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361건
국가대표

40년 만에 ‘한국 없는’ 올림픽축구…개막 이틀 앞두고 조별리그 시작

2024 파리 올림픽 개막을 이틀 앞두고 남자축구 조별리그가 먼저 막을 올린다.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탈락한 한국은 무려 40년 만에 본선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16개 팀이 참가하는 올림픽 남자축구는 24일 오후 10시(한국시간) 프랑스 생테티엔에서 열리는 아르헨티나와 모로코(B조), 같은 시각 파리에서 열리는 우즈베키스탄과 스페인(C조)의 조별리그 1차전을 통해 조별리그 여정을 시작한다.프랑스 7개 도시에서 열리는 올림픽 남자축구는 휴식일 등 일정을 고려해 올림픽 개회식을 앞두고 먼저 시작된다. 4개 팀씩 4개 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치르고, 각 조 1·2위가 8강 토너먼트에 메달 색을 가린다. 결승전은 내달 10일, 동메달 결정전은 전날 예정돼 있다. 대륙별로는 유럽에서 개최국 프랑스를 포함해 스페인·이스라엘·우크라이나가 출전하고, 아시아에서는 일본·우즈베키스탄·이라크가 나선다. 이어 북중미는 미국·도미니카공화국, 아프리카는 모로코·이집트·말리, 오세아니아에서는 뉴질랜드, 남미에서는 파라과이·아르헨티나가 출전한다. 아시아-아프리카 대륙간 플레이오프 승리팀 기니가 막차를 탔다.각 팀들은 23세 이하(U-23) 선수 18명으로 최종 엔트리를 꾸리지만, 이 가운데 3명은 나이 제한 없이 와일드카드로 선발이 가능하다. 대회 전부터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인터 마이애미), 프랑스의 킬리안 음바페(레알 마드리드) 등의 와일드카드 출전 여부에 관심이 쏠렸으나 모두 무산됐다. 아르헨티나의 훌리안 알바레스(맨체스터 시티), 모로코 아치라프 하키미(파리 생제르맹) 등이 와일드카드로 출전한다. 일본은 와일드카드 없이 대회에 나선다.우승 후보로는 개최국 프랑스와 스페인, 아르헨티나 등이 꼽힌다. 미국 스포츠전문잡지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SI)는 프랑스가 아르헨티나를 꺾고 정상에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축구는 이번 파리 올림픽 본선에 출전하지 못한다. 지난 4월 파리 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을 겸한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8강전에서 인도네시아에 승부차기 접전 끝에 져 탈락했기 때문이다. 대회 3위까지 본선 진출이 주어지고, 4위는 대륙 간 플레이오프에 나서지만 충격적인 8강 탈락으로 올림픽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졌다. 지난 1988년 서울 올림픽부터 이어온 올림픽 연속 진출 기록은 9회 연속에서 마침표가 찍혔다.한국축구가 올림픽 본선 무대에 오르지 못한 건 1984년 로스앤젤레스(LA) 대회 이후 무려 40년 만이다. 올림픽 탈락 참사 이후 황선홍 감독은 귀국 현장에서 고개 숙여 사과한 뒤 결국 사령탑 자리에서 물러났지만, 한 달여 만에 대전하나시티즌 지휘봉을 잡으면서 현장으로 복귀했다. 대한축구협회는 명의도 없는 입장문을 통해 파리 올림픽 탈락에 대한 사과의 뜻만 밝혔을 뿐, 정몽규 회장을 비롯해 그 누구도 여전히 올림픽 탈락 참사와 관련해 책임 있는 발언 등을 한 적은 없다.김명석 기자 2024.07.24 09:38
국가대표

일본·우즈벡, 파리 올림픽 출전 확정…AFC U-23 챔피언십 '결승 격돌'

일본과 우즈베키스탄이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아시안컵 결승에서 격돌한다. 두 팀은 대회 3위까지 주어지는 2024 파리 올림픽 출전권도 확보했다.일본은 30일(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자심 빈 하마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4강전에서 호소야 마오와 아라키 료타로의 연속골을 앞세워 이라크를 2-0으로 완파했다.이날 승리로 일본은 지난 2016년 대회 이후 8년 만이자 4개 대회 만에 AFC U-23 아시안컵 결승 진출권을 따냈다.일본은 또 지난 1996년 애틀랜타(미국) 올림픽부터 8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권에도 성공했다. 이번 대회는 1~3위가 파리 올림픽 본선에 진출하고, 4위는 기니와 대륙 간 플레이오프(PO)를 거쳐 올림픽 출전 여부를 가린다. 일본은 전반 28분 후지타 조엘 치마의 패스를 받은 호소야가 오른발 슈팅으로 균형을 깨트린 뒤, 전반 42분 후지타의 패스를 받은 아라키의 추가골을 더해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이후 일본은 이라크의 추격을 뿌리치고 대회 결승 진출과 올림픽 본선 진출을 동시에 확정했다. 일본은 볼 점유율(56.2%)과 슈팅 수(16-11) 모두 이라크에 앞섰다.앞서 일본은 조별리그 B조에서 중국과 아랍에미리트(UAE)를 잇따라 꺾은 뒤 황선홍 감독이 이끈 한국에 0-1로 져 조 2위로 8강 토너먼트에 올랐다. 8강에선 개최국 카타르를 연장 혈투 끝에 4-2로 꺾었고, 이날 이라크전 승리를 더해 파리행을 확정했다.일본과 대회 우승을 놓고 다툴 상대는 ‘신태용호’ 인도네시아를 제치고 결승에 오른 우즈벡이다. 우즈벡은 같은 날 카타르 도하의 압둘라 빈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끝난 대회 준결승에서 인도네시아를 2-0으로 제압했다. 우즈벡 사령탑은 과거 K리그 인천 유나이티드에서 뛰었던 티무르 카파제 감독이다.승부는 후반에 갈렸다. 우즈벡은 후반 23분 무함마드코디르 캄랄리예프의 크로스를 후사인 노르차예프가 왼발 슈팅으로 연결, 인도네시아 골망을 흔들었다. 후반 39분 인도네시아 수비수 리즈키 리도의 퇴장으로 수적 우위까지 점한 프리킥 상황에서 아르한(수원FC)의 자책골까지 나오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이로써 우즈벡은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무대에 나서게 됐다. AFC U-23 챔피언십 결승에 오른 건 지난 2018년과 2022년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2018년 대회 땐 베트남을 꺾고 정상에 올랐으나, 당시엔 올림픽 출전권이 걸린 대회는 아니었다. 사상 처음 출전한 대회에서 8강에 올라 한국마저 꺾었던 ‘신태용 매직’은 우선 4강에서 멈추게 됐다. 인도네시아로선 페널티킥 판정이나 득점 순간이 비디오 판독(VAR)을 거쳐 취소된 장면들에 아쉬움이 진하게 남았다.3위 결정전으로 밀린 인도네시아는 내달 3일 오전 0시 30분 알라이얀의 자심 빈 하마드 스타디움에서 이라크와 격돌한다. 만약 이라크를 꺾으면 인도네시아는 1956년 올림픽 이후 무려 68년 만에 올림픽 본선 무대를 밟을 수 있다. 이어 4일 오전 0시 30분 같은 경기장에서 일본과 우즈벡의 대회 결승이 열린다. 일본과 우즈벡 모두 역대 두 번째 우승에 도전한다.한편 황선홍 감독이 이끈 한국은 지난 8강에서 인도네시아에 져 40년 만에 올림픽 출전이 무산됐다.김명석 기자 2024.04.30 08:21
국가대표

“스포츠는 스포츠” 신태용, ‘대업’ 노리는 황선홍호 상대 반란 노린다

신태용 인도네시아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 감독이 한국을 상대로 반란을 노린다.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U-23 축구대표팀은 26일 오전 2시 30분(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압둘라 빈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신태용 감독이 지휘하는 인도네시아와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8강전을 치른다. 경기 전 AFC는 양 팀 사령탑의 각오를 전했다. 신태용 감독은 “한국은 체격, 체력, 속도 면에서 강하다. 끈기도 강하다”면서 “수비 라인은 강하고 견고하다. 어렵지만, 우리는 수비 라인을 뚫기 위해 세부적인 계획을 세우고 있다. 그들은 또한 파워를 지니고 있어 (세트피스 능력을) 잘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얄궂은 만남이다. 한국 연령별 대표팀을 비롯해 성인 대표팀을 이끌고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에 나선 신태용 감독은 한국을 꺾고 인도네시아의 준결승행을 이끌어야 하는 처지다. 만감이 교차한다는 속내를 드러낸 신태용 감독이지만, “스포츠는 스포츠”라며 프로다운 모습을 보였다.하필 외나무다리에서 마주했다. 이번 U-23 아시안컵은 2024 파리 올림픽 본선 진출국을 가리는 대회이기도 하다. 3위 안에 들어야 파리행 티켓을 손에 넣을 수 있다. 4위로 대회를 마치면 기니와 대륙 간 플레이오프(PO)를 치러야 한다. 8강에서 떨어지면 파리행이 문턱에도 못 가고 좌절되는 것이다. 황선홍호는 10회 연속 올림픽 진출이라는 ‘대업’을 꿈꾼다. 이번 대회 목표는 ‘우승’. 조별리그에서 아랍에미리트(UAE), 중국, 일본을 연파한 한국의 기세는 물이 오른 상태다.황선홍 감독은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의 강점 중 하나는 오랜 기간 대표팀을 지도했다는 점, 조직력이 탄탄하다는 점이다. 공격수들도 모두 재능이 있지만, 상대의 강점을 생각하기보다 우리만의 축구 스타일을 잘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대한 일전을 앞둔 황선홍 감독은 “이번 경기는 우리 모두에게 매우 중요하다. 누가 선발로 나서든 한 팀으로 준비해서 반드시 승리하겠다는 의지로 경기에 임하겠다”고 다짐했다. 김희웅 기자 2024.04.25 19:01
국가대표

올림픽 최종예선 8강 대진 확정…황선홍호, 4강 오르면 우즈벡·사우디전 승자와 격돌

2024 파리 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을 겸하는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아시안컵 8강 대진이 확정됐다. 이기는 팀은 올림픽의 꿈을 이어갈 수 있지만, 지는 팀은 그대로 파리 올림픽 진출 가능성이 사라지는 그야말로 ‘단두대 매치’의 연속이다.카타르 도하에서 진행 중인 2024 AFC U-23 아시안컵은 24일(한국시간) D조 최종전을 끝으로 조별리그 일정을 모두 마쳤다. 16개 팀이 4개 조로 나뉘어 진행된 대회 조별리그는 각 조 1, 2위가 8강에 진출했다. 8강 대진은 A조와 B조, C조와 D조가 각각 묶여 각 조 1위와 2위가 격돌하는 방식으로 구성됐다.8강에 오른 팀들 가운데 절반이 넘는 5개 팀이 대회 우승을 경험해 봤을 정도로 만만치 않은 팀들이 토너먼트에 올랐다. 한국을 비롯해 우즈베키스탄,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 일본이 각각 대회 정상에 오른 경험이 있다. 베트남도 준우승, 카타르는 3위에 오른 적이 있다. 인도네시아만 대회 첫 출전에 8강 역사를 썼다.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오는 26일 오전 2시 30분 카타르 도하의 압둘라 빈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신태용호’ 인도네시아와 격돌한다. 한국은 앞서 조별리그 B조에서 아랍에미리트(UAE)와 중국, 일본을 차례로 꺾고 조별리그 3전 전승(승점 9) 조 1위로 8강에 올랐다. 인도네시아는 개최국 카타르에 패배한 뒤 호주, 요르단을 연파하고 처음 출전한 대회에서 8강 무대를 밟았다. U-23 대표팀 간 역대전적은 5전 전승으로 한국이 우위다. 황선홍 감독과 신태용 감독 간 ‘한국인 지략 대결’에 관심이 집중된다. 황선홍호가 4강에 오르면 우즈베키스탄과 사우디전 승리팀과 겨룬다. 앞서 우즈베키스탄은 조별리그 D조를 1위로 통과했다. 말레이시아와 쿠웨이트, 베트남과 격돌해 3전 전승에 무려 10득점·무실점 기록을 쌓았다. 사우디는 조별리그 C조 2위 팀이다. 타지키스탄과 태국을 잇따라 연파한 뒤 이라크와 최종전에서 져 2위로 밀렸다. 사우디 역시 조별리그 3경기에서 10골을 넣을 정도의 화력을 보여줬다.사우디와 우즈베키스탄은 2년 전 대회 결승에서 맞붙었던 팀들이기도 하다. 사우디는 ‘디펜딩 챔피언’이자 역대 5차례 대회 중 결승에만 3차례 오를 만큼 이 대회에 강하다. 우즈베키스탄도 2018년 대회 정상에 오른 데 이어 4년 만에 또 대회 결승에 오르는 등 이번 대회 우승 후보로도 꼽히고 있다.반대편 대진에선 개최국 카타르와 일본, 이라크와 베트남이 4강 진출을 놓고 다툰다. 앞서 카타르는 인도네시아와 요르단을 연파하고 일찌감치 8강 진출을 확정한 뒤 호주와 비겨 A조 1위로 8강에 올랐다. 일본은 중국, UAE를 꺾은 뒤 한국에 져 B조 2위로 개최국인 카타르와 격돌하는 부담을 안았다. 사우디를 제치고 극적으로 C조 1위에 오른 이라크, D조 2위 베트남도 4강 진출을 놓고 운명의 맞대결을 펼친다.이번 8강전은 승패에 따른 결과가 극명하게 갈려 매 경기 살얼음판 경쟁이 이어진다. 승리하는 팀은 4강에 올라 올림픽 가능성을 크게 키울 수 있는 반면, 8강 탈락 팀은 파리 올림픽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지기 때문이다. 이번 대회는 1~3위가 올림픽 본선에 직행하고, 4위는 아프리카팀 기니와 대륙 간 플레이오프를 거쳐 올림픽 출전 여부를 결정한다. ▲2024 AFC U-23 아시안컵 8강 대진·일정- 대한민국 vs 인도네시아 : 26일 오전 2시 30분- 우즈베키스탄 vs 사우디아라비아 : 26일 오후 11시- 카타르 vs 일본 : 25일 오후 11시- 이라크 vs 베트남 : 27일 오전 2시 30분김명석 기자 2024.04.24 09:03
국가대표

한일전 승리에 실리까지 챙겼다…황선홍호 파리 올림픽 '한 걸음 더'

황선홍호가 2024 파리 올림픽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과감한 로테이션을 통해 체력을 안배하는 건 물론 한일전 승리를 통해 분위기까지 끌어올린 채 8강 토너먼트로 향한다. 껄끄러운 카타르를 피하고 인도네시아와 격돌하게 된 것도 반가운 일이다.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 축구대표팀은 22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자심 빈 하마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조별리그 B조 최종전에서 일본을 1-0으로 꺾었다. 후반 30분 김민우(뒤셀도르프)의 헤더 결승골이 승부를 갈랐다. 이날 승리로 한국은 승점 9(3승)를 기록, B조 1위로 8강에 올라 오는 26일 오전 2시 30분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인도네시아와 8강에서 겨루게 됐다.시원한 승리보다 실리를 추구한 전략적 선택이 대성공했다. 이날 황선홍호는 서명관(부천FC)의 부상과 변준수(광주FC)의 징계 등 수비진에 전력 누수를 안고 경기를 치렀다. 전문 센터백은 이재원(천안시티)이 유일했다. 황 감독은 수비형 미드필더 이강희(경남FC)와 풀백 조현택(김천 상무)을 이재원과 함께 백3에 두고, 이태석(FC서울)과 장시영(울산 HD)을 측면에 배치하는 5-4-1 전형을 꺼냈다. 그동안 줄곧 활용했던 4-2-3-1 대신 가동한 플랜B였다.여기에 대대적인 로테이션을 가동했다. 3골을 터뜨린 이영준(김천)과 엄지성(광주) 등 주전으로 활약한 선수들을 이 경기에서 대거 제외했다. 11명 중 8명은 대회 첫 선발 출전이었고, 이 가운데 4명은 출전 자체가 처음이었다. 8강 진출이 확정된 만큼 한일전 승리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기보다 사흘 뒤 예정된 8강 토너먼트 대비에 초점을 맞췄다. 최대 목표인 올림픽 본선 진출에 더 집중하겠다는 의지였다.수비에 무게를 둔 만큼 경기력은 시원하지 못했다. 전반 슈팅이 2개에 불과할 정도였다. 일본도 한국의 두터운 수비를 공략하지 못했다. 한국은 육탄방어로 일본 공격을 막아내며 균형을 이어가다 결정적인 세트피스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이 한 방은 한일전 승리로 이어지는 결승골이 됐다. 전략적인 선택이 통하면서 실속도 챙겼다. 우선 황선홍호는 8강 토너먼트를 앞두고 주전급 선수들의 체력을 안배했다. 지난 1·2차전에 주전으로 활약한 선수들이 이날 휴식을 취하거나 교체로 투입된 덕분이다. 반대로 그간 출전 기회를 얻지 못하던 선수들은 토너먼트를 앞두고 경기 감각을 끌어올렸다. 수비에 무게를 둔 플랜B의 경쟁력도 확인했다.한일전 승리로 기세가 한껏 오른 데다 개최국 카타르를 8강에서 피한 것도 반가운 일이다. 카타르는 지난 조별리그에서 판정 논란이 일었을 정도로 홈 이점이 뚜렷하다. U-23 대표팀 간 역대 전적에서도 1승 5무 2패로 열세라 인도네시아보다 부담스러운 상대로 꼽혔다. 물론 인도네시아전 역시 방심은 금물이다. 신태용 감독 부임 이후 경기력이 크게 올랐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조별리그에서도 호주를 1-0, 요르단을 4-1로 꺾으며 토너먼트에 올랐다. 신 감독이 한국을 잘 알고 있다는 점도 신경이 쓰이는 대목이다.그래도 객관적인 전력에서 앞서는 데다, 인도네시아와 달리 최종전 로테이션 덕분에 한국 대표팀은 체력적으로도 우위다. 역대 전적에서도 5전 전승으로 앞선다. 이제 인도네시아만 꺾으면 10회 연속 올림픽 출전 대업도 눈앞으로 다가온다. 파리 올림픽 예선을 겸하는 이번 대회는 1~3위 팀이 올림픽 본선에 직행하고, 4위는 기니와 대륙간 플레이오프를 치른다.김명석 기자 2024.04.23 15:03
국가대표

'김민우 천금 결승골' 한국, 일본에 1-0 승리…'신태용호' 인도네시아와 8강 맞대결

대한민국 23세 이하(U-23) 올림픽 축구대표팀이 일본을 꺾고 조 1위로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아시안컵 8강에 진출했다. 8강 상대는 인도네시아다.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대표팀은 22일 오후 10시(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자심 빈 하마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조별리그 B조 최종전에서 일본을 1-0으로 제압했다.이날 승리로 한국은 조별리그 3전 전승(승점 9)을 기록, 일본(승점 6·2승 1패)을 제치고 조 1위로 8강에 진출했다. 8강 상대는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인도네시아다. 인도네시아는 앞서 조별리그 A조를 2위로 통과했다. 26일 오전 2시 30분 카타르 도하의 압둘라 빈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열린다.이번 대회는 2024 파리 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을 겸하는 대회다. 8강에서 인도네시아를 꺾고 4강에 오르면, 적어도 파리 올림픽 대륙간 플레이오프(기니전) 진출권은 확보한다. 파리 올림픽 본선 진출권은 대회 1~3위 팀에 돌아간다. 이날 한국은 3-4-3 전형을 가동했다. 정상빈(미네소타 유나이티드)을 중심으로 홍윤상(포항 스틸러스)과 홍시후(인천 유나이티드)가 양 측면 공격수로 나섰다. 김동진(포항)과 최강민(울산 HD) 중원에 포진하고, 이태석(FC서울)과 장시영(울산)이 좌우 윙백 역할을 맡았다. 서명관(부천FC)이 부상으로, 변준수(광주FC)가 징계로 빠진 수비진은 조현택(김천)과 이강희(경남FC) 이재원(천안시티) 스리백 전술이 가동됐다. 골키퍼는 백종범(서울). 선발로 나선 11명 중 8명은 이번 대회 첫 선발이었고, 이 중 4명은 출전 자체가 처음이었다.경기가 시작되자 한국은 사실상 5-4-1 전술 형태를 두고 수비에 무게를 뒀다. 안정적으로 수비에 무게를 두다 발 빠른 공격수들을 활용한 역습으로 경기를 풀어가겠다는 의지였다. 자연스레 주도권은 일본의 몫이 됐다. 전반 3분 만에 측면이 무너지면서 위기를 허용하기도 했고, 코너킥 수비 상황에서 자칫 자책골을 기록할 뻔한 위기도 있었다.한국은 수비에 무게를 두다 롱패스로 기회를 모색했다. 그러나 좀처럼 이렇다 할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워낙 무게 중심이 수비에 몰려 있다 보니 공격 전개에 어려움을 겪었다. 전반 막판에야 기회를 잡았다. 홍시후가 오른쪽을 파고든 뒤 정상빈에게 패스를 연결했고, 정상빈의 땅볼 크로스가 홍윤상의 슈팅으로 이어졌지만 골문을 벗어났다. 전반 슈팅은 2-3으로 열세였다. 한국과 일본 모두 유효슈팅은 없었다. 후반 들어서도 한국의 전술 형태는 달라지지 않았다. 5명의 수비라인에 4명의 미드필더까지 두텁게 수비벽을 쌓았다. 대신 전반보다는 조금씩 공격의 활로를 찾았다. 후반 12분엔 홍윤상이 왼쪽 측면을 파고들다 오른발 슈팅까지 연결하며 첫 유효슈팅을 기록했다. 슈팅이 빗맞으면서 아쉬움을 삼켰다.황선홍 감독이 먼저 변화를 줬다. 후반 13분 최강민과 김동진을 빼고 황재원(대구FC)과 김민우(뒤셀도르프)를 투입했다. 정상빈이 들것에 실려 아웃되는 악재 속 정상빈과 조현택 대신 강성진(서울)과 강상윤(수원FC)이 투입됐다. 후반 21분 장시영의 크로스를 연결한 강성진의 헤더가 빗맞아 아쉬움을 삼켰다.답답하던 흐름을 깨트린 건 세트피스였다. 후반 30분 이태석의 코너킥을 김민우가 강력한 헤더로 연결해 일본 골문을 열었다. 전반적으로 수세에 몰려있던 한국이 오히려 균형을 먼저 깨트리는 골이었다. 이후 강성진이 왼발 슈팅으로 일본 골문을 위협했지만 골키퍼 선방에 막혀 추가골 기회를 놓쳤다.균형이 깨지자 일본의 파상공세가 이어졌다. 그러나 한국은 문전에서 육탄방어로 상대 슈팅을 막아내거나, 상대 슈팅이 굴절돼 골문을 벗어나는 등 동점골까지는 실점하지 않았다. 결국 경기는 한국의 1-0 승리로 막을 내렸다.김명석 기자 2024.04.22 23:58
프로축구

K리그에 또 '찬물' 끼얹은 축구협회…미디어데이 도중 전력강화위 일정 공지

“요즘 K리그가 대표팀 이슈에 너무 많이 가려졌습니다.”홍명보 울산 HD 감독이 취재진에 양해를 구했다. 26일 서울 중구 소공로 더 플라자 호텔 서울에서 진행된 2024 K리그 개막 미디어데이 전 취재진과 자유롭게 만난 자리에서다. 최근 대표팀 감독 선임설이 끊임없이 제기됐던 만큼 취재진 관심도 관련 이슈에 먼저 쏠릴 수밖에 없었던 상황. “최근 며칠 동안 굉장히 힘들었다”며 심경을 짧게나마 전한 홍 감독은 이내 취재진에게 K리그 관련 주제에 집중해 주기를 바랐다. 새 시즌 개막을 알리는 행사인 만큼 오롯이 K리그에 집중되기를 바란 것이다.홍명보 감독뿐만이 아니었다. 후보군에 이름이 오르내렸던 김기동 FC서울 감독도, 김학범 제주 유나이티드 감독도 대표팀 감독 부임 가능성에 직접 선을 그으면서도, 관련 이슈에 대해서는 최대한 말을 아끼는 모습이었다. 프로축구연맹이 미디어데이에서 대표팀 관련 질문을 삼가 달라는 요청을 사전에 한 이유, 실제 본행사가 K리그 새 시즌에 대한 주제로 가득 찼던 것도 K리그 개막 미디어데이 행사의 취지를 지키기 위한 노력들이었다.K리그1에 이어 K리그2 미디어데이가 한창 진행 중이던 이날 오후. 대표팀 감독 선임을 위한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회 회의가 다음날 열린다는 대한축구협회의 공지는 그래서 더 아쉬웠다. 다음날 오후 2시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제3차 전력강화위 회의가 열린다는 소식이었다. 만약 이날 최종 결과가 나오고 당일 발표가 가능할 경우 정해성 위원장이 브리핑을 할 수도 있다는 내용을 덧붙였다.그동안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감독 거취와 관련해 가뜩이나 대표팀 감독에 대한 관심이 컸던 상황. 임시 감독이지만 최종 결과가 발표될 수도 있다는 소식에 자연스레 관심은 K리그 미디어데이가 아닌 대표팀 임시 감독 선임 이슈로 급격히 쏠렸다. 박항서 전 베트남 대표팀 감독이 유력하다거나, 황선홍 올림픽축구대표팀 감독도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는 소식들도 잇따라 전해졌다. 대한축구협회가 K리그 미디어데이에 사실상 찬물을 끼얹은 셈이다. 사실 급박하게 알릴 만한 내용도 아니었다. 어차피 3차 회의 역시 비공개로 진행될 예정이었고, 임시 감독 선임에 대한 최종 결과가 나올지조차 미정이었다. 경우에 따라선 전력강화위 회의가 4차 이후로 밀리거나, 최종 결과에 대한 브리핑이 다음날 진행될 수도 있는 등 축구협회 내부적으로도 일정 자체를 픽스하지 못한 가운데 일정을 공지했다. 이번처럼 회의 결과 발표 여부가 미정이었던 지난 15일 대한축구협회 임원회의 일정은 전날 오후 8시가 넘어서야 전해진 바 있다. 그런데도 굳이 K리그 미디어데이가 한창인 시점에 전력강화위 관련 일정을 공개한 건, K리그에 대한 존중을 찾아볼 수 없는 선택이기도 했다.더구나 대한축구협회는 앞서 K리그 현직 감독들을 대표팀 차기 감독 후보군으로 거론했다가 팬들의 거센 비판까지 받았던 상황이었다. 새 전력강화위가 꾸려지기도 전에 협회 내부에서 K리그 현직 감독들의 대표팀 감독 부임설이 흘러나왔고, 실제 정해성 위원장 체제의 새 전력강화위 역시 1차 회의를 통해 K리그 현직 감독들의 선임 가능성을 열어뒀다. 정해성 위원장은 “구단에 직접 찾아가서 도움을 요청할 생각”이라며 K리그의 희생을 사실상 강요할 수도 있다는 뜻도 내비쳤다. 만약 대한축구협회가 K리그를 존중했다면, 개막을 앞둔 현직 감독의 이름을 대표팀 사령탑 후보로 거론하는 일 자체가 없었을 것이라는 비판이 더해졌다.울산 서포터스 처용전사의 트럭시위와 근조화환 등 K리그 현직 감독 선임설에 대한 팬들의 분노를 직접 확인한 뒤에야 전력강화위는 방향을 틀었다. 3월 정식 감독을 선임하겠다던 계획을 3월 임시 감독 체제 이후 정식 감독 선임으로 바꿨다. 1차 회의 이후 불과 사흘 만이었다. 당초 K리그 감독들이 후보군에 올랐던 건 3월에 맞춰 정식 감독을 선임하기에 시간이 워낙 촉박했던 탓이 컸는데, 전력강화위가 임시 감독 선임 체제로 방향을 선회하면서 K리그 감독들의 대표팀 사령탑 부임 가능성도 사실상 사라졌다. 김기동 감독도 이날 “대표팀이 임시 감독 체제로 정리되면서 K리그 감독들도 대표팀 생각을 전혀 안 하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이처럼 내달 1일 개막을 앞둔 K리그는 대한축구협회가 일방적으로 만든 감독 관련 이슈 탓에 분위기가 좀처럼 오르지 못한 상황이었다. K리그 개막에 대한 설렘보다는 개막을 앞두고 K리그 감독이 대표팀으로 향하는 일이 발생하지는 않을까에 더 초점이 맞춰졌다. 그나마 전력강화위가 선임 계획을 바꾸면서 가까스로 K리그 현직 감독들의 대표팀 부임 가능성이 크게 줄어들었고, K리그 미디어데이 당일엔 감독들이 직접 나서서 분위기를 끌어올리려던 시점. 대한축구협회는 또 한 번 개막을 앞둔 K리그에 찬물을 끼얹은 셈이 됐다. 대한축구협회가 정작 자국리그를 무시하고 있다는 거센 비판이 괜히 나오는 게 아니었다. 김명석 기자 2024.02.27 06:03
국가대표

[IS 이슈] 황선홍호, 완전체 기대감 커진다

2024 파리 올림픽을 준비하는 22세 이하(U-22) 남자 축구대표팀이 카타르에서 열린 국제 친선대회에서 ‘무실점 전승’으로 우승했다. 이번 친선대회는 아시아 10개국이 참여했다. 모든 팀이 2경기씩 치른 뒤 경기 결과에 따라 순위결정전을 치르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A매치 기간을 활용해 열린 친선대회를 우승으로 매조진 대표팀은 29일 귀국했다.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29일 카타르 도하의 알두하일 스타디움에서 아랍에미리트(UAE)와 벌인 2023 도하컵 U-22 친선대회 결승에서 경기 후반 안재준(부천FC)의 선제골과 홍시후(인천 유나이티드)의 멀티 골에 힘입어 3-0으로 완성했다. 오만(3-0 승) 이라크(1-0 승) UAE를 차례로 격파한 대표팀은 친선대회 7골을 넣는 동안 실점하지 않았다.스피드가 빠른 대표팀 공격수 홍시후가 승리 주역이다. 후반 12분 안재준의 선제골로 앞서간 대표팀은 후반 34분 역습 상황에서 고영준(포항 스틸러스)의 패스를 받은 홍시후가 페널티 에어리어 부근에서 오른발 슛으로 추가골을 터뜨렸다. 그는 후반 41분 쐐기골까지 넣었다. 문전에서 상대 수비 2명과 골키퍼까지 제치고 침착하게 오른발로 차 넣어 승부의 추를 기울였다.대표팀은 더 빠르고 세밀해진 조직력이 돋보였다. 짧은 패스 위주의 전술로 경기 주도권을 잡았다. 경기 속도는 빨랐고, 순식간에 역습하는 축구가 돋보였다. 선수들의 개인 기술이 뛰어났다. 경기력도 지난해와 딴판이었다. 롱패스를 활용한 측면 돌파 위주의 전술을 고집했던 황선홍 감독은 이번 친선대회에서는 선수들의 강점을 활용한 유연한 전술로 우승할 수 있었다.지난해 11월 UAE와 평가전 이후 4개월 만에 실전 경기를 치른 황선홍호는 2023년 첫 일정을 숨 가쁘게 마쳤다. 이번 카타르 원정엔 U-22 대표팀과 더불어 9월에 열릴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준비하는 24세 이하(U-24) 대표팀도 동행했다. U-22 대표팀이 친선대회를 치르는 동안 U-24 대표팀도 카타르 현지 클럽팀인 알 와크라, 알가라파와 두 차례 연습경기를 진행했다.고영준, 홍시후 등 유망주를 점검한 황선홍 감독은 ‘완전체’까지 모이면 더 강한 전력을 갖출 거란 기대감이 크다. A대표팀에서 뛰는 22세 동갑내기 오현규(셀틱) 이강인(레알 마요르카)은 항저우 아시안게임과 파리올림픽 출전이 모두 가능하다. 2014 인천 아시안게임과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연령별 대표팀의 성적을 더 기대할 수 있게 됐다.한편, 이날 경기 전반 도중 UAE 문전에서 공중볼을 다투다 상대 선수와 머리를 부딪힌 뒤 그라운드에 쓰러져 의식을 잃었던 엄지성(광주FC)은 선수단보다 하루 늦은 30일 귀국한다. 엄지성은 현장에서 응급조치를 받은 뒤 의식을 되찾는 아찔한 상황을 겪었다. 그는 목을 고정한 채 들것에 실려 나갔다.김영서 기자 zerostop@edaily.co.kr 2023.03.30 13:31
프로축구

[한일 축구의 과거와 미래①] 황선홍 감독이 한일전 통해 얻은 고민 "한국 축구 색깔은 무엇인가"

황선홍(54) 올림픽 축구대표팀 감독은 선수 시절 ‘일본 킬러’였다. 그런 그가 감독으로서 한일전 참패의 쓰디쓴 경험을 했다. 과거 일본을 상대할 때 배수의 진을 치고 덤벼들었던 한국 축구는 최근 각급 대표팀이 4연속 ‘0-3 패배’를 당하는 굴욕을 경험했다. 이 중에는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이 6월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8강전에서 기록했던 0-3 패배도 있다. 선수와 지도자로 치열한 한일전을 모두 경험해본 황선홍 감독에게 한일전에 관해 물었다. 과연 한국 축구대표팀 유니폼을 입은 선수들에게 한일전은 어떤 의미인지, 그리고 U-23 대표팀 감독으로서 아시아 최강팀을 만들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이야기를 나눠봤다. 경기도 분당의 한 카페에서 만난 황선홍 감독은 “선수 때 한일전은 월드컵 경기만큼 비중이 컸다. 지면 안 된다는 생각만 있었다. 일본에 패하면 선수에 대한 비난, 언론 질타 같은 후폭풍이 매우 컸다. 한일전만큼은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사명감을 가질 수 있게끔 분위기가 조성됐다”고 말했다. 〉〉기사 이어집니다. 황선홍 감독은 1994년 히로시마 아시안게임에서의 기억을 떠올렸다. 당시 8강에서 한국은 일본과 맞붙었다. 이 경기에서 멀티 골을 넣은 황선홍 감독은 “일본이 한국의 상대로 정해지자 다들 조용히 방으로 들어가 집중하기 시작했다. 라커룸에서 본 선수들의 눈빛부터 달랐다. 누가 이야기하지 않아도 선수들 스스로 일본과 경기에서는 그렇게 돌변했다”며 돌아봤다. 요즘 한국 축구에 투지력과 정신력이 없다는 비판이 나온다. 그러나 젊은 선수들을 지도하는 황선홍 감독은 정신력만 강조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황선홍 감독은 “경기장에서 평정심을 유지해 냉정한 플레이를 하는 게 정신력이지 않나. 선수들한테 정신력으로 이기자고 강요해선 안 된다. 어떻게 하면 축구로 이길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요즘 젊은 친구들은 한일전을 수많은 경기 중 하나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시대의 흐름이지 않나. ‘너희들이 태극기를 달고 뛰면 무조건 일본은 이겨야 해’라는 논리보다 ‘어떤 방법을 꺼내 일본을 제압할 것인가’를 제시해야 한다. 강요만 해서는 설득이 안 된다. 지도자로서 선수들에게 동기부여하는 부분에 대한 고민이 참 많다”고 덧붙였다. ━ 한국 축구의 ‘색깔’ 고민해야 황선홍 감독은 선수 시절 아시아 최고의 타깃형 스트라이커였다. 이런 그는 “한국 축구의 색깔이 무엇일까, 장점은 무엇일까에 대한 생각이 많이 든다. 개인적인 생각으론 한국 축구의 장점은 속도라고 본다. 빠른 스피드를 이용해 직선적이었다. 공·수 전환이 재빨랐고, 아주 저돌적이었다. 지금은 이런 장점이 없어진 이유가 무엇인지를 찾아 기존의 장점을 발전시킬 방법을 고민해야 하는 시기”라고 강조했다. 발전된 축구 전술 등을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괴리감이 나타났다. 최근 세계 축구의 트렌드는 빌드업(패스 위주의 공격전개), 게겐프레싱(강한 전방압박) 등이 주를 이루고 있다. 한국 축구대표팀의 파울루 벤투 감독이 오랜 시간 공을 들여 세계 축구 트렌드에 부합하는 축구를 접목해나가고 있다. 하지만 개인 기술이 부족한 한국 선수들에게 잘 어울리지 않는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황선홍 감독은 “세계 축구의 트렌드는 계속 변한다. 그러한 축구가 나쁘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다만 한국 선수에게 맞는 축구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빌드업과 더불어 우리 선수와 축구에 맞는 지향점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 유소년 및 학생 축구의 잣대는 프로와 대표팀이지 않나. 대표팀-프로-유소년이 함께 가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현재 한국 축구는 과도기다. 더 좋은 것을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혼선이 나타났다. 후방 빌드업 등 좋은 기술이 접목되지 않으면 더 나은 축구를 할 수 없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상대 선수와 투쟁, 몸싸움 등을 강조해야 한다. 기술 축구를 하기 위해 거친 플레이를 등한시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 이유로 (한국 축구가) 어려움을 겪는 단계가 아닌가 싶다”고 덧붙였다. 일본은 자국 축구의 약점을 지도자 교육을 통해 보완하기 시작했다. 지도자 교육 강좌에서 일본 선수가 몸싸움에 져 나뒹구는 모습을 담은 영상을 아무 말도 없이 15분 동안 보여주기도 했다. 몸싸움을 이겨내지 못하면 축구 강국과 대결해 이길 수 없다는 경각심을 강조한 것이었다. 이런 노력 덕분에 현재 J리그와 일본 대표팀 모두 저돌적이고 빠른 템포의 경기가 가능해졌다. 반면 한국 축구는 소극적으로 변했다는 게 황선홍 감독의 진단이다. 그는 “우리의 강점이 없어졌다. 약간 정적인 축구가 돼버렸다. 한국은 파워풀한 축구가 사라지고 얌전하게 패스만 하는 축구를 하고 있다. 일본과 반대가 됐다. 예전에 우리가 장점으로 삼았던 속도, 공간 침투와 움직임을 일본이 보여주고 있다. ‘축구 류(스타일)’가 바뀌었다”고 짚었다. 한국 축구만의 강점을 발휘할 수 있는 색깔을 찾아야 한다는 게 축구계의 지적이다. 한국 축구의 방향성을 정립하기 위해 황선홍 감독은 ▶인적 자원 투자 ▶지도자 교육 ▶유소년-프로-대표팀의 축구 스타일 정리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황 감독은 “어떠한 축구를 시도하겠다는 정책의 일관성이 없다. 대한축구협회, 프로축구연맹 등이 머리를 맞대고 방향성을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황선홍 감독은 “한국과 일본의 전반적인 시스템, 저변, 투자 규모 등에 차이가 있다. 이에 따라 시간이 지날수록 한국과 일본의 격차가 벌어지는 건 사실이다. 일본의 움직임을 봤을 때 (한국이) 미래지향적인 방법을 실행하지 않으면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건 분명하다”면서도 “난 늦지 않았다고 본다. 한국 축구는 경쟁력이 있다”고 했다. 그는 이어 “대한축구협회에서도 많이 고민하고 변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다. 한국만의 축구 문화 등을 정리해 나간다면 일본과 격차를 줄일 수 있다고 본다. 우리의 실정에 맞는 좋은 시스템을 고민해야 한다. 축구가 국민에게 주는 희열과 감동을 우리는 직접 눈으로 확인했지 않은가. 한국 축구 발전을 위해 마음을 한데 모으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성남=김영서 기자 zerostop@edaily.co.kr 2022.10.05 11:35
프로축구

[한일 축구의 과거와 미래①] '일본 킬러'에서 '올림픽팀 지도자'로...황선홍 감독이 돌아본 한일전

황선홍(54) 올림픽 축구대표팀 감독은 선수 시절 ‘일본 킬러’였다. 그런 그가 감독으로서 한일전 참패의 쓰디쓴 경험을 했다. 과거 일본을 상대할 때 배수의 진을 치고 덤벼들었던 한국 축구는 최근 각급 대표팀이 4연속 ‘0-3 패배’를 당하는 굴욕을 경험했다. 이 중에는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이 6월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8강전에서 기록했던 0-3 패배도 있다. 선수와 지도자로 치열한 한일전을 모두 경험해본 황선홍 감독에게 한일전에 관해 물었다. 과연 한국 축구대표팀 유니폼을 입은 선수들에게 한일전은 어떤 의미인지, 그리고 U-23 대표팀 감독으로서 아시아 최강팀을 만들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이야기를 나눠봤다. 경기도 분당의 한 카페에서 만난 황선홍 감독은 “선수 때 한일전은 월드컵 경기만큼 비중이 컸다. 지면 안 된다는 생각만 있었다. 일본에 패하면 선수에 대한 비난, 언론 질타 같은 후폭풍이 매우 컸다. 한일전만큼은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사명감을 가질 수 있게끔 분위기가 조성됐다”고 말했다. ━ ‘일본 킬러’였던 황새 선수 시절 황선홍의 대표적인 한일전은 1998년 4월 1일 잠실주경기장에서 열린 친선전이다. 폭우 속에서 치러진 이 경기를 보기 위해 5만 명이 넘는 만원 관중이 들어찼다. TV 시청률은 최고 73%까지 나왔다. 당시 한일전이 국민에게 어떤 의미였는지 알 수 있는 수치들이다. 당시 한국은 경기 직전까지 일본에 2연패를 당하고 있었다. 황선홍은 부상 탓에 1년 4개월간 재활 훈련을 한 뒤 이 경기를 통해 대표팀에 복귀했다. 한국과 일본이 1-1로 맞서던 후반 27분 황선홍이 골키퍼와 일대일 상황을 맞았다. 그러나 그라운드가 비에 흠뻑 젖어 공이 제대로 굴러가지 않았다. 순간 일본 골키퍼 가와구치 요시카쓰가 뛰어나와 공을 잡으면서 득점 기회가 날아간 듯했다. 그 순간 선수 공이 누군가의 발에 맞고 솟구쳐 오르자 황선홍이 황새처럼 날아올랐다. 그리고 시저스킥으로 골망을 갈랐다. 결승 골이었다. 황선홍은 선수 시절 네 차례 일본전에 나서 5골을 터뜨렸다. 놀랍게도 이 골은 모두 결승 득점이었다. 선수 시절을 회상하던 황선홍 감독은 “한일전은 국민의 관심이 상당히 크지 않나. 나는 승부를 결정지을 수 있는 포지션인 공격수이다 보니 (팬들로부터 받는) 기대가 상당히 컸다. ‘일본 킬러’라는 별명이 부담으로도 다가왔다. 한편으로는 일본이 그만큼 ‘나를 두려워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떠올렸다. 그가 한일전 무패 기록을 이어갔던 원동력으로 꼽은 건 ‘선수들 간의 커뮤니케이션’이다. 모두가 한일전만큼은 절대로 져선 안 된다는 생각으로 대화하며 경기를 준비했다는 것이다. 황선홍 감독은 “최용수, 이상윤 등 공격수들과 경기에서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 정말 많이 대화했다”며 “내가 골을 넣어야 승리할 수 있으니까 다른 경기보다 골 욕심이 컸다”고도 했다. 황선홍 감독은 “한국은 항상 최고의 공격수들을 갖고 있었다. 대형 공격수에 의해 승부가 많이 결정됐다”고 꼽았다. 또 하나의 승리 비결은 신체조건에서 우위였다. 건장한 체격(1m83㎝·79㎏)의 황선홍은 비교적 왜소했던 일본 선수들을 몸싸움에서 압도했다. 황선홍 감독은 “당시 일본 선수들은 체격이 조금 작고 스피드가 느렸다. 대신 교과서적인 축구, 즉 패스 위주의 기술 축구를 했다. 체격 조건이 좋았던 한국이 힘으로 일본을 눌러버리면 이길 수 있었다”고 짚었다. ━ 저돌적으로 변한 일본 축구 0-17. 지난해부터 올해 9월 중순까지 한일 연령별 축구대표팀의 점수 합계다. 한국은 ▶2021년 3월 A대표팀(0-3 패) ▶2022년 6월 16세 이하(U-16) 대표팀(0-3 패) ▶6월 23세 이하(U-23) 대표팀(0-3 패) ▶6월 대학 선발팀(0-5 패) ▶7월 A대표팀(0-3 패) 경기에서 5연패를 당했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U-23 대표팀은 6월 12일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의 파흐타코르 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과 U-23 아시안컵 8강전에서 0-3으로 졌다. 일본은 한국을 상대로 한 수 위의 경기력을 뽐냈다. 황선홍 감독은 “상당히 안 좋게 끝났다. 준비도 부족했다. 누구를 탓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닌 것 같다”며 고개를 숙였다. 황선홍 감독은 “일본의 축구 스타일이 바뀌었다. 예전의 일본 축구는 얌전했다. 섬세한 기술이 좋았다. 최근 기존 강점에 적극적으로 뛰는 저돌성까지 생겼다. 공간이 생기면 침투하고, 패스 타이밍도 빨라졌다. 축구의 다양성이 생겼다. 과거 일본은 패스 축구에 한정된 플레이를 해 대비하기 쉬웠다. 이젠 다양한 축구가 가능해져 대응하기 상당히 어려워졌다”고 짚었다. 축구계는 일본이 체계적인 시스템으로 ‘더 강한 축구’를 만들었다고 본다. 일본축구협회(JFA)는 ‘2030년 월드컵 4강 진출, 2050년 월드컵 우승’이라는 거대한 목표를 위해 장기 계획을 세워 실행에 옮겼다. 유소년 시절부터 JFA가 만든 가이드라인에 맞춰 일관된 교육 시스템을 구축한 게 단적인 예다. 자국보다 ‘축구를 더 잘하는’ 국가의 선진 시스템도 적극적으로 받아들였다. 황선홍 감독도 일본의 장기 계획이 성공궤도를 달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일본 축구는 세계의 중심으로 가는 게 그들이 가진 첫째 목표인데,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아시아에서 계속 상대해야 하는 한국을 꺾어야만 한다는 생각을 가졌다. 수십 년 전부터 차근차근 계획을 세워서 실행을 시작했다. 이제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한국과 일본 선수 간의 기량 차이가 벌어졌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한국 선수들은 충분히 경쟁력이 있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일본 선수들의 의식이 공격적으로 바뀌었다. 옛날 한국 축구처럼 한다. 공격 방향으로 돌진하는 도전적인 플레이가 크게 늘었다. 반면 한국은 실수를 줄이려는 안전한 축구를 하려고 한다. 한국과 일본의 축구가 서로 바뀌었다”고 했다. 〉〉기사 이어집니다. 성남=김영서 기자 zerostop@edaily.co.kr 2022.10.05 11:30
브랜드미디어
모아보기
이코노미스트
이데일리
마켓in
팜이데일리
행사&비즈니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