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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울산화력 사망 3명·사망 추정 2명…실종 2명은 수색 진척 늦어

한국동서발전 울산화력발전소 보일러 타워 붕괴 사고 이틀째인 7일 매몰자 7명 가운데 사망자가 3명으로 늘었다. 또 2명은 숨진 것으로 추정됐으며, 실종자 2명에 대한 수색 작업은 별다른 진척을 보이지 않고 있다.소방당국은 이날 오전 7시 33분부터 8시 54분 사이 붕괴 현장 측면부에서 매몰자 3명을 발견했다. 이 가운데 이모(61)씨가 위중한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사망 판정을 받았다. 또 전모(49)씨는 현장에 설치된 응급의료소 의료진으로부터 사망 판정을 받은 뒤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에 앞서 오전 4시 53분에는 전날 구조물에 팔이 낀 채 발견된 김모(44)씨가 현장에서 사망 판정을 받았다.구조대는 무너진 구조물 사이로 진입해 공간을 만들어가며 김씨에게 접근했으나, 구조 막바지 단계에서 안타깝게 숨을 거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7일 오후 4시 30분 현재 이번 사고로 매몰된 7명 중 사망자는 3명이 됐다.2명은 구조물에 깔린 상태로 발견돼 구조가 이뤄지고 있지만, 모두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나머지 2명은 아직 매몰 지점조차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소방 당국은 2차 붕괴 사고를 우려해 크레인 등 중장비를 동원하는 대신 구조대원을 잔해 내부로 들여보내 인명 수색 작업을 하고 있다. 또 구조견, 드론, 음향탐지기, 내시경 카메라, 열화상 카메라 등 가용할 수 있는 수단을 동원 중이다.이밖에 사고 당시 현장에서 작업 중 매몰을 피한 이모(64)씨와 양모(44)씨 등 2명은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받고 있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이들은 모두 가로 25m, 세로 15.5m, 높이 63m 규모의 보일러 타워 해체 작업을 위해 투입된 발파업체 코리아카코 소속 직원들이다.지난 6일 오후 2시 2분께 무너진 타워는 현장에 있는 총 3기(4∼6호기) 중 가운데 있던 4호기로, 당시 작업자들은 발파 때 구조물이 한 번에 쉽게 무너질 수 있도록 기둥과 철골 등을 미리 잘라놓는 '사전 취약화 작업'을 진행했던 것으로 확인됐다.서지영 기자 2025.11.07 18:48
산업

울산 발전소 붕괴 매몰자 1명 사망…다른 1명 사망 추정

한국동서발전 울산화력발전소 붕괴 사고로 매몰된 7명 가운데 1명이 숨졌다.위치가 파악된 다른 매몰자 1명도 사망한 것으로 소방 당국은 추정했다. 나머지 5명은 생사는 물론 매몰 위치조차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김정식 울산 남부소방서 예방안전과장은 7일 새벽 브리핑을 통해 "어제 의식이 있었던 구조 대상자(44)가 구조 도중 심정지에 빠져 오늘 오전 4시 53분 사망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소방 당국에 따르면 사망자는 전날 사고 1시간여 만에 구조물과 땅 사이 틈에서 팔 부위가 끼인 채 발견됐다.정확한 사망 원인은 확인되지 않지만, 소방 지도의사는 혈전으로 인한 패혈전증, 전해질 이상, 복강·흉부 손상에 따른 내부 출혈 등 3가지 사인을 추정하고 있다고 밝혔다.이 매몰자를 구조하기 위해 소방 구조대원들이 12차례 이상 직접 접근을 시도했던 것으로 전해졌다.김 과장은 "구급대원이 현장에 들어가 진통제 투여와 보온 조치까지 했지만 결국 숨졌다"고 설명했다.이어 "사망자와 함께 발견됐던 1명도 구조가 매우 어려운 상태로, 역시 사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밝혔다.사망 추정자의 신원은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소방 당국은 숨졌거나 숨진 것으로 추정되는 2명 외에 나머지 5명은 수색 작업에 진전이 없는 상태다.밤사이 손가락 일부로 추정되는 신체가 잔해 속에서 추가 발견됐는데, 소방 당국은 "이미 발견됐던 2명과는 다른 인물로 추정된다"면서도 "확정적으로 손가락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고 추정만 하는 단계"라고 말을 아꼈다.붕괴 지점은 진입로가 철근 등 구조물 잔해로 막혀 30여m를 파고들어야 해 구조 작업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유일하게 생존 신호를 보이던 구조 대상자가 사망 판정을 받으면서, 추가 붕괴 위험을 무릅쓰고 구조 작업을 벌이던 구조대원들은 일단 철수했다.소방 당국은 음향탐지기, 열화상카메라, 내시경 등의 각종 장비와 구조견을 동원해 수색을 이어가고 있다.이미 붕괴한 울산화력발전소 보일러 타워 5호기 양옆에 서 있는 4·6호기도 추가 붕괴 우려가 있어 소방 당국은 이들 시설에 대한 안정화 작업 계획을 유보했다.김 과장은 "소형 크레인 등의 장비를 부설해서 구조물을 안정화해야 하는데 그마저도 진동의 위험성 때문에 보류했다"며 "구조 전문가들과 논의해 향후 구조 계획을 세울 예정"이라고 설명했다.그러면서 "날이 밝아지면서 여러 구조작업을 빠른 속도로 진행하겠다"고 덧붙였다.전날 오후 2시 2분께 울산화력발전소에서 높이 60m의 보일러 타워가 무너지면서 당시 철거 작업을 하던 9명 가운데 2명만 사고 초기 구조됐다.서지영 기자 2025.11.07 08:36
산업

현대건설, 압구정2구역 '로봇친화 단지' 제안…그룹 역량 총결집

현대건설은 서울 강남구 압구정2구역 재건축에 건설업계 최초로 '로봇 친화형 단지'를 조성하겠다고 10일 제안했다.이를 위해 현대자동차그룹 로보틱스랩, 현대로템, 현대위아 등 그룹사 역량을 결집해 입주민 이동과 편의, 안전, 전기차 충전, 주차 등 생활 전반을 로봇으로 지원하는 '로봇 기반 스마트시티 모델'로 발전시키겠다고 현대건설은 밝혔다.단지 설계부터 로봇 운용을 고려해 동선과 시스템을 최적화하고, 엘리베이터와 자동문, 통신망까지 로봇과 연동되도록 설계해 로봇이 단지 내 전 구간을 완전 자율주행 수준으로 이동하게 할 계획이다.단지 내부에는 현대차·기아의 수요응답형 모빌리티 서비스 플랫폼 '셔클'이 적용된 무인 셔틀이 운영되며, 짐을 대신 들어주는 등 맞춤형 이동 서비스를 제공할 '퍼스널 모빌리티 로봇'도 도입한다.아울러 열화상 카메라와 특수 장비를 탑재한 무인 소방 로봇, 전기차가 충전구역에 진입하면 스스로 충전구를 열고 충전을 시작하는 전기차 충전 로봇, 단지 내 상가 주차장에서 주차 편의를 돕는 발렛 주차 로봇 등으로 입주민 편의를 높인다는 구상도 내놨다.현대건설 관계자는 "압구정2구역은 이동과 편의, 안전, 전기차 충전 및 주차까지 아우르는 차별화된 로봇 솔루션이 적용된 최초의 도시"라며 "사람과 로봇이 공존하며 다양한 기술과 서비스가 적용된 미래 주거 문화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현대건설은 압구정2구역에 단독 입찰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시공사 선정 여부는 이달 27일 결정된다.서지영 기자 2025.09.10 17:00
자동차

현대차그룹, 소방청과 전기차 화재 진압용 무인로봇 개발

현대차그룹이 전기차 화재로부터 소비자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적극 나선다.현대차그룹은 26일 소방청과 전기차 화재 안전 대책을 위한 협력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회사 관계자는 "최근 전기차 화재 사고를 계기로 보다 직접적이고 실효성 있는 소방 안전 대책 수립을 위한 실질적인 방안을 모색해 왔다"며 "산업통상자원부의 제안으로 소방청과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했으며, 그 결과 전기차 화재 발생 시 신속 대응을 위해 고도화된 화재 진압장비 지원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는 점에 뜻을 모았다"고 설명했다.현대차그룹은 이번 협업으로 지하 화재 진압용 무인 소방로봇을 소방청과 공동 개발하고, EV-Drill Lance(관통형 방사장치) 진압장비 250대를 소방청에 기증한다.우선, 현대차그룹과 소방청은 지하 화재 진압을 위한 ‘무인 소방로봇’을 공동개발해 내년까지 중앙119구조본부 4개 권역별 특수구조대에 각 1대씩 배치하고 이를 소방관의 진입이 어려운 지하주차장 화재 현장에 투입한다.무인 소방로봇은 현대로템에서 개발 중인 ‘다목적 무인차량’을 기반으로 소방청의 요청사항인 65mm방수포, 열화상 카메라, 분무장치를 더해 화재 진압 역량을 갖춘 소방용으로 제작된다. 다목적 무인차량은 2021년 처음 육군에 납품되어 현재 시범운용 및 전투실험 등에 실제 투입되고 있다. 이와 함께 현대차그룹은 ‘EV-Drill Lance 진압장비’ 250대를 연내 소방청에 기증한다.EV-Drill Lance는 수압을 이용해 자동차 하부의 배터리팩 아랫면에 구멍을 내 배터리 내부에 물을 뿌려 냉각하는 ‘직접 주수 방식’ 전기차 화재 진압 장비로, 전기차 소화시간 단축을 위해 현대차그룹 내 제조솔루션본부, CSO본부가 협력사와 공동개발했다.현대차그룹은 지난해 국내 소방서 2곳과 협력해 실제 전기차를 대상으로 배터리 열폭주 화재 재현 테스트를 실시한 결과, EV-Drill Lance의 화재 진압 효과를 확인한 바 있다.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화재 진압을 수행하는 소방관들의 현장 목소리를 적극 반영한 이번 협력이 전기차 화재 안전을 위한 실질적인 대책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국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소방청과 다방면에서 협력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안민구 기자 amg9@edaily.co.kr 2024.09.26 14:23
경제일반

카이투스, 미국 N5 Sensors와 국내 독점 공급 계약 체결

카이투스테크놀로지(이하 카이투스)는 14일 미국 N5 Sensors, Inc.(이하 N5)와 국내 수입 독점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N5센서는 미국 국토안보부(DHS)와 소방청(USFA)이 공동개발, N5에서 군사 및 국토 안보 목적 화학 물질 감지 시스템과 산불 조기탐지 시스템을 제공하는 것으로 지난해 8월 하와이에서 발생한 대규모 산불피해 이후 미 당국으로부터 공식 산불 방지 AI센서로 채택되어 하와이주 전역에 배치된 바 있다.산불감시 분야의 경우 기후변화로 인해 지속적으로 글로벌 수요가 증가하여 더욱 빠른 성장세를 보이는데, ‘미국기후평가보고서’에 따르면 기후변화로 인해 미국 경제가 겪는 피해가 매년 약 200조원에 달한다고 분석되었다. 국내의 경우 산림청 통계에 의하면 지난 3년간 1,701건의 산불로 30,555ha 규모의 산림손실이 발생하였다.N5의 센서는 인공지능(AI)와 스마트 학습을 사용하여 화재발생시 연기로부터 발생되는 독특한 유해화학냄새와 연기의 미세입자를 2~5km까지 탐지하여 15분내 산불 조기탐지가 가능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또한 주변환경의 공기입자와 산림환경(온도, 습도, 압력 등)을 실시간으로 분석하여 산불발생 주의경보 기능까지 겸하고 있어, 국내환경에 적용하기 적합하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이다.카이투스는 올 하반기부터 N5의 센서와 이에 상응하는 세계 최고수준의 재해 감시 카메라를 접목시켜 국내시장에 알맞은 재해 감시 솔루션을 제공하겠다는 입장이다. 카이투스 관계자는 “현재는 산불 감시에 광학 카메라나 열화상 센서를 통한 드론 감시 등이 일반적으로 사용되고 있으나 이는 많은 시간과 인력을 필요로 한다. 하지만, N5센서는 화재발생시 연기의 냄새와 입자를 인공지능 데이터로 감지하여 산불을 즉각 탐지하여 대형산불로 번지기 전에 조기대응을 함으로써 과학적인 산불조기 감시체계수립이 가능하다. 현재 미국 16개주를 포함한 캐나다 주요 산림지역에 설치되어 산불조기탐지의 첨병 역할을 하고 있으며 국내 산불 및 산업재해 감시 솔루션의 판도를 바꿔 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2024.08.20 15:22
경제일반

정확한 분석으로 실종 동물 수색․구조의 차별화 구현, 솔트미911

반려동물 수가 점차 늘어나는데 반해 실종 또는 유실되는 반려동물도 많다. 이런 때 실종 동물 수색․구조 서비스 전문기업 솔트미911(대표 황유찬)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 2024 일간스포츠 선정 혁신한국인 파워코리아 대상을 수상한 솔트미911은 실종된 반려동물을 찾을 수 있는 골든타임을 매우 중시하면서 전단지와 제보에만 의존하는 수동적인 방식이 아니라, 솔트미911에 축적된 데이터를 이용하는 능동적인 방식으로 실종된 반려동물을 찾아낸다. 보호자의 동물 실종 신고가 입수되면 반려동물 행동심리 전문가가 실종 위치와 견종을 우선 파악하고 반려동물의 평소 특성과 행동, 성향, 심리 등을 면밀히 분석해 수색 범위를 최대한 압축한다. 이와 동시에 신빙성이 높은 제보들을 고려해 주변 CCTV를 신속히 확보하고 동선을 파악해서 동물의 이동 경로를 역추적해낸다. 이후 출동한 수색 팀과 컨트롤타워 팀이 보호자와 실시간 연락하면서 낮 시간대에는 특정된 지역을 수색하는 방식으로 야간에는 열화상 드론, 특수 카메라 장비로 골든타임 내 실종된 동물을 찾아낸다. 따라서 솔트미911에 대한 반려동물 보호자들의 만족도와 신뢰도가 높다. 황유찬 대표는 한국애견협회(KKC)가 지정한 국내 1호 반려견 유치원 멍스가든과 반려견 호텔도 운영하고 있다. 앞으로 구조된 반려견 전용 보호소와 애견 미용 사업체, 노령견 전용 실버타운을 설립할 계획이다. 이 꿈을 달성하기 위해 멍스가든과 솔트미911 사업으로 얻는 수익금 전액을 동물 자원봉사 단체와 동물행동연구소에 투자하고 있다. 멍스가든을 통해 지역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는 황 대표는 “멍스가든에서는 사람 중심 커리큘럼, 사진 찍기에 그치는 보여주기식 프로그램을 지양하면서 입소하는 모든 반려견이 행복하게 지내며 바른 행동을 갖게 되도록 최선을 다한다”면서 “솔트미911과 멍스가든, 반려견 미용업체, 반려견 호텔, 노령견 실버타운 등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사회적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2024.07.16 09:41
연예일반

[오동진 영화만사] 아우슈비츠의 사과 소녀, 관객의 심금을 울리다

‘존 오브 인터레스트’의 인기가 심상치 않다. 관객들이 몰리고 연일 SNS에 이 영화에 대한 감상 후기가 오르면서 지적 호기심, 역사의식, 정치적 올바름을 다룬 영화가 돈이 될 수 있음을 입증하고 있다. 지난 6월5일 개봉한 ‘존 오브 인터레스트’는 19일까지 약 12만명의 관객을 모았으며 매출액으로는 11억8000만 원 가량을 벌어 들였다. 이런 류의 영화로는 소위 대박이다. 현재 추세대로라면 지난 2020년에 개봉됐던 프랑스 예술영화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의 흥행기록 15만 명을 넘어서거나 근접할 것으로 보인다. 예술영화가 15만명을 모은다는 것은 ‘파묘’가 500만을 모으는 것과 비슷한 수준이다.‘존 오브 인터레스트’는 1940~1945년 사이에 폴란드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벌어진 유대인 학살을 다룬다. 이때 유대인 400만명이 죽었다. 그러나 사람들을 경악시킨 것은 수용소 내부가 아니라 수용소 담장 밖, 수용소장 루돌프 회스의 관사 풍경을 그리고 있다는 점 때문이었다. 이 영화에서 유대인 학살의 장면은 하나도 나오지 않는다. 수용소장의 조용한 가정은 어떻게 유지됐으며, 정원은 어떻게 관리됐고, 아이들은 어떻게 풀장에서 수영을 하며 놀았는가, 회스 중령의 가족은 얼마나 평화로운 삶을 즐겼느냐에 초점이 모아져 있다. 독일의 한나 아렌트는 악의 평범성을 얘기했지만 이 영화를 보면 그건 철학자의 반어법일 뿐이라는 것이 명징하게 드러난다. 악은 결코 평범하지 않으며 매우 비범하고 정교하고 그 어떤 일이 벌어지더라도(가스실에서 한번에 400명씩 죽어 나가더라도) 무표정한 얼굴을 유지할 수 있을 만큼 철면피 여야 하는 가를 보여준다. 이런 얘기들이 지금 SNS에 넘쳐나고 있고 영화를 본 반응들, 정당한 역사적 울분들이 이 영화의 흥행에 가솔린을 붓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존 오브 인터레스트’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열화상 카메라로 찍은 한 소녀의 모습이다. 이 소녀는 어두운 밤에 수용소 철조망이나 담벼락 어딘가에 먹을 것을 숨겨 놓고 다니는데, 마음을 울리는 느낌이 너무 리얼해서 숨이 막힐 정도다. 실제로 이 ‘사과 소녀’는 아우슈비츠 유대인들을 위해 한밤중에 먹을거리를 몰래 숨겨뒀던 실존 여성을 소재로 한 캐릭터라고 한다. 이 소녀는 그 위대한 영웅적 행동의 답례로 한 유대인이 직접 작곡한 노래 악보를 선물로 받기도 했다. 이 폴란드 사과 소녀의 실명은 알렉산드라 비스트콘-코워지이칙으로 당시 18살이었다. 이 소녀는 2016년 89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영화 속 ‘사과 소녀’가 사는 집과 타고 다니는 자전거는 모두 실제 고인의 집과 자전거다. 아이가 몰래 전달받은 악보는 요제프 뵐프가 작곡한 것으로 제목은 ‘햇살’이다. 사과 소녀와 햇살, 희망을 등치시킨 곡이다. 요제프 뵐프와 ‘햇살’ 모두 아우슈비츠에서 끝까지 살아남았다.이 ‘사과 소녀’ 캐릭터는 수용소장 루돌프 회스가 자신의 아이들에게 ‘헨델과 그레텔’를 읽어 주는 장면과 대구(對句)를 이루며 선악의 극명한 실체를 드러낸다. 그레텔도 한 밤중에 길을 잃지 않으려고 빵 조각으로 표시했는데 사과 소녀가 먹을 것을 감추면서도 유대인들이 그걸 잘 찾아내게끔 하는 모습은 실로 감동이 아닐 수 없다. 영화의 이런 대목은 감독 조나단 글래이저의 연출이 얼마나 섬세하면서도 면도날처럼 모든 것에 정확한 역사적, 심리적 근거를 만들어 내려 했는 지를 보여 준다. 그런 점에서 글래이저가 칸영화제에서 심사위원대상을, 아카데미에서 국제장편영화상을 탄 것은 오히려 모자란 감이 있다. ‘존 오브 인터레스트’는 아카데미 최우수작품상, 칸 황금종려상에 절대로 모자란 작품이 아니다.특이한 것, 그래서 더욱 더 전율스러운 것은 조나단 글래이저가 영화 속 모든 것을 아우슈비츠 수용소 공간과 똑같이, 기계적이라고 할 만큼 당시 모습 그대로 재현해 냈다는 것이다. 수용소 관사 촬영이 허가를 못 받아 근처에 똑 같이 만들기도 했는데 그 미장센, 소도구나 미술, 색감 등등은 기록 영상과 사진을 토대로 회스 사령관 가족이 살던 집과 정원의 풍경 그대로를 완벽하게 재현해 낸 것으로 알려졌다. ‘존 오브 인터레스트’는 그 주제의식도 주제의식이지만 미술 프로덕션, 음향 등 연출 외적 요소의 탁월함으로도 극찬을 받고 있다. 루돌프 회스는 종전 후 숨어 지내다 발각돼 체포된 후 교수형으로 처형됐다. 루돌프의 아내 헤트비히(산드라 휠러)는 끝까지 자신은 모르는 일이라 했지만 남편이 헝가리로 전출을 가 거기서도 유대인 학살 작전을 기획한 후 헤트비히에게 전화로 “이번 일은 회스 작전이야 당신도 회스야”라고 말하는 장면은 아내도 모든 일을 모를 리 없었다는 것을 보여 준다. 헤트비히 회스는 80 대에 자연사했다.지식과 역사, 정치와 경제, 사회적 이슈를 다룬 영화가 돈이 되는 시대다. 큰 돈을 들여 큰 돈을 벌려는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방식을 고집할 것인가. 올바르지만 적게, 차곡차곡 버는 길을 택할 것인가. 작금의 한국 영화계가 놓인 고민의 갈림길이다. 오동진 영화평론가 2024.06.20 06:05
IT

LG전자, 동절기 협력사 화재·안전사고 점검

LG전자는 이달 16일까지 협력사 사업장 내·외부에 화재나 안전사고의 위험이 있는지 직접 점검한다고 6일 밝혔다. LG전자는 겨울철을 대비해 금속을 용해하거나 성형하는 등 화재 위험성이 높은 공정을 수행하는 60여 개 협력사를 대상으로 동절기 화재·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특별점검을 실시한다. 소화기·소화전·소화펌프 등의 관리 및 동작 상태와 열화상 카메라를 활용한 콘센트와 분전함 등의 과부하 및 과전류 여부, 가스 누출 여부, 생산설비 안전장치 상태 등을 집중적으로 살펴본다. LG전자는 2015년부터 매년 상·하반기에 화재·안전사고 위험이 높은 생산공정이나 설비를 보유한 250여개 협력사의 정기점검을 진행하고 있다. 또 지난해부터 협력사가 공신력 있는 인증회사로부터 안전을 비롯해 환경·노동·보건·윤리 등 RBA(책임감 있는 산업연합) 행동규범 기반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점검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작년 50개 협력사에 이어 올해 50개사가 RBA가 인정한 글로벌 인증회사인 UL로부터 ESG 관리역량 적합성을 점검받았다. RBA는 170여 글로벌 기업들이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기 위해 결성한 비영리단체다. 기업들이 안전한 작업 환경을 구축하고 근로자의 존엄성을 보장하며 환경 친화적이고 윤리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2.12.06 17:36
축구

K리그-삼성물산 잔디환경연구소, K리그 전 구장 잔디 컨설팅 나선다

한국프로축구연맹과 삼성물산 리조트부문 자사 잔디환경연구소가 K리그 잔디 체질 개선에 나선다. 프로축구연맹은 18일 “연맹과 삼성물산 잔디환경연구소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로 2년째 파트너십을 맺고 K리그 23개 구단 홈경기장의 잔디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다”고 알렸다. 이어 연맹은 “양사는 지난 3월 제주월드컵경기장을 시작으로 아산, 김천, 대구, 울산 등 차례대로 K리그 홈경기장의 잔디 상태를 진단하고 있는데, 18일에는 미디어 공개로 서울월드컵경기장의 잔디 컨설팅을 진행했다”고 전했다. 이날 컨설팅에는 삼성물산 잔디환경연구소 소속 전문가 5명이 참석해 전문 장비를 활용한 잔디의 밀도와 색상, 식생지수, 토양층 분석 등을 실시하고 결과를 소개했다. 삼성물산 잔디환경연구소 소속 전문가들은 현장에서 잔디 상태 진단과 동시에 미디어의 질문에 답변하며 잔디 컨설팅에 대한 이해를 도왔다. 현장 조사 후에는 기자회견장으로 자리를 옮겨 삼성물산 잔디환경연구소와 서울시설관리공단 관계자가 참석해 미디어와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서울시설관리공단 서울월드컵경기장운영처 이용민 팀장은 올해 한국 최초로 하이브리드 잔디 시스템을 도입한 서울월드컵경기장의 잔디 현황과 국내 보편화 가능성에 대해 설명했다. 삼성물산 잔디환경연구소 김경덕 소장은 “지난해에 처음 진행했던 K리그 경기장 잔디 컨설팅이 구단들로부터 호평을 받아 올해도 연이어 진행하게 됐다. 축구경기장 인프라 발전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컨설팅이 되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연맹과 삼성물산 잔디환경연구소는 올해 7월까지 K리그 전체 경기장의 1차 현장 조사를 마치고, 하반기에 2차 현장 조사를 실시해 개별 진단에 따른 컨설팅을 제공할 예정이다. 삼성물산 잔디환경연구소는 드론과 근적외선, 열화상 등 첨단 카메라들을 활용해 여러 각도에서 측정한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데이터로 경기장 잔디 상태를 진단한 후 함께 개선해 나갈 계획이다. 연맹은 삼성물산 잔디환경연구소의 오랜 잔디관리 경험과 축적된 데이터를 K리그에 전수하여, K리그 경기력 향상과 선수 부상 방지 등 K리그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영서 기자 kim.youngseo@joongang.co.kr 2022.04.18 16:07
경제

부실 아이콘 된 HDC현대산업개발…'보이콧' 후폭풍 부나

HDC현대산업개발(현대산업개발)이 부실시공의 '아이콘'으로 떠오르고 있다. 광주시는 현대산업개발의 부실시공으로 추정되는 사망 사고가 반복되자, 앞으로 시에서 추진하는 모든 사업에서 현대산업개발을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건설업계는 이런 분위기가 현대산업개발이 참여하고 있는 타 지역 수주전 영향을 미칠지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13일 광주 서구 아파트 신축공사 붕괴 현장 브리핑에서 "앞으로 광주시가 추진하는 사업에 일정 기간 현대산업개발 참여를 배제하는 방안을 법률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산업개발은 광주 도시공사 등 관계 기관에서 발주하는 사업 입찰 제한이 확정될 경우 광주 공공사업에 참여할 수 없게 된다. 이뿐만이 아니다. 광주시는 붕괴 사고가 발생한 아파트 건물이 안전하지 않다고 판단되면 철거 후 재시공하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11일 오후 3시 46분께 광주 서구 현대산업개발 아이파크 신축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콘크리트를 타설하던 중 23~38층 일부 구조물이 붕괴해 무너지는 사고가 났다. 이에 작업자 1명이 경상을 입었고, 작업자 6명이 실종됐다. 이 중 한 명은 13일 오전 11시께 붕괴 현장 지하 1층 계단 난간에서 발견됐다. 하지만 나머지 작업자들은 아직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 구조 작업이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중앙119구조대와 광주 특수구조단 대원들은 13일 구조견들이 수색 중 특이반응을 보인 26∼28층을 정밀 검색했다. 그러나 바닥 판(슬라브)이 층층이 무너져 쌓여 있어 접근이 어려운 상황이다. 추가 붕괴 위험이 감지되면서 구조대는 드론은 물론 음향탐지기, 열화상 장비, 내시경 카메라 등을 동원하고 있다. 예고된 인재였다. 현대산업개발은 지난 2019년 5월부터 화정동 신축 아파트 공사를 시작했는데, 그 기간 주민 민원은 324건이 접수됐다. 행정처분은 27건에 달했다. 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 6월에도 공사 중이던 광주 학동 재개발 현장에서 철거 중이던 건물이 도로 방향으로 무너지면서 시내버스를 덮쳤다. 사고로 발생한 사상자는 17명에 달한다. 고용노동부(고용부)가 해마다 발표하는 ‘중대 재해 발생 등 산업재해 예방조치 의무를 위반한 사업장 명단’에 따르면 2016∼2020년 공개 대상에 포함된 현대산업개발 관련 사고는 5건이다. 공개 대상으로 선정되는 조건이 까다로워 실제 현대산업개발과 관련 있는 사망 사고 건수는 5건보다 더 많다는 것이 고용부 설명이다. 유병규 현대산업개발 대표는 지난 12일 오전 10시 사고현장을 찾아 "불행한 사고로 인해 피해를 보신 실종자분들과 가족분들, 광주시민 여러분께 깊이 사죄드린다. 책임을 통감한다"고 머리를 숙였다. 하지만 현대산업개발은 측은 사과 7시 뒤 "공기를 단축하려는 무리한 공사도 없었고, 콘크리트 양생도 충분했다"는 해명을 내놔 빈축을 샀다. 시민들은 7개월 전 학동 철거건물 붕괴 참사를 떠올리며 분노하고 있다. 학동 참사 시민대책위원회는 성명을 통해 "이번 붕괴사고 역시 학동 참사 판박이"라며 "안전을 도외시한 현대산업개발을 지금 당장 광주에서 퇴출하라"고 요구했다. 민주노총 광주본부는 "이번 사고는 관계기관의 안전 불감증이 빚어낸 제2의 학동 참사"라고 주장했다. 업계는 현대산업개발이 전 국민의 비난을 받는 만큼 향후 타 지역 수주전에 영향을 미칠지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 시공능력평가 9위인 1군 건설사가 후진적 사고를 연이어 내면서 이 회사의 총체적 안전불감증이 심각하다는 여론이 빗발치고 있어서다. 건설 현장에서 사망사고 발생 시 경영자를 처벌하는 골자의 중대재해처벌법은 이달 27일 시행될 예정이다. 현대산업개발은 법적 처벌은 피해갈 것으로 보이지만, 총체적 안전불감증에 대한 비판과 책임은 면하기 어렵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산업개발은 국민 기억 속에 부실의 아이콘이 되는 분위기다. 중대재해처벌법을 피해도, 무너진 신뢰를 다시 쌓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oongang.co.kr 2022.01.1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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