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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도쿄리’ 찔러주고 ‘달리기’ 끝냈다

도쿄 올림픽을 앞둔 마지막 시험 무대에서 올림픽축구대표팀(24세 이하)이 가장 확실한 득점 공식을 재현했다. ‘도쿄 리’ 이동경이 찔러주고, ‘달리기’ 이동준(이상 24·울산 현대)이 마무리했다. 김학범(61)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15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가나와 2차 평가전에서 2-1로 승리했다. 1-1로 맞선 후반 20분 이동경이 침투 패스를 넣어줬다. 수비 뒷공간을 빠르게 침투한 이동준이 질주해 볼을 받은 뒤 오른발 슈팅으로 마무리했다. 후반 들어 그라운드를 밟은 두 선수가 호흡을 맞춰 득점포를 합작해냈다. 이름 앞 두글자가 같은 이동준과 이동경은 올 시즌 K리그1 울산의 선두 질주를 이끌고 있다. 이동경 별명은 ‘도쿄 리’다. 이름이 올림픽 개최지 도쿄의 한자 발음(동경)과 같아서다. 엄청난 스피드를 지닌 이동준은 올림픽팀 동료들 사이에서 ‘달리기’로 불린다. 파울루 벤투 A대표팀 감독도 둘을 수시로 발탁해 가능성을 점검한다. 가나전은 30일 최종 엔트리(18명) 발표를 앞두고 치른 마지막 실전이었다. 12일 치른 1차 평가전(3-1승)의 선발명단 전원(11명)을 새 얼굴로 바꾼 김 감독은 벤치 대신 기자석에 앉아 ‘매의 눈’으로 지켜봤다. 쉼없이 메모하며 좀 더 높은 곳에서 선수들을 면밀히 관찰했다. 0-0으로 맞선 전반 42분, 오세훈(22·김천)이 수비를 등지고 내준 패스를 조영욱(22·서울)이 왼발 슈팅으로 연결했다. 골 포스트 맞고 나온 공을 정우영(22·프라이부르크)이 왼발로 정확히 차 넣었다. 이강인(20·발렌시아)도 올림픽팀 데뷔전을 무난하게 마쳤다. 2019년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월드컵 준우승을 이끈 그는 그간 A대표팀으로 ‘월반’해 뛰었다. 김학범호 첫 출전이었지만, 클래스가 다른 킥 능력으로 눈도장을 받았다. 전반 45분 비록 골키퍼에 막혔으나 왼발 프리킥 궤적은 아름다웠다. 왼발잡이이면서도 후반 16분 날카로운 오른발 중거리 슈팅도 선보였다. 아무래도 올림픽팀에서 첫 실전이다보니, 전반 초반 호흡이 잘 안 맞는 부분도 있었다. 하지만 올림픽 본선에서는 ‘오프 더 볼(공을 갖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의 효과적인 움직임과 정확한 슈팅이 필요하다. 김학범호에서 가장 치열한 포지션은 4-2-3-1 포메이션을 기준으로 2선 공격수 자리다. 가나와 1차 평가전에서 김진규(24·부산)가 빛났고, 이날은 측면 공격수 이동준과 정우영, 공격형 미드필더 이강인과 이동경이 어필했다. 중앙 미드필더 중에서는 좌우로 벌려주는 김동현(24·강원)의 패스가 좋았다. 전반만 뛴 백승호(24·전북)는 경기 초반 위력적인 중거리 슈팅으로 어필했다. 후반 6분 실점 장면은 아쉬움을 남겼다. 역습 방어 상황에서 골키퍼 안준수(23·부산)가 볼 처리를 머뭇거리는 사이 공을 따낸 가나의 조셉 반스에게 동점골을 내줬다. 김 감독은 후반 중반 이후 이승우(23·포르티모넨세)와 이동경을 투입하고, 이동준을 최전방 공격수로 끌어올리며 전술에 변화를 줬다. 62분간 뛴 이강인에 대한 질문을 받은 김 감독은 “선수 개개인에 대한 평가는 하지 않겠다. 전체적으로 힘든 상황이었고, 몸이 무거웠다. 이겨내야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는 걸 느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림픽팀은 22일부터 파주에서 2차 훈련을 갖는다. 그에 앞서 16일에 참가 선수 명단을 공개한다. 와일드 카드(25세 이상, 3명)을 포함한 최종 엔트리 18명은 30일에 발표한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2021.06.16 08:27
스포츠일반

"흥민 형처럼 멋진 골이 꿈"...첫 태극마크 송민규의 도전

“처음이라고 떨고 있을 수는 없잖아요. 실력을 확실하게 보여 줘야죠.” 생애 처음 축구 국가대표팀에 뽑힌 송민규(22·포항 스틸러스·사진)의 각오는 당찼다. 한국은 2022 카타르 월드컵 2차 예선 H조 남은 일정(3경기)을 앞두고 있다. 상대는 투르크메니스탄(5일), 스리랑카(8일), 레바논(13일)이다. 해외파 중심인 대표팀에서 공격수 가운데 송민규가 눈에 띈다. 대표선수 대부분은 청소년부터 연령별 대표팀을 거치는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 송민규는 그런 경력이 전혀 없다. 지난해 10월 올림픽팀에 뽑힌 게 첫 태극마크였다. 그리고 8개월 만에 대표팀으로 월반했다. 대표팀 입소를 앞둔 송민규를 지난달 31일 전화로 인터뷰했다. 그는 “꿈이었던 태극마크를 달게 돼 기쁘다. 특별한 ‘스펙’도 없는데 해낸 것 같아 뿌듯하다. 세계적인 선배와 뛰며 즐기고 기회가 오면 잡겠다”고 말했다. 왼쪽 공격수 송민규는 프로축구 K리그에서 가장 돋보이는 신예다. 그는 지난해 10골·6도움(27경기)으로 영플레이어상(신인왕)을 수상했다. 지난 시즌 19골(득점 2위)로 포항 공격을 이끈 일류첸코가 전북 현대로 이적한 뒤에는 팀의 간판 공격수다. 그는 현재 7골로 득점 5위다. 주민규(제주 유나이티드, 10골)에 이어 국내 선수 득점 2위다. 다부진 체격에 몸싸움을 잘한다. 좁은 공간 돌파가 주 무기다. 어려도 득점 기회 앞에서 무서울 정도로 침착하다. 게다가 크지 않은 편(키 1m 79㎝)인데도 헤딩골이 많다. 대표팀 소집 직전인 30일 광주FC전에서도 후반 43분 헤딩 결승골(포항 1-0 승)을 터뜨렸다. 송민규는 “전에는 드리블 돌파만 고집했는데, 집중 마크를 받게 되면서 동료를 활용한 패스 플레이를 터득했다. 업그레이드됐다”고 자신했다. 송민규는 대표팀 에이스 손흥민(29·토트넘)과 같은 포지션이다. 경쟁보다는 선배의 백업 역할이 유력하다. 그래도 송민규는 자신만만하다. 그는 “최고 선배를 만나게 돼 설렌다. 긴장하면 나만 손해다. 혹시 단 1분이라도 출전 기회가 있으면 활약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찬스에 강했다. 올림픽팀 데뷔전이었던 지난해 10월 대표팀과 평가전에서 수비수 셋을 드리블로 제친 뒤 왼발 슈팅으로 ‘거미손’ 조현우(울산 현대)가 지키는 골망을 흔들었다. 자신감 넘치는 플레이에 등 번호(7번)와 포지션(왼쪽 공격)까지 손흥민(토트넘)을 빼닮았다 보니 팬들은 송민규를 가리켜 “제2의 손흥민”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그는 “공격수는 골로 말해야 한다. 기회가 온다면 대표팀 데뷔골을 터뜨리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2021.06.02 08:05
축구

‘피지컬, 경기감각 떨어져’…혹평 듣던 정우영, 기어이 기회를 잡아냈다

정우영(22·프라이부르크)이 분데스리가 3호 골을 신고했다. 확실히 팀에서 자리를 잡고 있는 모습이다. 한때 주전 경쟁에서 어려움을 겪었던 정우영은 차근차근 자신의 숙제를 풀어가고 있어 더욱 희망적이다. ━ 강팀 무너뜨린 중거리포 정우영은 7일(한국시간) 끝난 2020~21 분데스리가 20라운드 홈경기에서 도르트문트를 상대로 팀의 선제골을 넣었다. 윙어로 뛴 정우영은 후반 4분 빈첸조 그리포의 어시스트를 호쾌한 무회전 중거리슛으로 연결했다. 정우영의 리그 3호 골. 오른발잡이 정우영이 왼발로 넣은 골로, 기술적으로 양발 모두 뛰어난 그의 장점이 드러난 장면이었다. 선발로 나선 정우영은 후반 25분 교체아웃됐다. 도르트문트는 ‘괴물 공격수’로 불리는 엘링 홀란드 등 화려한 라인업을 보유한 강팀이다. 그러나 프라이부르크는 정우영의 선제골과 슈미트의 결승 골로 2-1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프라이부르크는 리그 8위(승점 30), 도르트문트는 6위(승점 32)가 됐다. ━ 큰 기대, 못 미쳤던 성과 정우영은 지난 2018년 독일 명문팀 바이에른 뮌헨의 U-19팀에 입단하며 주목받았다. 2019년 3월 1군 데뷔전을 치렀지만, 주로 2군에서 뛰었다. 분데스리가 8년 연속 우승팀인 호화 군단 바이에른 뮌헨에서 정우영이 자리를 잡기는 어려웠다. 그는 올 시즌을 앞두고 프라이부르크로 이적했다. 정우영은 이 과정에서 경기에 자주 나서지 못해 감각이 크게 떨어졌다. 단적인 증거가 올림픽대표팀에서의 플레이였다. 올림픽팀의 김학범 감독은 팀의 주전 선수들보다 두 살이 어린 정우영을 발탁해 선발로 내보내는 등 기대감을 나타냈지만, 결과는 기대 이하였다. 지난해 1월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선수권대회에서 김학범 감독은 “우영이가 실전 경기를 뛴 지 오래됐다. 그러다 보니 뭔가 보여줘야 한다는 마음이 앞서 조급하게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독일 ‘키커’에 따르면, 프라이부르크의 클레멘스 하르텐바흐 단장은 정우영을 영입할 때 “피지컬이 더 강해져야 한다. 특히 공을 따낼 수 있는 강인함이 필요하며, 몸을 더 키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매체는 “분데스리가는 매일 높은 몸값을 받는 새 얼굴들이 쏟아져 들어오는 곳”이라며 정우영이 한국에서 받는 관심에 신경을 쓰지 말고 더욱 치열하게 경쟁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 3연속 선발…감독 기대에 부응 프라이부르크의 크리스티안 슈트라이히 감독은 올 시즌 개막전에 정우영을 선발로 내보냈다. 그러나 플레이가 기대에 못 미치자 다음 경기부터 가차 없이 교체 선수로 밀어내 버렸다. 정우영의 출전 시간은 점점 줄었고, 8라운드부터는 3경기 연속 벤치만 지켰다. 그리고 11라운드 빌레펠트전에서는 종료 직전에 투입됐다. 정우영은 이 경기에서 극적으로 데뷔 골을 넣었다. 로빙 슛으로 첫 골을 만들어내며 감독의 눈도장을 받았다. 이후 정우영은 연속 결장을 하는 일은 없었지만, 주전 경쟁은 여전히 치열했다. 교체투입과 결장이 반복됐고, 오히려 출전 시간은 더 줄어들었다. 그러다가 드디어 잡은 선발 기회. 그게 18라운드 슈투트가르트전이었고, 이 경기에서 정우영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골을 넣었다. 팀은 2-1로 승리했다. 기어이 감독의 신뢰를 얻어낸 정우영은 18라운드 이후 3경기 연속으로 선발 출장을 이어갔다. 그리고 7일 도르트문트전에서 다시 한번 골을 넣었다. 이은경 기자 lee.eunkyung@joongang.co.kr 2021.02.08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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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범 감독이 내린 미션…"소속팀서 살아남으라"

"소속팀으로 돌가 살아남으라." 김학범(61) 올림픽 축구대표팀 감독이 새해 첫 소집훈련을 마치며 선수들에게 내린 미션이다. 올림픽팀은 7월 개막하는 도쿄올림픽을 대비해 지난달 11일부터 소집 훈련을 실시했다. 시작은 강릉, 19일부터는 서귀포로 옮겨 훈련했다. 이날은 훈련 마지막 날이었다. 2일 대전하나시티즌과 연습경기(6-1 승)을 끝으로 소집 일정을 모두 마쳤다. 김 감독은 대전과 경기 후 "선수들에게 '소속팀에서 살아남아야 한다'고 미리 전달했다. 팀에 돌아가 자기 관리는 어떻게 할 것인가, 경기는 어떻게 뛸 것인가 등에 대해 이번 소집훈련을 통해 잘 느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훈련은 K리그와 일본 J리그 소속 선수들만 참가했다. 주로 국내 선수들의 기량 점검에 중점을 뒀다. 최종 엔트리 관련해선 "선수에 대한 파악은 다 했지만 엔트리의 윤곽이라는 것은 없다"고 잘라 말한 뒤 "상황에 따라 선발할 것"이라고 했다. 대표팀은 3월 말 A매치(국제 경기) 기간에 다시 모일 예정이다. 한편 김 감독은 이민성 대전 신임 감독에게도 격려의 말을 전했다. 이 감독은 올림픽대표팀에서 코치로 자신을 보좌하다 지난해 12월 대전하나시티즌 사령탑으로 선임됐다. 2월 K리그 개막전에서 대전 데뷔전을 치른다. 김 감독은 "자신이 생각하는 축구로 대전을 발전시키리라 믿는다. 시간이 걸려 완성되더라도 믿고 기다리면 좋은 축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2021.02.02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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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팀 데뷔골 기쁨, 도쿄올림픽까지

“소집부터 두 번의 경기까지, 눈 깜짝할 새 지나갔어요. 다 마치고 보니 이제야 태극마크를 달고 뛴 게 실감 나네요.” 한국 올림픽 축구대표팀 공격수 송민규(포항)를 13일 서울 청담동 한 실내축구장에서 만났다. 올림픽팀은 대표팀(A팀)과 두 차례(9·12일) 평가전을 치렀다. 송민규는 “모든 게 처음이라 많이 배웠다. 자신감도 채웠다.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는 동기부여가 됐다”고 말했다. 송민규는 프로 3년차인 올 시즌 K리그1에서 10골·5도움을 기록 중이다. 한교원(전북)과 함께 국내선수 득점 선두다. 한 번도 태극마크를 달아보지 못한 그는 올 시즌 활약으로 김학범(60) 올림픽팀 감독 눈에 들었다. 올림픽팀에서 경험한 모든 게 신세계였다. 그래도 태극마크 데뷔전으로 만족하지 않았다. 9일 첫 평가전에서 데뷔골을 터뜨렸다. 수비수 세 명을 제친 뒤 왼발 슈팅으로 ‘거미손’ 조현우(울산)를 뚫고 골망을 흔들었다. 말 그대로 ‘혜성 같이’ 등장했다. 자신감 넘치는 플레이와 등번호(7번)와 포지션(왼쪽 측면 공격수)까지 손흥민(토트넘)과 같아 ‘제2의 손흥민’ 소리도 들었다. 송민규는 “경기 중 거의 긴장하지 않는데, 태극마크를 달고 그라운드에 서니 떨렸다. 골은 생각도 못 했다. 감독님 주문대로 열심히만 뛰자는 생각이었다. 골이 터져 마음이 편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수비 상황에서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못한 게 아쉽다. 감독님이 불러 ‘처음이라 그렇다. 점차 좋아질 것’이라고 격려해줘 힘이 났다”고 덧붙였다. 손흥민을 닮았다는 평가에는 “영광스럽고 과한 칭찬이다. 부담되지만 그걸 이겨내야 더 좋은 선수가 된다”고 말했다. 송민규는 딱 하루 휴식한 뒤 14일 소속팀에 복귀한다. 포항은 3경기나 남기고 다음 시즌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확보했다. 그는 영 플레이어상(신인상) 수상 후보 0순위다. 많은 걸 이뤘지만, 아직 한 가지 목표가 더 남았다. 바로 ‘동해안 더비’(포항과 울산 라이벌전)에서 골과 승리를 거머쥐는 거다. 포항은 올 시즌 울산에 세 차례 졌다. 18일이 마지막 맞대결이다. 예감이 좋다. 올림픽팀 데뷔골 때문이다. 그가 골을 가로챘던 대표팀 중앙수비수 원두재도, 그가 제쳤던 대표팀 미드필더 윤빛가람도, 대표팀 골키퍼 조현우도 모두 울산 주축 선수다. 그는 “조현우 선배를 상대로 골을 넣지 못했는데, 이번에 징크스를 깼다. 울산전에서 올림픽팀 득점 장면을 재현하겠다”고 다짐했다. 내년 목표도 정했다. 도쿄올림픽 출전이다. 송민규는 “대표팀 유니폼을 한 번 입고보니 벗기 싫다. 소속팀에서 잘 해야 태극마크를 달 기회가 다시 온다. K리그든 대표팀이든 모든 경기에 최선을 다해 뛰겠다”고 말했다. 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2020.10.14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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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띠 스타 신년 인터뷰] 류승우, “동생 권창훈·황희찬, 내게 자극이 된다”

"닭의 해를 맞아 저도 '싸움닭'으로 변해 보려고요."지난 2일 인천 영종도의 인천국제공항에서 헝가리도 출국하기에 앞서 만난 93년생 '닭띠' 류승우(24·페렌츠바로시)의 새해 다짐은 '전투모드'였다. 류승우가 올해 이렇게 선언한 것은 '재도약'이 간절하기 때문이다. 그는 새벽을 가장 먼저 알리는 닭의 기운을 받아 부지런히 그라운드를 누빌 일만 생각하고 있다."2017년, 왠지 느낌이 좋아요. 게다가 '붉은 닭'의 해라고 하니 힘이 더 솟는 것 같아요. 제 축구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되도록 최선을 다해 뛸 겁니다."류승우의 말투는 견고했다. 그는 3년 전 큰 기대를 받으며 유럽 무대로 진출했다. 2014년 1월 독일 분데스리가(1부리그) 바이어 레버쿠젠에 입단할 때마다 해도 당시 팀 동료이자 간판 골잡이였던 손흥민(25·토트넘 홋스퍼)의 뒤를 이을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리틀 손흥민'이 되는 길을 멀고도 험했다. 류승우는 2013~2014시즌 대부분을 벤치에서 보내며 정규리그 2경기를 뛰는 데 그쳤다. 결국 2014~2015시즌에는 츠바이트리가(2부리그) 아인트라흐트 브라운슈바이크로 임대를 떠났다. 이곳에서 16경기 4골을 뽑아내며 존재감을 보였지만 레버쿠젠에는 자리가 없었다. 2015~2016시즌 전반기 내내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한 류승우는 후반기 아르마니아 빌레펠트(10경기 출전)로 재차 임대 생활을 해야 했다. 그렇게 그는 지난해 8월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이후 또다시 행선지를 고민했다. 레버쿠젠과는 2018년까지 계약돼 있지만 벤치에서 허송세월을 보내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분데스리가에서도 러브콜을 받았지만 그는 지난해 9월 유럽의 변방 리그로 불리는 헝가리 리그 임대를 결정했다."지난 2~3년간 가치를 증명하지 못해 마음 고생을 했어요. 그래서 자존심보다는 자신감을 키울 수 있는 곳을 찾았죠. 경기에 나설 수 있는 페렌츠바로시에서 '재도약의 해'를 꿈꾸고 있습니다."'싸움닭'으로 변신을 꿈꾸는 류승우의 정유년이 궁금하다. '재도약'이 간절한 류승우는 다행히 페렌츠바로시에서 입지를 굳혔다.독일 국가대표 출신으로 함부르크와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이상 독일)의 사령탑을 지낸 토마스 돌(51) 감독의 도움이 컸다. 류승우의 재능에 반한 돌 감독은 리우 올림픽이 직후 수 차례 레버쿠젠 구단에 전화를 걸어 임대를 추진할 만큼 적극적이었다.전폭적인 신뢰에 힘입은 류승우는 지난해 9월 정규리그 데뷔전인 MTK와 경기에서 데뷔 골을 쏘아올렸다. 꾸준히 출전 기회를 얻고 있는 그는 공격형 미드필더로 뛰며 현재까지 10경기(선발 6경기) 1골을 기록 중이다.국가대표급 동료들도 류승우를 돕고 있다. 헝가리 수도 부다페스트를 연고로 하는 페렌츠바로시는 정규리그 우승을 무려 29회나 달성한 '헝가리의 바이에른 뮌헨'이다. 지난 시즌에도 정상에 오른 페렌츠바로시는 '헝가리 박지성'이라고 불리는 졸탄 게라(38)를 비롯해 총 8명의 헝가리 대표가 포진해 있다. 다음은 류승우와 일문일답. -유럽 무대를 처음 밟던 2014년 1월의 류승우와 현재, 2017년 1월의 류승우는 무엇이 달라졌나."딱 한 가지, 승부근성이 생겼다. 이전의 나는 쉽게 물러섰다. 유럽 생활을 하며 승부근성이 없으면 버틸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원래 새로운 환경에 적응을 잘 못하는 편이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오기가 생겼다. 올해 '싸움닭'으로 거듭나려는 이유다." -헝가리 무대 적응은 마친 것 같다."헝가리 리그는 분데스리가보다 수준이 낮지만 템포가 빠르고 몸싸움이 거칠다. 감독님과 동료들 덕분에 빨리 익숙해 졌다. 독일은 텃세를 부리는 선수들이 적지 않은데 헝가리는 완전 가족 분위기다. 먼저 다가와서 말 건네 준다. 감독님이 독일 출신이라 의사소통도 편하다." -친한 선수도 많겠다."팀의 '맏형' 게라는 2004년부터 2014년까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뛰었다. 당시 한국 선수들과도 자주 마주쳐서 그런지 나만 보면 '안녀엉', '설기현' 등의 한국말로 인사한다. '설기현'은 발음이 마음에 들어 입에 붙은 한국말인 것 같다. 다른 선수들과 두루 친하다. 그런데 다들 한국어 발음이 안 되다보니 나를 부르는 이름이 제 각각인 게 재밌다. 류, 료, 리오 등으로 부른다.(웃음)" -올 시즌 목표는."10골을 넣고 싶다. 비록 현재는 1골에 머무르고 있지만 2월 재개되는 후반기가 남았다. 최대한 많은 골을 넣어 팀의 리그 우승에 보탬이 되고 싶다." 류승우에게는 유럽에서 자리잡는 것 외에 이루고 싶은 꿈이 하나 더 있다. 바로 울리 슈틸리케(63·독일)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에 승선하는 것이다. 류승우는 올림픽팀의 핵심 멤버로 리우 올림픽에서 맹활약했지만 성인대표팀 경력은 아직 없다. -올해는 슈틸리케호 발탁도 생각하나."항상 마음에 담아두고 있는 목표다. 물론 작년 이맘 때는 리우 올림픽에만 초점을 맞췄지만 올해는 다르다. 대표팀에 들어가고 싶다." -리우 올림픽에 함께 출전했던 권창훈(23·수원 삼성)과 황희찬(21·잘츠부르크)은 이미 대표팀에서 뛰고 있다."동생들이지만 질투가 나기보다는 자극과 동기부여가 된다. 대표팀에 못 들어간 건 내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들을 응원하면서 나도 대표팀에 뽑힐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외국 생활을 하다보면 어려움이 많다. 스트레스는 어떻게 푸나."요리를 즐긴다. 외국 생활을 오래 하다보니 생긴 취미다. 직접 장을 보고 먹고 싶었던 것들을 직접 해 먹는다. 내 된장찌개와 참치볶음밥을 먹어 본 사람들은 칭찬 일색이다. 이제는 내 요리를 먹어 줄 여자친구만 있으면 좋을텐데….(웃음)" -2017년 각오는."선수가 가장 불행할 때는 경기에 나서지 못할 때다. 경기에 못 나오는 선수들을 보면 '내가 소중한 경험을 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2017년 팀과 대표팀에서 모두 활약하고 싶다. 붉은 닭의 해인데 대표팀 유니폼이 빨간색이라서 더 느낌이 좋다. '붉은 싸움닭'이 됐으면 좋겠다." 인천공항=피주영 기자 2017.01.0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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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테스트’ 앞두고…쓰러진 자와 돌아온 자

A대표팀 후보군의 희비가 엇갈렸다.기존 A대표팀에서 주축으로 자리 잡은 선수들은 부상으로 쓰러졌다. 반면 2012 런던 올림픽 동메달의 주역들은 컨디션을 끌어올리며 경쟁 대열에 합류했다.지난 26일 열린 K리그 클래식 33라운드는 치열했다. 스플릿 시스템으로 나뉘기 전 치른 마지막 경기라 부상자도 속출했다. 전북 현대와 수원 삼성의 맞대결에서는 A대표팀의 주포 이동국(35)이 쓰러졌다. 전반 44분 오범석(30)과 충돌한 뒤 일어나지 못했다. 27일 정밀 진단 결과 오른쪽 장딴지 근육이 파열된 것으로 밝혀졌다. 4~6주를 쉬어야 한다. 사실상 올 시즌은 힘들어졌다. 오른쪽 수비수 이용(26·울산)도 성남FC 원정에서 코뼈를 다쳤다. 후반 13분 김동희(25)와 뜬 볼을 다투다가 충돌했고 일어나지 못했다. 이용은 이마가 찢어져 20바늘을 꿰맸고, 28일에는 코뼈 골절 수술을 받는다. 이들에 앞서 왼쪽 수비수 박주호(27·마인츠)와 김진수(22·호펜하임)도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이동국과 이용은 11월 요르단(14일)과 이란 (18일) 원정을 떠나는 A대표팀에 소집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박주호와 김진수는 상황을 봐야 한다. 중동 2연전은 슈틸리케팀이 2015년 1월 열리는 호주 아시안컵에 출전하기 전에 갖는 마지막 테스트라 아쉬움이 더 크다.이들에 반해 2012 런던 올림픽과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A대표팀의 주축으로 활약했던 선수들이 속속 복귀하고 있다. 올림픽팀에서 주장을 맡았던 구자철(25·마인츠)은 27일 볼프스부르크 원정에서 44일 만에 복귀전을 치렀다. 마인츠는 독일 분데스리가 9라운드 만에 첫 패를 당했지만, 구자철의 몸 상태는 나쁘지 않았다. 알 샤밥(사우디아라비아)으로 이적한 공격수 박주영(29)도 소속팀에서 꾸준히 출전하며 감각을 끌어올리고 있다. 가시와 레이솔(일본)의 오른쪽 수비수 김창수(29)도 27일 베갈타 센다이 원정에서 92일 만에 선발로 나왔다. 왼쪽 수비수로 뛰었던 윤석영(24)도 지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8라운드 리버풀 전에서 이적 후 1년 9개월 만에 데뷔전을 가졌다. 아르망 트라오레(25)와 주전경쟁에서 앞선 모양새로 대표팀 합류를 꿈꿀 수 있는 상황이다.김민규 기자 gangaeto@joongang.co.kr 2014.10.2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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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수, ‘유럽파’ 박주호-윤석영 벽 넘을까

김진수(21·알비렉스 니가타)가 '유럽파' 박주호(26·마인츠)와 윤석영(23·QPR) 벽을 넘을까. 김진수는 1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브라질과 평가전 출격을 대기한다. 선발 출전 확률은 33.3%다. 왼쪽풀백 박주호-윤석영과 주전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앞서 김진수는 지난 7월 A매치 데뷔전이었던 동아시안컵 호주와 1차전에서 팔방미인 면모를 뽐냈다. 왕성한 활동량, 전담키커로 날카로운 왼발킥, 25m 괴력 스로인 등을 선보여 홍명보 대표팀 감독과 축구팬들을 매료 시켰다. 일본과 3차전에서도 분투했다. 이영표(밴쿠버)의 2011년 1월 대표팀 은퇴 후 2년 넘게 무주공산인 왼쪽풀백 적임자로 떠올랐다. 하지만 김진수는 8월 페루와 평가전을 앞두고 부상으로 결장했고, 9월 아이티-크로아티아와 평가전에는 유럽파 박주호-윤석영에 밀려 대표팀 탈락 쓴맛을 봤다. 김진수는 지난 5일 사간도스와 J리그 28라운드에서 쐐기골을 어시스트하는 등 조용히 칼을 갈았고, 이번 대표팀에 재승선했다. 김진수는 늘 겸손하다. '라이벌' 윤석영-박주호에 대해 김진수는 "석영이 형과 주호 형은 나보다 더 좋은 선수들이다. 해외에서 괜히 뛰는 것이 아니다. 배우는 자세로 열심히 하고 있다. 수비가 뛰어난 주호 형과 공격 가담이 좋은 석영이 형의 장점을 모두 갖추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자신을 낮췄다. 라이벌 윤석영과 박주호는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윤석영은 홍명보 감독이 지휘한 청소년팀-아시안게임팀-올림픽팀에서 주전 왼쪽풀백으로 활약했다. 박주호는 유럽 챔피언스리그와 유로파리그를 모두 경험했고, 최근 소속팀에서 9경기 연속 풀타임 출전했다. 물론 윤석영은 소속팀 주전경쟁에서 밀려 지난달 그라운드를 아예 밟지 못했고, 박주호는 최근 소속팀에서 결정적인 실수를 범해 실점을 내주는 등 약점이 있기는 하다. 김진수에게 기회가 주어질 수도 있다. 이번 브라질전은 김진수가 세계 무대에서 통할지 검증할 수 있는 진짜 무대가 될 수도 있다. 만약 선발 출전한다면 왼쪽 날개 손흥민(레버쿠젠)과 함께 브라질의 오른쪽 미드필더 하미레스(첼시)-오른쪽 풀백 다니엘 알베스(바르셀로나)와 맞서야 한다. 김진수-손흥민은 2009년 나이지리아 17세 이하 월드컵에서 찰떡궁합을 과시하며 8강 진출을 이끌었다. 지난 1월 수원에서 만나 김진수는 롤모델을 묻는 질문에 다니엘 알베스와 마르셀로(레알 마드리드)를 꼽았다. 김진수는 "알베스와 마르셀로는 수비 만큼 공격력이 뛰어나다. 인터넷을 통해 두 선수의 플레이를 반복해서 보며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신의 우상과 직접 맞대결을 펼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왔다. 한편, 김진수는 엘리트 코스를 차근차근 밟은 한국 차세대 수비수다. 12세부터 13세, 14세, 15세, 16세 등 각급 대표팀에 빠짐없이 뽑혔다. 2009년 나이지리아 17세 이하 월드컵에 주장 완장을 차고 손흥민, 윤일록(서울) 등과 함께 출전해 8강 진출을 이끌었다. 또 2011년 콜롬비아 20세 이하 월드컵에 한 살 많은 백성동(주빌로) 등 형들과 함께 출전해 16강 진출을 이뤄냈다. 지난해 일본 J리그 니가타에서 프로 데뷔하자마자 주전을 꿰찼고, 올 시즌도 붙박이 주전으로 활약 중이다. 김진수는 성실맨이다. 작년 12월초 휴가를 받아 국내에 들어왔지만 수원에서 한달 넘게 하루도 쉬지 않고 개인 훈련을 했다. 어깨 부상을 당한 상황에서도 장거리 스로인 연습을 빼먹지 않는 악바리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2013.10.11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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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호, 48시간 매니지먼트로 호주전 첫 승 도전

'48시간 매니지먼트.'홍명보(44) 축구대표팀 신임 감독이 2013 동아시안컵(JTBC 단독중계)에서 사령탑 데뷔 무대를 치른다. 데뷔전은 20일 오후 7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호주와의 경기다. 대표팀은 지난 17일에 소집돼 딱 사흘 동안 발을 맞춘 후 호주와 맞선다. 어깨가 무거운 데뷔전이지만, 홍 감독이 자신감을 보이는 이유가 있다. 바로 단기간에 팀을 제대로 만들어내는 '48시간 매니지먼트'에 대한 오랜 연구 결과가 있기 때문이다.홍 감독은 2009년 20세 이하 대표팀을 시작으로 아시안게임 대표팀(2010), 올림픽대표팀(2012) 감독직을 두루 거쳤다. 이때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그는 '48시간 매니지먼트'라는 이름의 단기 팀 운영 매뉴얼을 만들었다. 홍 감독이 2010년 P급 지도자 라이선스 교육을 이수할 당시 논문 주제도 '48시간 매니지먼트'였다. 홍 감독의 '48시간 매니지먼트'를 지켜보는 게 이번 동아시안컵의 또 다른 포인트다.①분위기 장악홍 감독이 팀을 만들어가는 첫 단계는 '분위기 장악'이다. 홍 감독은 런던올림픽 당시 '슬로건 활용'으로 분위기를 만들어갔다. 당시 홍 감독은 ▲자신감 ▲일체감 ▲희생정신 ▲냉정함 ▲책임감 등 다섯가지 덕목을 반복해 주문했다. A대표팀에 대해서는 하나로 뭉치자는 의미의 '원 팀, 원 스피릿, 원 골'을 강조하고 있다.선수들의 행동을 통일하는 규정을 만들어 일체심을 높이는 방법도 쓴다. 17일 파주 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 모인 선수들에게 정장 착용, 정문부터 도보로 진입, 오전 10시에서부터 정오 사이 입소 등을 지시한 게 대표적이다. ②'기초부터' 전술 훈련동아시안컵 대표 소집 첫날인 지난 17일. 홍 감독은 독특한 형태의 전술 훈련을 실시했다. 이전 대표팀에서는 보기 힘든 것이었다. 이날 홍 감독은 한 시간 남짓 이뤄진 훈련 중 '수비 밸런스 훈련'에 절반 가까운 시간을 썼다. 4-2-3-1 대형을 중심으로 선수들이 수비 위치를 정확히 잡을 수 있도록 돕는 훈련이다. 상대에게 공을 빼앗겼을 때를 가정해서 팀 전체가 일사불란하게 움직여서 안정적인 수비대형을 갖추는 걸 목표로 한다. 홍 감독은 선수들에게 압박 타이밍과 방향을 계속 수정해주면서 전술의 기본을 주입하려 노력했다. 이웃나라 일본에서는 중·고등학생 선수들을 대상으로 이뤄지는 기초적 훈련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K리거들조차도 낯설게 여기는 훈련이기도 하다. 김신욱(울산)은 "하나가 되기 위한 전술 훈련"이라고 정의했다.세트피스 훈련 비중 또한 높다. 홍 감독은 세트피스 상황을 가정해 공격과 수비 모두 2~3가지의 패턴 플레이를 정해놓고 경기 중 활용한다.③선발 멤버는 '철저히 실력순'동아시안컵 개막을 앞두고 이케다 세이고 피지컬 코치가 파주에 등장했다. 런던올림픽 코칭스태프로 활약했던 이케다 코치는 현재 항저우 그린타운(중국) 소속이지만, 팀의 양해를 구해 홍명보팀 첫 경기인 호주전에 대해서만 한국대표팀을 돕는다.홍 감독이 이케다 코치를 부른 이유가 있다. 그는 경기 이틀 전 전술 훈련을 마무리하고 경기 전날에는 선수들의 컨디션만 살핀다. 이 과정에서 전문가 이케다 코치가 조언을 한다. 런던올림픽팀 출신 선수들은 "홍 감독님의 눈이 객관적이라 선발 출장 여부에 대해 어떤 선수도 불만을 느끼지 않았다"고 입을 모았다. 객관적인 선발 멤버 구성은 '48시간 매니지먼트'의 핵심이기도 하다.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2013.07.18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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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속의 진주를 찾아라’ K리그 경기장에 홍명보 사단 떴다

홍명보 사단이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한 달 앞으로 다가온 동아시안컵 개막을 앞두고 'K리그의 흙 속 진주'를 발굴하기 위해서다.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의기투합했던 홍명보 사단이 K리그 클래식 경기장에 떴다. 김봉수 전 올림픽팀 골키퍼 코치는 26일 인천 유나이티드와 성남 일화의 경기가 열린 인천축구전용경기장을 찾았다. 40명의 예비명단에 든 선수들의 기량을 직접 체크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김봉수 코치는 "오랜 만에 경기장에 나왔다. 그동안은 머리를 좀 식히고 있었다"면서도 코칭스태프 인선을 묻는 질문에는 "조만간 발표가 있지 않겠냐"며 말을 아꼈다. 인천에서는 골키퍼 권정혁(35)과 이석현(23) 등이 예비명단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성남에서는 박진포(26), 김동섭(23)이 포함됐다. 이날 김동섭과 이석현은 김봉수 코치가 지켜보는 앞에서 좋은 활약을 보였다. 김동섭은 전반 5분과 후반 5분 김태환의 낮고 빠른 패스를 받아 2골을 뽑아내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인천의 이석현은 0-1로 뒤지던 전반 28분 오른쪽 측면을 파고 들어 날카로운 크로스로 도움을 올리기도 했다. 홍명보 감독이 20세 이하 대표팀과 올림픽팀을 이끌때 김동섭과 이석현은 몇차례 명단에 오르기도 했다. 두 선수 모두 최종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지만 홍명보 감독이 끝까지 눈여겨 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건하 코치도 수원 삼성과 전북 현대가 맞붙은 수원월드컵경기장을 방문해 남들의 눈에 띄지 않는 스카이박스에서 경기를 지켜봤다. 대표팀 주전 골키퍼 정성룡의 컨디션을 살피는 한편, 대표팀에 어울리는 자원을 찾기 위해서였다. 갓 출항한 홍명보호에게 동아시안컵은 데뷔전이자 축구대표팀의 새출발을 알리는 의미 있는 무대다. 국내파 선수들의 기량을 제대로 살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다. 홍명보호 코칭스태프들이 일찌감치 바쁘게 움직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이날 인천 경기에서는 성남이 4-1로 승리했다. 적지에서 승점 3점을 챙긴 성남은 6위로 뛰어 올랐다. 인천=김민규 기자 gangaeto@joongang.co.kr 2013.06.26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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