번째 시즌만에 연 평균 2000달러를 받는 선수로 등극한 것이다. 토론토 구단은 류현진이 프로 생활 14년(한화 7년+LA 다저스 7년) 동안 줄곧 달았던 등 번호 '99'를 유니폼에 새겨 선사하면서 환영 의사를 아낌 없이 표현했다. 이날 토론토 공식 홈페이지와 공식 SNS는 모두 류현진의 사진과 동영상으로 도배됐을 정도다. 몸값부터 등 번호까지, 모든 게 역사다. 류현진은 토론토 구단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FA 계약을 한 투수로 남게 됐다. 토론토는 이전까지 2006년 A.J. 버넷을 영입하면서 5년 5500만달러를 쓴 게 최고 지출이었다. 류현진이 총액(8000만달러)과 평균 연봉(2000만달러) 모두 버넷을 넘어섰다. 토론토 유니폼을 입었던 선수 전체로 범위를 넓혀도 러셀 마틴(5년 8200만달러)과 버논 웰스(7년 1억2600만달러)에 이은 역대 세 번째 규모에 해당한다. 한국인 메이저리거의 역사도 물론 다시 썼다. 이미 올해 평균자책점 타이틀을 손에 넣고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투표에서 최초로 1위표를 받아 2위를 올랐던 류현진이다. 이번엔 '코리안 특급' 박찬호가 지난 2001년 12월 텍사스와 계약하면서 받은 5년 6500만달러를 넘어 역대 한국인 투수 프리에이전트(FA) 최대 규모 계약 기록도 새로 썼다. 또 연 평균 금액만으로는 역대 한국인 FA를 통틀어 최고액이다. 2013년 12월 외야수 추신수가 텍사스와 7년 1억3000만달러에 사인했지만, 연 평균 금액은 1857만달러였다. 류현진이 다시 쓰게 된 등 번호 99번도 또 다른 발자취로 남는다. 1977년 창단한 토론토에서 등 번호 99번을 달게 된 선수는 류현진이 처음이다. 이전까지 토론토 소속 빅리그 선수가 쓴 등 번호 가운데 가장 큰 숫자는 1991년 르네 곤살레스가 달았던 88번이었다. 류현진이 구단 사상 첫 '99번 선수'로 기록되는 셈이다. 캐나다 스포츠 역사에서 99번은 아주 특별한 숫자이기도 하다. 아이스하키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로 꼽히는 웨인 그레츠키의 등 번호라서다.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는 2000년 그레츠키의 99번을 현재까지 유일한 전 구단 영구 결번으로 지정했다. 메이저리그에서 최초의 흑인 선수 재키 로빈슨의 42번을 전 구단 영구 결번한 것과 비슷한 의미로 볼 수 있다. 이제 류현진이 캐나다에서 야구로 99번의 새 역사를 써 내려갈 차례가 온 것이다. 류현진의 계약을 성사시킨 슈퍼 에이전트 스콧 보라스는 입단 기자회견에서 "아마 류현진은 캐나다에서 뛴 최고의 야구 선수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할 것"이라며 "캐나다가 99번을 LA에 빌려줬다가 류현진이 캐나다로 오면서 다시 99번을 가지고 왔다"고 재치 있는 농담을 했다. 캐나다 에드먼턴 오일러스에서 뛰던 그레츠키가 1988년 LA 킹스로 트레이드됐던 상황까지 비유한 유머다. 무엇보다 류현진은 이적과 동시에 팀의 '기둥'이 됐다. 토론토는 올해 67승 95패(승률 0.414)를 기록해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4위에 머물렀다. 취약한 선발진이 부진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혔다. 찰리 몬토요 감독이 올 시즌 선발 투수로 기용한 선수 수만 21명에 달할 정도다. 여기에 불펜도 다른 구단에 비해 강하지 않고, 수비도 탄탄하지 않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팀의 중심을 잡아 줄 베테랑 선수가 많지 않다. 따라서 메이저리그 평균자책점 1위 투수 류현진이 토론토 유니폼을 입게 됐다는 소식은 다른 선수들에게도 큰 기쁨을 안겼다. 특히 토론토는 이제 막 빅리그에서 꽃을 피우기 시작한 젊은 선수들이 많은 구단이라 류현진이 선수단 전체에 좋은 롤 모델이 돼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전력이 약한 팀의 절대 에이스'는 류현진이 KBO 리그에서 이미 익숙했던 역할이다. 로스 앳킨스 토론토 단장은 "토론토 선수들과 직원 모두 류현진 영입 소식을 반겼다"며 "연말에 문자 메시지 등으로 크리스마스 인사를 나눴는데 류현진 계약 덕에 정말 연휴 같은 (즐거운) 분위기로 넘쳤다"고 했다. 또 "시즌이 끝나고 선발진을 강화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뒤부터 계속 지켜봤던 선수"라며 "류현진은 보면 볼수록 뛰어난 투수다. 4개의 구종(직구, 체인지업, 컷패스트볼·슬라이더, 커브)을 자유자재로 원하는 곳에 던진다"고 설명했다. 몬토요 감독 역시 그 누구보다 격한 환영 인사를 전했다. "현재 메이저리그 최고 투수 가운데 한 명을 데리고 온다는 것은 무척 흥분되는 팀이다. 류현진이 우리 팀에 와서 정말 행복하다"며 "류현진 같은 선수와 계약했다는 것은 우리 팀원 모두가 원하는 목표에 조금씩 가까워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했다. 또 "류현진이 오면서 이제 젊은 선수들에게 몰렸던 부담이 조금 줄었다"며 "류현진이 우리 에이스가 되면서 그게 가장 좋은 점이다. 그가 좋은 피칭을 한다면, 모두 그 뒤를 따라가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동시에 토론토는 오랜 기간 쌓였던 '선수에게 투자하지 않는 구단'이라는 이미지도 벗게 됐다. 토론토 팬들이 류현진 영입 소식이 전해진 직후 "기대도 하지 않았던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았다"며 기뻐한 이유다. 1년 전 토론토를 향해 원색적인 비난을 퍼부었던 보라스도 류현진을 향한 구단의 열정을 보고 태세를 전환했다. 보라스는 "윈터미팅부터 토론토가 류현진 영입에 무척 적극적이었다"며 "류현진이 어떤 투수인지 잘 이해하고 있었고, 류현진 역시 자신이 토론토를 위해 어떤 역할을 할지 이해하고 있다. 기존 젊은 선수들과 류현진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14년 전 전설적인 선배 투수들과 함께 호흡하면서 좋은 영향을 많이 받았던 한 신인 투수는 지금 이렇게 구단 수뇌부부터 감독 그리고 후배 선수들까지 모두 '류현진 효과'를 기대하게 하는 거물 투수로 자리 잡았다. 그것도 세계 최고의 무대인 메이저리그에서 놀라운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다. 어느덧 대한민국 전체가 응원하고 사랑하는 '국민 투수'로 자리매김하는 모양새다. 30일 귀국한 류현진은 31일 자정 보신각에서 열리는 '제야의 종' 행사에 참여해 새해 시작을 알리는 종을 울린다. 지난 한 시즌의 눈부신 성과를 대형 계약으로 확실하게 보상 받았고, 결국 2019년 12월의 마지막 날을 성대하게 장식하는 데 성공했다. 토론토 전체의 열광적인 환영 속에 새 팀에 안착한 류현진은 "팀이 자랑스러워할 수 있는 선수가 되겠다. 이제는 토론토가 내 홈이고, 토론토가 내 팀"이라며 "앞으로는 토론토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젊은 선수들과 함께 뛰는 게 행복할 것 같다"고 다짐했다. 배영은 기자 2019.12.3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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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류현진, "아끼는 99번 쓰게 해준 토론토 배려에 감사"

"메이저리그 첫 시즌 성적(14승 8패, 평균자책점 3.00) 정도는 올려야 할 것 같다." 금의환향. 새 소속팀 토론토와 4년 8000만달러에 계약을 마친 류현진(32)이 30일 오후 아내 배지현 전 MBC 스포츠+ 아나운서와 함께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밝은 표정으로 귀국했다. 류현진은 귀국 인터뷰에서 "만족스러운 계약이었다. 새 팀의 첫 인상이 정말 좋았고, 모두가 나를 엄청나게 반겨줘서 관계자분들께 감사했다"며 "어느 위치에 있더라도 항상 최선을 다해야 한다. 매 경기 이길 수 있는 경기를 만들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토론토에 입단한 소감은?"정말 좋다. 새로운 팀에 빨리 적응을 해야 할 것 같고, 선수들과 힘을 합쳐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 -지명타자 제도가 있고 타격 강한 팀이 많은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에서 뛰게 됐는데."특별히 내가 달라지는 부분은 없다. 항상 말했듯 제구가 첫 번째다. 내가 가진 구종을 조금 더 정교하게 던져야 할 것 같다. 제구만 되면 장타는 억제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지명타자가 있으면 아무래도 조금 차이는 있겠지만, 지명타자가 있던 한국에서도 많이 던졌기 때문에 크게는 다르지 않을 것 같다." -이제 타석에 서지 않아 홀가분한가."어떻게 보면 아쉬울 것 같기도 하다. 앞으로 내셔널리그와 경기할 때도 있으니까 그때 타석에 설 수 있다면 열심히 하겠다." -캐나다에서 굉장히 상징적인 번호(아이스하키 레전드 웨인 그레츠키의 99번)를 달았는데."99번을 쓰게 해준 구단의 배려에 감사드린다. 나도 그 번호를 가장 아끼기 때문에 무척 감사하다." -31일 자정에 '제야의 종'을 울리게 됐다."귀국 날짜 때문에 고민했을 뿐, 이미 얘기가 됐던 사항이다. 아무나 얻을 수 있는 기회가 아니기 때문에 정말 특별한 경험이 될 것 같다." -김광현(세인트루이스) 최지만(탬파베이)과 맞대결 기회가 있다."광현이 팀과는 (리그가 달라) 경기 수가 적다. 그래도 만나게 된다면 서로 지지 않으려고 열심히 할 거라고 생각한다. 한국 선수들끼리 선발 맞대결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굉장히 뜻깊을 것 같다. 최지만은 올해 자리를 잘 잡아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 것 같다. 내년부터 많은 경기를 하게 될 텐데, 그래도 후배라고 봐주면 오히려 타자 입장에서 기분이 안 좋을 수도 있다. 대결은 정정당당하게 할 것이다." -향후 일정은?"운동과 휴식을 겸하면서 몸을 만들 생각이다. 1월 초쯤 일본으로 갔다가 2주 정도 운동을 하고 다시 돌아온 뒤 미국으로 건너가는 일정을 생각하고 있다." -2020시즌을 맞이하는 각오가 있다면?"올해처럼 아프지 않고 풀시즌을 뛰면서 좋은 경기 보여드릴 수 있도록 열심히 준비하겠다. (시차 때문에) 한국시간으로는 지난 7년보다 조금 이른 시간에 나오게 되겠지만, 그래도 많은 응원 부탁드리겠다." 인천국제공항=배영은 기자 사진=김민규 기자 2019.12.30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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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스의 재치 "LA에 빌려줬던 99번, 류현진이 달고 캐나다 복귀"

"토론토 구단이 가장 적극적으로 달려들었다." 류현진(32)과 토론토의 4년 8000만달러(약 929억원) 계약을 성사시킨 '슈퍼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67)가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개했다. 류현진은 28일(한국시간) 로저스센터에서 입단 기자회견을 열고 토론토 새 에이스의 새출발을 공식적으로 알렸다. 2013년 LA 다저스 입단부터 류현진을 대리했던 보라스는 마크 샤피로 토론토 사장, 로스 앳킨스 토론토 단장과 함께 이 자리에 참석해 취재진을 만났다. 그는 올 겨울 이미 게릿 콜(뉴욕 양키스)과 스티븐 스트라스버그(워싱턴)를 비롯한 대형 FA들을 '역대급' 초대형 계약으로 이끄는 수완을 발휘했다. 보라스는 류현진이 새 팀으로 토론토를 선택한 배경에 대해 "윈터미팅부터 토론토가 류현진 영입에 무척 적극적이었다. 마크(사장)와 로스(단장)를 만나 대화를 많이 했다"며 "류현진도 '토론토가 자신을 잘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했고, 자신이 토론토를 위해 어떤 역할을 할지도 이해하는 것 같았다. 기존 젊은 선수들과 류현진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새 에이스를 영입한 토론토는 류현진과 팀 내 젊은 선수들의 동반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류현진이 팀에 몸 담고 있는 동안 포스트시즌 무대에 복귀하겠다는 목표를 분명히 하고 있다. 보라스는 "토론토에는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나 보 비셋처럼) 빅리그 출신 아버지를 두고, 메이저리그 클럽하우스에서 자란 젊은 선수가 많다. 류현진의 다저스 시절을 보면 코리 시거, 코디 벨린저 같은 선수들이 초반부터 플레이오프를 비롯한 큰 경기에 나가며 급속도로 성장했다"며 "토론토에서도 어린 선수들이 중요한 경기에 많이 나가며 빨리 성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재치 있는 농담으로 기자회견 분위기를 유쾌하게 만들기도 했다. 류현진은 토론토에서도 자신의 상징과 같은 등 번호 99번을 그대로 받았다. 토론토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99번을 쓰는 선수가 됐다. 캐나다에서 99번은 아이스하키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로 꼽히는 웨인 그레츠키의 등 번호로 유명하다.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는 2000년 그레츠키의 99번을 현재까지 유일한 전 구단 영구 결번으로 지정했다. 보라스는 이와 관련해 "류현진은 캐나다에서 뛴 최고의 야구 선수가 되고 싶은 생각이 있을 것"이라며 "캐나다가 99번을 LA에 빌려줬다가 류현진이 캐나다로 오면서 다시 99번을 가지고 왔다"고 말해 장내에 웃음을 안겼다. 캐나다 에드먼턴 오일러스에서 뛰던 그레츠키가 1988년 LA 킹스로 트레이드됐던 상황까지 비유한 유머다. 보라스는 또 "류현진이 토론토로 왔으니 (세계적인 인기그룹인) 방탄소년단이 로저스센터에서 공연할 수도 있다. 그때 류현진이 함께 노래하는 모습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여 바로 옆에 앉은 류현진마저 웃게 했다. 배영은 기자 사진=토론토 구단 홈페이지 캡처 2019.12.28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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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토 입단' 류현진, 캐나다 야구 첫 99번으로 의미 있는 출발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2)이 공식적으로 토론토 유니폼을 입었다. 등 번호는 여전히 '99'. 구단 사상 최초의 99번 선수다. 토론토 구단은 28일(한국시간) 구단 공식 트위터를 통해 "왼손 투수 류현진과 4년 계약을 했다. 류현진은 2019년 평균자책점 2.32로 1위에 오른 선수"라며 "우리의 새로운 가족, 류현진을 환영한다"고 발표했다. 류현진이 구단 유니폼을 입고 공을 던지는 사진을 함께 올렸고, '류현진'이라는 한글 이름도 영문 이름 바로 아래 표기했다. 이어 류현진의 영문 성인 'RYU'와 등 번호 '99'가 선명하게 새겨진 새 유니폼이 토론토 선수단 라커룸에 걸려 있는 사진도 공개했다. 1977년 창단한 토론토에서 등 번호 99번을 달게 된 선수는 류현진이 처음이다. 류현진이 토론토와 4년 총액 8000만달러(약 929억원) 계약에 합의했다는 소식은 지난 23일 MLB닷컴을 비롯한 현지 언론을 통해 일제히 전해졌다. 류현진은 성탄절인 25일 오전 아내인 배지현 전 MBC 스포츠+ 아나운서와 함께 출국해 메디컬 테스트를 받았고, 일사천리로 계약서에 사인한 뒤 입단 기자회견까지 마쳤다. 이로써 류현진은 토론토 구단 사상 가장 큰 규모의 FA 계약을 한 투수로 남게 됐다. 이전까지 토론토는 2006년 A.J. 버넷을 영입하면서 5년 5500만달러를 쓴 게 최고 지출이었다. 류현진의 계약은 총액(8000만달러)과 평균 연봉(2000만달러) 모두 버넷의 계약을 넘어선다. 토론토를 거쳐간 선수 전체로 범위를 넓혀도 러셀 마틴(5년 8200만달러)과 버논 웰스(7년 1억2600만달러)에 이은 역대 세 번째 규모에 해당한다.류현진은 또 역대 한국인 투수 프리에이전트(FA) 최대 규모 계약 기록도 새로 썼다. 종전 최고 금액은 한국인 최초 메이저리거였던 '코리안 특급' 박찬호가 지난 2001년 12월 텍사스와 계약하면서 받은 5년 6500만달러다. 역대 한국인 FA 가운데 연 평균 금액으로는 최고액이기도 하다. 종전까지 FA 최대 규모 계약은 외야수 추신수가 2013년 12월 텍사스와 계약하면서 받은 7년 1억3000만달러(1년 평균 1857만달러)였다. 올해 메이저리그 평균자책점 타이틀을 차지하고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투표 2위에 오른 류현진은 한국 야구선수의 역사를 다시 쓰는 대박 계약으로 최고의 시즌에 걸맞은 최고의 선물을 받았다. 에이스 부재로 고통 받던 토론토에게도 류현진과의 계약은 선물이나 다름없다. 취약한 선발진 탓에 한숨을 내쉬던 토론토 팬들은 구단이 A급 FA 선발 류현진을 영입했다는 소식에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았다"고 두 팔 벌려 환영했다. 류현진은 지난해 전반기를 토론토에서 뛴 오승환(삼성)에 이어 구단 역대 두 번째 한국인 투수다. 자신의 상징과도 같은 등 번호 99번도 그대로 유지하게 됐다. 이전까지 토론토 소속 빅리그 선수가 쓴 등 번호 가운데 가장 큰 숫자는 1991년 르네 곤살레스가 달았던 88번이었다. KBO 리그 한화에서 7년, 메이저리그 LA 다저스에서 7년을 각각 합쳐 총 14년간 99번을 달았던 류현진이 구단 사상 첫 99번 선수로 기록되는 셈이다. 캐나다에서 99번은 스포츠 역사에서 아주 특별한 번호이기도 하다. 아이스하키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로 꼽히는 웨인 그레츠키의 등 번호라서다.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는 2000년 그레츠키의 99번을 현재까지 유일한 전 구단 영구 결번으로 지정했다. 메이저리그에서 최초의 흑인 선수 재키 로빈슨의 42번을 전 구단 영구 결번한 것과 비슷한 의미로 볼 수 있다. 이제 류현진이 캐나다에서 야구로 99번의 새 역사를 써 내려갈 차례다. 배영은 기자사진=토론토 구단 트위터 캡처 2019.12.28 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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