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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보험·재테크

요즘 중고생 용돈…"한 달 평균 15만원 결제"

우리나라 중·고등학생이 평균 지출을 확인해봤더니 연간 체크카드 결제 금액이 평균 175만원, 매달 약 15만원 꼴로 집계됐다. 5년 전보다 30%가량 증가한 수치다.NH농협은행은 ‘그 많던 용돈은 어디로 갔을까’라는 제목의 NH트렌드+ 보고서에서 자사 10대 고객의 금융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6일 공개했다.지난해 중·고등학생들의 연간 체크카드 사용 일수는 평균 130일, 결제 건수는 평균 262건이었다. 매달 약 22회 결제한 셈이다. 특히 하루 두 번 이상 체크카드로 결제하는 중·고등학생 고객 비중은 코로나19때였던 2020년 18%에서 지난해 29%로 크게 늘었다. 10대 체크카드 사용이 일상화됐다는 게 은행 측 분석이다.연령대에 따라 사용이 증가하는 시기도 달랐다. 초등학생과 중학생은 3월 개학과 함께 체크카드 사용이 증가한 반면, 고등학생은 12월에 소비가 급증해 대조를 보였다.NH농협은행은 “수능을 마친 고등학생들이 12월에 운전면허학원, 여행, 쇼핑 등 자유시간을 즐기며 소비를 늘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성별에 따라 소비하는 업종에서도 차이가 보였다. 남학생은 게임방(연평균 16일)을, 여학생은 커피전문점(연평균 17일)을 각각 자주 이용했다. 남녀 공통으로는 편의점, 학교 매점, 음식점 등을 많이 찾았다.특히 편의점 중에는 경북 김천의 모 고등학교점과 경남 진주의 모 여자고등학교점이, 학교 매점 중에는 충남 논산 지역 내 고등학교 매점과 제주시의 모 여자고등학교 매점이 각각 중고등학생 평균 이용 금액 기준 매출 1등으로 꼽혔다.커피전문점은 방과 후인 오후 4~5시에 결제가 몰렸다. 결제 금액은 3000~5000원이 41%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3000원 미만(18%), 5000~7000원(17%), 1만원 이상(12%), 7000~1만원(11%) 등의 순이었다.중·고등학생이 가장 많이 찾는 커피전문점은 결제 건수 비중 기준으로 메가 커피(18%)가 꼽혔다. 이어 컴포즈 커피, 빽다방 등 ‘가성비’ 브랜드가 10% 안팎으로 인기였다.용돈과 함께 저축액도 늘었다. 지난해 말 10대 고객의 예금계좌 잔액은 연초보다 6% 늘었으며, 펀드 계좌 잔액도 1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농협은행 관계자는 “적금 계좌 월 납입액은 연초와 명절 시즌에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며 “쓰면서도 모으는 요즘 10대의 똑똑한 금융 습관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권지예 기자 2025.05.27 07:30
금융·보험·재테크

카뱅이 만든 ‘모임통장’, 줄줄이 따라하는 시중은행들

카카오뱅크가 쏘아 올린 ‘모임통장’이 시중은행에서 경쟁 불꽃이 튀고 있다. 금리가 낮아 적은 비용으로도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너도나도 이 시장에 참전하고 있는 모습이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1일 신한은행이 ‘잘 모으기 위해 생긴 모임통장’이라는 콘셉트로 ‘SOL 모임통장’ 서비스를 내놨다. 과거 2011년 신한은행은 모임통장과 비슷한 서비스를 출시했지만 흥행하지 못한 채 2022년 6월 서비스를 중단했다가, 이후 3년 만에 재출시했다.신한은행의 모임통장은 모임원들이 계좌 개설이나 모바일 앱을 설치하지 않아도 모임을 구성하고 모임원 초대가 가능하다는 강점을 내세웠다. 모임장만 이체 정보를 세팅하면 모임원은 ‘SOL뱅크’나 ‘카카오페이’에서 이체하면 되는 것이다.기능도 강화했다. 모임통장 상품 중에서는 처음으로 적금통장 기능을 추가하고 거래내역 영수증 첨부 기능도 넣었다. 모인 돈을 잠깐 모으고 연 2% 이자를 받을 수 있는 ‘모임 저금통’도 이용 가능하다. 앞서는 우리은행이 지난해 11월 뱅킹 앱을 개편하면서, ‘뉴원뱅킹’ 앱에 모임통장 기능을 추가했다. KB국민은행도 KB스타뱅킹 앱 내 ‘KB모임통장 서비스’를 만들었다. 여기에다 지난해 시작한 ‘KB모임금고’로 1인당 3000만원까지 2% 금리를 지원하고 있다.이 밖에도 하나은행은 ‘하나원큐’ 앱에서 모임통장 서비스를, NH농협은행은 ‘올원뱅크’ 앱과 연계한 ‘NH모여라통장’을 제공하고 있다.줄줄이 출시되고 있는 시중은행 모임통장 서비스는 지난 2018년 12월 카카오뱅크가 시초다. 카카오뱅크 모임통장의 지난해 말 기준 고객 수는 1130만 명에 이른다. 통장에서 오가는 자금도 폭발적으로 늘어 모임통장 잔액이 8조4000억원까지 뛴 것으로 파악됐다.은행들이 너도나도 모임통장 서비스를 강화하는 이유는 이미 카카오뱅크를 통해 이 시장의 가능성도 봤기 때문이다. 금리와 관계 없이 금융소비자의 모임통장 필요성이 카카오뱅크를 통해 증명된 것이다. 모임통장이 저원가성 예금이라는 점도 은행에는 장점이다. 시장금리 하락에 따라 순이자마진(NIM)이 축소된 상황에서 모임통장을 통해 일반 예·적금 상품보다 낮은 금리의 저원가로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 현재 시중은행이 제공하는 모임통장은 대부분 수시 입출금통장 형태로 기본금리는 연 0.1% 수준이어서, 이자 지급 부담이 낮다.게다가 모임계좌에 참여하기 위해 가입하는 고객이 늘고, 모임을 위해서라도 계좌를 유지하는 고객들이 많아 충성도를 높일 수 있다.다만 시중은행이 내놓은 모임통장들에서는 큰 특장점을 찾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앱에서 바로 모임통장 사용이 가능하다거나 이벤트성으로 캐시백 혜택 등을 주기도 하지만 큰 차이가 없다. 더군다나 해당 은행에 모임원 전부가 가입돼 있어야 모임통장을 이용 가능하다는 것도 불편 사항으로 꼽힌다. 현재 신한은행을 제외한 대부분의 모임통장은 모임주 외에도 모임의 구성원이 해당 은행에 가입돼 있어야만 이용할 수 있다. 실제로 카카오뱅크 모임통장은 국민 메신저라 불리는 카카오톡과 연계해 초대와 공유 기능을 제공하며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 계모임 문화가 지금의 모임통장으로 나타나게 된 것”이라며 “은행 입장에서는 없던 상품이 새로 생긴 것이나 다름 없어 새로운 시장”이라고 설명했다. 그려면서 “카카오뱅크가 갖고 있던 수요층을 나누는 것도 일부 있겠지만, 앞으로 새로 만들어진 모임통장 수요를 은행이 가져올 수 있게 된 기회”라며 “서비스 유입을 위해 혜택을 늘리고 접근성을 높이는 것이 과제일 것”이라고 말했다. 권지예 기자 2025.02.14 07:00
금융·보험·재테크

윤석열 정부, 연내 은행 독과점 완화 대책 발표...횡재세는 부정적

정부가 연내 은행 독과점 완화 대책을 마련해 발표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은행의 독과점 구조를 강하게 비판한 데 따른 후속 조치로 보인다.10일 정부와 대통령실 등에 따르면 최근 들어 은행 독점구조 개선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으며 이를 정리해 연내 은행 독점 완화 대책을 발표할 계획이다. 개선 방안에는 은행 간 경쟁을 촉진해 시중금리를 낮추고, 신용등급이 낮은 저신용자나 사회 경력이 오래되지 않은 청년들이 고금리로 내몰리지 않도록 금융 인프라를 확충하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이미 정부는 올해 상반기에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지방은행의 시중은행 전환 허용, 은행 성과급 공시, 대출 갈아타기(대환 대출) 지원 등의 개선 방안을 발표했고, 연말까지 최대한 신속하게 후속 추가 대책을 내놓겠다는 방침이다.정부 일각에서는 은행 예금 금리와 대출 금리의 차이(예대금리차)를 일정 비율로 맞춰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그러나 이는 가계부채 확대 우려와 정부가 금융시장에 개입한다는 '관치금융' 논란을 의식해 보류한 것으로 전해졌다.대통령실과 정부는 더불어민주당이 은행을 상대로 도입하겠다고 주장한 이른바 '횡재세'에는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횡재세란 과도하게 초과했다고 보는 기업 이윤에 매기는 세금이다. 정유회사나 은행 등 독과점 기업들은 사회 구조적으로 이윤을 얻는 측면이 있는 만큼, 초과 이익에 대해 추가로 세금을 부담해야 한다는 취지로 유럽 일부 국가에서 도입됐다.그러나 정부는 횡재세가 우리 법인세 체계에 맞지 않고, 시장경제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월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기업의 이익을 좇아가며 그때마다 횡재니 아니니 하며 얼마를 더 내라고 하는 것은 시장 원리에도 경제 기본 원리에도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초과이윤에 추가 세금을 매기기보다는 은행 등 기업들이 초과이윤을 거둘 수 있었던 근본적 원인인 독점 구조를 개선하는 게 우선이라는 의미다.윤석열 대통령 역시 은행의 독과점 구조를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윤 대통령은 지난 1일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우리나라 은행들은 일종의 독과점이기 때문에 '갑질'을 많이 한다"면서 "우리나라 은행의 이런 독과점 시스템을 어떤 식으로든지 경쟁이 되게 만들어야 한다. 은행의 독과점 행태는 정부가 그냥 방치해서는 절대 안 된다. 강하게 밀어붙여야 한다"고 했다.반면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이날 은행의 초과이윤에 횡재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11.10 11:57
부동산일반

금리 하단 4% 올랐는데, 가계대출도 고공행진 '아파트 사려고'

국내 시장금리와 은행의 대출·예금 금리가 빠르게 오르고 있다.불과 한 달 전까지 3%대였던 주요 시중은행의 대출 금리 하단이 4%대로 일제히 올라섰고, 상단의 경우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에 이어 고정금리와 신용대출 금리 등까지 7%대에 육박하고 있다.하지만 가계대출 증가세가 좀처럼 잡히지 않으면서 금융 위기에 대한 우려는 더 커지고 있다.이달 들어 5대 은행에서만 3조원 이상의 가계대출이 불어나는 등 이사 철과 부동산 거래 회복 등의 여파로 증가 속도가 오히려 더 빨라지는 추세다.2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20일 기준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 금리(은행채 5년물 기준)는 연 4.240∼6.725% 수준이다.약 한 달 전 9월 22일(연 3.900∼6.490%)과 비교해 하단이 0.340%포인트(p) 뛰면서 4%대로 올라섰다.신용대출 금리(1등급·만기 1년·연 4.620∼6.620%)도 한 달 만에 상·하단이 모두 0.060%p씩 올랐다.같은 기간 두 금리가 주로 지표로 삼는 은행채 5년물, 1년물 금리가 각 0.270%p(4.471→4.741%), 0.060%p(4.048→4.108%) 상승한 데 가장 큰 영향을 받았다.은행채 등 시장 금리는 최근 미국과 한국 긴축 장기화 전망과 은행채 발행 물량 증가 등의 영향으로 꾸준히 올랐고, 지난 19일(현지 시간)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16년 만에 5%를 넘어서면서 상승세가 더 강해지는 분위기다.이들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신규 취급액 코픽스 연동·연 4.550∼7.143%) 역시 상단과 하단이 각 0.280%p, 0.044%p 높아졌다.시장금리와 예금금리 상승분이 뒤늦게 반영되면서. 변동금리의 주요 지표금리인 코픽스(COFIX)가 석 달 만에 0.160%p(신규취급액 기준 3.660→3.820%) 올랐기 때문이다.결국 최근 시장금리가 주요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나 변동금리 모두를 밀어 올리면서, 하단의 3%대 금리는 사라지고 고정금리와 신용대출 금리까지 6%대 후반으로 7%대에 바싹 다가선 셈이다.더구나 최근 은행권 대출금리 인상 폭이 지표금리인 은행채나 코픽스 상승 폭보다 큰 것은, 주요 시중은행이 가계대출 억제 차원에서 스스로 가산금리를 늘리고 우대금리를 줄이는 등의 방법으로 대출금리 수준을 더 높였기 때문이다.KB국민은행은 앞서 11일부터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 금리를 최대 0.3%p 올렸고, 우리은행도 13일부터 같은 상품군의 금리를 최대 0.3%p 높였다. NH농협은행은 17일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의 우대금리를 최대 0.3%p 축소했다.하지만 이처럼 가파른 금리 상승과 추가 인상 전망과 상관없이, 최근 은행권 가계대출은 빠르게 불어나고 있다.주택담보대출 최고 금리가 7.143%인 A 은행의 시계열을 보면, 현재 금리는 지난해 12월(7.603%) 이후 약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작년 말 당시 5대 은행의 가계대출은 고금리 여파로 1년 가까이 계속 뒷걸음치던 시기였다.하지만 현재 대출 창구의 분위기는 전혀 다르다.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10월 19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685조7321억원으로 9월 말(682조3294억원)보다 3조4027억원이나 더 늘었다.이달 들어 약 20일 만의 증가 규모가 이미 2021년 10월(+3조4380억원) 이후 2년 만에 최대 기록이다.특히 주택담보대출이 2조6814억원(517조8588억원→520조5402억원) 불었고, 지난달 1조762억원 줄었던 신용대출도 이달에는 8871억원 반등했다.만약 이 추세대로 10월 전체 신용대출이 9월보다 늘어날 경우, 2021년 11월(+3059억원) 이후 1년 11개월만에 첫 증가 기록이다.윤옥자 한국은행 시장총괄팀 차장은 10월 가계대출에 대해 "9월 가계대출 둔화 요인(영업일 감소·상여금 유입 등)이 해소된 데다, 통상 가을 이사 철 효과도 있고 주택거래량이 7월보다 8월에 크게 확대된 부분도 있어 시차를 두고 가계대출 증가 규모가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19일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결정회의 직후 가계부채와 관련한 질문에 "우리나라 가계부채는 부동산과 연결된 것이 많아 결국 부동산 가격 문제와 같다"며 "집값이 오를 것으로 예상하더라도, 자기 돈으로 투자하는 게 아니고 레버리지(차입)로 투자하는 분들이 많은데, 금융(이자) 부담이 금방 줄어들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경고하겠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단기적으로 부동산을 산 뒤 금방 팔아 자본 이득을 얻고 나올 수 있을지에 대한 판단도 자기가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3.10.22 12:25
금융·보험·재테크

한국은행, 4회 연속 금리 3.5%로 동결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가 13일 지난 2·4·5월에 이어 4회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3.50%로 동결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작년 동월 대비 2.7%)이 21개월 만에 2%대로 떨어진 상태다. 여기서 굳이 무리하게 금리를 더 올려 가뜩이나 수출 부진과 새마을금고 사태 등으로 불안한 경기와 금융을 더 위축시킬 이유가 없다고 판단해 6개월 동안 동결을 결정한 것으로 해석된다. 2021년 8월 이후 약 1년 반 동안 이어진 금리 인상 기조는 사실상 지난 2월 동결로 깨졌다. 그리고 3.5% 기준금리가 이날까지 약 6개월 동안 유지되고 있다.다만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이달 말 예상대로 정책금리(기준금리)를 0.25% 더 올리면 한·미 금리차가 사상 초유의 2.00%까지 벌어지게 된다. 이로 인한 외국인 자금 유출과 원화 가치 하락(원/달러 환율 상승) 압력이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이날 금통위가 다시 동결을 결정한 데는 무엇보다 불안한 경기가 큰 영향을 미쳤다. 현재 우리나라 경제는 수출과 내수 회복 지연으로 정부나 한은이 기대하는 하반기 경기 반등, 이른바 '상저하고' 흐름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기획재정부도 이달 초 내놓은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1.6%에서 1.4%로 0.2% 낮췄다.앞서 지난 5월 말 한은 역시 반도체 등 IT(정보통신) 경기 회복이 뚜렷하지 않고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도 기대보다 작다며 성장률 눈높이를 1.4%까지 내린 바 있다.최근 불거진 새마을금고 연체율 상승과 예금 인출 사태도 금통위원들의 주요 동결 근거가 된 것으로 짐작된다.반대로 금리 인상을 통한 통화긴축 정책의 가장 중요한 배경인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력은 눈에 띄게 줄었다. 6월 소비자물가는 작년 같은 달보다 2.7% 올랐다. 2%대 상승률은 2021년 9월(2.4%) 이후 21개월 만에 처음이다.금통위가 이날 기준금리를 다시 동결하면서 미국과 격차는 1.75%(한국 3.50%·미국 5.00∼5.25%)로 유지됐다.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07.13 10:17
금융·보험·재테크

[IS갑론을박] '관치금융' 논란…이창민 "잘못된 개입" vs 김대종 "일부 필요해"

5대 시중은행의 지난해 평균 보수는 1억원을 넘는다. 임직원에게 지급한 성과급은 1조3823억원에 달했는데, 이는 전년 1조193억원 대비 35.6% 증가한 수치다. 고금리 횡재에 힘입어 작년 39조4612억원이라는 역대급 이자이익을 벌어들인 영향이다. 이를 여론의 도마 위로 끌어올린 건 다름이 아닌 정부와 금융당국이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발생한 이익의 최소한 나머지 3분의 1 정도는 국민 내지는 금융 소비자 몫으로 고민해야 한다”는 말을 거리낌 없이 뱉었고, 윤석열 대통령은 한술 더 떠 "은행이 공공재적 성격을 가졌다"고 말하기까지 했다. 정부·당국의 노골적인 은행권 압박에 '관치 금융' 논란은 거세졌다. 이에 직접적인 언급이 아닌 규제로 풀어야한다고 지적하는 전문가가 있는 반면, 필요한 제재였다는 목소리도 나온다.이에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한 건설적인 비판과 대안을 제시하는 경제개혁연구소 부소장인 이창민 한양대 경영대학 교수와 한국경제 성장을 위한 시장경제 제도 개선을 위해 정부 정책 방향성을 지지해 온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를 최근 만나 뜨겁게 불붙은 ‘관치 금융’ 논란에 대한 상반된 목소리를 들었다. 이창민 "규제말고 금리 개입만"이창민 교수는 은행권 '돈 잔치'가 유독 윤석열 정부에서 크게 논란이 되고 있는 이유에 대해 "정치·경제학적 측면에서 봐야 한다"고 했다.이 교수는 "지지율의 문제다. 내년 총선을 위해 분위기를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 첫 번째 이유"라면서 "특별히 2030세대가 신경이 많이 쓰였을 것이다. 소위 말하는 '영끌' 같은 것들을 한 세대가 대출금리의 직격탄을 맞을 가능성이 높으니 그들의 편에 서고 있는 것"이라고 봤다. 이어 두 번째 이유로는 지난 정권과는 '반대로 가야한다'는 기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창민 교수는 "전 정권이 재벌개혁을 했으니 그건 싫고, 새로운 개혁 대상을 찾은 거다"며 "그게 바로 '주인 없는 기업'"이라고 했다.그러면서 윤 대통령이 직접 나서 '공공재' 발언을 한 것에 대해 "공공재라고 정의한 것 자체가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법조인 특유의 발언이라고 생각한다. '공공성'이라는 말이 법쪽에서는 보편적으로 쓰는 단어"라고 했다. 이어 "원래 공공재 의미는 경제학적으로 보면 도로 같은 것이다. 만들어 놓으면 모두가 다 써야하는 것인데, 금융은 모두가 해당되는 게 아니다. 은행에 넣어놓는 돈을 남들과 나누는 건 아니지 않느냐"고 했다.이 교수는 금융의 공공성이라는 것이 인프라적 관점에서 얘기하면 공공성 얘기를 할 수는 있겠지만 관점이 다르다고도 했다. 그는 "공공재는 정부가 독점해서 문제를 푸는데, 지금 정부가 내놓는 처방은 '완전 경쟁'이다"고 지적했다.또 '허가 산업'이라는 측면에서 금융과 통신 등을 공공재로 보는 정부의 시각에 대해서는 "규제 산업과 공공성을 연관 짓는 건 아귀가 맞지 않는다"고 강조했다.현재 미국 실리콘밸리뱅크(SVB) 사태를 보면 미국이 금융을 공공산업이라고 해서 강력하게 규제하는 것이 아니라, 금융이 흔들리면 그에 대한 파급 효과가 크기 때문에 규제한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금융 산업이 불안정한 특성 갖고 있어 강력한 규제가 들어가는 것"이라고 해석했다.규제가 강력한 이유는 경제적 파급효과가 크기 때문이지, 공공성과 연결을 시킬 것이 아니라는 얘기다.이창민 교수는 그렇다고 공공성을 주장하는 정부가 규율의 방향을 제대로 잡고 있지도 못하다고 분석했다.그는 "개입해야 하는 부분과 놓을 부분을 판단해야 하는데, 지금 보이는 모습은 전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진입 규제는 강하고, 진입한 은행들도 행위 제한이 많다. 금융회사 지배구조법도 타법에 비해 세다"며 "하지만 정부는 이런 얘기를 하지 않고 갑자기 가격에 개입하고, 금리에 개입하고, 인사에 개입한다. 전혀 엉뚱한 방향으로 개입을 하고 있어 ‘관치’라는 얘기를 하는 것이다"고 꼬집었다.은행이 고금리 기조에 탑승해 일부러 예대마진을 키운 듯, '돈 잔치'를 벌이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악의적으로 예대마진을 올리려는 했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한국은행 자료를 보면 현재 예대마진은 2008년과 2013년 수준보다 작다. 금융 위기 당시나 그 후 2012~2013년까지도 작거나 비슷한 수준이다. 이 교수는 "거시 자료로만 봐서 단언할 수는 없지만, 역사적 자료를 보면 은행이 금리를 담합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예대마진이 오른 이유부터 접근했다. 예금금리와 대출금리 가장 크게 반응하는 것은 '기준금리'고 기준금리가 올라가면 예대금리가 올라가야하는 건 당연하다. 은행 입장에서 예금은 부채고, 대출해주거나 투자하는 건 자산이다. 보통 금리가 상승할거라고 예상되면 은행은 대출을 짧게 변동금리로 가져가고 예금은 고정으로 가는 게 정석이다. 기준금리가 올라가면 대출은 변동으로 조정하니까 올라가고 예금은 고정이니 예대금리가 벌어진다. 즉, 이 자체가 은행의 비즈니스로, 악의적으로 예대마진을 올리려 했다는 얘기는 정당성이 없다는 것이다.그렇다면 이런 금리 조정을 위해 금융당국이 은행 간 경쟁을 시키겠다며 추진하고 있는 '챌린저 뱅크'나 종합지급결제업(종지업)의 확대는 효과가 있을까.이창민 교수는 이 역시 부정적인 견해를 내비쳤다. 그는 "구두 개입이 비판받으니까 부랴부랴 경쟁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처방을 만들어냈다고 본다"고 했다. 이 교수는 금융연구원에서 낸 자료에서 상위 시중은행이 금융시장을 장악하고 있는가를 봤을 때, 수치적으로 독과점이 심화되고 있다고 하기에는 설득력 떨어진다고 분석했다.그러면서 그는 "완전 경쟁을 시키겠다면서 내놓은 챌린지 뱅크 역시 소규모 은행 간이지, 큰 상업은행과 경쟁하는 게 아니다"고 지적했다. 챌린지 뱅크로 스타트업 대출을 전문으로 하는 은행이 만들어진다면, 이 은행은 KB국민은행과는 다른 시장을 겨냥한 것이라는 얘기다. 이 교수는 "인터넷전문은행 역시 중금리 시장을 키우려고 한 것으로, 시중은행과는 영역이 다르다"고 봤다.이창민 교수는 경쟁 구도를 만드는 것보다 이미 나온 금리비교 같이 시장에 많은 정보를 주는 것이 해답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은행법에서 가산금리 산정에 대해 많은 정보를 공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방법이 될 수 있다"며 "이를 투명하게 하면 은행이 부담을 받게 되고, 자연스럽게 소비자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했다. 김대종 "은행 이익 과해, 필요한 개입"김대종 교수는 윤석열 정부가 은행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게 된 이유를 '국민의 극심한 생활고'에서 찾았다.김 교수는 "국민들이 난방비 폭탄을 맞는 등 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난방비와 가스비가 5배 올랐고, 미국이 기준금리를 수년 만에 4.75%까지 올리면서 우리나라는 주택담보대출금리가 8%까지 치솟았다"면서 "기업도 마찬가지다. 상장기업의 30%가 이자 못내고 있다"고 했다.김 교수는 은행들이 이렇게 어려운 상황에서 국민의 돈으로 잔치하고 있는 것을 문제점으로 꼽았다. 그는 "제조업도 명예퇴직하게 되면 3~6개월 어치 위로금을 준다"며 "그런데 은행은 3년치를 준다. 국민들의 상대적 박탈감이 극대화된 상황"이라고 꼬집었다.김대종 교수는 은행이 이익을 남기는 과정에서 가산금리 2~3%를 붙이다가 미국 기준금리를 급격히 올리니까 4~5%를 붙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정부는 가산금리를 2% 정도로 낮추라는 것"이라며 "돈이라고 하는 것은 필수재다. 이자가 높아도 빌릴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 은행도 필수재로 볼 수 있다. 그러니 가산금리를 낮춰 국민들 도우라는 얘기다. 은행들은 이자를 낮추는 것이 상생"이라고 주장했다.김대종 교수는 은행의 대출금리 조정에 정부가 개입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도 "일부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IMF 당시 정부가 세금을 가지고 은행을 지원했다"며 "은행이 어려울 때는 국민이 내는 세금을 갖고 일어났는데, 지금 국민들이 힘들 때 이자를 갖고 잔치를 벌인다"고 비판했다.김 교수는 또 "은행의 주인은 많게는 70%가 외국인이라 은행이 내놓는 주주환원정책도 국민 혜택보다 외국인 배만 불리는 꼴"이라며 "이자를 낮춰줘야만 국민에게 혜택이 돌아간다"고 강조했다. 4대 금융지주의 외국인 주주 비중은 지난해 말 기준 KB금융이 73.23%, 하나금융 70.15%, 신한금융 62.27%, 우리금융 39.8% 등이다. 이런 이유에서 은행은 '공공성'을 갖고 있다고 볼 수 있다는 게 김 교수의 의견이다. 외국인 주주가 과반 이상인 은행은 주인 없는 기업이면서 과거 세금을 투입해 일어났다는 것이다.김대종 교수는 지난해 말 금융지주의 최고경영자 선임에 있어 이복현 금감원장이 입김을 넣은 것 역시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김 교수는 "금융지주 수장 자리에 과거 정부의 사람이 임명됐기 때문에 새 정부에 맞는 정책을 따라주는 사람을 원했을 것"이라며 "그동안 각종 인사비리라든지, 옵티머스펀드·라임펀드 같은 문제도 많았다. 새로운 변화나 혁신을 위해 변화가 필요했다"고 말했다.그러면서도 김 교수는 "과도한 관치는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경계했다. 또 "윤 정부는 시장경제를 지향하고 있다"면서 "과거와 다르게 은행이 과도한 이익 남기고 있다는 측면에서 정부가 관치 얘기 들으면서도 개입하는 건데, 필요하다고 본다"고 했다.김대종 교수는 은행의 대출금리를 낮추기 위해 금융당국이 제시한 '은행 경쟁 촉진'에 대해서도 동의했다.그는 "미국 등 외국 은행은 상업은행과 투자은행 사이의 장벽이 없지만 우리 은행들은 투자할 수 없다"며 "금융업종 간의 장벽을 허물어줘야 한다. 증권·은행·보험의 장벽을 허물어 영역을 넘나들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방향성을 제시했다.이어 "국내 은행은 90%가 이자 수익이지만, 미국계 은행은 40%밖에 안된다. 주식과 투자까지 다하기 때문"이라며 "정부가 상업은행의 기능을 허물어야 하는 이유"라고 했다.김 교수는 더 많은 인터넷은행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전 국민이 스마트폰을 가진 ICT 강국인 우리나라 특성을 이유로 댔다.그는 "정부가 인터넷은행을 허가해 경쟁을 시켜야 한다"며 "기존 은행과 경쟁하는 메기효과가 있을 것이고, 그렇게 되면 은행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 금리를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출금리를 낮게 책정할 수 있도록 임대료가 없고 비대면으로만 진행하는 카카오뱅크 같은 은행이 늘어나면 경쟁에 의해 대출금리가 낮아지는 효과가 있을 수 있다는 얘기다.김대종 교수는 당장 은행이 금감원장의 눈치를 보는 것 뿐,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서는 "정부가 지속적으로 관리감독 해야 한다"며 "나아가 금융업종의 장벽을 허물어 이자가 90% 차지하는 상황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지예 기자 kwonjiye@edaily.co.kr 2023.03.23 08:09
금융·보험·재테크

'대출금리 상승세' 주춤할까…은행에 쏠리는 눈

예금금리 상승세가 주춤하며 연 4%대로 돌아선 가운데, 대출금리 상승 폭에 관심이 쏠린다. 기준금리 상승의 선반영이 이뤄지고 있는 대출금리가 금리 인상 기조 속에서 내년에도 상승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에 금융당국은 대출금리 모니터링에 나섰고, 정치권에서도 대출금리 인상을 저지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일 한국은행의 '금융기관 가중평균 금리' 통계에 따르면 10월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금리(가중평균·신규취급액 기준)는 연 5.34%로 한 달 새 0.19%포인트 높아졌다. 이는 2012년 6월(5.38%) 이후 10년 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올해 한은의 금리 인상 기조 속에서 은행의 대출금리는 급등하는 추세다. 은행권 대출금리는 준거 금리인 시장금리에 차주의 신용도 등 가산금리를 더한 후 우대금리를 차감하는 식으로 정해진다. 시장금리는 기준금리에 선행하는 특성을 갖는 만큼, 현재 대출금리엔 지난달 24일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분이 이미 반영됐다고 볼 수 있다. 대출금리 급등세는 한은이 급격하게 금리를 인상하면서 시작됐다. 미국의 긴축 속도에 맞춰 한은이 사상 처음으로 두 번의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밟은 7월 이후 가계대출 금리 상승세가 가팔라진 것이다. 이에 지난 6월부터 9월까지 기준금리가 0.75%포인트 올랐는데, 같은 기간 가계대출 평균 금리는 0.92%포인트 뛰었다. 이런 가운데 최근 금융당국이 은행의 과도한 수신금리 경쟁을 막아서면서 불만의 목소리가 커졌다. '대출금리 상승 자제'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관계자는 "금융시장에서 이뤄지는 금리 결정 등 사항에 대해 시장에 개입한 것인데, 현재 미국 기준금리 상승이 우리나라 금융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채권시장 리스크 등 위기 조짐이 있는 상황에서 은행들이 경쟁적으로 자금을 흡수하면 시장에 자금이 돌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어떻게든 불안을 줄여보려는 금융당국의 시장개입을 이해하지 못할 것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그간 당국의 시장개입이 금융 시장의 경색 중심으로만 얘기되고 있는 것으로 보여, 금융소비자 입장에서 본다면 편향적인 느낌이 들지 않을 수 없다"며 "현 정부가 들어선 후 예대금리 공시가 이뤄지긴 했지만, 대출금리와 관련해서는 정부가 적극 개입하는 모양새를 보이진 않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금융당국의 시장개입이 보다 균형감 있게 이뤄져야 하고, 사회적 약자인 서민 금융소비자의 관점에서도 금융기관의 역할을 주문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런 문제를 인지한 듯, 최근 금융당국은 국내 금융권을 대상으로 대출금리를 모니터링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출금리 책정 과정에서 과도하게 올린 부분이 있는지를 따져보겠다는 것이다. 이에 금융권에서는 수신금리를 억제해 자금 확보 경쟁을 막은 다음 스텝으로 비정상적으로 치솟은 대출금리를 억제하겠다는 움직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정치권에서도 대출금리 인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지난달 28일 진보당은 서울 중구 신한은행 본점 앞에서 '대출금리인하운동 선포 기자회견'을 열고 "4대 시중은행은 지금 당장 대출금리를 인하하고 과도한 예대마진을 줄여서 민생 경제의 어려움을 나눠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출금리는 은행이 결정할 수 있는 부분보다 시장금리를 따라 결정되는 것"이라며 "요즘에는 금리 인상 가능성이 선반영되고 있어 다음 금통위의 스텝에 따라 대출금리의 인상 여부가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권지예 기자 kwonjiye@edaily.co.kr 2022.12.0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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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돌아온 재테크, '풍차 돌리기'

"OOO가 신저가를 기록했어요." 하루에도 몇 번씩 토스 앱에서 알람이 온다. 주식 장이 그야말로 우울하다. 그 말 많던 '가상자산(가상화폐)' 투자도 마찬가지다. 확실히 요즘 하기 좋은 재테크가 투자는 아니다. 오히려 십수 년 전 유행하던 '풍차 돌리기'가 다시 떠오르는 추세다. 금리 인상기에 은행들이 속속 내놓는 고금리 적금상품에 하나씩 가입해서 '제2의 월급'을 받는 기분 좋은 짠테크 방법이다. 1년 뒤면 매달 만기 '풍차 돌리기' 25일 은행권에 따르면 한국은행이 지난 18일 공개한 ‘2022년 8월 통화 및 유동성’ 통계에서 2년 미만 정기 예·적금 잔액은 8월 한 달간 34조1000억원이 증가했다. 이는 2001년 12월 통계 편제 이후 최대 증가치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정기 예·적금 잔액은 지난달 말 기준 총 793조2353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달 768조5434억원에서 24조6919억원 불어난 규모다. 이 기간 정기예금은 729조8206억원에서 753조8268억원으로 24조62억원 급증했다. 정기적금은 38조7228억원에서 39조4085억원으로 6857억원 더 늘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주식으로 흐르던 자금이 은행 예·적금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역 머니무브'다. 한은은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안전자산 선호 분위기가 짙어진 데다, 고금리 상품이 속속 출시되면서 예·적금 매력이 높아진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금융 소비자 사이에서는 은행 수신상품 계좌를 여러 개 만들어 유지하는 이른바 '풍차 돌리기'가 확산하고 있는 모습이다. 실제로 매달 소액으로 적금을 들고 있다는 직장인 임 씨는 "요즘 짧은 기간으로 적금을 들 수 있는 상품들이 많아서 찾아보고 있다. 가입할 수 있는 최대 액수도 크지 않아 좋다"며 "그동안 주식에 넣던 돈을 적금에 넣는 거라서 부담 없이 자연스럽게 풍차 돌리기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풍차 돌리기는 정기 예금이나 적금 상품에 매달 가입하는 재테크 방법이다. 예들 들어 1년 만기의 연 5%짜리 적금에 이달부터 매달 월 20만원씩 넣어 풍차 돌리기를 한다고 가정해보자. '10월 A 적금 20만원' '11월 A 적금 20만원+ B 적금 20만원 추가 불입' 등으로 1년 동안 진행해 2023년 9월이 되면 총 12개의 적금에 가입이 된다. 이렇게 되면 '제2의 월급'은 내년 10월부터가 된다. A 적금의 만기가 도래해 원금 240만원에 약 5만원의 이자를 받게 된다. 이후 매달 1년간 이자와 목돈을 모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약 60만원의 이자와 약 3000만원의 목돈을 모으게 된다. 특히 요즘 같은 금리 인상 기조에 매달 새로운 고금리 상품이 나오는 상황에서는 점점 이율이 큰 적금으로 12개 상품 라인업을 채울 수 있다는 점이 유리하게 작용한다. 은행 관계자는 "고금리 시대를 맞아 은행은 만기가 짧고 보다 높은 이자를 제공하는 상품으로 고객 자금 유치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금리' 상품, 어디에 가입할까 풍차 돌리기를 계획하고 있다면 우대금리 요건을 꼼꼼히 확인하고 고금리 상품에 가입할 필요가 있다. 신한은행은 최근 새 앱 ‘뉴 쏠’(New SOL) 출시를 기념해 ‘신한 쏠메이트 적금’과 ‘신한 럭키드로우 적금’을 내놨다. 신한 쏠메이트 적금은 가입 시 초대 코드가 발급되고 지인을 초대할수록 높은 금리를 제공한다. 기본 금리 연 1.5%에 우대금리 최대 연 5.5%포인트를 더해 최고 연 7%의 금리를 받을 수 있다. 12개월 자유 적립식 상품으로 월 입금 한도는 30만원이다. 또 신한 럭키드로우 적금은 쏠 이벤트 페이지에서 ‘십이(12)득(得)이벤트’에 응모하고 금리 우대 쿠폰에 당첨된 고객에 한해 가입할 수 있다. 기본 금리 연 2%에 10%포인트(1500명), 6%포인트(5000명), 3%포인트(1만3500명)의 금리 우대 쿠폰을 제공한다. 당첨된 쿠폰 이자율에 따라 각 연 12%, 연 8%, 연 5%의 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다. 6개월 자유 적립식 상품이며 월 30만원까지 입금할 수 있다. 우리은행의 ‘우리 매직 적금 by 롯데카드’는 최고 연 8.0%의 금리가 적용된다. 12개월 월 한도 50만원으로 기본 금리 연 2.5%에 우대금리(연 0.5%p)와 특별우대금리(연 5.0%p)가 추가된다. 여기서 특별우대금리는 우리은행 제휴 롯데카드 발급 전용 웹페이지에서 롯데카드를 신규 발급받고 신용카드를 사용해야 조건이 충족된다. 롯데카드 기존 고객이라면 특별 우대금리가 연 2.0%p 적용된다. KB국민은행은 지난 19일 최고 연 6.0% 금리를 주는 ‘KB스타페이적금’을 내놨다. 기본 금리 연 1.8%에 KB스타뱅킹의 ‘Pay 출첵’ 우대금리 최고 연 4.2%를 더해준다. 가입 기간은 6개월이고, 월 1만원부터 30만원까지 자유롭게 납입할 수 있다. 하나은행에는 최고 연 4.5% 금리를 주는 '하나 나눔 적금'을 가입할 수 있다. 이 상품은 1년제 자유 적립식 적금으로 기본금리 연 3.0%에 요건에 따라 최고 연 1.5%p 우대금리를 받을 수 있다. 요건은 매월 하나원큐 앱 로그인 실적에 따라 최고 연 1.2%p를 지급하고 사랑 나눔 서약 작성 시 연 0.1%p, 마케팅 동의 시 연 0.1%p, 하나원큐 푸시 알림 동의 시 연 0.1%p 등이다. 이 밖에도 기업은행에는 ‘IBK 탄소제로적금’이 연 7.0%, 전북은행에는 ‘JB카드 재테크 적금(정기적립식)’이 연 6.0%의 이자를 제공하고 있다. 이처럼 은행이 고금리 상품을 선보이고 있는 데에는 한국은행이 지난 12일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밟으면서 우리나라 기준금리가 3%까지 오른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발맞춰 시중은행과 저축은행들이 예·적금 상품의 금리를 상향 조정하고 고금리 특판 상품을 내놓고 있다. 고금리 상품 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방법은 ‘금융감독원 금융상품통합비교공시 금융상품한눈에’을 이용하는 것이다. 다만 특판 상품은 누락되는 경우가 많아 별도 확인이 필요하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예·적금 상품의 가입은 만기를 짧게 가져갈 것을 조언한다"며 "금리 인상기에 은행의 예·적금 상품 금리가 지금보다 더 오를 수 있는 점을 고려하면 앞으로 더 높은 금리를 적용하는 예·적금 상품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권지예 기자 kwonjiye@edaily.co.kr 2022.10.2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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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톡] '3년 만기 3%대 예금' 가입할까 말까

0%대를 보이던 예금 금리가 2% 가까이 올랐다. '금융상품 한눈에' 사이트에 따르면 6개월 만기 기준 금리가 2%를 넘는 곳이 두 군데였고, 2.06%가 가장 높았다. 첫 거래나 카드 발급 같은 조건들을 만족하면 우대금리를 줘 최고 2.27%까지 받을 수 있는 상품도 있다. 은행 말고 저축은행 이용하시면 예금 금리가 조금 더 높아져 6개월 만기를 기준으로 2.50%가 가장 높았다. 저축은행에서는 만기 3년짜리 정기예금에 3% 넘는 금리를 주는 상품도 있는데, 덥석 가입하면 손해일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연말까지 금리가 계속 올라갈 전망이기 때문이다. 미 연준이 최근 기준금리 0.5%포인트 올리는 빅 스텝 밟은 이후에 6, 7월 잇따라 빅 스텝을 예고하고 있다. 우리나라 예금 금리도 이를 반영해서 빠르게 오를 가능성이 높아 만기를 짧게 가져가면서 오른 금리로 예금을 들면 된다. 권지예 기자 kwon.jiye@joongang.co.kr 2022.05.18 07:00
경제

[권지예의 금융읽기] 투자가 어려운 '재린이'라면…티끌모아 투자부터

지난 2019년 카카오뱅크가 내놓은 '카카오뱅크 저금통'은 금융소비자들 사이에 인기를 끌며 출시 2주 만에 누적 계좌 개설 수가 100만좌를 돌파했다. 돼지 저금통에 동전을 모았던 것이 '저금통 계좌'에 잔돈을 모으는 것으로 바뀌었을 뿐, 과거에나 지금이나 '잔돈 금융'에 대한 금융소비자의 관심은 여전하다. 업계에 따르면 이런 '잔돈 금융'은 2010년대 미국 등 글로벌 핀테크 기업들이 처음 시작했다. 2012년 설립된 미국 스타트업 '에이콘스'가 잔돈 금융 선구자로 꼽히는데, 이 기업의 슬로건이 "잔돈을 투자하세요"였다. 이 서비스는 스마트폰 앱에 연동된 카드로 소비자가 결제하면 1달러 미만의 잔돈을 자동으로 모으고, 이를 주식이나 채권, 펀드 등에 투자해 주는 식이었다. 29.45달러짜리 물건을 구매하면 30달러를 지출한 것으로 기록되고, 차액인 55센트를 자동 저축하는 것이다. 이렇게 모인 돈이 5달러, 10달러 등 투자자가 설정한 금액 이상이 되면 금융 상품에 투자하게 된다. 이 서비스는 작년 말 기준 고객 수가 350만명에 이르고, 고객의 75%가 35세 이하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에서도 잔돈 금융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비슷한 투자 서비스가 생겨나고 있다. '재테크'의 'ㅈ'도 모르는 일명 '재린이(재테크+어린이를 합친 말)'도 할 수 있도록 쉽고, 가만히 있어도 알아서 투자해주기도 하니 접근성도 높다는 점이 특징이다. 간편결제 이용하면 적립·투자까지 30세 A씨는 간편결제 수단으로 '카카오페이'를 사용한다. 카카오페이는 결제할 때마다 '카카오페이포인트'를 주는데, 이 포인트가 모이는 것이 한눈에 들어오니 재미가 쏠쏠하다. 여기에 A씨는 카카오페이증권 계좌를 만들어 '알 모으기' 서비스와 '동전 모으기' 서비스도 신청했다. 예컨데, A씨가 카카오페이로 편의점에서 커피 한 캔을 구입했을 때 결제 리워드인 카카오페이포인트가 26원(랜덤)이 입금됐다. 또 카카오페이 계좌의 잔금 9만6930원 중 100원 단위 잔돈 930원이 자동으로 펀드에 투자됐다. 즉, 카카오페이증권에서 A씨가 설정해 놓은 투자 방향에 따라 카카오페이 결제를 통해 모인 포인트와 남은 잔돈을 자동으로 펀드에 투자한 것이다. 카카오페이증권에서는 현재 안정적인 펀드만 골라 5개를 제안하고 있다. ‘미래에셋 합리적인 AI글로벌모멘텀 펀드’, ‘삼성 믿음직한 사계절EMP 펀드’, ‘키움 똑똑한 4차산업혁명ETF분할매수 펀드’, '한화 쏠쏠한 대한민국 펀드', '미래에셋 영리한 글로벌 펀드' 등이다. 각 펀드에 따라 현재 수익률이 보여지며, 포트폴리오와 규모 등과 함께 어떤 펀드인지 카카오톡 대화 형식으로 설명해줘 이해도 돕고 있다. 이처럼 어렵지 않은 투자 방식으로 카카오페이증권 펀드 가입자 수는 지난 연말 100만명을 넘어섰다. 카카오페이로 결제하면서 투자까지 할 수 있는 동전 모으기∙알 모으기의 높은 호응에 힘입어 한 달에 800만건의 펀드 투자가 이뤄지기도 했다. 카카오페이에 따르면 지금까지 동전 모으기∙알 모으기, 주간·월간 자동투자 등 카카오페이증권의 다양한 적립식 투자 서비스를 신청한 사용자도 170만명(중복포함)에 달한다. 투자에 대한 관심에 카카오페이증권은 지난 연말 정식 서비스 시작 9개월 만에 누적 개설자 수 300만명을 돌파했다. 인기는 젊은 남성층에서만 높은 게 아니었다. 카카오페이증권의 사용자 연령대는 20대 29%, 30대 29%로 높기는 했지만, 40대 24%, 50대 12%에 남녀 성별 비율도 5대 5 수준으로 비교적 고른 관심을 얻고 있다. 투자 전용 '신용카드'도 나와 신한카드에서 '재린이'를 위한 카드를 출시하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신한카드와 신한은행, 신한금융투자가 협업해 출시한 '더모아 카드'는 소비와 투자를 동시에 할 수 있는 투자 특화 신용카드다. 이 카드는 재테크에 익숙지 않은 고객도 소비 생활을 하며 자연스럽게 투자에 입문할 수 있도록 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 일반적으로 카드 포인트 적립 상품이 이용금액에 대해 정률로 포인트를 적립해준다면, 더모아 카드는 소액결제를 상대적으로 많이 이용하는 2030 고객을 위해 결제 건당 1000원 미만 자투리 금액을 적립해 주는 '짠테크' 적립 구조를 적용했다. 이렇게 적립되는 포인트를 매월 신한은행 달러 예금이나 신한금융투자 해외투자 가능 계좌에 재투자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전 가맹점에서 결제 금액의 1000원 미만 금액이나 1만원 미만의 금액이 투자포인트로 적립되도록 선택할 수 있다. 7560원을 결제할 경우 560원이 적립돼 투자되는 식이다. 이는 전월 카드 이용실적이 30만원 이상, 건당 결제금액 5000원 이상일 경우 제공된다. 월 적립 한도 및 횟수 제한은 없으나, 동일한 가맹점의 경우 1일 1회에 한해 포인트가 적립된다. 또 2030 고객이 자주 이용하는 특별적립 가맹점에서 결제하면 1000원 미만 금액이 2배 적립된다. 특별적립 가맹점은 배달앱, 디지털 콘텐트, 이동통신 요금, 백화점, 해외 가맹점 등이다. 비슷하게 지난해 신한카드는 신한금융투자와 함께 금융위원회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된 ‘해외주식 소액투자 서비스’를 오픈하기도 했다. 해외주식 소액투자 서비스는 카드를 쓸 때마다 생기는 자투리 금액 또는 고객이 지정한 일정 금액을 카드 사용과 연계해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서비스다. 해외주식 소액투자 서비스는 ‘자투리 투자 방식’과 ‘정액 투자 방식’ 중 한 가지를 선택해 이용할 수 있다. 먼저 자투리 투자 방식은 카드 사용 후 남은 자투리 금액이 자동으로 투자되는 방식으로, 결제액의 1000원 미만 금액의 자투리를 투자하는 방식과 1만원 미만 금액의 자투리를 투자하는 방식이 제공된다. 커피 두 잔을 4800원에 결제했다면, 1000원 미만 자투리 투자 방식은 자투리 금액인 200원을 투자하게 되고 1만원 미만 금액 자투리 투자방식은 5200원의 자투리 금액을 투자하게 된다. 정액 투자 방식은 고객이 미리 설정한 금액을 결제 건당 인출해 투자하는 방식으로, 결제 건당 최소 100원부터 100원 단위로 최대 2만원까지 고객이 설정해 투자한다. 이 방식은 만약 고객이 투자 금액을 1000원으로 설정해놨다면 결제 금액과 상관없이 카드를 사용할 때마다 1000원이 해외 주식에 투자된다. 해외주식 소액투자 서비스에 가입만 하면 정해진 방식에 따라 자동으로 투자가 이뤄지며 투자 방식과 투자 종목 변경은 수시로 가능하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해외주식 소액투자 서비스를 통해 카드 지출과 연동해 자동으로 투자하는 편리한 투자 습관으로 미래를 준비함과 동시에 돈 버는 소비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권지예 기자 kwon.jiye@joongang.co.kr 2021.01.2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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