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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 날개' 네이버웹툰, "디즈니 딱 기다려" 외치며 꺼낸 신무기는

국내 대표 웹툰 플랫폼 네이버웹툰이 미국 증시 상장을 발판 삼아 '포스트 디즈니' 비전 실현에 박차를 가한다. 웹툰은 일찌감치 글로벌 톱 지위를 확보했고, 영상화 프로젝트는 넷플릭스 등에서 흥행 성과를 냈다. 이제는 불모지로 여겨지는 애니메이션까지 영토를 확대해 전 세계인의 콘텐츠 왕국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포부다.네이버 첫 미 상장 계열사 금자탑26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웹툰의 북미 법인인 웹툰엔터테인먼트(이하 웹툰엔터)는 공모가를 확정한 뒤 27일(현지시간) 미국 나스닥 시장에 상장해 보통주 1500만주를 발행한 뒤 3000억~4000억원 수준의 재원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새로운 성장 동력으로는 자체 IP(지식재산권)를 녹인 애니메이션을 전면에 내세운 모습이다.김준구 웹툰엔터 CEO(최고경영자)는 SEC(미 증권거래위원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이번 IPO(기업공개)는 지난 20년간의 노력의 정점인 동시에 여러 면에서 새로운 시작이기도 하다"며 "우리가 다음에 어떤 이야기를 쓸지 빨리 알고 싶다"고 말했다.김 CEO는 작년 초 진행한 미국 진출 성과 설명회에서 "아시아에서 시작한 포스트 디즈니가 될 것"이라는 청사진을 공유하기도 했다. 웹툰엔터는 네이버 계열사 첫 미국 증시 상장 금자탑을 쌓았다.네이버의 서치플랫폼과 커머스 사업이 해외 빅테크와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애쓰는 것과 달리, 콘텐츠 사업 핵심 축인 웹툰은 디지털 만화 생태계를 선도하며 계속해서 몸집을 키우고 있다.선구자인 웹툰엔터의 글로벌 입지는 탄탄하다.앱 분석 서비스 데이터에이아이의 통계에서 웹툰엔터는 북미 시장에서 올해 1월부터 이달 3일까지 매출 기준으로 유일하게 절반 이상(53.85%)의 점유율을 차지했다.경쟁사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타파스가 23.70%로 뒤를 쫓았고, 현지에서 히어로물로 잘 알려진 마블·DC코믹스의 앱은 3%대에 불과했다.지난달에는 일본 자회사 라인디지털프론티어가 운영하는 라인망가가 4년 만에 카카오픽코마를 제치고 현지 1위를 탈환하기도 했다.이처럼 주요 시장을 하나씩 점령한 웹툰엔터는 150개 이상 국가에서 서비스하고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가 1억6900만명에 달하는 거대 웹툰 플랫폼으로 부상했다.2400만여 명의 창작자가 약 5500만개의 작품을 만들어내고 있으며, 한국·미국·일본 이용자들은 하루에 26~39분을 할애하고 있다. 이런 웹툰엔터에게도 고민이 있다.매출의 대부분이 유료 구매 화폐인 '쿠키'에 기반을 둔 콘텐츠 거래에서 발생하는데, 최근 성장세가 정체된 양상을 띠고 있어서다. 코로나19 확산 당시 고공행진하던 분기 거래액이 지난 2022년 이후 4000억원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미 투자 전문 사이트 시킹알파는 "재무적으로 웹툰엔터는 성장보다 운영 수익성을 중심으로 관리되는 것으로 보인다"며 인상적이지 않다는 평가를 내렸다.이에 웹툰엔터가 강조하고 나선 것이 IP다. 독자들의 사랑을 받은 작품의 IP로 2차 창작물을 제작하고, 굿즈와 브랜드 협업 등을 펼쳐 추가 수익을 노릴 수 있다.웹툰엔터는 지난해 연간 12억8275만 달러(약 1조7821억원)의 매출을 올렸는데, 역시나 유료 콘텐츠가 80.2%의 압도적 비중을 차지했다.IP 연계 수익은 광고 수익에 살짝 미치지 못한 1억834만 달러(약 1505억원)로 전년 대비 31.4% 늘었다. 아직 금액 수준을 비교할 정도는 아니지만 유료 콘텐츠의 성장세(20.8%)를 웃돌며 기대주로 떠올랐다.네이버웹툰이 보유한 자체 스튜디오인 스튜디오N이 웹툰 원작 IP의 영상 콘텐츠인 '스위트홈 시즌2'와 '비질란테', '이두나!' 등을 직접 제작한 덕이다. 제2의 '슬램덩크' 키운다이제 웹툰엔터는 스튜디오N을 앞세워 IP 생태계를 애니메이션으로 넓힌다. 제2의 '슬램덩크', '드래곤볼' 신화를 써 마블, 디즈니와 어깨를 나란히 하겠다는 전략이다.올해 4월 네이버웹툰 대작 '유미의 세포들' 3D 애니메이션이 극장 개봉으로 예열을 마쳤고, 신작들이 출격 대기를 하고 있다.먼저 글로벌 누적 조회수 64억뷰를 찍은 '여신강림' 애니메이션이 연내 공개될 예정이다. 메이크업으로 자신감을 얻은 여고생이 사랑과 꿈을 찾는 과정을 그린 로맨스다.드라마로도 나왔는데, 방영 4년이 다 돼가는데도 칠레와 페루 등 일부 남미 국가에서는 인기 TV 쇼 10위 안에 든다. 친구들과의 우정을 아름다운 작화로 담아내 독자들의 호응을 얻은 '연의 편지', 인간형 안드로이드 로봇을 소재로 한 판타지 '나노리스트'도 스튜디오N이 제작을 주도해 조만간 선보일 계획이다.이처럼 애니메이션은 웹툰과 결이 비슷해 원작을 더 수월하게 살릴 수 있고, 상황에 따라서는 막대한 배우 출연료 등 제작비를 아낄 수 있다.IP 발굴부터 제작 역량까지 모두 갖추면 완성된 작품을 플랫폼에 통으로 넘겨 단번에 큰 수익을 얻을 수도 있다.네이버웹툰 관계자는 "영화의 경우 개봉 수익이 있는 것처럼 계약마다 형태가 달라 매출 형태를 명확하게 구분할 수 없지만, 인기 웹툰의 애니메이션을 직접 제작하는 것은 IP를 활용해 수익 모델을 다변화하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4.06.27 07:00
산업

아워홈, IPO 추진…2026년 상장 목표

아워홈은 국내 증시 상장을 위해 기업공개(IPO)를 추진한다고 21일 밝혔다.오는 2026년 상반기까지 국내 주식 시장 상장을 목표로, 연내 IPO 주관사를 선정하고 본격적인 상장 준비에 돌입할 방침이다.아워홈 관계자는 "구자학 선대 회장의 창업 정신에 따라 '글로벌 아워홈'으로 도약하기 위해 IPO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며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고 앞으로의 실적과 수익성이 긍정적인 만큼 IPO 추진에 탄력을 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4.06.21 18:07
산업

쿠팡, 역대 최대 실적에 연간 흑자 유력…선임 만 3년 앞둔 강한승 리더십 주목

이커머스 기업 쿠팡이 올해 2분기 사상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새로 썼다. 업계는 4개 분기 연속 이어진 쿠팡의 흑자 행진에 적잖이 놀란 눈치다. 실현 불가능할 것으로 예상됐던 연간 흑자 달성이 유력시되기 때문이다. 쿠팡이 극적인 반전을 시작하자, 선임 만 3년째를 앞둔 강한승 쿠팡 대표의 조용한 리더십에 시선이 모이고 있다. 화려한 이력을 갖춘 법조인 출신이라는 편견을 깨고 탁월한 경영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연간 흑자 달성 성큼 미국 뉴욕증시 상장사인 쿠팡(쿠팡Inc)은 실적 콘퍼런스콜을 열고 올해 2분기 매출이 7조6749억원(58억3788만달러·분기 환율 1314.68원 적용)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 증가했다고 10일 밝혔다. 쿠팡은 영업이익 1940억원(1억4764만달러)으로 흑자를 내면서, 4개 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당기순이익도 역대 최대인 1908억원(1억4519만달러)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흑자로 돌아섰다. 지난해 2분기 영업손실 847억원, 당기순손실 952억원을 기록한 점을 고려하면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최근 이커머스 업계는 코로나19 엔데믹과 함께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고전 중이다. 그러나 쿠팡은 분기 내 제품을 한번이라도 구입한 활성 고객 수가 역대 최대치를 경신하면서 완전히 다른 행보를 보였다. 쿠팡의 활성 고객 수는 전년 동기보다 10%가량 증가한 1971만명을 기록했다. 또 1인당 고객 매출은 38만9100원(296달러)으로 전년 대비 5% 증가했다. 유료멤버십 '와우멤버십' 회원 역시 올해 1분기(1901만명)보다 3.7% 늘어나면서 연내 2000만명 달성까지 넘보게 됐다. 업계는 쿠팡이 지난해 6월 와우멤버십 가격을 종전 2900원에서 4990원으로 인상했지만 타격을 받지 않았고, 오히려 충성 고객이 더 늘었다고 분석한다. 거랍 아난드 쿠팡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활성 고객 성장이 가속화되는 동시에 연속적으로 기록적인 수익을 달성했다"며 "고객이 항상 '와우'할 수 있도록 비교 불가한 수준의 투자와 고객 만족에 변함없이 집중한 끝에 수익성 확대와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게 됐다"고 말했다. 아직 배고픈 쿠팡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유통 시장 규모는 602조원이었다. 현재와 같은 추세라면 3년 이내 약 700조원(5500억 달러)의 거대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쿠팡은 여전히 올라갈 곳이 많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기준 국내 유통 시장 점유율은 신세계그룹(5.1%), 쿠팡(4.4%), 롯데(2.5%) 순서였다. 김범석 쿠팡 창업자(이사회 의장)는 "쿠팡의 점유율은 여전히 한 자릿수로 우리의 여정은 이제 시작일 뿐"이라며 추가 성장 의지를 보였다. 쿠팡은 해외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해에는 대만에 진출해 로켓배송과 로켓직구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주문 금액 690타이완달러(약 3만1200원) 이상 주문하면 무료 직구 서비스를 제공한다. 현지 로켓배송은 한국과 유사한 형태로 490타이완달러(약 2만2000원) 이상이면 익일 무료 배송하고 있다.김범석 쿠팡 창업자는 "쿠팡은 지난 2분기 대만에서 가장 많이 다운로드된 앱"이라며 "수백만 개 이상의 한국 제품 가운데 70%는 한국 중소기업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업계는 2021년부터 2인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한 쿠팡의 선순환이 본격적인 궤도에 올랐다고 분석한다. 쿠팡은 지난 2020년 10월 강한승 전 김앤장 변호사를 경영관리 총괄 대표이사 사장으로 영입했다. 당시 업계에는 법조인 출신으로 청와대에서 법무비서관까지 지낸 강한승 대표을 편견의 시선으로 보기도 했다. 그러나 3년째 특유의 조용하고 단단한 경영 능력을 발휘하면서 신사업 분야를 담당하는 박대준 쿠팡 대표와 함께 시너지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강한승 대표는 현재 미국 상장사인 쿠팡Inc 경영관리총괄이자, 한국 쿠팡의 대표 겸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법조인 출신으로 화려한 이력을 자랑하는 강한승 대표는 선임 당시 선입견도 있었다"며 "선임 2년차인 지난해 쿠팡을 흑자 기조로 돌려세우는 등 비교적 조용하고 탄탄하게 쿠팡을 이끈다는 평"이라고 전했다. 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3.08.10 07:05
산업

상장 밀어부칠 분위기 아니다…11번가, 제 2·3의 길 찾을까

연내 기업공개(IPO)가 유력시됐던 이커머스 플랫폼 11번가의 속내가 복잡하다. IPO 시장이 침체하면서 가치를 온전히 인정받기 힘들다고 판단되자, 상장 시기 연기 등 다양한 방안을 두고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1번가는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도 당일배송 서비스인 '슈팅배송'에 고삐를 쥐며 외형 키우기에 집중하고 있다. 상장 연기설 솔솔 13일 업계에 따르면 11번가는 지난 2018년 국민연금과 사모펀드 운용사 H&Q코리아 등으로부터 5000억원을 투자받고 5년 내 상장을 약속했다. 올해는 약속한 상장 시기의 마지막 해이며, 오는 9월까지 상장을 마쳐야 한다. 약속을 지키지 못할 경우 투자금과 더불어 연 8%의 이자를 더해 돌려줘야 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일정이 빡빡하다. 통상 45일가량이 소요되는 상장예비심사 기간을 고려하면 늦어도 7월 안에는 신청을 완료해야 한다. 그러나 11번가는 지난해 8월 상장 주관사를 선정한 이후 "상장 시기를 살펴보고 있다"는 원론적 입장만 반복 중이다. 11번가는 상장예비심사 자체는 어렵지 않다고 보고 있다. 11번가 관계자는 이날 "SK스퀘어가 자사 주식을 80% 가지고 있고 재무지표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다"며 "예비심사 과정 자체는 순조로울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다만 냉랭한 IPO 시장은 걱정거리다. 이커머스 업계는 금리인상과 경기침체로 인한 증시 위축 및 컬리와 오아시스 등 동종 분야 플랫폼의 IPO 철회로 상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설상가상 11번가가 상장을 진행한다고 해도 5000억원 투자 당시 맺은 계약에 따라 3조원 수준의 기업가치 평가를 받아야 하는 처지다. 회사 관계자는 "투자자와의 약속인 상장은 예정대로 추진한다는 것이 공식 입장"이라며 "다만 최근 국내 IPO 시장이 어려운 상황에 있어 상장 외에도 플랜 B와 C, D 등 다양한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는 지분매각이나 투자유치 등을 11번가가 상장 대신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로 꼽고 있다. 실제로 박정호 SK스퀘어 부회장은 지난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SK쉴더스 매각 계획을 발표할 때 "11번가도 SK쉴더스처럼 IPO가 아닌 다른 방식의 투자자를 찾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SK스퀘어​는 11번가의 지분 80.26%를 보유하고 있다. 외형 키우기는 계속 IPO를 두고 다양한 분석이 쏟아지는 가운데 11번가는 외형 확대라는 목표를 향해 걸어가고 있다. 설령 올해 상장을 하지 못하더라도 IPO는 언젠가는 해야 할 숙제이기 때문이다. 제대로 된 기업가치를 인정받기 위해서는 일단 몸집부터 키워야 한다. 11번가는 지난해 매출 789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41% 증가했으나 영업손실은 1515억원으로 전년 대비 적자 규모가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올해도 비슷한 분위기다. 11번가의 올 1분기 매출은 216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4.5% 증가했다. 그러나 영업손실 역시 318억원으로 70억원 더 늘었다.업계는 늘어나는 영업손실의 이유로 외형 확대를 위한 투자를 꼽는다. 11번가는 지난해 6월 론칭한 직매입 기반 빠른배송 서비스인 '슈팅배송'에 사활을 걸고 있다. 슈팅배송은 평일 자정까지 주문한 상품을 다음날 바로 받아볼 수 있는 익일 배송 서비스다.11번가는 지난해까지도 일부 생필품에 그쳤던 직매입 익일배송 서비스 슈팅배송 상품군을 식품, 소형가전 등으로 확대 중이다. 효과를 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11번가의 익일배송 판매상품수(SKU)는 작년 1분기 4000여개 수준에서 올해 1분기 4만3000여개로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슈팅배송을 시작한 지난해 연간 매출 역시 전년 대비 절반 가까이 증가했다. 문제는 초기 투자비용이다. 직매입 익일배송은 빠른 외형 성장을 할 수 있지만, 물류센터 구축비용 등 각종 운영비가 많이 든다. 11번가는 슈팅배송을 위해 경기도 파주 등에 익일배송을 위한 물류센터를 새로 임차하고, 3자 배송을 진행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하형일 11번가 사장이 올해는 IPO를 포함해 기업가치 극대화를 위해 집중하겠다는 뜻을 피력했다"며 "당분간 11번가의 외형확대를 위한 노력은 계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3.06.14 07:01
금융·보험·재테크

"코인판 올해가 고비인가요?" 전문가에게 물었더니

올해 투자 시장의 관심사는 안전자산이다. 경기침체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금과 은에 대한 선호도가 올라가고 있는 분위기다. 반면 주식 시장은 긍정적인 징후를 찾기 힘들고, 증권사들은 올해 증시 전망을 '상저하고'로 보고 있다. 상반기에는 저조하고 하반기에는 오른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가상자산(가상화폐) 시장은 어떨까. 가상자산 연구소 전문가에게 올해 전망을 물었다.대표적인 위험자산으로 미국의 기준금리 변동에 예민하게 등락을 거듭해온 가상자산은 올해도 반등이 어려워 보인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긴축 지속에 더해 경기침체 우려까지 겹치면서 올해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는다. 온갖 악재에 휘말렸던 비트코인은 재작년 11월 역대 최고가인 6만8606달러에서 75% 넘게 폭락한 1만6000달러대(약 2000만원)에 머물고 있다. 메타(옛 페이스북)의 가상자산 사업을 이끌었던 데이비드 마커스 라이트스파크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블로그를 통해 "우리는 2023년에도 '크립토 겨울'에서 탈출하지 못할 것이고, 2024년에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미국 투자자문회사 비앙코 리서치의 짐 비앙코 CEO도 트위터를 통해 "비트코인 가격은 미 연준의 양적 긴축으로 인해 1년 만에 약 80% 가까이 하락했지만 아직 고통은 끝나지 않았다"고 했다. 글로벌 가상자산 시장에서는 잿빛 전망을 쏟아내지만, 국내 두 가상자산 거래소 내 연구소의 이미선 빗썸경제연구소 리서치센터장과 정석문 코빗리서치센터장은 올해 가격 반등에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미선 센터장은 "현재 매크로(거시적) 환경에서 최악의 국면은 지났다고 판단된다"며 "미국 연준은 1분기까지 기준금리를 현 4.00%에서 5.00%까지 인상하고 하반기 0.75%포인트 정도 금리 인하로 전환할 것이 예상되는데, 시중금리 하락은 가상자산 비롯한 전반적인 위험자산 가격을 지지해주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석문 센터장도 가상자산 변동에 가장 큰 요인으로 미 연준의 통화정책을 꼽으며 "연준 통화 정책 기조 전환에 대한 기대치가 반영되기 시작하면 올해도 가격 상승이 가능하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2021년과 같은 제도권 자금 유입의 가속화는 좀 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정 센터장은 "2023년 후반이나 2024년 초 정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는 작년 FTX 파산 이후 국내외적으로 거래소 및 관련 업종에 대한 규제와 법이 구체화될 것으로도 예상했다. 이 센터장은 "미 의회는 스테이블 코인 규제, 가상자산 중개자에 대한 명확한 규정, 50달러 미만의 가상자산 거래에 대한 면세 등 가상자산 관련 일부 조항을 빠르면 연내 통과시키기 위해 논의 중"이라며 "가상자산 거래소와 헤지펀드 등 비은행 금융에 대한 규제 강화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런 규제는 단기적으로는 가상자산 시장 내 유동성을 다소 억제하는 효과가 있을 수 있으나 장기적인 시계에서는 회색 지대에 놓였던 가상자산이 정식 자산군으로써의 지위를 획득하고 수요층이 두터워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가상자산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이벤트로는 미국에서 진행 중인 리플과 증권거래위원회(SEC) 간의 소송, 미 연준의 통화 정책 기조 변화 여부 등을 꼽았다. 정 센터장은 "올해 중 연준의 통화 정책 기조가 가시화될지 아닐지가 가격 움직임 관점에서는 가장 중요한 이벤트"라며 "펀더멘탈 측면에서는 리플 소송 결과와 미국의 각종 규제법안 통과 여부 등이 있다"고 말했다. 이 센터장 역시 "미국의 규제 흐름에서 가장 먼저 주목해야 할 것이 리플과 SEC의 소송"이라며 "소송 결과에 따라 이더리움을 제외한 알트코인들의 운명이 결정될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리플 소송은 SEC가 알트코인 리플을 증권으로 간주하며 증권법상 규제를 따르지 않았다며 소를 제기한 것이다. 현재 약식판결 신청에 대한 판사의 승인과 판결이 남아있고, 오는 3월 이전으로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서 SEC가 승소할 경우 다수의 알트코인이 증권으로 분류될 수 있다. 이 경우 SEC가 관할하는 자본시장 규제 영역으로 들어오게 된다. 반면, 리플이 승소할 경우 가상자산은 규제 수준이 낮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관할에 놓일 가능성이 크다. 규제 리스크 해소로 리플을 포함한 여러 알트코인에 호재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센터장은 "리플이 승소할 경우, 다양한 가상자산들이 SEC의 증권성 관련 규제들로부터 자유로워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코인 투자자들 "호재가 없다" 올해 가상자산 시장에 투자자들은 희망을 바라고 있다. 가상자산 정보 제공업체 코인니스와 크라토스가 공동으로 진행한 국내 투자자 시장 동향 정기 설문조사에 따르면, 올해 가상자산 시장이 반등한다고 답한 비중이 60.1%였다. 하지만 아직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부정적 기류가 팽배하다. 한 가상자산 커뮤니티에 올라온 "올해 가상자산이 오를까요?"라는 질문에는 "지금 가장 큰 문제는 앞으로 호재가 없다는 것" "작년 악재들이 너무 커서 올해까지 여파가 있을 것이고, 비트코인은 나스닥을 따라다닌 이후 개차반이다. 새싹이 돋으려면 당장은 힘들 것" 등의 답글이 달렸다. 현재 가상자산 대장 종목 비트코인의 최저점이 아니라는 의견도 많았다. 한 투자자는 "희망은 황무지에서 싹트지만, 지금은 황무지도 아니다. 더 내려가야 한다"고 했고, 다른 투자자도 "바닥이 잡히려면 아직 멀었다. 올해도 하락 추세"라고 내다봤다. 권지예 기자 kwonjiye@edaily.co.kr 2023.01.04 07:00
금융·보험·재테크

IPO 찬바람에…케이뱅크, '상장' 결국 내년으로

연내로 예상됐던 케이뱅크의 IPO(기업공개)가 결국 내년으로 밀릴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지난 9월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하고 증권신고서를 내년 3월 20일까지 제출해야 하는 상황이다. 상장을 위해서는 증권신고서 제출 후 기관투자가 수요예측, 공모 청약 등의 과정이 남아 있다. 업계에서는 최근 케이뱅크가 주요 FI(재무적투자자)에 내부적으로 상장 목표 시점을 내년 1월로 고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케이뱅크는 호실적을 기반으로 올해 안에 유가증권시장에서 상장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지만, 시장 상황이 좋지 않은 탓에 실제 상장은 내년 1분기 이내에 이뤄지는 분위기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IPO와 관련해 확인해줄 수 있는 것이 없다"면서 "지속적으로 타이밍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들어 케이뱅크는 흑자 영업에 안착하는 등 외형 성장을 해오고 있지만, 상장으로 가기 위한 관문이 녹록지만은 않은 모습이다. 먼저 IPO 시장에 찬바람이 불면서 최근 '대어'로 꼽히던 기업들도 시기를 미루는 분위기다. 증시 하락장이 이어지고, 최근 신규 상장한 기업은 물론 동종업계 비교 기업의 주가 약세까지 겹치면서 케이뱅크 역시 좋은 않은 시기로 판단할 수밖에 없게 됐다. 특히 최근 레고랜드 사태 등으로 자금 시장 경색이 극심해진 것도 상장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게다가 인터넷은행 선두 카카오뱅크의 주가가 상장 이후 최고점 대비 83%가량 빠진 것은 케이뱅크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카카오뱅크 주가는 작년 상장 후 최고 9만4400원에서 이달 28일 1만5800원으로 1년여 만에 83% 떨어졌다. 장외시장에서 케이뱅크의 주가도 시장의 분위기를 볼 수 있는 지표인데, 상황이 좋지 않다. 지난 3월 2만3400원까지 오르며 최고치를 찍었던 케이뱅크가 현재 8950원대까지 급락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른 기업가치는 당시 8조원에서 현재 3조3625억원까지 쪼그라든 상태다. 당초 케이뱅크는 상장 후 7조 원대 가치가 거론된 바 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지금 같은 분위기에 케이뱅크가 무리해서 상장을 서두를 필요는 없어 보인다"며 "내년 3월까지 결정하면 되는 상황이라 계속 준비는 하되 시기를 언제로 할지는 더 고민하는 게 당연해 보인다"고 말했다. 권지예 기자 kwonjiye@edaily.co.kr 2022.10.31 14:02
산업

CJ도 승계 맞물린 IPO 포기, 쉽지 않은 오너가의 자금 확보

증시 침체로 기업공개(IPO) 시장이 차갑게 식으면서 CJ·현대차 등 대기업의 비상장 계열사들이 상장을 철회하고 있다. 이들 회사는 오너가가 직접적인 지분을 보유하는 등 경영승계와 연관이 있어 더욱 관심이 쏠렸다. 그러나 상장 연기로 자금 마련 계획이 꼬이면서 승계 작업도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 CJ 이선호, 올리브영 상장 중단과 '개인회사' 매각 10일 업계에 따르면 CJ올리브영, 현대엔지니어링, 현대오일뱅크, SSG닷컴 등이 올해 증시 상장을 준비해오다 상장 작업을 중단했다. 특히 CJ올리브영은 CJ 오너가의 경영승계를 위한 자금 확보 측면에서 관심을 끌었지만, 연내 상장이 물 건너갔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3세 승계를 준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분을 증여하고, 자금 확보에 총력을 쏟고 있다. CJ올리브영은 프리 IPO에서 아들 이선호 CJ제일제당 경영리더와 딸 이경후 CJ ENM 경영리더에게 1400억원 자금을 안기기도 했다. 이선호·이경후 경영리더는 코리아에이치앤비홀딩에 CJ올리브영 지분을 일부 넘겼고, 지분율이 각 17.97%에서 11.04%, 6.91%에서 4.21%로 낮아졌다. 올해 상장을 통해 2000억원의 현금을 추가적으로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상장 무산으로 CJ 지분 추가 계획에 차질이 빚어지게 됐다. 이선호·이경후 경영리더는 각 CJ 지분 2.89%와 1.27%를 보유하고 있다. CJ4우선주 지분이 각 26.69%, 25.20%인데, 2029년 보통주로 전환되더라도 이선호·이경후 경영리더의 CJ 지분은 각 5.9%, 4.3%에 머물게 된다. CJ 오너가는 경영승계를 위해 지분 확보가 최대 과제라는 점에서 자금 수혈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대표적으로 올해 지주사 CJ가 배당금을 15%가량 대폭 늘리기도 했다. CJ ENM과 CJ제일제당의 배당금도 각 전년 대비 31.25%, 25% 증가했다. 이에 이선호·이경후경영리더는 배당금 수익만 각 46억원과 34억원씩 챙기게 됐다. 또 개인회사 격인 타임와이즈인베스트먼트를 지주사 CJ에 매각하며 221억원을 확보했다. 타임와이즈인베스트먼트를 보유했던 씨앤아이레저산업은 이선호 경영리더가 지분 51%를 가진 회사다. 이경후 경영리더와 그의 남편이 각 24%, 15%를 소유하고 있다. CJ 오너가가 100% 지분을 가진 씨앤아이레저산업은 해상풍력 발전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2020년 정부로부터 인천 옹진군 굴업도의 해상풍력사업 허가를 받았다. 이번 매각대금을 이 발전사업에 활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지만, 사업이 언제 시작될지 알 수 없다. CJ 관계자는 “해상풍력 사업의 경우 사업 면허증만 있는 상황이다. 10~20년이 걸리는 어려운 사업이고 이를 위해 해결해야 할 난제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굴업도는 CJ가 관광단지 조성을 위해 사들였지만, 사업이 무산되면서 용도가 애매한 땅이 됐다. 씨앤아이레저산업은 땅 매각도 불가능한 상황이라 마침 해상풍력 발전을 위해 활용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승계 위한 지분 확보 시간 지연 불가피 타임와이즈인베스트먼트는 오너가만 배불린다는 지적을 받아온 회사다. CJ 계열사들이 대거 출자하면서 수익을 올리는 구조라 내부거래 논란을 낳았다. 이번 매각으로 일감 몰아주기와 경영승계 논란을 해소하게 된 셈이다. CJ 관계자는 “2003년 CJ창업투자였던 타임와이즈인베스트먼트는 2011년 공정거래법 금산분리 원칙으로 인해 불가피하게 외부에 있다가 다시 제 자리로 돌아왔다”며 “내부거래 시선이 있었지만 이제 오너가와 연결고리가 완전히 끊어졌다”고 말했다. 현대엔지니어링과 현대오일뱅크도 올해 상장을 포기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11.72%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정 회장은 상장하면 534만주를 처분해 3000억원 이상의 자금을 확보한다는 계산이었다. 현대오일뱅크의 상장도 HD현대가 최대 주주라서 정기선 현대중공업 대표의 승계 자금 확보와 연관이 있다. 정기선 대표는 HD현대 지분 5.26%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기업의 상장 연기로 승계 지분 확보 작업은 3~4년 더 걸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2.08.11 07:00
IT

코인 광풍 끝나자 그래픽카드 거품도 꺼졌다

투자 광풍이 일었던 가상자산(가상화폐) 시장이 최근 급격히 쪼그라들자 채굴 장비로 쓰이던 그래픽카드의 몸값도 크게 떨어지는 모습이다. 4일 가격 비교 사이트 다나와에서 그래픽카드 업계 1위 엔비디아의 인기 칩셋 '지포스 RTX 3080 Ti'의 가격은 이를 커스터마이징하는 제조사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평균 130만~150만원대를 형성했다. 6개월 전 200만원 중후반대까지 치솟았던 것과 비교하면 70%가량 떨어졌다. 경쟁사 AMD의 '라데온 RX 6800 XT'도 같은 기간 100만원 후반대에서 80만~90만원대로 내려갔다. 출시 1년이 훌쩍 지났으며 신제품 공개를 앞두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도 낙폭이 크다. 여전히 게이머들의 수요가 높기 때문이다. 인기 총싸움 게임 '배틀그라운드'가 상위 옵션을 보장하는 그래픽카드는 엔비디아 칩셋 기준 2016년에 나온 RTX의 하위 라인업인 '지포스 GTX 1060'이다. 올 초 출시한 PC·콘솔 게임 '엘든 링'의 권장 사양은 '지포스 GTX 1070'이다. 이는 지난 몇 년간 가상자산 시황에 크게 흔들렸던 그래픽카드의 공급과 수요가 균형을 되찾아가는 것이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그래픽카드는 CPU(중앙처리장치)처럼 높은 수준의 작업을 수행하지는 않지만 단순 반복 연산에 특화해 가상화폐 채굴을 목적으로 대량 매입이 이뤄진 바 있다. 하지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 위축, 중국의 코로나19 봉쇄 장기화가 촉발한 유례 없는 물가 상승으로 증시는 물론 가상자산 시장에도 먹구름이 드리웠다. 이에 자연스럽게 그래픽카드 가격의 연쇄 하락으로 이어졌다. 이날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에서 비트코인은 2500만원선에서 거래됐다. 5000만원 후반대를 달리던 지난 1월 초 대비 55% 이상 폭락했다. 고점인 8000만원을 찍었던 작년 11월보다 70%가량 추락했다. 가상자산 시장이 다시 활기를 찾으면 그래픽카드 가격도 오르겠지만, 전 세계적인 경기 침체와 물가 상승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해 현실화 가능성이 작다. 해외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미국 IT 매체 더 버지는 "1월 이후 그래픽카드 가격은 이베이에서 50% 이상 하락했다. 그래픽카드 부족 현상은 끝났다"고 했다. 다만 지금을 그래픽카드 구매 적기로 보기는 힘들다고 지적했다. 1~2년 전 출시한 제품이 가격 대비 성능으로 새로운 라인업에 맞서기에는 분명히 한계가 있다. 엔비디아의 RTX 40 시리즈는 올가을 베일을 벗을 것으로 예상된다. AMD도 연내 성능을 대폭 개선한 7000번대 신제품을 내놓을 전망이다. 중고시장에는 비상이 걸렸다. 중국 등 다수의 채굴공장에서 쉼 없이 굴린 그래픽카드 물량이 쏟아지고 있다. 해외 IT 매체 WCCF테크에 따르면 중국과 동남아에서 채굴에 사용된 그래픽카드가 30만원 후반대에 라이브 쇼핑으로 판매되고 있다. 해당 그래픽카드는 정상가가 100만원 중반대인 프리미엄 제품이다. 구매자들은 제품 개봉 후 나사가 풀렸던 흔적을 발견했으며, 램 용량이 알고 있던 것과 다르거나 심한 발열을 야기하는 등 피해를 봤다. 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2.07.05 07:00
생활/문화

네이버, 시총 150조원 목표…글로벌·메타버스 전면에

국내 최대 포털 네이버가 5년 내 시가총액을 150조 원까지 끌어올려 구글·아마존·메타(구 페이스북)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글로벌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김남선 네이버 CFO(최고재무책임자)는 13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신사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작년 여름만 해도 네이버 시총이 70조여 원이었다. 매출 단위로 6조~7조 원을 했으면 그것의 10~11배가 시장 가치"라며 "시장이 활력을 얻으면 150조 원은 달성해야 하는 것이 목표라기보다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는 네이버가 5년 내 글로벌 이용자 10억명·매출 15조 원 돌파 목표를 세운 데 따른 것이다. 다만 네이버 주가는 연초 대비 17~18%가량 빠진 상황이다. 현재 국내 증시에서 시총 100조 원에 근접하거나 넘은 기업은 삼성전자와 LG에너지솔루션이 유일하다. 김 CFO는 "전 세계 인터넷 기업들 대부분이 작년 최고점 대비 50~60% 하락했다. 마케팅에 의존한 플랫폼은 과도한 비용 지출로 한계를 맞았다"며 "네이버는 상위 그룹과 하락 폭이 유사하다. 마케팅이 아닌 본연의 힘으로 성장했기 때문에 주가는 다시 돌아올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자신했다. 네이버는 신성장 동력으로 글로벌 확장과 커뮤니티형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를 꼽았다. 일본에는 스마트스토어의 성공 DNA를 이식해 SME(중소상공인) 비즈니스 생태계를 활성화하고 연내 가시적인 성과를 창출한다. 북미에서는 웹툰을 중심으로 콘텐트 사업에 주력한다. 지난해 인수한 최대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와 글로벌 IP(지적재산권) 벨류체인도 구축한다. 유럽에서는 현지 파트너사와 경쟁력을 키우고 있는 인공지능(AI) 기술력을 커머스와 콘텐트 사업에 접목한다. 최수연 네이버 신임 대표가 직접 힘을 실어주는 신사업은 커뮤니티형 메타버스다. 최 대표는 "메타버스의 본질은 다름 아닌 커뮤니티"라며 "스포츠·웹툰·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버티컬 서비스에서 제2, 제3의 메타버스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 대표는 CEO(최고경영자) 직속으로 메타버스 TF를 두고 사업을 손수 챙길 계획이다. 기획 단계라 구체적인 청사진을 제시하지는 않았지만, 카페·밴드·V라이브 등 커뮤니티 서비스의 운영 노하우를 십분 활용한다. 네이버 앱과 연계하는 방안도 고민 중이다. 최 대표는 "취향·관심사 기반보다 더 좁고 많은 사람이 열광하는 스포츠의 경우, 함께 경기를 관람하고 후기를 공유하는 것 위주로 세팅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정길준 기자 jeong.kiljhun@joongang.co.kr 2022.04.14 07:00
경제

마켓컬리 IPO 본격화…오아시스마켓·SSG닷컴에 쏠린 눈

장보기 앱 '마켓컬리'의 운영사 컬리가 본격적인 기업공개(IPO) 절차에 돌입했다. 이커머스 업계는 컬리의 IPO 성공 여부를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 'SSG닷컴'과 '오아시스마켓' 등이 연내 상장을 두고 고심 중인 가운데 컬리의 성공 여부가 마중물이 될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IPO 포문 연 마켓컬리 컬리는 지난 28일 한국거래소에 유가증권시장(KOSPI) 상장 예비심사 신청서를 제출하고 IPO 절차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컬리가 IPO에 성공할 경우 국내 이커머스 1호 상장 기업이 된다. 컬리는 유니콘 기업 특례 요건을 적용해 상장을 시도한다. 유니콘 기업 특례 요건은 시가총액 1조 원 이상의 성장성이 유망한 기업이라면 적자기업이라도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할 수 있다는 것이 골자다. 김종훈 컬리 최고 재무 책임자(CFO)는 "예비심사 신청은 상장 추진을 위한 첫걸음"이라며 "시장 상황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최적의 시점에 상장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곡절이 길었다. 앞서 컬리는 경쟁사 쿠팡처럼 미국 상장을 계획했다. 그러나 미국 나스닥 상장에 드는 법률·회계 및 세금 비용이 막대하고 절차도 까다로워 국내 증시로 선회했다. 나스닥에 상장하면 상장 수수료가 공모자금의 3~7%에 달한다. 반면 한국은 2~3% 수준이다. 코스피 상장 추진도 쉽지 않았다. 컬리는 올 상반기 상장을 목표로 지난 1~2월에 한국거래소에 예비심사를 청구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으로 증시가 요동치면서 업계 안팎에서는 "컬리의 상반기 상장이 사실상 물 건너갔다"는 분석이 흘러나왔다. 투자은행(IB) 업계는 심사 과정에서 중대한 문제가 발견되지 않는다는 조건 아래 컬리가 올 3분기에는 유가증권시장에 입성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현재 컬리의 기업가치는 5조~7조 원대로 평가된다. 컬리는 이미 홍콩계 사모펀드 앵커에쿼티파트너스로부터 2500억 원 규모의 프리IPO 투자를 유치하면서 기업가치 4조 원을 인정받었다. 컬리는 지난해부터 주력 상품군이었던 식자재 외에도 화장품과 가전, 여행상품까지 취급하면서 몸집 불리기에 몰두하고 있다. 덕분에 컬리의 매출은 2017년 466억 원에서 지난해 1조5614억 원까지 확대했다.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누적 가입자 수도 1000만 명을 넘겼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컬리의 몸값을 놓고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지난해 매출은 1조5614억 원으로 1년 전보다 63.8% 늘었으나 영업적자는 2177억 원으로 전년의 약 두 배로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마켓컬리가 신선식품 비중이 크다. 비식품군과 비교해 직매입에 따른 손실 부담도 큰 편"이라며 "새벽배송 시장 성장세가 가파르지만, 경쟁도 치열하다. 컬리 기업가치를 보수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6.67%에 불과한 김슬아 컬리 대표의 지분도 잠재적 리스크로 분석된다. 향후 적대적 인수·합병 가능성 및 지분 투자자들의 상장 뒤 오버행(잠재적 매도물량)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SSG닷컴·오아시스마켓도 대기 IB업계는 컬리가 성공적으로 증시에 안착할 경우 SSG닷컴과 오아시스마켓 등 타 이커머스 기업들의 IPO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SSG닷컴은 연내 상장이라는 큰 틀은 정해놨으나, 시장 상황을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SSG닷컴의 최대주주(50.8%)인 이마트는 지난해 이베이코리아 지분 80.01%를 3조4404억 원에 인수하며 시장 내 비중을 쿠팡 수준까지 끌어올렸다. 업계에서는 SSG닷컴의 기업가치를 8조~10조원으로 추정한다. 모기업인 이마트 시가 총액 3조8600억 원과 2대 주주인 신세계(26.84%)의 시가 총액 2조3600억 원을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강희석 이마트 대표는 29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마트 자회사인 SSG닷컴이 상장하면 모회사 주주 가치를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SSG닷컴 상장은 물적 분할을 통한 '쪼개기 상장'과 결을 달리한다. 모회사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보였다. '조용한 강자' 오아시스마켓도 연내나 늦으면 내년 연초 등 상장 시점을 엿보고 있다. 오아시스마켓은 지난해 매출 3570억 원을 기록하면서 전년(2386억 원) 대비 50%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57억 원으로 이커머스 업계에서 이례적인 흑자 경영을 하고 있다. 업계는 오아시스마켓의 기업가치를 1조~2조 원으로 평가한다. 오아시스마켓 측은 "증시 상황이 우호적이지 않지만 새벽배송 유일 흑자 기업으로서 투자자들과 연내 상장을 약속한 만큼 당초 계획대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시장 분위기가 침체하면서 이커머스 기업의 가치 평가가 제대로 이뤄질지 지켜봐야 한다. 그런 면에서 컬리의 성공적인 상장이 중요하다"고 전망했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oongang.co.kr ◇IPO 추진 중인 이커머스 3사(단위: 원) ---------------------------------------------------------------------------------------------------------------------- 마켓컬리 SSG.COM 오아시스 ----------------------------------------------------------------------------------------------------------------------- 최대주주 김슬아(6%) 이마트(50.8%) 지어소프트(79.4%) 연간거래액 2조 5조 4000억 기업가치 5~7조 8~10조 1~2조 상장시기 7~8월 연내 연내 상장 주간사 NH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한국투자증권 ------------------------------------------------------------------------------------------------------------------ *연간거래액·기업가치는 추정치 *자료=각사 2022.03.3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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