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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육성선수 티 벗고 수염 덥수룩' 호주에서 포효한 대호, "시야도 넓히고 공부도 많이 해왔습니다" [IS 인터뷰]

"호주에서 정말 많이 배웠죠."1m85㎝, 100kg의 육중한 몸에 수염까지 덥수룩하게 기른 한국인 투수가 호주 마운드에서 포효했다. 삼성 라이온즈 투수 김대호가 호주에서 값진 경험을 쌓고 돌아왔다. 지난 22일 삼성의 스프링캠프 출국에 앞서 인천공항에서 만난 김대호는 "(호주 경험이) 정말 값졌다. 내 자신을 발전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였던 것 같다"며 만족해 했다. 호주에서 길렀던 수염을 말끔히 정리하고 출국장에 나타난 그는 "(외국 선수들 사이에서) 세 보이려고 길렀다"면서 "성적은 좋지 않았지만 해외 각국의 다양한 선수들을 상대하면서 시야를 넓혔고 자신감도 찾았다"라고도 전했다. 김대호는 지난해 11월부터 12월까지 팀 동료 육선엽과 함께 호주로 떠났다. 구단에서 파견한 호주 유학 명단에 이름을 올린 김대호는 브리즈번 밴디트(Brisbane Bandits) 유니폼을 입고 약 5주간 ABL 무대를 누볐다. 5경기 선발 등판해 2패(무승) 평균자책점 8.84(19과 3분의 1이닝 19자책)를 기록했다. 성적은 비교적 좋지 않았으나, 김대호는 숫자로 표현할 수 없는 값진 경험을 쌓고 돌아왔다. ABL은 겨울에 열리는 '윈터리그' 격인 리그다. 봄~가을에 정규시즌을 치르는 미국 메이저리그 및 마이너리그, 일본 프로야구 등 다양한 경험을 가진 선수들이 겨울 시간을 활용해 ABL에서 활약한다. 김대호와 육선엽은 여러 해외 선수들과 호흡하면서 경기 준비 루틴부터 그립, 투구 방법까지 많은 것을 배웠다. 김대호는 미국 마이너리그에서 활약 중인 포수 엄형찬의 도움도 많이 받았다. 엄형찬은 지난 2022년 캔자스시티와 계약을 맺고 미국 무대에 진출한 포수 유망주. 지난겨울에도 브리즈번에서 활약하며 호주 무대를 누볐던 그는 올 시즌에도 브리즈번 유니폼을 입고 삼성 선수들과 호흡했다. 이곳에서 김대호의 공을 받았던 엄형찬은 김대호에게 많은 이야기를 해줬다는 후문이다. 김대호는 "(엄)형찬이가 '형, 이 공(직구) 좋은데 왜 안 써요'라면서 지산감을 많이 불어 넣어줬다. 덕분에 내 공을 자신있게 던질 수 있었다"라고 돌아봤다. 또 김대호와 육선엽은 해외 선수들과 저녁 자리를 함께 하면서 한국야구와 미국야구 자료들을 공유하며 공유했는데, 엄형찬이 가운데에서 이를 잘 조율해줬다는 후문이다. 김대호는 "해외 선수들에게 투구 방식에 대해 많이 물어봤다. 내 팔 각도에 어울리는 구종이 뭔지 서로 물어보면서 함께 많이 공부했다"고 전했다. 호주에서 값진 경험을 받고 돌아온 김대호는 새 시즌 1군 스프링캠프 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지난해 육성선수로 삼성에 입단한 그는 후반기에 정식선수로 전환돼 1군 데뷔전을 치른 바 있다. 당시 박진만 삼성 감독은 "2군에서 꾸준히 선발 경기를 치렀고, 볼이 묵직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라며 그에게 기회를 준 이유를 전했다. 당시 그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원태인 선배처럼 뛰어난, 오승환 선배처럼 든든한 선수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대호는 이번 출국길에 앞서 "호주에서 배운 것들을 캠프에서 잘 만들어 올해 1군에서 좋은 인상을 심어드리고 싶다"며 각오를 다졌다. 윤승재 기자 2025.01.26 10:04
스타

‘꼬꼬무’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 비하인드 공개→세븐틴 도겸, 야구 덕후 인증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에 세븐틴 도겸, 배우 하도권, 아나운서 주시은이 리스너로 출연하는 가운데 세븐틴 도겸이 야구 지식을 자랑하며 인증된 야덕 면모를 과시한다.오는 9일 방송되는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연출 이동원, 고혜린 이하 ‘꼬꼬무’)의 158회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를 주제로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9전9승으로 금메달을 목에 건 야구팀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최초로 공개한다. 이 가운데 MC 장도연, 장현성, 장성규와 함께 세븐틴 도겸, 배우 하도권, 아나운서 주시은이 리스너로 출연해 흥미진진한 스토리를 더할 예정이다.특히 이날 방송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야구 금메달에 빛나는 전설들이 총 출동해 직접 증언하며 한 번도 공개되지 않았던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개한다는 전언이다. 윤석민 선수가 등장하자 세븐틴 도겸은 “성은 다르지만 내 본명과 같아서 어릴 때부터 좋아했었다”며 본명 오픈과 함께 팬인증에 나서 웃음을 자아낸다. 이어 야구 시구로도 화제를 모은 바 있는 도겸은 “나는 현재 사회인 야구를 하고 있다”고 밝히며 야구 지식을 방출하며 활약한다.특히, 베이징 올림픽 당시의 경기 모습을 지켜보던 도겸은 정근우 선수의 모습에 “정근우 선수는 오타니 공도 쳤던 선수”라며 “빠른 공에 특히 잘치신다”며 선수 분석을 꼼꼼하게 하자 장도연은 “야구 지식이 정말 놀랍다”며 연신 감탄한다고. 그런가하면, 당시 부진으로 속앓이를 했던 이승엽 선수에게 김경문 감독이 “너를 바꾸면 대한민국이 지는 거다”고 이야기했던 일화가 공개되자 도겸은 “너무 멋있다”라며 “나라면 숙소에서 울었을 듯”라고 공감하며 눈시울을 붉힌다는 전언이다.녹화가 끝난 후 도겸은 “꼬꼬무에 나오길 정말 잘한 거 같다”며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니까 계속 최선을 해야 겠다는 마음이 든다”고 출연 소감을 전한다.한편 ‘꼬꼬무’는 세 명의 '이야기꾼'이 스스로 공부하며 느낀 바를 각자의 '이야기 친구'에게, 가장 일상적인 공간에서 1:1 로 전달하는 프로그램으로 매주 목요일 오후 10시 20분에 SBS를 통해 방송된다.이수진 기자 sujin06@edaily.co.kr 2025.01.09 14:24
예능

성동일→장혁, 어학연수 떠난다…’샬라샬라’ 2월 5일 첫방 [공식]

‘샬라샬라’가 2025년 JTBC 예능의 포문을 연다.오는 2월 5일 오후 10시 20분 첫 방송되는 JTBC ‘늦기 전에 어학연수- 샬라샬라’(이하 ‘샬라샬라’)는 영국으로 어학연수를 떠난 배우 5인방의 좌충우돌 ‘프리토킹’ 도전기를 담은 신규 예능 프로그램이다.‘샬라샬라’에는 대한민국 대표 배우 성동일, 김광규, 엄기준, 장혁, 신승환이 합류해 함께 영어의 본고장 영국으로 떠난다. 난생처음 누구의 도움도 없이 어학연수에 나선 이들은 사전 준비부터, 룸메이트 구하기, 어학연수 생활, ‘우리끼리’ 자유여행까지 어느 것 하나 쉽지 않은 극한 여정을 보여준다. 또한, 어학원 생활을 통해 두 번째 학창 시절을 맞이한 멤버들은 몇십 년 만에 유쾌한 캠퍼스 라이프를 마음껏 즐길 예정이다.첫 방송을 앞두고 8일 공개된 티저에서는 영국으로 어학연수를 떠난 멤버들의 모습이 담겼다. 뉴진스 ‘디토’(‘Ditto’) 뮤직 비디오를 연상케 하는 연출이 시선을 사로잡는 가운데, 성동일을 필두로 엄기준, 장혁, 김광규, 신승환은 야구 잠바까지 맞춰 입고 늦깎이 학생으로 변신한다. 예능 프로그램에서 쉽게 볼 수 없었던 이들의 케미와, ‘평균 나이 51.8세’ 멤버들이 보여줄 리얼한 영국생활 적응기에 많 은 기대가 모인다.‘샬라샬라’ 제작진은 ”탄탄한 연기력으로 오랫동안 배우로서 인정받은 멤버들이 더 늦기 전에 영어 공부에 뛰어드는 여정을 리얼하게 담았다”라며 “낯선 영국에서 ‘프리토킹’의 꿈을 실현하려는 멤버들의 고군분투를 통해 그동안 방송에서 공개되지 않은 인간적인 매력과 남다른 케미를 엿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유지희 기자 yjhh@edaily.co.kr 2025.01.08 16:59
프로야구

[김종문의 진심합심] 캠프를 앞둔 그대에게, 천천히 서둘러라

돌고래와 닻. 영민하고 민첩한 돌고래는 빠름을 상징합니다. 거친 파도에 배가 휩쓸리지 않게 해주는 닻은 안전하게 멈춘 걸 뜻합니다. 그럼 돌고래가 닻을 휘감고 있다면 어떤 의미일까요. 천천히 서둘러라(Festina Lente). 2000여 년 전 로마의 초대 황제 아우구스투스의 좌우명입니다. 고대 그리스에서부터 내려온 이 격언을 자신의 철학과 삶의 길잡이로 삼은 그는 로마에 의한 평화 시대(Pax Romana)의 문을 열었습니다. 물론 처음 들으면 말이 안 되는 것 같습니다. 저도 20여 년 전 이 문구를 접한 뒤 상충되는 것 같으면서도 뭔가 멋있다고 느꼈습니다. 천천히(lente) 서둘러라(festina)는 형용 모순이지만 곱씹을수록 깊은 맛을 주기 때문입니다. 황제는 상반된 개념을 묶는 방식으로 균형감을 주문했습니다. 신중과 신속의 조화입니다. 계획과 목표를 정하기까지 성급하지 말고 두루 살핀 뒤 기회와 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행동하라는 말입니다. 준비와 실행에 균형을 찾으라는 메시지입니다. 2025년 새해의 시간이 여지없이 흐르기 시작한 지금, 옛 황제의 생각은 조급해질 수 있는 우리를 잠시 잡아줍니다. 새해 첫 번째 주를 보낸 여러분의 마음은 어떠신가요. 곧 있으면 길지 않은 비시즌의 휴식기를 마친 야구팀과 멤버들이 소집됩니다. 이들의 준비와 훈련에 ‘페스티나 렌테’를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 도움이 되는 몇 가지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 전지훈련 중 오버 페이스프로야구팀의 가장 큰 적은 부상입니다. 1월 말 시작하는 전지훈련에서부터 부상 선수가 나오지 않길 바라는 건 참가하는 모두의 마음입니다. 전훈 막바지 평가전 도중에 불가피한 사고가 날 때도 있지만 안타까운 건 빌드업 과정서 벌어지는 부상입니다. 특히 백업 멤버나 신인급 선수들이 페이스 조절을 못 해 생기는 경우입니다. 선수 스스로 세운 목표나 계획도 있을 것이고, 팀에서 선수 별로 단계적인 훈련 방법을 마련했을 겁니다. 그러나 바로 옆 동료가 던진 공이 팡팡 꽂히는 것 같으면 어느 순간 자제력을 잃고 더 힘을 쓰게 됩니다. 담당 코치가 어느 선수에게 “60%로 던져 봐”라고 하는 이야기를 캠프 초기에 종종 듣습니다. 힘 조절이 스피커 볼륨을 조절하는 것도 아니고 숫자처럼 조정하기가 쉬울까요. 저도 코치님과 선수들에게 물어봤지만 여전히 그분들 답이 맞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최근엔 트래킹 데이터를 바로 보여주는 장비를 붙여 놓긴 했지만 이미 발동이 걸린 경쟁심을 꺾긴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 불의의 부상을 당한 뒤 하는 말은 비슷합니다. 이 글을 쓰는 중에 몇 해 전 부상으로 울면서 캠프 중간에 귀국한 어느 야수가 떠오릅니다. 그 역시 오버 페이스에 한숨지었습니다. 결국 시즌을 마치지 못하고 팀을 떠납니다. 다행히 그는 공부를 다시 하고 유수의 보험사에 들어가 성공한 세일즈맨이 됩니다. 예열의 시간인 캠프 때 너무 욕심내지 말고 천천히 서둘러야 합니다. # 오 사다하루의 기다림과 존 우든의 코칭제가 좋아하는 스포츠 메시지 중에 일본 프로야구 오 사다하루 감독의 “기다리고 기다리고 또 기다려라”는 말이 있습니다. 미국 대학농구 전설적인 코치 존 우든이 말한 “빠르게 하되 서두르진 마(be quick but don’t hurry)”도 있습니다. 두 표현 모두 ‘페스티나 렌테’로 연결됩니다.2003년 9월 당시 다이에 호크스의 감독이던 오는 한 시즌 아시아 홈런 신기록(56개)에 도전하던 이승엽(당시 삼성 라이온즈) 선수에게 “기다리고 기다리고 또 기다려라”라는 조언을 중앙일보 인터뷰를 통해 건넵니다. 기다림을 세 번 반복해 언급한 것이 인상적이었는데요. 그는 “나의 승부수는 참을성이었다. 신기록이 눈앞에 있다고 달라져선 안된다…자신이 바라던 공이 들어오는 순간만큼은 결코 놓치지 말라"라고 말합니다. 존 우든의 코칭 언어도 기본기를 강조하면서 효율적인 훈련과 실행을 강조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뻔한 이야기 같아 송구합니다. 그러나 시즌의 준비에 들어간 어느 순간부터 선수도, 코치도, 팀도 약속한 템포와 방향을 잃고 성급해지는 시행착오를 반복하곤 합니다. ‘페스티나 렌테’가 어렵다면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우리 옛말은 어떻습니까. 한국코치협회 인증코치 김종문 coachjmoon 지메일 김종문은 중앙일보 기자 출신으로, 2011~2021년 NC 다이노스 야구단 프런트로 활동했다. 2018년 말 '꼴찌'팀 단장을 맡아 2년 뒤 창단 첫 우승팀으로 이끌었다. 현재 한국코치협회 인증코치(KPC)다. 2025.01.06 07:30
스포츠일반

펜 대신 큐 잡고 '최연소 우승'…김영원 "당구 올인 후회 없다, 쿠드롱 기록 넘는 게 목표" [신년인터뷰]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취재진 질문에 답할 땐 떨리는 목소리가 고스란히 전해졌다. 지난해 6월, 조재호와 김가영, 스롱 피아비 등 내로라하는 당구 스타들 옆에 앉아 2024~25시즌 프로당구 개막 미디어에 참석했던 ‘2007년생’ 김영원(18)의 모습은, 프로선수보다는 여전히 어린 학생에 더 가까웠다. 다른 선수들이 저마다 ‘우승’을 목표로 외칠 때도 그는 128강 통과를 목표로 답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김영원은 어린 나이에 프로무대에 당차게 도전한 10대 선수로만 보였다.시즌 첫 투어 준우승 돌풍에 이어, 겨우 17세 23일의 나이로 프로당구 역대 최연소 우승까지. 시즌 개막 후 선보인 김영원의 경기력과 성적은 그래서 더 센세이셔널했다. 처음 큐를 잡은 시기까지 정확하게 기억할 만큼 구력은 짧지만, 타고난 재능에 엄청난 노력까지 더해지면서 단숨에 프로당구 정상급 선수 반열에 올랐다. 고등학교 진학 대신 일찌감치 당구선수의 길에 ‘올인’한 자신감을 직접 증명한 결과이기도 했다.최근 서울 도봉구 창동의 한 당구장에서 본지와 만난 김영원은 “너무 과분할 정도로 많은 걸 얻은 해라서 너무 감사하고 또 자랑스럽다”며 지난 2024년을 돌아봤다. 그는 “사실 우승까지는 전혀 예상을 못 했다. 운이 다 저를 따라온 것 같다. 당구를 사랑하는 마음에 연습을 많이 하고, 진심으로 고민하며 더 열심히 한 결과였던 것 같다”고 겸손하게 말했다.다만 그저 운으로 치부하기엔 데뷔 시즌 투어 성적이 워낙 좋았다. 개막 투어(NH농협카드 PBA 챔피언십)부터 준우승을 차지하며 무서운 10대 돌풍을 일으키더니 이어진 2차 투어(하나카드 PBA 챔피언십)에서도 8강에 올라 상승세를 이어갔다.그리고 지난해 11월, 시즌 6번째 투어였던 NH농협카드 PBA 챔피언십에서 다비드 마르티네스(스페인), 오태준 등을 꺾고 역대 최연소 기록과 함께 투어 최정상에 섰다. 이어진 하이원리조트 챔피언십에서도 4강에 오르는 등 김영원은 이번 시즌 PBA 포인트 랭킹(19만 4500점)과 상금 랭킹(1억 5100만원) 모두 전체 3위에 올라 있다. 이제 막 프로당구 1부 투어에 입성한 '2007년생'의 성적이다. 게임 좋아하던 소년, 필연이었던 당구와의 인연처음 큐를 잡았을 때를 기억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2019년 7월”이라고 단번에 기억할 정도로 ‘짧은 구력’에 이뤄낸 성과라 더욱 놀랄 수밖에 없다. 사실 김영원과 당구는 필연에 가까웠다.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와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낸 그는 축구나 야구 등 다양한 스포츠나 게임 등을 함께 즐겼다. 당구와 인연을 맺은 것 역시도 아버지 김창수 씨를 따라 당구장으로 향했던 초등학교 6학년 때였다.김영원은 “어릴 때부터 아버지와 PC방에 가는 걸 되게 좋아했다. PC방에서 함께 밤을 새우기도 할 정도로 아빠랑 게임하는 걸 엄청 좋아했다”면서 “2019년 7월이었다. 아버지를 따라 당구장에서 처음 큐를 잡았다. 처음에는 당구가 답답하고 어려웠던 기억이 난다”고 떠올렸다. 아버지 김창수 씨는 “당구를 치는 아버지로서, 아들과 함께 당구를 치는 건 최고의 로망 아니겠느냐”며 웃었다.물론 처음 큐를 잡은 초등학생에게 당구가 쉬울 리는 없었다. 김영원도 “이해가 안 되는 부분도 많고 또 답답했다”며 그때를 떠올렸다. 그런데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당구의 매력을 알게 됐다. 그는 “계속 어려운 걸 하다 보니까, 어려운 걸 제가 직접 풀고 싶은 마음이 많이 들었다. 연습을 통해 안 풀리던 게 풀리면 기분이 그렇게 좋았다. 당구를 친 이후부터는 어릴 때 그렇게 좋아하던 게임에도 흥미가 사라졌다”고 웃어 보였다.이후 김영원은 당구에 완전히 빠졌다. 학교를 마친 뒤엔 당시 강남에 있던 당구장으로 향해 큐를 잡았다. 누가 시켜서 하는 게 아니라 오롯이 본인의 의지였다. 그리고는 무서울 정도의 집중력을 보였다. 어린 시절 산만했다던 김영원이지만, 당구대에서 큐만 잡으면 눈빛부터 달라졌다.아버지 김창수 씨는 “자기가 알아서 연습을 너무 열심히 했다. 다른 사람들보다 2배는 했다고 보시면 된다”며 “처음엔 ‘저러다 말겠지’ 했다. 그런데 코피를 흘려가면서도 큐를 놓지 않을 정도로 집중했다. 혼자서 10시간씩 쉬지도 않고 연습을 했다. 중간중간 제가 ‘쉬는 시간’을 만들어줘야 했을 정도다. 그래도 안 쉬고 당구를 쳤다. 연습하는 건 타고난 거 같다”고 했다. 고등학교 대신 택한 당구선수의 길자연스레 비슷한 세대와 비교해 실력이 늘어나는 속도는 월등히 빨랐다. 중등부 당구 대회는 일찌감치 제패했다. 한창 진로에 대한 고민이 많을 시기, 김영원의 꿈은 일찌감치 ‘당구 선수’가 됐다. 김영원은 “중학교 1학년 때부터 당구 선수를 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마침 제가 당구를 너무 좋아하다 보니 아버지도 ‘당구 선수 해볼래?’라고 물어보셨고, 그때부터 당구 선수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고 했다.다만 학업을 병행하면서 선수의 길을 걷는 게 쉽지는 않았다. 김영원은 “중학교 수업을 들으면서 당구 선수를 하기엔 시간이 너무 모자란다고 생각했다”며 “이후 중학교는 1교시만 듣고 조퇴한 뒤 연습에 몰두했다. 중학생 때부터 아버지와 ‘학교는 별 의미가 없는 거 같다’고 이야기를 많이 했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결국 김영원은 중학교 졸업 후 고등학교 진학을 하지 않았다. 대신 오롯이 당구 선수의 길을 걷기로 결단을 내렸다. 결코 쉽지 않았을 이 선택은 당구에 대한 열정, 그리고 부모님 등 가족들의 든든한 지원과 지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당구 선수로서의 길을 아버지가 함께 걷는다면, 어머니는 뒤에서 묵묵히 응원과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아버지 김창수 씨는 “저 개인적으로 어린 시절 가족사 탓에 ‘건강이 최고다, 자기가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사는 게 최고’라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었다. 영원이에게도 공부가 다는 아니라는 생각이 있었다. 공부보다는 뛰어놀고 같이 노는 게 첫 번째였다”며 “공부를 하려면 학교를 가는 게 맞겠지만, 그저 졸업장을 따기 위해 학교에 가는 건 맞지 않다고 생각했다. 영원이가 학교에 계속 다니면서 당구를 치는 것도, 다른 친구들에겐 오히려 피해가 될 수도 있었을 거 같았다”고 했다.결국 고등학교 진학을 하지 않은 김영원은 친구들이 등교할 때 매일 당구장으로 출근하며 연습량을 대폭 늘렸다. 김영원은 “아침 일찍 일어나서 9시쯤 당구장에 나와 저녁 7~8시까지 연습한다. 당구장이 11시 30분에 오픈하는데, 내가 가장 먼저 당구장 문을 열고 들어와서 연습을 시작해 저녁까지 계속 연습을 이어간다”고 했다.당구뿐만 아니라 자기 관리에도 조금씩 시간을 들이고 있다. 그는 “저녁 8시쯤 연습이 끝나면 따로 운동도 한다. 당구는 자세가 무너지면 어려워지기 때문에 하체가 중요해 10㎞ 정도씩 달리기도 한다”면서 “여기에 영어 공부도 하고 있다. 외국인 선수들이 정말 당구를 잘 치는데, 선수들을 만났을 때 친해지고 또 공도 직접 물어보고 싶은 마음에 영어 회화를 공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김영원은 특히 쉬는 날도 없이 매일같이 연습과 훈련을 이어가는 중이다. 아직 어린 10대 소년에겐 지치고 힘든 루틴일 수 있다. 김영원은 그러나 “힘들지만, 그렇게 힘들게 해야 올라갈 수 있다는 걸 느꼈기 때문에 감내해야 한다”며 “고등학교 대신 당구 선수의 길을 걷기로 한 결심에 후회는 전혀 없다”고 했다. 역대 최연소 우승, 센세이셔널한 데뷔 시즌남다른 노력에 엄청난 연습량이 더해지니, 실력은 더 가파르게 늘었다. 2022년 3부 투어를 시작으로 2023년 2부 투어, 그리고 2024년 1부 투어까지 매년 승격을 거듭해 2024~25시즌엔 17세에 불과한 나이에 당당히 프로당구 1부 투어 선수가 됐다. 어린 나이가 아니라 ‘실력’으로 주목받는 데는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2024~25시즌 투어 첫 투어부터 준우승 돌풍을 일으켰다. 당시 결승 상대였던 강동궁은 “앞으로 20번은 우승할 선수”라며 김영원의 잠재력에 박수를 보냈다.2차 투어에서도 8강에 올랐지만, 이후 슬럼프도 찾아왔다. 3~5차 투어에선 64강~128강에서 탈락해 초반 돌풍이 사그라드는 듯했다. 그러나 어린 나이에 찾아온 슬럼프에도 김영원은 흔들리지 않았다. 오히려 ‘독기’를 품고 연습에 매달렸다. 김영원은 “그때 3경기를 힘들게 지고 나서 마음적으로 되게 힘들었다”면서도 “독기를 품었다. 연습량도 많이 늘렸고, 운동도 많이 했다. 머리도 짧게 깎으면서 의지를 다졌다”고 말했다.그리고 지난해 11월 6차 투어 NH농협카드 PBA 챔피언십. 김영원은 그야말로 프로당구 새 역사를 썼다. 128강을 시작으로 승승장구하더니 4강에서 마르티네스를 4-2로, 결승에선 오태준을 4-1로 각각 꺾고 투어 정상에 올랐다. 17세 32일의 나이로 우승, 지난 2020~21시즌 여자프로당구(LPBA) 김예은이 세웠던 종전 최연소 우승(20세 11개월 13일)의 기록을 무려 4년 가까이 앞당긴 대기록을 썼다.김영원은 “우승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운이 많이 따랐다. (4강 상대였던) 마르티네스도 자기 기량이 별로 안 나왔다고 느꼈다. 나도 잘 못쳤는데 오히려 편안하게 이겼다. 대회 운이 굉장히 많이 따르고 있구나라는 걸 느꼈다”면서 “우승이 확정된 뒤엔 엄청 신나고, 막 날아갈 것 같았다. 내가 세운 최연소 우승 기록은 안 깨질 것 같다”며 웃어 보였다. 아버지 김창수 씨는 “주위에서 다들 부러워한다. 이 세상에서 가장 부러운 아버지라고 말씀들을 많이 해주셨다”면서 “3부에서 1년, 2부에서 1년 있었다. 이번 시즌 처음 1부에 들어왔는데 우승까지 할 줄은 몰랐다. 아들은 제 예상을 항상 계속 뛰어넘었다”고 했다.투어 우승 상금은 1억원. 김영원은 “통장에 숫자로만 돼 있으니 실감은 안 났다”면서도 “부모님 건강검진 선물부터 해드렸다. 뿌듯했다. 하나의 목표였기 때문이다. 목표 하나를 이뤄낸 제 자신이 너무 자랑스러웠다. 부모님께 감사한 마음이 크다. 아버지는 나를 위해 일도 포기하셨고, 어머니도 묵묵히 기다려 주시면서 뒷바라지해주셔서 너무 감사한 마음”이라고 했다. 이어 “남은 상금으로는 주위 분들께 많이 베풀고 있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기부도 해보고 싶다. 기부 역시도 어렸을 때부터 마음속에 담아뒀던 목표이자 꿈”이라고 덧붙였다. 무한한 가능성, 계속 이어질 김영원의 도전 해가 바뀌었지만, 김영원은 여전히 ‘18세’에 불과하다. 이미 투어 우승으로 증명한 실력에 엄청난 노력, 그리고 앞으로 계속 쌓일 경험까지 더해지면 선수로서 그의 성장 가능성은 그야말로 무궁무진하다. 김영원은 차분하게 당구선수의 길을 걸어가면서도, 이미 한 번 올라선 정상에도 계속 도전하겠다는 의지다.그는 “제 자신이 자랑스럽다. 더 열심히 해서 더 많이 우승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많은 주목에) 부담은 안 된다. 선수 경험이 많지 않다 보니, 부담 대신에 '최대한 즐기자'는 느낌으로 치고 있다”고 했다.이어 김영원은 “당구 테이블에 제가 들어가 있어야 한다. 그동안 집중을 못하는 경우가 꽤 있었는데,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저만의 당구에만 신경 쓰고 연습을 했던 게 도움이 많이 됐다. 다른 선수들은 (긴장한 탓에) 팔을 떠는 것도 보인다. 상대에 신경 쓰지 않고 저만의 당구를 잘치기 위해 계속 집중하려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했다.일찌감치 당구 선수의 길을 택해 보란 듯이 성공을 이룬 만큼, 자신의 발걸음이 다른 선수들에게 어떠한 영향을 끼칠지도 잘 알고 있다. “힘든 길이지만, 당장만 버티고 이겨내면 다른 어린 선수들도 저처럼 우승할 수 있을 것”이라는 조언을 남긴 그는 “지금보다 훨씬 더 잘 치는 모범적인 선수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싶다. 저랑 같은 나이의 친구들이 저를 보고 많이 배울 수 있도록, 모범적인 모습을 많이 보여드리고 싶다”고 덧붙였다.프로당구 선수로서의 목표도 그려가고 있다. 역대 최연소 우승에 이어 프로당구 역사에 또 다른 획을 긋기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는 각오다. 김영원은 “계속 연습하고 준비를 잘해서, 앞으로도 꾸준히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면서 “프레데리크 쿠드롱 선수가 4회 연속 우승했을 때가 있었다. 나는 그 이상을 목표로 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당구계를 뒤흔들고 있는 '2007년생' 김영원의 도전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진다. 창동=김명석 기자 2025.01.04 07:03
프로야구

[김종문의 진심합심] 근거만 보여주면 스스로 주도한다

"가장 스마트한 선수를 꼽는다면 누구인가요?"의외의 질문이었습니다. 그러나 주저 없이 한 선수 얼굴이 떠올랐습니다. 임창민(삼성 라이온즈 투수)이라고 저는 대답했습니다. 어느 스포츠 구단의 대표와 프로팀 운영과 코칭, 선수들의 문화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던 중에 있었던 일입니다.임 선수는 투구와 관련해 기술적이고 전략적으로 생각하는 자신만의 높은 기준이 있습니다. 공을 잘 던지는 데 필요한 트레이닝 프로그램과 훈련 환경에 대해서도 지식수준이 상당하고 요구 사항도 많습니다. 임 선수는 저와 같은 팀에 있을 때 몇 차례 투수 파트의 대표 자격으로 대화를 여러 번 나눴습니다. 그때마다 동료 선수를 위해 팀에서 개선해 줄 부분을 논리정연하게 말하는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문제점을 지적하는 정도를 넘어 몇 가지 대안과 함께 이것이 어떤 효과가 있는지도 설명했습니다. 일부 베테랑들은 이런 면담 때 간혹 개인적인 민원을 끼워 넣기도 하는데 임 선수에게서는 그런 기억이 없습니다.임 선수는 겨울 오프시즌 때 야구 관련 토론회에 강사로 종종 등장하곤 합니다. 똑똑하고 말 잘하는 그의 학구적인 면이 알려지면서 참석 요청이 이어지는 겁니다. 비시즌 기간 많은 선수들이 휴식과 개인 운동을 병행하는데 이 과정에서 어떤 식으로든 팬이나 전문가들과 교류하고 허심탄회하게 소통하는 기회를 만드는 것 또한 중요합니다. 이렇게 공부하는 자리에서 현장의 경험과 지식을 풀어내는 것은 야구를 이기고 지는 승부 이상의 가치 있는 담론으로 만드는 일입니다. 이달 중순 서울 동국대에서 열린 '한국 야구학회 겨울 학술대회'에서 임 선수가 전한 내용도 전문 연구자들과 유니폼을 입는 현장 출신의 간극을 메워주는 좋은 매개체였습니다. 행사를 기획한 최민규 야구학회 이사는 "선수 출신들이 자기의 경험과 생각을 체계적으로 정리해 주도적으로 이야기하는 모습이 점점 늘고 있다"라며 "통계나 데이터로 야구를 분석하는 기존 방법론 외에 선수들은 이를 근거로 야구를 객관적으로 판단하고 발전시키는 것이 인상적"이라고 말합니다.이 행사에 발표자로 나선 김휘집(NC 다이노스 내야수) 선수 역시 참가자들로부터 호평을 받았습니다. 김 선수는 웨이트 트레이닝, 타격 훈련 등에서 사용하는 측정 장비를 어떻게 이용하는지 자신만의 데이터 이용법을 소개했습니다. 요즘 최신 장비는 타격 자세를 잡은 두 발의 지면 반발력 차이를 보여주거나 방망이에 맞은 공의 속도, 스윙 궤적 등을 실시간으로 알려 줍니다. 김 선수는 “데이터를 보며 내 체력 상태나 메커니즘을 확인하게 된다. 심리적 안정감과 불안감을 해소해 준다면 숫자는 역할을 다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자신의 경기 전 루틴에서 데이터 분석을 반영하는 방식이나 멘털 관리에 미치는 영향까지 두루 파악해 설명한 김 선수는 이제 프로 데뷔 4년 차입니다. 통계 전문가, 운동역학 전문가, 현장 코치진, KBO 관계자, 미디어, 팬 앞에서 조리 있게 설명하는 그의 모습이 ‘놀라웠다’는 반응도 전해 들었습니다. 두 선수의 학술 행사 발표는 이들이 스마트하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 이상의 메시지가 있습니다. 바로 자발성입니다. 자기 발전과 성장을 주도하는 학습과 코칭의 방법입니다. 코치가 억지로 훈련을 강제하거나 자신의 이론을 강요하는 것이 젊은 세대에게 더는 타당하지 않다는 걸 확인하게 됩니다. 객관적인 숫자를 보여주는 것으로 선수들은 필요한 부분을 스스로 깨닫고, 부족한 점을 간파합니다. 타구 속도나 공의 무브먼트 변화 추이를 살피며 자신은 물론이고 상대 선수의 컨디션까지 파악해 전략을 세우는 그들입니다. 그런 다음의 결과는 자신이 통제할 수 없다는 걸 알 정도로 현명합니다.최근 만난 대기업 인사 팀장 출신 임원은 조직 문화와 관련해 "젊은 친구들은 일일이 설명하지 않으면 일을 하지 않아요"라고 말했습니다. 하나하나 설명을 다 해야 돼 까다롭다는 뉘앙스이기도 했습니다. 야구학회에 참석한 어느 코치가 했다는 "요즘 선수들은 근거가 있어야 따른다"는 말도 일반 기업의 모습과 다르지 않습니다. 젊은 선수의 학습과 생각의 체계는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근거를 따라가고 있습니다. 지도자의 리더십과 코칭은 어떠해야 할까요. 한국코치협회 인증코치 김종문 coachjmoon 지메일김종문은 중앙일보 기자 출신으로, 2011~2021년 NC 다이노스 야구단 프런트로 활동했다. 2018년 말 '꼴찌'팀 단장을 맡아 2년 뒤 창단 첫 우승팀으로 이끌었다. 현재 한국코치협회 인증코치(KPC)다. 2024.12.30 07:30
프로야구

"몸도 마음도 지쳐 있는 상태" 추신수는 왜 50일 만에 돌아왔을까 [IS 포커스]

"뭔가를 하기엔 (아직) 이른 거 같다."지난 11월 7일 열린 은퇴 기자회견에서 추신수(42)가 한 말이다. 선수 생활을 마무리한 그는 "지금은 몸도, 마음도 지쳐 있는 상태"라며 "여러 제안이 들어오고 있지만 그 어떤 자리에 있는 것보다 잘 해내는 게 중요하다. 휴식기를 갖고 천천히 생각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 가족을 언급하며 '아버지의 역할'을 강조하기도 했다.잠시 그라운드를 떠날 것처럼 예고한 추신수의 선택은 현장 복귀였다. SSG 랜더스 구단은 '추신수를 구단주 보좌 겸 육성총괄로 선임했다'라고 지난 27일 발표했다. 은퇴 기자회견 이후 50일 만에 거취를 확정했는데 KBO리그에서 전례를 찾기 힘든 구단주 보좌라는 직함에 육성총괄까지 맡게 됐다는 점에서 파격에 가깝다는 평가다. 은퇴 기자회견 이후 미국으로 출국한 추신수는 지난 23일 입국, 구단과 보직을 협의했다. 애초 2군 프런트에 합류한다고 알려졌으나 역할이 더 포괄적으로 늘어났다. 구단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추신수를 처음 영입(2021년 2월)했을 때부터 단순히 선수로만 생각한 건 아니었다. 은퇴 시점이 다가오면서 선수도 구단도 (더 나은 방향을) 고민했다"며 "추신수는 (미국에 거주 중인)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면서 공부하고 싶어 했다"라고 말했다. 추신수는 두 아들이 각각 미국에서 대학교와 고등학교 야구 선수로 뛰고 있다. 메이저리그(MLB)에서 16년간 활약한 만큼 현지 인적 네트워크도 탄탄해 한국이 아닌 미국에서 제2의 야구 인생을 설계할 것으로 전망됐으나 구단의 제안을 받고 '인천 복귀'를 결정했다.SSG는 추신수가 가장 잘할 수 있는 부분에 주안점을 뒀다. 구단 관계자는 "추신수는 환경이나 지원 등 강팀이 되는 조건에 대해 항상 관심을 가졌다"며 "구단주 보좌역이라는 게 뭔가 상설로 하기 애매한 부분이 있다. 육성총괄이라는 보직도 어떻게 보면 제한적일 수 있어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겸직을 결정했다"라고 말했다. 추신수는 시즌이 시작되면 한국과 해외를 오가면서 활동할 예정. 이 과정에서 보수는 받지 않는다. 2024시즌 연봉(3000만원)을 전액 기부하기도 한 그는 장비나 시설 등 선수와 관련한 투자를 더 해달라고 요청한 상황이다. 추신수의 보직을 우려하는 시선도 존재한다. 구단주 보좌와 육성총괄을 겸하면 구단 사·단장의 역할과 겹치는 부분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추신수는 SSG에 영입될 때부터 구단주인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과의 관계가 조명되기도 했다. 구단 내 실세 중의 실세라는 얘기가 끊임없이 나온 만큼 이번 보직을 흥미롭게 지켜보는 시선이 적지 않다. 구단 관계자는 "추신수도 이 부분을 조심스럽게 생각한다. 추신수가 어느 정도 조언은 할 수 있으나 1군 운영을 어떻게 해야 한다는 식으로 직접 관여하는 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추신수는 1월 초 미국으로 다시 출국한 뒤 2월 미국 플로리다 스프링캠프에 합류할 계획이다. 그는 "다시 한번 한국 프로야구 발전과 SSG의 일원으로 함께 일하며,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게 돼 많이 설렌다"며 "주어진 역할과 도전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배움과 연구를 계속할 것이다. 1군과 2군의 가교역할을 하는 등 맡은 바 임무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포부를 밝혔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12.30 05:30
프로야구

SSG는 왜 추신수에게 KBO 최초 '구단주 보좌역'을 맡겼을까

현역 은퇴한 추신수(42)가 내년부터 SSG 랜더스 구단주 보좌역 겸 육성총괄을 맡아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SSG 구단은 지난 27일 "추신수를 구단주 보좌역 겸 육성총괄로 선임했다"라고 밝혔다. 추신수는 11월 초 은퇴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거취에 대해 "지금은 몸도 마음도 지친 상태다. 여러 제안을 받고 있지만, 그 자리에 어울릴만한 준비가 되어 있지 않으면 시작하지 않을 것이다. 일단 충분히 쉬면서 천천히 생각하겠다"라고 신중한 입장을 내비쳤다. 가족과 떨어져 지냈던 만큼 미국에 머무르는 것도 하나의 선택지였다.구단 관계자는 "추신수 구단주 보좌역이 처음부터 구단의 프런트직 제안을 받아들이진 않았다. '아직 준비가 덜 됐다' '좀 더 공부를 하고 싶다'는 의사도 있었다"라면서 "구단의 제안을 최종적으로 받아들인 것이 11월 말~12월 초 사이였다"라고 말했다. 추신수의 보직은 프런트로 새출발을 결정한 후 상의 끝에 확정됐다. 그렇다면 SSG는 왜 구단주 보좌역을 제안했을까. 앞서 KBO리그에서도 '단장 보좌' 직함을 단 경기인 출신이 있었지만, 역사상 '구단주 보좌역'은 추신수가 처음이다. 그의 커리어와 경력을 고려해 '구단주 보좌역'을 맡겼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추신수와 SSG 랜더스 구단주인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의 인연도 이런 역할을 맡기는 데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정용진 구단주는 2021년 추신수를 직접 설득해 SSG 입단을 끌어냈다. 이후에도 두 사람은 자주 소통했다. 특히 정용진 회장의 야구 사랑은 특별하다. 홈구장인 인천 SSG랜더스필드를 수시로 방문해 응원했다. 그러나 올해 초 그룹 회장으로 승진해 회사 경영에 매진하면서 야구장을 찾는 발걸음이 크게 줄어들었다. 여전히 야구에 관한 관심은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추신수가 구단주 보좌역을 맡으면 팀 안팎의 상황에 대해 보다 빠르고 자세하게 전달받고, 또한 의사소통할 것으로 보인다. 추신수는 팀 내에서 유망주 육성에 전념하고 대외적으로는 구단주인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과 행보를 함께할 것으로 보인다. 프런트 업무를 맡아 팀 운영과 경영 등의 경험을 쌓으면서 더 넓은 미래를 그려볼 수도 있다. 구단 관계자는 "추신수 보좌역이 2021년 입단할 때 구단에선 선수로서 역할만 기대한 것은 아니었다. 지도자를 비롯한 다양한 시나리오를 고려했다"라면서 "만일 은퇴 이후 한 번 팀을 떠난다면 더 좋은 제안을 받는다거나 다시 돌아온다는 보장이 없다. 그래서 '함께 하자'고 계속 말했다"고 밝혔다. 추신수 구단주 보좌역의 역할과 권한에 대해선 "선수 지원 및 운동 여건 개선, MLB 인적 네트워크 활용, 1~2군 선수 육성, 구단 미래 전략 및 중요한 의사결정 지원 등을 맡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추신수 보좌역은 "구단주 보좌라는 KBO리그 최초의 직함으로 다시 한번 한국프로야구 발전과 SSG 랜더스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게 돼 많이 설렌다"라며 "나에게 주어진 역할과 도전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배움과 연구를 계속할 것이다. 또한 1군과 2군 선수단의 가교 역할뿐만 아니라 구단의 선수 운영에 대한 의견도 적극 개진하는 등 맡은 바 소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포부를 밝혔다.한편 추신수는 구단과의 협의 과정에서 보직과 관련한 보수는 받지 않기로 했다.이형석 기자 2024.12.28 06:03
프로야구

거취 고민하던 추신수, SSG는 '같이 하자'고 계속 설득했다

현역 은퇴한 추신수(42)가 고심 끝에 내년 시즌부터 프런트로 새출발한다. 20년 넘게 프로 무대에서 활약하며 몸과 마음이 지쳤지만, 구단이 끈질기게 설득에 나선 결과다. SSG 구단은 27일 "추신수를 구단주 보좌역 겸 육성총괄로 선임했다"라고 밝혔다.추신수는 2023년 시즌 종료 후 선수 생활 1년 연장을 택하면서 '예고 은퇴'를 선언했다. SSG 구단도 추신수와 동행을 조금씩 고민해 나가기 시작했다.다만 가족과 떨어져 지내던 추신수는 11월 초 은퇴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거취에 대해 "지금은 몸도 마음도 지친 상태다. 여러 제안을 받고 있지만, 그 자리에 어울릴만한 준비가 되어 있지 않으면 시작하지 않을 것이다. 일단 충분히 쉬면서 천천히 생각하겠다"라고 신중한 입장을 내비쳤다. 추신수는 미국에서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거나 야구 공부 의사도 있었다고 한다. SSG 관계자는 "추신수 구단주 보좌역이 처음부터 구단의 프런트직 제안을 받아들이진 않았다. '아직 준비가 덜 됐다' '좀 더 공부를 하고 싶다'는 의사도 있었다"라면서 "구단의 제안을 최종적으로 받아들인 것이 11월 말~12월 초 사이였다"라고 말했다. 추신수의 보직은 프런트로 새출발을 결정한 후 상의 끝에 확정됐다고 한다.구단 관계자는 "추신수 보좌역이 2021년 입단할 때 구단에선 선수로서 역할만 기대한 것은 아니었다. 지도자를 비롯한 다양한 시나리오를 고려했다"라면서 "만일 은퇴 이후 한 번 팀을 떠난다면 더 좋은 제안을 받는다거나 다시 돌아온다는 보장이 없다. 그래서 '함께 하자'고 계속 말했다"고 밝혔다. 은퇴 후 여러 가지 진로를 놓고 고민하던 추신수는 마침내 구단의 제안을 수락, 프런트로 제2의 야구 인생을 시작한다. 이후 구단주 보좌역과 육성총괄을 맡기로 결정했다. 구단은 "추신수 보좌역은 평소 선수단과 프런트에 1, 2군 발전을 위한 진심 어린 조언을 했다. 또한 MLB에서의 성공 경험과 노하우를 공유하려는 자세를 높게 샀다"라며 "솔선형 리더십으로 선수단 내 신뢰가 두텁고 소통 능력도 우수하다. 무엇보다 추신수 보좌역이 미국 MLB 구단과 프런트, 코치 등 다양한 실무자와의 인적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어 그동안 쌓아온 자산을 활용해 팀 전력 강화에 기여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육성총괄로서는 "MLB에서 성공한 야구 DNA를 퓨처스 선수들에게 이식하여 성장을 돕고, 지속적인 유망주 발굴로 1군 뎁스를 강화시켜 우리 팀이 강팀으로 자리매김하는데 이바지할 것을 기대한다"라고 덧붙였다. 추 보좌역은 "구단주 보좌라는 KBO리그 최초의 직함으로 다시 한번 한국프로야구 발전과 SSG 랜더스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게 돼 많이 설렌다"라며 "나에게 주어진 역할과 도전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배움과 연구를 계속할 것이다. 또한 1군과 2군 선수단의 가교 역할뿐만 아니라 구단의 선수 운영에 대한 의견도 적극 개진하는 등 맡은 바 소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포부를 밝혔다.SSG는 "구단과의 협의 과정에서 보직과 관련한 보수는 받지 않기로 했다"라고 밝혔다. 이형석 기자 2024.12.27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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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美로...김혜성 "하성이 형, 정후 만났다...곧 포스팅 신청" [IS 피플]

"아마 곧 포스팅(비공개 경쟁입찰)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미국도 추수 감사절 연휴가 있어서 그 이후가 될 것 같다."김혜성(25·키움 히어로즈)의 메이저리그(MLB) 도전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지난 26일 열린 2024 KBO 시상식을 마치고 취재진과 만난 김혜성은 "MLB에 가야 한다. 무조건 가고 싶은 마음이다. 팀(키움)과도 그렇게 이야기를 나눴다"며 "미국 에이전시와 구체적인 이야기는 나누지 않았다. 지난번 미팅에서는 어떤 팀들과 이야기를 나눴는지 정도만 들었다"고 근황을 전했다. 김혜성은 "포스팅 신청은 곧 할 것 같다. 신청하면 30일 협상 기간이 있으니 고려해야 한다"며 "곧 (신청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미국도 추수 감사절 연휴가 있어 신청하면 연휴 이후 협상하게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김혜성은 이번 MLB 스토브리그에서 대어는 아니지만, 분명 주목받고 있다. 메이저리그 공식 페이지 MLB닷컴은 27일(한국시간) 김혜성의 인터뷰를 소개했다. 또 김혜성이 8시즌 동안 KBO리그에서 기록한 통산 성적, 특히 도루 기록을 조명했다. MLB닷컴은 "김혜성이 2022·2023시즌 2루수 골든글러브를 수상했지만 2021시즌엔 유격수로도 수상한 적이 있다"고 소개했다. 매체는 김혜성에 대해 "KBO리그에서 손꼽히는 수비를 갖춘 2루수"라면서도 "구단 관계자들은 김혜성을 주전 2루수 또는 활용 폭이 큰 슈퍼 유틸리티 자원으로 본다"고 소개했다.MLB 네트워크의 존 모로시, MLB닷컴 마크 페인샌드는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시애틀 매리너스가 김혜성에게 관심이 있다고 전했다. 지난 3월 고척 서울 시리즈 때 방문해 김혜성에게 관심을 보이기도 한 모로시는 개인 소셜미디어(SNS)를 통해서도 김혜성의 포스팅 신청 임박 소식을 전했다.김혜성은 미국행 준비에 한창이다. 그는 영어 과외를 받고 있다며 "실력이 늘지를 않는다. 공부 말고 야구를 선택하길 잘했다"며 "나를 어필할 문구는 이미 준비했지만, 비밀이다. 가서 당당하게 말할 수 있게 열심히 외우고 있다"고 웃었다. MLB 무대로 먼저 향한 '포스팅 선배'들도 야구보다 먼저 생활 적응이 중요하다는 걸 전해줬다. 김혜성은 "지난주 김하성 형, (이)정후와 만났다"며 "하성이 형은 '음식이 입맛에 안 맞을 수 있으니 도시락을 챙길 생각을 해라'고 했고, 정후도 (미국 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해줬다"고 말했다.김혜성은 "두 사람이 계약할 때는 구단의 주요 유망주 포지션 상황을 잘 살피라는 조언도 해줬다"고도 덧붙였다. 경험이 녹아있는 조언이다. 김하성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입단 당시 주전 유격수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뿐 아니라 마이너리그에서 승격을 앞둔 CJ 에이브럼스(현 워싱턴 내셔널스) 잭슨 메릴 등과도 경쟁해야 했다. 이후엔 자유계약선수(FA)로 온 잰더 보가츠가 유격수를 차지했다. 김하성은 치열한 경쟁을 거치고서야 주전 유격수로 올 시즌을 소화했다. 이정후는 주전 중견수를 보장받았지만, 그의 부상 기간 수많은 외야 유망주가 빅리그로 올라와 2025년 이후 이정후와 경쟁을 예고했다.슈퍼 유틸리티와 빠른 발이 장점인 김혜성은 우승 가능성 보다도 출전 기회가 갖춰진 팀이 적합한 행선지라는 평가가 많다. 김혜성은 "구단이 빅 마켓인지, 스몰 마켓인지 같은 부분은 신경 쓰지 않는다. 포스팅을 신청한 후 계약 제안이 들어온다면 (기회를 받고) 뛸 수 있는 상황인지 잘 생각해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11.28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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