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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홍철2’ 업그레이드, 도약하는 ‘도마 공주’

‘도마 공주’ 여서정(19·수원시청)이 도쿄올림픽 히든카드를 준비했다. 아빠 여홍철(50) 경희대 교수의 전설적인 기술 ‘여홍철2’를 보고 만든 기술 ‘여서정’을 꺼낼 예정이다. 여서정은 지난 25일 대회 여자 기계체조 단체전 예선 도마 종목에서 1·2차 시기 평균 14.800점을 기록, 전체 5위로 결선에 진출했다. 1차 시기에서 난도 5.8점, 2차 시기에서 난도 5.4점 동작을 선보였다. 1~4위 선수들은 난도 6.0점 기술을 하나씩 구사했다. 사실 여서정은 이들보다 더 높은 6.2점 난도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그의 이름을 딴 ‘여서정’ 기술이다. 한충식 대한체조협회 부회장은 “결선 진출이 목적이었기 때문에 몸에 무리가 가지 않는 기술을 시도했다. 예선에서 상위 선수들이 6.0 난도를 뛰었기 때문에, 여서정도 결선에선 여서정 기술을 쓸 것이다. 이 기술만 성공하면 메달 획득이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여서정 기술은 도마를 짚은 뒤 몸을 공중에서 두 바퀴 비트는 동작이다. 이 기술의 원천은 여 교수가 선수 시절 만든 ‘여홍철2(여2)’다. 여서정 기술에서 몸을 반 바퀴 더 비틀면 아버지 여 교수가 지난 1994년 만든 ‘여2’가 된다. 당시 엄청나게 어려운 기술로 평가받았던 여2는 요즘에도 남자 선수들이 자주 구사한다. ‘도마 샛별’ 신재환(23·제천시청)도 이번 대회 도마 예선에서 ‘여2’를 수행해 1위로 결선에 올랐다. ‘여2’의 난도는 5.6점. 그렇다고 ‘여2’ 기술이 여서정 기술보다 못하다고 평가할 순 없다. 한윤수 전 국제체조연맹(FIG) 기술위원은 “남녀 기술 점수에 대한 기준이 다르다. 또 남자 도마(135㎝)가 여자 도마(125㎝)보다 10㎝ 높다. 남자 선수들은 높은 도마를 짚기 위해 더 빨리 달려 구름판을 힘차게 밟아야 한다. 더 높이 뛰고, 체공시간도 길어진다. 여서정이 ‘여2’ 기술을 수행하는 건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여서정도 “아빠 기술을 보고 있으면 놀랍다. ‘어떻게 저 기술을 할까’ 하는 생각만 든다”고 감탄했다. 여서정은 여홍철이 도마 은메달을 딴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 동영상을 종종 봤다. 당시 여홍철은 ‘여1’, ‘여2’ 기술을 시도했는데 착지 때 하체가 무너지며 금메달을 놓쳤다. 25년 후 딸도 착지를 걱정한다. 그는 “‘여서정’ 기술의 성공률이 높지 않다. 착지가 불안해서 연습을 많이 했다”고 전했다. 착지가 잘 되려면 공중 동작이 잘 이뤄져야 한다. 공중에 올랐을 때 몸을 ‘I’자로 만들어 돌아야 한다. 몸을 반듯하게 만들지 못해 회전이 빨리 풀리면 착지 때 넘어지는 경우가 많다. 여 교수는 “서정이 도마 뛰는 것을 봤는데 공중에서 허리가 ‘C자’로 굽는다”고 분석했다. 체조 기술을 연구하는 송주호 충북대 체육교육과 교수는 “여서정은 공중에서 턱이 살짝 들어 올려지는 게 아쉬웠다. 하지만 최근 1년간 훈련하면서 공중 동작이 많이 개선됐다”고 말했다. 도마 여자 결선은 다음 달 1일 오후 5시 45분 시작한다. 당일 컨디션이 중요하다. 한 부회장은 “결선에 오른 선수들 모두 실력은 비슷하다. 경기 일에 긴장감을 잘 떨치고, 준비한 기술을 어떻게 수행하느냐가 메달을 좌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대회 여자 기계체조에서 6관왕을 노렸던 ‘체조 여제’ 시몬 바일스(24·미국)도 지난 27일 여자 단체전 결승에서 심리적인 압박감 탓에 도마 한 종목만 뛰고 기권했다. 여 교수는 “나도 올림픽에서 도마를 뛰는 순간까지 긴장했다. 모두 그런 마음”이라고 말했다. 여서정도 도쿄로 떠나기 전 “긴장되지만 연습한 대로 잘하고 오겠다”고 다부지게 말했다. 박소영 기자 park.soyoung0914@joongang.co.kr 2021.07.29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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