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운도 좋네' 오타니·커쇼 재활, 곤솔린 부상→'상추 먹다 목 찢어진' 메이, FA 앞두고 5선발 꿰찼다
운이 좋은 걸까. 아니면 그만큼 재능이 뛰어난 걸까. 아무리 기대를 저버려도 더스틴 메이(28·LA 다저스)에겐 기회가 온다. 다저스가 2025시즌 선발 투수 마지막 한 자리의 주인으로 메이를 낙점했다.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12일(한국시간) 일본으로 출국 전 시범경기 일정을 마무리하고 선수단 일부를 정리했다. 마지막까지 개막 로스터에 도전했던 김혜성은 도쿄 시리즈 로스터 승선에 실패하고 마이너리그 옵션을 소진하고 오클라호마 코메츠로 이동했다. 마이너리그 계약 후 캠프 초청 선수로 시범경기 활약하던 데이빗 보테 등 총 6명의 선수가 김혜성과 함께 마이너리그로 넘어갔다.치열한 경쟁 속에 웃음 지은 이도 있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11일 팟캐스트 다저스 테리토리에 출연해 메이가 5선발 투수로 출발할 거라고 예고했다.
다저스에서 선발 투수 한 자리를 차지하기란 쉽지 않았다. 일단 네 자리 주인이 확고했다. 지난해 1선발이었던 타일러 글래스나우, 투수 역대 최고액 계약(12년 3억 2500만 달러)을 맺은 야마모토 요시노부, 자유계약선수(FA)로 새로 영입한 양대리그 사이영상 수상자 블레이크 스넬, '역대급' 유망주라는 평가를 받고 다저스로 온 사사키 로키가 1~4선발을 예약했다.원래대로라면 5선발은 물론 6선발 자리도 메이에게 기회가 올 수 없었다. 하지만 행운이 따랐다.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할 예정이었던 오타니 쇼헤이의 마운드 복귀가 늦어졌다. 2023년 팔꿈치 수술을 받은 후 재활을 진행한 오타니는 지난해 월드시리즈 우승 과정에서 왼쪽 어깨 탈구 수술을 받았다. 복귀 절차가 조금씩 늦어졌고, 다저스는 포스트시즌 등판까지 고려해 오타니의 복귀를 5월 이후로 늦췄다. 구단은 최근 다시 한 번 복귀 절차를 연기하는 걸 고려한다 발표했다.
팀 레전드 클레이턴 커쇼도 마운드에 돌아올 수 없는 상황이다. 커쇼는 2023년 어깨 수술을 받고 지난해 돌아왔지만 발가락 부상을 입으며 시즌을 조기 마감했다. 다저스와 재계약은 맺었지만, 여전히 실전 복귀까지 시간이 필요하다.오타니와 커쇼가 돌아오면 선발 후보군에게 기회가 찾아오기 어렵다. 선발 보직을 노리는 투수들은 시즌 초 기회를 잡아야 자신을 증명하고 차후에도 기회를 기대할 수 있다. 다저스는 2019년 빅리그에 데뷔, 2020년부터 꾸준히 선발 기회를 받은 메이와 토니 곤솔린을 고려했다. 거기에 지난 2년간 선발로 가능성을 보여준 유망주 바비 밀러, 랜던 낵 등도 후보로 거론됐다.
메이의 약점은 부상이다. 2021년 개막 선발 로테이션에 들었지만 시즌 초 팔꿈치 부상이 터져 토미존 서저리를 받았다. 2022년 복귀했지만 허리 부상을 입었고, 2023년 팔꿈치 부상이 재발하면서 이탈이 길어졌다. 지난해 복귀 직전 식사 도중 양상추가 식도를 손상시키면서 다시 장기 결장이 추가됐다. 최고 유망주였던 메이였지만, 서비스타임을 부상과 재활로 대부분 소진했다. 올 시즌 후 FA가 되는 상황이다.팀으로서는 믿음을 저버릴 수도 있는 시점이지만, 메이는 일단 시범경기에서 기량을 증명했다. 평균 구속은 90마일 중반대로 회복했고, 고회전의 낙차 큰 커브로 타자들을 잡아냈다. 추가로 경쟁자들이 중도 이탈한 것도 메이로서는 기회로 이어졌다. 유력한 경쟁자였던 밀러는 시범경기 등판 도중 타구를 머리에 맞았다. 뇌진탕 프로토콜로 빌드업이 늦어지면서 도쿄 시리즈 로스터에 합류하지 못했다.여기에 드래프트 동기이기도 한 곤솔린까지 건강 문제가 발생했다. 다저스 테리토리는 곤솔린이 웨이트 트레이닝 도중 등의 작은 문제를 느꼈다며 이탈 이유를 전했다.FA를 앞둔 메이로서는 값진 기회다. 그는 정규시즌 커리어하이 이닝이 단축 시즌 기록한 56이닝에 불과했다. 만약 올 시즌 선발로서 이닝 이터 자질을 보여준다면, '선발 품귀'인 메이저리그 시장에서 몸값을 크게 높일 수 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5.03.12 2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