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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뚝' 아이폰 주춤한 사이 갤럭시는 더 똑똑해진다

혁신이 없다는 비판에도 매년 판매 신기록을 썼던 애플 아이폰이 올해는 흥행 분위기가 주춤한 모습이다. 그 사이 하드웨어 경쟁력에서 밀린다는 평가를 받아왔던 삼성 갤럭시는 체력을 키우며 압도적 1위 수성에 나선다.아이폰16 수요 5년 전 수준27일 투자은행 모건 스탠리는 애플이 우리나라를 처음 1차 출시국에 포함하고 이달 출시한 '아이폰16' 시리즈의 부진을 예상하는 수치를 공개했다.모건 스탠리가 아이폰16 시리즈의 리드타임(주문부터 배송까지 걸리는 시간)을 조사한 결과 평균 14일로 지난 5년 동안 나온 제품 중 가장 짧았고, '아이폰12' 시리즈와 비슷했다.일반적으로 신제품이 인기가 많아 수요가 증가하면 공급이 부족해 물건을 주문하고 받기까지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이런 추세에 모건 스탠리는 애플이 공급을 줄일 가능성을 50% 이상으로 내다봤다. 리드타임으로 흥행 성적을 확신할 수 없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애플이 재고 관리를 효과적으로 했을 수도 있다.하지만 리드타임만 놓고 보면 분명 애플에게 좋은 소식은 아니다.아이폰16 프로 맥스의 리드타임은 '아이폰14' 프로 맥스보다 14일 짧았다. 아이폰16 프로의 리드타임도 '아이폰15' 프로, 아이폰14 프로, '아이폰13' 프로보다 14일 짧았다.팀 쿡 애플 CEO는 아이폰16 시리즈가 정식 출시한 날 수요를 묻자 "아직은 모르겠다"며 "이제 시작이니 두고 보자"며 말을 아꼈다. 애플 두뇌 따라잡는 갤럭시애플이 재미를 보는 4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판도가 불투명해진 상황에서 삼성전자는 조용히 칼을 갈고 있다.올해 세계 최초 AI(인공지능) 스마트폰 타이틀을 '갤럭시S24' 시리즈로 꿰찬 데 이어 플래그십 신제품의 기본 성능을 애플 수준으로 크게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된다.최근 성능 측정 사이트 긱벤치에 삼성전자가 내년 초 공개할 것으로 보이는 '갤럭시S25' 울트라 모델의 것으로 보이는 수치가 올라와 눈길을 끌었다.싱글코어 3000점 초반대, 멀티코어 9000점 초반대로, 퀄컴의 최신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인 '스냅드래곤 8 4세대'를 탑재했다. 지난해 나온 아이폰15 프로 맥스(싱글코어 2000점 후반대, 멀티코어 6000~7000점대)를 압도했다.IT 매체 샘모바일은 "아이폰은 안드로이드 라이벌과 비교해 싱글코어 성능은 더 강하지만 멀티코어는 약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4.09.27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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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펙팅룸 "호텔 접고 뛰어든 테크 유튜브, 고급 정보가 성공 비결" [2024 K포럼]

물과 기름처럼 성격은 정반대이지만 피 하나로 똘똘 뭉쳐 국내 대표 테크 유튜브 채널을 키운 콤비가 있다. 미국 유학 중 일찌감치 1인 미디어의 성장 가능성을 내다본 동갑내기 사촌의 제안에 잘나가던 호텔 사업도 과감히 접었다. 테크 채널 '인스펙팅룸'을 운영하는 별남(본명 안상호)과 엄준(엄종수) 얘기다. 별남·엄준은 오는 17일 'K메이커스: K를 만드는 사람들'을 주제로 열리는 제2회 K포럼에서 특별한 언박싱을 준비하고 있다. 별남·엄준은 국내외 기업들의 다양한 제품을 리뷰하면서 K(한류) 브랜드의 위력을 실감한다. 이들은 “애플이라는 전 세계에서도 알아주는 높은 벽과 같은 기업에 삼성이 라이벌이라는 아이덴티티를 가지고 꾸준히 성장하는 모습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달 27일 서울 중구 일간스포츠 사옥에서 별남·엄준을 직접 만났다. 조회수보다 구독자 니즈부터인스펙팅룸은 어찌 보면 무모한 듯 당차게 유튜브에 데뷔했다.미국에서 국제경영학을 전공한 별남은 유튜브가 막 활성화하기 시작한 2015년부터 인플루언서의 꿈을 키웠다. 특히 어릴 때부터 직접 컴퓨터를 조립할 정도로 관심이 많았던 테크 영상을 빠짐없이 시청했다.그러다 해외에서는 고품질의 리뷰 영상이 쏟아지는 데 반해 국내에는 테크 카테고리가 확산하지 않은 것을 보고 직접 뛰어들기로 마음 먹었다.대학에서 경제학을 공부한 엄준은 별남으로부터 유튜브 동업 제안을 받은 2019년 당시 국내에서 호텔 사업을 하고 있었다. 이미 펼친 일들의 포기가 쉽지 않았지만 흔쾌히 수락했다.돌이켜보면 코로나19가 여행·레저 업계를 할퀴기 전 별남이 절호의 타이밍에 손을 내민 것이다.엄준은 "온라인에서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 역량을 펼칠 수 있는 일을 마침 찾고 있었다"며 "리스크가 적고 카메라와 마이크 한 대만 있으면 되는 유튜브가 제격이었다"고 회상했다. 시작은 순탄치 않았다. 일주일 동안 야심차게 준비한 무선 이어폰 리뷰 영상의 조회 수가 200회에 그친 것. 하지만 채널 개설 약 두 달 만에 시장에 나오지도 않은 롤러블 스마트폰 관련 영상이 말 그대로 대박이 터졌다.제품을 구매하는 비용도 들이지 않고 채널에 날개를 단 것이다. 이때 별남과 엄준은 구독자들이 빠르고 신뢰도 높은 정보를 갈구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별남은 "영상을 만들 기 전 비슷한 콘셉트를 가진 유튜버들의 영상을 다 확인한다"며 "그들과 차별화하기 위해 해외 전문 매체와 팁스터(정보유출자), 주식사이트 등 구독자들은 쉽게 접할 수 없거나 생소한 곳에서 믿음이 가는 정보를 취합하는 데 공을 들이는 쪽으로 전략을 바꿨다"고 말했다.자극적인 섬네일(미리보기)을 덕지덕지 바른 곳과 달리 노력을 인정받지 못하는 순간이 있어도 영상의 내용에 집중한 것도 차별화 포인트다.직설적인 성격의 별남은 쏘아대는, 친근한 느낌의 엄준은 부드러운 스타일의 영상으로 각자의 개성을 표현한다.엄준은 "비슷한 채널들이 우후죽순 생겨났지만 세세한 부분에 신경 쓰고 작업하다 보면 결국 구독자들은 돌아오게 돼있다"며 "스크립트 역시 복잡하고 어려운 제품 사양 정보 등을 조금이라도 재미있게 전달하기 위해 작성에 공을 들인다"고 했다.영상은 화려한 자막 대신 직관적인 정보 전달이 가능하도록 군더더기 없이 최대한 깔끔하게 구성했다. 광고 제품도 거짓말은 'NO'지금이야 이름만 대면 아는 기업들과 마케팅 파트너십을 맺었지만, 채널 초기에는 리뷰 제품을 구할 돈도 모자라 부모님 스마트폰을 바꿔드리거나 지인들에게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라는 소리를 들으며 대여를 부탁했다.삼성의 첫 폴더블폰은 출고가보다 비싼 300만원에 어렵게 구해 리뷰한 뒤 곧바로 팔았고, 2021년 '아이폰13' 시리즈가 출시됐을 때는 1000만원 가까이 쏟아 4개 모델을 전부 사들이기도 했다.별남은 "일본에서 먼저 출시된 스마트폰을 구하러 갔다가 실패해 도움을 요청하자 현지 구독자가 당일 반차를 쓰고 제품을 빌려줬을 때가 기억에 남는다"며 "낚시성 채널에 매번 실망하다 우리 채널을 선택한 구독자였다. 섭섭지 않은 식사를 대접했다"고 회상했다.이제는 유튜버와 광고주의 입장으로 제품을 리뷰할 때도 많아졌지만 절대 거짓말은 하지 않는다.엄준은 "광고주들의 성향이 개방적으로 바뀌었다. 오히려 문제점을 말하지 않으면 지적을 받을 수 있다"며 "단점이 있으면 개선 가능한 긍정적인 방향으로 풀어서 설명한다"고 했다.별남·엄준은 인플루언서 꿈나무들을 위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별남은 "대형 스튜디오와 연예인들이 침범하고 있지만 유튜브는 아직 레드오션이 아니다"며 "B급 감성이라도 확고한 의지만 있다면 자신의 재능을 살릴 수 있으니 두려워 말고 도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엄준 역시 "유튜브에서는 끈기 있는 사람이 승리한다"며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게 중요한 만큼 트렌드를 빠르게 읽을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4.07.0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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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작년 글로벌 베스트셀러 1~7위 싹쓸이

애플 아이폰이 지난해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스마트폰 1위부터 7위까지 싹쓸이했다.22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2022년 출시한 '아이폰14' 기본형은 시장 점유율 3.9%로 지난해 세계 스마트폰 판매량 1위를 기록했다.아이폰14 프로맥스(2.8%)와 아이폰14 프로(2.4%)가 뒤를 이었다. 일본과 인도에서 판매량이 두 자릿수 성장한 2021년형 '아이폰13'(2.2%)이 4위에 올랐다.가장 최신 제품인 '아이폰15' 프로맥스(1.7%), 아이폰15 프로(1.4%), 아이폰15(1.4%)가 5~7위를 차지했다.애플이 경쟁사들의 부진 속에서 인도, 중동, 북아프리카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한 것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게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분석이다.삼성전자는 8위부터 10위까지를 가져갔다.인도에서 가장 많이 팔린 '갤럭시 A14 5G'(1.4%)가 8위다. 각각 9위와 10위인 LTE 스마트폰 '갤럭시 A04e'(1.3%), '갤럭시 A14 5G'(1.3%)는 브라질, 인도, 멕시코, 인도네시아 시장에서 선전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4.02.22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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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IS리포트] 흔들리는 '애플의 계절', 삼성은 "제발 접어줘"

올해도 어김없이 '애플의 계절'이 왔다. 그런데 이번에는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침체에 제대로 이를 갈고 나왔는데도 최대 시장인 중국의 문이 닫히면서 시작부터 삐거덕거린다.아이폰 신제품이 나오는 매년 가을 1위 자리를 넘겨줘야 했던 삼성전자에게는 절호의 기회다. 사과 로고에 마음을 빼앗긴 10·20세대의 눈을 폴더블폰으로 돌리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중국 태클에 애플 '휘청'14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 13일 대대적인 변화를 준 기대작 '아이폰15' 시리즈를 공개했는데도 주가가 바닥을 향하고 있다.미국의 견제를 견디지 못한 중국이 '아이폰 금지령'이라는 초유의 카드를 꺼내든 탓에 애플이 직격탄을 맞았다.미국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은 이달 초 중국이 정부 기관 소속 공무원들에게 아이폰을 비롯한 외산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도록 공지하고 있다고 전했다.이 소식이 퍼진 뒤 애플의 시가총액은 이틀 만에 250조원 이상이 증발했다. 아이폰15를 소개한 날에도 주가가 전일 대비 1.71% 떨어졌다.글로벌 투자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애플이 중국에서 4000만~5000만대 규모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데, 이번 조치가 공식화하면 최대 1000만대의 피해를 볼 것으로 내다봤다.다만 중국은 마오닝 외교부 대변인의 입을 빌려 "외국 브랜드 휴대전화의 구매·사용을 금지하는 법률·법규와 정책 문건을 내놓지 않았다"며 선을 그었다. 미국이 틱톡과 화웨이 등 영향력을 키우고 있는 중국 기업을 개인정보 유출 우려 등 안보 문제로 걸고넘어지며 꾸준히 규제를 가하자 핵심 기술 내재화 차원에서 내수 시장의 변화를 꾀하는 것이라는 추측이 제기된다.중국은 애플에게 없어서는 안 될 핵심 고객이다. '외산폰의 무덤'으로 여겨지지만 유독 아이폰의 인기가 높다.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보고서를 보면 애플은 중국에서 오포·비보·아너·샤오미·화웨이 등 현지 브랜드들을 제치고 지난 1분기 역대 최고 점유율인 19.9%를 기록했다.애플은 출하량이 10년 만에 최저치를 나타낼 정도로 올해 스마트폰 시장이 쪼그라들 것에 대비해 만반의 준비를 했다.100달러가량 인상할 것이라는 업계의 관측을 깨고 가격을 동결했다.탈모 디자인이라는 놀림을 받았던 노치를 탈피해 프로 아래 모델(일반·플러스)에도 '다이내믹 아일랜드'를 적용했다. 프로와 프로 맥스는 항공·우주 등급의 티타늄 합금을, 일반·플러스는 컬러 인퓨즈 후면 유리를 장착해 차별화했다.유럽의 표준화 요구에 맞춘 것이기는 하지만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의 USB-C 포트를 도입해 사용 편의성을 끌어올렸다. 그런데 예상 밖의 암초를 만나 흥행에 빨간불에 켜졌다. 삼성전자에게 지금은 기회삼성전자 입장에서는 호재다. 올해 4분기 애플의 신제품 출시 효과가 줄어들면서 점유율 싸움을 해볼 만하게 됐다.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의 올해 2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점유율 순위에서 삼성전자는 19.8%로 1위에 올랐다. 애플이 15.4%로 뒤를 이었다.작년 4분기에는 애플이 24.6%로 삼성전자를 약 4%포인트 차이로 따돌리고 선두에 선 바 있다.삼성전자는 유럽과 남미, 중동·아프리카에서는 선전하지만 중국에서는 순위권 밖일 정도로 입지가 미미해 규제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롭다.하반기 맞수인 갤럭시 폴더블폰은 순항하고 있다. 지난달 내놓은 '갤럭시Z 플립5·폴드5'는 유럽 초기 판매 신기록을 달성했다. 연 기준으로 지금은 단종됐지만 많은 팬을 보유했던 '갤럭시 노트'를 판매량으로 뛰어넘었다.국내에서 진행한 사전 예약에서는 102만대가 팔리며 폴더블폰 최고 성적을 냈다. 플래그십 '갤럭시S23' 시리즈에 근접하며 폴더블폰 대중화의 불씨를 당겼다.트렌드포스는 폴더블폰의 시장 침투율이 2023년 1.6%에서 2027년 5% 이상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폼팩터 시장을 선도하는 삼성전자가 반전을 노리는 부분이다. 현재 국내 시장에서는 잠재 고객의 아이폰 전환 추세가 가속하고 있다.한국갤럽이 지난 7월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30대 이상은 절반이 넘는 소비자들이 삼성 갤럭시를 계속 쓰겠다고 답했지만, 18~29세 젊은 고객은 10명 중 6~7명이 아이폰을 선호하는 것으로 집계됐다.아이폰 특유의 감성에 더해 같은 종류의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어야 친구들과 어울릴 수 있다는 인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한편에서는 아이폰에 대한 불만도 커지고 있어 삼성전자가 젊은 앱등이(애플 제품 충성 고객을 뜻하는 은어)를 파고들 기회가 여전히 있다. 고등학교 3학년 때부터 애플 제품을 이용 중이라는 '아이폰12' 미니 고객 A(25) 씨는 "처음에는 디자인이 예뻐서 선택했는데 지금은 애플 기기와의 호환성 때문에 피할 수 없게 됐다. 비싸서 부담이 된다"고 말했다.경기도 분당에 사는 아이폰12 이용자 B(25) 씨는 "에어드롭·나의 찾기 기능을 주로 사용한다"며 "삼성페이나 화질 차이를 보면 삼성 제품으로 바꿀 의향은 있다"고 말했다.고등학교 2학년 때 처음 아이폰을 접한 그 역시 기기 간 호환성을 아이폰을 선택하는 주된 이유로 꼽았다.'아이폰13' 미니를 쓰는 전남 여수의 C(27) 씨는 "또래 사이에서 아이폰이 너무 흔해서 오히려 갤럭시가 더 희소성이 느껴질 정도"라고 했다. "애플 위기 제한적" 신중론도이에 삼성전자는 주요 시장에서 젊은 고객들의 이목을 끌기 위한 폴더블폰 마케팅에 팔을 걷어붙였다.국내에서는 대표 테마파크인 에버랜드에 사이버펑크 콘셉트의 체험존을 구성했다.중국과 일본도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지난 8일 상하이에서는 갤럭시Z 플립5를 반쯤 접어 얹은 듯한 약 70m 길이의 조형물을 만들어 이색 선상 마케팅을 펼쳤다. 도쿄 시부야에서도 옥외광고를 진행했다.폴더블폰의 접는 경험에 홀린다는 내용을 담은 캠페인 영상 '조인 더 플립 사이드'는 공개 두 달 만에 유튜브 조회수 2000만회를 돌파했다.올해를 폴더블 대세화의 전환점으로 지목한 노태문 삼성전자 MX(모바일 경험)사업부장은 지난 7월 기자간담회에서 "폴더블 제품을 더 많은 소비자에게 알리고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최우선 순위"라며 "(10·20세대 아이폰 쏠림 현상은) 열심히 분석하고 공부하고 있다"고 했다.애플을 향한 중국의 딴지에도 삼성전자가 마냥 안심하고 있을 수만은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박형우 SK증권 연구원은 "2019년 중국의 반애플 정서에도 아이폰 판매는 지난 3년간 견조했다"며 "현 시점의 큰 변수는 (오히려) 북미와 글로벌 소비 수요"라고 진단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3.09.1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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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Z, 아이폰에 빠진 잘파세대 마음 접어서 잡을까

애플과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을 양분한 삼성전자가 앞날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안드로이드 진영 대표주자의 입지로 오랜 기간 다져왔던 점유율이 잘파세대(Z세대와 알파세대 합성어·1990년대 중반 이후 태어난 세대)를 중심으로 크게 흔들리고 있어서다.아이폰은 특유의 감성으로 젊은 소비자들 사이에서 필수 아이템으로 자리매김하며 갤럭시 본진인 한국 시장마저 위협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폴더블폰 신제품은 차별화한 디자인과 사용성으로 '10·20세대 사로잡기'라는 특명을 받았다.삼성전자는 26일 저녁 8시 서울 강남 코엑스에서 '삼성 갤럭시 언팩 2023'을 개최한다.사상 최초로 국내에서 열리는 이번 행사에서 '갤럭시Z 플립5'(이하 갤Z플립5)와 '갤럭시Z 폴드5'가 베일을 벗을 것으로 기대된다.삼성전자는 국내에서 80% 안팎의 압도적인 점유율로 1위 자리를 공고히 하고 있지만 미래 고객인 잘파세대의 마음이 아이폰에 쏠려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이 이달 1000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에 따르면 18~29세의 아이폰 이용률은 65%에 달했다. 갤럭시가 32%, LG 스마트폰이 1%로 뒤를 이었다.갤럭시 56%, 아이폰 41%를 나타낸 30대를 기점으로 취향이 확 갈렸다. 40대와 50~60대의 갤럭시 이용률은 각각 78%, 85% 이상을 기록했다.특히 젊은 여성의 아이폰 사랑이 눈길을 끈다. 18~29세 응답자 중 아이폰을 보유한 여성은 71%로, 남성(60%)보다 10%포인트가량 더 많았다.충남 예산에 거주하는 이 모 씨(24)는 4년째 아이폰을 쓰고 있다. 그는 "갤럭시를 써볼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며 "'에어드롭'을 자주 쓴다"고 말했다. 아이폰을 구매한 이유로는 친구의 아이폰과의 연동, 카메라 성능을 꼽았다.에어드롭은 근처에 있는 다른 애플 기기와 사진·문서 등을 공유하는 기능이다. 복잡한 절차 없이 빠르게 주고받을 수 있다.익명의 이용자에게도 웃긴 사진 등을 보낼 수 있어 일종의 놀이처럼 번지기도 했다. 어린 학생들은 아이폰 없이는 친구들과 어울리는 데 한계가 있다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아이폰12' 미니 모델을 사용 중인 서울 사는 이 모 씨(25)는 "화면이 접히는 폴더블폰은 액정이 고장 날까 두려워 차라리 기존 바 형태의 제품을 쓰는 것이 편하다"고 말했다. 6년 전부터 아이폰만 고집하는 경기도 고양시의 옥 모 씨(22)는 "삼성페이 때문에 갤럭시를 써볼까 하다가도 깔끔한 디자인과 기능이 마음에 들어 계속 아이폰을 사게 됐다"고 했다.이런 상황에서 애플은 잘파세대를 겨냥한 마케팅을 공격적으로 전개하고 있다.10대들의 선망의 대상으로 떠오른 걸그룹 뉴진스와 마케팅 파트너십을 맺고 신곡 뮤직비디오 등을 선보이며 '아이폰=대세' 공식을 만들고 있다.지난 3월에는 삼성전자 텃밭인 서울 강남에 다섯 번째 공식 매장을 열어 오프라인 접점을 확대했다.글로벌로 눈을 돌려도 애플은 막강한 위엄을 과시한다. 최대 시장이자 '외산의 무덤'으로 여겨지는 중국에서 현지 브랜드와 왕좌를 다투고 있다.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올해 1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 현황을 보면 애플은 점유율 19.9%로 오포·비보·아너 등 중국 제조사들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역대 최고 점유율이다.지난해 중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스마트폰 순위에서는 '아이폰13' 시리즈가 1~3위를 독식했다. 이처럼 예사롭지 않은 애플의 공세에 삼성전자도 디자인 혁신에 온 힘을 쏟았을 것으로 보인다. '아재폰'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서다.갤럭시 수장 노태문 MX(모바일 경험)사업부장이 작년부터 디자인경영센터장을 겸임하는 이유다.노태문 사장은 지난 19일 올린 기고문에서 "새로운 디자인 방향성을 반영해 갤럭시 폴더블은 더욱 본연의 기능과 사용성에 충실하게 정제된 디자인을 구현했다"고 자신했다.갤럭시 폴더블폰 신제품은 디자인과 설계에 대대적인 변화가 예상된다.물방울 힌지(접히는 부분)를 새로 도입해 두께가 얇아지고 전작과 달리 완벽하게 접힐 것으로 추측된다. 갤Z플립5의 경우 커버 디스플레이가 3.4인치로 두 배 가까이 커져 활용도가 한층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3.07.2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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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당할 줄이야" 중고거래 사기, 이렇게나 악랄해졌다

국내 C2C(개인 간 거래) 생태계의 급격한 확산에 중고거래 사기도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으로 대담해졌다. 과거 가짜 안전결제 링크로 유도하는 데 그쳤다면 최근에는 포털 계정 도용과 유통 대기업의 이름을 내건 홈페이지 개설 등 수법이 악랄하다 못해 기발하다.정부와 업계의 감시망은 무용지물이다. 피해자들은 "내가 당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입을 모으는데, 플랫폼은 경찰 조사를 안내할 뿐 안전장치 마련에 소극적인 모습이다. 본인인증 계정도 못 믿는다대전광역시 서구 정림동에 거주 중인 이 모 씨(32)는 지난 9일 중고나라에서 새 제품 가격이 95만원부터 시작하는 '아이폰13' 미니 모델을 61만원에 판다는 글을 보고 거래하려다 사기를 당했다.이 씨는 "본인인증을 완료한 계정이고 거래내역과 '더치트'를 확인했더니 이상이 없어 평소에 그랬던 것처럼 알려준 계좌로 이체했다"고 말했다.더치트는 2006년부터 운영 중인 사기 피해 정보 공유 앱·웹사이트다. 대부분의 중고거래 이용자들이 구매 전 이곳에서 상대방을 조회한다.중고나라와 번개장터 등 국내 주요 중고거래 플랫폼들은 구매자가 물건을 받아본 뒤에 판매자에게 이체한 돈을 지급하는 안전결제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하지만 휴대전화로 본인인증을 한 계정은 믿어도 될 것이라는 인식이 퍼져있어 간편하고 수수료가 없는 계좌이체를 택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사기에 쓰인 계정은 포털의 보안 체계가 탄탄한 만큼 해킹보다는 돈을 주고 샀을 것으로 추정된다. 한 제보자는 자신이 즐기는 온라인 게임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을 공유했는데, 중고거래 후기와 평점이 좋은 계정을 찾는 내용이었다.글 작성자와의 대화 내용을 보면 사기 행각으로 모은 돈은 스포츠 도박 등에 탕진하는 것으로 보인다. 깨끗한 계정 하나만 구하면 경찰의 '사이버안전지킴이'나 중고나라 '사기 이력 조회' 등은 사기범들 입장에서 전혀 문제 될 게 없다.이런 계정 도용 사례와 관련해 네이버 관계자는 "조사에는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있지만 계정을 양도했는지는 알 수 없다"며 "법적 처벌도 회사가 하는 게 아니라서 대응에 한계가 있다"고 했다.네이버는 운영 정책에서 '회원은 본인의 계정을 다른 사람에게 판매·양도·대여 또는 담보로 제공할 수 없으며, 아울러 다른 사람에게 그 사용을 허락할 수도 없다'고 규정했다. 사기 신고하자 협박까지포털의 허점을 파고든 중고거래 사기범들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대상을 더욱 세분화했다.스마트폰과 게임기 등 자주 거래되는 물건을 넘어 캠핑용품과 공구 등 마니아들이 커뮤니티를 형성해 의심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곳까지 손을 뻗었다. 가격은 너무 싸 보이지 않도록 제시하는 치밀함까지 보인다.서울 중랑구에 사는 길 모 씨(43)는 지인의 소개로 회원 약 124만명의 네이버 카페 '초캠장터'에 가입했다. 캠핑이 취미였던 그는 고싸머기어 마리포사 배낭을 판다는 글을 보고 25만원을 이체했지만 이후 판매자는 자취를 감췄다.길 씨는 "중고나라는 사기꾼이 많다는 얘기에 걱정했지만, 초캠장터는 캠핑장비 전문이라 안심을 한 것 같다"며 "하나도 아닌 두 세트를 구성품과 함께 가지런히 찍은 사진을 보고 속았다. 오랫동안 봐온 제품이라 빨리 거래하고픈 마음도 있었다"고 말했다.길 씨가 더치트에 신고하자 판매자는 협박성 댓글을 달았다.환불해 주지 않겠다고 확답한 것도 아니기 때문에 반대로 길 씨를 허위사실 유포로 신고하겠다고 몰아세웠다. 불법으로 어렵게 구한 계정인 만큼 최대한 유지해 중고거래 사기에 활용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의 40대 송 모 씨도 지난 10일 중고나라에서 20만원이 조금 넘는 밀워키의 무선 광택기를 사려다 돈을 날렸다.송 씨는 "신품 대비 20%가량 저렴하게 가격을 책정해 크게 의심을 하지 않았다"며 "안심번호는 본인인증을 완료한 중고나라 회원에게 부여하는 점도 생각했다"고 했다.플랫폼 성격에 따라 사기 유형에는 차이가 있었다. 로컬 기반 직거래 위주인 당근마켓에서는 대면할 필요가 없는 모바일 상품권이 사기범들의 타깃이다.지난 15일 모바일 쿠폰을 구매하는 과정에서 소액 사기를 당한 부산시 동래구 정 모 씨(28)는 당근마켓에 공문을 발송해 줄 것을 경찰에 요청한 상황이다.정 씨는 "당근마켓은 고객센터도 없고 온라인에 문의하면 인공지능(AI)이 주는 답변이 전부다. 전화 연결도 힘들다"며 "추가 피해 방지를 위해 주의를 당부하는 글을 올렸는데 오히려 활동 중지와 게시글 삭제 조치를 받았다"고 토로했다.당근마켓은 워낙 이용자가 많아 유선으로 일일이 고객 불편을 해소하는 것은 불가능한 구조라는 입장이다.당근마켓 관계자는 "월평균 1800만명의 이용자가 1500만건 이상의 글을 올리고 있다"며 "모든 문의를 전화로 응대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라고 말했다.그는 또 "사람의 눈과 손으로 대응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며 "균등한 고객 대응과 신속한 처리를 위해 가이드라인을 제공한다. 모듈화한 프로세스와 기술이 방향성"이라고 했다. 대기업 베낀 가짜 쇼핑몰도어린 이용자들에게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인스타그램 등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는 아이돌 콘서트 티켓 사기가 판치고 있다.충북 청주시 흥덕구에 사는 김 모 양(18)은 지난 13일 트위터에 세븐틴 콘서트 티켓이 실제 가격보다 훨씬 싸게 올라와 돈을 보냈는데 아무것도 돌아오지 않았다. 인터파크 앱 화면을 교묘하게 수정한 인증사진 때문에 속을 수밖에 없었다.사기범들은 중고거래에 악용한 계정으로 대기업을 사칭한 가짜 웹사이트까지 운영하고 있다.네이버 쇼핑에서도 조회되는 '롯데 아웃렛'이라는 이름의 웹사이트는 롯데쇼핑의 사업자등록번호도 베꼈다. 신용카드 결제는 불가하며 무통장 입금만 받는다.네이버에서 냉장고 모델명를 입력해 최저가를 제시한 것을 보고 결제했다가 100만원이 훌쩍 넘는 사기를 당한 피해자도 있다.해당 사이트에 적힌 번호로 전화를 걸었더니 AI 안내 음성까지 구현했다. 연락이 닿은 젊은 남성에게 "이곳에서 사기를 당했다는 얘기가 있던데 정말 롯데가 운영하나"고 물었더니 "물류 창고다. 문자를 보낼 테니 확인하라"는 답이 돌아왔다. 한 제보자에 따르면 최근 전자지급결제대행(PG) 카드단말기 등록을 요청했다가 정보가 거짓인 것이 들통나 심사에서 떨어졌다. 피해자들의 신고에도 해당 웹사이트의 문은 여전히 열려 있다.롯데쇼핑 관계자는 "우리도 피해자"라며 "찾아낸 사이트들을 유관 기관에 적극적으로 신고하는 등 범죄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3.06.1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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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만한 아우' 갤럭시A 출격 임박…'글로벌 점유율 1위' 선봉장

삼성전자가 사전판매 신기록을 쓴 '갤럭시S23'(이하 갤S23) 시리즈의 흥행 열기를 이어가기 위해 곧바로 지원군을 투입한다. 프리미엄급 성능으로 무장한 신규 보급형 라인업으로 글로벌 1위 굳히기에 나선다.삼성전자는 15일 글로벌 뉴스룸에서 보급형 갤럭시A 신제품을 공개할 예정이다. '갤럭시A54'(이하 갤A54)와 '갤럭시A34'(이하 갤A34)가 유력하다.삼성전자 관계자는 "아직 출시 계획이 정해지지 않았다. 제품에 대한 소개만 하는 것"이라고 했다. 별도의 언팩 행사는 마련하지 않았으며 향후 판매와 관련한 내용을 구체화할 예정이다.국내 시장에서는 플래그십 갤럭시S 시리즈의 선호도가 높지만, 갤럭시A 시리즈는 삼성전자가 글로벌 스마트폰 리더십을 가져갈 수 있도록 도운 효자 제품이다.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베스트셀러 스마트폰 10개 중 8개가 애플 아이폰이었다. 상위 10개 제품의 비중은 전체의 19%다. '아이폰13' 일반 모델이 점유율 5%로 1위에 올랐다.애플이 놓친 두 자리는 삼성전자가 가져갔는데, S 시리즈가 아닌 A 시리즈가 선전했다. 4위 '갤럭시A13'(이하 갤A13)과 10위 '갤럭시A03'(이하 갤A03)이 각각 1.6%, 1.1%의 점유율을 나타냈다.갤A13은 250달러 미만의 가격에 준수한 사양으로 중남미와 인도에서 많이 팔렸다. 10개 제품 중 가장 저렴한 갤A03은 중남미와 중동아프리카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다. 이번에 선보이는 갤A54와 갤A34는 경쟁력 있는 사양으로 나올 전망이다.샘모바일 등 해외 IT 매체는 갤A54와 갤A34 모두 부드러운 화면 넘김을 지원하는 120㎐ 디스플레이를 탑재했을 것으로 내다봤다. 갤A34의 화면이 6.6형으로 갤A54(6.4형)보다 클 수도 있다.두뇌 역할을 하는 AP(중앙처리장치)는 갤A54는 삼성의 5나노 '엑시노스 1380', 갤A34는 대만 미디어텍의 6나노 '디멘시티 1080'을 적용하고, 둘 다 5000㎃h의 넉넉한 배터리를 갖췄을 것으로 보인다.후면에는 3개의 카메라를 탑재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갤A54는 5000만 화소, 갤A34는 4800만 화소의 메인 카메라를 달았으며, 고가 모델에서만 볼 수 있는 OIS(손 떨림 방지)를 지원할 것으로 기대된다.이미 삼성전자는 온라인 마케팅에 시동을 걸었다. 최근 삼성 인도 트위터 계정에 A 시리즈 신제품이 저조도 촬영에 뛰어나다는 것을 암시하는 영상을 올렸다. 강한 내구성과 방수 기능도 강조했다. 갤S23처럼 라임과 라벤더 색상을 포함하고, 후면 카메라를 깔끔하게 일렬로 배치하는 물방울 디자인을 입혔을 것으로 추측된다.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 5830만대를 기록하며 신제품 출시 효과를 업은 애플(7000만대)에 잠시 1위를 내줬다. 그전까지는 6000만~7000만대로 우위에 섰다. 디자인과 성능 모두 잡은 A 시리즈로 올해 1~3분기도 애플을 압도할지 관심이 쏠린다.관건은 가격이다. 원자재가 인상 등의 영향을 받았던 갤S23처럼 가격을 소폭 인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갤A54가 70만원 중반대, 갤A34가 50만원 중후반대로 전작보다 10만원가량 오를 것으로 보인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3.03.1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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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리포트] 갤럭시S23 울트라, 어두웠던 내 세상 빛나게

오래전 삼성전자는 오늘의 갤럭시를 예상하고 브랜드를 정했을까. 이름 그대로 은하수까지 찍는 우주 망원경으로 진화했다. 더 깨끗한 화질을 위해 픽셀을 쪼개고 쪼개다 보니 어느새 2억 화소의 벽은 무너졌다. 이른바 '대포 렌즈' 없이 화면 위 두 손가락을 펼치는 것만으로도 달의 분화구에 닿을 수 있다.이제 갤럭시의 뷰파인더는 산과 바다를 넘어 우주로 향한다. '극강의 프리미엄' '최고 중의 최고' 등 수식어가 붙은 '갤럭시S23'(이하 갤S23) 울트라를 직접 다뤄보니 3년 전 구매한 스마트폰이 유물처럼 느껴질 정도다. 존재감을 과시하듯 툭 튀어나온 후면 카메라가 눈에 거슬리지만, 결과물을 보면 충분히 용서가 된다. 2억 화소 최대 강점은 '야간 촬영'17일 정식 출시하는 갤S23 울트라는 시리즈 처음으로 2억 화소 광각 카메라를 탑재했다.삼성전자가 이 초고화소 이미지센서의 강점으로 가장 먼저 내세운 것은 고배율 줌이 아닌 저조도 촬영이다. 아무리 어두워도 선명한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의미다.새롭게 선보인 '어뎁티브 픽셀'은 촬영 환경에 따라 2억·5000만·1200만 화소로 자동 전환한다. 낮에는 2억 화소를 그대로 사용해 디테일한 고해상도의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 밤에는 인접 픽셀을 16개씩 묶은 1200만 화소로 바꿔 더 많은 빛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카메라 '더보기' 메뉴의 전문가용 앱 '엑스퍼트 로'를 실행하면 1200만 화소와 5000만 화소 중에서 선택할 수 있다. 늦은 저녁 바닥의 작은 조명에만 의지한 채 서 있는 작은 동상을 찍어봤는데, 화소에 따라 사진의 느낌이 확연히 갈렸다. 1200만 화소는 밝지만 차가운 분위기를 보인 데 반해 5000만 화소는 그림자가 짙어지지만 색감이 더 풍부했다.엑스퍼트 로 앱으로 사진을 찍으면 촬영 버튼을 누르고 저장까지 1초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 일반적으로 SNS(사회관계망서비스) 등에 올릴 때 사용하는 이미지 파일과 압축을 하지 않아 후처리가 가능한 원본 파일이 각각 생성된다. 원본 파일은 전용 프로그램으로만 열어볼 수 있으며, 용량은 10배 가까이 클 때도 있다. 화소를 바꾸지 않고 '야간 모드'를 쓰는 것도 방법이다. 마찬가지로 촬영 버튼을 누르고 1초가량 소요되는데, 초점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가이드 아이콘을 제공한다.똑같은 화소로 ISO(감도)와 셔터 스피드를 알아서 조절해 밝은 결과물을 도출한다. 색감에 큰 변화는 없지만, 확대했을 때 노이즈가 사라지고 선이 부드러워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렇게 야간 촬영 기술에 집중했다고 해도 역시 갤S23 울트라는 당겨야(줌) 제 맛이다.아직 해가 지지 않은 늦은 오후 서울 시청역 7번 출구에서 광화문광장을 바라봤다. 네이버 지도 기준 약 1㎞ 거리다. 아무리 멀리 봐도 청와대 뒤 북악산만 고개를 빼꼼히 내민 정도다.여기서 100배 줌이 위력을 발휘한다. 광장 중앙을 최대한 확대했더니 이순신 동상이 늠름한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인공지능(AI) 보정을 거쳐 경계선이 뚜렷하지는 않지만 한자로 쓰인 '광화문'을 식별할 수 있는 수준이다. 100배 줌으로 ‘달토끼’ 훔쳐보는 재미다음으로 갤럭시 울트라 모델의 통과 의례로 여겨지는 '달 찍기'에 도전해봤다.미세먼지 농도가 '보통'이었던 지난 12일 자정 얼굴을 살짝 가린 달 쪽으로 카메라를 향했다. 100배 줌으로 당기자 처음에는 뿌옇게 잡혔다가 이내 제대로 얼굴을 드러냈다. 크레이터(분화구)와 바다 등 표면을 생생하게 볼 수 있었다.워낙 거리가 멀어 조금만 움직여도 달이 시야에서 사라졌는데, 스마트폰 화면 우측 상단에 조준 위치를 안내하는 화면이 있어 어렵지 않게 제자리를 찾았다. 수전증으로 애를 먹기는 했지만 심호흡을 하고 네 번째 시도 만에 촬영에 성공했다.보정 각도를 2배 높인 광학식 손 떨림 방지 기능(OIS) 덕분이다. OIS는 낮에 영상을 찍을 때는 피사체의 잔상을 줄이고, 야간에는 촬영자의 발걸음에 따른 진동을 최소화해 수평 방향으로 재생 화면이 흔들리는 상황을 막는다.이어 갤S23 울트라에서 처음으로 선보인 '천체 사진' 모드를 켰다. 엑스퍼트 로 앱에서 진입할 수 있으며, 수광면적이 가장 넓은 1200만 화소에서만 작동한다.은하수를 찍기 위해서는 준비물이 필요하다. 주변 빛의 영향을 받지 않는 최대한 어두운 장소와 한 곳에 장시간 고정할 수 있는 삼각대, 미세먼지가 없는 대기 환경 등이다.촬영 시간은 4·7·10분 중 고를 수 있다. 천체 촬영 모드의 핵심은 여러 장의 사진을 하나로 합치는 '멀티프레임 합성' 기술이다. 노이즈를 없애고 빛만 골라내기 때문에 긴 시간 찍을수록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 가로등을 피해 별을 볼 수 있는 근처 공원 구석에 갤S23 울트라를 두고 각각 4분, 7분 동안 밤하늘을 찍어봤는데, 제대로 된 사진을 건지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다.촬영 버튼을 누르기 전 미리 별자리를 알려주는 천체 가이드는 나무를 비춰도 표시되는 등 부정확하고, 어디서 새어 들어왔는지 모를 빛으로 인해 번짐 현상이 두드러졌다. 초점과 구도를 잡기도 힘들다.삼성전자가 예시 사진을 찍기 위해 미국 로스앤젤레스와 강원도 평창을 찾은 것처럼 외부의 영향을 완벽히 차단한 장소에서 시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갤럭시 전용 두뇌, 아이폰과 어깨 나란히카메라 다음으로 눈여겨봐야 할 것은 역대급으로 똑똑해진 두뇌다. 미국 퀄컴이 갤럭시용으로 만든 AP(중앙처리장치) '스냅드래곤 8 2세대'를 100% 채택했다. 지난해 강제 성능 저하 논란으로 떨어진 프리미엄 위상을 회복하기 위해 자사 AP는 고도화 연구에 착수하고 퀄컴과 최적화 작업을 진행했다.모바일 성능 평가 앱 '긱벤치5'로 측정한 결과 싱글코어는 1500점대, 멀티코어는 5000점 초반대를 기록했다. 싱글코어는 하나의 작업에 집중할 때, 멀티코어는 여러 개의 업무를 동시에 수행할 때 유용하다.애플의 최신 AP인 'A16 바이오닉'이 들어간 '아이폰14' 프로와 프로 맥스의 싱글코어와 멀티코어 점수가 각각 1800점대, 5000점 중반대인 것과 비교하면 조금 뒤처진다.그래도 전작인 '아이폰13' 시리즈의 AP 'A15 바이오닉'을 그대로 가져간 아이폰14 일반·플러스 모델(싱글코어 1700점대·멀티코어 4000점 후반대)과는 견줄만하다. AP 성능을 체감하기 위해 모바일 게임을 최고 사양으로 돌려봤다. 약 1시간 플레이한 결과 60프레임의 부드러운 화면을 꾸준히 유지했으며, 끊김 현상은 거의 느끼지 못했다.다만 스마트폰의 온도는 27도에서 41도로 확 올랐다. 발열을 책임지는 베이퍼 챔버의 크기를 키워 40도를 크게 웃돌지는 않았다.'갤럭시노트'를 계승한 S펜도 갤S23 울트라에서 만나볼 수 있다. 제품 좌측 하단에 전용 슬롯이 있어 케이스를 살 필요가 없다.S펜을 뽑으면 곧바로 관련 앱들을 화면에 띄운다. 급할 때는 화면이 꺼진 상태에서 S펜을 빼 검정색 화면에 하얀색 글씨로 메모를 남길 수 있다. S펜을 제거한 상태에서 장시간 사용하지 않으면 분실 방지를 위해 '위치를 확인해달라'는 메시지를 보여준다.'스마트 셀렉트' 기능으로 화면 특정 영역을 캡처해 필요에 따라 구석에 띄워놓거나 저장할 수 있다. '캡처 후 쓰기'로 캡처한 그림 위에 글을 쓸 수 있다.'라이브 메시지'는 카메라로 찍은 사진·영상이나 특정 배경에 반짝이는 글귀 등을 추가해 메시지로 꾸밀 수 있다. 웹 서핑 중 모르는 단어를 발견했을 때는 '번역기' 앱을 실행하고 S펜을 가까이 대면 구글 사전 검색 결과를 알려준다. 간단한 만화를 그리거나 이모티콘을 만들 수도 있다. '펜업' 앱에 들어가면 다른 이용자들이 올린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화면이 미끄러워 선이나 도형이 불안정해도 매끄럽게 자동으로 보정하는 기능을 지원한다. S펜을 사용하는 동안 손바닥이 화면에 닿아도 터치로 인식하지 않도록 설정할 수도 있다.갤S23 울트라는 배터리 용량을 전처럼 5000mAh로 유지했지만 맞춤화 AP로 효율을 개선했다. 회사에 따르면 45W 충전기로 30분 충전 시 최대 65%까지 채울 수 있다. 실제 20%에서 완충까지는 약 1시간이 걸렸다.종합하면 갤S23 울트라는 프리미엄 제품에 걸맞은 카메라 성능과 업무 효율성을 보장한다. 전문가가 아니라면 천체 사진 모드로 좋은 결과물을 얻기는 힘들지만, 야간 촬영과 고배율 줌 기능은 쉽고 매력적이다.전용 AP와 넉넉한 배터리는 쾌적한 게임·콘텐츠 시청 경험을 제공한다. S펜은 습관을 잘 들이면 가벼운 필기와 단어 번역 등 일상에 도움이 되는 기능을 십분 활용할 수 있다. 카메라·AP 역대급…가격은 부담하지만 100만원 중반대부터 시작하는 가격이 부담스럽다.갤S23 울트라는 12GB 램을 기본으로 256GB와 512GB 스토리지 모델로 나온다. 가격은 각각 159만9400원, 172만400원이다. 삼성닷컴에서만 파는 1TB 모델은 196만2400원이다.이통 3사의 갤S23 울트라 256GB 모델의 단말기 지원금은 가장 비싼 요금제로 구매해도 20만원 중반대에 불과하다. 최대 70만원 후반대의 혜택을 받는 2년 약정 요금 할인을 선택하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월 사용 실적에 따라 할인 혜택을 주는 제휴카드와 중고 보상 프로그램도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KT '삼성 초이스' 가입 고객은 무선이어폰 '갤럭시버즈2 프로'를 무료로 받을 수 있다. '하만카돈 오닉스 스튜디오7'이나 '갤럭시탭A8', '갤럭시워치5' 블루투스 모델의 할인 혜택으로 대체할 수도 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3.02.1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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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 대학생 잡아라" 이통3사 프로모션 후끈

이동통신 3사가 수능을 마친 예비 대학생을 대상으로 일제히 프로모션에 돌입했다. 태블릿 PC와 무선이어폰 등 경품을 내걸고 잠재고객 확보에 나섰다. 21일 SK텔레콤은 수능을 준비하느라 그동안 미뤄왔던 수험생들의 소망을 이뤄주는 콘셉트의 '뉴0s 수능 페스티벌'을 다음 달 14일까지 진행한다. 졸업여행(10명)·운전면허 취득(10명)·외모 가꾸기(25명)·방 꾸미기(5명) 패키지로 구성한 '위시리스트 득템 이벤트'를 마련했다. 최대 300만원 상당의 상품을 모은 럭키 드로우 이벤트로, 공식 웹사이트 T월드 내 수능 이벤트 페이지에서 SK텔레콤 고객 중 2003~2004년생 수험생이면 누구나 응모할 수 있다. SK텔레콤에서 신규 가입이나 기기 변경으로 휴대폰을 구매하는 수험생 중 2022명에게 경품도 제공한다. 애플 또는 삼성 노트북(5명)·애플 또는 삼성 태블릿 PC(7명)·'에어팟 프로 2세대' 또는 '하만카돈 사운드 스틱스'(10명) 등 전자제품과 교촌치킨 교환권(300명)·올리브영 3만원 상품권(700명)·스타벅스 교환권(1000명) 등을 선물로 준다. KT는 2001년 11월부터 2004년 12월까지 출생 고객이 신규 스마트폰을 구매하면 디바이스 혜택을 보장한다. 연내 '갤럭시Z 플립4' '갤럭시Z 폴드4' '갤럭시S22' 시리즈를 사면 무선이어폰 '갤럭시 버즈2 프로' 화이트 색상을 100% 지급한다. 또 기존에 사용하던 스마트폰을 반납하면 삼성전자 제품은 15만원, 애플과 LG전자 제품은 10만원을 추가로 보상한다. 오는 30일까지 '아이폰13' '아이폰14' 시리즈를 구매하는 고객은 추첨으로 '아이패드 프로 11인치'(1명)와 '에어팟 프로 2세대'(10명), '벨킨 부스트업 맥세이프'(100명) 경품 이벤트에 응모할 수 있다. 이밖에 2002~2005년 출생으로 올해 처음 수능을 보는 고객부터 삼수생까지 'Y덤'에 가입한 고객(기존 고객 포함) 선착순 1000명에게 럭키박스를 준다. Y덤은 KT 5G를 이용하는 20대 고객이면 추가 디바이스 또는 테더링에 사용할 수 있는 전용 데이터를 2배로 받고, 스마트기기 1회선도 무료로 쓸 수 있는 혜택이다. 럭키박스는 KT가 수험생들을 위해 준비한 선물과 5만원 상당의 굿즈로 구성했다. LG유플러스도 태블릿 PC와 스마트폰을 경품으로 쏜다. 수험생(2002~2004년생)이 이달 30일까지 자사 오프라인 매장에서 스마트폰을 구매하면 선착순 4000명에게 올리브영 기프트카드 2만원권 또는 문화상품권 2만원권을 준다. 추첨으로 '아이패드 9세대' 또는 '갤럭시탭S8'(3명)·'애플워치8' 또는 '갤럭시워치5 프로'(5명)·아이폰용 머레이 미니 올인원 거치대(30명)를 준다. 통신사 관계없이 수험생 중 추첨으로 200명에게 스타벅스 커피 쿠폰을 주는 이벤트도 진행한다. 유플러스닷컴 홈페이지에서는 수험생을 포함한 1999~2008년생 고객이 12월 1일까지 스마트폰을 개통하면 추첨으로 구찌와 나이키 등 명품·스포츠 의류 또는 갤럭시Z 폴드4 등 최신 디바이스를 선물한다. 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2.11.2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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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넌 아직도 못 접니?" vs 애플 "응 난 너보다 빨라~"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을 양분한 삼성전자와 애플이 올해 하반기 플래그십 신제품을 잇달아 선보이며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삼성전자는 네 번째 폴더블폰 시리즈 '갤럭시Z 플립4'(이하 갤Z플립4), '갤럭시Z 폴드4'(이하 갤Z폴드4)를, 애플은 세 번째 5G 스마트폰 '아이폰14'를 전면에 내세웠다. 전 세계적인 경기 침체로 위축한 모바일 디바이스 시장에서 조금이라도 점유율을 가져가기 위한 양사의 마케팅 경쟁은 점입가경이다. 그나마 수요가 기대되는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공세를 퍼붓고 있다. 서로의 약점을 파고들며 자사 제품의 매력을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나섰다. SNS 이색 홍보전 펼친 삼성 1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미국 공식 트위터 계정에 '한번 보면 돌이킬 수 없다'는 문구와 함께 15초 길이의 갤Z플립4 광고 영상을 올렸다. 친구가 갤Z플립4를 접었다 펼치는 모습을 머릿속에서 떨치지 못한 한 여성의 모습을 담았다. 그런데 영상 속 주인공이 갤Z플립4를 구매하는 과정이 흥미롭다. 기존에 사용하던 스마트폰으로 주문하는데, 화면 상단의 노치 디자인이 눈에 띈다. 애플의 아이폰을 암시한 것이다. 지난 10일에는 '애플, 무엇이 접는 것을 망설이게 하는가'라는 트윗을 올렸다. 그러면서 글 하단에 '우리는 2년 5개월 동안 접었다'고 덧붙였다. 폼팩터(구성·형태) 주도권을 쥔 삼성전자가 기술력을 강조했다. 애플이 아이폰14를 발표한 이달 8일에는 '접을 수 있을 때 알려달라'는 글로 도발했다. 삼성전자는 예상치 못한 지원군으로부터 도움을 받기도 했다. 2011년 세상을 떠난 애플의 공동 창업자 스티브 잡스의 딸 이브 잡스는 아이폰14를 조롱하는 밈(인터넷에서 유행하는)을 45만명에 가까운 인스타그램 팔로워들에게 공유한 뒤 삭제했다. '아이폰13에서 아이폰14로 업그레이드한 나의 모습'이라는 제목의 글에 나이 들어 보이는 한 남성이 자신이 입고 있는 것과 똑같은 셔츠를 들고 있는 사진을 첨부했다. 전작과 큰 차이가 없는 것을 꼬집은 것으로 풀이된다. 애플은 아이폰14 론칭 행사에서 타사 대비 성능이 우월하다고 강조했다. 경쟁사를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다. 비교적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는데, 이 또한 브랜드 차별화를 노린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그렉 조스위악 애플 월드와이드 마케팅 담당 수석 부사장은 아이폰14 프로 이상 모델에 탑재한 AP(중앙처리장치) 'A16 바이오닉'을 소개하면서 "스마트폰 역사상 가장 빠른 칩"이라고 자신했다. 이어 "경쟁자들이 3년 전 '아이폰11'에 들어간 'A13 바이오닉'을 여전히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며 "A16 바이오닉은 경쟁 제품 대비 연산 속도가 40% 빠르다"고 말했다. 동일한 업무를 수행할 때는 경쟁 브랜드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전력만 있으면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이 행사에서 애플이 제시한 성능 비교 그래프를 보면 '가장 근접한 경쟁사(2022)'라는 표현이 나오는데, 이는 미국 퀄컴을 지목한 것이라는 데 의견이 모이고 있다. 퀄컴은 갤Z플립4와 갤Z폴드4에 플래그십 AP인 '스냅드래곤 8+ 1세대'를 공급했다. 신제품의 두뇌 역할을 하는 A16 바이오닉과 스냅드래곤 8+ 1세대 모두 최신 4나노 미세 공정으로 만들어 기존 대비 발열과 성능을 극대화했다. 하지만 수치만 놓고 봤을 때는 격차가 있다. 성능 측정 사이트 긱벤치에서 갤Z플립4는 여러 작업을 동시에 수행하는 멀티코어 점수가 3000점 후반대를 나타냈다. 아이폰14 프로는 5000점을 훌쩍 뛰어넘었다. 싱글코어 점수 역시 갤Z플립4가 1300점대로 아이폰14(1800점대)에 크게 못 미친다. 프리미엄 '갬성' 유지하는 애플 이처럼 삼성전자와 애플의 자존심 싸움이 극에 달한 것은 올해 들어 스마트폰 시장이 급변하고 있어서다. iOS가 모바일 생태계의 레퍼런스나 다름없는 안드로이드의 수준으로 입지를 넓히고 있다. '갤럭시A'와 '갤럭시M'과 같은 보급형 라인업으로 인도와 동남아 등에서 선전하고 있는 1위 삼성전자의 자리가 위태롭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가 인용한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통계를 보면 올해 6월 기준 아이폰의 미국 점유율은 50%를 돌파했다. 2007년 출시 이후 처음이다. 나머지는 삼성전자와 레노버 등 안드로이드 OS(운영체제)를 내장한 150여대의 기기가 차지했다. 제프 필드핵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연구원은 "OS는 종교와 같아서 큰 변화가 없다. 하지만 지난 4년 동안 안드로이드에서 iOS로의 전환이 이뤄지고 있다"며 "부유한 국가에서 볼 수 있는 이정표"라고 말했다. 더는 물량을 쏟아내는 것만으로 살아남을 수 없다는 의미다. 그만큼 프리미엄 시장에서의 입지가 날로 중요해지고 있다. 삼성전자가 취약한 영역이다. 올해 2분기 전 세계 프리미엄 스마트폰(400달러 이상) 시장에서 애플은 57%의 점유율을 가져가며 1위를 기록했다. 삼성전자가 19%로 뒤를 이었다. 비보·오포·샤오미 등 중국 브랜드는 각각 5% 미만에 그쳤다. 애플의 경우 본토인 미국에서의 성과를 등에 업은 것도 있지만, 신흥 경제국 고객들이 가성비보다 고급스러운 이미지에 더 관심을 보이면서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전자와 애플은 서로 다른 가격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폴더블폰으로의 이동을 부추기고 있다. 애플은 경기가 악화하는 상황에서도 가격을 인상하며 프리미엄 이미지를 굳게 다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256GB 모델을 기준으로 지난 8월 출시한 갤Z폴드4의 가격을 199만8700원으로 동결했다. 갤Z플립4는 135만3000원으로 전작보다 9만9000원 올렸는데, 물가 상승 등 대외적인 요인이 작용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애플은 미국 달러를 기준으로 아이폰14와 아이폰14 프로의 시작 가격을 799달러, 999달러로 유지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17만원가량 인상한 155만원부터 구매할 수 있다. 최상위 모델인 아이폰14 프로맥스에 1TB 옵션을 더하면 250만원에 달한다. 결국 두 회사의 성적은 오는 4분기 점유율에서 판가름 날 전망이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에서 삼성전자는 연초와 하반기 신제품 출시 전략으로 1~3분기 1위를 이어가다 새로운 아이폰이 나온 직후인 4분기에 역전당하는 양상을 띤다. 지난해에도 3분기까지의 점유율이 삼성전자가 18~22%로 14~17%의 애플을 앞질렀지만, 4분기에는 애플이 22%로 삼성전자(19%)를 추월했다. 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2.09.1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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