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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에이피알, K뷰티 대기업 '시총1위'

K뷰티 기업 에이피알이 6일 상장 19년차 아모레퍼시픽의 시가총액을 제치며 '시총 1위'로 올라섰다. 지난 6월엔 25년차 LG생활건강의 시총을 추월하면서 기존 K뷰티 ‘빅2’를 모두 앞질렀다.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기준 에이피알의 주가는 21만7000원으로 신고가를 경신했다. 시총은 8조1795억원으로 기존 1위였던 아모레퍼시픽(7조5163억원)을 처음으로 제치고 업계 시총 1위에 등극했다. LG생활건강의 시총은 4조6308억원으로 지난 6월보다 약 2조원 감소했다.에이피알은 지난해 2월 27일 코스피에 상장했다. 공모가 기준 시총은 1조8960억원이었으나, 상장 1년 6개월 만에 시총이 8조1795억원으로 약 4.3배 불어나는 등 가파르게 성장했다. 에이피알의 몸값이 꾸준히 오르는 사이 아모레퍼시픽의 시총은 7조원대에 갇히면서 결국 에이피알에 왕좌를 내줬다. 에이피알의 주당 가격은 22만1500원으로, 아모레퍼시픽(12만8500원)보다 72.4% 더 높다.에이피알 주가 상승은 가파른 실적 성장세가 뒷받침했다. 이날 에이피알은 올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3277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111% 증가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846억원으로, 전년 대비 202% 늘었다. 에이피알 관계자는 "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사상 최대 실적"이라고 했다.서지영 기자 2025.08.06 15:12
산업

시총 대비 주주환원율 1위 KT&G, 2위 키움증권, 3위 우리금융

지난해 시총 대비 주주환원 총액 비율이 가장 높은 기업은 KT&G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시가총액 100대 기업의 주주환원 총액이 2년 새 35% 넘게 증가했다. 6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지난 6월 30일 기준 시총 상위 1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들 기업의 주주환원 총액은 2022년 33조7240억원에서 지난해 45조5784억원으로 11조8544억원(35.2%) 증가했다.이 기간 조사 대상 기업들의 시총은 1405조4819억원에서 1664조9773억원으로 증가하면서 시총 대비 주주환원 총액의 비율은 2.4%에서 2.7%로 0.3%포인트(p) 소폭 높아졌다.주주환원 총액 중 배당 총액은 31조8891억원에서 37조3201억원으로 5조4310억원(17.0%) 늘었다. 배당 총액은 증가했지만 전체 주주환원 총액에서 배당이 차지하는 비중은 94.6%에서 81.9%로 감소했다.이는 주식소각이 늘었기 때문으로, 2022년 1조8349억원이었던 주식소각 총액은 2024년 8조2583억원으로 6조4234억원(350.1%) 급증했다. 지난해 시총 대비 주주환원 총액 비율이 가장 높은 기업은 10.0%를 기록한 KT&G였다. 이어 키움증권(9.1%), 우리금융지주(9.0%), 삼성증권(8.0%), SK텔레콤(8.0%), NH투자증권(7.9%), 하나금융지주(7.8%), 기업은행(7.4%), 기아(7.3%), 삼성물산(7.3%) 순이었다.상위 10개사 중 6개사가 금융사일 정도로 금융업권의 주주환원율이 높았다.지난해 주주환원을 전혀 하지 않은 기업은 삼성바이오로직스, LG에너지솔루션, 두산에너빌리티, 한화오션, 알테오젠, 삼성중공업, 카카오페이, 에코프로비엠, 포스코퓨처엠, SK바이오팜, HLB, 레인보우로보틱스, 휴젤, LG디스플레이, 펩트론, 리가켐바이오, SKC 등 17곳이었다.조사 기간 주당 주주환원 총액 증가율이 가장 높은 곳은 HD현대일렉트릭으로, 환원액이 주당 500원에서 5350원으로 970.9% 증가했다.반대로 주당 주주환원 총액 감소율이 가장 높은 기업은 에쓰오일로, 환원액이 주당 5501원에서 126원으로 97.9% 감소했다.김두용 기자 2025.08.06 09:14
산업

정의선이 키우는 현대차그룹 방산 사업 '군용 모빌리티'에 시선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 영향으로 자동차 분야의 상승세가 한풀 꺾인 가운데 현대자동차그룹에서 최근 업황 호조와 함께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방산 사업이 주목을 끌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방산 사업은 정의선 회장의 관심 속에 ‘군용 모빌리티’라는 비전을 내세우고 있다. 현대차그룹 방산 핵심 ‘현대로템’ 2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현대차와 기아가 각각 오는 24, 25일 2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다. 미국에서 4월부터 부과된 25%의 수입차 관세 부과로 인해 실적 전망이 그다지 밝지 않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차는 2분기에 매출 46조1249억원, 영업이익 3조632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5%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15.1% 감소한 수치다. 현대차와 기아의 3,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관세의 영향이 본격적으로 반영되면서 계속 하향하고 있다.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6개월 전 현대차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3조5100억원이었는데 20일 현재는 2조7800억원으로 7000억원 이상 줄어들었다. 올해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는 12조7100억원까지 떨어졌다. 2024년 현대차의 영업이익은 14조2396억원이었다. 2023년 현대차는 역대 최대 영업이익인 15조1269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직접적인 실적 타격에 미국의 자동차 판매가를 올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아직까지 공식적으로 미국의 자동차 가격을 올리지 않았다. 미국의 관세의 영향으로 실적 상승세가 꺾인 것은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정의선 회장은 모빌리티 분야에서의 실적 저하를 성장 중인 방산 분야가 메워줄 수 있을지 눈여겨보고 있다. 현대차그룹에서 방산 계열은 K2 전차와 차륜형장갑차 생산하는 현대로템과 군용 화포 제작업체인 현대위아, 중소형 전술차량을 생산하는 기아 정도로 분류할 수 있다. 이중 핵심 방산업체는 현대로템이다. 현대로템은 2024년 매출 4조3766억원, 영업이익 4566억원을 기록했다. 현대로템의 2023년 실적은 매출 3조5874억원, 영업이익 2100억원이었다. 특히 방산 사업을 담당하고 디펜스솔루션의 비중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지난 2021년에만 해도 철도 사업을 담당하는 레인솔루션의 매출 비중이 58%로 더 높았다. 하지만 현대로템의 K2 전차 수출이 본격화되면서 디펜스솔루션 비중이 2023년 44%, 2024년 54%로 급증했다. 2025년 1분기 디펜스솔루션의 매출은 6580억원으로 전체 매출(1조1761억원) 비중에서 56%를 차지했다. 디펜스솔루션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7%나 성장세를 보였다. 폴란드와의 K2 전차 2차 계약(8조8200억원) 등으로 현대로템의 올해 하반기 실적은 더욱 상승할 전망이다. 정의선 회장은 지난 2023년 7월과 9월 두 차례나 경제사절단으로 폴란드를 방문하며 K2 전차 수출의 견인차 역할을 하기도 했다. 현대로템은 2025년 1분기 말 현재 수주잔고 21조1187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현대로템은 올해 가파른 주가 상승에 힘입어 시가총액 21조2063억원으로 27위에 이름을 올렸다. 올해 초 4만9700원의 주가는 19만4300원으로 4배 가까이 뛰었다. 이로 인해 현대차그룹 시총 부문에서 현대차(7위·43조1015억원), 기아(11위·39조6877억원), 현대모비스(16위·27조8139억원)에 이어 4번째로 높은 순위를 기록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한화그룹에서 방산의 중심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라면 현대차그룹에서는 현대로템이 핵심이라 할 수 있다. 7~8년간 꾸준히 체력을 기른 뒤 방산의 호황과 함께 주목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계열사 간 협력, ‘군용 모빌리티’ 비전 현대차그룹은 국가 경제의 기초가 되는 기간 산업을 중심으로 성장했다. 자동차는 물론이고 방산도 이런 측면에서 줄곧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특히 정몽구 명예회장은 현대로템에 각별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2010년 현대차그룹 회장에 오른 그는 이듬해 현대로템을 인수하며 방산 산업에 발을 들였다. 현대로템은 저가 수주와 방산업의 침체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그러다 정의선 회장의 이용배 대표이사 선임을 기점으로 살아나기 시작했다. 정 회장은 현대차그룹 경영관리실장, 기획조정3실장을 지낸 ‘재무통’ 이 대표이사에게 2020년부터 현대로템의 지휘봉을 맡겼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이용배 대표이사 부임 후 투명수주심의위원회의 신설로 수주 심의가 투명하게 진행됐고, 저가 수익 관행이 사라지면서 수익성이 개선된 게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정 회장은 지난 6월 수시 인사를 통해 현대위아의 대표이사를 권오성 현대차 연구개발지원사업부장으로 교체했다. 현대위아는 방산 사업 외에도 자동차 엔진과 구동 시스템 등을 만드는 제조사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48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9%로 감소하는 등 실적 저하와 비정규직 노조와의 갈등 등의 영향으로 대표이사를 교체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그나마 현대위아의 방산을 담당하는 특수사업부의 매출은 93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4%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방산 계열사와 모빌리티 기술 결합으로 ‘군용 모빌리티’ 비전을 밝히고 있다. 현대로템은 다목적 무인 차량인 HR-셰르파에 현대모비스의 주행 기술(인휠 모터)과 자사의 무인 체계 기술을 결합해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현대위아는 화포 전문 체계기업을 겨냥하고 있다. 지난해 기아와 연계해 경량화 자주포(105mm)를 선보이면서 시선을 끌고 있다. 중량을 기존보다 절반 이상 줄여 소형전술차량에 탑재할 수 있게 만든 게 핵심이다. 이처럼 기아와 현대위아는 모빌리티와 화포 체계를 접목해 강점을 나타내고 있다. 이들 방산 계열사는 국제 방산 전시회에도 함께 참가하며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특히 기아는 군 맞춤형 특수차량 개발을 통해 ‘군용 모빌리티’ 미래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이 기간 산업을 중심으로 성장해 온 만큼 향후 방산 사업에서도 두각을 나타내며 자동차에 대한 의존도를 줄일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2025.07.21 06:30
연예일반

[심재걸 엔터잡학사전] K컬처 300조 시대 열리나 ‘설레는 엔터 시장’

새 정부 출범과 함께 엔터테인먼트 업계에 장밋빛 전망이 쏠리고 있다. 자그마한 불안 요소에도 민감하게 반응했던 업계에 희망 가득한 일성은 이례적일 정도다. 미국발 관세 무풍지대, 중국과 관계 개선 기대감, 새 정부 정책 수혜 등 호재에 호재가 이어지고 있다.취임 첫 주, 주식 시장이 가장 먼저 반응했다. 하이브, YG, SM, JYP 등 주요 엔터테인먼트 4사는 일제히 상승 곡선을 그렸다. 특히 YG는 올해 들어 2배 가까운 급등세로 엔터주 열풍의 중심을 잡고 있다. SM 역시 약 80%, 하이브는 50% 가량 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증권가에서는 하반기에도 엔터주의 상승 탄력이 더할 것이라는 분석이 주를 이룬다.이 같은 배경에는 대통령 취임사에서 언급된 “문화가 곧 경제고 국가 경쟁력”이란 말이 있다. 후보 시절부터 국내 콘텐츠 시장 규모 300조 원, 2030년까지 문화 수출 50조 원을 공약으로 내걸었던 대통령이다. 세부적으로는 5만 석 규모의 K팝 공연장 신설, 콘텐츠 제작 세제 지원, 창작자 복지 강화, R&D 투자 확대 등 다양한 지원책이 뒤따랐다. 공수표가 많은 선거철 공약에 그치지 않고 취임사로 다시 한번 강조하며 무게감을 실었다.아울러 취임 사흘째부터 게임특별위원회를 신설하고 규제보다 지원에 앞장 서겠다고 알렸다. 그동안 형평성 및 사전검열 논란, 전문성 결여 등 국내 게임 산업의 저해 기관으로 꼽히던 게임물관리위원회의 점진적 폐지로 비쳤다. 업계에서는 환영의 목소리가 커졌다. 공약과 취임사 그리고 실제 행동으로 이어지며 콘텐츠 산업 부흥에 대한 확고한 생각을 재확인했다.변화가 예상되는 한중 관계도 커다란 기회요소다. 한한령(한류제한령) 해제 분위기는 이미 지난해 말부터 수면 위에 오르면서 K팝 기획사들은 한동안 발길을 끊었던 중국으로 시선을 돌리기 시작했다. 다만 정치외교적 상황에 따라 급변했던 경험 때문에 기회를 탐하면서도 반신반의 정서가 팽배했다. 실용주의 외교 노선을 강조해온 대통령의 당선과 함께, 이제는 확신 단계에 들어섰다. 가속화는 시간 문제라는 관측이다. 하이브의 중국 법인 설립, 중국 시총 1위 기업인 텐센트의 자회사가 SM 지분을 인수해 2대 주주에 오른 점 등 대기업들이 한발 앞서 구미에 맞는 상호 투자, 유기적 협력을 위한 예열을 마쳤다.긍정적 신호가 쏟아지고 있지만 우려의 시선도 존재한다. 산업 지원 약속은 분명 환영할 일이나 실현 가능성이 관건이다. 설레는 목표 ‘K컬처 300조 시장’과 현실의 괴리는 대략 2배의 차이가 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공개한 2023년 시장 규모는 154조 원이다. 50조 원의 수출액 목표는 18조 원의 현실과 더 큰 차이를 보인다.부흥 지원을 위해서 가장 중요한 재원 마련도 쉽지 않은 현실과 마주한다. 올해 정부 예산 확정치를 살펴보면 총 637조 원에서 문화체육관광부에 1% 수준의 약 7조 원이 배정됐다. 2016년 정점을 찍고 매년 비율이 줄어가는 추세다. 전체 재정 형편이 넉넉지 않은 현실 속에서 지원 여력이 점차 감소되는 흐름이다. 예산은 곧 정책 실현의 의지로 해석되는데 어느 지점에서 그 실타래를 풀어낼지 물음표다.그럼에도 나아갈 곳을 적절히 잡은 방향성, 굵게나마 실무적 과제를 잘 짚어낸 점은 높게 평가할 만하다. 점점 국가의 경계가 무색해지는 글로벌 시장에서 문화 강국의 목표는 미래의 핵심 산업이자 막강한 파급력이 콘텐츠에 있다는 것을 인지한 방증이다. 그 핵심 육성 전략으로 대규모 공연장 건립을 꼽은 점도 업계의 목소리를 귀담아들었다는 흔적이다. 상징적 거점 없이 K팝이 수년간 생명력을 지켜온 게 오히려 기적 같은 일이었다. 이제는 ‘어떻게’의 문제다. 새 정부가 펼쳐 놓을 묘안을 기다리며 엔터업계 전반에 설렘과 긴장감이 교차되고 있다.심재걸 대중문화 평론가◇ 필자 소개 : 현재 브랜드마케팅 회사를 운영하며 평론가로도 활동 중입니다. 온·오프라인 미디어에서 연예 저널리스트로 활동했으며 YG엔터테인먼트에서 업계 실무를 경험했습니다. ‘심재걸 엔터 잡학사전’에서 엔터 관련 다양한 현상들을 해설하며 세대간 소통의 장을 마련합니다. 2025.06.11 05:42
산업

'정기선호' 호황 조선·전력기기 앞세워 ‘100조 시대’ 항해

HD현대그룹이 국내 대기업집단 중 5번째로 ‘시가총액 100조 클럽’에 가입했다. 조선업의 슈퍼사이클과 인공지능(AI) 붐에 힘입어 투자자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중복상장’ 논란을 잠재우며 지주사 전환 등의 지배구조 개편에도 성공적이라는 평가다. 재계 8위지만 시총은 5위 ‘껑충’ 9일 재계에 따르면 HD현대그룹 계열사들이 유가증권시장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HD현대는 8일 종가 기준으로 계열사 10개사의 시총이 104조8254억원을 기록하며 100조원을 넘기고 있다. 글로벌 1위 조선사인 HD현대중공업이 시총 37조7286억원으로 가장 규모가 크다. 이어 조선 중간 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의 시총이 22조5766억원으로 뒤를 잇고 있다. 전력기기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HD현대일렉트릭이 시총 14조223억원으로 그룹 내 3위를 기록하고 있다. HD현대는 지난해 연말 시총 규모가 77조7000억원 수준이었다. 하지만 조선업의 호황과 더불어 트럼프 행정부의 수혜주로 시선을 끌며 그룹 시총이 1년 5개월 만에 180% 이상 뛰었다. 2022년 28조원, 2023년 34조7000억원과 비교하면 시총 증가 속도가 폭발적이다. HD현대는 삼성, SK, 현대차, LG그룹에 이어 5번째로 ‘시총 100조 시대’를 활짝 열었다. ‘100조 클럽’ 상위 5개 그룹의 10년 전 시총 규모를 비교하면 HD현대의 증가율은 더욱 두드러진다. 2015년 HD현대의 시총은 14조원3000억원에 머물렀다. 하지만 10년 후 7배 가까이 급증했다. 521조원 규모로 커진 삼성그룹의 시총은 10년 전과 비교해 증가율이 64% 수준이다. SK그룹이 10년 전 84조원에서 220조원 수준으로 2.6배 이상 커졌다. 시총의 폭발적인 증가 배경으로 상장사 수 증대가 꼽힌다. 10년 전 HD현대그룹의 상장사는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 2곳이었다. 그러다 지주사 전환과 물적분할 등으로 계열사를 10곳으로 늘리면서 시총을 키웠다. HD현대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5월 공시한 대기업집단 순위에서 재계 8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그룹의 현재 가치와 미래 비전이 반영된 시총 규모에서는 5위를 달리고 있다. 재계 순위에서 HD현대보다 앞선 롯데, 포스코, 한화와 비교해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셈이다. 조선업 슈퍼사이클, AI 붐 효과 HD현대는 올해 1분기에 주력 사업인 조선 부문의 선전으로 분기 기준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2017년 지주사 체제 전환 이후 분기 기준 최대 영업이익이다. 연결 기준으로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1조2864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62.1% 증가했다. 매출은 17조869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3.5% 증가했다. 순이익은 7774억원으로 52.9% 늘었다.주력 사업인 조선 부문의 수익성 개선과 더불어 전력기기 등 사업 전반에서 호조세가 이어진 것이 호실적의 배경으로 꼽히고 있다. 무엇보다 조선 중간 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의 실적이 두드러지고 있다. 1분기에 계절적 요인으로 인한 조업일수 감소에도 건조 물량 증가와 고부가가치 선박 매출 비중 확대 등으로 매출 6조7717억원, 영업이익 8592억원, 영업이익률 12.7%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2019년 중간 지주사 설립 이후 분기 기준 최고치를 기록했다. 투자자들은 HD현대그룹의 핵심인 HD한국조선해양의 실적 개선을 주목하고 있다. 2022년 한국조선해양은 매출 17조3020억원, 영업이익 –3556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2023년 영업이익 2823억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해 지난해 1조4341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매출 규모는 지난해 25조원 이상으로 커졌다. 증권사들은 올해 매출이 28조원을 넘어선 뒤 2026년 3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는 3조5700억원으로 지난해 2배를 훌쩍 뛰어넘는다. AI 붐으로 인한 전력기기 사업도 호황을 이루면서 시총 증대에 기여하고 있다. HD현대일렉트릭은 글로벌 전력 인프라 투자 확대 추세에 힘입어 올해 1분기에 매출 1조147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26.7% 증가세를 보였다. 영업이익도 69.4% 증가한 2182억원으로 집계됐다.재계 관계자는 “2017년 HD현대가 지주사 전환에 이어 2019년에는 조선 중간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을 설립하면서 중복상장 이슈 등으로 크게 주목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조선업 슈퍼사이클이 찾아온 데다 미국의 중국산 선박 입항 수수료 부과와 수혜 등의 호재가 겹치면서 시총이 요동치고 있다”고 풀이했다. HD현대 관계자는 “조선·해양 및 전력기기 부문에서 성장이 본격화하며 HD현대의 호실적을 견인하고 있다”며 “고부가가치 선박 위주의 선별 수주, 시장 선도 기술 개발, 공정 최적화 등을 통해 향후에도 지속해 수익성이 확대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정기선 리더십’ 조선·방산 역할 확대 기대 HD현대는 오너가 정기선 수석부회장이 2023년 부회장 승진과 함께 지휘봉을 잡으면서 전환점을 맞고 있다. 정 수석부회장은 ‘오션 대전환’, ‘육상 혁신’ 비전 등을 밝히면서 HD현대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이재명 정부에서도 HD현대의 조선·방산 산업과 탈탄소 전략은 크게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대통령은 ‘경제 살리기’의 주요 공약으로 경남 중심의 스마트 고부가가치 조선산업 육성을 내걸고 있다. 그리고 K방산을 국가대표 산업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어 이 분야를 주도하고 있는 HD현대의 역할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HD현대는 지난 5월 국제해양방위산업전(MADEX) 2025에서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을 비롯해 울산급 배치-Ⅲ 선도함인 충남함, 자체 개발한 원해경비함을 전시했다. 필리핀과 페루에 수출하는 호위함들과 함께 HD현대중공업이 개발한 고기능·고사양의 대양 작전용 6500톤(t)급 호위함을 최초로 공개하기도 했다. 미래형 무인 전력 전투함, 전투용 무인수상정(USV) 등도 소개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HD현대는 대한민국 첫 전투함인 울산함을 시작으로 총 106척의 함정을 제작, 이 중 18척을 해외에 수출했다”며 “AI 기반 무인화 및 자동화, 전동화 등 첨단 기술을 바탕으로 대한민국의 해양 방위를 넘어 글로벌 해양 안보를 뒷받침하는 최고의 함정을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이처럼 정 수석부회장은 함정 건조 기술력과 미래 전장 대응 능력을 바탕으로 대한민국을 넘어 글로벌 해양 안보를 책임지는 선도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이어 HD현대는 이재명 대통령의 ‘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 실현 공약에 발맞춰 탈탄소화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최근 국내 조선사 중 최초로 글로벌 해운업계의 탈탄소화를 이끄는 비영리 연구기관 ‘MMMCZCS’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이 협약을 통해 HD현대는 친환경 연료 전환 등 탈탄소를 위한 글로벌 규정 수립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할 예정이다.HD현대 관계자는 “글로벌 1위 조선사로서 친환경 선박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바다의 탈탄소화를 이끌겠다”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2025.06.10 06:30
산업

관리형 CEO 늘고, CEO 평균 연령도 60세까지 높아졌다

최근 국내 대기업에서는 ‘관리형 최고경영자(CEO)’가 늘고 ‘기술형 CEO’가 줄어드는 추세가 나타나고 있다. 19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에 따르면 시총 상위 500대 기업 중 470곳을 대상으로 CEO 이력을 분석한 결과 기술·연구 직무 출신 비중은 28.4%로, 3년 전(31.8%)과 비교해 3.4%포인트(p) 줄었다. 생산·구매 등 현장직 출신은 3.3%로, 3년 전(4.6%)보다 1.3%p 감소했다.반면 경영·재무 등 이른바 관리형 CEO 비중은 같은 기간 46.9%에서 49.8%로 2.9%p 늘며 전체의 절반에 육박했다.CEO스코어 측은 "글로벌 주요 대기업이 인공지능(AI)과 로봇 등 첨단 기술 트렌드에 맞춰 엔지니어 출신 CEO를 전면에 내세우는 추세와 대비된다"고 말했다.기술형 CEO 대신 관리형 CEO를 늘리는 추세는 자산 총액 5조원 이상인 대기업집단 소속 기업들에서 더욱 뚜렷하게 나타난다. 이들 대기업 대표 가운데 기술·연구직 출신 비중은 3년 전과 비교해 4.6%p 감소한 16.2%에 그쳤으나 경영·재무 출신은 58.6%로, 같은 기간 5.0%p 증가했다.대기업 집단 이외 기업군에서는 기술·연구직 출신 비중(39.9%)이 상대적으로 크긴 했지만, 이 역시 3년 전보다는 2.1%p 줄어든 수준이다.이 같은 추세는 CEO의 대학 전공에서도 확인됐다.CEO스코어 조사 결과 경영·경제학 전공자 비중은 3년 전 27.3%에서 올해 29.9%로 2.6%p 늘어난 반면 전기·전자공학(7.9%→6.8%)과 기계공학(4.6%→4.2%), 산업공학(3.2%→2.7%) 출신 비중은 감소했다.CEO 출신 대학은 서울대·연세대·고려대 등 소위 SKY 대학이 전체의 46.0%를 차지했다. 이중에서는 절반에 가까운 22.5%가 서울대 출신이었고, 연세대(12.7%)와 고려대(10.8%) 출신이 그 뒤를 이었다.조사 대상 기업의 대표이사 평균 나이는 59.6세로, 3년 전(58.4세)보다 1.2세가 높아졌다.김두용 기자 2025.03.19 08:50
산업

삼성전자 감소액 1위, SK하이닉스 증가액 1위 1년 사이 시총 희비

지난해 삼성전자의 시총이 156조원 이상 감소하는 등 국내 시가총액이 249조원이나 증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1조 클럽’ 기업도 19곳이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는 13일 우선주를 제외한 국내 주식 2749곳을 조사한 결과, 국내 시총이 작년 1월 2일 기준 2503조원에서 올해 1월 2일 기준 2254조원으로 9.9% 감소했다고 밝혔다. 주식 종목 1904곳이 하락하면서 10곳 중 7곳이 감소 현상을 보였다. 가장 큰 규모로 감소한 건 삼성전자였다. 삼성전자는 시총 475조1946억원에서 318조7863억원으로 무려 156조4083억원 이상 감소했다. 포스코홀딩스가 20조6146억원이나 시총이 줄어 뒤를 이었다.시총이 1조원 넘게 내려앉은 기업은 51곳으로 조사됐다. 이중 LG에너지솔루션 19조5390억원을 비롯해 LG화학(17조7186억원↓), 에코프로비엠(17조4086억원↓), 포스코퓨처엠(16조5848억원↓), 삼성SDI(15조6439억원↓)의 시총은 10조원 이상 하락했다.시총 '1조 클럽'에 해당하는 주식은 259곳에서 240곳으로 19곳이 감소했다. 이는 재작년 1월 246곳이었던 것과 비교해도 적은 수치다.작년 한해 시총이 1조원 이상 증가한 기업은 56곳으로 집계됐다. 이 중 7곳은 시총 외형이 10조원 이상 불었다.삼성전자와 반대로 SK하이닉스는 20조원 이상 증가세를 보이며 외형이 가장 불어난 종목으로 집계됐다. SK하이닉스는 103조6675억원에서 124조6340억원으로 증가했다. 이 외 HD현대중공업(14조3812억원↑), HD현대일렉트릭(11조7838억원↑), 알테오젠(11조2207억원↑), KB금융(11조1920억원↑), 삼성바이오로직스(10조3202억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10조20억원↑) 등이 우상향했다.'1조 클럽' 기업 중 시총 증가율이 100% 이상 오른 기업은 24곳이었다. 이 중 외형을 가장 많이 키운 기업은 무려 408.1% 증가한 HD현대일렉트릭이다.시총 순위를 보면 톱5는 순위가 그대로 유지됐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에너지솔루션, 삼성바이오로직스, 현대차가 1~5위를 기록했다. 반면 20위권의 나머지 기업은 모두 순위가 바뀌었다. HD현대중공업(36위→10위), 메리츠금융지주(33위→15위), 고려아연(41위→16위), 삼성생명(24위→17위), 삼성화재(31위→19위), SK이노베이션(22위→20위)은 20위권에 신규 진입했다.반대로 에코프로(19위→55위), 에코프로비엠(12위→42위), 포스코퓨처엠(13위→40위), LG전자(20위→30위), 삼성SDI(11위→23위), 카카오(14위→21위)는 2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조선·해운업을 비롯해 금융, 제약 업종의 일부 종목들은 주가 상승으로 시총이 증가했지만, 이차전지, 건설, 철강, 화학 업종 등은 냉기류가 강해 업종 간 주식 온도 차이가 극명했다"고 분석했다.김두용 기자 2025.01.13 08:51
금융·보험·재테크

3분기 시총 감소 1위 삼성전자, 2위 SK하이닉스

올해 3분기 국내 주식시장에서 상장사 10곳 중 7곳의 시가총액이 감소했다. 7일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가 우선주를 제외한 국내 2720개 주식 종목의 시총을 조사한 결과, 지난 9월 말 기준 시총 규모는 2432조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6월 말 2621조원 대비 189조원(7.2%) 감소한 것으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차 등 대형주의 시총이 각 10조원 넘게 줄어든 영향이라는 분석이다.개별 종목으로 보면 3분기에 시총이 감소한 종목은 1924개(70.7%)로, 증가한 종목 678개(24.9%)보다 많았다. 118개(4.3%) 종목은 3분기에 신규 상장했거나 시총에 변동이 없었다.3분기에 시총이 1조원 넘게 증가한 종목은 21개로 집계됐다. 시총 증가액이 가장 큰 종목은 LG에너지솔루션이었다. 6월 말 76조4010억원에서 9월 말 96조9930억원으로 3개월 새 20조5920억원(27.0%) 넘게 증가했다.삼성바이오로직스는 같은 기간 51조7434억원에서 69조5369억원으로 3개월 만에 17조7935억원(34.4%) 이상 늘었다.또 유한양행(4조9488억원↑), 셀트리온(4조5840억원↑), 신한지주(3조7440억원↑), HLB(3조5831억원↑), 고려아연(3조5816억원↑), 메리츠금융지주(3조4329억원↑), 에코프로머티(3조391억원↑) 등의 시총 증가액이 컸다.증가율로 보면 제약 관련 코스닥 업체인 보르노이의 시총이 6월 말 8685억에서 9월 말 1조7551억원으로 102.1%나 증가했다. 이어 유한양행(76.3%↑), 대웅(52.6%↑) 순이었다. 반면 시총이 1조원 넘게 감소한 종목은 24개였다. 삼성전자는 6월 말 486조5372억원에서 9월 말 367조1416억원으로 120조원 가까이 시총이 감소했다.SK하이닉스(45조633억원↓), 기아(11조7조558억원↓), 현대차(10조6802억원↓) 등도 규모가 줄었다.3분기 시총 100위 안에 새롭게 진입한 종목은 한미약품(112위→92위), HD현대미포(101위→97위), 삼성증권(110위→100위) 등이다.최근 경영권 분쟁의 중심에 서 있는 고려아연은 3개월 새 시총이 증가하며 46위에서 27위로 올라섰다.상위권을 보면 삼성전자 1위, SK하이닉스 2위, LG에너지솔루션 3위, 삼성바이오로직스 4위, 현대차 5위를 기록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현대차는 3개월 새 순위가 뒤바뀌었다.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10.07 13:38
금융·보험·재테크

내달 ‘IPO 대어’ 온다 … 주목할만한 곳 어디

지난달 주춤했던 기업공개(IPO) 시장에 10월 '훈풍'이 불지 관심이 집중된다. 케이뱅크와 더본코리아 등 굵직한 '대어'들이 상장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2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달 주식·회사채 총 발행액은 20조1019억원으로 전월 대비 1조5126억원(7.0%) 감소했다. 하반기 들어 차갑게 식은 IPO시장이 8월까지 이어진 것이다.이러한 흐름을 바꿀만한 코스닥 상장 예정 기업들이 10월에만 총 16곳이 기다리고 있다. 특히 투자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 곳은 '케이뱅크'와 '더본코리아'다.케이뱅크는 금융위원회에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한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본격적인 공모 절차에 돌입했다. 케이뱅크의 총 공모주식수는 8200만주이며, 주당 공모 희망가 범위는 9500원에서 1만2000원이다.최상단 기준으로 IPO가 성공하면 케이뱅크의 시가총액은 최대 5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청약은 10월 21~22일 양일간 진행하고 상장예정일은 10월 30일이다.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케이뱅크는 상장 후 3년간 높은 여신 성장이 예상되는 점을 고려하면 기업가치는 5조4000억원까지도 가능할 것"이라며 "앞으로 인터넷은행의 주가 방향성은 소호(자영업자) 대출 성장성에 달려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넷플릭스 시리즈 '흑백요리사'로 주목받고 있는 백종원 대표의 더본코리아도 금융위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본격적인 유가증권 상장 절차에 돌입했다.더본코리아는 이번 상장을 통해 300만주를 공모하며, 주당 공모 희망가는 2만3000원에서 2만8000원이다. 상장 후 공모가 상단 기준 시총은 4050억원으로 기대된다. 기관 대상 수요예측은 10월15일~21일 5일간 진행하고 24일~25일 양일간 일반청약을 거쳐 11월 내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케이뱅크는 '조 단위', 더본코리아는 '백종원'이라는 타이틀을 갖고 엄청난 주목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면서도 "열어봐야 알겠지만 지지부진한 주식 시장에 활력이 생길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권지예 기자 kwonjiye@edaily.co.kr 2024.09.26 14:31
산업

신라면 가격 인하에 날벼락…농심, 상반기 '어닝 쇼크'

농심이 올해 상반기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라면 3사(농심.오뚜기.삼양식품) 중 유일하게 수익성이 악화됐다. 지난해 정부의 압박으로 주요 제품인 신라면의 가격을 인하한 게 실적 악화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농심은 하반기 가격 인상보다는 해외 시장에 집중해 영업이익을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나홀로 영업이익 감소25일 업계에 따르면 농심은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43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9% 감소했다.같은 기간 매출액은 8607억원으로 2.8% 증가했으나, 당기순이익은 428억원으로 4.7% 감소했다.이에 따라 농심은 올해 상반기 매출 1조7332억원, 영업이익 105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2.1%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0.6% 줄었다. 사실상 '어닝쇼크(실적 충격)'다.반면 오뚜기와 삼양식품은 수익성이 개선됐다. 오뚜기는 올 상반기에 매출 1조7428억원, 영업이익 1348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보다 1.9%, 3.8% 증가한 수치다. 삼양식품은 같은 기간 매출 8101억원, 영업이익 1695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보다 52.6% 늘었고, 영업이익은 149.6% 증가했다. 농심이 실적 충격에 빠진 사이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기록한 셈이다.수익성이 악화되면서 농심의 주가도 부진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농심의 시가총액은 지난 23일 종가 기준 2조4087억원으로 삼양식품(3조7665억원)과 크게 차이가 났다.앞서 삼양식품은 지난 5월 10일 시총 2조4520억원을 기록하며 농심(2조4483억원)을 처음으로 넘어선 뒤 계속해서 격차를 벌리고 있다. 농심 울린 신라면업계에서는 농심과 삼양식품·오뚜기의 실적이 엇갈린 이유로 지난해 7월 단행한 '가격 인하'를 꼽고 있다. 당시 정부는 '국제 밀 가격 안정화'를 이유로 라면업체들에 가격 인하 압력을 가했고, 업체들은 일제히 '백기'를 들었다. 먼저 농심이 신라면과 새우깡의 가격을 각각 4.5%, 6.9% 내렸다. 모두 주력 제품들이었다. 이에 따라 소매점 기준 1000원인 신라면 한 봉지의 가격은 50원, 1500원인 새우깡은 100원 낮아졌다.반면 삼양식품은 가격 인하 품목에서 주력 제품인 불닭볶음면을 제외했다. 대신 삼양라면, 짜짜로니 등의 가격을 평균 4.7% 인하했다. 오뚜기도 마찬가지다. 가격 인하 대상에서 대표 제품인 진라면을 빼고 스낵면, 참깨라면 등의 가격을 평균 5% 내렸다. 업계는 이 과정에서 대표 제품의 가격을 내린 농심과 대표 제품을 제외한 업체들의 실적이 엇갈린 것으로 보고 있다.실제 농심은 지난해 제품의 가격 인하 여파로 올해 상반기 매출이 약 100억원 줄었다고 설명했다. 100억원은 가격 인하분에 판매량을 곱해 나온 값으로, 가격을 인하하지 않았다면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그만큼 더해졌을 것이란 의미다. 하반기 가격 인상 대신 유럽 공략농심은 하반기 실적 개선을 위해 신라면 등 주요 제품의 가격 인상 대신 해외 시장 공략에 더 집중한다는 방침이다.먼저 농심은 미국 제2공장에서 오는 10월부터 신규 용기면 고속 라인 가동을 시작할 계획이다. 라인 가동이 시작되면 미국법인의 연간 생산가능량은 8억5000만식에서 10억1000만식으로 약 20% 증가하게 된다. 농심은 이 미국법인을 중남미 진출의 발판으로도 삼는다는 방침이다.동시에 유럽 공략에도 힘을 싣는다. 농심의 유럽 지역 매출액은 2022년 4830만 달러(약 641억원), 지난해 6010만 달러(약 798억원)로 1년 만에 24.4% 성장했다. 지난해 기준 농심의 해외 매출액(1조7290억원)에서 유럽 비중은 약 4.5%다. 중국, 미국 등 여타 국가 대비 비중이 적지만 성장 속도는 빠른 시장으로 꼽힌다.유럽을 공략하기 위해 농심은 지난 6월 프랑스 유통 점유율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르끌레르와 까르푸에도 라면을 입점했다.농심 관계자는 "까르푸와의 협업을 바탕으로 까르푸 진출 국가인 스페인과 이탈리아는 물론 벨기에, 폴란드, 루마니아 시장 공략도 검토 중”이라며 "여기에 독일 리들, 덴마크 샐링 그룹 등 현지 대형 유통 업체에도 신라면 등 주요 제품 입점을 확대하고, 내년 초에는 유럽에 판매법인도 설립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안민구 기자 amg9@edaily.co.kr 2024.08.2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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