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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협상의 기술’ 안현호 “캐릭터 이름으로 많이 불린 작품…기쁘고 행복” (일문일답)

배우 안현호가 ‘협상의 기술’ 종영 소감을 전했다.지난 13일 종영한 JTBC 토일드라마 ‘협상의 기술’에서 안현호는 산인그룹 M&A 팀의 홍일점이자 최상위급 업무 능력으로 윤주노(이제훈)의 무한 신뢰를 받은 재무 과장 곽민정 역으로 활약했다.곽민정은 이성적이고 냉철하며 자신의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는 무뚝뚝한 면을 지녔지만, 속이 깊고 소탈한 면모를 지닌 인물로, 안현호는 뛰어난 연기력으로 캐릭터를 표현해 호평을 얻었다.다음은 안현호의 일문일답.1. ‘협상의 기술’ 종영 소감 부탁 드립니다.- 작년 5월, ‘협상의 기술’ 첫 촬영이 시작된다는 소식에 긴장이 앞섰던 게 떠오릅니다. 작년에 촬영을 시작해 올해 드라마가 방영되고, 벌써 종영이라는 사실이 믿기지가 않아요. 12부작이라서 그런지 너무 빨리 끝난 것 같아 아쉬움이 크지만 ‘협상의 기술’과 함께한 시간들이 좋은 기억으로 오래 남을 것 같아요.2. ‘협상의 기술’에서 파워 T성향에 AI급 업무능력을 지닌 현실적인 인물인 ‘곽민정’을 연기했어요. 연기하면서 어땠는지요? 특별히 신경 쓴 포인트가 있다면 얘기해주세요.- 민정이는 일을 할 때는 똑 부러지지만, 사람을 대할 때는 내향적이고 무뚝뚝한 부분이 있어서 그 양면적인 모습을 모두 어우르려고 노력했습니다. 민정이라는 인물은 혼자서 어떤 캐릭터성을 가지고 움직인다기보단, 윤주노(이제훈) 팀장님의 신뢰, 오순영(김대명) 변호사님과의 톰과 제리 같은 관계, 그리고 최진수(차강윤) 인턴의 상사라는 관계성을 통해 만들어질 수 있던 역할이었던 것 같은데, 많은 도움과 상대 캐릭터에 영향을 받으면서 연기한 것 같아요.3. ‘협상의 기술’ 현장 분위기는 어땠나요?- 현장 분위기는 드라마의 무거운 분위기와 달리 너무 좋았습니다. 감독님과 모든 스태프 분들 다 너무 좋은 현장을 만들어주셔서 감사했고, 이제훈 선배님과 김대명 선배님은 이번 작품을 통해 처음 뵀는데 두 분 다 워낙 경험이 많으신 선배님들이라서 많이 배우고 의지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이전 작품이었던 ‘졸업’에서 마주하는 장면이 없었던 강윤이와 이번에 함께 호흡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함께 작업한 모든 분들 덕분에 촬영장 가는 길이 진심으로 즐거웠습니다.4.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아무래도 첫 외국어 연기를 했던 5~6화가 기억에 남아요. 실제로는 일본어를 할 줄 모르는데, 민정이가 일본에서 일본어로 통역을 아주 능숙하게 해야 한다는 소식을 듣고 3주 정도 열심히 준비했었어요. 시간이 많지 않았지만 일어 대사를 단순히 외우기보다는 그 의미와 단어를 연결해서 연습했고, 감사하게도 일본어 선생님께서 배우이자 선생님이셔서 민정이가 일본어를 한다면 어떻게 할지를 같이 고민하면서 준비했던 게 기억에 남습니다.5. 안현호 배우에게 ‘협상의 기술’은 어떤 작품으로 기억될 것 같은가요?- 처음으로 포스터에 이름을 올려보고, 처음으로 제작발표회 참석하기도 한 작품으로 기억될 것 같아요. 무엇보다 많은 사람들 속에서 한 명의 일원으로서 작품을 함께 만들어가는 재미가 무엇인지 느낀 행복한 현장, 그리고 감사한 작품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6. ‘협상의 기술’ ‘곽민정’을 사랑해주신 시청자 분들께 인사 부탁 드립니다.- 그동안 여러 작품에 참여했지만, 극 중 캐릭터 이름으로 이렇게 많이 불린 작품이 처음이었던 것 같아요. ‘민정씨’ ‘민정과장님’이라 불러주시는 게 너무 기쁘고 행복했습니다. 늦은 시간까지 ‘협상의 기술’을 시청해 주시고 함께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 드립니다.강주희 기자 kjh818@edaily.co.kr 2025.04.14 18:58
예능

김준호, ♥김지민에게 경제권 넘겼다… “용돈은 버는 돈의 10%” (‘미우새’)

1년 만에 다시 만난 임현식과 토니 母가 만났다. 어머니의 ‘썸남’을 만난 토니안이 임현식을 “아버지”라고 부르는 장면 역시 화제를 끌었다.지난 6일 방송한 SBS ‘미운 우리 새끼’에서는 스페셜 MC로 ‘흥신흥왕’ 빅뱅의 대성이 ‘날 봐 귀순’을 부르며 등장, 母벤져스의 열렬한 호응으로 스튜디오 분위기를 달궜다. 40세 전에는 무조건 결혼하기로 인생 계획을 세웠다는 대성은 “얼마 안 남았는데 기한을 45세로 미뤄야 할 것 같다”라고 밝혔다. 같은 날 동시에 지드래곤과 태양이 소개팅을 주선할 경우, 어느 형이 주선한 소개팅에 가겠냐는 MC 서장훈의 질문에 한참 고민하던 대성은 “그래도 기혼자인 태양 형 소개팅에 가야 할 것 같다”라고 대답했다.‘최고령 미우새’ 임현식이 1년 만에 소개팅 상대 토니 母 이옥진 여사를 다시 만나 화제가 되었다. 김준호, 임원희와 함께 찾아온 토니안을 반갑게 맞은 임현식은 “혹시 어머님이 나에 대해 묻는 말은 없던가?”라며 궁금해했다. 평소 임현식을 어떻게 생각했냐는 김준호의 질문에 토니안은 “어렸을 때 현식 선생님 같은 분이 아버지였으면 좋겠다 생각했다. ‘한 지붕 세 가족’에 나오는 순돌이었으면 좋겠다 생각했었다”라고 말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한편 토니안은 “어머님이 밝게 웃으시는 걸 오랜만에 봐서 기분이 묘했다. 어머니가 남성분과 웃으면서 대화하는 걸 처음 본 것 같다”라며 두 사람의 소개팅을 본 솔직한 마음을 밝혔다. 어머니가 외국어를 잘하는 지적인 사람을 좋아한다는 토니안의 이야기를 들은 임현식은 “마드리드 대학에서 수업도 들었다”라며 유창한 스페인어 실력을 뽐냈고, 토니안만 유독 편애하는 모습으로 웃음을 자아냈다.이어 깜짝 등장한 이옥진 여사를 본 임현식은 만나자마자 플러팅을 날렸고, 토니안은 “아후 세다”라며 당황했다. 그러나 “여사님을 만난 이후로 꽃의 이름을 잊었다”라는 임현식의 플러팅에 이옥진 여사는 “왜? 치매 걸렸냐”라고 대답해 웃음을 자아냈다. 한편, 17년 만에 아버지를 불러본다는 토니안과 따뜻하게 “오냐 아들아”라고 답한 임현식, 두 사람의 뭉클한 모습에 모두가 감동했다.신혼집 입주가 꼬이며 갈 곳이 없어진 김준호의 딱한 사정이 공개됐다. 씻지도 않고 술냄새를 풍기며 잠든 김준호를 깨우며 사정없이 구박하는 여동생에 웃음이 터져 나왔다. 김준호의 여동생은 “연애 초기에 지민 언니에게 ‘도망가, 지금이야’라고 몇 번을 이야기했는데 굳건하더라. 참 사랑이다”라며 감탄했고, 지민 母 역시 “지민이가 콩깍지가 씌이긴 한 게 준호가 옷을 걷으면 우린 배 나온 게 보이는데 지민이는 하얀 살이 보인다 하더라”라며 신기함을 감추지 못했다. 한편 김준호는 “지민이랑 같이 술을 마셨는데 경제권을 달래서 줬다. 혹시 용돈을 얼마 받을 수 있냐 묻자, ‘버는 것의 1/10을 줄게’라고 하더라”라고 밝혔고, 여동생은 “언니가 똑똑하다”라며 감탄했다.지난 방송에서 상담을 받으며 억압된 분노를 표출해야 한다는 조언을 들은 김승수가 집에 ‘분노 방’을 만들어 눈길을 끌었다. “빌려 오긴 했지만 이게 도움이 될까”라며 어색해하던 김승수는 이내 샌드백을 후려치며 속에 담아둔 말을 내뱉었고, 이를 지켜보던 승수 母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방음 부스에 들어간 김승수는 “내가 결혼 안 하고 싶어서 안 하는 줄 알아? 못하는 거야 이제”라며 솔로의 아픔을 절절하게 토로했다.상담 솔루션에 따라 후배에게 밥, 술 얻어먹기에 도전해 본 김승수. 그러나 계산하라는 말을 하기 위해 타이밍을 노리다 생활고를 토로하는 후배의 말에 전의를 상실한 김승수는 후배가 계산하자 오히려 찝찝해하는 모습을 보였다. 결국 택시비를 쥐어 보낸 김승수의 모습에 MC 서장훈은 “그래도 오늘은 마이너스 0원이다”라며 칭찬했다.이날 방송 마지막에는 김영철의 소개팅이 예고되며 큰 기대를 끌었다. SBS ‘미운 우리 새끼’는 매주 일요일 오후 9시에 방송된다.이수진 기자 sujin06@edaily.co.kr 2025.04.07 08:49
예능

[TVis] 임현식, 토니안 母 재회 “어머니 안 뒤 다른 꽃 이름을 잊었어” (‘미우새’)

배우 임현식이 토니안 어머니와 재회했다. 6일 방송된 SBS ‘미운 우리 새끼’에서는 토니안이 어머니의 소개팅 상대 임현식과 만나는 모습이 그려졌다. 임현식은 토니안에게 “어머니가 내 얘기를 하진 않았냐”고 물었다. 이에 토니안은 “제 결혼 얘기도 하면서 선생님 얘기를 하셨다”고 답했다. 이후 임현식은 “어머니가 어떤 스타일의 시니어를 좋아하냐”고 물어보며 관심을 표했다. 토니안은 “지적인 분을 좋아한다. 외국어도 할 줄 아는”이라고 말했다. 임현식은 계속해서 토니안에게 ‘어필’하는 모습으로 눈길을 끌었다. 특히 그는 “어머니 이름을 알게 된 이후로 다른 꽃 이름을 잊었다”고 로맨틱한 돌직구를 날려 스튜디오를 발칵 뒤집었다. 이후 현장에는 토니안 어머니가 깜짝 방문했고, 두 사람은 오랜만에 재회해 이야기를 나눴다. 두 사람은 편안하게 대화를 나누며 ‘썸’을 이어갔다. 이 모습을 지켜본 토니안은 어머니의 낯선 모습에 당황한 모습을 보였다.박세연 기자 psyon@edaily.co.kr 2025.04.06 22:38
드라마

‘지거전’ 채수빈 “내 연기 점수? 잘할 거라 믿어…저라도 절 믿어야죠” [IS인터뷰]

“아직 나아가야 할 길이 멀고, 높고, 그렇지만 스스로 잘할 거라는 믿음이 있어요.”배우 채수빈이 ‘지금 거신 전화는’을 통해 대중에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히 각인시켰다. 이번 작품 속 수어 통역사 역할을 위해 수어 연기까지 도전하며 열의를 다했다. “잘하고 싶어서 욕심이 났다. 그래서 스트레스도 있었다”고 밝힌 채수빈은 힘든 순간을 어떻게 극복하냐는 질문에 “나라도 날 믿어야 하지 않겠냐”며 수줍어하면서도 담담히 말했다.지난 4일 종영한 MBC 금토드라마 ‘지금 거신 전화는’은 협박 전화로 시작된, 정략결혼 3년 차 쇼윈도 부부의 로맨스 스릴러다. 채수빈은 극중 가족들로 인한 상처로 선택적 함묵증을 앓게 된 수어통역사 홍희주를 연기했다. 겉으로는 얌전하고 온화한 인물처럼 보이지만 자신에게 무심한 백사언에게 협박 전화를 거는 수위 높은 장난을 칠 정도로 거침없는 면을 가진 인물이기도 하다. 채수빈이 홍희주 역을 소화하기 위해 가장 먼저 익혀야 했던 건 수어였다. 캐스팅된 직후 촬영에 들어가기 2달 전부터 수어 수업을 받으며 맹연습에 돌입했다. 채수빈은 “우리가 말할 때 막 신경 써서 말을 하지 않듯이 수어를 할 때도 그냥 물 흐르듯이 나올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곧바로 수어 선생님과 연결해 달라고 해서 저를 괴롭히면서 정말 많이 연습했다”고 밝혔다.채수빈의 수어 장면은 ‘지금 거신 전화는’의 속 여러 명장면을 만들어냈다. 늘 조용하고 수동적으로 보였던 홍희주가 참고 참다 답답한 감정을 폭발시킬 때 그의 손짓과 표정으로 표현되는 수어는 육성으로 들리는 말보다 더욱 호소력 짙게 느껴지며 큰 여운을 남겼다. 채수빈은 “수어라는 게 참 예쁜 언어더라. 한편으론 소외된 언어라고도 생각했다”며 “우리가 다른 외국어들의 인사말 정도는 다 알지만 수어는 ‘안녕하세요’ 조차 잘 모르는데, 이번 작품을 통해 조금은 알려진 것 같아서 기쁘다”고 뿌듯해했다.수어뿐 아니라 상대역인 유연석과의 케미도 호평을 얻었다. 두 사람은 ‘2024 MBC 연기대상’에서 베스트커플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채수빈은 “(수상을)기대했다”면서 “2024년에 MBC에서 베스트 커플상을 받을 수 있을 만한 작품이 ‘밤에 피는 꽃’ 정도 있었는데 아무래도 우리 드라마가 방영 중이었기 때문에 조금 더 화력을 받은 것 같다”며 웃었다. 이어 ‘두 사람이 실제 사귀었으면 좋겠다’는 반응에 대해 “희주와 사언의 케미가 좋아서 이런 반응이 나오는 것 같아 되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유연석에 대해서는 “선배로서 진짜 많이 이끌어 줬고 도움을 정말 많이 받았다. 유연석이 없었으면 이렇게 흘러갈 수 있었을까 싶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지금 거신 전화는’은 최고 시청률 8.6%를 기록하며 흥행에도 성공했다. 그러나 채수빈은 아쉬운 점도 많았다고 털어놨다. “사실 촬영을 하다 보면 내 마음처럼 되지 않더라”며 “체력적으로 뭔가 한계를 느낄 때도 촬영 시 기술적인 부분 때문에 컷을 나눠서 가다 보면 감정을 온전히 몰입하지 못할 때도 있다. 좀더 집중을 했으면 좋았을 텐데 그러지 못한 부분에서 아쉬움이 남는다”고 이야기했다.그럼에도 채수빈은 홍희주 캐릭터의 특징, 성격과 높은 싱크로율을 보여주며 인생 캐릭터를 만났다는 평을 얻었다. 채수빈은 “아무래도 캐릭터를 제 안에서 녹여내 표현하는 거니까 비슷한 지점이 있기도 하다”면서 “얌전해 보이지만 저 역시 어릴 때 은근히 사고를 많이 쳤다. 학원을 땡땡이를 친다던가, 그래서 엄마한테 많이 혼났다”며 웃었다.2013년 연극을 통해 데뷔한 채수빈은 1994년생으로 올해 30세가 됐다. 배우로서 커리어를 쌓는 데 더 큰 욕심을 낼 법도 하지만 채수빈은 그보다도 지금 자기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계획대로 되지 않더라고요. 이런 캐릭터를 해보고 싶다, 저런 작품을 해보고 싶다는 욕심보다도 주어진 역할 안에서 다양한 캐릭터를 잘 표현하고 싶다는 욕심이 커요.”강주희 기자 kjh818@edaily.co.kr 2025.01.20 06:05
연예일반

[IS인터뷰] ‘노량’ 허준호 “기회 올 거라 예상 못 해…한때 배우 안 하겠다 생각했는데”

“왜 나를 찾아주는 걸까도 알고 싶지 않아요. 그저 감사하죠.”배우 허준호에게 ‘노량: 죽음의 바다’는 영광과 감사 그 자체였다. 허준호의 진심이 느껴진 건 인터뷰에서였다. 인터뷰 도중 ‘감사’라는 단어를 수 없이 말했던 게 여전히 기억에 남는 걸 보니 말이다.최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허준호와 만나 영화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노량: 죽음의 바다’는 임진왜란 발발 후 7년, 조선에서 퇴각하려는 왜군을 완벽하게 섬멸하기 위한 이순신 장군 최후의 전투를 그린 작품이다. 허준호는 명나라 수군 부도독 등자룡으로 분했다.허준호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에 참여하는 건 부담감 때문에 항상 피해왔다면서도 ‘노량: 죽음의 바다’에 참여한 건 영광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노량: 죽음의 바다’ 캐스팅 제안을 받았을 때 “도망갈 구멍이 없나 살펴봤다”며 부담감을 털어놓기도 했다.허준호는 “처음 김한민 감독과 두 시간 반 정도 이야기를 나눴는데 나를 홀려놨다. 이순신 장군에 대해 분초까지 이야기하더라. 뭐 이런 사람이 다 있지 싶었다”며 “이순신 장군을 이 사람만큼 잘 아는 사람이 있을까 하는 생각과 함께 믿음이 생겼다”고 출연 이유를 밝혔다.극 중 등자룡은 현실적인 도독 진린(정재영)과 달리 이순신(김윤석)에 대한 진심 어린 이해와 우정을 지닌 인물이다. 등자룡은 이를 바탕으로 이순신을 도와 왜군에 맞선다.허준호는 “왜 등자룡이 이순신 장군을 도와주려 했는지 그 관계에 대해 생각해보려고 했다”며 “목숨을 내어줄 수 있는 관계는 혈연밖에 없지 않나. 아마 등자룡과 이순신 장군은 그 정도로 절친한 관계가 아니었을까 생각했다”고 말했다.등자룡이 명나라 사람인 만큼 연기는 100% 외국어로 진행될 수밖에 없었다. 연기 경력이 40년 가까운 허준호에게도 생소한 경험이었다. 허준호는 “그냥 외웠다. 선생님이 뉘앙스를 봐줬지만, 외우는 방법밖에 없더라”라며 “촬영 들어가기 전에도, 들어가서도 대본을 보고 외웠다”고 했다.외국어 대사 때문에 생긴 에피소드도 있었다. 허준호는 함께 명나라 군인을 연기한 정재영에 대해 “이번에 정재영의 대사가 많아 별로 대화를 못 했다. 처음에는 오해할 정도로 밥만 먹고 가더라”라며 “그러나 영화를 보고 나니 정재영의 부활이 보여 너무 좋았다. 너무 멋지더라. 가라앉아있는 듯한 정재영만 봤었는데 이번에 영화를 보고 기립박수를 쳤다”고 미소 지었다.‘노량: 죽음의 바다’에 출연한 배우들은 ‘현장에서도 김윤석은 이순신 장군 그 자체였다’고 칭찬한 다. 김윤석을 가까이에서 본 허준호는 “내가 좋아하는 배우”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이어 “솔직히 걱정되기도 했다. 얼마나 부담이었겠나. 김윤석이 가진 부담이 클 거라 생각해 ‘어떻게 도와줄까’, ‘어떻게 서포트할까’를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허준호는 최근 몇 년간 영화와 드라마 등 다양한 작품에 출연하고 있다. 넷플릭스 ‘광장’에서 맡은 캐릭터를 위해 20kg을 감량할 정도로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허준호는 “이 정도 나이에는 보통 작품 수가 줄어드는데 나에게 시나리오를 주는 것만으로도 감사할 따름”이라며 “한때는 배우를 하지 않겠다고도 생각했는데 이렇게 다시 기회가 올 거라고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마지막으로 허준호는 ‘노량: 죽음의 바다’를 볼 관객에게 “많이 봐달라. 꼭 봐달라”며 “경제도 중요하지만, 문화도 중요하다. 문화 산업이 회복돼야 경제도 회복되는 거니까 많이 봐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이세빈 기자 sebi0525@edaily.co.kr 2024.01.04 05:30
연예일반

[IS인터뷰] ‘노량’ 이무생 “이순신 3부작의 마지막, 가슴이 웅장했죠”

누가 가슴 뛰지 않을 수 있을까. ‘명량’, ‘한산: 용의 출현’을 잇는 김한민 감독의 이순신 3부작 ‘노량: 죽음의 바다’에 참여하는 것은 배우 이무생에게도 가슴 뛰는 일이었다.이무생은 최근 ‘노량: 죽음의 바다’ 개봉을 앞두고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이 작품에 출연한 것에 대해 “가슴이 웅장해지는 느낌을 받았다”고 밝혔다.이무생이 ‘노량: 죽음의 바다’에서 맡은 역은 일본 장군 고니시. 고니시는 이미 전쟁에서 진 상황에서 하루라도 빨리 고국으로 돌아가야 하는 절체절명의 위기 속에서 기회를 모색한다.어려웠던 점을 꼽자면 한, 두 가지가 아니겠지만 가장 우선적이었던 건 외국어 대사였다. 배우들끼리 외국어로만 소통을 해야 하는 장면이 많았기 때문에 상대방의 대사까지 외우며 준비해야 했다.“선생님들이 있었어요. 일주일에 한 번씩 검사받는 느낌으로 공부를 했죠. 거의 숙제 검사 받는 느낌으로 공부를 했던 기억이 나요. 선생님들이 상당히 적극적이었고, 그분들 덕을 많이 봤죠.” 이무생은 모든 대사를 누가 탁 치면 바로 튀어나올 수 있도록 준비해야겠다는 마음이었다. 그 정도가 아니면 촬영장에서 너무 긴장감이 클 거라 생각했다. 이무생은 “안 그러면 정신을 잃을 수도 있겠더라”고 털어놨다.어떤 것이든 공부를 할 때는 처음엔 머리로 하지만, 나중엔 몸에 녹아들게 된다. 이무생은 “뇌가 아닌 입으로 기억한다는 느낌으로 쉬지 않고 외웠다. 그래야 속편하게 촬영에 들어갈 수 있더라”고 설명했다.또 한 가지 힘들었던 건 분장과 갑옷. 영화에서 이무생이 연기한 고니시는 파격적인 M자형 존마게 헤어로 시선을 강탈한다. 이 분장을 하는 데만 3시간 이상이 소요됐다.갑옷의 무게도 상당했다. 군인 시절 완전군장을 했을 때가 기억났을 정도였다. 이무생은 “갑옷 무게가 30kg 정도 된 것으로 안다. 그 무게를 몸으로 느끼면서 촬영했다”고 설명했다.“그래서 체력이 제일 중요했던 것 같아요. 촬영하면서 운동도 열심히 했고요. 사실 고니시는 일단 빨리 도망을 가야 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몸을 많이 움직이진 않았으나 정신을 집중하는 데도 체력이 중요하더라고요. 나중에 무너지지 않기 위해 항상 촬영 전에 스트레칭과 운동을 했습니다.” 무거운 갑옷을 입고 외국어로 연기를 해야 했던 ‘노량: 죽음의 바다’는 배우로서 큰 도전이었다. 그럼에도 작품에 합류한 건 “안 할 수 없어서”였다. 이순신 장군의 커다란 세 번의 전투를 다룬 작품, 게다가 그 피날레를 장식하는 영화인 만큼 촬영 후 개봉을 기다리는 감회가 남다르다.이무생은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개인적으로 감동적인 느낌을 받았다. 그런 느낌이 내 온 몸을 감싸고 있는 것 같았다”면서 “참여하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마음이었기 때문에 이 작품에서 내가 해야할 몫을 꼭 해야겠다고 다짐했다. 그 부분에 집중을 했다”고 설명했다.“아직도 기분이 얼얼해요. 곧 ‘노량: 죽음의 바다’로 여러분을 만나 뵙게 되는데, 영화가 개봉하고 나면 저도 마음이 조금 정리될 것 같아요. 모든 작품이 그렇지만 이번 영화를 대하는 마음이 정말 조심스럽거든요. 많은 분들이 와서 봐주시면 좋겠습니다.”‘노량: 죽음의 바다’는 20일 개봉한다.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3.12.19 11:31
연예일반

[IS인터뷰] ‘노량’ 이규형 “외국어 대사 통째로 암기… 절박함 표현하려 했다”

영화 ‘노량: 죽음의 바다’에서 왜군 책사 아리마 역을 맡은 배우 이규형이 외국어 연기의 고충에 대해 이야기했다.이규형은 최근 ‘노량: 죽음의 바다’ 개봉을 앞두고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일본어 연기를 위해 공부를 많이 했다고 밝혔다. ‘노량: 죽음의 바다’는 임진왜란 발발 후 7년, 조선에서 퇴각하려는 왜군을 완벽하게 섬멸하기 위한 이순신(김윤석) 장군의 최후의 전투를 그린 작품이다. 이규형이 맡은 아리마는 자신의 주군을 지키기 위해 최대한 빨리 조선에서 나가야 하는 상황. 이규형은 아리마의 절박함을 외국어 대사 속에 녹이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그는 “보통 일본어도 아니고 옛날 일본어였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 있어서도 디테일하게 공부를 했다”면서 “전에 무대에서 짧게 일본어로 인사 정도 하는 연기는 해봤지만, 이렇게 오래 일본어로 연기를 한 건 처음이었다”고 말했다.특히 이규형은 자신의 주군 고니시 역의 이무생과 호흡을 할 땐 상대방의 대사까지 통째로 외워야했다. 서로 일본어로만 대화를 주고받는 설정이다 보니 상대방의 말이 언제 어느 타이밍에 끝나는지를 정확하게 알아야 했기 때문이다.이규형은 “이무생과 나 모두 거의 신 자체를 다 외우고 촬영에 임했다”면서 “상대방이 연기를 하고 있는데 언제 끝나는지 몰라 눈치게임을 할 순 없는 노릇 아닌가. 자연스럽게 대사를 주고받기 위해 애썼다”고 설명했다.이어 “우리나라 말로 연기를 할 때는 쓰여 있는 대사와 조금 다르게 말이 나와도 매끄럽게 문장을 완성할 수 있는데 외국어는 안 그렇지 않느냐”며 “누구 하나도 틀리지 않기 위해 신경을 곤두세웠다. 잘해내야겠다는 마음이 컸고 모두 예민했다”고 털어놨다. “왜군의 입장에선 절박한 상황이었을 거예요. 모든 걸 포기하더라도 본국에 돌아가야만 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그 부분을 살리기 위해 노력했어요. 절박한 와중에도 제정신을 가지고 있으려 하는 그런 인물로 아리마를 표현하고자 했죠.”아리마는 영화에서 일본으로 돌아가기 위해 왜군 총사령관 시마즈(백윤식)에게 도움을 청하러 간다. 이규형은 이 때를 떠올리며 “백윤식 선배가 정말 대단하고 느꼈다. 그 무거운 갑옷을 입고도 힘든 기색 없이 계시더라”며 “처음에 문을 하나 사이에 두고 대화를 하는데, 그때 선생님의 목소리만으로도 압도되는 느낌이었다. 많이 배웠다”고 이야기했다.‘노량: 죽음의 바다’는 김한민 감독의 이순신 3부작을 마무리하는 작품. 이규형은 “이런 작품에 출연하게 돼 영광이다. 촬영장에 가는 게 너무 좋고 행복했다”면서 “‘서울의 봄’이 흥행하며 한국 영화에 길을 열어준 것 같다. 이런 좋은 분위기가 ‘노량: 죽음의 바다’까지 이어져서 극장이 사람들로 북적였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이규형이 출연한 영화 ‘노량: 죽음의 바다’는 오는 20일 개봉한다.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3.12.18 06:15
연예일반

“이런 날이 오네요” 이순신 3부작의 마무리, 노련미 집대성한 ‘노량’이 온다[종합]

김한민 감독의 이순신 3부작 여정이 마무리된다.김한민 감독은 12일 오후 서울시 송파구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에서 열린 영화 ‘노량: 죽음의 바다’ 언론 시사회에서 “이런 날이 오나 싶다”며 지난 10년의 소회를 드러냈다.‘노량: 죽음의 바다’는 ‘명량’과 ‘한산: 용의 출현’을 잇는 김한민 감독의 이순신 3부작의 마지막이 되는 작품. 동아시아 최대의 해양 전투로 꼽히는 임진왜란 노량해전을 담아냈다.역사가 스포인만큼 많은 이들이 알겠지만, 이번 영화는 이순신 장군이 세상을 떠나는 순간을 담고 있다. 그만큼 비장하고 웅장하게 영화가 진행된다.김한민 감독은 앞서 “‘죽음의 바다’라는 말만큼 ‘노량’을 잘 표현할 방법이 없었다”고 했던 바 있다. 그만큼 수많은 캐릭터가 등장하고, 일부 캐릭터는 장엄한 끝을 맞는다.김한민 감독은 “‘노량’을 만들 수 있을까 싶었는데 이런 순간이 오게 됐다”면서 “노량해전은 역사적 기록만 봤을 때도 너무 큰 전투였다. 그만큼 치열했고 난전이었다. 그런 해전을 잘 표현해낼 수 있을지 고민을 했다”고 털어놨다.그러면서도 “스케일을 키운 전쟁을 보여주기보다 전장의 중심에 있던 이순신이라는 인물을 잘 담고자 했다”고 밝혔다. 최민식, 박해일에 이어 마지막 이순신을 맡아 연기한 김윤석은 “너무 부담스러우면서도 영광인 역이었다”며 “다시는 이 땅을 넘볼 수 없게 하겠다고 생각하신 장군님의 마음을 따라가는 게 힘들었다. 모두가 전쟁을 그만하자고 하는데 이순신 장군님은 어떤 생각이셨을지 고민하는 게 힘들지만 벅찬 순간이었다”고 했다.김윤석은 또 “세 작품(명량, 한산, 노량) 가운데 하나를 하라고 하면 ‘노량’ 이 작품을 하고 싶었다”면서 “최민식, 박해일이 표현했던 것을 머릿속이 모두 담고 연기했다. 다음엔 나보다 훌륭한 배우가 이순신 장군을 연기해줬으면 한다”고 희망했다.이번 영화의 특이점은 명나라 수군이 합류한다는 것. 허준호와 정재영이 도독과 부도독을 맡아 또 하나의 중심을 우뚝 세운다. 배우들의 수준급 외국어 연기 역시 볼거리다.허준호는 “정재영 배우와 작품을 많이 해서 친한 사이고 사담도 할 정도다. 그런데 이번 현장에서는 대화를 잘 안 했다. 대사 보기 바빠서 대화하기 어려울 정도였다”고 귀띔했을 만큼 모두 열심이었다.일본어 공부를 해야했던 백윤식 역시 “‘배우는 표현을 잘해야 할텐데’ 하면서 열심히 했다. 제작사에서 외국어 선생님을 붙여줘서 공부했다”고 밝혔다.연기파 배우들과 지난 ‘명량’과 ‘한산: 용의 출현’에서 쌓은 노하우가 총집합한 이번 작품. 김한민 감독은 “다들 연기를 잘하는 배우들이셔서 너무 감사했다. 배우들 덕에 깊이 있고 섬세한 장면들이 나올 수 있었다”며 공을 돌렸다.‘노량: 죽음의 바다’는 임진왜란 발발 후 7년, 조선에서 퇴각하려는 왜군을 완벽하게 섬멸하기 위한 이순신 장군의 최후의 전투를 그린 작품이다. 오는 20일 개봉한다.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3.12.12 18:17
연예일반

‘노량’ 백윤식 “배우는 분량만 생각할 수 없다… 일본어 공부 열심”

배우 백윤식이 ‘노량: 죽음의 바다’에서 펼친 외국어 연기에 대해 언급했다.백윤식은 12일 오후 서울시 송파구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에서 열린 영화 ‘노량: 죽음의 바다’ 언론 시사회에서 “시나리오를 봤을 때는 분량이 얼마 안 되는 줄 알았다”고 운을 뗐다.그는 “배우는 분량만 갖고 생각할 순 없다”면서 “제작사에서 외국어 선생님과 공부를 시키는데 그때부터 보통 분량이 아니구나 했다. 표현을 잘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열심히 했다”고 밝혔다.영화에서 주로 호흡을 맞춘 박명훈에 대해서는 “박명훈 배우와 현장에서 감정선을 연기해야 했다. 워낙 열심히 공부했기 때문에 서로 전달이 됐고 소통이 잘됐다”고 설명했다.‘노량: 죽음의 바다’는 임진왜란 발발 후 7년, 조선에서 퇴각하려는 왜군을 완벽하게 섬멸하기 위한 이순신 장군의 최후의 전투를 그린 작품이다. 오는 20일 개봉한다.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3.12.12 17:34
프로야구

[인생2막] KIA 3라운더→3년 차 교사 윤정우 “선수 생활이 만든 제2의 인생”

배트 대신 출석부와 분필을 들었다. 야구 선수였던 윤정우(35)는 이제 체육 교사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 지난달 의왕시 소재 갈뫼중학교에서 만난 윤정우는 학생들이 모두 하교한 뒤 이튿날 수업을 준비하고 있었다. 다른 선생님들에게 방해가 되지 않기 위해 인터뷰는 중앙 현관 옆 스탠드에서 이뤄졌다. 그라운드를 누비던 윤정우의 새 무대는 이제 교실과 운동장이다. 선생님이라는 호칭이 아직 어색한 것 같았다. 윤정우는 “새로운 걸은 지 3년 차지만, 아직 ‘선수’로 불리는 게 익숙할 때도 있다"라고 했다. 가장 달라진 점을 묻자 그는 “하루하루 새롭다. 체육 특기자로 학창 시절을 보낸 탓에 경험하지 못한 게 많았다. 학생들과 교육 과정을 밟으면서, 오히려 내가 학생이 된 것 같더라”라며 환하게 웃어 보였다. 윤정우는 전도유망한 외야수였다. 원광대에서 두각을 드러낸 그는 2011년 2차 신인 드래프트 3라운드(전체 24순위)에 KIA 타이거즈의 지명을 받았다. 신인 선수가 입단 첫해(2011년)부터 개막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당시 KIA 야수 중 가장 발이 빨랐던 신종길과 비견될 만큼 강점이 분명한 선수였다. 빼어난 신체 조건(키 1m88·체중 85㎏)에 수려한 용모까지 갖춰, 스타 탄생을 알렸다. 2011년 1군에서 58경기에 나선 그는 그해 시즌이 끝난 뒤 열린 2차 드래프트에서 LG 트윈스에 지명되며 이적했다. 이후 2013년 군 입대, 상무 야구단에서 복무했다. 유망주의 전형적인 코스를 밟던 윤졍우는 좀처럼 1군에 안착하지 못했다. 2차 드래프트로 다시 KIA로 이적했다가, 2017년 4월 트레이드로 SK 와이번스(현 SSG)로 향했다. 그해 한 번도 1군을 밟지 못했다. 불투명한 미래에 윤정우도 경각심이 생겼다. 더 노력했다. 2019시즌을 앞두고 1군 스프링캠프도 합류했다. 하지만 이런 조바심이 화를 불러일으켰다. 2019시즌 퓨처스리그에서 자주 도루를 시도하며 경쟁력을 어필했지만, 무릎 십자인대가 끊어지는 부상을 입었다. 상무에서 뛸 때도 다친 부위였다. 윤정우는 미래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했다. 며칠 동안 잠을 못 이뤘다. 결국 현실을 인정했다. 그리고 어린 시절 자신이 꿈꾸던 모습들을 떠올렸다. 야구 지도자·스포츠 에이전트 등. 윤정우의 선택은 교사였다. 사범대(체육교육과)를 졸업한 덕분에 2급 교사 자격증이 있었다. 무엇보다 다른 일을 해보고 싶었다. 높은 목표를 두고 도전하면 그토록 좋아했던 야구도 잊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윤정우는 은퇴를 결정하고, 2019년 12월부터 독서실을 다니기 시작했다. 교원 임용시험을 볼 수 있는 자격을 얻기 위해 일단 한국사능력검정시험부터 공부했다. 1월 자격증을 딴 뒤 본격적으로 임용시험 공부에 돌입했다. 벽밖에 보이지 않는 시간이었다. 윤정우는 “처음에는 문제가 마치 외국어 같았다. ‘어떻게 하라는 거지’하는 생각뿐이었다"라고 했다. 그는 이어 “스포츠 사회·심리·체육사·체육교육학·생리학 등 여러 과목 중에서도 운동역학 공부가 가장 힘들었다. 점수 배분이 높고, 변별력이 있는 과목인데 그랬다"라고 돌아봤다. 오기로 버텼다. 엉덩이를 의자에 붙이고 버티는 것만큼은 자신 있었다. 운동하던 시절 몸에 밴 끈기와 승부욕이 공부할 때 작용한 것. 윤정우는 마치 중독된 사람처럼 공부했다. 더 이상 야구를 보지 않게 됐다. 야구로 만든 인연들도 잠시 끊었다.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는 것도 알리지 않았다. 그렇게 4~5개월이 지난 뒤 비로소 문제의 답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1년 만에 시험에 합격했다. 윤정우는 “야구를 22년 동안 했다. 그만둔다고 마음 먹었을 때 가장 슬픈 게 승부할 대상이 사라진 것이었다. 그래서 임용시험에 도전한 것 같다. 당시 나에게는 넘을 수 없을 것 같던 산이었으니까. 야구할 때처럼 미친 사람처럼 그저 버티고 부딪힌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돌아봤다. 실제로 면접에서도 야구 선수의 길을 걸을 때 경험이 큰 도움이 됐다. ‘실수로 준비물을 갖고 오지 않은 학생을 어떻게 교육하겠는가’라는 물음에 선수 시절 겪은 지도자들과의 일화를 떠올리며 답변했다고. 윤정우는 “내 인생에 야구 선수였던 시간이 결코 헛되지 않았다는 것을 느낀 계기다. 마치 (야구 선수에서 선생님이 된 게) 점으로 이어진 것처럼 말이다”라며 웃었다. ‘선생님’ 윤정우는 이전과 달라졌다. 그는 자신의 성격에 대해 "내성적이었다"라고 돌아봤다. 남들 앞에서 서는 것도, 말을 하는 것도 익숙하지 않았다. 이제는 다르다. 학교 체육 대회에서 진행을 위해 마이크를 잡기도 한다. 그는 “그래도 같은 수업을 (각 반) 8번씩 하다 보니 말하는 것도 늘더라. 새로운 나를 발견했다”라고 했다. 적성도 딱 맞는다. 윤정우는 “나만 잘 하면 됐던 선수 시절과 달리 학생들을 이끌고, 챙겨야 하는 자리에 있다. 선수였을 때도 내 조언이나 팁이 동료들에게 도움이 될 때 정말 기뻤다. 윤정우는 초임 교사로 부임했던 덕장중학교에서 갈뫼중학교로 전근했다. 3년 차 교사인 만큼 이제 학교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교육 과정도 이해하고 있다. 더불어 자신의 교육관도 생겼다. 그는 “가장 중요한 것은 모든 학생이 차별받지 않고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피드백하고 서포트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선수 출신이다 보니 운동을 하는 ‘’학생 선수’들에게도 눈길을 두고 있다. 이들이 제2의 인생을 가야 할 상황이 생겼을 때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소양을 갖출 수 있도록 학교에서 지원해야 한다고 본다. 해당 종목에서 성공하는 선수가 100명에 1명도 되지 않는다는 것을 자신의 경험을 통해 잘 알고 있다. 운동을 그만두는 선수들이 막막한 심경을 느끼지 않길 바란다. 윤정우는 “오랜 시간 이상적인 시스템을 만들 위해 노력한 것으로 알고 있다. 쉽지 않은 문제인 건 알고 있다"라며 “나는 그저 학생 선수들에게 ‘자신이 좋아하는 게 무엇인 지 스스로 물어 보라’라는 당부를 해주고 있다. 새로운 세계에 대한 관심을 놓지 않다록 말이다”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승부욕을 만족하기 위해 야구 선수를 했고, 새로운 도전으로 선생님이 된 윤정우. 그의 시선은 또 다른 곳으로 향한다. 학생 체육 시스템 개선과 스포츠 산업이 연계될 수 있도록 더 공부하기 위해 대학원 입학을 준비 중이다. 야구 발전에도 자신의 힘을 보태려 한다. 그는 지난해 한국야구위원회(KBO)가 만든 'MZ 위원회(SHIFT)' 전문위원을 맡아 야구 흥행을 위해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그는 "그래도 나는 어쩔 수 없는 야구인"이라고 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05.10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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