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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플렉스는 지고, 아나바다…요즘 이커머스 대세는 '절약'

한때 '플렉스'를 외치던 이커머스 업계가 '아나바다(아껴 쓰고 나눠 쓰고 바꿔 쓰고 다시 쓰기)'에 열심이다. 코로나19로 보복 소비가 늘면서 저마다 명품을 들여와 판매하기 바빴지만 최근 들어 고물가로 경제가 가라앉자 각종 절약 상품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11번가는 물가가 상승하면서 자체 가성비 브랜드 '어글리러블리' 매출이 최근 최대 7배까지 급증했다고 29일 밝혔다. 어글리러블리는 재배 과정에서 흠집이 나거나 모양과 색깔이 고르지 못한 못난이 농산물들을 모아 선보이는 11번가의 생산자 협력 브랜드다. 시즌별로 농산물부터 수산물까지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는데 가격은 일반 상품보다 평균 20~30% 저렴하다. 11번가에 따르면 가성비 좋은 어글리러블리는 9월 1일부터 25일까지 전년 대비 거래액이 640% 급증했다. 9월 들어 2차례 진행한 어글리러블리 라이브 방송은 누적 67만 시청 뷰를 기록했다. 식자재와 생필품까지 가격이 줄줄이 인상되면서 대용량 상품의 수요도 증가세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위메프에서 최근 한 달간 주요 대용량 생필품 거래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1% 늘었다. 상품별로는 상대적으로 유통 기한이 길어 장시간 보관이 가능한 상품들의 증가세가 돋보였다. 특히 대용량 치약은 거래액이 378%, 대용량 비누는 69%가 늘어났다. 대용량 커피와 대용량 과자도 각각 215%, 31% 늘어날 정도로 인기가 많다. 태풍 등의 영향으로 채소 가격이 오르자 집에서 홈 가드닝 제품을 구비하고 직접 재배하는 소비자도 늘고 있다. 위메프에 따르면 올해 7월부터 8월까지 홈 가드닝 용품 판매량이 지난해보다 대폭 증가했다. 홈 가드닝의 기본 용품인 미니화분이나 분갈이 흙 등은 판매량이 각각 116%, 34% 늘었다. 식물재배기 판매량 또한 297% 증가했다. 상추나 무, 고추 등의 모종과 씨앗 판매량도 덩달아 늘었다. 위메프는 플렉스 등 과시형 소비 트렌드가 지고 '짠 테크', '무지출 챌린지' 등의 절약형 소비 트렌드가 대용량 가성비 상품 구매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한다. 절약 소비가 트렌드로 떠오르자 관련 기획전을 준비하는 플랫폼이 늘고 있다. SSG닷컴은 다음 달 5일까지 일주일간 '농가와 함께하는 못난이 과일, 채소 기획전'을 연다고 밝혔다. 품질에는 이상이 없지만, 흠집이 있거나 크기와 모양이 균일하지 않은 과채류를 최대 반값 수준까지 할인한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작년 이커머스 업계는 저마다 명품을 들여와 판매하기 바빴는데 이제는 달라지는 분위기다. 고물가, 경기 불황 등으로 가성비와 실용성을 앞세운 상품으로 소비자를 공략하는 플랫폼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2.09.30 07:00
생활/문화

집안에 텃밭이…가전 대기업들도 20조 식물재배기 시장 출사표

안전한 먹거리를 찾는 소비자가 늘면서 집에서 직접 채소 등을 키우는 '홈가드닝' 열풍이 불고 있다. 그 중심에 있는 식물재배기는 구독형 패키지로 편의성을 극대화하고 키우는 재미까지 보장하는데, 국내 가전 대기업까지 뛰어들면서 관련 시장이 본격적으로 성장궤도에 올랐다. 스마트폰 가격에 나만의 정원 만든다 21일 시장조사업체 마켓앤드마켓에 따르면, 전 세계 실내 농업 시장은 9.4%의 연평균 성장률을 앞세워 2020년 145억 달러(약 17조원)에서 2026년 248억 달러(약 29조원)로 커질 전망이다. 한국발명진흥회 지식재산평가센터는 국내 식물재배기 시장이 2023년 5000억원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마켓앤드마켓은 "코로나19가 확산하는 가운데 많은 사람이 야외 음식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갖게 됐다"며 "건강과 식품 안전이 필수로 떠오르면서 집에서 만든 식사를 선호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실내 농업은 B2B(기업 간 거래) 형태로 시장을 형성하고 있었다. 미국 에어로팜스, 싱가포르 스카이 그린 등이 고층 빌딩이나 창고, 선적 컨테이너와 같이 수직으로 올린 건축물 안에 밀폐된 환경을 만들어 수경재배(토양 없이 배양액 속에서 키우는 방식) 등으로 채소를 생산해 공급하고 있다. 태양을 대신하는 빛이 있어야 하는 특성상 시그니파이(구 필립스라이팅)처럼 조명 기술을 보유한 사업자들도 활약하고 있다. 이런 실내 농업은 날씨 변화에 영향을 받지 않고 수확량이 많아 안정적이지만, 높은 도시 토지 비용과 전기료 등 고정으로 나가는 운영비가 단점이다. 이에 우리나라에서는 일반 소비자를 겨냥한 부담 없는 크기의 식물재배기 시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업계 선두주자는 경기도농업기술원과 연구해 2017년 가정용 식물재배기 '웰스팜'을 선보인 교원웰스다. 리뉴얼 출시한 2018년 연간 판매량은 약 3000대에 그쳤지만, 올해는 8배 이상 늘어난 약 2만5000대가 팔릴 것으로 예상한다. 올 상반기에만 전년 동기 대비 55% 증가한 9000대 이상이 출고됐다. 웰스팜은 기기를 1년 단위로 임대하고 재배를 원하는 모종을 정기 구독하는 방식으로 운영한다. 월 2만원가량을 내면 2개월마다 엔지니어가 방문해 모종 이양·기기 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모종은 항암 기능성 쌈채·청치마상추·비타민다채 등 채소 20여 종을 6가지 기능성 패키지로 묶었다. 채소 패키지를 포함하지 않은 슬림 타입 기기 판매가는 62만9000원이다. 자동 쿨링 시스템과 에어필터를 적용해 사계절 최적의 물 온도, 신선한 공기를 유지한다. 식물 전용 햇살 LED로 식물 성장에 적합한 환경을 보장한다. 대표 가전 기업 LG전자도 지난 14일 식물생활가전 'LG 틔운'을 공개했다. 초보자도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복잡한 식물 재배 과정 대부분을 자동화했다. LG 틔운은 위·아래 2개의 선반을 갖췄다. 각 선반에 씨앗키트를 3개씩 장착할 수 있어 한 번에 6가지 식물을 키울 수 있다. 각 씨앗키트마다 10개의 홀에서 씨앗이 발아해 최대 60개의 모종을 동시에 기를 수 있다. 계절과 관계없이 채소는 약 4주, 허브는 약 6주 후 수확이 가능하며 꽃은 약 8주 동안 자란 후 꽃을 피운다. LG 틔운은 LG전자 가전의 핵심 기술을 집약했다. LG 디오스 냉장고의 인버터 컴프레서를 채택해 자연상태처럼 온도를 제어한다. LG 퓨리케어 정수기의 급수 제어 기술을 활용한 '순환급수 시스템'으로 하루 8번 자동으로 물을 공급한다. LG 휘센 에어컨의 공조 기술은 제품 내부의 공기 흐름 관리하고 식물의 호흡을 돕는다. LG 틔운은 식물을 활용한 인테리어인 '플랜테리어' 가전이다. 출고가는 149만원이며, 꽃·채소·허브 총 20종의 씨앗 키트를 함께 구매할 수 있다. 삼성·SK도 출격 대기…의류관리기처럼 신가전 될까 작년에 양문형 식물재배기 시제품을 소개했던 삼성전자도 조만간 자사 가전 디자인 철학 '비스포크'를 입힌 제품을 내놓을 전망이다. SK매직은 지난해 인공지능(AI) 채소재배기를 제조·판매하는 에이아이플러스를 22억원에 흡수합병해 시장 진출을 예고한 바 있다. 주방이 아닌 TV 옆에 둬도 인테리어 효과가 뛰어난 가구 형태의 식물재배기도 등장했다. 캐나다 스타트업 저스트버티컬은 60만원대의 '이브'와 100만원대의 '에바'를 선보였다. 작은 공간에도 들어가도록 수직으로 설계한 현대식 정원이다. 가구의 느낌을 살리기 위해 원목 프레임을 적용했으며, 12종을 한 번에 기를 수 있다. 월 전기료는 4000원을 넘지 않는다. 물은 3주마다 갈아줘야 한다. IT 매체 테크크런치는 저스트버티컬 제품이 현재까지 1500대 이상이 팔렸다고 전했다. 벤처펀드로부터 투자도 유치했다. 저스트버티컬 공동 설립자인 케빈 자키엘라는 "뒷마당이나 발코니 없는 사람들을 위한 제품"이라며 "전자레인지처럼 차세대 필수 가전이 되는 게 목표다"고 말했다. 정길준 기자 jeong.kiljhun@joongang.co.kr 2021.10.2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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