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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선규의 다른 생각] 상위 라운드 투수들의 '불펜 쏠림 현상'을 지켜보며

최근 KBO리그에선 20대 초반의 '구위형 불펜'이 부쩍 눈에 띈다. 지난 시즌 데뷔 첫해부터 마무리 투수 자리를 꿰차 신인왕을 차지한 김택연(두산 베어스)을 필두로 올해는 정우주(한화 이글스) 배찬승(삼성 라이온즈) 김영우(LG 트윈스)가 개막 엔트리에 합류한 뒤 핵심 불펜으로 자리매김했다. 입단 3년 차인 김서현(한화) 이로운(SSG 랜더스) 이호성(삼성)도 빼놓을 수 없다. 하나 같이 강력한 구위를 앞세워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을 받은 유망주들이다.몇 년 전만 하더라도 유망주 투수들은 선발로서의 가능성을 먼저 타진했다. 퓨처스(2군)리그에서 선발 수업을 체계적으로 받은 뒤 입단 첫해 후반기 또는 확대 엔트리가 시행되는 9월쯤 1군에 데뷔시키는 게 '정석'에 가까웠다. 불펜으로 역할이 정해지는 건 특별한 쓰임새가 있는 왼손 유형이거나, 상대적으로 키가 작은 투수 정도였다. 그런데 최근 이 흐름이 바뀐 모양새다.신인 드래프트 최상위에 지명된 투수들이 스프링캠프를 소화한 뒤 개막 엔트리에 포함되고 선발이 아닌 불펜으로 시즌을 완주하고 있다. 충분한 시간을 두고 2군에서 육성하는 것보다 1군에서 바로 기용하는 게 낫다는 판단이 깔린 것 같다. 실제 일부 구단은 구위가 뛰어난 신인 투수의 경우 불펜 추격조 역할을 맡긴 뒤 점진적으로 투구 수를 늘리면서 1군 선발 투수로 성장시키는 방법을 선호한다. 올 시즌만 하더라도 정우주·배찬승의 경우 선발로도 잠재력이 풍부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현재 1군 붙박이 불펜으로 뛰고 있다. 줄곧 2군에서만 뛰던 선수가 1군에 올라오면 전혀 다른 환경에 적응해야 하는 어려움이 따르기도 한다.지난 20일 부산 LG 트윈스전에서 1이닝 9실점 한 윤성빈(롯데 자이언츠)을 봐도 그렇다. 윤성빈은 2017년 1차 지명으로 입단한 유망주로 2군에선 선발 투수의 가능성을 보여줬지만, 1군만 올라오면 무너지는 패턴을 반복했다. 롯데는 윤성빈의 쓰임새를 '선발'로 고정하고 있다.유망주들을 불펜으로 먼저 투입하는 기조가 새로운 육성 방식으로 자리 잡는다면 가뜩이나 부족한 토종 선발 약세 현상이 지속할 수밖에 없다. KBO리그에선 수년째 외국인 투수의 초강세가 이어지고 있는데 올해도 다르지 않다. 현재 외국인 투수에 견줄 수 있는 20대 국내 선발 투수는 문동주(한화) 박세웅(롯데) 원태인(삼성) 곽빈(두산) 등 한 손에 꼽을 정도다. 유망주들의 불펜 쏠림 현상은 국가대표 마운드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 지난해 열린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에선 선발보다 불펜 투수의 강세가 뚜렷했다. 박영현(KT 위즈) 유영찬(LG) 정해영(KIA 타이거즈) 조병현(SSG) 등 각 팀의 젊은 마무리 투수들이 만만치 않은 경쟁력을 뽐냈다. 그러나 선발진은 역대 국가대표 중 가장 약해 보였다.야구에 정답이 있을까. 다만 유망주 투수들의 불펜 쏠림이 단순히 불펜 강화 차원에 머문다면 구단이나 감독이나 단기간 성적을 내기 위한 '비정상적인 방식'으로 평가받을 수밖에 없다. '제2의 문동주' '제3의 문동주'를 계속 배출하는, 이른바 '토종 선발 육성'에 대한 고심이 필요한 순간이다.전 SSG 랜더스 단장정리=배중현 기자 2025.05.2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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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적에 호되게 당했다, '160㎞ 신인왕' 쉴 때 됐다...한화, 문동주 1군 엔트리 말소

쉼없이 달려온 한화 이글스 선발진에 첫 휴식이 안겨졌다. 데뷔 첫 두 자리 수 승리를 향해 달리던 문동주(22)가 잠시 1군 엔트리에서 빠진다.한화는 정규시즌 일정이 없는 월요일인 26일, 1군 엔트리에서 오른손 투수 문동주를 말소했다. 말소 전까지 문동주는 10경기에 선발 등판, 5승 2패 평균자책점 3.68을 기록 중이었다. 4선발로서는 아주 준수한 성적표지만, 직전 등판에서 다소 타격을 입었다.문동주는 지난 25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2025 KBO리그 정규시즌 롯데 자이언츠전에 선발 등판했다가 4와 3분의 2이닝 7피안타 3사사구 5탈삼진 6실점에 그쳤다. 4회까지 완벽한 투구였으나 5회가 문제였다. 5회 1사까지 무실점 순항하던 그는 손호영에게 볼넷을 내줬고, 유강남의 2루타로 첫 실점을 내주더니 2사 후 5연속 출루와 함께 5실점을 추가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4월 2일 롯데전을 제외하면 4자책점 이상 경기가 없었던 그는 올 시즌 최다 실점을 기록하면서 롯데전 징크스를 이어가게 됐다.한화는 쉼 없이 달려가던 문동주에게 휴식을 안기기로 했다. 한화 관계자는 말소에 대해 부상 등 사유 없이 "휴식 차원의 말소다. 현재로는 등록 기한 열흘에 맞춰서 1군으로 복귀하게 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2022년 데뷔한 문동주는 2023년 기록한 118과 3분의 2이닝이 커리어하이. 아직 규정이닝을 소화해 본 적이 없다. 2022년 신인 때도 부상 회복을 이유로 페이스를 조절했고, 지난해엔 9월 오른쪽 어깨 통증을 느끼면서 시즌을 조기 마감했다. 문동주는 올해도 시즌 빌드업이 다소 늦었는데도 개막 로테이션에 합류한 바 있다. 시즌 중 휴식이 필요했고, 한화는 실점으로 아쉬움이 남았을 26일을 기점으로 잡았다.한편 문동주를 포함해 총 10명의 선수들이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롯데는 25일 한화전에서 10회 말 등판, 끝내기 밀어내기 볼넷을 내준 오른손 구원 투수 박시영이 2군으로 내려갔다. 역시 선발 투수로 4이닝 6실점 부진한 한현희도 말소됐다.KT 위즈는 오른손 필승조 손동현을, KIA 타이거즈는 외야수 박주성, 두산 베어스는 백업 포수 박민준을 엔트리에서 말소했다. NC 다이노스는 왼손 최성영과 내야수 정현창을 올렸고, 27일을 기다리는 일 없이 외야수 김성욱과 왼손 투수 임정호를 등록했다. SSG 랜더스는 오른손 투수 최현석, 키움 히어로즈는 오른손 투수 박주성을 각각 2군으로 보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5.05.26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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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정 첫 승’ ERA 2.89 문동주…15승 페이스, 커리어하이 보인다 [IS 피플]

탄탄한 동료들을 만났다. 외롭던 '신인왕' 문동주(22)가 '특급' 4선발로 커리어하이를 정조준했다.문동주는 지난 20일 울산 NC 다이노스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4피안타 2볼넷 4탈삼진 무실점 호투, 팀의 4-1 승리를 이끌었다. 이로서 시즌 5승(2패)을 수확한 그는 평균자책점(ERA)도 2.89까지 낮췄다.문동주는 부진했던 지난해, 나아가 신인왕을 수상했던 2023년보다 좋은 성적을 기록 중이다. 9경기를 등판하는 동안 4자책점 이상을 기록한 경기는 단 한 차례(4월 2일 롯데 자이언츠전)가 전부다.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는 4차례 기록하는 등 이닝 소화력도 개선됐다.세부 지표에서도 안정감을 확인할 수 있다. 문동주는 지난 2년 동안 빠른 구속에 비해 탈삼진 능력이 다소 떨어졌다. 2023년(7.21개) 2024년(7.76개) 모두 9이닝당 탈삼진 개수가 정상급과 거리가 멀었다. 결정구인 커브와 슬라이더가 직구를 완벽히 받쳐주지 못해 직구를 공략당하면 무너졌다. 포크볼이 추가된 올해는 다르다. 지난해 후반기부터 구사한 포크볼이 올해는 구사율 18.7%, 피안타율 0.135로 결정구 역할을 한다. 포크볼을 2스트라이크 이후 26.5%, 유리한 카운트에서 30.9% 던져 효과를 봤다. 그 결과 올해 9이닝당 탈삼진이 9.84개로 빼어나다. 9이닝당 볼넷도 1.93개로 3.07개였던 지난해보다 크게 낮췄다.문동주는 경기 후 방송 인터뷰를 통해 "지난 경기(14일 대전 두산 베어스전 5이닝 3실점)에선 볼 카운트 싸움에서 불리하게 가져가다 경기를 힘들게 끌고 갔다"며 "오늘은 최대한 스트라이크존을 공략하려고 했고, 모든 구종을 스트라이크로 던지려고 했다"고 총평했다.문동주는 지난 2년 동안 2~3선발로 한화 로테이션을 지켰다. 2023년 팀 내 ERA 2위(3.72), 다승 2위(8승)를 기록했고 지난해는 7승 7패 ERA 5.17로 부진했지만 외국인 투수들이 대부분 부진해 그를 대신할 이가 마땅치 않았다. 그러면서 111과 3분의 1이닝(팀 내 2위)을 소화하다 어깨 통증으로 시즌을 조기 마감했다. 올해는 다르다. 한화 선발진은 문동주를 든든하게 받친다. 지난해 한화로 복귀한 류현진(4승 2패 ERA 3.09)뿐 아니라 코디 폰세(8승 무패 ERA 1.48) 라이언 와이스(6승 2패 ERA 3.67) 모두 문동주 못지않은, 혹은 그 이상의 투구를 펼치고 있다. 문동주는 "선발진에 나보다 뛰어난 선배들밖에 없다. 내가 중간에서 그 흐름을 끊지 않도록 잘하려고 한다"며 "올해처럼 선발 투수들이 좋은 시즌이 있을까 싶다. 많이 배우고 있고, (내게도) 중요한 한해 같다. 주어진 상황을 잘 이용해 앞으로 더 좋은 피칭을 보여드리려 한다"고 다짐했다.승수가 가파르게 쌓이면서 데뷔 첫 10승 달성도 가시권이다. 문동주가 5승을 달성한 건 2023년은 7월, 2024년은 8월이었는데 올해는 5월이 가기 전에 이뤘다. 현재 페이스라면 여름 안에 10승을 거둘 수 있다. 또 시즌 끝까지 건강하게 약 27경기 이상을 소화한다면 15승까지도 가능하다. 문동주는 구단과 인터뷰에서도 "우리 팀 선발 투수들이 잘하고 있으니 자연스럽게 따라가려 했다. 그러니 좋은 결과가 있는 것 같다"며 "(포수인) 최재훈 선배님, 선발 선배님들께 항상 감사하다"고 전했다. 그는 "시즌은 정말 길다. 아직 10경기도 하지 않았다"며 "좋은 시작은 긍정적으로 생각해야 하겠지만, 방심하면 부상이 올 수 있다. 분발하겠다"고 다짐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5.05.22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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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어의 '예상 불가' 부진→강등...한화 투자 허공 날아가나 [IS 포커스]

한화 이글스가 투자의 결실을 맺지 못했다. '역대급' 계약을 안겼으나 전례 없는 실패를 맞았다.한화는 지난 16일 엄상백(29)을 1군 엔트리에서 말소했다. 이유는 당연히 성적 부진이다. 엄상백은 올 시즌 8경기에서 1승 4패 평균자책점 6.68로 크게 부진했다. 이름값을 한 경기는 사실상 하루에 불과했다. 6이닝을 소화한 게 딱 한 차례고, 5이닝 이상으로 넓혀도 3경기에 불과했다. 8경기 중 무실점은 한 번도 없었다.한화가 엄상백에게 기대한 성적과 전혀 달랐다.지난해까지 KT 위즈에서 뛰었던 엄상백은 자유계약선수(FA)가 돼 올 시즌 전 4년 총액 78억원 조건에 한화와 계약했다. 3년 연속 지갑을 연 한화의 이번 겨울 최대 계약이었다.한화가 엄상백에게 기대한 건 분명했다. 한화는 엄상백이 '상수'가 되길 원했다. 한화엔 1년 전 복귀한 류현진(8년 170억원 계약)이 있었지만, 그외에 계산이 서는 선발 투수가 없었다. 2023년 신인왕 문동주는 지난해 풀타임 기준 2년 차 징크스를 겪었고, 부상도 따랐다. 문동주는 너무 어렸고, 류현진은 반대로 나이가 많았다.한화는 나이, 부상, 시즌 변수가 적고 기량이 뛰어난 투수를 영입해 류현진과 선발 로테이션 중심을 잡아야 했다. 엄상백은 20대 나이에 선발 경험이 풍부했다. 2점대 평균자책점 시즌(2022년 2.95), 두 차례 10승(2022년 11승, 2024년 13승) 등 검증을 마친 투수였다. 그렇게 나온 금액이 78억원이었다. 역대 투수 FA, 비FA 다년계약선수를 모두 합쳐도 78억원은 역대 13위에 해당하는 숫자다. FA만 따지면 역대 8위.각 구단이 대형 FA에게 준척급 선수들의 몇 배에 해당하는 금액을 주는 이유는 '안정성' 때문이다. 부진할 가능성이 작은 만큼 소수의 '최대어'에겐 그만큼 금액이 몰린다. 그래서 대형 계약을 맺은 이들 중 부진한 이가 많았지만, 대부분 첫 해엔 팀의 기대에 부응했다.이들 중 엄상백처럼 첫 해 시작부터 부진했던 이는 그동안 없었다. 그나마 비FA 다년계약자인 고영표(5년 107억원 계약, 첫 해 평균자책점 4.95)나 구창모(7년 132억원 계약, 첫 해 11경기 평균자책점 2.96)가 부진이나 건강 이슈가 있었던 정도다. 모두 올해 엄상백 사례와 비교하긴 어렵다.엄상백의 2군행은 '영구 강등'은 아니다. 엄상백의 빈자리는 황준서가 선발 한두 차례를 대신 채울 예정.한화는 앞서서도 주현상, 안치홍 등 부진한 선수들이 2군에 내려가 재조정 후 1군에 올라온 바 있다. 엄상백으로서는 말을 듣지 않는 직구 위력을 되찾는 게 먼저다. 올해 직구 피안타율이 0.450에 달한 상황. 체인지업(47.4%) 다음으로 구사율이 높은 구종(36.2%)인데 위력을 잃었으니 피해도 컸다. 한화로서는 심우준에 이어 이적생의 연속 이탈이라는 점도 뼈아프다. 한화는 12연승 직후인 12일 심우준을 무릎 비골 골절로 1군 엔트리에서 말소했다. FA로 총액 50억원 계약을 맺고 왔던 심우준은 연승 기간 한화 수비의 핵심이었다. 타율 0.170 부진에도 수비 안정감을 위해 기용했는데, 공교롭게도 그의 이탈 후 한화의 연승도 끝났다. 현재 한화의 엔트리에서 지난해와 차이는 정우주 등 일부 신인, 그리고 에이스 코디 폰세 뿐이다. 지난해 한화는 그 엔트리로 8위에 머물렀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5.05.19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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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 투자의 '최저' 성과…'엄상백 딜레마' 한화, 기다림 대신 재조정을 택했다 [IS 포커스]

한화 이글스가 결국 엄상백(29)을 2군으로 내렸다. 시즌 전 최고 투자가 일단 빛을 보지 못하게 됐다.한화는 16일 우천 순연된 대전 SSG 랜더스전에 앞서 엄상백을 1군 엔트리에서 말소했다. 이유는 명백했다. 성적 부진. 엄상백은 15일 두산전에서 2이닝 7피안타(1피홈런) 5실점 부진하면서 시즌 성적이 1승 4패 평균자책점 6.68까지 떨어졌다.지난겨울 한화의 예상과는 전혀 다른 결과다. 지난해까지 KT 위즈에서 뛰었던 엄상백은 자유계약선수(FA)가 돼 올 시즌 전 4년 총액 78억원 조건에 한화와 계약했다. 3년 연속 지갑을 연 한화의 이번 겨울 최대 계약이었다.한화가 엄상백에게 기대한 건 분명했다. 한화엔 1년 전 복귀한 류현진(8년 170억원 계약)이 있었지만, 그외에 계산이 서는 선발 투수가 없었다. 2023년 신인왕 문동주는 지난해 풀타임 기준 2년 차 징크스를 겪었고, 부상도 따랐다. 류현진과 함께 선발 로테이션을 지켜줄 국내 선발이 필요했다. 엄상백은 20대 나이에 선발 경험이 풍부했다. 2점대 평균자책점 시즌(2022년 2.95), 두 차례 10승(2022년 11승, 2024년 13승) 등 검증을 마친 투수였다. 개막 후 40경기를 넘긴 시점에서 엄상백은 기대했던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건강엔 이상이 없었지만 좀처럼 실점을 억제하지 못한다. 피안타율이 0.323에 달한다. 9이닝당 피홈런도 1.67개로 2021년 이후 가장 높은데, 출루 억제가 안 되니 실점도 자연히 늘었다. 한화는 엄상백이 제 궤도에 올라오길 기다렸다. 실제로 소화 이닝도 5이닝, 6이닝으로 늘어나면서 제 모습을 찾는 듯 했다. 하지만 최근 2경기 장타를 몰아맞으면서 한화의 '기다림'도 끝이 났다.다만 2군행이 '강등'의 의미는 아니다. 김경문 한화 감독은 1, 2차례 선발 순서를 거르면서 2군에서 재조정하길 바란다고 알렸다. 최근 3연패로 흔들렸지만, 승패마진을 많이 쌓아놓은 만큼 팀이 엄상백의 공백을 버틸 여력이 있는 시기가 있다고 판단한 것도 컸다.한화는 여전히 마운드 의존도가 크다. 두산과 주중 홈 3연전을 모두 패하는 동안 팀의 총 득점은 6점(경기당 평균 2점)에 불과했다. 타선 경쟁력이 순위 경쟁팀에 비해 떨어지는 만큼 선발진이 경쟁력을 유지해야만 현재 순위 싸움을 이어갈 수 있다. 엄상백의 빈자리는 황준서에게 주어졌다. 1라운드 1번으로 지명된 황준서의 관건은 제구다. 그는 지난해 9이닝당 탈삼진 8.75개로 구위를 보여줬지만, 9이닝당 볼넷이 6.38개에 달했다. 스트라이크 비율이 60.4%에 불과했다.올해는 개막 엔트리에 들지 못한 황준서는 2군에서 4승 1패 평균자책점 4.35를 기록 중이었다. 41과 3분의 1이닝 동안 탈삼진이 41개, 볼넷은 17개로 9이닝당 3.7개를 기록한 바 있다. 퓨처스 수준의 볼넷만 허용해도 1군에서 경쟁력을 보여줄 수 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5.05.16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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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경기 연속 매진 신기록!' “올해는...우승할 것 같아요!” 2025 한화, 보살 팬의 극락이 됐다 [IS 인터뷰]

더 이상 야구를 보면서 도를 닦지 않는다. 한화 이글스팬들이 오랜 시간 기다렸던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한화는 지난 13일까지 승률 0.659로 공동 1위(15일 기준 2위)에 올랐다. 지난해 3월 7승 1패로 잠시 단독 1위에 오른 적은 있지만, 개막 후 40경기 넘은 시점에 1위에 올랐던 건 2007년 이후 18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었다. 18년은 보통의 18년이 아니었다. 2008년부터 한화는 가을야구와 멀어지고, 꼴찌가 익숙한 팀이 됐다. 1986년 1군 첫 시즌(1986년) 외엔 없던 최하위를 2009년을 시작으로 여덟 번이나 기록했다. 지난해까지 최근 17시즌 동안 포스트시즌은 단 한 차례(2018년)가 전부였다. 희망이 보이지 않는 암흑기 속에서도 한화 야구는 팬들을 끌어당겼다. 팀을 외롭게 지키는 슈퍼스타, 반전을 보여주는 뒷심, 혜성같이 등장한 유망주들이 가을야구 없이도 팬들의 박수를 끌어냈다.꾸준히 우상향을 그린 홈 관중수는 한화 팬들의 유입 요인을 추론케 했다.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거둔 2006년에도 24만 4664명에 그쳤던 한화 홈 관중 수는 2012년 박찬호, 김태균의 복귀와 함께 50만 명을 돌파했다. 김성근 감독 체제에서 끈질긴 경기력을 보여주며 66만 472명(2016년 기준)까지, 가을야구에 복귀한 2018년엔 73만 4110명까지 관중 수가 늘어났다. 1000만 관중 시대, 에이스 류현진이 돌아온 지난해엔 80만 4204명으로 80만 명 고지마저 돌파했다. 팬들은 늘어나도 성적은 여전했다. 2013년 개막 13연패(1위), 2020년 18연패(역대 공동 1위)에 빠졌다. 대형 자유계약선수(FA)를 여러 차례 영입해도 가을야구와 거리가 멀었다. 부진한 성적에도 야구장을 찾은 한화 팬들에겐 '보살 팬'이라는 웃지 못할 별칭이 덧붙여졌다.저마다 기다린 시간은 달라도, 2025년 한화를 바라보는 팬들의 마음은 모두 기대감에 부풀어 있었다. 한화가 13연승에 도전하다 연장 혈투 끝에 실패한 지난 13일 대전 두산 베어스전에도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의 1만 7000석은 가득 찼다. 1루는 물론 3루석, 외야석, 3층 좌석까지 대부분 한화 홈 유니폼을 입은 팬들이 경기장을 메웠다. 한화는 15일까지 원정 경기를 포함해 17경기 연속 매진을 달성, 이 부문 신기록(종전 16경기, 2024~25 KIA 타이거즈)을 세웠다. 13일 대전 관중석에서 가장 눈길을 끈 건 독수리 분장을 한 팬 A씨다. 독수리 탈을 쓰고 직관하러 다니면서 팬들 사이에서도 화제가 된 바 있다. A씨가 한화에 입문한 건 2006년이다. A씨는 "류현진의 데뷔전을 봤다. 한국시리즈까지 오르는 걸 보면서 (강팀이라고) 속았다"고 웃었다.그는 암흑기를 떠올리며 "솔직히 이 악물고 버틴 것 같다. 또 국제대회에선 한화 선수들이 잘해주지 않았나. 그 모습을 보면서 버텼던 것 같다. 미운 놈 떡 하나 더 준다는 느낌이다. 정든 게 아니겠나"고 말했다. 한화의 암흑기를 지켜보며 가족이 된 이들도 있다. 김준혁(44) 씨는 '빙그레 키즈'다. 김준혁 씨는 "대전에서 나고 자랐다. 어릴 때 같은 아파트에 빙그레 전대영, 김성갑 선수가 살았다. 그래서 가까워지고, 더 애정을 갖고 응원하며 자랐다"고 추억했다.이날 아내, 아들과 함께 경기장을 찾은 김준혁 씨는 "사실 아내가 연애할 때만 해도 야구를 잘 몰랐다. 그런데 나와 같이 다니면서 같이 응원도 하고, 결혼까지 했다"며 "나도 빙그레 때, 푯값이 500원할 때 아버지를 따라다니면서 한밭야구장에 추억이 많았다. 아들도 재작년부터 야구에 빠지기 시작했다. 유니폼을 거의 종류별로 사줬다. 이제 한화는 물론 다른 구단 응원까지 줄줄 외운다"고 웃었다. 이선하(28) 씨는 반대로 남편을 끌어들였다. 이선하 씨는 "남편이 나 때문에 입문했다. 지금은 집에서 함께 유니폼을 입고 응원한다"며 "올해는 한화가 진짜 다르다고 하길래 코웃음을 쳤는데, 정말로 1위를 하니 조금 더 기대하게 된다"고 전했다.이선하 씨는 김성근 감독 시기 '마리한화' 야구 때 응원을 시작했다. 이씨는 "아버지가 대전에서 태어나 쭉 한화팬이셨다. 어릴 때 부모님 손 잡고 아무것도 모른 채 야구장을 갔다"며 "10년 전쯤 완전히 빠졌다. 친구가 필드박스(실내 룸 좌석)에 당첨돼 같이 갔는데, 그날 역전승을 보고 팬이 됐다. 나중에 아버지께서 포수 후면석에서 보는 내 모습을 중계로 보시고 '야구장이냐'고 하시더라. 정말 좋아하시고, 나중엔 같이 야구장도 다녔다"고 했다. 이우진(48) 씨는 야구를 오래 봤지만, 한화팬으로 입문한 건 오래되지 않았다고 했다. 이씨는 박찬호와 류현진을 응원하다 따라왔다고 했다. 이날도 일행과 함께 외야에서 연승을 기도한 그는 "2020년 18연패에 빠진 날 그 자리에 있었다. 그다음 경기에서 1승을 하니 너무 행복하더라"며 "예전엔 지고 있으면 '아 오늘 졌구나. 1점이라도 났으면 좋겠는데' 생각했다"고 기억했다.팬들은 한목소리로 "올해는 정말 다른 것 같다"고 기대했다. 독수리 탈의 A씨는 "솔직히 안 믿기긴 한다. 신기하다. 우리도 할 수 있구나, 가능하구나 싶다"며 "선발 8연승을 할 때쯤부터 '와, 이게 되는구나' 생각했다. 이전에 연승할 때와 달리 선발진과 불펜이 탄탄하다. 타선만 더 살아나면 우승도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우진 씨는 "김경문 감독님도 잘 이끌어주시고, 선수들이 신구장 첫해에 뭔가 이뤄내겠다는 마음이 느껴졌다. 우승까진 아니어도 5강까지 쭉 갔으면 한다. 물론 바람은 우승"이라고 말했다. 이선하 씨는 "10연승을 하던 날 정말로 이겼냐고 되물으며 집에서 울었다"고 웃었다. 이씨는 "선발 투수들이 너무 잘해주고 있다"며 잠시 망설이더니 "우승할 것 같다"고 했다. 김준혁 씨는 "한국시리즈에 올라갈 수 있지 않을까. LG 트윈스도 29년 만에 우승했는데, 우리도 못 할 게 있나 생각한다"고 했다. 암흑기를 지나오면서 선수들을 향한 팬들의 마음은 부진에 대한 원망보단 동지애에 가까웠다. 김준혁 씨는 "매년 직관을 20경기 이상 온다. 류현진이 신인 때부터 지켜봤는데, 이제 영구 결번을 바라보는 선수가 됐다. 일종의 동지애가 느껴진다"고 했다. 이날 선발 등판한 류현진은 승리는 수확하지 못했지만, 6이닝을 1실점(비자책점)으로 막으며 호투로 응원에 보답했다.이선하 씨는 "야구에 입문할 때 최애는 김태균이었고, 지금은 문동주"라며 "모든 선수들, 특히 문동주 선수가 다치지 않고 건강히 뛰었으면 좋겠다"고 응원했다. 독수리 탈을 쓴 A씨는 "2006년부터 지금까지 응원한 걸 후회하지 않게 해줬다. 선수들에게 정말 고맙다"고 전했다.대전=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5.05.1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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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는 법을 몰라' 20년 만의 9연승, 문동주 믿은 '뚝심'이 경기를 가져왔다

도대체 지는 법을 모른다. 한화 이글스가 기어이 9연승을 채우며 단독 1위를 차지했다. '따놓은' 승리가 아니었다. 승부처에서 한화 벤치의 승부수가 신들린 것처럼 통한 덕분이었다.한화는 지난 7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5 KBO리그 정규시즌 삼성 라이온즈와 홈경기를 10-6으로 크게 이겼다. 이로서 한화는 지난달 26일 KT 위즈전부터 9연승을 거뒀다. 2005년 6월 4일부터 14일까지 기록했던 뒤 20년 만의 일이다.지난 주말 공동 1위에 올랐던 한화는 이로서 같은 날 패한 LG 트윈스마저 제치며 단독 1위로 올라섰다. 한화가 정규시즌 30경기 이상 치란 시점에서 단독 1위에 오른 건 2007년 6월 2일 이후 18년 만의 일이다. 기록지만 보면 한화의 '낙승'처럼 보인다. 한화는 타선이 10득점을 뽑았고, 선발 투수 문동주는 6이닝 6피안타 2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달성했다. 불펜진에선 2년 차 김승일이 아웃 카운트 없이 4실점하긴 했으나 나머지 네 투수는 무실점 호투했다.하지만 승리는 순간 순간 한화 벤치의 결단이 쌓인 결과였다. 선발 문동주는 시작부터 흔들렸다. 앞선 KIA 타이거즈전에서 우천 순연으로 등판이 취소된 문동주는 이날 열흘 휴식 후 마운드에 올랐다. 긴 휴식일에 밸런스가 다소 흐트러졌다. 1회부터 3연타를 맞으며 선취점을 내줬고, 투구 수도 21구에 달했다. 2회 역시 3연속 출루를 내줘 1사 만루를 맞고 결국 희생 플라이로 실점했다. 2회까지 투구 수는 52구. 도저히 긴 이닝 투구가 불가능해보였다.타선이 점수를 내준 후에도 불안한 건 마찬가지였다. 4회 초엔 안타와 볼넷을 내줬다. 5회까지 88구. 2점 차 리드를 점했던 상황에서 필승조를 가동할 법했다. 김경문 감독과 양상문 투수 코치의 결론은 문동주였다. 6회에도 문동주를 올렸는데, 그가 시작부터 흔들렸다. 선두 타자 김재성에게 사구를 내줬고, 이재현에겐 볼넷을 허용했다. 주자가 쌓이고, 안주형에게도 초구 볼을 던졌다. 양상문 코치가 마운드로 올라왔으나 교체는 없었다. 이후 문동주는 3볼 1스트라이크로 몰렸다. 직구 구속은 144㎞/h까지 떨어졌다.김 감독과 양 코치는 더그아웃에서 계속 이야기를 나눴지만, 6회가 끝날 때까지 교체는 없었다. 그리고 문동주가 이겨냈다. 그는 101구째 바깥쪽 낮은 직구로 안주형에게 헛스윙 삼진을 뺏었고, 최재훈의 도루 저지로 아웃 카운트 하나를 벌었다. 이어 김태근에게도 헛스윙 삼진으로 결국 6이닝을 자력으로 채웠다. 문동주가 6이닝을 소화한 의미는 작지 않았다. 한화는 최근 23경기에서 20승 3패를 거두면서 선발 평균자책점 2.38을 기록했다. 리그에서 유일한 2점대 팀이다. 문제는 불펜진이다. 마무리 김서현, 셋업맨 한승혁과 박상원이 호투 중이지만 이들을 도와 한 이닝을 온전히 책임질 투수가 적다. 신인 정우주가 좋은 구위로 힘을 보태지만 아직 기복이 크고 직구 의존도가 높다. 연승이 길어지면 필승조가 자주 나와야 하니 부담이 커진다.타선이 득점 지원을 더해야만 쉴 수 있는데, 한화 타선은 득점이 많지 않았다. 23경기 기준으로는 121득점으로 1위였으나 9연승 기간으로 한정하면 36득점으로 공동 9위에 지나지 않는다. 이조차 7일 경기 10득점 덕분에 '부풀려진' 숫자였다. 문동주가 이닝을 먹으면서 필승조 부담은 급격하게 줄어들었다. 한화 벤치는 이후에도 필승조 기용을 최소화했다. 필승조 외 투수들을 나눠 쓰면서 이닝을 막았다. 조동욱을 먼저 올린 후 흔들리자 곧바로 김종수를 썼고, 김범수가 좋은 페이스를 보이자 1과 3분의 2이닝으로 길게 기용했다. 도중에 점수 차가 커지면서 김승일을 올렸다가 실패(4실점)해 마무리 김서현을 소진했지만, 중간 필승조 2명에겐 완전 휴식을 안기는 데 성공했다.김경문 감독은 시즌 초부터 '장기 레이스'를 강조했다. "치고 나갈 때가 올 것"이라며 연패를 끊겠다는 이유로 접전에서 필승조 남용을 경계했다. 7일 경기에서 보여준 뚝심도 결국 그 연장선상이다.7일 경기를 승부수로 버텨냈지만 여전히 한화 불펜진은 위태롭다. 8일 기준 등판 경기 수에서 김서현과 한승혁이 21경기(공동 3위), 박상원이 19경기(공동 11위)를 기록 중이다. 자주 이기는 만큼 자주 나올 수밖에 없다. 불펜 뎁스를 늘리거나 연승을 끝내지 않고서는 관리가 어려운데, 김경문 감독은 뚝심의 '선발야구'로 버티기를 시도 중이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5.05.08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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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승 1위·탈삼진 1위·세이브 1위' 보유, 홈런왕도 보인다...'괄목상대' 한화 [IS 포커스]

한화 이글스가 확실히 달라 보인다. 5월에 접어들었는데, 각종 타이틀 경쟁에서 한화 선수들의 이름이 보인다.한화는 4일 기준 21승 13패(승률 0.618)로 리그 2위에 위치했다. 3위 롯데 자이언츠와 승차(1.5경기)도 작지만, 1위 LG 트윈스와 승차(1경기)도 작다. 지금 페이스라면 충분히 1위 탈환도 노려볼 수 있다.저력의 근간은 투수력이다. 한화는 팀 평균자책점이 3.20으로 리그 3위다. 특히 팀이 상승세를 탄 4월 9일부터 계산하면 평균자책점은 2.24까지 떨어진다. 이 기간 투수 성적 범주를 선발로 좁히면 평균자책점이 2.44로 단연 선두다. 4월 이후 한화의 투수력은 리그에서 압도적인 선두다. 투수력이 빼어난 만큼 각 타이틀 후보에도 한화 선수들이 이름을 보이기 시작했다. 특히 새 외국인 투수로 등장, 에이스로 활약 중인 코디 폰세의 존재감이 절대적이다. 폰세는 지난 4일 KIA 타이거즈전에서 시즌 6승을 수확했다.그는 올 시즌 6승 무패 평균자책점 1.70, 66탈삼진을 기록 중이다. 다승은 박세웅(롯데 자이언츠)과 함께 공동 1위. 탈삼진은 드류 앤더슨(SSG 랜더스)의 60개를 넘어 단독 1위다. 평균자책점은 선두 제임스 네일(KIA)의 1.09와 차이가 다소 있지만, 3위. 1점대인 만큼 양자는 언제든 뒤집어질 수 있는 거리다. 섣부르지만, 폰세는 현재 트리플크라운에 해당하는 투수 3개 부문에서 모두 경쟁 중이다. KBO리그 역사상 트리플크라운은 해태 타이거즈 선동열(1986·1989·1890·1891년) 한화 류현진(2006년) KIA 윤석민(2011년) NC 다이노스 에릭 페디(2023년)까지 4명만 해낸 대기록이다. 그만큼 폰세의 시즌 초 페이스가 압도적이다.폰세 말고도 라이언 와이스, 류현진, 문동주, 엄상백이 모두 탄탄히 로테이션을 소화하는 선발진과 달리 구원진의 뎁스(선수층)는 다소 얇다. 8회를 맡아줄 투수는 사실상 한승혁 1명뿐이다. 마무리 출신 박상원(2승 2패 4홀드 평균자책점 3.60)만으론 필승조 자리를 다 채울 수 없어서 신인 정우주를 기용하는데, 1승 2홀드 평균자책점 4.85로 아직 잠재력을 만개하지 못했다. 뎁스는 아쉬워도 수호신의 존재감은 리그 으뜸이다. 마무리 김서현은 개막 후 두 번째 시리즈에서 돌연 마무리로 승격됐으나 이후 안정감 있게 뒷문을 지키는 중이다. 19경기에 등판한 그는 1패 10세이브(공동 1위) 1홀드 평균자책점 0.51로 호투하고 있다. 17과 3분의 2이닝 동안 탈삼진 16개를 잡았고, 볼넷은 8개로 지난 2년에 비해 확연히 줄었다. 이닝당 출루허용(WHIP)은 0.85, 피안타율은 0.127로 모두 빼어나다.한화의 마지막 가을야구는 2018년이었다. 당시 정규시즌 3위를 기록했다. 타선은 허약했으나 투수력으로 버텼다. 외국인 투수 키버스 샘슨이 탈삼진 195개를 수확해 이 부문 1위를 차지했다. 마무리 정우람도 35세이브로 구원왕에 올랐다.비슷한 것처럼 보여도 2025년 한화와는 많이 다르다. 2018년 당시 샘슨은 탈삼진은 1위였으나 13승 8패 평균자책점 4.68로 다른 지표는 선두와 거리가 멀었다. 삼진이 많은 만큼 제구 난조도 심했다. 정우람은 구원왕이었으나 평균자책점 3.40으로 마무리로는 다소 실점이 있었다. 불펜은 탄탄했으나 선발진이 약해 투수진의 전반적 힘이 떨어졌다. 올해 한화는 그보다 강력하다. 폰세의 시즌 초 페이스가 샘슨보다 뛰어난 건 물론 와이스, 류현진, 엄상백, 문동주로 이어지는 선발진의 퀄리티가 단연 리그 으뜸을 다툰다. 구원진의 뎁스는 7년 전보다 얇지만 김서현의 활약은 2018년이 아닌 최전성기의 정우람을 소환하기 충분하다.한 가지가 더 있다. 한화는 팀 타율 0.237(9위) OPS(출루율+장타율) 0.683(7위)로 타선이 하위권에 머물러 있다. 시즌 초 부진했던 게 크지만, 그런 가운데에서도 타이틀 경쟁자를 배출했다. 2023년 홈런·타점왕이었던 노시환은 올해 타율 0.262 10홈런, OPS 0.901 24타점 활약 중이다. 홈런 10개는 12개를 친 르윈 디아즈(삼성)에 이은 2위 기록이다. 최근 페이스가 가파른 만큼 충분히 역전도 기대해볼 수 있다. 역시 4월 8일 스리런 홈런을 치며 팀과 함께 살아났던 노시환은 이후 21경기에서 타율 0.325 8홈런 20타점, OPS 1.156을 기록 중이다. 이 기간 장타율이 0.727에 달한다.순위 싸움 경험이 많지 않은 팀일 수록 '게임 체인저'가 있어야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 7년 만의 가을야구를 노리는 한화에서 폰세, 김서현, 노시환이 그 역할을 해줄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5.05.05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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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발 기회 '타율 0.167'→대타 2홈런으로 씻었다...문현빈 터져야 한화도 터진다 [IS 피플]

문현빈(21·한화 이글스)이 드라마를 썼다.문현빈은 지난 5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원정경기에 8회 대타로 나서 2타수 2안타(2홈런) 4타점 2득점 활약해 팀의 7-6 대역전승을 이끌었다. 한화는 이로써 최근 4연패를 끊고 4승 8패를 기록했다.극적인 승리였다. 한화는 문현빈이 타석에 서기 전까지 1-5로 끌려갔다. 에이스 류현진이 등판했으나 5이닝 4실점에 그쳤고 타선은 침묵했다. 그대로 흐름이 넘어가는 것처럼 보였던 8회, 문현빈이 타석에 섰다. 베테랑 임창민과 10구까지 가는 승부를 펼쳤고, 3구 연속 파울을 낸 끝에 10구째 포크볼을 걷어 올려 우중간 홈런으로 연결했다. 문현빈이 물꼬가 됐다. 한화는 후속 에스테반 플로리얼이 대형 2루타로 기세를 이었고, 이진영의 투런포도 터져 1점 차까지 추격했다. 삼성이 8회 말 김헌곤의 홈런으로 한 점을 달아났지만, 문현빈이 다시 대포를 터뜨렸다. 그는 2사 1·2루 기회 때 김재윤을 상대로 역전 스리런 홈런을 터뜨렸다. 이번에도 포크볼이었다. 김재윤이 몸쪽으로 던진 포크볼을 걷어올려 비거리 120m 우월 홈런으로 연결했다.문현빈은 경기 후 구단 영상 인터뷰를 통해 "야구 인생에서 가장 잊을 수 없을 순간"이라며 "(홈런 후) 9회 말 수비 때 너무 긴장됐다"고 기뻐했다. 그는 "중학교 때 연타석 홈런을 쳐본 것 같다. 그 이후 처음"이라며 "(8회 타석 때) 어떻게든 맞혀야 출루하고 주자를 모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계속 커트하던 중 포크볼 실투가 들어와 쳤는데 운 좋게 넘어갔다"고 돌아봤다. 이어 9회 타석을 떠올리며 "득점권 상황이었다. 결정구를 몸쪽으로 던질 것 같았다. 몸쪽을 노렸는데 들어와 홈런이 됐다. 친 순간엔 온 세상이 하얗게 느껴졌다"고 했다. 문현빈은 한화가 성공시켜야 할 핵심 야수 자원 중 한 명이다. 그는 지난 2023 신인 드래프트 2라운드에 입단했다. 한화가 문동주, 박준영, 김서현, 황준서, 조동욱, 정우주, 권민규 등 상위 라운드에서 모두 투수에 집중할 때 유일하게 2라운드 이내에 뽑힌 야수 자원이었다.그 정도 잠재력도 있었다. 천안북일고 3학년 때 백인천 타격상을 받았고, 프로 1년 차 때는 114안타를 때려 고졸 신인 역대 7번째 100안타 기록을 썼다. 잠재력을 인정받아 2024년 개막전 2루수로 출발했지만, 공·수 불안에 벤치 멤버로 밀렸다. 포기는 없었다. 문현빈은 후반기 백업 3루수로 가능성을 드러냈고, 올해도 시범경기 활약 끝에 개막전 2번 지명타자로 기회를 잡았다.이번 기회도 한 번에 잡지 못했다. 김경문 감독은 그에게 믿음을 주겠다고 했지만, 선발로 출전한 5경기에서 타율 0.167 부진했다. 결국 다시 벤치 멤버로 밀렸지만, 대구에서 자신의 잠재력을 또 다시 입증했다. 별명인 '돌멩이'처럼, 문현빈 본인도 생존을 위해 뛰고 있다. 문현빈의 본 포지션인 2루수엔 올스타 2루수 안치홍이 있다. 백업으론 지난해 3할 타율을 기록한 황영묵도 경쟁자다. 이도윤, 하주석 등 경험 많은 내야수들도 기회를 노린다. 3루수로서도 2023년 홈런왕 노시환이 있어 주전을 차지하기 어렵다.하지만 어떤 자리든 뛸 수만 있다면 기회가 올 수 있다. 문현빈은 2루수 출신이지만, 기회가 닫는다면 어떤 수비 포지션도 가리지 않는다. 그는 지난 5일 경기에서 중견수로 출발해 3루수로 다시 포지션을 옮겼다. 4일 경기에선 대타 후 좌익수 수비에 들어갔다. 프로 입단 후 처음이었다. 문현빈의 경쟁력은 여전히 빛이 바래지 않았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5.04.06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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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는 엄상백보다 문동주가 낫다?...8할 손호영·5할 윤동희→반등 견인 기대

차라리 엄상백(29)보다 문동주(22·이상 한화 이글스)가 낫다. 1승, 득점력 증가가 절실한 롯데 자이언츠 얘기다. 창원NC파크에서 일어난 인명 사고를 추모하기 위해 1일 열릴 예정이었던 KBO리그 5개 구장 경기는 모두 순연됐다. 더불어 창원 경기(NC 다이노스-SSG 랜더스)는 주중 3연전을 모두 추후 치러진다. 다른 4개 구장은 1일 내세울 예정이었던 선발 투수를 바꾼 구단도 있다. 키움 히어로즈는 신인 정현우 대신 2년 차 윤현을 2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 내세운다. LG 트윈스를 상대하는 KT 위즈도 소형준 대신 오원석을 투입한다. 롯데 자이언츠는 '4선발' 김진욱을 한화와의 대전 원정에 그대로 투입한다. 반면 한화는 원래 엄상백이었던 선발 투수를 문동주로 교체했다. 젊은 투수가 등판 간격을 유지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것으로 보인다. 롯데는 개막 8경기에서 17득점에 그쳤다. 7경기만 치른 팀(LG·NC)도 있지만, 팀 득점 최하위에 그쳤다. 5득점 이상 기록한 경기가 없을 만큼 타선의 공격력이 가라앉아 있다. 롯데는 지난 시즌에도 주전 라인업을 구축한 뒤 화력을 앞세워 반등했다. 풀타임 경험이 적은 젊은 선수들이 주축이라는 변수는 있지만, 공격력이 나쁜 팀은 결코 아니다. 한 번 터지면 혈이 뚫릴 수 있다. 그래서 2일 경기 한화의 선발 투수 변경은 롯데에 의미가 있다. 일단 원래 선발 투수였던 엄상백을 상대로도 나쁘지는 않았다. 그가 KT 소속이었던 이전 3시즌(2022~2024) 기준으로 총 12경기에서 65이닝 동안 상대했고, 32득점을 기록했다. 평균 4.15득점. 하지만 이 기간 엄상백 상대 팀 타율은 0.241에 불과했다. 볼넷을 20개나 얻어낸 덕분에 이닝당 출루(1.20번)가 많았을 뿐이다. 특히 지난 시즌(2024)은 4월 21일 첫 맞대결에서만 홈런 2개를 치며 6이닝 동안 다득점(5)을 했을 뿐, 이후 두 차례는 퀄리티스타트를 내줬고, 마지막 대결(9월 24일)에선 5이닝 동안 야수 실책으로 얻은 1득점이 전부였다. 반면 롯데 타선이 상대적으로 문동주에게는 강했다. 총 8경기에서 30과 3분의 2이닝을 상대해 17점을 냈다. 평균 4.99점이었다. 팀 타율은 0.369, 이닝당 출루는 1.70번에 이른다. 간판타자로 올라선 윤동희가 12번 승부에서 7안타를 치며 문동주 상대 타율 0.583를 기록했다. 홈런도 1개 쳤다. 손호영 역시 6번 승부에서 5안타를 때려냈다. 두 선수 모두 올 시즌 초반 타격감이 얼어붙었는데,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 롯데는 최근 베테랑의 진가를 보여준 전준우 역시 문동주 상대 8타수 4안타로 강했다. 빅터 레이예스도 표본은 적지만 3할 타율을 남겼다. 지난 시즌(2024) 세 경기에서는 득점은 저조했다. 4월 4일 첫 맞대결에서는 5이닝 동안 4점, 5월 28일 두 번째 승부에서는 6이닝 동안 3점, 8월 27일 치른 가장 마지막 대결은 6이닝 동안 무득점에 그쳤다. 하지만 이 세 차례 승부 모두 7안타 이상 뽑아냈다. 문동주의 강속구를 잘 대처하고 있다는 의미다. 롯데(2승 1무 5패)와 한화(3승 5패) 모두 개막 전 기대치에 못 미치는 성적이다. 서로를 발판 삼아 도약을 노려야 할 상황이다. 문동주는 KBO리그에서 미래 가치가 가장 높은 투수지만, 롯데는 그와의 대결에서 힘을 냈다. 2일 대전 신구장으로 시선이 모인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5.04.0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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