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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털 벼르던 정부·여당, 다음 '클릭 응원'에 가짜뉴스 대응 TF 구성 지시
포털 다음이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맞춰 선보였던 '클릭 응원'이 여론 조작 의혹에 휩싸였다. 총선을 약 6개월 앞두고 잔뜩 예민한 여당이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자 결국 정부가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한덕수 국무총리는 4일 포털 다음의 항저우 아시안게임 응원 페이지 여론 조작 의혹과 관련해 범부처 태스크포스(TF) 구성을 지시했다.한 총리는 이날 방송통신위원회의 긴급 현안 보고를 받은 뒤 "방통위를 중심으로 법무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문화체육관광부 등 유관 부처와 함께 '여론 왜곡 조작 방지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범부처 TF를 시급히 구성하라"고 말했다.한 총리는 또 "가짜뉴스는 민주주의의 근간을 뒤흔드는 심각한 사회적 재앙"이라며 "과거 '드루킹 사건'과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범부처 TF를 신속하게 꾸려 가짜뉴스 방지 의무를 포함한 입법 대책과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라"고 덧붙였다.국민의힘에 따르면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한국과 중국의 8강전이 펼쳐진 지난 1일 다음 응원 페이지에서는 중국을 클릭해 응원한 비율이 한때 전체의 90%를 훌쩍 뛰어넘었다.이와 관련해 강민국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내년 총선을 6개월여 앞둔 상황에서 포털 여론 조작은 유권자들의 눈과 귀를 흐리고 대한민국 전체를 위협할 수 있는 중차대한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다음을 운영하는 카카오가 한중 8강전에 대해 내부적으로 파악한 결과 약 3130만건의 클릭 응원이 있었으며, 한국 클릭 응원이 6.8%(211만건), 중국 클릭 응원이 93.2%(2919만건)로 집계됐다.클릭 응원에 참여한 것으로 확인된 IP 5591개 중 국내 IP 비중은 95%(5318개)로 일반적인 수준이었지만, 확인된 IP가 만들어낸 총 클릭 응원 수 2294만건 중 해외 IP 비중은 86.9%(1993만건)였다.해외 IP 응원 수를 분석한 결과 2개의 IP가 해외 IP 클릭의 99.8%인 1989만건을 차지했다.2개 IP의 클릭 비중은 네덜란드 79.4%(1539만건), 일본 20.6%(449만건)로 나타났다. 해당 IP의 클릭은 경기가 끝난 뒤부터 이뤄졌다.카카오는 입장문을 내고 "한중 8강전 클릭 응원 수의 이상 현상은 이용자가 적은 심야시간 2개 IP가 매크로 프로그램을 활용해 만들어낸 이례적인 현상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서비스 취지를 훼손하는 중대한 업무 방해 행위로 간주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할 예정"이라고 했다.다음은 클릭 응원이 로그인하지 않은 상태에서 횟수 제한 없이 참여할 수 있어 특정 팀에 대한 클릭 응원 숫자가 과도하게 부풀려질 수 있는 점을 감안해 한중 8강전 다음 날 해당 서비스를 중단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3.10.04 14: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