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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좀비딸’ 필감성 감독 “조정석 아니었다면?”…올 최단기 손익 돌파 비결 [IS인터뷰]

“조정석 캐스팅이 안 됐다면요? 상상하기 싫죠. 정말 ‘연애편지’라고 생각하고 제안 드렸어요.” 여름 극장가를 힘차게 이끌고 있는 ‘좀비딸’을 연출한 필감성 감독은 주역 조정석에게 깊은 애정을 표했다. 단지 흥행에 따른 감사는 아니다. 필 감독은 일간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이 영화는 웃기다가 울리다가 여러 감정선이 한 장면에 존재해 배우와 호흡이 잘 맞아야 했다”며 “제가 몇 마디 안 해도 조정석이 ‘해볼게요’라면서 자신만의 위트로 완성 해내는 게 정말 좋았다”고 극찬했다.지난달 30일 개봉한 ‘좀비딸’은 동명 웹툰이 원작으로, 이 세상 마지막 남은 좀비가 된 딸을 지키기 위해 극비 훈련에 돌입한 아빠 정환의 이야기를 그린다. 개봉 첫날 올 최고 오프닝 스코어인 43만 명을 기록하며 올해 최단 속도인 개봉 6일만에 200만 명을 돌파, 익일 손익분기점 220만 명도 넘었고 현재 400만명 돌파를 눈앞에 뒀다. 과거 ‘인질’과 ‘운수 오진 날’ 등 스릴러에서 두각을 드러내 ‘피 감성’이라는 별명이 붙었다는 필 감독은 “사실 코미디를 좋아하는데 ‘좀비딸’ 영상화를 제안받게 됐다”며 “원작이 가진 ‘소중한 사람이 좀비가 된다면’ 같은 슬픈 질문들을 유쾌하게 풀어내는 방식이 영상화 되면 새롭겠다는 생각에 도전했다”고 연출 계기를 떠올렸다.“원작을 볼 때부터 주인공 정환은 조정석이 하면 좋겠다면서 매 순간 생각하며 시나리오를 작업했어요. 실제로 촬영하면서는 ‘저건 아빠가 아니면 나올 수 없는 연기다’ 싶었던 장면도 많았죠.”극중 정환이 자신의 팔을 물지 않은 딸 수아(최유리)에게 ‘잘했어’라고 말하는 장면은 필 감독이 상상한 그대로였다. 실제 득녀 후 ‘딸바보’가 된 조정석 스스로도 몰입도가 높았다고 고백했듯 필 감독은 “이 작품의 이야기를 설명해주는 얼굴이었다”며 “조정석이 ‘다행입니다. 감독님’이라는 말을 돌려줄 때 교감을 느꼈다”고 치켜세웠다.전작 ‘운수 오진 날’을 함께한 이정은도 설득해 밤순 역에 캐스팅, ‘만찢’ 싱크로율을 완성했다. 해사한 웃음 속 묘한 슬픔을 지닌 최유리는 ‘외계+인’에서 눈독 들여 수아 역에 낙점했다. 조여정과 윤경호까지 필 감독은 “우리 배우들은 감사하게도 전부 ‘원픽’”이라며 “앙상블을 잘 이뤄 제 부족한 면을 살려주셨다”고 공을 돌렸다. “저도 굉장히 원작 팬인지라 각색할 땐 내가 좋아하는 건 꼭 살리자는 주의였어요. 팬들과 이심전심이지 않을까요.”원작자인 이윤창 작가도 영화화 각색에 “원래 표현하고 싶었던 부분이 있었는데 시나리오에서 이뤄져서 좋았다”며 호평을 보냈고, 필 감독은 이 작가에게 놀이동산 캐리커처 작가 역으로 특별출연을 선물했다. 그런가 하면 원작에 없던 보아의 ‘넘버 원’, 2NE1의 ‘내가 제일 잘나가’ 같은 K팝 주제가와 춤동작을 결합한 듯한 좀비 액션은 필 감독만의 ‘감성’을 녹여 완성했다.필 감독은 “음악을 정말 좋아해서 항상 듣는다. 그래서 리듬감을 연출에서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좀비신은 군무로 접근해 동작마다 직업과 캐릭터를 하나하나 설계해 녹였다. 마이클 잭슨의 ‘스릴러’ 뮤직비디오를 레퍼런스로 삼아 그로테스크하면서도 웃기고 사실적으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덕분에 원작의 만화적인 매력을 살려내면서 조정석을 비롯해 믿고 보는 연기력의 배우진이 따뜻한 웃음과 눈물을 자아내는 가족 영화로 제대로 입소문을 탔다. 필 감독은 “감독을 직업으로 하길 잘했단 생각이 든다. 무대인사에 가족 3대가 같이 온 모습이 감동적이었다”며 뿌듯해했다.“가족들과 같이 극장에서 무해하게 볼 수 있는 영화입니다. 극장만이 줄 수 있는 감동이 분명 있습니다. ‘좀비딸’을 통해 많이 느끼시길 바라요.”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5.08.14 05:55
영화

DC ‘슈퍼맨’ vs 마블 ‘판타스틱4’ 빅매치 실패…족족 미끄러진 히어로물, 왜? [IS포커스]

할리우드 히어로 양대 산맥 마블과 DC가 국내에선 제대로 붙어보기도 전에 시들해졌다. ‘슈퍼맨’과 ‘판타스틱4: 새로운 출발’의 국내 흥행 기세가 약해 히어로 프렌차이즈가 부진을 떨쳐내고 있지 못한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28일 영진위 영화관 입장권에 따르면 ‘판타스틱4: 새로운 출발’(이하 ‘판타스틱4’)은 개봉 첫주 주말(지난 25일~27일) 동안 26만 9097명이 감상해 주말 박스오피스 3위에 등극했다. 네 명의 우주비행사가 예기치 못한 초능력을 얻으며 히어로 팀으로 뭉치는 이야기인 ‘판타스틱4’는 마블코믹스 원작이지만 영화 판권은 20세기 폭스가 가져 수차례 영상화했으나 10년 전 마지막 리부트 작품이 39만 명을 모으는데 그친 ‘아픈 손가락’이다. 그렇기에 20세기 폭스를 인수한 디즈니 마블이 10년 만에 리부트하는 ‘원조’의 맛은 다를 거란 기대가 모였다.개봉 첫날인 지난 24일 ‘판타스틱4’는 7만 2690명이 감상하며 일일 전체 박스오피스 2위로 출발했다. 하루 앞서 개봉한 한국 영화 기대작 ‘전지적 독자 시점’이 연일 정상을 지키고 있으며, 주말엔 입소문 역주행에 성공한 브래드 피트 주연의 ‘F1 더 무비’가 치고 올라왔다. 여기에 ‘판타스틱4’는 예매율도 28일 오전 기준 4위를 기록 중이며 선 순위 작품들과 4만 여장 차이로 고전 국면이다.이는 북미와 상당한 온도 차다. 미국 영화 통계 집계사이트 박스오피스 모조에 따르면 ‘판타스틱4’는 개봉 첫 주말 글로벌 2억 1800만 달러(약 3018억 원) 수입을 올려, 현지에선 예상 밖 호성적이라고 평가받았다. 로튼 토마토 팝콘지수도 93%에 달하는 등 관객 평점도 높아 뉴욕타임스는 “6년 만의 마블 오리지널 히트작”이라고 평가했다.앞서 9일 개봉한 ‘슈퍼맨’ 또한 다르지 않다. DC 스튜디오의 새 수장 제임스 건 감독이 야심 차게 선보인 이번 리부트 작품은 전작 ‘맨 오브 스틸’의 동기간 기록을 뛰어넘어 개봉 2주 만에 글로벌 4억 683만 달러(약 5665억 원) 흥행 수입을 올렸으나 국내에선 반향을 얻지 못했다. 개봉 3주 차를 지나면서 누적관객수는 84만 명을 넘겼으나, 일 관객 1만 명 대를 웃돌며 박스오피스 10위 권에 발을 간신히 걸치고 있다. 두 작품 모두 미국 현지에선 정체성 고민이나 가족애 등 ‘영웅의 인간적인 면모’가 강화된 정서적 스토리텔링이 흥행 요인으로 꼽혔으나 국내 관객과는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한 모양새다. 진입장벽을 높인 OTT 시리즈와의 ‘세계관’ 연계 이미지가 가시지 않은 탓도 있다. 호불호 속 공교롭게도 ‘판타스틱4’와 ‘슈퍼맨’ 모두 실관람지수인 CGV 에그지수는 89%(28일 집계)를 기록 중이다. 히어로 프렌차이즈 부흥이 걸린 중요한 국면이기에 여느때보다 최종 성적표에 관심이 쏠린다. ‘판타스틱4’는 올해 개봉한 마블 신작 ‘캡틴 아메리카: 브레이브 뉴 월드’(165만 명), ‘썬더볼츠*’(92만 명)을 뛰어넘어 내년 개봉할 ‘어벤져스: 둠스데이’로 연결할 막중한 징검다리 역을 맡았다. ‘슈퍼맨’ 또한 제임스 건 감독이 그려갈 DC유니버스 부활의 첫 단추이기에 흥행이 절실한 타이밍이었다.한 극장 관계자는 “히어로 영화에 기대하는 서사와 액션 기대치가 있는데 이번 작품은 대중적인 감수성 코드에 집중하다 보니 마니아 팬층의 초반 평가를 박하게 받은 부분도 있다. 요즘처럼 입소문이 관람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는 시기에선 불리하게 작용했다”고 짚었다. 이어 “여기에 ‘전지적 독자 시점’ ‘좀비딸’ 등 한국영화 텐트폴이나 ‘F1 더 무비’처럼 장기흥행 작품이 예매율 상위권에 포진했기에 ‘판타스틱4’의 반등은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5.07.29 06:05
e스포츠(게임)

스마일게이트 '쌀먹과의 전쟁' 승리할까…기둥 살리기 안간힘

스마일게이트의 실적 대들보인 핵앤슬래시 MMORPG '로스트아크'가 악성 유저에 맞서 결국 칼을 빼들었다. 회사의 정상화 노력에 유저들이 발길을 돌릴지 관심이 쏠리는데, 극적인 효과가 당장 나타나지는 않는 모습이다.플레이 가치 회복 총력2일 업계에 따르면 ‘로스트아크’를 운영하는 스마일게이트 RPG의 향후 업데이트 핵심은 ‘쌀먹 퇴치’다. 쌀먹은 게임이나 콘텐츠 활동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것을 뜻한다.‘로스트아크’ 일부 유저들은 게임 내 화폐인 골드를 모아 현금화하고 있다. 판매 목적으로 생산만 하고 소비하지 않으면서 골드 가치가 하락해 인플레이션이 발생했다. 일반 유저들은 아이템과 골드의 희소성이 떨어지는 등 성장의 재미가 사라지면서 등을 돌리기 시작했다.전재학 ‘로스트아크’ 디렉터는 지난달 업데이트 프리뷰 방송에서 “최근과 같은 급격한 골드 가치 하락은 정상적이지도 않고 발생해서는 안 되는 수준”이라며 “발 빠르게 대응해 유저들의 소중한 플레이 가치가 훼손되지 않도록 운영하겠다”고 약속했다.시즌 3를 기준으로 ‘로스트아크’에서 골드 생산만 하는 유저는 전체의 12%에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유통한 골드가 58%에 달해 게임 내 경제 시스템에 직접 영향을 미친 게 문제가 됐다. 이에 지난달 25일 여름 업데이트를 거쳐 보상 골드 일부를 귀속 골드로 지급해 골드 유통량을 조정했다. 귀속 골드는 장비 재련, 품질 업그레이드 등에 기존 골드처럼 쓸 수 있지만, 귀속된 캐릭터에만 사용 가능하고 다른 유저와 거래할 수 없다.골드를 소비할 수 있는 채널도 다양화한다. 골드 상점은 장비 품질 레벨업 확정권, 국내 미출시 탈 것 등 획득하기 어려운 확률형 아이템을 매대에 올려 골드를 쓰도록 유도한다. 이벤트 상점 재화에도 골드를 추가하고, 게임 플레이 때 다양한 효과를 부여하는 카드 상품도 골드 소비 목적으로 활용하기로 했다.신뢰도 시스템도 눈길을 끈다. 골드를 성장에 쓸수록 점수를 주고, 다른 유저와 거래하면 차감한다. 신뢰도가 낮으면 거래 시 수수료를 부과한다. 골드 생성·유통만 하는 유저에게 페널티를 부과한다.해외 유저들도 돌아올까이처럼 게임 내 경제 정상화 작업이 꾸준히 이어지면서 국내 최대 아이템 거래 사이트에서 ‘로스트아크’의 골드 시세는 작년 말 1만 골드당 4500원 가량에서 현재 2000원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현금 시세와 반대로 게임 내 골드 가치가 올라가면서 국내 유저들이 다시 게임에 접속하고 있다. 게임트릭스의 지난 1일 PC방 점유율 통계에서 ‘로스트아크’는 2.56%로 9위에 올라 ‘던전앤파이터’(2.77%)를 바짝 추격했다. 한 달 전만 해도 1%대 점유율로 10위권 밖으로 밀려나 있었다. 그런데 해외 유저들은 아직 잠잠하다.글로벌 PC 게임 플랫폼 스팀에서 일일 이용자 수가 지난 4~5월에 걸쳐 3만명대까지 올라갔지만 이후 내리막을 걸었고, 6월에는 중순이 지나자 내내 1만명대를 맴돌고 있다. 업데이트가 있었던 6월 25일에는 1만8000명으로 반짝 증가하는 데 그쳤다.‘로스트아크’의 회사 내 입지도 좁아졌다.2024년 ‘로스트아크’의 연간 매출은 4758억으로 전체(1조5222억원)의 31%를 차지했다. FPS(1인칭 슈팅게임) ‘크로스파이어’는 47%를 책임졌다.그런데 올해 1~2월에는 ‘로스트아크’의 비중이 약 19%로 쪼그라들었다. 그 사이 ‘크로스파이어’(69%)의 의존도가 높아졌다. 하반기 업데이트에 최종 성과가 갈릴 전망이다.7주년을 맞은 ‘로스트아크’는 여전히 스마일게이트의 버팀목이다. 1000억원을 투자한 대작 PC MMORPG다.방대한 스토리와 화려한 액션 연출, 고퀄리티 그래픽으로 해외에서도 입소문을 타 2018년 11월 공개 서비스 초기부터 흥행에 성공했다. 2022년 2월에는 스팀 일일 최고 동시 이용자 수 132만5305만명을 찍었다.전재학 디렉터는 “최근 불안하고 부족한 모습을 보여 죄송한 마음”이라며 “매너리즘에 빠진 부분을 타파하고 변화하면서 즐거움을 선사하는 게임이 되도록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5.07.03 08:00
드라마

불륜녀 잡고 양아치한테 복수… ‘살롱 드 홈즈’ 이시영, 코믹 연기도 잘하네

코믹함을 살려 빌런들을 잡는다.배우 이시영이 ENA 월화드라마 ‘살롱 드 홈즈’에서 워맨스 케미를 통해 통쾌한 복수를 하며 시청자들의 웃음을 자아내고 있다.지난 16일 첫 방송된 ‘살롱 드 홈즈’는 광선주공아파트를 배경으로 추리력 만렙 공미리(이시영)와 전직 에이스 형사 추경자(정영주), 보험왕 전지현(남기애), 알바의 여왕 박소희(김다솜)까지 단지 해결사로 뭉친 여성 4인방이 아파트 빌런을 응징하는 코믹 워맨스 활극이다. 1회 1.3%(닐슨코리아, 전국 기준)에서 2회 2.2%로 상승하며 입소문을 타고 있다.‘살롱 드 홈즈’는 일상 생활에서 마주칠 법한 빌런들을 등장시키고, 이들을 물리치는 과정을 통해 통쾌함을 선사한다. 매회 에피소드 형식으로 다양한 빌런들이 등장하고, 각자 다른 능력을 가진 4명의 여성들이 힘을 합쳐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이 빠르게 전개되면서 시청자들에게 짜릿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이러한 장면 속에서 통쾌함을 극대화하는 역할을 하는 인물은 단언컨대 이시영이다. 이시영은 극중 광선주공아파트의 명탐정 공미리 역을 맡았다. 공미리는 타고난 촉을 기반으로 날카로운 추리력과 순발력을 자랑하는 인물이다. ‘살롱 드 홈즈’ 1회에서 공미리는 아파트에 입성한 후 ‘시월드’를 피해 혼자 방문한 동네 마트에서 총을 들고 나타난 최양희(김금순)를 마주했다. 최양희는 남편이 불륜을 저질렀으며 상간녀가 마트 안에 있다면서 흥분했다. 공미리는 “바람 피운 여자를 찾아드리겠다”고 최양희를 진정시키고 추리력으로 마트 안에서 상간녀 후보를 좁혀나갔다. 결국 공미리는 증거를 남기지 않기 위해 중고 거래 플랫폼을 통해 대화를 나눈 모습을 포착했고 셜록 홈즈 급의 추리력을 입증하며 ‘불륜’ 빌런들을 잡아냈다. 이 과정에서 이시영은 유쾌하면서도 예리한 면모를 가진 공미리를 섬세하게 그려내며 극의 몰입감을 높였다. 또 이시영은 2회 방송에서 등장한 아파트 앞 주차장 빌런 양아치를 잡기 위해 고군분투 하는 과정에서, 차에 갇혀 화장실을 가지 못해 급하게 처리를 하는 등 과감하게 망가지는 모습을 보여주며 코믹함을 살렸다.이시영은 이번 작품에서 코믹 연기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제작발표회에서 “제가 운동도 좋아하고 활동적인 일들을 많이 하다 보니까 연기했던 캐릭터가 검사, 형사 등 액션에만 치중한 부분이 있었다”며 “코미디를 개인적으로도 좋아했다. 오랜만에 마음 놓고 연기할 수 있어서 행복했다. 오랜만에 다른 모습으로 인사드리는 것이고 준비도 열심히 했다. 개인적으로 기대가 크다”고 말하기도 했다.이시영은 그동안 장르물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발휘해왔다. 넷플릭스 시리즈 ‘스위트홈’에서는 괴물과 맞서는 전직 특전사 출신 소방관 역할로 거침없는 액션을 선보이는가 하면, 디즈니플러스 ‘그리드’에서는 정체불명 미지의 존재인 유령으로 등장해 미스터리와 SF 경계를 오가는 연기를 펼쳤다. 그런 이시영이 ‘살롱 드 홈즈’에서는 자신의 촉과 추리력을 앞세워 사건을 추적하는 엉뚱하고 능청스러운 생활형 탐정 역할로 가벼운 웃음을 피어오르게 만들고 있다. 과감하게 망가지면서도, 과장되지 않은 생활 코믹 연기를 통해 친근한 매력이 배가 된다는 평이다.하재근 대중문화 평론가는 “이시영이 한동안 장르물에서 무거운 역할을 계속 맡아와 이미지가 고착될 수 있는데, 배우는 자신의 이미지를 다변화시킬 필요가 있고 활동 영역을 확장 시킬 필요가 있는 만큼 코믹 장르인 ‘살롱 드 홈즈’에 도전한 것으로 보인다”며 “여배우가 망가지는 모습에 대해 시청자들의 수요가 꽤 있고 이시영이 액션 분야에서는 최고 위치의 배우인 만큼 이번 작품에서 인간미까지 보여주면서 스타성과 경쟁력이 더 커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이수진 기자 sujin06@edaily.co.kr 2025.06.25 06:05
드라마

[줌인] 입소문 탄 ‘ONE: 하이스쿨 히어로즈’, ‘약한영웅’처럼 대박 터뜨리나

웨이브 오리지널 드라마 ‘ONE: 하이스쿨 히어로즈’가 공개 이후 입소문을 타며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드라마가 장기 흥행에 성공하며 ‘약한영웅 클래스1’에 이어 웨이브의 또 다른 간판 콘텐츠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난 13일 시즌1 최종회를 공개한 ‘ONE: 하이스쿨 히어로즈’는 지난 5월 30일 첫 공개 후 20일 연속 웨이브 신규 유료 가입 견인 콘텐츠 1위(지난 20일 기준)를 기록했다. 또한 전 회차 공개 이후 웨이브 전체 드라마 중 시청 시간, 시청 유저 유입까지 3주 연속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드라마는 6500만 조회수를 기록한 인기 웹툰 ‘ONE’을 원작으로, 전교 1등 의겸(이정하 분)과 그의 싸움 실력을 주목한 윤기(김도완 분)가 ‘하이스쿨 히어로즈’를 결성해 학교 폭력 서열을 뒤엎는 이야기다. 드라마는 원작 팬덤의 두터운 지지를 바탕으로, 실사화 과정에서 과도한 각색 없이 원작의 주요 서사와 감성을 유지한 점이 긍정적인 반응을 끌어냈다는 평가다.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공개 후 “웹툰에서 본 장면이 똑같이 나와 소름이었다”, “과하지 않아서 오히려 원작 감성이 잘 살아났다”는 호평이 나왔다. 연출을 맡은 이성태 감독은 일간스포츠에 이 같은 인기에 대해 “결국 원작의 힘”이라며 “기본적인 플롯은 유지하되 드라마적으로 필요한 부분만 각색했다. 원작의 테마와 스토리텔링이 워낙 훌륭했기 때문에 큰 변형은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별히 기존 팬덤을 의식한 건 아니지만, 이 작품을 사랑한 독자들을 실망시키면 안 된다는 생각은 늘 있었다”고 준비 과정을 밝혔다. 이 감독은 시즌2 제작 여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면서도 “다양한 캐릭터들이 등장하기 때문에 스핀오프 또한 고려해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있다”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ONE: 하이스쿨 히어로즈’는 매회 학교 폭력 가해자를 응징하는 이른바 ‘도장깨기’식 구성과 ‘복면 히어로’라는 콘셉트를 통해 기존 학원물과 차별점을 뒀다. 정체를 숨긴 주인공이 회차마다 새로운 갈등 구조 속에서 대결을 펼치면서도, 전체적인 이야기 구조는 일관된 메시지를 전하며 몰입도를 높인 것. 이는 감정선의 흐름이 강조되는 기존 청소년 드라마와 차별화되는 지점으로 꼽힌다. 또 스타일리시한 액션, 감각적인 색감과 음악 등은 장르물로써 완성도를 높였다는 평가다. 그렇기에 ‘약한영웅 클래스1’과의 비교도 뒤따른다. 지난 2022년 공개된 ‘약한영웅 클래스1’은 공개 직후 웨이브 유료 가입자 증가를 이끌며 ‘K하이틴 누아르’라는 호평을 받았다. 학교 폭력 묘사를 사실적으로 그려내 큰 호응을 얻으면서 웨이브 오리지널 드라마의 간판 작품으로 우뚝 섰다. 1편 인기에 힘입어 ‘약한영웅 클래스2’가 지난 4월 넷플릭스에서 공개돼 큰 화제를 모았다. ‘ONE: 하이스쿨 히어로즈’ 역시 ‘약한영웅 클래스1’처럼 웹툰 원작 기반이라는 점, 학교 폭력을 중심으로 한 성장 서사를 택하고 있다는 점이 닮았다. 다만 ‘약한영웅 클래스1’이 리얼한 복수극에 가까운 것과 비교해 ‘ONE: 하이스쿨 히어로즈’는 문제를 해결하나가는 히어로물적인 성격이 더 강하다. 때문에 ‘ONE: 하이스쿨 히어로즈’가 시리즈로 이어질 가능성이 더 높다는 분석이다. 하재근 대중문화 평론가는 “웨이브는 OTT들간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오리지널 콘텐츠 확보에 상당히 절실한 상황이다. 그런 점에서 특정 팬층이 확실한 학원물은 큰 제작비나 스타 캐스팅 없이도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짚었다. 이어 “‘ONE: 하이스쿨 히어로즈’가 그 예이고 인기가 이어진다면 ‘약한영웅 클래스1’에 이어 오리지널 킬러 콘텐츠로 자리를 공고히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유지희 기자 yjhh@edaily.co.kr 2025.06.24 06:06
영화

‘하이파이브’ 무대인사 138회…4주차도 ‘열일’ 잇는다

개봉 3주차에도 한국영화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하며 흥행 순항 중인 영화 ‘하이파이브’가 4주차 무대인사를 확정 지었다고 16일 배급사 NEW가 밝혔다.‘하이파이브’는 장기이식으로 우연히 각기 다른 초능력을 얻게 된 다섯 명이 그들의 능력을 탐하는 자들과 만나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코믹 액션 활극.폭발적인 입소문으로 장기 흥행에 돌입한 ‘하이파이브’의 주역들이 뜨거운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 개봉 4주차 무대인사에 나선다. 오는 21일에 짜릿한 액션 하이라이트를 장식한 ‘완서’ 역의 이재인과 ‘영춘’ 역의 박진영, 그리고 강형철 감독이 CGV 영등포, CGV 용산아이파크몰 을 차례로 찾아 극장을 찾아준 관객들에게 특급 팬서비스를 펼칠 예정이다. 발차기, 격파, 댄스 등 다채로운 볼거리로 관객과 소통을 이어가는 ‘하이파이브’는 다가오는 주말 무대인사 총 138회 진행이라는 기록을 남기게 된다. 영화 ‘하이파이브’의 무대인사 예매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극장별 홈페이지 및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하이파이브’는 전국 극장에서 절찬 상영 중이다.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5.06.16 18:16
영화

투슬리스 제친 K초능력자…‘하이파이브’ 전체 1위 탈환

올여름 극장가를 사로잡은 코믹액션 ‘하이파이브’가 박스오피스 1위를 탈환했다.10일 영진위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하이파이브’는 전날인 9일 드림웍스 실사 영화 ‘드래곤 길들이기’를 제치고 전체 박스오피스 1위를 탈환했다. 일관객수는 3만 1811명이며 누적관객수는 118만 2306명이다.지난 7일 100만 관객을 돌파, 2주 차 주말에는 전주보다 더 많은 관객을 불러 모으며 개싸라기 흥행세를 이어가고 있는 ‘하이파이브’는 쟁쟁한 신작들의 공세를 물리치고 다시 박스오피스 정상에 올라 놀라움을 자아낸다.이는 관객들의 뜨거운 입소문에 힘입은 결과로, ‘하이파이브’를 관람한 관객들은 “유쾌 상쾌 통쾌! 한국판 어벤져스!”(go***), “보는 맛, 듣는 맛, 드립 맛, 모두 만족!”(an**la***), “웃음꽃 선사, 스트레스 훌훌”(ki**da***) “히어로, 액션, 판타지 좋아한다면 강추!! 쉴 새 없는 액션과 빵빵한 OST! 꼭 극장에서 봐야 할 영화”(봄날***), “역시 ‘써니’ 감독다운 연출력, 입이 떡 벌어진다”(st**673***), “이렇게 무해하고 편안하면서 무엇보다도 유쾌하고 행복한 영화라니!”(싱***) 등 영화에 대한 높은 만족감을 드러내고 있다.한편 ‘하이파이브’는 장기이식으로 우연히 각기 다른 초능력을 얻게 된 다섯 명이 그들의 능력을 탐하는 자들과 만나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코믹 액션 활극. 전국 극장에서 절찬 상영 중이다.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5.06.10 09:01
영화

연휴 승자는 ‘판타지’…‘하이파이브’ 웃고, ‘소주전쟁’ 씁쓸 [IS포커스]

조기 대선부터 현충일 연휴까지, 이재인 주연 초능력 판타지 ‘하이파이브’가 관객의 선택을 가장 많이 받았다. 실화 모티브 작품보다 잠시 현실을 잊을 수 있는 통쾌함을 주는 작품이 강세를 보였다는 평가다.9일 영진위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6월 첫째 주(2~8일) 집계된 주간 박스오피스에서 ‘하이파이브’가 75만 5002명이 감상해 1위를 차지했다. 이날까지 누적 관객수는 115만 500명으로, 징검다리 연휴를 겨냥해 지난달 30일 개봉한 지 9일 만인 지난 7일 100만 관객을 돌파했다.‘과속스캔들’ ‘써니’ 등 웃음과 감동 두 마리 토끼를 잡아 흥행을 거둔 강형철 감독의 신작인 ‘하이파이브’는 장기이식으로 우연히 각기 다른 초능력을 얻게 된 다섯 명이 그들의 능력을 탐하는 자들과 만나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코믹 액션 활극이다.아역 배우 출신 이재인부터 코믹에서 두각을 드러내 온 안재홍, 라미란 등 탄탄한 배우진이 주변에 있을 법한 친근한 얼굴로 ‘믿고 보는’ 연기 어벤져스를 완성했다. 또한 스피드와 괴력 등 속도감 빠른 액션과 리듬감 좋은 유쾌한 코미디 티키타카가 초반 입소문을 장악하며 10일 연속 한국 영화 박스오피스 1위를 끌어냈다.반면 같은 날 개봉한 유해진, 이제훈 주연 ‘소주전쟁’은 쓴잔을 들이키면서 연휴 관객의 온도차를 방증했다. ‘소주전쟁’은 1997년 IMF 외환위기 당시 부도 위기의 진로그룹이 미국 투자회사 골드만삭스의 계획대로 헐값에 매각되기까지의 과정을 모티브로 한 작품이다.극중 유해진과 이제훈이 각각 애사심이 투철한 소주 회사 재무이사 종록과 성과 중심의 글로벌 투자사 직원 인범으로 분해 호연을 펼쳤으나, ‘소주전쟁’은 지난 8일까지 누적 관객 25만 4987명을 모아 상대적으로 더딘 흥행세를 보이고 있다. 여기엔 외화의 존재감도 상당하게 작용했다. 드림웍스 애니메이션 원작 실사 영화 ‘드래곤 길들이기’는 현충일 당일 개봉해 오프닝 스코어 22만 명을 기록했으며, 개봉 후 사흘 동안 54만 398명이 관람해 ‘하이파이브’에 이어 주간 박스오피스 2위에 등극했다. 톰 크루즈 주연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 또한 연휴 관객의 꾸준한 선택으로 개봉 23일째인 지난 8일 300만 관객을 돌파했다.시국과 맞물려 특수를 누린 작품도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를 연상시켜 주목받은 ‘신명’은 제21대 대통령선거일 전날인 지난 2일 개봉 후 7일간 누적 관객 37만 8645명을 달성했다. 상대적 저예산 작품이지만 다소 자극적으로 현실을 은유하는 오컬트 스릴러 픽션을 추구한 덕에 근래 공개된 정치 소재 작품 중에서도 관객의 흥미를 끌었다는 평이다. 이처럼 호성적을 거둔 작품들이 공통적으로 판타지 장르 외피를 둘렀거나 비현실적인 소재라는 점이 눈여겨볼 만하다. 특히 다채로운 초능력자들의 좌충우돌을 그린 ‘하이파이브’와 용과 바이킹 소년의 종족을 뛰어넘은 우정을 그린 ‘드래곤 길들이기’는 화려한 볼거리와 따뜻한 웃음을 모두 갖춘 작품으로 평가된다.CGV 한 관계자는 “이른 여름 날씨나 팍팍한 현실을 잠시 잊고 극장에서 통쾌함을 느끼며 웃고 떠들면서 즐길 수 있는 작품이 관객들의 선택을 받았고, 실관람객의 만족도도 높게 나타나고 있다”며 “하늘을 나는 환상적인 장면들 덕에 극장만의 체험도 배가 된다. 특수관을 찾는 관객도 상당하다”고 짚었다.극장만이 줄 수 있는 몰입감을 추구한 결과이기도 하다. ‘하이파이브’의 강형철 감독은 일간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하이파이브’는 세팅 값 자체가 극장 최적화다. 화면과 소리 모두 시원하게 즐길 수 있도록 작업과정에서 ‘극장’을 강조했다”고 주안점을 밝혔다. 실제로 ‘하이파이브’와 ‘드래곤 길들이기’는 실관람 지수인 CGV에그지수도 90% 중후반대 높은 성적을 유지하고 있다. 예매율도 9일 오후 1시 기준 정상을 앞다퉈 추후 흥행 레이스가 주목된다. 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5.06.09 14:08
영화

“속편 제작 부탁” 속출…‘하이파이브’ 개싸라기 흥행 청신호

1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하이파이브’가 10일 연속 한국 영화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9일 영진위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하이파이브’는 개봉 2주 차를 맞이한 지난 6일부터 8일까지 3일간 총 40만 740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전체 박스오피스 2위, 한국영화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했다. 지난달 30일 개봉과 동시에 전체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르며 흥행 순항을 알린 ‘하이파이브’는 지난 7일 100만 관객 돌파, 개봉 2주 차 주말에는 전주보다 더 많은 관객을 불러모으며 최근 극장가 성공 공식으로 여겨지는 ‘개싸라기’ 흥행세를 펼치고 있다. 치열한 경쟁 상황 속에서도 실관람객들의 입소문을 토대로 흥행 성적과 관객 만족도 모두 상승 곡선을 그리며 장기 흥행 전망을 밝히고 있다.한편 영화를 본 관객들은 “재미있고, 연출 기가 맥히고, 가족 간의 사랑까지! 카멜레온 같은 영화”(샵공****), “결말까지 통쾌! 2시간이 짧게 느껴짐. 무조건 후속편 제작 부탁요!!!”(스티브로****), “여름철 극장을 찾아야 할 이유를 증명하는 영화! 가족단위로도, 연인이나 친구끼리도 보기 좋다”(용****) 등 폭발적인 반응을 쏟아내며 영화에 대한 높은 만족감을 드러내고 있다.‘하이파이브’는 장기이식으로 우연히 각기 다른 초능력을 얻게 된 다섯 명이 그들의 능력을 탐하는 자들과 만나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코믹 액션 활극. 전국 극장에서 절찬 상영 중이다.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5.06.09 08:54
영화

‘씨너스: 죄인들’ 기똥차다, 이 영화 [정시우 SEEN]

무엇을 상상하든 예상을 비껴간다. 어떤 장르를 예상하든 비상하게 비튼다. 액션 영화인 듯하다가, 호러로 변모했다가, 뱀파이어물로 급커브를 꺾더니, 음악 영화로 기분 좋게 전복해 버리는 배짱도 두둑하다. 가장 놀라운 것은 온갖 장르가 잡탕처럼 섞였는데, 난삽하기는커녕 그만의 개성으로 승화된다는 점이다. 흥행과 비평 모두를 잡으며 할리우드에서 입소문을 탄 ‘씨너스: 죄인들(이하 ‘씨너스’)’ 이야기다. 때는 바야흐로 인종차별이 횡행하던 1932년. 스모크와 스택(마이클 B. 조던) 쌍둥이 형제가 고향 클락스데일로 돌아온다. 금의환향은 아니다. 평판이 어찌나 안 좋은지, 그들의 이름만 들어도 벌벌 떠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거나 말거나 형제는 고향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려는 참이다. 흑인들을 위한 술집인 ‘주크 조인트’를 통해서다. 술집 개장을 준비하며 형제는 사람들을 끌어모은다. 이중엔 음악에 천재적인 소질이 있는 사촌동생 새미(마이클 케이턴)도 있다. 여기서 잠시 영화의 문을 여는 내레이션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전설에 따르면, 진실된 음악으로 생과 사의 경계를 허무는 이들이 있다. 이 재능은 공동체를 치유하는 힘이 있지만, 악(evil)을 불러들이기도 한다.” 이쯤이면 예상하겠지만, 새미는 생과 사를 허무는 능력을 지닌 사람이다. 영화는 새미의 능력을 주크 조인트에서 열리는 첫 공연에서 환상적인 미쟝센에 녹여 보여준다. 생과 사뿐 아니라 시간과 인종까지 허물어 버리는 이 장면에는 블루스부터 브레이킹 댄스, 힙합, 심지어 경극까지 어우러져 전에 본 적 없는 초자연적인 환상적 순간을 만들어낸다. 그 능력이 어찌나 충줄한지, 새미의 음악이 ‘험한 것’들까지 깨워버리는 게 함정이지만. 그렇게 주크 조인트가 개장한 날, 초대받지 않은 손님들의 등장으로 현장은 난장판이 된다. ‘씨너스’를 연출한 라이언 쿠글러는 ‘겟 아웃’ ‘어스’ ‘놉’의 조던 필과 함께 블랙 시네마의 선두주자 역할을 하는 입지적인 인물이다. 들어본 적 없다고? 마블의 ‘블랙팬서’를 만든 감독이라고 하면 ‘아, 그 감독’ 이라고 끄덕일 이들이 많을 것이다. 주지하다시피, 흥행은 물론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 후보에까지 오른 ‘블랙팬서’는 흑인 커뮤니티에선 자긍심으로 기록돼 있다. ‘블랙팬서’만이 아니다. 라이언 쿠글러는 데뷔작 ‘오스카 그랜트의 어떤 하루’에서 경찰 총에 맞아 사망한 한 인물을 통해 인종 차별을 깊이 코멘트 했으며, ‘그리드’에서는 백인 중심 서사로 퍼져 있는 록키 신화를 흑인의 시각에서 재해석 해내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이번 영화를 통해 쿠글러는 자신의 이력을 다시 한번 크게 점핑 시킨다. 다만 ‘씨너스’는 모든 관객에게 흥분과 감흥을 전이시키는 작품은 아니다. 장면 곳곳에 은유와 상징이 숨어 있는데, 흑인 문화에 대해 지식 여부에 따라 재미가 크게 벌어질 여지가 있다. 영화의 배경인 미시시피부터가 그렇다. 아프리카 흑인 노예가 창조한 블루스가 탄생한 지역이 바로 미시시피다. 목화밭에서 일하며 온갖 차별을 견딘 이들이 노동요처럼 부른 노래 말이다. 단순한 음악을 넘어 흑인들의 한이 서린 블루스는 ‘씨너스’에서 하나의 주인공으로 기능한다.이 영화의 특이점 중 하나는 얼핏 보면 빌런으로 보이는 뱀파이어 렘믹에게서 온다. 그는 아일랜드계 백인이다. 이것이 왜 중요한가. 잠시 역사적 맥락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역사에서 아일랜드계 백인은 하얀 흑인이라고 불릴 만큼 차별을 받아온 집단이다. 그런 피해자 집단이 또 다른 피해자 집단인 흑인 공동체와 대치하는 이 영화의 큰 구성은 ‘선’과 ‘악’의 이분법에 거리두기를 하며 복합적인 감정을 안긴다. 장르의 규칙을 어느 정도 수락하는 동시에 비트는 방식으로 새로운 타입의 뱀파이어물을 만들어낸 셈이다. 어쩌면 이 영화의 진짜 매력은 온갖 장르 컨벤션을 전복시키고 뒤섞는 데 있지 않다. 그건 인간의 언어로 규정하기 불가능한 기이한 공기에서 나온다. 일견 난해한데 대단한 흡입력을 쥐고 있고, 불친절한데 계속 지켜보게 한다. 여러모로 ‘씨너스’는 향후 뱀퍼이어물의 또 하나의 사례로서 끈질기게 소환될 작품임이 틀림없다. 기똥찬 영화다. 정시우 칼럼니스트 2025.06.0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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