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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돈 안 되는 사업 위해 '알짜 계열사' 파는 SK그룹

SK그룹이 돈 되는 ‘알짜 계열사’를 계속 정리하고 있다. 글로벌 경쟁력을 갖고 있는 반도체 계열사들이 매각 우선 대상이 되고 있어 관심을 끈다. SK그룹은 리밸런싱(사업 재편)을 통해 배터리 등 미래 성장동력에 집중적으로 투자한다는 방향성을 또렷하게 드러내고 있다. SK실트론 최태원 지분 포함되나 15일 업계에 따르면 SK그룹은 반도체 웨이퍼 제조사 SK실트론의 경영권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 SK그룹 지주사 SK㈜는 한앤컴퍼니 등의 사모펀드와 접촉하며 SK실트론 경영권 매각 방안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대상 지분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일단 SK㈜의 보유 지분 51%와 총수익스와프(TRS) 계약으로 묶인 19.6%를 합친 70.6%가 매각 대상이라는 의견이 유력하다. 하지만 여기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보유한 29.4%도 포함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시장에서 거론되고 있는 SK실트론의 몸값은 5조원 안팎이다. 만약 SK가 70.6%를 매각한다면 현금 3조원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최태원 회장의 지분만 따져도 1조원 이상이 될 전망이다. SK실트론은 반도체 칩의 핵심 기초소재인 반도체용 웨이퍼를 생산하는 국내 유일의 전문기업이다. 12인치 웨이퍼 기준으로 세계 시장 점유율 3위를 기록할 만큼 알짜 회사로 꼽힌다. SK실트론은 지난해 매출 2조1268억원에 영업이익 3155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SK실트론은 법적 리스크를 안고 있다. 2017년 LG그룹으로부터 인수한 LG실트론이 모태인데 당시 최태원 회장이 개인적으로 우리은행 등 보고펀드 채권단 보유 지분 29.4%를 확보한 바 있다. 이 같은 과정을 두고 공정거래위원회는 SK㈜가 최 회장에게 부당한 이익을 제공했다고 판단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을 각 8억원을 부과한 바 있다. 최 회장은 공정위의 과징금이 부당하다며 서울고등법원에 항소했고, 2024년 1월 법원은 최 회장을 손을 들어줬다. 이에 공정위가 상고하면서 ‘SK실트론 사익편취 의혹’은 대법원의 판결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법적 리스크가 있다지만 경영권 매각은 별개의 문제로 바라보고 있다. 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매입을 시도하는 사모펀드 입장에서는 최태원 회장의 경영권 지분까지 포함하는 협상을 원할 수도 있다. 대법원의 선고가 나더라도 지분 매각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라고 분석했다. 최 회장은 지난 2021년 12월 공정위에 직접 출석해 SK실트론의 사익편취 의혹과 관련해 “그룹에 도움이 될 수 있겠다는 판단이었을 뿐이고, 돈을 벌겠다는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최 회장의 SK실트론 지분은 ‘이혼소송 재산분할’ 지급을 위한 ‘종잣돈’으로 종종 연결되기도 한다.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 이혼소송 2심에서 1조3800억원이라는 재산분할 판결 금액이 선고됐다. 이에 최 회장이 해당 자금 마련을 위해 SK실트론 지분을 매각할 가능성이 제기되곤 했다. 경제개혁연대는 지난 11일 논평을 통해 “최 회장의 SK실트론 지분 인수는 대표적인 사업기회 제공 행위로 인식되고 있는 바, 이번 기회에 SK실트론 지분 29.4%를 SK㈜에 증여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SK실트론 노동조합은 매각을 원천 반대하고 있다. 노조는 "고용안정, 근로조건 완전 승계, 인수자의 책임 검증, 공식적이고 구속력 있는 약속과 이행 등 이 모든 게 보장되지 않는 매각은 용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SK 리밸런싱 작업 언제까지 SK는 SK스페셜티에 이어 SK실트론까지 반도체 계열사들을 정리하는 수순을 밟고 있다. SK는 지난해 특수가스를 생산하는 100% 자회사 SK스페셜티 지분 85%를 사모펀드 한앤컴퍼니에 매각해 약 2조7000억원을 확보했다. SK그룹은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리밸런싱 작업을 하고 있다. 사업 전반에 걸쳐 포트폴리오를 최적화하는 등 고강도 쇄신 작업이 진행 중이다. 특히 적극적인 자산 효율화를 통해 재무 구조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에 지난해부터 굵직한 매각이 성사되고 있다. SK스퀘어는 크래프톤 지분 2.2%를 처분해 2660억원을 챙겼다. SK네트웍스는 SK렌터카 지분 100%를 팔아 8200억원을 확보했다. SK㈜는 베트남의 마산그룹과 빈그룹에 전략적으로 투자한 지분을 팔아서 현금화하는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이 같은 행보는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등 내실을 다지기 위함이다. 그룹 차원의 순차입금과 부채비율을 낮춰 기초체력을 튼튼히 하겠다는 계산이다. 만약 SK실트론 매각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SK(주)는 순차입금을 10조원에서 5조원 수준으로 줄일 수 있다. SK㈜는 2017년 이후 순차입금이 10조원 미만으로 떨어진 적이 없다. 부채비율 감소도 리밸런싱의 핵심 목표 중 하나다. SK그룹은 부채비율 100% 미만을 리밸런싱의 쟁점으로 꼽고 자산효율화 작업을 하고 있다. 2023년 145% 수준이던 SK의 부채비율을 100% 이하로 낮추겠다는 계산이다. 이에 SK는 SK아이이테크놀로지와 SK에코플랜트 환경사업부 매각 등을 추진하며 슬림화 작업을 계속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SK 관계자는 “리밸런싱 차원에서 계열사 매각 등 여러 가지 방안을 검토 중이나 구체적으로 확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성장동력 SK온 살리기 안간힘 SK는 계열사 매각 등을 통한 자금을 인공지능(AI)과 에너지솔루션 등 그룹 차원의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투자 재원으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미래 성장동력의 큰 축으로 꼽히는 배터리 사업에 집중적인 투자를 이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배터리 사업을 담당하는 SK온의 실적 개선과 부채비율 감소가 핵심 과제다. SK온은 북미 공장 등 글로벌 인프라 구축을 위해 매년 천문학적인 금액을 쏟아붓고 있다. 투자금이 많이 필요한 상황에서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정체)까지 겹치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SK온은 지난해에도 설비투자에 7조5000억원을 투자하는 등 캐즘 이후의 상황에 대처하고 있다. 그러나 SK온은 2021년 설립 이후 적자 행진이 지속되고 있다. 2023년 영업손실 5818억원에서 2024년 1조866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확대되기도 했다. 2022년 영업손실도 1조727억원 수준이었다. 심각한 건 SK온의 부채비율이다. 2023년 190% 부채비율이 2024년 198%로 확대되는 등 200%에 육박하고 있다. 현재로선 SK그룹의 부채비율 100% 미만 목표치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돈 먹는 계열사’인 셈이다. SK는 SK온이 캐즘 등 글로벌 불확실성으로 올해도 연간 흑자 전환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 계열사 매각 등으로 확보한 유동성 자금을 쏟아부어야 하는 입장이다. 배터리업 불황으로 힘들어지자 전기차 충전기 업체인 SK시그넷도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희망퇴직을 받는 등 경쟁력 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고, SK그룹이 SK시그넷을 재매각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SK그룹이 미래 성장동력인 배터리가 자리를 잡을 때까지 계속해서 리밸런싱 작업을 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당장 돈이 되는 반도체 계열사도 미래 성장성이 큰 AI 관련 업체를 제외하곤 과감히 정리하는 수순을 밟고 있다”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2025.04.16 06:30
산업

홈플러스 기업회생 후폭풍…사모펀드 MBK 책임론 확산

국내 대형마트 2위 홈플러스의 기업회생 신청을 두고 대주주인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에 대한 책임론이 확산하고 있다. 막대한 차입금으로 회사를 인수하고, 기업의 경쟁력을 키우는 것보다는 투자금 회수에만 집중하는 ‘기업사냥꾼’의 전형이라는 지적이 나온다.9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4일 홈플러스가 돌연 기업회생을 신청 이후 파장은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홈플러스 상품권 제휴사들이 사용을 제한하기 시작했고, 납품대금 지연을 우려한 협력사들의 일시 납품 중단 조치까지 이어졌다.서울회생법원이 홈플러스에 상거래 채권 3400억원 상당을 먼저 변제할 수 있도록 허가하면서 당장 영업에는 숨통이 트였지만, 지난해 티몬과 위메프의 대규모 미정산 사태를 겪은 유통가의 불안한 시선은 이어지고 있다.홈플러스 리스크는 금융권에도 번져 있다. 당장 메리츠금융지주, 투자한 국민연금, 개인 등 총 피해액이 수조 원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개인 투자자 피해액의 경우, 홈플러스는 기업 어음, 카드대금 유동화 증권 등을 개인한테 판매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해 이를 돌려주지 않을 시 피해액은 7619억원에 달한다.기관투자자 피해도 막심하다. 메리츠금융지주 상대로 1조2000억원 대출이 남아 있고, 국민연금은 투자한 6121억원 중 3131억원을 회수해 미수금이 2990억원이다.이와 관련해 홈플러스의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에 대한 책임론도 고조되고 있다. 지난 2016년을 마지막으로 신규 점포 개장은커녕 ‘알짜 점포’ 자산 매각으로 투자금을 회수하면서 홈플러스가 회생 신청에 이르기까지 대주주로 책임을 다했냐는 지적이다. 이에 민주노총 마트산업노조와 홈플러스지부는 지난 6일 MBK의 사무실이 있는 서울 광화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회생 과정에서 폐점과 해고 등 구조조정에 결사반대한다”고 밝혔다.특히 MBK가 고려아연 분쟁에 이어 CJ제일제당 바이오 사업부 인수에도 뛰어든 것으로 알려지면서, MBK 측의 고통 분담 노력이 실종됐다는 비판도 거세다. 정치권에서도 MBK의 기습적인 기업회생 신청을 질타하는 등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홈플러스 사태는 MBK식 기업 경영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며 “빚으로 기업을 인수하고 투자금과 빚을 갚다 보니 기업의 경쟁력이 크게 훼손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이에 대해 홈플러스는 “회생절차까지 오지 않도록 했어야 했으나 이런 결과로 이어지게 되어 깊이 사과 드린다”며 “이번 회생절차를 통해 하루라도 빨리 모든 부분을 정상화함으로써 협력사, 임대점주 및 고객들의 불안과 불편을 최소화 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안민구 기자 2025.03.10 07:00
산업

기업들 현금 유동성 확보 사활...세계 1위 사업체도 판다

글로벌 경기 침체 장기화와 경영 불확실성 확대 등이 고환율, 고금리와 맞물리면서 ‘긴축의 시대’에 접어들었다. 대기업들은 계열사와 지분, 부동산 매각 등의 ‘다이어트’를 통해 몸집을 줄이는가 하면 현금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세계 1위 업체들도 과감히 매물로 내놓는 등 재무 구조 개선과 투자 재원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세계 1위 사업체도 매물로 22일 업계에 따르면 대기업들이 현금 창출력이 좋은 알짜 계열사들을 매물로 내놓고 있다. 실적이 좋은 세계 1위 업체들도 시장에 나와 국내외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적자가 날 수 없는 사업체인 반도체 특수가스 분야의 매물이 눈에 띄고 있다. 리밸런싱(구조조정) 작업에 들어간 SK는 100% 자회사인 SK스페셜티의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사모펀드 한앤컴퍼니를 선정하고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제조 과정에 쓰이는 특수가스를 생산하는 SK스페셜티는 삼불화질소(NF3)와 육불화텅스텐(WF6) 제조 분야에서 세계 1위 기업이다. SK㈜의 대표적인 알짜 자회사이고, 지난해 매출액 6817억원, 영업이익 1471억원을 기록한 기업이다. 시장에서는 SK스페셜티 지분 100% 매각 금액 규모를 4조원대로 추정하고 있다. SK가 일부 지분을 그대로 보유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연내 주식매매 계약을 진행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SK가 한앤컴퍼니와 좋은 파트너 관계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효성화학의 특수가스 분야처럼 협상 결렬 가능성이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SK 관계자는 “재무 구조 개선을 위해 웬만한 비핵심 계열사들이 시장에 나와 있다. 정말 이런 알짜 회사까지라는 말이 나올 정도의 괜찮은 계열사 매물들이 많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효성화학은 사모펀드와 협상 결렬을 선언한 뒤 지난 12일 특수가스 사업 부문을 효성티앤씨에 매각했다. 매각가는 9200억원으로 정해졌다. 효성화학은 NF3 연간 생산능력이 8000t 수준으로 세계 3위 수준이다. SK스페셜티가 생산능력 1만3500t으로 1위다. 효성그룹 관계자는 “효성화학이 재무적인 어려움으로 특수가스 사업 부문을 매각하긴 했지만 삼성과 SK 등 국내 반도체 사업 환경을 고려하면 알짜 사업이 아닐 수 없다. 효성티앤씨의 기존 NF3 사업과 좋은 시너지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재계 관계자는 “반도체 특수가스는 투자를 한다고 해서 쉽게 들어갈 수 없는 기술적인 진입장벽이 굉장히 높은 사업이다. 그래서 기존 업체들은 정상 운영하기만 해도 돈을 쉽게 벌 수 있는 구조”라며 “최근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 등 여건이 좋지 않아 매물로 나오긴 했지만 평소 같으면 나오지 않을 매물”이라고 했다. CJ그룹은 CJ제일제당의 바이오 사업 부문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의 모태라고 할 수 있는 사업 부문을 매각하는 것이라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시장에서는 몸값으로 6조원 안팎을 책정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바이오 사업부 매각을 위해 매각 주관사로 모건스탠리를 선정하고, 인수 후보와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업부는 동물 사료용 첨가제와 식품 조미 소재를 생산하는 그린바이오 사업이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특히 8대 사료용 아미노산 중 라이신 등 5개 품목은 세계 1위다.지난해 사업부 매출이 4조1343억원에 달한다. CJ제일제당 전체 매출의 20% 이상을 차지했고, 영업이익은 2513억원으로 전체의 30% 수준이다. CJ제일제당은 바이오 사업부 매각을 통해 확보한 실탄으로 식품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거나 인수·합병(M&A)을 통해 신사업에 뛰어들 전망이다. CJ제일제당은 순차입금이 7조4000억원에 달하는데 바이오 사업부를 매각한다면 재무 안정성을 도모할 수 있다. 지분·부동산 매각 현금 확보 총력 LG그룹에서는 LG디스플레이가 사업 구조 개선 작업을 위해 중국 광저우 액정표시장치(LCD) 패널·모듈 공장을 매각했다. 지난 9월 중국 패널업체인 CSOT에 양도하는 계약을 체결했는데 매매 대금이 108억 위안(약 2조300억원)에 달한다. LG디스플레이는 이번 지분 매각의 목적에 대해 “대형 LCD 생산법인 지분 매각을 통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사업 중심으로의 사업 구조 개선”이라고 밝혔다.재무 구조 개선에 나선 LG디스플레이는 5년 만에 사무직 희망퇴직을 실시할 정도로 상황이 좋지 않다. 생산직에 이어 사무직 희망퇴직이 이어지며 인권비를 줄이는 등 몸집 축소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광저우 공장 매각에 이어 최근 구미 노후 공장들의 가동도 중단했다. 롯데그룹은 중장기 전략에 부합하지 않은 사업과 유휴 자산을 정리하고 있는 추세다. 렌터카업체인 롯데렌탈을 1조6000억원에 매각하고, 사업성이 낮다고 판단한 헬스케어의 청산 절차도 밟고 있다. 그룹의 주력인 화학 부문은 허리띠를 더 졸라매는 등 긴축을 이어가기로 했다. 롯데케미칼은 말레이시아 합성고무 생산법인 롯데우베합성고무(LUSR)를 청산하고, 미국 내 EG생산법인 롯데케미칼루이지애나(LCLA) 유상증자 지분 40%를 활용해 6600억원을 조달할 예정이다. 또 인도네시아(LCI) 지분으로 6500억원 규모 자금을 조달하는 등 모두 1조3000억원의 자금을 확보할 계획이다. 롯데 관계자는 “증권사·기관투자자 등과 소통을 강화해 재무구조 개선 현황을 시장에 적극적으로 알리고 기업가치 제고 계획 실행에 힘을 쏟기로 했다”고 말했다.삼성그룹의 경우 삼성중공업이 이달 미래 사업에 대한 투자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판교 R&D 센터를 4000억원에 매각했다. 태영그룹은 워크아웃에 들어간 태영건설의 자회사 에코비트를 지난 8월 2조700억원에 매각하기도 했다. 에코피트는 국내 종합폐기물 처리업체 1위로 지난해 영업이익 1100억원을 낸 그룹 내 대표적 알짜 회사다. 지난 1일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실시한 ‘2025 기업 경영 전망 조사’에 따르면 300인 이상 대기업에서 긴축 경영을 하겠다는 응답 비율이 61.0%로 2016년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재계 관계자는 “기업들이 현재 위기를 엄중하게 느끼고 있다. 경기 침체에 더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 등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위기감이 증폭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12.23 07:00
산업

'바이오 매각' 초강수 띄운 CJ…본업 '식품' 올인

CJ제일제당이 그린바이오 세계 1위인 바이오사업부 매각을 추진한다. 성장에 한계가 있다면 과감히 정리하고 ‘선택과 집중’을 하겠다는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CJ그룹이 글로벌 식품회사로의 도약에 더 힘을 쏟겠다는 의지로도 읽힌다. 바이오사업 매각 이후 CJ그룹 전반에 사업 효율화 바람이 가속화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바이오 전격 매각21일 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최근 바이오 사업부 매각 주관사로 모건스탠리를 선정하고 복수의 사모펀드(PEF) 운용사를 포함한 인수 후보와 물밑 접촉에 나서고 있다. 이르면 다음 달 중 본입찰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매각 예상 금액은 약 5조~6조원으로 추정된다.CJ제일제당은 최근 공시를 통해 "(바이오 사업부 매각 등) 다양한 전략적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구체적인 내용이 결정되는 시점 또는 1개월 이내 재공시할 것"이라고 말했다.CJ제일제당의 바이오 부문은 미생물을 원료로 식품 조미 소재와 사료용 아미노산 등을 생산하는 그린바이오 사업이 주력이다. 일본 감미료사인 아지노모토로부터 기술 이전을 받아 1963년 '미풍'으로 출시했던 글루탐산나트륨(MSG) 사업으로부터 시작된 것으로 설탕과 더불어 글로벌 식음료 기업으로 키운 모태로 평가받는다.CJ제일제당은 1977년 핵산을 생산해 식품조미소재 사업을 확대했고, 1988년 인도네시아에 생산기지를 세우며 사료용 아미노산인 라이신 시장에 진출했다. 당시 인니 법인은 CJ제일제당뿐 아니라 CJ그룹 전체로 넓혀봐도 최초의 해외법인이었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컸다. 선제 투자와 고도의 미생물·균주·발효 역량을 앞세워 성장한 CJ제일제당은 현재 6개국의 11개 생산법인과 10개국의 11개 판매 법인을 거느리는 글로벌 선두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라이신·트립토판·핵산·발린 등 주요 품목은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를 자랑한다. 그린바이오의 활약에 힘입어 CJ제일제당 바이오 부문은 지난해 3조4862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회사 전체 매출(대한통운 제외)의 19.5%에 해당한다. 올해 3분기 누적 매출 역시 3조1952억원으로 전체의 23.8%를 차지했다. 식품 사업 키운다CJ제일제당이 '알짜' 사업부인 그린바이오 매각에 나선 것은 본업인 '식품'을 강화하기 위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이는 '선택과 집중'으로 그룹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기조와도 연결된다.업계에선 CJ제일제당이 바이오 사업 매각 대금을 식품 신사업을 위한 인수합병(M&A)에 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사업 재편을 위한 '총알'로 쓸 것이란 전망이다. 앞서 CJ그룹은 2018년 CJ헬로비전을 LG그룹에, CJ헬스케어를 한국콜마에 각각 매각한 바 있다. 매각 대금으로 CJ제일제당은 미국 냉동식품 2위 업체인 슈완스컴퍼니를 인수했다. 그 결과 2019년 3조1540억원 수준이던 CJ제일제당의 해외 식품 사업 매출은 지난해 5조3861억원으로 급증했다. 슈완스컴퍼니 인수는 CJ제일제당이 글로벌 식품기업으로 도약하는 발판이 됐다.일부에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취임으로 무역 장벽이 강화될 가능성이 높아 미국 등 생산 기지를 구축하기 위한 비용을 매각을 통해 충당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실제 이날 CJ제일제당은 냉동식품 자회사인 슈완스가 미국 사우스다코타주 수폴스에 2027년 완공을 목표로 북미 아시안 푸드 신공장 건설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이 공장은 축구장 80개 넓이(57만5000㎡) 부지에 건설된다. 초기 투자 금액은 7000억원 규모다.공장이 완공되면 찐만두·에그롤 생산라인과 폐수처리 시설, 물류센터 등을 갖춘 북미 최대 규모의 아시안 식품 제조 시설로, 미국 중부 생산거점 역할을 할 예정이다. CJ제일제당은 사우스다코타 공장을 앞세워 비비고의 미국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 냉동 만두 시장 1위(점유율 42%)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할 계획이다.이와 더불어 CJ제일제당은 이날 헝가리 부다페스트 근교 두나버르사니에 식품 공장을 건설하기로 하고 부지를 확정, 설계에 들어갔다.CJ제일제당이 유럽에 생산공장을 자체적으로 짓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약 1000억원을 투자해 축구장 16개 크기 부지(11만5000㎡)에 건설할 예정이다. 최첨단 자동화 생산라인을 갖추고 2026년 하반기부터 비비고 만두를 생산해 유럽 시장에 판매할 예정이다. 추후 비비고 치킨 생산라인도 증설할 계획이다.CJ제일제당은 헝가리 공장을 통해 연간 30% 이상 성장하는 유럽 만두 시장 수요에 적극 대응하고, 향후 헝가리를 거점으로 인근 폴란드, 체코, 슬로바키아 등 중·동부 유럽과 발칸반도 지역으로 진출해 유럽 사업을 본격적으로 대형화한다는 전략이다.CJ제일제당 관계자는 “미래를 위한 선제적인 생산 역량 투자를 통해 K-푸드의 글로벌 확산에 앞장서고 명실상부한 ‘글로벌 리딩 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룹 전반 효율화 가속화 될 듯업계에서는 바이오 사업 매각 이후 CJ그룹 전반에 사업 효율화 바람이 더욱 가속화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재현 회장은 최근 정기임원인사를 통해 지주사 경영지원 대표로 허민회 대표를 선임했다. 기존 김홍기 대표와 2인 대표 체제로 허 대표가 경영지원 부문을 맡아 그룹 전반의 대외 업무를 총괄하고 이 대표는 경영대표직을 맡는다. 재무통인 허 대표는 그룹과 계열사가 위기에 처할 때마다 문제를 해결하고 위기를 돌파한 인물로 꼽힌다. 1986년 CJ제일제당 신입 공채로 입사해 CJ푸드빌 대표이사, CJ올리브네트웍스 총괄대표, CJ제일제당 경영지원총괄, CJ오쇼핑 대표이사, CJ ENM 대표이사 등을 거쳤다. 특히 2020년부터 CJ CGV 대표이사직을 맡아 코로나 상황에서 극장 사업 구조 혁신과 수익성 개선을 이끌었다.신임 허 대표가 지주사 대표로서 강신호 CJ제일제당 대표와 합을 이뤄 바이오사업부 매각을 비롯한 미래 성장 동력 확보 등 사업 재편 과제를 이끌 것으로 재계는 보고 있다.재계 관계자는 "허 대표는 당장 바이오 사업에 이어 앞서 매각설이 불거진 사료제조·축산 자회사 'CJ피드앤케어(F&C 사업부문)'도 순차적으로 정리할 것으로 관측된다"며 "결국 그룹의 모태인 CJ제일제당을 수술대에 올리는 셈인데 이를 상쇄할 새로운 매출원 확보가 향후 과제로 남을 예정"이라고 말했다.안민구 기자 amg9@edaily.co.kr 2024.11.22 07:00
산업

알짜 사업 매각 나서는 대기업들

국내 주요 기업들이 경기 회복 지연과 경쟁 심화 여파로 일제히 다이어트에 나섰다. 알짜 사업을 과감히 정리해 미래 투자 재원을 마련하고, 유동성을 확보해 안정적인 경영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21일 재계에 따르면 SK그룹은 최근 강도 높은 사업 포트폴리오 리밸런싱(구조조정) 작업을 지속하고 있다.그룹 지주사인 SK㈜는 100% 자회사 SK스페셜티를 사모펀드에 매각한다. 지난 9월 우선협상대상자로 사모펀드 한앤컴퍼니를 선정하고 연내 주식 매매 계약을 마무리 지을 예정이다.SK스페셜티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및 태양전지의 제조 공정 등에 쓰이는 삼불화질소와 육불화텅스텐 세계 1위, 모노실란 세계 2위 등을 기록하며 특수가스 생산에 강점을 보유한 기업이다.지난해 매출 6817억원, 영업이익 1471억원을 올려 SK㈜의 알짜 자회사로 꼽힌다. 시장에서는 SK스페셜티 지분 100%의 가치를 4조원대로 추산하고 있는데, SK㈜는 지분 일부를 계속 들고 갈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SK㈜ 관계자는 "적극적인 자산 유동화로 AI(인공지능), 통합 에너지 솔루션 등 미래 성장 사업 투자를 위한 재원을 확보하고 재무 구조를 획기적으로 개선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롯데그룹도 불확실성이 커지는 사업에서 손을 떼고 있다.석유 업황 침체의 영향을 받고 있는 롯데케미칼은 기초화학 자산 경량화(에셋 라이트)를 추진 중이다. 운영 효율을 극대화해 캐시카우 역할을 강화하고 포트폴리오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2030년까지 30% 이하로 낮출 계획이다.말레이시아 소재 합성고무 생산 회사인 LUSR은 비핵심 사업으로 판단해 청산하기로 했다. 지분 매각으로 1조4000억원가량의 자금을 확보할 전망이다.LUSR은 롯데케미칼과 일본 우베가 50대 50 지분 비율로 2012년 설립한 합작 법인으로, 말레이시아에서 합성고무를 생산하고 있다.이훈기 롯데케미칼 총괄대표는 "LUSR 청산은 재무 건전성 회복과 사업 포트폴리오 변화의 일환"이라며 "앞으로도 경영 전략 방향에 맞춰 변화하는 시장에 적극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이처럼 롯데케미칼은 범용 석유화학 중심의 사업 구조를 개편해 신성장 사업의 육성과 강화에 자원을 집중한다. 비효율 자산 매각과 사업 철수, 리스크 관리를 위한 투자 유치 등 재무 건전성 제고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롯데그룹의 코리아세븐은 현금인출기(ATM) 사업부(옛 롯데피에스넷)를 팔기 위해 올 초 삼정KPMG를 매각 주관사로 선정해 인수자를 물색 중이다.코리아세븐은 2019년 편의점과 현금인출기 사업의 시너지를 창출하기 위해 롯데피에스넷을 흡수합병한 바 있다.GS건설은 2021년 인수해 작년 52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둔 알짜 스페인 수처리 자회사 GS이니마의 정리 수순에 들어갔다.이 외에도 CJ제일제당은 모태인 바이오 사업 부문 매각에 나섰다. 업계는 해당 사업부 몸값을 5조~6조원대로 내다보고 있다.조상훈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CJ제일제당은 2018년 헬스케어 매각으로 핵심 사업(식품·바이오)에 집중하고 매각 대금을 슈완스 인수에 사용해 K푸드 대장으로 거듭난 바 있다"며 "과거 사례를 떠올려본다면 글로벌 식품 M&A(인수·합병)에 나설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4.11.22 07:00
산업

CU, GS25 완벽히 제치나…'트리플 크라운' 달성 초읽기

'편의점 맞수' CU와 GS25의 2분기 실적이 엇갈렸다. GS25의 매출이 주춤한 가운데 CU가 격차를 줄였다. 특히 CU는 영업이익에서 2분기 연속 GS25를 제쳤다. 업계에서는 CU가 점포 수에서도 앞서는 만큼 올해 하반기 실적에 따라 매출·영업이익·점포 수까지 업계 1위를 모두 가져가는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하게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올 2분기 매출 1조9186억원, 영업이익 708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2.8%, 20.6% 증가했다. 반면 GS리테일의 편의점 사업부(GS25) 매출은 올 2분기 매출은 1조9532억원, 영업이익은 669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대비 7.6%, 0.6% 신장하는 데 그쳤다. 이로써 두 회사의 2분기 매출 격차는 346억원에 불과하게 됐다. 지난해 2분기 양사의 매출 격차가 1155억원에 달했던 것을 고려하면 GS25의 매출을 CU가 바짝 추격하는 모양새다. 앞선 1분기 양사의 매출 격차는 GS25가 635억원을 앞서는 수준이었는데 이보다 2분기에 격차를 더 줄인 셈이다. 영업이익의 경우 CU가 2분기 연속 GS25를 앞지르게 됐다. 보다 '알짜' 장사를 한 셈이다. 전년 2분기에는 GS25의 영업이익이 663억원으로 CU의 587억원을 앞지른 바 있다. 사실상 영업이익에서는 역전이 이뤄진 셈이다. 수익성에서 격차가 벌어진 것은 신규 사업에 대한 투자 영향으로 보인다. GS25 관계자는 "미래 성장을 위한 IT 투자(GS페이, 와인25+) 비용 증가와 퀵커머스 요기요, O4O 서비스 광고판촉비 증가 등 미래 성장을 위한 투자로 인한 순익 감소"고 분석했다. 반면 CU가 실적 호조세를 기록한 것은 대규모 투자보다 상품 개발에 주력한 결과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특히 2분기에는 식품 및 음료 부문의 매출 증가가 실적을 견인했다. 상품별로 보면 음료 매출은 18% 증가했고 가정간편식(HMR)은 16%, 디저트는 84%나 늘었다. CU 관계자는 "상품 경쟁력을 강화해 연세생크림빵 같은 차별화 상품을 선보인 것이 호실적을 견인했다"고 말했다. CU는 점포 수에도 1위를 달리고 있다. CU 점포 수는 10년 전 7200여 개에서 올해 1만6000여 개로 2배 이상 늘어 업계 1위에 올랐다. 경쟁사 GS25는 지난해 800여 개의 점포를 늘리면서 총 점포 수 1만5500여 개를 기록했지만, 500여 개의 차이로 CU에 선두 자리를 내줬다. 업계 관계자는 "CU가 올해 점포 수, 영업이익에서 모두 업계 1위를 달리고 있다"며 "하반기 매출만 끌어올린다면 명실상부 '업계 1위'에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CU는 하반기에 차별화 전략을 통해 매출을 더욱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고물가 시대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상품 경쟁력을 강화한다. '특템 시리즈' 등 가성비 중심 상품을 운용해 소비자 효용성을 높이고 고품질 가정간편식(HMR) 등의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오프라인 점포 활성화를 위한 온라인 전략도 강화한다. 온라인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고객 접점을 확대하고 브랜드 이미지 제고가 목적이다. CU는 씨유튜브 '편의점 고인물'이 누적 조회 1억뷰를 돌파하는 등 온라인 콘텐츠 사업에서도 성공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GS25의 하반기 실적 전망은 그다지 밝지 않다. 디지털 전환에 따른 투자 규모가 커질수록 편의점 이익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업계 1위라는 상징성을 놓고 하반기 CU와 GS25의 자존심 경쟁이 치열해 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GS25의 경우 디지털 커머스 사업 확장에 따른 비용 투입으로 연간 2000억원에 가까운 적자가 예상되는 만큼 이를 정당화시킬 수 있는 매출 증가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안민구 기자 amg9@edaily.co.kr 2022.08.18 07:00
경제

[CEO 2021 결산] 시총으로 보는 4대 그룹 총수 성적표는

4대 그룹 총수들의 성적표는 시가총액(이하 시총)을 보면 알 수 있다. 기업의 주가에는 매출과 성장성 등 미래 기업의 가치가 고스란히 반영되기 때문이다. 소위 '동학개미' 입장에서는 투자 대비 수익과 연결되기에 시총은 ‘민심의 척도’가 되기도 한다. 상장 흥행 SK 웃고, 리콜 사태 LG 울고 22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4대 그룹 중 삼성과 SK, 현대차의 시총이 불어난 반면 LG그룹은 소폭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정보업체 인포맥스에 따르면 지난 16일 기준 SK 그룹 상장사 27개 종목의 시총 합계는 211조8000억원으로 지난해 말(169조2000억원)보다 42조5000억원(25.1%)가량 증가했다. SK에서는 올해 증시에 입성한 상장주들이 핵심주 역할을 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19조원)와 SK아이이테크놀로지(12조3000억원)가 동학개미들의 관심을 끌었고, 시총 규모도 대폭 늘렸다. 이뿐 아니라 SK하이닉스도 반도체의 수요 증가로 인해 1년 새 시총이 4조원 증가했다. 올해 인적 분할과 액면 분할 이슈가 있었던 SK텔레콤은 43% 가까이 시총 규모가 불어났다. SK이노베이션과 SK도 각 19.7%, 7.7% 증가했다. 하지만 바이오주와 관련된 주가는 부진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은 신약 2개를 보유하고 있는 SK바이오팜은 시총이 40%나 쪼그라들었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분할로 모회사인 SK케미칼의 주가도 43% 이상 떨어졌다. 현대차그룹은 상장사 17곳의 시총이 지난해보다 14.5% 불어나 SK그룹에 이어 두 번째로 시총 증가 규모가 컸다. 118조8000억원에서 136조원으로 17조2000억원이 증가했다. 현대차그룹에서 핵심주는 기아였다. 기아는 유럽과 미국 등에서 호실적을 바탕으로 시총 규모가 37% 이상 증가했다. 기아는 34조원까지 시총을 늘리며 코스피 시총 순위에서도 10위에 안착했다. 시총이 가장 큰 현대차도 전기차와 친환경차에 대한 기대감에 힘입어 9% 증가했다. 이외 현대제철(8.3%), 현대건설(31.2%), 현대오토에버(5.3%), 현대위아(43.6%) 등 13개 종목의 시총이 증가했다. 삼성그룹 23개 상장사의 시총은 지난해 말 724조6000억원에서 8조원(1.10%)가량 증가한 732조6000억원이다. 시총 규모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다. 대장주이자 코스피 시총 규모 1위인 삼성전자(470조원)의 주가 영향을 많이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올해 핵심주는 삼성바이오로직스였다. ‘10만 전자’를 바라봤던 삼성전자가 주춤했지만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이를 만회하면서 시총 규모 700조원대를 회복할 수 있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위탁생산 하는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 품목 허가 등의 호재에 힘입어 시총이 지난해 말 대비 8조7000억원(16%) 증가한 63조원대를 기록했다. 코스피 시총 순위에서 네이버와 치열한 3위 싸움을 벌이고 있다. LG그룹은 시총이 143조9552억원에서 134조원6000억원으로 6.5% 하락하면서 4대 그룹 중 유일하게 감소했다. 이에 시총 순위도 3위에서 4위로 내려왔다. LG그룹의 핵심주는 LG화학이다. 제너럴모터스(GM)의 배터리 리콜 여파 등으로 확 줄면서 LG의 그룹주 전체 시총에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말 58조원을 넘겼던 시총은 23일 현재 44조원대로 떨어졌다. 반면 LG이노텍이 애플카 수혜주로 꼽히며 올해 82%나 증가하며 두각을 나타냈다. 내년 구광모 LG에너지솔루션, 정의선 현대엔지니어링 주목 2022년 총수들이 기대하는 기업들이 상장을 앞두고 있다. 특히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LG화학에서 물적 분할하는 LG에너지솔루션의 상장에 거는 기대감이 크다. 알짜인 배터리 사업부문을 영위하고 있는 LG에너지솔루션은 2022년 기업공개(IPO) 최대어로 꼽힌다. LG에너지솔루션이 2022년 LG그룹의 핵심주가 될 전망이다. LG그룹에서 LG이노텍 이후 14년 만에 선보이는 IPO다. 성공적인 IPO를 위해 구 회장은 최측근인 권영수 부회장을 LG에너지솔루션의 대표이사로 선임하기도 했다. 단군 이래 최대 IPO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LG에너지솔루션은 공모가 희망 범위는 25만7000∼30만원으로 공모 예정 금액만 최소 10조9225억원에서 최대 12조7500억원이다. 이 규모는 2010년 삼성생명의 4조8881억원 공모금액을 2배 이상 넘어선 코스피 역대 최대 공모 수치다. 공모가를 기준으로 LG에너지솔루션의 예상 시총은 60조~70조원에 달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상장과 동시에 LG화학을 제치고 LG그룹의 대장주가 될 전망이다. 또 LG에너지솔루션이 상장하면 그룹 시총 규모가 단숨에 4위에서 2위까지 뛰어오를 수 있다. 현대차그룹 중에서는 내년 2월 상장 예정인 현대엔지니어링이 핵심주로 꼽힌다. 공모가 희망 범위가 5만7900원∼7만5700원으로 예상 시총이 4조6300억∼6조500억원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단숨에 건설업계 대장주를 겨냥하고 있다. 무엇보다 정의선 현대차 회장의 현금 확보 재원이 될 것으로 보여 관심사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정 회장은 이번 현대엔지니어링 IPO 과정에서 534만1962주를 내놓아 393억원 이상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정 회장의 현대엔지니어링 지분율은 기존 11.7%에서 공모 후 4.5%로 낮아질 전망이다. 정 회장은 현대엔지니어링 상장으로 확보한 자금을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재원으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SK는 올해도 2개 이상의 회사들이 상장할 전망이다. SK스퀘어의 플랫폼 자회사들이 순차적으로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사명이 ADT캡스에서 변경된 SK쉴더스는 무인 기계 경비 및 인력 경비업을 하고 있고, 예상 시총 규모는 3조원이다. 온라인 사업 및 디지털 콘텐트 제공을 주 사업으로 삼고 있는 원스토어도 시총 규모가 2조원으로 예상되고 있다. 삼성그룹은 삼성전자가 핵심이다. 400조원대 시총이 600조원까지 불어날 것이라고 전망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10만 전자’를 돌파한다면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다. 업계 관계자는 “이재용 부회장의 가석방 출소했을 때 삼성전자 주가가 하락하자 ‘다시 수감하라’는 동학개미들의 목소리가 나올 정도로 주가에 총수들에 대한 민심이 숨어있다"며 "주가는 곧 기업가치를 의미하기 때문에 총수들이 신경을 쓸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1.12.24 07:00
경제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인수…실탄 부족에 '부실 우려' 어쩌나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한다. KDB산업은행이 이를 위해 8000억원을 투입하기로 하면서 글로벌 톱10 항공사 탄생의 첫 삽을 뜨게 됐다. 이에 국내 1, 2위 항공사가 한솥밥을 먹게 되는 시나리오가 완성되면서 업계에서는 항공산업 안정화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는 분위기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현재 코로나19 여파로 유동성이 악화된 대한항공마저 부실에 빠질 가능성을 우려했다. 16일 대한항공에 따르면 한진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 이사회는 이날 오전 8시쯤 서울 중구 서소문 대한항공 사옥에서 이사회를 열고, 아시아나항공 인수와 관련해 논의를 진행했다. 이날 이사회는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확정하기 위해 긴급 소집됐으며, 이사회에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김석동 이사회 의장 등이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오전 정부는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 회의(산경장)’를 열고 아시아나항공을 한진그룹에 넘기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열린 이번 산경장에서는 산업은행은 한진칼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는 데 활용할 수 있게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과 영구채 전환 방식 등을 통한 8000억원의 자금 투입이 결정됐다. 한진칼은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지분(30.77%)을 사들이는 방식으로 인수를 추진한다. 이를 위해 필요한 자금은 총 1조8000억원으로, 내년 초 2조5000억원 유상증자를 통해 인수대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결정한 주된 이유는 코로나19로 고사 직전에 있는 국내 항공산업의 조속한 안정을 위해서다”며 “항공산업의 구조 개편을 통해 근본적인 경쟁력을 확보함으로써 추가 공적자금 투입을 최소화해 국민의 부담을 줄여야 한다는 판단이 이번 거래를 성사시킨 배경이다”고 설명했다. 당초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두고 고민을 거듭해 왔다. 하지만 대한항공 창업이념인 ‘수송보국’을 바탕으로, 업계 종사자들의 일자리를 보전하고 대한민국 항공산업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과감한 결단을 내리게 됐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조원태 회장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양사 임직원들이 모든 처우와 복지를 차별 없이 동등하게 누릴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소비자의 편익을 향상하고 통합 시너지를 바탕으로 더욱 안전한 항공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대한항공도 상황이 여의치 않아 ‘부실’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산은의 도움과 유상증자로 아시아나항공 주식을 인수한다고 해도, 아시아나항공의 자본잠식 위기를 타개하고 2291%(상반기 말 기준)에 달하는 부채비율을 낮출 수 있느냐는 것이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에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추진했던 HDC현대산업개발이 정상화에 필요하다고 책정했던 자본확충 금액은 2조1772억원에 이른다. 현재 대한항공도 투입할 실탄이 충분하지 않다. 대한항공은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유동성 악화로 사업부, 자산 매각 등까지 나선 상황이기 때문이다. 지난 7월에는 유상증자로 1조1270억원의 자금을 확보했고, 8월에는 한앤컴퍼니에 알짜 사업부인 기내식·기판사업을 9906억원에 양도했다. 또 자본 확충의 목적으로 서울 종로구 송현동 부지, 왕산마리나 운영사인 왕산레저개발 지분 등 회사 소유 자산 매각도 추진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이 코로나19 속에서도 흑자를 내고 있긴 하나, 불확실성이 짙은 상황인 건 아시아나항공과 마찬가지다. 그런데도 큰 결단을 내린 것”이라며 “조원태 회장은 경영권 분쟁이 이어지고 있어 앞으로의 유상증자가 관건인 듯 보인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의 인수에 따른 독과점 문제도 떠안고 가야 한다. 두 항공사의 국내선 수송객 점유율은 자회사까지 합칠 경우 절반을 넘어선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선 점유율은 대한항공은 22.9%, 아시아나항공은 19.3%다. 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 등 양사의 저가항공사(LCC) 점유율까지 더하면 62.5%에 달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독과점 문제 등을 심사해 양사의 기업결합 승인 여부를 정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써는 불허할 가능성보다는 소비자 피해 최소화 등 조건부 승인 가능성이 높다. 권지예 기자 kwon.jiye@joongang.co.kr 2020.11.17 07:01
경제

조원태 회장, 알짜 기내식 사업 판매 '2조원 자구안 이행' 충족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자구안 이행을 위해 ‘알짜’ 기내식기판 사업을 넘겼다. 대한항공은 25일 사모펀드인 한앤컴퍼니와 기내식기판사업 '영업양수도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대한항공은 이날 서소문사옥에서 이사회를 열고 이 같은 안건을 심의·의결했다. 기내식기판사업에 대한 영업양수도대금은 9906억원이다. 대한항공은 이후 한앤컴퍼니가 설립할 신설법인에 사업을 양도하고, 신설법인의 지분 20%를 취득할 계획이다. 퇴직금 등을 제외한 뒤 최종 양수도대금이 정해지게 되는 데다 신설법인 지분 취득에 필요한 금액을 고려하면 실제 이번 계약으로 대한항공이 손에 쥐게 되는 현금은 8000억원에 다소 못 미칠 전망이다. 거래 종결까지는 약 2∼3개월이 걸릴 전망이다. 대한항공은 거래종결일 전에 신설법인과 기내식 공급 및 기내면세품 판매 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앞서 대한항공은 지난달 7일 기내식기판 사업 매각 추진을 위해 한앤컴퍼니에 배타적 협상권을 부여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세부 실사와 협의 과정을 거쳤다. 기내식기판 사업본부는 연 매출 규모가 2000억원이 넘는 알짜 사업부 중 하나다. 코로나 이후 수요가 회복되면 곧바로 매출이 평년 수준을 회복할 수 있는 부문이어서 실적 회복의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해 왔다. 조원태 회장은 채권단에 약속한 ‘2조 자구안 이행’ 조건을 충족하게 됐다. 이미 지난달 추진한 유상증자에서 흥행에 성공하며 1조1270억원 규모의 자금을 확보한 바 있다. 이번 기내식 매각 금액까지 포함하면 2조원 가량을 확충하게 됐다. 앞서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은 지난 4월 대한항공에 1조2000억원을 지원하면서 내년 말까지 2조원 규모의 자본 확충을 요구했다. 대한항공은 추가적인 자본 확충을 위한 자구 노력의 일환으로 서울 종로구 송현동 부지, 왕산마리나 운영사인 왕산레저개발 지분 등 회사 소유의 자산 매각도 진행 중이다. 다만 송현동 부지의 경우 서울시의 공원화 방침으로 공개 매각에 실패하는 등 차질이 빚어진 가운데 국민권익위원회가 중재에 나선 상태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0.08.26 08:40
경제

KCGI "대한항공, 알짜 사업부 우선 매각 의도 의구심"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일명 강성부펀드)는 대한항공의 기내식 및 기내면세점 사업부 매각과 관련해 17일 "대한항공의 경영진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시급한 유휴자산 및 불필요한 사업부문에 대한 매각을 게을리한 채 직원들의 처우, 고용 안정과 직결된 알짜 사업부를 우선 매각하는 의도에 대해 의구심과 우려를 표한다"고 했다. 대한항공 모회사 한진칼의 2대 주주인 KCGI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 "한진그룹은 비전 2023을 발표해 유휴자산의 매각을 통한 그룹의 재무구조 개선을 약속했다. 그러나 대한항공의 경영진은 시장에 한 약속은 뒤로한 채 갑작스럽게 기내식 및 기내면세점 사업부의 매각을 결정했다"면서 이처럼 밝혔다. KCGI는 "기내식 및 기내면세점 사업부는 항공업과 시너지 효과가 크고 이익률이 높아 코로나19 사태 이후 그룹의 실적 회복의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돼 왔다"면서 "더구나 이번 매각 결정을 통해 해당 부문에 근무하고 있는 직원들의 고용 불안이 야기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지적했다. KCGI는 또 "대한항공의 경영진이 경쟁입찰을 거쳐 최적의 조건으로 사업부문의 매각을 진행하지 않고, 특정 사모펀드를 대상으로 배타적 협상권을 부여한 의도에 대해서도 의구심을 떨치기 어렵다"면서 "만약 한진그룹의 경영진이 경영권 분쟁 상황 속에서 알짜 사업부에 대한 인수 우선권 제공을 통해 현 경영진 측 우호지분을 확보하고자 이번 매각을 진행하는 것이라면, KCGI는 관련자들의 책임을 끝까지 추궁하고 진상을 규명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KCGI는 누구보다도 한진그룹의 경영정상화를 바라고 있으며, 위기상황 타개를 위한 한진그룹 경영진의 시도 자체를 비난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대한항공의 경영진이 이번 매각에 있어 임직원 등 관계자들의 이해관계를 충분히 고려하고, 독립적인 외부 주간사를 통해 공개적이고 투명한 절차를 진행할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oongang.co.kr 2020.07.17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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