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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

박해준, 현실 관식의 소박한 소망 “아들 둘, 감방만 안 갔으면” (인생84)

박해준이 부모로서 현실적인 가치관을 밝혔다.11일 기안84의 유튜브 채널 ‘인생84’에는 ‘박해준 강하늘 폭삭 속았수다’라는 제목의 영상이 게시됐다. 영화 ‘야당’에 함께 출연한 박해준과 강하늘이 게스트로 등장했다.영상에서 박해준은 사생활이 깨끗하다는 평에 대해 “사람을 잘 안 만난다. (아내가) 뭐라고 하기보단 술을 먹고 나면 다음날이 없으니까 요새는 잘 안 만나게 된다”고 말했다.이를 두고 기안84는 “마치 무덤덤한 학부모 같다. 선생님이 요즘 애가 어떻다고 말해도 ‘아 예’ 할 것 같다”고 말하자 박해준은 “아들이 둘인데 감방만 안 갔으면 좋겠어”라며 체념한 듯 말해 폭소를 자아냈다.그러면서 박해준은 “파출소에 잠깐 잡혀서 너네 왜 길거리에 침 뱉었니 정도는 괜찮다”고 덧붙였다.또 ‘악질경찰’과 ‘독전’을 연달아 촬영 당시 아들을 처음으로 혼냈더니 사시나무 떨 듯 무서워했다는 일화를 꺼내 또다시 웃음을 안겼다.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5.04.11 19:46
영화

‘승부’ 이병헌 “조훈현 役, 위해 눈썹까지 지워” [IS인터뷰]

“우여곡절 끝에 이렇게 개봉하게 돼 뛸 듯이 기쁜 마음이에요.”배우 이병헌은 4년 만에 영화 ‘승부’를 선보이는 소감을 묻는 말에 이렇게 답했다. 지난 2021년 크랭크업한 ‘승부’는 코로나19 팬데믹, 출연 배우 유아인의 마약 스캔들 등으로 개봉까지 지난한 시간을 겪었던 작품이다. 이병헌은 영화 개봉을 앞두고 진행된 일간스포츠와 인터뷰에서 “처음에 OTT(넷플릭스) 공개 이야기가 있지 않았느냐. 근데 이렇게 스크린에서 선보일 수 있어서 극장 팬으로서 너무 신나고 뿌듯하다”고 말했다.26일 개봉한 ‘승부’는 대한민국 최고의 바둑 레전드 조훈현(이병헌)이 제자 이창호(유아인)와의 대결에서 패한 후 타고난 승부사 기질로 다시 한번 정상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그렸다. 실화를 재구성한 작품으로, 동명의 다큐멘터리가 모티브가 됐다.“작품을 제안받고 다큐멘터리를 같이 봤어요. 너무 재밌더라고요. 그래서 단번에 ‘내가 영화를 하게 되겠구나’ 싶었죠. 특히 자신이 데려와 가르쳤던 이창호와 맞붙게 된 날, 대국장에 가는 차 안의 묘한 분위기, 패배 후 뒷모습 등 아무 말이 없는 순간조차 드라마가 되는 느낌을 받았어요.”이병헌은 캐릭터 구축 과정에서 영화 속 실제 주인공 조훈현 국수(國手)를 여러 차례 만나기도 했다. 그는 “많은 에피소드를 듣고 또 질문하고 싶었다. 하지만 진짜 중요했던 건 말씀하실 때 모습, 어떤 버릇이나 느낌이었다. 그런 부분을 캐치하면서 조훈현 국수의 심리 상태를 고민했다”고 짚었다.시각적으로 공들인 장면도 있다. 이병헌은 조훈현 국수를 실감 나게 구현하기 위해 별도의 바둑 레슨을 받는가 하면, 그의 2:8 가르마, 치켜 올라간 눈썹 등도 고스란히 재현해 냈다. 이병헌은 “‘조훈현인가? 이병헌인가?’ 하는 느낌을 줄 수 있도록 최대한 신경 썼다”고 털어놨다. “바둑은 돌을 놓고 걷어가는 것부터 배웠어요. 레슨 후에는 집에 와서 아들, 아내(이민정)와 오목으로 손 모양을 연습했고요. 헤어스타일은 독특해서 어렵지 않았어요. 오히려 눈매를 잡는 게 어려웠죠. (조훈현 국수) 눈썹 방향이 굉장히 날카로워요. 그래서 본래 제 눈썹은 메이크업으로 지우고 눈썹이 위로 향하게 분장했죠. 의상도 다채롭게 입었고요.”이어 이병헌은 “어떤 연기든 장단점이 있다. 실존 인물 연기는 창작의 자유로움은 덜 하지만 자료 등을 토대로 기댈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며 “물론 최대한 비슷하게 흉내 내고 그 감정을 상상하며 연기하는 게 쉽진 않지만 또 그만큼 재밌다”고 회상했다.제자 이창호로 호흡을 맞춘 유아인에 대해선 아쉬운 마음을 털어놨다. 앞서 유아인은 지난 2023년 2월 마약 투약 혐의로 활동을 잠정 중단했고, 이는 개봉 시기를 조율 중이던 ‘승부’에 엄청난 악수가 됐다. 해당 혐의로 구속됐던 유아인은 최근 2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석방됐지만, ‘승부’ 시사회를 비롯해 영화 홍보에서는 모두 빠진 상태다.“그 사건 이후로 연락을 따로 하진 않았어요. 원래 전화 연락하는 사이가 아니기도 하고요. 물론 (현 상황이) 아쉽기도 해요. 다만 다 떠나서 (유아인이) 역할은 굉장히 훌륭하게 해냈다고 생각해요. 다른 작품에서 보지 못했던 모습이기도 했고, 실제 이창호 국수처럼 무덤덤한 표정, 생각을 알 수 없는 눈빛, 말투, 몸짓을 표현했죠. 대단했어요.”나 홀로 홍보가 힘들지 않으냐는 질문에는 “해야지 뭐 어떡하겠느냐”며 “그것이 ‘승부’니까”라고 유쾌하게 받아쳤다. 그러면서 이병헌은 지금 자신을 이렇게 움직이게 하는, 이 영화의 재미와 힘이 관객들에게도 고스란히 전달되기를 바랐다.“개봉까지 여러 일이 있었지만, 어찌 됐든 지금 생각해 보면 정말 잘 찍은 작품이란 생각이 들어요. 홍보하면서 저도 영화를 다시 봤는데 (촬영한 지) 오래 지나서인지 객관적으로 보게 되더라고요. 그때 느낀 건 ‘사람들이 되게 좋아할 이야기다. 재밌다’였죠. 제가 느낀 이 감정을 관객들도 꼭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5.03.26 06:05
영화

‘승부’ 이병헌 “유아인과 연락? 평소에도 전화하는 사이는 아냐” [인터뷰②]

배우 이병헌이 마약 투약 혐의로 물의를 일으킨 후배 유아인에 대한 솔직한 생각을 털어놨다.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는 영화 ‘승부’에서 조훈현을 연기한 이병헌의 인터뷰가 진행됐다.이날 이병헌은 극중 호흡을 맞춘 유아인(이창호)에 대해 “이전에 다른 작품에서 보지 못했던 연기였다. 이창호 국수처럼 무덤덤하고 알 수 없는 눈빛, 말투와 몸짓으로 표현하는 것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이어 “자기 캐릭터를 촬영하면서 계속 젖어 들려고 하다 보니까 그랬는지 모르겠는데 진짜 그 친구(유아인)의 성격도 알 수 없었다. 그 정도로 말수도 없고 과묵한 모습들을 보였다. 캐릭터에 계속 몰입하는 노력을 하고 있구나 싶었다”고 회상했다.이병헌은 또 유아인과 마약 스캔들 이후 연락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한 번도 없었다”고 선을 그으며 “사실은 (사건 전에도) 평소에도 전화 연락을 하는 사이는 아니었다”고 덧붙였다.한편 ‘승부’는 대한민국 최고의 바둑 레전드 조훈현이 제자 이창호와의 대결에서 패한 후 타고난 승부사 기질로 다시 한번 정상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오는 26일 개봉. 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5.03.21 12:24
영화

‘언데드 다루는 법’ 아름답고 슬픈 좀비영화의 생환을 기다리며 [오동진 영화만사]

스스로 영화광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라면 이제, 레나테 레인스베 정도의 이름은 입에 붙어야 한다. 노르웨이 출신이고 2021년 ‘사랑할 땐 누구나 최악이 된다’로 제74회 칸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탄 여배우다. 키는 178Cm나 되고 나이는 1987년생으로 이제 마흔이 되어 간다. 최신작 ‘모든 것은 아르망에서 시작되었다’에서 그는 미친 듯한 연기를 펼쳤고 또 다른 국내 최신 개봉작 ‘언데드 다루는 법’에서도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 준다. 이런 영화들은 한국 극장가의 사정 때문에 많아 봐야 5000명 정도의 관객을 모으는데 그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모두 이미 극장에서는 사라졌다. 한국 영화계는 지금의 이런 현실을 언젠가는 뼈 아프게 후회하게 될 것이다. 수십억을 들여 만들고 톱 스타급 배우가 나온다 한들, 그래서 대대적인 홍보마케팅을 벌인다 한들 ‘브로큰’ 같은 영화의 첫날 성적은 2만명을 넘지 못했다. 한국의 극장업계가 향후 어디에 더 매달리고 어디에 더 신경을 써야 하는지를 자각케 만드는 대목이지만 여전히들 미몽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안타깝다.테아 히비스텐달 감독이 만든 ‘언데드 다루는 법’은 좀비 영화다. 그리고 일종의 공포영화다, 오컬트 분위기도 없지는 않다. 죽은 자가 살아 움직이니까. 그런데 이게 좀 이상하다. 좀비는 좀비이고 무서울 때는 무서운데(죽은 엘리자베트가 무덤에서 돌아와 주방 냉장고를 열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는 노부인 토라의 표정은 경악 그 자체다) 이상하게도 슬프고 따뜻한 면이 강하다. 이들 좀비는 살아 생전 잔뜩 사랑을 받던 대상들이었다. 소년 엘리아스는 할아버지와 엄마가 죽고 못살만큼 아꼈던 아이이고, 교통사고를 당해 사망했다 살아난 에바는 남편과 아이 둘에게 없어서는 안될 사람이었다. 이들 모두가 살아 돌아오긴 돌아오되, 살았을 때처럼 정상적인 모습은 아니다. 말도 못하고 심박수도 느리며 몸 여기저기의 상처도 없어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게다가 이 좀비들은 처음엔 사람을 해치지 않는다. 물어 뜯거나 할퀴지 않는다. 먼저 공격적이 되지는 않는다. 외형상 전혀 위협적인 요소가 없어 보인다. 단지 약하고 다른 존재가 돼서 돌아왔을 뿐이다. 돌아와서는 자신을 사랑했던 사람들 곁에 머무르려 할 뿐이다. 자 그렇다면 이들을 어떻게 다뤄야하는가. ‘언데드 다루는 법’은 상실과 그 상실감의 회복, 연대와 관계의 복원에 대한 얘기다. 좀비영화 중에 중간에 눈물을 흘리게 할 작품이 있다면 단연 이 영화 한편 뿐이다. 물론 미국 조너던 레빈 감독의 2012년 작 ‘웜 바디’에서도 좀비R(니콜라스 홀트)은 사람을 공격하지 않으며 심지어 사랑스런 존재이기까지 해서 여인 줄리(테레사 팔머)와 연인 관계가 되기도 한다. 그런데 ‘웜 바디’는 말도 안되는, 오락영화처럼 비춰졌고 또 그렇게 인식돼 온 게 사실이다. 반면 ‘언데드 다루는 법’에는 기이한 진정성이 느껴진다. 어쩌면 사람들은 사람들 스스로가 상대에게 있어서 종종 언데드와 같은 존재일 수 있다. 살아있는 시체와 같은 존재. 말은 좀 안 좋게 느껴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 상대는 그런 존재를 때론 인정하고, 때론 수긍하며, 때론 어떻게든 같이 살아 가려 애쓴다. 그것이 삶 그 자체라고 느끼게끔 배워 왔다.‘언데드 다루는 법’을 지나치게 정치공학적으로 해석할 필요는 없지만 어쨌든 이 영화의 궁극적 주제는 ‘다름의 정치학’이 사실은 매우 무의미한 것이며 사랑의 마음을 지닌 한 그것을 극복하지 못할 이유가 없음을 보여 준다. 노르웨이 스웨덴 등 북유럽 사회도 요즘 인종과 민족, 이민자들과의 공동의 삶을 추구해 나가는 게 예전 같지 않다는 점을 이 영화는 방증한다. 좀비는 결국 이민자이자 이방인, 우리 삶 바깥에 있는 존재들을 상징한다.그러나 그렇게 딱딱한 분석보다는 ‘언데드 다루는 법’이 지닌 진짜 의도를 알아 채는 게 좋다. 이 영화는 사랑이 깊으면 죽은 자도 되살릴 수 있다는 슬픈 판타지 같은 것이다. 죽은 아들 엘리아스가 무덤에 살아 돌아온 걸 알지 못하는 엄마 안나(레나테 레인스베)는 직장에서 돌아와 담배를 한 대 피운 후 자신의 얼굴에 랩을 칭칭 감아 가며 자살을 하려 한다. 세상의 엄마란 존재는 자신의 아이가 죽으면 아이에 대한 모든 것을 하나도 버리지 못한다. 장난감도 아이의 공책도 아이의 옷도 이불도 버리지 못한다. 그러니 혹여나 아이가 살아 돌아왔을 때 아무리 몰골이 이상하다 한들 그 아이를 품에서 떼 놓지 못한다. 안나는 돌아온 아들 엘리아스를 품에서 내려 놓지 못한다.도대체 이 영화는 결론을 어떻게 가져 가려하는가. 좀비는 결국 징글징글한 좀비가 된다는 것일까. 사람들의 목을 물어 뜯는 존재가 된다는 것일까. 그렇지 되기 전에 사람들은 이 언데드를 어떻게 다뤄야 한다는 것일까. 상실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역설적으로 상실의 수렁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 상실감을 주체적으로 떠나보내는 것, 내려 놓는 것, 그래서 모든 사안을 객관적이고 이성적으로 파악할 줄 아는 정신을 되찾는 것이다. ‘언데드 다루는 법’은 결국 모든 일이 다 잔혹해지지만 종국적으로는 슬픈 일이 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 영화가 슬픈 좀비영화라고 하는 이유다. 극 후반 나오는 노래가 니나 시몬의 ‘느 무 끼뜨 빠(Ne Me Quitte Pas)이다. ‘날 떠나지 마’란 뜻이다. ‘언데드 다루는 법’은 이제 극장에서는 볼 수가 없다. VOD나 이후 어느 OTT에서 살아 돌아올 것이다. 그때 다들 잘 다뤄야 한다. 살아있지만 죽은(언데드) 영화를 다루는 법에 대해 생각들 해보시기 바란다.오동진 영화평론가 2025.02.13 06:02
스타

‘나라는 가수’ 수지, 짧지만 행복한 여정 마무리…“응원 감사”

‘나라는 가수 인 독일’이 왈츠와 어우러진 궁전 버스킹으로 전율을 선사했다.지난 18일 방송된 KBS 2 음악 여행 리얼리티쇼 ‘나라는 가수 인 독일’에서는 선우정아, 소향, 헨리, 에이티즈의 홍중과 종호, 자이로, 이나우가 뮌헨에서의 버스킹을 마무리하고 레겐스부르크로 향했다.비 내리는 뮌헨의 라이브 하우스에서 ‘나라는 가수 인 독일’ 팀은 동방신기의 ‘허그’로 둘째 날 버스킹을 이어갔다. 수지는 이소라의 ‘나를 사랑하지 않는 그대에게’를 선곡해 청아하면서 애절한 목소리를 들려줬다. 관객들이 자리를 뜨지 못하고 앙코르를 외치자 홍중과 종호를 필두로 에이티즈의 ‘바운시’ 무대가 펼쳐졌다. 홍중은 빗속 퍼포먼스로 폭발적인 호응을 자아냈다.버스킹을 마무리하고 숙소에 돌아온 홍중은 이나우의 피아노 연주를 따라 ‘눈, 코, 입’을 열창해 본 공연을 기대하게 했다. 개인 연습까지 끝낸 멤버들은 삼겹살 파티를 열었다. 소향이 남다른 음식 솜씨로 준비한 된장찌개와 겉절이까지 오랜만의 한식을 만끽했다. 특히 고기가 구워지는 동안 곁을 사수하며 음식에 진심인 모습을 보인 수지는 한입 가득 배추쌈으로 행복한 먹방을 펼쳤다.다음날 한국으로 돌아가야 하는 수지는 멤버들과 마지막 밤까지 유쾌한 이야기꽃을 피웠다. 멤버들은 아쉬움에 공항 버스킹을 제안했고, 급기야 선곡 리스트까지 나열해 수지를 웃게 했다. 수지는 “저를 알아보시는 게 신기했다. 비가 오고 추운데도 응원을 많이 해주셔서 감사했다. 너무 좋은 자극들을 받고 그런 경험들을 하고 가는 느낌이라서 기분이 좋다”라며 짧지만 행복했던 여정을 돌아봤다.독일에서 셋째 날을 맞은 ‘나라는 가수 인 독일’ 팀은 구시가지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도시 레겐스부르크의 성 에메람 궁전에 입성했다. 마차를 타고 실제 귀족 가문이 거주 중인 성에 다다른 멤버들은 대식당에서 독일 공주 글로리아를 만나 점심 식사를 함께했다. 글로리아는 “한국은 세계에서 문화를 선도하고 있다. 내 아들은 한국 영화만 본다”라며 K컬처의 파급력을 언급했고, 멤버들과 음악 관련 토크를 나누며 공감대를 형성했다.이어 프레스코화와 금속으로 세공된 압도적인 스케일의 방과 성당 내부를 관람하며 귀족 문화를 체험했다. 성당으로 향하는 회랑에서는 소향이 즉석에서 노래를 부르며 1300년이 지난 건축물이 품어내는 공간의 울림을 전했다. 선조들의 무덤이 자리한 성당에서는 소향, 헨리, 자이로가 경건한 마음을 담아 ‘유 레이즈 미 업’으로 아름다운 목소리와 선율을 완성했다.무도회장에 들어선 멤버들은 왈츠를 추고 있는 사람들과 어우러져 영화 같은 버스킹을 선보였다. 헨리의 바이올린 연주에 맞춰 글로리아 공주는 왈츠를 추며 감동을 나눴다. 선우정아는 자신의 곡 ‘상상’과 김수희의 ‘애모’로 진한 여운을 남겼고, 소향과 홍중은 ‘어떻게 이별까지 사랑하겠어, 널 사랑하는 거지’로 촉촉한 하모니를 이뤘다.도나우강이 흐르는 올드 스톤 브릿지로 이동한 멤버들은 밤이 되어 모인 연인들과 관객들을 위해 로맨틱한 공연을 선물했다. 선우정아와 종호는 ‘남과 여’로 세대를 뛰어넘은 감미로운 듀엣을 펼쳤고, 자이로는 자작곡 ‘달콤한 난리’를 기타 연주와 함께 선보이며 자연스럽게 호응을 유도했다. 이어진 소향의 마음을 울리는 가창력이 폭발한 ‘Listen(리슨)’에 현지 관객들은 눈물을 흘리며 뜨거운 감동을 느꼈다. 홍중과 종호는 ‘소녀’를 두 사람만의 감성과 합으로 재탄생시켰다.방송 말미엔 이나우가 돌연 피아노 연주를 포기해 주변을 놀라게 했다. 이에 헨리 또한 “제일 걱정됐던 게 일어났다”라고 해 그 이유에 궁금증이 쏠린다. 과연 버스킹을 이어가던 아티스트들에게 무슨 일이 발생했을지, 다음 주 방송을 통해 밝혀진다.‘나라는 가수 인 독일’은 역사적인 건축물을 배경으로 진행한 이날 버스킹을 통해 독일의 또 다른 문화와 매력에 녹아들었다. 특히 K팝 명곡과 왈츠의 만남을 성사시키며 색다른 귀 호강과 볼거리를 선사했다. 남은 여정에선 어떤 흥미로운 선곡과 이야기가 펼쳐질지 기대감이 높아진다.K팝 대표 실력파 아티스트들이 다른 ‘나라’의 음악과 문화를 경험하며 ‘나’라는 가수를 찾아가는 음악 예능 프로그램 ‘나라는 가수 인 독일’은 매주 토요일 밤 10시 40분 방송된다.유지희 기자 yjhh@edaily.co.kr 2025.01.19 10:51
영화

[단독] 장재현 감독 “‘파묘2’, 동어반복에 불과…차기작은 뱀파이어물” [송년인터뷰]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네요.”오랜만에 마주한 장재현 감독은 근황을 묻는 말에 이렇게 답했다. 장 감독은 최근 서울 중구 KG타워에서 진행된 일간스포츠와 인터뷰에서 12.3 계엄 사태를 언급하며 “시위 첫 금요일에 퇴근길에 친구들과 여의도를 잠깐 들렀다. 정말 충격적인 일”이라고 개탄했다.장 감독은 유난히 소란했고 지난했던 올 한 해 한국 영화계에 숨통을 틔운 주역이다. 그는 지난 2월 개봉한 ‘파묘’가 1191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천만 감독 대열에 합류했고, 국내 유수 시상식 감독상, 작품상을 휩쓸었다. 뿐만 아니라 이 영화로 극장가 성, 비수기의 경계를 허물고 오컬트 불모지인 한국영화 시장에 새 역사를 쓰는 유의미한 족적을 남겼다.“영화 개봉하고 한동안 정신 차리는 시간을 보냈어요. 기쁨과 혼돈이 공존하는 시기가 한 6월까지 갔죠. 처음엔 뭔가 잘못된 거 같더라고요. ‘이게 1000만명이 볼 영화는 아니지 않나’ 싶었죠.(웃음) 잘돼도 300만 정도 예상했거든요. 그래도 축제 분위기라 기분은 좋았어요. 고마운 분, 감사드려야 할 분도 많아서 이리저리 바쁜 시간을 보냈죠.”‘파묘’를 복기하면서는 자신의 예상을 빗나간 관객들의 반응을 가장 먼저 언급했다. ‘파묘’는 전, 후반부가 명확하게 나뉘는 작품. 무덤 이장 과정에서 벌어지는 기묘한 사건을 다루던 영화는 중반부 오니(일본 귀신) 출현을 기점으로 방향을 완전히 틀어 버린다. 후반부는 호불호가 많이 갈렸는데 특히 오컬트 마니아들 사이에서 의아한 반응이 많이 나왔다. 하지만 정작 장 감독은 후반부야말로 그들을 위한 장면이었다고 했다.“전혀 예측하지 못한 결과였어요. 만들 때도 앞부분은 다 클리셰니까 힘을 빼고 찍었어요. 진짜 공을 들인 건 뒷부분이었죠. 옛날 강시, 미라 영화 때 볼 수 있었던 것들을 리얼하게 녹이고 싶어서 온갖 기술을 총동원했어요. 마니아들, 서브컬처 오타쿠들도 이 부분을 신선해 할 거라고 생각했죠. 한편으로는 전 이 영화가 완전히 마니악하다고 생각했는데 일반 관객들이 또 다른 요소로 좋아해 줘서 여러모로 신기했어요.” 장 감독이 언급한 일반 관객들이 좋아한 요소는 바로 민족주의적 메시지, 이른바 ‘국뽕’이다. 관객은 캐릭터 이름, 차량 번호 등 영화 곳곳에 녹은 항일 코드(이스터에그)를 찾아 공유했고 이것은 ‘파묘’ 흥행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하지만 정작 장 감독은 “전 이 영화를 직업 의식적으로 접근했다. 풍수지리사, 무당이 할 수 있는 것들에 집중했다. 근데 영화가 안 그러다가 그런(항일 코드) 부분이 조금 나오니까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국뽕’으로 받아들인 것 같다”고 말했다.물론 장 감독의 예상 혹은 의도가 모두 비껴간 건 아니다. 정확히 닿은 것도 있다. 최대한 시원한 오락 영화로서 관객들의 시간을 ‘순삭’시키는 것이었다.“‘왜 이렇게 빨리 끝나’란 말이 가장 듣기 좋았어요. 이 영화는 ‘재미없는 신은 한 신도 만들지 말자’, ‘오락성을 띤 화끈한 극장용 영화를 만들자’라고 시작했거든요. 시나리오 단계부터 노력했던 지점이죠. 실제로 앞에 작품들보다 레이어도 적어요. 문학적 부분, 메타포를 줄이고 심플하고 직관적인 걸 선택했어요.” 장 감독의 이러한 선택에는 전작 ‘사바하’의 영향이 컸다. ‘사바하’ 개봉 후 일반관을 찾았던 그는 머리를 한 대 맞은 듯한 충격을 받았다. 장 감독은 “제가 영화를 만들면서 상상한 관객, 예를 들면 ‘션 베이커 영화 나왔대. 가자’ 하는 관객은 10%였다. 나머지 90%는 극장에 놀러 온 관객이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그때 제가 엄청난 걸 간과했다는 걸 알았죠. 그리고 코로나19까지 터지면서 이제 관객은 여운이 남는 영화보다 시원하게 끝나는 영화를 좋아한다는 걸 깨달았어요. ‘사바하’처럼 음흉한 것보다 뜨겁고 심플한 걸 원하는 거죠. 재밌는 구경거리로서 몰입감이 중요해진 거예요. 그래서 ‘파묘’도 직관적으로 방향을 틀었죠. 물론 그 탓에 ‘너무 다 보여줬다’는 혹평도 들었지만요.(웃음)” ‘파묘2’ 제작 여부를 묻는 말에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장 감독은 그 이유에 대해 “무당, 풍수지리사, 장의사를 다 모이게 하려면 묘밖에 없는데 또 묘를 파는 건 동어반복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스핀오프 형태는 어떨지 궁금했다. 실제 ‘파묘’ 개봉 후 팬들 사이에서는 무당 화림(김고은)과 윤봉길(이도현)을 주인공으로 한 스핀오프 제작을 원하는 목소리가 쏟아졌다.“저도 그 이야기를 듣긴 했는데 그렇게 되면 완전 무당 콘텐츠가 돼요. 그럼 재미도 매력도 없을 거예요. 잼 안 바른 식빵 같겠죠. 이 두 캐릭터도 다른 사람과 협업해서 빛나 보인 거예요. 둘뿐이면 가짜, 허구의 이야기만 나오겠죠. 그렇다고 히어로, 소시민 영웅으로 접근하고 싶지도 않고요.”‘검은 사제들’부터 ‘사바하’, ‘파묘’의 세계관을 뒤섞는 일명 ‘장재현 유니버스’에 대해서도 비슷한 이야기를 내놨다. 장 감독은 “할 이야기가 없다. 주인공이 초능력이 있는 것도 아니지 않느냐. 재미없는 이야기를 말도 안 되게 맞추는 것뿐”이라며 “카메오로 나오는 것도 장난 같아서 선호하지 않는다”고 털어놨다.그러면서 장 감독은 “물론 ‘검은 사제들2’나 ‘사바하2’는 마음만 먹으면 만들 수는 있을 거다. 다만 1편보다 잘 만들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며 “한 작품 만드는데 제 인생, 수명의 5년을 끌어다 쓴다. 그걸로 좋은 작품을 만들고 싶지 돈장사를 하고 싶진 않다”고 말했다.사실 장 감독은 이미 차기작 준비에 돌입한 상태다. 이번에도 종교를 다룬 영화다. 핵심 키워드는 동방정교(천주교·개신교와 함께 칼케도니아 기독교의 세 가지 주요 분파 중 하나), 뱀파이어, 추적극이다.“동방정교가 뱀파이어, 드라큘라와 가장 잘 어울려요. 실제로도 그렇고요. 장르는 꽤나 종교적인 추적극이 될 거 같아요. 생각보다 에스피오나지스럽죠. 좀 캄하고 다크한 분위기가 될 듯해요. 추적극에 액션이 아닌 호러를 가미할 예정이죠. 뱀파이어가 요즘 액션화, 멜로화됐는데 저는 클래식한 요소를 가지고 와서 하려고 해요.”장 감독은 신작 준비를 위해 석 달째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성당에도 다니고 있다. 목표하는 크랭크인 시점은 빠르면 2026년 상반기다. 장 감독은 너무 늦지 않느냐는 반응에 “전 시나리오가 반 이상이라고 생각한다. 빌드업 과정이 가장 중요하다. 또 빨리 나온다고 박수 쳐 줄 사람도 없다”며 웃었다.“지금은 차기작 생각밖에 없는 거 같아요. 정신 바짝 차려야 되겠다 싶죠.(웃음) 아무쪼록 올 한 해는 ‘파묘’가 참 뜨거웠어서 너무 고마웠어요. 덕분에 행복한 추억을 만들 수 있었고요. ‘파묘’에 관심 가져주신 모든 분께 정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4.12.26 05:35
예능

[TVis] 천정명 “16년 동행 매니저, 사문서 위조 사기 쳐…피해액 상상 초월” (‘미우새’)

배우 천정명이 가까운 매니저에게 배신당해 은퇴까지 고민한 시절을 고백했다. 8일 오후 방송된 SBS 예능 ‘미운 우리 새끼’에는 오랫동안 공백기를 가졌던 배우 천정명이 출연해 속사정을 털어놓았다.이날 천정명은 지난 2019년 이후 연기 공백기를 가졌던 것에 대해 “저한테 좀 안 좋은 일이었는데 큰 일이 있었다”라며 “저랑 15~16년을 같이 일한 매니저가 있다. 부모님도 막내아들처럼 생각하던 친구가 크게 사기를 쳤다. 거기서 문제가 커졌다”라고 운을 뗐다.이어 그는 “너무 가깝다 보니 너무 믿었다. 저한테만이 아니라 부모님에게도 사기를 쳤다. 그거를 해결하다 보니 많이 지쳤다”라며 “은퇴할까도 생각했다. 너무 상처를 받았다”고 털어놨다. 천정명이 당한 수법은 일종의 사문서 위조라고. 이상민은 “계약을 정명이 모르게 다 처리하고 돈을 미리 받은거다”라고 부연했다.천정명은 사기 피해자들이 사무실에도 찾아온 것을 잊을 수 없다고 토로했다. 천정명은 “그 친구가 사기를 친 모든 사람이 찾아와서 종이를 흔들었다. 그 얼굴들이 기억난다”며 “영화 한 장면처럼 너무 많은 사람들이 독촉하듯이 어떡할거냐고 묻는데 이 상황을 어찌할지 모르겠더라”라고 떠올렸다. 피해 금액을 묻자 천정명은 “너무 큰 액수. 상상을 초월한다”며 말을 아꼈으나 “가만히 앉아있는데 살이 쭉쭉 빠졌다. 밥도 안 먹고 멍하니 있게 됐다”고 심적 고생을 고백했다. 그러면서 “책임지고 문제를 해결하려다보니 제가 원치 않는 일을 하게 됐고, 그러다보니 지치게 됐다”라고 부연했다. 이후 사기를 친 매니저와 다시 만나지는 못했다고 한다. 천정명은 “살아있는 한 언젠가는 마주칠 거다. 그때 왜 그랬냐고(묻고 싶다) 그게 궁금하다 진짜”라고 말했다. 이상민은 “3일, 3개월이 버티기 힘들지 그 이후엔 내 것이 된다. 그 피해가 내가 해야할 일이 된다. 사기 친 사람이 나타나도 사람이 무덤덤해진다”라고 공감을 표했다.천정명은 “부모님을 위해서라도 열심히 해야겠다 싶어 마음잡고 활동을 하려 한다”라며 “여기저기 소문이 나서 이젠 작품 시나리오가 들어오고 있다”고 근황을 밝혔다.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4.12.08 22:17
예능

심현섭, 11살 연하 여친과 귓속말하다 뽀뽀…사랑 가득 (조선의사랑꾼)

연애 7개월차 심현섭 커플부터, 결혼 13년차 이천수-심하은 부부까지 사랑꾼들을 야유회에 총출동한다.30일 오후 방송될 ‘조선의 사랑꾼’에서는 ‘사랑꾼’ 출연자들이 모처럼 실내에서 벗어나 야유회에 총출동한다. 선공개 영상에는 연애 7개월차 심현섭 커플이 가장 먼저 등장했다. 여친 사랑으로 가득한 심현섭은 혹시나 여자친구가 다칠까 어디든 따라다니고 “뭘 들고 와, 무겁다니까”라며 여자친구가 드는 물건까지 신경썼다. 여자친구 또한 귓속말을 하는 척하다 심현섭에게 슬쩍 볼 뽀뽀를 날리는 스윗함으로 ‘사랑꾼’들의 아우성을 자아냈다.‘국민 노총각’ 중 한 명에서 어느덧 ‘결혼 3년차’ 아빠가 된 최성국은 육아에 지친 아내의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야유회에 함께 나섰다. 여전히 당도 과다인 두 사람은 연인처럼 사진을 찍고, ‘나 잡아봐라’를 연발하는 닭살 애정행각으로 ‘신혼 분위기’를 내뿜었다.하지만 ‘결혼 7년차’ 강수지0김국진 부부는 투닥투닥 분위기 속에 서로를 향한 ‘돌직구’를 날렸다. 탁구대 앞에 선 강수지는 김국진의 지적에 “그런 거 안 해! 오빠가 이렇게 하라며!”라고 소리쳤고, 김국진은 “그래...잘했어 잘했어”라며 ‘쭈굴 남편’이 됐다. 반면 요리하는 김국진에게는 강수지의 훈수가 폭발했다. 김국진이 “그런 소리 다시는 하지 마!”라고 대응해도 강수지는 “다 탔잖아!”라며 잔소리를 멈추지 않았다.그리고 ‘결혼 13년차’로 이날 참석 커플 중 최고참이자 ‘심현섭 결추위’ 2대 회장 이천수도 아내 심하은과 함께 등판했다. 그는 “저희는 나이 또래가 비슷하다 보니...진짜 조폭 영화같이 싸워요”라고 위험 발언을 던졌고, 심하은은 “그런 말은 좀 하지 마”라며 민망해했다. 하지만 ‘사랑꾼’의 카메라에는 13년차 부부답게 무덤덤하지만 자연스러운 이들의 ‘뽀뽀 모먼트’도 포착돼, 현장을 핑크빛으로 만들었다.‘조선의 사랑꾼’ 야유회 특집은 30일 오후 10시 방송된다. 강주희 기자 kjh818@edaily.co.kr 2024.09.30 14:35
영화

가족주의가 지닌 허상, 그 이상한 해학의 영화 ‘장손’ [오동진 영화만사]

추석 연휴 기간에 맞춰 개봉한 독립영화 ‘장손’은 수려한 작품이다. 우리에게 매우 익숙한 이야기들을 풀어내고 있음에도 그 이야기들을 외면할 수 없게 만든다. 제목이 ‘장손’이지만 그렇다고 장손인 성진(강승호)만이 주인공은 아니다. 어쩌면 장손이라는 개념, 장손을 중요시하는 한 보수적이고 전통적인 집안 식구들 전체가 주인공인 작품이다. 이 집안은 대대손손 대명식품이라는 두부공장을 운영하며 살아간다. 아버지 태근(오만석)은 아주 잠깐 민주화 시위에 참여했던 인물이었고 그 후유증으로 다리를 전다. 두부공장은 아내인 수희(안민영)가 거의 도맡아 한다. 아내는 집안 일로도 허리가 휘지만 거의 매일 술에, 주사가 장난이 아닌 남편 때문에, 엄격하기 그지없는 시부모 때문에도 속이 탄다. 할아버지는 망나니 아들이 젊은 시절 빨갱이들과 어울려 다녀서 그렇게 됐다며 툭하면 빨갱이 타령을 한다. 그는 꼴통 반공주의자다. 주인공 장손 성진의 본가는 대구다. 할아버지는 자신의 방에 국력배양, 통일성취라는 한자어 표구를 걸고 산다. 장손 성진은 무명급 조연 배우이다. 그는 자신의 서울 전세방 돈을 빼 자신만의 영화를 찍으려고 한다. 할아버지는 그런 건 별로 아랑곳하지 않는다. 빨리 여자를 데려와 아들 셋을 낳으라고 한다. 이런 집안은 많다. 우리 주변에 수두룩하다. 그래서 언뜻 이야기가 신선하지 않아 보이지만 여기저기 의문의 미스터리를 몰래 몰래 박아 넣으며 영화의 흥미를 배가시킨다. 할아버지가 종종 찾아가는 선산은 비어 있다. 누가 파묘를 하고 누가 빈 무덤으로 만들어 놓았을까. 할아버지는 왜 그렇게 빨갱이를 싫어 하는가. 어떤 서사가 있는 것일까. 할매(손숙)는 자신의 큰 딸, 곧 성진의 큰 고모인 혜숙(차미경)의 통장을 어떻게 했을까. 그 돈은 과연 누구에게 돌아가게 될 것인가. 큰 고모가 머물던 별채의 불은 과연 누가 저지른 짓일까. 영화는 마치 한편의 가족 미스터리극처럼 요리조리 의문의 지뢰를 묻어 놓는다.어쩌면 영화 ‘장손’이 묻고 있는 것은 추석 밥상을 준비하고 돌아가신 선친들을 기리는 엄숙한 의식을 치르면서도 그 안에 부글부글 끓고 있는 가족간 갈등과 각자의 욕망이 얼마나 이율배반적인 것이며 또 한편으로는 얼마나 위선적일 수 있는 것인가, 그것을 가족주의라는 고래의 전통적 이데올로기 만으로 과연 극복할 수 있는 가에 대한 것이다. 가족주의만으로는 역설적으로 현대 가족의 문제를 풀어 낼 수 없다. 그것은 다른 차원의 현대화, 다른 차원의 계승으로 해법을 마련해야 한다는 점을 보여 준다. 꼭 답을 내야만 하는 것도 아니다. 불을 누가 질렀는지, 통장 명의가 누구로 돼있는지 등등은 범인을 색출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가족 문제는 가족이 덮어야 오히려 풀릴 때가 있는 법이다.‘장손’은 롱 쇼트의 미학을 지닌 작품이다. 할아버지가 길을 나설 때 집에서부터 선산으로 향하는 그 길고 굴곡진 길을 카메라는 멀리서 오랫동안 침묵하며 지켜본다. 저 멀리 높이 있는 신(조상)이 모든 것을 다 알고 있다는 것인 양, 너의 고민과 마음 속 풍파를 다 짐작하고 있다는 것인 양 카메라는 할아버지와 가족 모두의 내면을 응시한다. 그 침잠의 목소리가 참으로 좋은 작품이다.인생은 풀기 어려운 난제들로 가득 차 있다. 그중 가장 어려운 것은 원초적이며 본능적인 관계들에서 나온다. 우리 모두 가족을 아끼는 척하지만 지긋지긋해 하고, 모든 것을 다 내줄 수 있는 척하지만 사실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한치도 양보하려 하지 않는다. 가족은 사실상 운명적인 구속의 관계이며 거기서 해방된다는 것은 도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해방된다 해서 그것이 진정 자유로운 무엇을 얻는 것도 아니다. 가족주의라는 이데올로기는 어쩌면 자발적 감금을 통한 인내와 달관의 무엇을 얻어 가는 고행의 실천을 담보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가족 일이다. 뭘 어쩌겠는가.‘장손’에는 중간중간 매우 코믹한 장면들도 많다. 할매가 뇌출혈로 갑자기 사망하고 장례를 치르는 모습에서 그렇다. 자식들이 모여 부의금을 모아 놓고 내것, 네 것 하면서 나누는 장면은 사실상 폭소를 자아내기도 한다. 베트남으로 이민 간 둘째 딸이 엄마, 곧 장손 성진의 할머니 빈소에 도착하자 마자 엉엉 울자, 한 친척 아줌마가 와서는 곡(哭)은 그렇게 하는 게 아니라며 가르쳐 주는 장면도 역설의 코미디다. 전통의 장례와 모든 의식에는 그것을 비웃는 내면의 코미디가 담겨져 있다. 그걸 잘 담아 낸 작품이다.‘베테랑2’가 전국 스크린의 90% 가량을 뒤덮고 있는 시즌이지만 볼 영화가 없다는 불평은 게으름의 발로일 수 있다. 잘 찾아 다니면 ‘장손’같은 영화, ‘딸에 대하여’ 같은 작품 등 수작의 독립영화들이 즐비하다. 영화는 노력의 예술이다. 불평하지 말라. 저스트 두 잇. 찾아가서 이 영화를 보고, 즐기고, 생각하며 문을 나서시기들 바란다. 오동진 영화평론가 2024.09.19 06:05
스포츠일반

'월드스타' 김예지, 봉황기 전국사격대회 10m 공기권총 2관왕

'월드스타' 김예지(32·임실군청)이 파리 올림픽 이후 처음 출전한 국내 대회에서 1위에 올랐다. 김예지는 22일 전남 나주 전남국제사격장에서 열린 제54회 봉황기 전국사격대회 10m 공기권총 여자 일반부 결선에서 총점 242.8점을 기록하며 남다정과 김보미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김예지는 단체전에서도 윤성정, 이시윤, 황성은과 함께 나서 미주홀구청과 KB국민은행을 제치고 우승하며 2관왕을 차지했다. 김예지는 파리 올림픽 여자 10m 공기권총에서 은메달을 차지했다. 지난 5월 나선 바쿠 월드컵에서 세계신기록을 기록하고도 무덤덤한 모습을 보인 장면이 소셜미디어(SNS) 엑스(X)를 통해 전 세계 스포츠팬에 퍼져나가며 큰 화제를 모았다. 테슬라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트가 "액션 영화에 캐스팅 해야 한다"고 언급해 유명세가 더 커졌다. 김예지는 20일 열린 일반부 여자 권총 25m에선 4위에 그쳤지만, 이날 10m 공기권총에서 명예회복을 해냈다. 안희수 기자 2024.08.22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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