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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쉽고 강하다' 중지 접고 폭포수 낙차...들어는 봤나, 폰세의 '신상' 킥 체인지업 [IS 포커스]

2025시즌 KBO리그 최고의 투수는 단연 코디 폰세(31·한화 이글스)다. 폰세는 28일 기준으로 11경기에 등판해 다승 공동 1위(8승 무패), 탈삼진 단독 1위(105개), 평균자책점(ERA, 1.94) 2위에 올라 있다.폰세는 화려한 메이저리그(MLB) 커리어를 가진 외국인 투수가 아니다. 빅리그 통산 1승 7패 ERA 5.86을 기록한 게 전부다. 일본프로야구(NPB)에서도 3시즌 통산 10승 16패 ERA 4.54에 그쳤다.폰세의 성공담엔 배경이 있다. 한화에 상륙하기 전 폰세는 투구 레퍼토리에 변화를 줬다. NPB 시절 폰세는 평균 144.9㎞/h 커터(구사율 15.9%)와 평균 125.3㎞/h 커브(구사율 11.5%)로 타자를 상대했다. 특히 좌타자들을 상대로는 커터(구사율 16.1%)만 결정구 역할을 했다. 체인지업 전체 구사율은 8.1%에 불과했고, 좌타자 상대 헛스윙 비율이 24%로 크게 위력적이지 못했다. 구종 선택지가 적으니 NPB 타자들은 비교적 쉽게 폰세의 공에 대처했다. 올해 KBO리그에서 폰세를 만나는 타자들의 머릿속은 더 복잡해졌다. 폰세는 올해 체인지업 구사율을 두 배 이상(16.7%)으로 늘렸다. 그의 체인지업은 직구(49%) 커터(18.5%) 다음으로 구사율이 높고, 헛스윙 비율(46.5%)은 가장 높은 효자 구종이다. KBO리그 타자들이 체인지업 대처를 못 한 것이 아니다. 폰세가 올해부터 던지기 시작한 '킥 체인지업'의 효과다.킥 체인지업은 MLB에서도 갓 유행하기 시작한 '신상 구종'이다. 각 투수들의 투구 데이터를 관찰한 관계자들에 따르면, 현재 KBO리그에서 킥 체인지업을 던지는 투수는 폰세 외에도 제임스 네일(KIA 타이거즈) 드류 앤더슨(SSG 랜더스) 라이언 와이스(한화) 등이 있다. 킥 체인지업이 개발된 건 우연이었다. 2023년 KIA 타이거즈에서 뛰기도 했던 숀 앤더슨(현 LA 에인절스)이 원조다. 체인지업 구사에 익숙하지 않았던 앤더슨이 그립을 고민하다 중지를 공 위로 올렸다. 그 결과 그는 체인지업의 회전축을 뒤집는 데 성공했고, 원하는 움직임을 얻었다.앤더슨의 구질과 그립을 사설 훈련소인 트레드 애슬레틱스의 피칭 디렉터 리프 스트롬이 브랜드화했다. 그는 2023년 초고속 카메라로 앤더슨이 던지는 체인지업을 촬영하다 특이성을 확인했다. 중지로 공을 '찬다(kick)'는 뜻에서 킥 체인지업이라는 이름을 붙인 것도 이들이다.킥 체인지업은 그동안 투수들이 바라던 움직임을 '손쉽게' 줬다. 투수들은 직구를 시작으로 커브, 슬라이더 등을 차례대로 배우며 성장한다. 커브와 슬라이더는 투구 시 투수의 글러브 방향(glove side·오른손 투수 기준으로 왼쪽)으로 휜다. 이 구종들은 같은 손 타자(오른손 투수의 경우 오른손 타자)에겐 스트라이크존 바깥쪽으로 달아나 위력적이다. 하지만 반대 손 타자(오른손 투수의 경우 왼손 타자)의 눈엔 공이 먼 곳에서 가까운 곳으로 다가오기 때문에 투구의 움직임을 쉽게 읽는다. 투수들이 반대 손 타자들을 잡기 위해 활용하는 구종이 체인지업과 스플리터(포크볼)다. 두 공은 기본적으로 좌우가 아닌 아래로 크게 움직이고, 투구 방식에 따라 투수의 팔 방향(arm side·오른손 투수 기준 오른쪽)으로 휜다. 오른손 투수인 폰세는 커터와 커브만으론 왼손 타자 스트라이크존 바깥쪽을 공략할 수 없었기에 낙차 큰 변화구가 필요했다.문제는 난이도다. 직구, 커브, 그리고 그로부터 파생된 구종은 대부분 공에 마찰을 가해 회전으로 움직임을 얻는다. 반대로 체인지업·스플리터는 공의 회전수를 떨어뜨려야 원하는 움직임(낙차)을 얻는다. 완전히 다른 메커니즘 요소 중 하나가 팔 근육의 회전이다. 투구 시 투수의 손등과 팔뚝은 구종에 따라 다른 방향으로 회전한다. 슬라이더와 커브는 팔이 바깥으로 도는 외전(supination) 구종이다. 반대로 체인지업은 던질 때 손등과 팔뚝이 안으로 도는 내전(pronation) 구종이다.한 투수가 한 팔로 한 경기에서 두 회전을 공존시키면 '감각적 오류'가 발생한다. 체인지업을 던지다 무의식적으로 외전을 가하면 실투가 발생할 확률이 커진다. 또 하나 요소가 손가락이다. 회전을 죽이려 해도 손가락이 공과 마주하면 필연적으로 마찰이 발생하고, 이는 공에 직구와 같은 백스핀을 더해 낙차를 줄인다. 킥 체인지업은 투수의 중지를 접어 이 문제를 해결했다. 투수의 중지는 공과의 마찰면이 가장 큰 손가락이다. 또한 직구를 던질 때처럼 회전을 만드는 역할을 한다. 투수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기본적으로 킥 체인지업은 중지를 접은 채 공을 쥔다. ESPN은 "기존 체인지업은 손가락을 공에 평평하게 붙이지만, 킥 체인지업을 던질 때는 중지를 공에서 떼어 올리고, 공의 축을 앞으로 '찬다'. 이 동작으로 공의 회전축이 바뀌고, 아래로 떨어지는 무브먼트가 생긴다. 약지는 회전을 억제해 더 많은 낙차를 만들어낸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체인지업 피안타율 0.450을 기록하던 드류 앤더슨도 킥 체인지업의 수혜자다. KBO리그에 오기 전까지 체인지업을 능숙하게 던졌던 앤더슨은 KBO리그 공인구를 만나 곤경에 처했다. 미끄러운 MLB 공과 달리 KBO리그 공이 손에 너무 잘 붙는 게 문제였다.앤더슨은 "미국에선 공인구와 내 체인지업이 잘 맞아서 공이 크게 떨어졌다. 한국 공인구는 그보다 끈적했다"며 "중지를 살짝 더 위로 올렸을 뿐이다. 중지의 힘을 빼고, 약지로 공에 회전을 먹이면서 낙차가 커졌다. KBO리그에선 이 방식으로 던지는 게 낫겠구나 싶었다"고 설명했다. 올해 앤더슨의 체인지업 피안타율은 0.184에 불과하다. 기존의 체인지업과 비교해 낙차도 크다는 평가다. 잭 라이터(텍사스 레인저스)는 "이 공은 스플리터처럼 떨어지지만, 커터처럼 옆으로 움직이진 않는다"고 했다.원리가 간단한 만큼 장착도 비교적 쉬운 편이다. 빅리그에서 킥 체인지업을 처음 알린 건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유망주 투수 헤이든 버드송이다. 그를 시작으로 소셜미디어(SNS) 영상을 통해 킥 체인지업이 알려졌다. 안드레 무뇨스(시애틀 매리너스) 등은 사설 훈련소에 다니지 않고도, 영상만 보며 이 구종을 장착했다. '폰세 임팩트'가 일어난 KBO리그에서도 국내 투수들이 킥 체인지업 장착을 시작했다. 롯데 자이언츠는 지난해 퓨처스(2군)팀에 퍼포먼스센터를 개설, 과학적 접근을 통한 피치 디자인을 시도 중이다.오주승 롯데 퍼포먼스센터장은 "포크볼의 경우 공을 손가락에 끼워 바로 던질 수 있는 투수도 있다. 그렇지 않은 투수들의 경우 내전이 안 되는 경우가 있다. 억지로 팔을 비틀어 던져야 해서 제구를 잡기도, 원하는 움직임을 얻기도 어렵다"고 전했다. 그는 또 "킥 체인지업은 그립만 잡고, 직구를 던지듯 자연스럽게 던져 낙차를 일으키는 공이다. 손가락에 의해 자연스럽게 회전축이 바뀌며 움직임이 만들어진다"고 설명했다. 오주승 센터장은 "피치 디자인 과정에서 체인지업이나 포크볼 장착에 어려움을 겪는 선수들을 대상으로 킥 체인지업 장착을 시도 중"이라며 "대표적인 투수가 진승현(현 상무)이다. 외전형 투수인 진승현이 과거에 던졌던 체인지업은 밀려 들어가는 느린 직구 형태에 가까웠다. 지금은 낙폭이 있는 체인지업(킥 체인지업)을 던질 수 있게 됐다"고 소개했다. 진승현은 킥 체인지업 장착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외전형 우완 투수인 그는 우타자 상대로는 통산 피안타율 0.200, 피장타율 0.311로 강했다. 그러나 좌타자(피안타율 0.402, 피장타율 0.517)에겐 유독 어려움을 겪었다. 올해는 퓨처스리그 11경기에 등판해 1승 무패 1홀드, 평균자책점 1.20 피안타율 0.179로 압도적인 호투를 펼치는 중이다. 좌타자를 상대로도 피안타율 0.222 피장타율 0.333을 기록할 만큼 한 단계 성장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5.05.30 06:26
프로야구

‘국내 1선발’ 내줘도 아깝지 않다…’괴짜’ 필승조 활약에 사령탑 화색 [IS 피플]

"윈윈(Win-Win) 트레이드죠."SSG 랜더스는 지난해 10월 대형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왼손 선발 자원 오원석(24)을 KT 위즈에 내주면서 김민(26)을 영입했다. 2020년 1차 지명으로 영입된 오원석은 그동안 '제2의 김광현'으로 불리던 유망주. SSG가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 연속 100이닝 이상을 맡겼던 선발진의 미래였으나 김민을 위해 그를 포기했다.김민은 SSG에서 기대만큼 활약을 펼치는 중이다. 21일 기준 23경기에 등판한 그는 7홀드 평균자책점 3.20으로 활약 중이다. 김민의 호투가 끼치는 영향은 1이닝에 그치지 않는다. 지난해 SSG는 필승조 뎁스(선수층)가 얇아 노경은(77경기 83과 3분의 2이닝)과 조병현(76경기 73이닝)에게 부담이 몰렸다. 올해는 뎁스가 두 배가 됐다. 김광현에게 슬라이더 조언을 얻은 이로운(23경기 평균자책점 0.79)이 성장했고 김민이 가세했다. 5월 18경기에서 SSG는 구원 평균자책점 2.15(1위)를 기록했다. 김민도 1차 지명(2018년)으로 KT에 입단했던 대형 유망주 출신이다. 고교 시절(유신고)부터 강속구로 정평이 났으나 구위가 구속에 못 미쳤다. 직구 대신 투심 패스트볼을 장착했다. 종슬라이더와 커터성 슬라이더를 투심과 조합해 지난해 8승 4패 21홀드 평균자책점 4.31을 기록했다. 이적으로 인한 변수도 있었다. 2024년 등판(71경기 77과 3분의 1이닝)이 잦았고, 타자 친화적인 인천 SSG랜더스필드로 홈구장이 바뀌었다.김민은 우려를 씻었다. 9이닝당 탈삼진 10.07개(2024년 8.96개), 볼넷 1.37개(2024년 3.14개)로 오히려 진화했다. 불펜 투수에 필요한 멘털도 합격이다. 이숭용 감독은 "민이가 (성격이) 재밌다"고 웃으며 "며칠 전 내가 '별일 없니'라고 묻자 갑자기 '감독님, 저 감 잡았습니다. 이제 달라질 겁니다' 하더라. 그러려니 했는데 정말 달라지더라. 150㎞/h를 계속 던지더라"고 전했다. 김민의 트레이드 맞상대 오원석도 5승 2패 평균자책점 2.34로 국내 1선발로 성장했다. 선발 투수가 더 가치 있는 만큼 '아깝다'고 느낄 수 있지만, 이숭용 감독은 "윈윈 트레이드 같다. 원석이도 가서 잘해주고 있고, 우리도 플랜대로 (트레이드를) 실행해 민이를 데려왔고, 불펜이 탄탄해졌다"고 평가했다.잠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5.05.22 16:46
메이저리그

'무려 974일 만에 터졌다' 양키스 끝내기 홈런…70억 유망주가 해냈다

뉴욕 양키스가 모처럼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양키스는 22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텍사스 레인저스와의 홈 경기를 4-3으로 승리했다. 3연승을 질주한 양키스는 시즌 29승 19패(승률 0.604)로 아메리칸리그(AL) 동부지구 1위를 질주했다. 반면 텍사스는 3연패 늪에 빠져 AL 서부지구 3위(25승 25패, 500)에 머물렀다.이날 양키스는 7회까지 2-3으로 뒤졌다. 텍사스 선발 제이콥 디그롬(7이닝 3피안타 1피홈런 9탈삼진 2실점) 공략에 실패하면서 쩔쩔맸다. 하지만 8회 말 2사 1·2루에서 터진 애런 저지의 적시타로 3-3 동점을 만든 뒤 9회 말 1사 후 제이슨 도밍게스의 끝내기 홈런으로 웃었다. 도밍게스는 볼카운트 2볼에서 텍사스 마무리 투수 루크 잭슨의 3구째 85.2마일(137.1㎞/h) 슬라이더를 공략, 비거리 398피트(121.3m) 장타로 연결했다. 타격 직후 홈런임을 직감할 수 있는 큼지막한 타구. 양키스 팬들은 환호했다. 도밍게스는 "첫 끝내기 안타여서 정말 멋졌다. 첫 번째는 항상 특별하다. 타격하자마자 첫 번째 끝내기라는 걸 알았다. 정말 즐거웠다"라고 감격스러워했다. 팀으로 봐도 무려 974일 만에 나온 '끝내기 홈런'이었다. 메이저리그(MLB)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에 따르면 양키스의 직전 끝내기 홈런은 2022년 9월 21일 지안카를로 스탠튼이 기록한 그랜드 슬램. 이후 수많은 홈런이 터져 나왔으나 끝내기와는 거리가 있었다.도미니카공화국 출신 도밍게스는 올 시즌 성적은 40경기 타율 0.241(137타수 33안타) 6홈런 22타점이다. MLB닷컴은 '양키스는 도밍게스를 이런 자리에 앉히기 위해 수년 동안 꿈꿔왔다'라고 홈런의 의미를 조명하기도 했다. 도밍게스는 2019년 7월 무려 510만 달러(70억원)의 계약금을 받고 양키스에 입단한 초특급 유망주 출신으로 마이너리그 레벨을 차근차근 밟아 2023년 빅리그에 데뷔, 올해 세 번째 시즌을 소화하고 있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5.05.22 15:32
프로야구

'체인지업 피안타율 0.450→0.195' 확 달라진 앤더슨, 비결은 '킥' [IS 스타]

드류 앤더슨(31·SSG 랜더스)이 KBO리그 2년 차를 맞아 압도적 투구를 펼치고 있다. 비결은 180도 달라진 체인지업 구위다.앤더슨은 지난 2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KBO리그 정규시즌 두산 베어스와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5피안타 2볼넷 8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시즌 4승(2패)을 기록했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2.08까지 낮췄다.앤더슨의 탈삼진 능력은 리그 전체로 봐도 독보적이다. 지는 시즌 중 SSG와 계약해 KBO리그를 찾은 앤더슨은 당시 24경기 11승 3패 평균자책점 3.89를 기록했다.115와 3분의 2이닝 동안 탈삼진 158개를 기록, 9이닝당 탈삼진 12.29개를 쌓았다. 이번 시즌은 삼진을 쌓는 페이스가 더 가파르다. 56과 3분의 1이닝 동안 85탈삼진을 기록, 9이닝당 13.58개를 찍는 중이다. 탈삼진 1위인 코디 폰세(93개)보다 9이닝당 개수(12.49개)는 더 많다. 탈삼진 능력도, 실점 억제력도 늘어난 데에는 달라진 레퍼토리가 영향을 미쳤다. 21일 경기에서 최고 158㎞/h를 찍은 앤더슨은 강속구에 커브, 슬라이더, 커터, 체인지업 등을 섞는다. 체인지업은 지난해 5구종으로 사실상 효용이 없는 공이었다. 스탯티즈에 따르면 지난해 체인지업 피안타율이 0.450에 달했다.올해는 180도 달라졌다. 앤더슨은 슬라이더 구사율을 4.2%, 커터를 4%까지 줄이고 체인지업 구사율을 5.9%에서 17.8%까지 늘렸는데 체인지업 피안타율이 0.195에 불과하다. 21일 경기에서도 직구, 커브, 체인지업에 집중했다. 변화는 그립 덕분이다. 21일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앤더슨은 "오늘은 슬라이더와 커터를 굳이 던질 필요가 없었다"고 웃으면서 "내 구종에 순위를 매긴다면 직구, 커브, 체인지업 순일 것이다. 오늘은 3구종만 조합해 6이닝을 책임졌다"고 했다. 앤더슨은 "그립을 조금 바꿨다. 중지를 조금 움직였다"고 알렸다.앤더슨의 구종 그립은 최근 메이저리그(MLB)는 물론 KBO리그에서도 '신구종'으로 화제를 모은 킥 체인지업의 형태였다. 킥 체인지업은 중지를 접어 체인지업의 회전을 줄이고 낙차를 키운다. 중지로 공을 밀어내 구속도 높일 수 있다. 올 시즌 리그를 뒤흔드는 폰세 역시 킥 체인지업 장착이 효과를 봤다.앤더슨은 "중지를살짝 더 위로 올렸을 뿐이다. 낙차가 많이 커진 게 중요하게 작용하는 것 같다"며 "새 구종에 만족스럽다. 커브도 굉장히 좋게 들어가고 있다"고 기뻐했다. 앤더슨이 신 구종을 장착하게 된 건 KBO리그 공인구 때문이다. KBO리그 공인구는 MLB 공인구에 비해 투수의 손에 잘 붙는다. MLB 투수들이 미끄러운 공에 고전하는 것과 환경이 달라 상대적으로 직구나 변화구에 회전이 잘 붙는다. 문제는 체인지업이 회전을 죽이는 공이라는 점. 앤더슨은 "미국에 있을 때는 공인구가 내 체인지업과 잘 맞아 낙차가 크게 떨어졌다"며 "한국 공인구가 보다 끈적했다. 중지의 힘을 빼고, 약지로 스핀을 먹였더니 옆으로 돌면서 낙차가 커졌다. KBO리그에서는 이 방식이 낫겠구나 싶었다"고 설명했다.확실한 구위에 결정구 레퍼토리가 늘어났다. 현재 페이스라면 앤더슨도 MLB 스카우트들의 타깃이 될 게 유력하다. 이날 역시 MLB 스카우트들이 잠실구장을 찾아 앤더슨의 투구를 지켜본 것으로 전해졌다. 앤더슨에게 이를 전하자 그는 껄껄 웃으면서 "아예 몰랐다. 신경은 전혀 쓰지 않고 던졌다"고 전했다.잠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5.05.22 11:43
메이저리그

'투수 복귀 보인다' 오타니, 슬라이더·커브 투구 완료..."라이브 피칭 가능성 살펴볼 것"

오타니 쇼헤이(31·LA 다저스)가 투수로 복귀까지 한 걸음 나아갔다.오타니는 22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25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경기에 앞서 불펜 투구를 진행했다. LA 타임스 등 현지 매체, 스포츠호치 등 일본 매체들에 따르면 오타니는 이날 총 21구를 던졌다.중요한 건 투구 내용이다. 스포츠호치는 "오타니는 지금까지 오른쪽 팔꿈치 부담을 고려해 슬라이더, 커브르 던지지 않았다. 하지만 전날(21일) 캐치볼 단계에서 해금했고, 약 3개월 만에 이날 불펜 투구에서 (그 구종들을) 던졌다. 총 21구를 던졌는데 슬라이더가 4구, 커브가 2구였다"고 전했다. 스포츠호치는 "오는 25일에는 타자를 상대로 던질 가능성도 생겼다"고 덧붙였다. LA 타임스에 따르면 로버츠 감독은 "라이브 피칭을 진행한다는 의미인가"라는 말에 "지켜보고 결정하겠다"고 답했다.지난 2023년 9월 팔꿈치 인대 수술을 받은 오타니는 1년하고도 약 8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마운드에 복귀하지 않고 있다. 투타겸업 선수였던 그는 지난해부터는 오로지 타자로만 출전 중이다. 지난해 타자로 50홈런-50도루를 기록했고 올해도 타율 0.311 17홈런 11도루 31타점으로 3년 연속 최우수선수(MVP) 수상을 조준 중이다. 그렇다해도 투수 복귀를 포기한 건 아니다. 도쿄 시리즈, 시즌 중 신체 부담을 고려해 복귀 준비를 멈췄던 다저스와 오타니는 최근 다시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18일엔 불펜 투구를 무려 50구나 소화하며 차근차근 투구 수를 늘렸다. 당시 최고 구속 153㎞/h를 기록했고, 스플리터·투심 패스트볼·컷패스트볼 등 변형 패스트볼을 두루 실험했다. 여기에 보다 팔꿈치 부담이 큰 슬라이더와 커브도 본격적으로 던지면서 복귀 단계를 밟았다.인내를 발휘하고 있지만, 다저스는 투수 오타니의 힘이 필요한 시점이다. 다저스가 시즌 전 준비했던 선발진에서 타일러 글래스노우, 블레이크 스넬, 사사키 로키가 부상자 명단에 든 상황이다. 불펜진에서도 필승조인 커비 예이츠와 블레이이크 트레이넨이 부상자 명단에 있다. 클레이턴 커쇼가 최근 복귀했지만 전성기 구위는 기대할 수 없다. 야마모토 요시노부를 제외하면 기대할 수 있는 에이스가 없다.선발진이 무너지니 시즌 운용도 힘겹다. 다저스는 지난 21일 애리조나전에서 연장 혈투 끝에 승리하며 간신히 최근 4연패를 끊었다. 선발진의 공백이 불펜 부담으로 이어지면서 구원 이닝은 1위(210과 3분의 2이닝)르 기록 중이다.불행 중 다행으로 글래스나우가 복귀를 위한 첫 걸음을 딛는다. LA 타임스는 "로버츠 감독은 글래스나우가 오는 24일 불펜 투구를 소화한다고 밝혔다. 글래스나우, 스넬, 사사키, 예이츠, 트레이넨은 원정 경기 기간 홈구장에 남는다"고 전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5.05.22 09:24
프로야구

‘원정 첫 승’ ERA 2.89 문동주…15승 페이스, 커리어하이 보인다 [IS 피플]

탄탄한 동료들을 만났다. 외롭던 '신인왕' 문동주(22)가 '특급' 4선발로 커리어하이를 정조준했다.문동주는 지난 20일 울산 NC 다이노스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4피안타 2볼넷 4탈삼진 무실점 호투, 팀의 4-1 승리를 이끌었다. 이로서 시즌 5승(2패)을 수확한 그는 평균자책점(ERA)도 2.89까지 낮췄다.문동주는 부진했던 지난해, 나아가 신인왕을 수상했던 2023년보다 좋은 성적을 기록 중이다. 9경기를 등판하는 동안 4자책점 이상을 기록한 경기는 단 한 차례(4월 2일 롯데 자이언츠전)가 전부다.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는 4차례 기록하는 등 이닝 소화력도 개선됐다.세부 지표에서도 안정감을 확인할 수 있다. 문동주는 지난 2년 동안 빠른 구속에 비해 탈삼진 능력이 다소 떨어졌다. 2023년(7.21개) 2024년(7.76개) 모두 9이닝당 탈삼진 개수가 정상급과 거리가 멀었다. 결정구인 커브와 슬라이더가 직구를 완벽히 받쳐주지 못해 직구를 공략당하면 무너졌다. 포크볼이 추가된 올해는 다르다. 지난해 후반기부터 구사한 포크볼이 올해는 구사율 18.7%, 피안타율 0.135로 결정구 역할을 한다. 포크볼을 2스트라이크 이후 26.5%, 유리한 카운트에서 30.9% 던져 효과를 봤다. 그 결과 올해 9이닝당 탈삼진이 9.84개로 빼어나다. 9이닝당 볼넷도 1.93개로 3.07개였던 지난해보다 크게 낮췄다.문동주는 경기 후 방송 인터뷰를 통해 "지난 경기(14일 대전 두산 베어스전 5이닝 3실점)에선 볼 카운트 싸움에서 불리하게 가져가다 경기를 힘들게 끌고 갔다"며 "오늘은 최대한 스트라이크존을 공략하려고 했고, 모든 구종을 스트라이크로 던지려고 했다"고 총평했다.문동주는 지난 2년 동안 2~3선발로 한화 로테이션을 지켰다. 2023년 팀 내 ERA 2위(3.72), 다승 2위(8승)를 기록했고 지난해는 7승 7패 ERA 5.17로 부진했지만 외국인 투수들이 대부분 부진해 그를 대신할 이가 마땅치 않았다. 그러면서 111과 3분의 1이닝(팀 내 2위)을 소화하다 어깨 통증으로 시즌을 조기 마감했다. 올해는 다르다. 한화 선발진은 문동주를 든든하게 받친다. 지난해 한화로 복귀한 류현진(4승 2패 ERA 3.09)뿐 아니라 코디 폰세(8승 무패 ERA 1.48) 라이언 와이스(6승 2패 ERA 3.67) 모두 문동주 못지않은, 혹은 그 이상의 투구를 펼치고 있다. 문동주는 "선발진에 나보다 뛰어난 선배들밖에 없다. 내가 중간에서 그 흐름을 끊지 않도록 잘하려고 한다"며 "올해처럼 선발 투수들이 좋은 시즌이 있을까 싶다. 많이 배우고 있고, (내게도) 중요한 한해 같다. 주어진 상황을 잘 이용해 앞으로 더 좋은 피칭을 보여드리려 한다"고 다짐했다.승수가 가파르게 쌓이면서 데뷔 첫 10승 달성도 가시권이다. 문동주가 5승을 달성한 건 2023년은 7월, 2024년은 8월이었는데 올해는 5월이 가기 전에 이뤘다. 현재 페이스라면 여름 안에 10승을 거둘 수 있다. 또 시즌 끝까지 건강하게 약 27경기 이상을 소화한다면 15승까지도 가능하다. 문동주는 구단과 인터뷰에서도 "우리 팀 선발 투수들이 잘하고 있으니 자연스럽게 따라가려 했다. 그러니 좋은 결과가 있는 것 같다"며 "(포수인) 최재훈 선배님, 선발 선배님들께 항상 감사하다"고 전했다. 그는 "시즌은 정말 길다. 아직 10경기도 하지 않았다"며 "좋은 시작은 긍정적으로 생각해야 하겠지만, 방심하면 부상이 올 수 있다. 분발하겠다"고 다짐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5.05.22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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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라운더 값'하는 ERA 0.79 이로운 "지금 제일 믿을 수 있는 카드" [IS 잠실]

SSG 랜더스 뒷문이 지난해 비해 확실히 두터워졌다. 그 한 축은 분명 잠재력을 터뜨린 1라운더, 이로운(21)이다.SSG는 지난 2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KBO리그 정규시즌 두산 베어스와 원정 경기를 5-3으로 이겼다. 2점 차 접전을 이겨낸 데에는 불펜의 힘이 컸다. SSG는 이날 커리어에 승리가 없던 전영준이 선발로 나서 4와 3분의 1이닝 3실점을 기록했다. 부족한 이닝을 여러 불펜진이 나눠 챙겼는데, 이로운은 1과 3분의 1이닝 동안 3탈삼진 퍼펙트 무실점을 기록해 탄탄한 허리 역할을 해냈다.2023년 입단한 이로운은 당시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5순위로 지명된 기대주였다. 그러나 첫 해 6승 1패 5홀드 평균자책점 5.62, 지난해 1승 3패 1세이브 9홀드 평균자책점 5.95를 기록하며 부진했다.올해는 알을 깼다. 23경기에 등판한 가운데 2승 1패 6홀드, 평균자책점은 무려 0.79로 1이 채 되지 않는다. 겨우내 김광현에게 고속 슬라이더를 배웠고, 커브 제구가 더해지면서 한 이닝을 책임질 기량을 완성했다. 이숭용 SSG 감독은 21일 두산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로운이가 어제뿐 아니라 계속 잘해주고 있다"며 "지난해엔 그렇게 속을 썩이더니, 올해는 그 이상 활약으로 갚아준다. 지난해 경험이 정말 중요했던 것 같다. 지난해 말 2군에 내려가 열심히 훈련하고, 선수가 이겨내고 새 구종을 익혔다. 노력한 결과"라고 기뻐했다. 이 감독은 "아프지 않고 페이스를 잘 유지한다면 어느 보직을 가도, 마무리 투수를 해도 손색이 전혀 없는 선수"라며 "지금 제일 믿을 수 있는 카드다. 로운이가 들어오면서 6~9회를 운영하기 정말 편해졌다"고 전했다.이숭용 감독은 "로운이 초구 스트라이크 비율이 정말 높아졌다. 새로 장착한 구종을 자신 있게 던지고, 다른 구종도 잘 던진다. 직구 스피드도 갖춰졌으니 거의 완벽하게 던진다"며 "주자가 있어도 계산이 선다. 승부처에서 점수주면 안 될 때 로운이가 1순위가 됐다. 선수가 노력한 결과. 감독으로서도 뿌듯하다"고 칭찬했다.철벽 불펜이 된 데에는 지난 시즌 후 트레이드로 와 필승조에 합류한 김민의 활약도 있다. 대가로 내준 오원석이 KT 위즈에서 5승 2패 평균자책점 2.34로 활약 중이지만, 7홀드 평균자책점 3.20의 김민 역시 SSG에서 빼놓을 수 없는 선수가 됐다.이숭용 감독은 "윈윈 트레이드 같다. 원석이도 가서 잘해주고 있고, 우리도 플랜대로 실행해 민이가 와 불펜이 탄탄해졌다"고 평가했다.KT 시절 인연이 있던 김민에 대한 일화도 전했다. 이 감독은 "민이가 (성격이) 재밌다. 몇일 전 내가 '별 일 없니'라고 묻자 '감독님, 저 감 잡았습니다. 이제 달라질 겁니다' 하더라"며 "그러더니 그 다음부터 150㎞/h를 계속 찍는다. 나도 민이 성향을 아니 계속 말을 걸어주는데, 그날 갑자기 그러더니 확 달라졌다"고 웃었다.잠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5.05.21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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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G ERA 0.79' 김광현표 슬라이더 장착하고 스텝업, 그래도 '만족'은 없다 [IS 인터뷰]

오른손 투수 이로운(21·SSG 랜더스)이 한 단계 성장했다. 비결은 '김광현표 슬라이더'이다.이로운은 올 시즌 주목할 만한 불펜 투수 중 하나다. 20일 기준으로 23경기에 등판한 그는 평균자책점 0.79(22과 3분의 2이닝 2자책점)를 기록했다. 최소 20이닝을 소화한 KBO리그 29명의 불펜 투수 중 김서현(한화 이글스·0.75)에 이은 평균자책점 2위. 프로 2년 차로 앞선 두 시즌 모두 5점대 평균자책점(통산 5.78)에 머물렀다는 걸 고려하면 괄목할 만한 변화이다.도약의 원동력은 '구종'이다. 겨우내 팀의 토종 에이스인 김광현(37)으로부터 그의 주무기 슬라이더를 배운 게 주효했다. 이로운은 "이전에는 느린 슬라이더를 던졌는데 이걸 좀 더 빠르고 짧게 꺾이는 슬라이더로 바꿨다. 광현 선배님처럼 (완벽하게) 던지진 못하지만 최대한 흉내 내고 있다"며 "손목을 틀어서 던지기보다 약간 직구처럼 때린다. (공을) 손끝에서 누르는 게 중요한 거 같다"라고 말했다. 이로운은 직구·체인지업 비중이 큰 '투피치 유형'이었는데 슬라이더를 장착한 이후 투구 레퍼토리가 풍성해졌다. 여기에 커브까지 섞어 타자와의 수싸움에서 우위를 점한다. 경헌호 SSG 투수 코치는 "슬라이더가 좋은데 커브도 스트라이크존에 넣을 수 있어서 더 효과적인 피칭을 할 수 있다"며 "(자신 있게 던지니까) 제구도 확실히 개선됐다. 작년엔 불리한 볼카운트에서 출루(볼넷)를 내주는 경우가 많았는데 지금은 수치가 많이 향상했다"라고 흡족해했다. 이로운은 "아직 슬라이더의 가치가 높은 건 아니다. 그래도 (타자들에게) 이걸 던진다는 것만 알려줘도 다른 구종이 살 수 있다"며 "(손에 익히려고) 캐치볼부터 엄청 많이 던져봤다"라고 말했다.대구고를 졸업한 이로운은 2023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지명된 유망주다. 입단 첫해부터 1군에 데뷔한 그는 2년 연속 '50경기·50이닝'을 해내며 두각을 나타냈다. 하지만 세부 성적은 기대를 밑돌았다. 5점대 평균자책점에 머문 가장 큰 문제는 역시 볼넷. 제구 난조로 무너지기 일쑤였다. 그는 "1, 2년 차 때 잘 못했기 때문에 걱정이 많았다. (선발로 뛴) 고등학교 때는 힘을 조절하면서 제구 위주로 신경을 썼는데 프로에선 1이닝 투수로 뛰니까 더 강한 공을 던지려는 생각에 힘이 들어가더라"며 "젊었을 때 뭔가 변화도 주고 시도를 해봐야겠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이로운의 만족은 없다. 그는 "(여전히) 볼넷을 주니까 피안타율(0.218)에 비해 이닝당 출루허용(WHIP·1.32)이 높다"며 "아직은 실망스럽다"라고 자책했다. 그러면서 "70경기·70이닝을 책임지며 2점대 평균자책점을 해보고 싶다. 팀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김광현은 "로운이는 슬라이더가 손에서 계속 빠지는 걸로 고민이 많았다. 그래서 비시즌에 슬라이더 그립을 알려줬다"며 "연습을 많이 했는지 잘 적용해서 던지는 것 같아 뿌듯하다"라고 격려했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5.05.21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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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원·문보경 쾅쾅!' LG, 홈런의 힘으로 30승 선착…우승 확률 55% 잡았다 [IS 잠실]

LG 트윈스가 박동원과 문보경의 홈런을 앞세워 연패에서 탈출했다. LG는 1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프로야구 KT 위즈와의 홈 경기에서 5-1로 승리했다. 전날(17일) 더블헤더에서 연달아 패한 LG는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승리하며 스윕패를 모면했다. 이날 승리로 LG는 리그에서 가장 먼저 30승(16패) 고지를 밟았다. 역대 KBO리그 30승 선점 팀의 정규시즌 우승 확률은 55.3%(38차례 중 21차례, 1982~1988 전후기리그·1999~2000 양대리그 제외)에 이른다. 한국시리즈(KS) 우승 확률은 50%(38차례 중 19차례)다. 2022년 SSG 랜더스와 2023년 LG가 30승 선착 후 통합 우승을 이룬 바 있다. LG가 올해에도 통합 우승의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박동원과 문보경이 연달아 홈런포를 쏘아 올리며 팀의 30승 선착을 이끌었다. 박동원은 1-0으로 앞선 1회, 2사 2루 상황에서 KT 선발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의 한가운데 체인지업을 받아쳐 잠실구장 가장 먼 곳인 가운데 담장을 넘어가는 2점 홈런으로 연결했다. 비거리가 135m나 나온 대형 홈런이었다. 문보경은 3-1로 리드하던 3회 1사 1루에서 홈런포를 쏘아 올렸다. 헤이수스의 낮게 덜어지는 슬라이더를 받아쳐 우월 홈런을 만들었다. 문보경의 홈런으로 5-1까지 달아난 LG는 승부에 쐐기를 박으며 승리를 확정했다. 두 선수는 홈런 레이스에도 불을 붙였다. 시즌 12호포를 때려낸 박동원은 팀 동료 오스틴 딘(12개)과 함께 이 부문 리그 공동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올해 18개를 때려낸 1위 르윈 디아즈(삼성 라이온즈)를 향해 추격의 시동을 걸었다. 문보경도 시즌 10호포로 노시환(한화 이글스) 김형준(NC 다이노스)과 함께 이 부문 리그 공동 4위에 올랐다. 한편, 마운드에선 선발 요니 치리노스가 6이닝 동안 97개의 공을 던져 5피안타 무사사구 3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하며 시즌 6승(1패)을 거뒀다. 이우찬(3분의 1이닝) 박명근(3분의 2이닝) 성동현(3분의 2이닝) 김진성(1과 3분의 1이닝) 등으로 이어진 불펜진도 무실점으로 KT 타선을 틀어막으며 LG의 승리를 이끌었다. KT는 선발 헤이수스가 6이닝 동안 9개의 삼진을 잡으며 호투했으나 홈런 2방에 울었다. 1회 선두타자 박해민과 김현수에게 연속 안타를 맞으며 선실점한 헤이수스는 박동원에게 2점포를 맞으며 일찌감치 승기를 내줬다. 타선에선 안현민의 2안타를 비롯해 LG보다 더 많은 7개의 안타를 때려냈으나 응집력이 부족했다. KT는 3회 초 황재균의 1타점 적시타로 위안을 삼아야 했다. KT는 7회 1사 후 강백호의 볼넷과 김상수의 안타로 1·2루 기회를 잡았지만 후속타가 터지지 않았고, 8회에도 2사 후 안현민의 안타와 장성우의 볼넷으로 주자를 2명이나 출루시켰으나 득점은 없었다.잠실=윤승재 기자 2025.05.18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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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개는 더 가능합니다" 1987년생 최정, 이젠 600홈런 향해 뛴다 [IS 피플]

"충분히 100개는 더 가능합니다."김재현 SSG 랜더스 단장이 최정(38·SSG)을 놓고 단호히 말했다. 최정은 지난 13일 인천 NC 다이노스전에서 전인미답의 길을 개척했다. 0-2로 뒤진 6회 말 2사 1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최정은 풀카운트 승부 끝에 NC 선발 라일리 톰슨의 6구째 슬라이더를 잡아당겨 왼쪽 펜스를 넘겼다. 2005년 데뷔한 그가 2303경기, 9478타석 만에 KBO리그 사상 첫 통산 500홈런을 달성한 순간이었다.현재 KBO리그에서 최정 다음으로 통산 홈런이 많은 건 박병호(39·삼성 라이온즈·412개)와 최형우(42·KIA 타이거즈·401개)이다. 두 선수 모두 리그를 대표하는 슬러거. 하지만 적지 않은 나이 탓에 통산 500홈런 여부는 불투명하다. 통산 500홈런은 정상급 기량을 수년간 유지해야 넘볼 수 있는 '대업'이다. 미국 메이저리그(MLB)나 일본 프로야구(NPB) 등 해외리그에 진출하지 않고 KBO리그에만 전념하는 전제 조건도 충족해야 한다. 여러 이유로 최정의 통산 500홈런은 당분간 깨지기 힘든 대기록으로 여겨진다. 이제 관심이 쏠리는 건 600홈런 달성 여부다. 김재현 단장은 본지와 통화에서 "600홈런도 가능하다. 최정은 능력이 된다. 타격할 때 힘을 모아서 전달하는 기술이 뛰어나고 직구 타이밍에도 변화구를 헛스윙하지 않고 때려낸다"며 "워낙 리그에서 오래 뛰다 보니 상대 투수에 대한 노하우도 잘 안다. 히팅 존과 웨이팅 존을 잘 파악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김 단장은 "술도 마시지 않고 자기 관리를 잘한다. 나이가 있어서 어느 정도 에이징 커브(일정 나이가 되면 운동능력이 저하되며 기량 하락으로 이어지는 현상)가 오겠지만 (지금부터 홈런) 100개는 충분하다"라고 강조했다. 통산 201홈런을 기록한 김재현 단장은 최정이 입단한 2005년 당시 SK 와이번스(SSG 전신)를 대표하는 타자였다.기복이 없다는 건 최정의 강점이다. 최정의 타격은 웨이트 시프트 시스템(weight shift system·중심 이동)이 아닌 로테이셔널 히팅 시스템(rotational hitting system·허리 회전)에 가깝다. 타격할 때 중심을 뒤에 남겨 놓고 골반을 강하게 회전해 타구에 힘을 싣는다. 강한 허릿심과 탄탄한 하체가 필수적인데 국내 최고 수준의 코어 힘을 갖춘 최정에게 안성맞춤. SK 출신인 이호준 NC 다이노스 감독은 "내 기억이 맞다면 최정은 김성근 감독님이 계시는데도 불구하고 시키는 대로 안 하고 타격 폼을 본인이 만들었을 거"라면서 "누가 만들어준 타격 폼은 그 코치가 팀을 떠나거나 슬럼프가 오면 (감을) 찾는 데 오래 걸리지만 내가 만든 폼으로 치는 선수들은 오래간다"라고 말했다. 최정은 600홈런에 대해 "욕심은 없지만 달성해 보고 싶은 기록"이라며 멋쩍게 웃었다. 이어 "(햄스트링을 다쳤던) 올해처럼 부상 공백이 있으면 쉽지 않을 거 같다. 몸 관리를 철저하게 잘해야겠다는 걸 더 느꼈다"며 "꾸준히 잘하면 달성할 수 있기 때문에 치고 싶다"라고 말했다. 최정은 2021년 10월 19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서 400홈런을 때려낸 뒤 1302일 만에 500홈런 고지를 밟았다. 산술적으로 600홈런까지는 4년 안팎의 시간이 더 필요할 전망. 불혹을 넘긴 나이에도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프로야구 1호 홈런의 주인공이자 최정을 지도한 경험이 있는 이만수 전 SK 감독은 "여기서 멈추지 말고, 600홈런에 도전하는 선수가 되길 바란다"라고 덕담을 건넸다.인천=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5.05.15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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