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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삼성전자 감소액 1위, SK하이닉스 증가액 1위 1년 사이 시총 희비

지난해 삼성전자의 시총이 156조원 이상 감소하는 등 국내 시가총액이 249조원이나 증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1조 클럽’ 기업도 19곳이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는 13일 우선주를 제외한 국내 주식 2749곳을 조사한 결과, 국내 시총이 작년 1월 2일 기준 2503조원에서 올해 1월 2일 기준 2254조원으로 9.9% 감소했다고 밝혔다. 주식 종목 1904곳이 하락하면서 10곳 중 7곳이 감소 현상을 보였다. 가장 큰 규모로 감소한 건 삼성전자였다. 삼성전자는 시총 475조1946억원에서 318조7863억원으로 무려 156조4083억원 이상 감소했다. 포스코홀딩스가 20조6146억원이나 시총이 줄어 뒤를 이었다.시총이 1조원 넘게 내려앉은 기업은 51곳으로 조사됐다. 이중 LG에너지솔루션 19조5390억원을 비롯해 LG화학(17조7186억원↓), 에코프로비엠(17조4086억원↓), 포스코퓨처엠(16조5848억원↓), 삼성SDI(15조6439억원↓)의 시총은 10조원 이상 하락했다.시총 '1조 클럽'에 해당하는 주식은 259곳에서 240곳으로 19곳이 감소했다. 이는 재작년 1월 246곳이었던 것과 비교해도 적은 수치다.작년 한해 시총이 1조원 이상 증가한 기업은 56곳으로 집계됐다. 이 중 7곳은 시총 외형이 10조원 이상 불었다.삼성전자와 반대로 SK하이닉스는 20조원 이상 증가세를 보이며 외형이 가장 불어난 종목으로 집계됐다. SK하이닉스는 103조6675억원에서 124조6340억원으로 증가했다. 이 외 HD현대중공업(14조3812억원↑), HD현대일렉트릭(11조7838억원↑), 알테오젠(11조2207억원↑), KB금융(11조1920억원↑), 삼성바이오로직스(10조3202억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10조20억원↑) 등이 우상향했다.'1조 클럽' 기업 중 시총 증가율이 100% 이상 오른 기업은 24곳이었다. 이 중 외형을 가장 많이 키운 기업은 무려 408.1% 증가한 HD현대일렉트릭이다.시총 순위를 보면 톱5는 순위가 그대로 유지됐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에너지솔루션, 삼성바이오로직스, 현대차가 1~5위를 기록했다. 반면 20위권의 나머지 기업은 모두 순위가 바뀌었다. HD현대중공업(36위→10위), 메리츠금융지주(33위→15위), 고려아연(41위→16위), 삼성생명(24위→17위), 삼성화재(31위→19위), SK이노베이션(22위→20위)은 20위권에 신규 진입했다.반대로 에코프로(19위→55위), 에코프로비엠(12위→42위), 포스코퓨처엠(13위→40위), LG전자(20위→30위), 삼성SDI(11위→23위), 카카오(14위→21위)는 2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조선·해운업을 비롯해 금융, 제약 업종의 일부 종목들은 주가 상승으로 시총이 증가했지만, 이차전지, 건설, 철강, 화학 업종 등은 냉기류가 강해 업종 간 주식 온도 차이가 극명했다"고 분석했다.김두용 기자 2025.01.13 08:51
금융·보험·재테크

‘계엄령’에 주식-환율 시장 휘감은 '정치 불확실성'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으로 충격 받은 금융시장이 일렁였다. 정치 불확실성으로 '외국인 엑소더스(대탈출)'에 불이 붙는 등 증권시장이 불안해지면서 금융당국의 손발이 더 바빠졌다. 불안해진 금융시장4일 코스피 지수는 비상계엄 여파에 1.97% 급락 출발했다. 이후 정부가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10조원 규모의 증시안정펀드를 준비하겠다고 발언하는 등 금융시장 안정화 조치가 시행되면서 낙폭을 줄였다. 하지만 외국인들의 자금 이탈이 지속되며 다시 2.31%까지 하락폭을 키웠다.유가증권시장에서 '코리아 엑소더스' 현상이 짙어지고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외국인 투자자들은 정치적 불확실성에 크게 반응하는 면이 있다”며 “자금을 회수하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이날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4000억원 순매도를, 코스피200 선물 시장에서도 2400억원 어치를 팔았다. 시장이 흔들리자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에도 파란불이 켜졌다. 삼성전자 -0.9%를 비롯해 LG에너지솔루션 -2.0%, 삼성바이오로직스 -0.6%, 현대차 -2.5% 하락으로 장이 마감됐다. 특히 최근 외국인 매수세가 집중됐던 금융주 역시 크게 빠졌다. KB금융 -5.7%, 신한지주 -6.5%, 하나금융지주 -6.6%, 우리금융지주 -2.7% 등이다.정치 관련주들은 요동치는 중이다. 특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관련주들이 급등했다.대표적인 이재명 테마주로 꼽히는 오리엔트정공은 전 거래일(1131원) 대비 29.97%(339원) 오른 1470원에 거래되며 상한가를 쳤다. 이재명 대표가 오리엔트정공 계열사인 오리엔트 시계공장에서 근무한 이력이 있고, 과거 이 곳에서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바 있다. 또 수산아이앤티(29.99%), 에이텍(29.99%), 에이텍모빌리티(29.95%), 이스타코(29.88%) 등 다른 이재명 테마주도 상한가를 기록했다. 반면 윤 대통령의 탄핵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핵심 육성 사업이었던 원전주는 일제히 하락했다.두산에너빌리티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0.1% 하락한 1만9000원에 거래 마감했다. 이외에도 비에이치아이가 전장 대비 17.8% 하락했으며, 우진엔텍은 15.6%, 한전기술은 15.7% 떨어졌다.신한투자증권 관계자는 "계엄 철회 공식화와 정부의 유동성 지원에 따라 금융시장의 변동성은 다소 제어될 것으로 판단된다"며 "다만 연말 탄핵 정국 진입 가능성이 점차 커지고 있고 국정 불안 요인까지 남아있는 상황이라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내다봤다. 한때 달러당 1440원대까지 폭등했던 원/달러 환율은 전날 오후 종가보다 15.2원 오른 1418원으로 출발했다. 이후 장중 1446원까지 치솟다가 국회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통과되자 1420원까지 떨어졌다. 장 마감 기준 환율은 1410원에 거래됐다. ‘시장 안정’ 방안은비상계엄은 선포 이후 6시간 만에 해제됐지만 시장 불확실성은 연말에도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에 금융당국은 시장 안정 수단을 총동원하겠다며 수습에 나서고 있다. 이날 열린 긴급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에서 당분간 주식·채권·단기자금·외화자금시장이 완전히 정상화될 때까지 유동성을 무제한으로 공급하기로 했다. 회의에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병환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참석했다. 이들은 범정부 합동 실시간 모니터링 체계를 운영해 금융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한편 필요시 시장 안정을 위한 모든 조치를 신속히 단행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주식시장 관련 안정화 조치로 가장 먼저 거론되는 건 증권시장안정기금펀드(증안펀드)다. 이날 언급된 증안펀드의 규모는 10조원 수준으로, 언제든 즉시 가동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는 계획이다. 더불어 금융사의 외환 건전성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한국증권금융을 통한 외화 유동성 공급 등을 통해 환율 상승에 따른 마진콜(추가 담보 요구) 위험 등에도 대응하기로 했다.김 위원장은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우려가 있는 만큼 금융당국은 정책금융기관, 금융유관기관, 금융협회들과 함께 금융시장 불안 확산을 방지하고 금융시장이 정상적,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해 나갈 것"이라며 "각 기관들은 각자 영역에서 미리 준비된 대응계획에 따라 철저하게 대응해주길 당부드린다"고 강조했다.권지예 기자 2024.12.05 07:00
산업

삼성전자, 10조원 자사주 매입키로…"3개월 내 3조원 소각"

삼성전자가 총 10조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하기로 했다. 최근 '4만전자'를 찍는 등 주가 하락세가 심상치 않은 상황에 대한 고민의 결과라는 풀이다.삼성전자는 15일 이사회를 열어 향후 1년간 총 10조원 규모의 자사주를 분할 매입하는 계획을 의결했다고 공시했다. 2017년 9조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이후 7년 만이다. 이중 3조원의 자사주는 3개월 내에 사들여 전량 소각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오는 18일부터 내년 2월 17일까지 장내 매수 방식으로 매입해 소각할 계획인 자사주는 보통주 5014만4628주, 우선주 691만2036주다.나머지 7조원 규모의 자사주에 대해서는 앞으로 논의해 결정한다. 자사주 취득을 위한 개별 이사회 결의시 주주가치 제고 관점에서 활용 방안과 시기 등을 다각도로 살펴볼 예정이다.이같은 강력한 주가 방어 의지는 최근 실적 부진에 이어 트럼프 2기에 따른 미중 갈등 심화와 반도체 업황 악화 전망 등으로 주가가 하락세가 계속된 데 따른 것이다.올해 들어 한종희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부회장)과 전영현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부회장) 등 경영진이 자사주를 대거 사들이며 책임 경영에 나섰지만 주가는 연일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전날에는 4년5개월 만에 '4만전자'로 추락하며 시가총액 300조원 밑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다만 이날은 외국인의 저가 매수세 유입 등에 힘입어 6거래일 만에 반등에 성공하며 5만원대를 회복했다.권지예 기자 kwonjiye@edaily.co.kr 2024.11.15 20:11
금융·보험·재테크

3분기 시총 감소 1위 삼성전자, 2위 SK하이닉스

올해 3분기 국내 주식시장에서 상장사 10곳 중 7곳의 시가총액이 감소했다. 7일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가 우선주를 제외한 국내 2720개 주식 종목의 시총을 조사한 결과, 지난 9월 말 기준 시총 규모는 2432조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6월 말 2621조원 대비 189조원(7.2%) 감소한 것으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차 등 대형주의 시총이 각 10조원 넘게 줄어든 영향이라는 분석이다.개별 종목으로 보면 3분기에 시총이 감소한 종목은 1924개(70.7%)로, 증가한 종목 678개(24.9%)보다 많았다. 118개(4.3%) 종목은 3분기에 신규 상장했거나 시총에 변동이 없었다.3분기에 시총이 1조원 넘게 증가한 종목은 21개로 집계됐다. 시총 증가액이 가장 큰 종목은 LG에너지솔루션이었다. 6월 말 76조4010억원에서 9월 말 96조9930억원으로 3개월 새 20조5920억원(27.0%) 넘게 증가했다.삼성바이오로직스는 같은 기간 51조7434억원에서 69조5369억원으로 3개월 만에 17조7935억원(34.4%) 이상 늘었다.또 유한양행(4조9488억원↑), 셀트리온(4조5840억원↑), 신한지주(3조7440억원↑), HLB(3조5831억원↑), 고려아연(3조5816억원↑), 메리츠금융지주(3조4329억원↑), 에코프로머티(3조391억원↑) 등의 시총 증가액이 컸다.증가율로 보면 제약 관련 코스닥 업체인 보르노이의 시총이 6월 말 8685억에서 9월 말 1조7551억원으로 102.1%나 증가했다. 이어 유한양행(76.3%↑), 대웅(52.6%↑) 순이었다. 반면 시총이 1조원 넘게 감소한 종목은 24개였다. 삼성전자는 6월 말 486조5372억원에서 9월 말 367조1416억원으로 120조원 가까이 시총이 감소했다.SK하이닉스(45조633억원↓), 기아(11조7조558억원↓), 현대차(10조6802억원↓) 등도 규모가 줄었다.3분기 시총 100위 안에 새롭게 진입한 종목은 한미약품(112위→92위), HD현대미포(101위→97위), 삼성증권(110위→100위) 등이다.최근 경영권 분쟁의 중심에 서 있는 고려아연은 3개월 새 시총이 증가하며 46위에서 27위로 올라섰다.상위권을 보면 삼성전자 1위, SK하이닉스 2위, LG에너지솔루션 3위, 삼성바이오로직스 4위, 현대차 5위를 기록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현대차는 3개월 새 순위가 뒤바뀌었다.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10.07 13:38
IT

KT 주가 무슨 일? 10년 만 신기록 이어 '업계 1위' 넘본다

지난해 '경영 공백' 사태로 크게 흔들렸던 KT의 주가가 천장 높은 줄 모르고 고공행진하고 있다. 10년 만에 신기록을 쓴 것도 모자라 업계 1위 SK텔레콤의 자리까지 넘보고 있다.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T는 19일 전일보다 6.97% 오른 4만2200원에 거래를 마쳤다.2013년 5월 이후 10년 9개월여 만에 4만원대를 기록했다. 4만2000원대는 2011년 2월 이후 약 13년 만이다.저평가된 통신주라는 인식에 자사주 매입과 소각 등 주주 가치 제고 활동 기대감이 겹쳤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저PBR(주가순자산비율)주로 묶여 관심도가 높은 것 같다"고 했다.PBR은 주가를 주당 순자산으로 나눈 값으로, 현재의 주가 수준을 알 수 있는 지표다. 1 미만이면 주가가 기업의 청산 가치보다 낮게 거래되고 있다는 의미다. KT의 PBR은 0.6대를 유지하고 있다.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외국인 보유량도 김영섭 대표가 운전대를 잡은 지난해 8월 40%대에서 이달 44%대로 뛰었다.지난 16일에는 시가총액 10조원을 재탈환했다. 2022년 8월 이후 1년 6개월 만이다. KT 관계자는 "기업과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한 노력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덕분에 숙명의 라이벌 SK텔레콤을 턱밑까지 추격하게 됐다.KT는 19일 SK텔레콤과의 시총 격차를 약 7000억원으로 좁혔다. 다만 이날은 상승세가 주춤하며 약 1조원으로 벌어졌다.최대주주 국민연금의 거센 반발로 두 차례 대표 선임에 실패했던 KT는 작년 3월부터 5개월가량 선장 없이 힘겹게 경영 활동을 이어갔다.그러다 'LG맨' 김영섭 대표가 새로운 수장에 올랐고 임원 20% 축소와 경영 조직 효율화, 신사업 전담 조직 신설 등 경쟁력 강화 작업에 돌입했다.안젤라 홍 노무라 증권 연구원은 "신임 CEO(최고경영자)의 비용 절감 노력과 비핵심 사업 재편으로 2024년 영업이익 12% 성장이 예상되는 KT를 업종 내 최선호주로 꼽는다"고 했다. 증권가도 일제히 KT의 목표 주가를 상향 조정했다.4만6000원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한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5G 보급률 포화로 무선의 성장이 제한적이지만, 자회사 실적이 연결 실적에 기여해 올해 영업이익 성장세가 이통 3사 중 가장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한다"고 했다.정부의 통신비 인하 압박과 중저가 요금제 출시에 따른 수익성 악화 등 MNO(이동통신) 사업은 침체기에 진입했지만 금융과 콘텐츠, 클라우드 등 그룹 차원의 포트폴리오는 타사 대비 탄탄하다는 평가다.대표적으로 KT클라우드는 공공 서비스와 IDC(인터넷데이터센터) 수요 대응 등으로 지난해 연간 매출이 두 자릿수(21.8%) 성장한 6783억원을 달성했다. KT스튜디오지니와 나스미디어 등 콘텐츠 자회사(5.6%)와 BC카드(3.3%)도 유무선 사업을 상회하는 성과를 내며 실적을 견인했다.장민 KT CFO(최고재무책임자)는 최근 실적 발표에서 "IT 역량 강화와 근본적인 사업 혁신으로 양적인 성장뿐 아니라 질적인 성장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 연결 기준 27조원, 별도 기준 서비스 16조원을 매출 목표로 제시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4.02.21 07:00
산업

[IS리포트] 정의선·박정원·김동관 오너 일가의 남다른 '로봇 취향'

차세대 먹거리로 꼽히는 로봇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 로봇과 관련해 인수합병과 지분 확보, 상장, 분사 소식들이 끊이지 않는 등 로봇 시장 선점을 위한 치열한 경쟁이 예고되고 있다. 오너 일가들은 각기 다른 로봇 취향으로 남다른 미래 먹거리 선점 행보를 보이고 있다. ‘로봇개’와 등장 정의선, 보스턴 다이내믹스에 최대 베팅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14일 취임 3년을 맞았다. 2020년 회장 취임 후 정의선 회장의 최대 베팅은 로봇 분야에서 이뤄졌다. 현대차그룹은 2021년 8억8000만 달러(약 1조원)를 투자해 미국의 로봇 기업인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를 완료했다. 정 회장 취임 후 첫 대규모 인수합병이었다. 현대차그룹의 인수합병 역사를 보더라도 20억 달러(2조5000억원)를 투자한 자율주행 합작법인 ‘모셔널’ 설립 이후 최대 규모다. 특히 정의선 회장은 개인 사재 2490억원을 투자해 보스턴 다이내믹스 지분 20%를 확보했다. 정 회장은 현대차(30%), 현대모비스(20%), 현대글로비스(10%)와 지분 확보에 공동 참여했다. 현대차 측은 “개인적으로도 로봇 산업과 보스턴 다이내믹스에 큰 관심을 갖고 있어 지분 참여까지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내년 중 예정대로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미국 시장에 상장한다면 정 회장의 지분 가치는 급증할 전망이다. 만약 상장 후 시가총액 10조원이면 정 회장의 지분 20%는 2조원까지 불어날 수 있다. 그러면 정 회장은 정몽구 현대차 명예회장 지분 상속과 관련한 상속세 자금을 미리 확보할 수 있게 된다.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2020년 현대차의 인수설이 나왔을 당시 기업 가치가 11억 달러였다. 산업용 로봇을 제작하는 미국 상장 기업과 비교해 그 가치를 산정하면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시가총액은 상장 후 15조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특히 정 회장은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대표작인 4족 보행 로봇 ‘스팟’에 대한 애정이 마치 애완견을 대하듯 각별하다. 특별한 이벤트마다 스팟과 함께 등장해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인 ‘CES 2022’에서 정 회장은 스팟을 데리고 등장했다. 또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이 2022년 현대차 남양연구소를 찾았을 때도 스팟이 에스코트를 담당하기도 했다. 스팟은 이달부터 세종시 이응다리를 이용하는 시민의 안전을 위해 순찰 로봇으로 투입되고 있다. 장애물을 감지하고 회피하는 자율주행 기능과 원격 운영, 자동충전 기능을 보유한 스팟은 주야간 24시간 자율순찰 및 탑재 CCTV를 이용해 AI 기능을 기반으로 사람 쓰러짐, 화재 감지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스팟을 비롯해 2족 직립 보행이 가능한 연구용 로봇 '아틀라스', 창고 자동화를 위해 설계된 로봇 '스트레치'를 보유하고 있다. 스팟과 아틀라스가 방탄소년단(BTS)의 안무를 따라하는 영상이 큰 화제가 되기도 했다. 정 회장은 로봇 신사업을 통해 인류를 위한 기술을 본격적으로 개발하고, 고객에게 한 차원 높은 경험을 제공해 기업의 미래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로봇 시장은 서비스, 인명구조를 비롯한 다양한 분야의 수요와 센서, 모터 등의 기술 발전을 바탕으로 급성장해왔다. 향후 정보통신기술(ICT) 발전과 함께 더욱 커질 전망이다.2017년 245억 달러(26조7000억원) 수준이었던 세계 로봇 산업 시장은 2025년까지 연평균 32%의 성장률을 보이며 1772억달러(193조원)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다. 박정원 로봇 계열사 상장 성공, 김동선 한화로보틱스 ‘조타수’ 두산그룹은 두산로보틱스 상장과 더불어 주목을 끌고 있다. 박정원 두산 회장이 신성장 동력의 핵심 축으로 꼽은 로봇과 관련해 사내 벤처부터 출발해 대기업 최초로 상장까지 성공시키는 등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국내 협동로봇 1위 업체인 두산로보틱스는 이달 상장과 동시에 삼성전자가 지분을 투자한 레인보우로보틱스를 끌어내리고 '로봇 대장주'로 떠오르기도 했다. 한화그룹도 로봇 사업에 적극적으로 달려들고 있다. 그룹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김동관 한화 부회장은 올해 1월 미국 로봇 기업인 고스트로보틱스의 4족 보행 로봇에 대한 시연 장면을 사무실에서 직접 확인하기도 했다. 고스트로보틱스는 현대차의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경쟁사로 꼽히는 로봇 기업이다. 정의선 회장이 지난 4월 서울모빌리티쇼에서 고스트로보틱스테크놀로지의 부스를 방문해 스팟과 유사한 이 회사의 로봇과 기술에 관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화는 지난 4일 김승연 회장의 3남인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전략부문장을 한화로보틱스의 출범과 함께 전략 담당 임원으로 선임했다. 김동선 전무는 로봇 사업의 ‘조타수’ 역할을 맡아 그룹의 미래 먹거리를 책임지게 됐다. 전략 기획 부문을 총괄하며 글로벌 협동로봇 시장을 집중 공략한다는 계획이다.이번에 신설된 한화로보틱스는 ㈜한화 모멘텀 부문의 자동화(FA) 사업부 중 협동로봇, 무인운반차(AGV)·자율이동로봇(AMR) 사업을 분리한 것이다. 지분은 ㈜한화가 68%, 호텔앤드리조트가 32% 보유한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음식 조리와 시설 관리, 보안 업무 등 사업장 곳곳에서 로봇 기술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해 공동 사업 참여를 결정했다. 한화로보틱스는 사람과 같은 작업 공간에서 협력하는 협동로봇을 중심으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방침이다. 특히 기존 산업용 협동로봇뿐 아니라 고객을 직접 응대할 수 있는 서비스용 앱 개발을 통해 라인업을 늘려갈 계획이다. 건물관리 로봇 등 자율주행 기술을 접목한 제품 출시도 추진한다.김동선 전무는 "로봇은 앞으로 인류의 삶의 질을 높이는 중요 사업이 될 것"이라며 "사명감을 갖고 푸드테크, 보안 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할 수 있는 로봇 개발에 나설 것"이라고 포부를 드러냈다. 시장조사기관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세계 협동로봇 시장 규모는 2022년 2조2000억원에서 2025년에는 6조4500억원 수준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로보틱스는 지난해 100억원대의 매출에 머무는 등 아직 큰 경쟁력은 가지고 있진 않다. 로봇 산업에 뛰어든 지 시간이 꽤 흘렀지만 발전 속도가 경쟁사에 비해 더딘 상황이다. 이에 한화로보틱스의 출범을 통해 신사업에 본격적인 드라이브를 건다는 방침이다. 그래도 한화로보틱스는 2022년 기준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로봇 분해·조립 앱 순위 세계 5위 기술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화로보틱스는 지난 9일 갤러리아백화점 서울 명품관에 협동로봇을 선보였다. 로봇이 고객에게 원하는 꽃을 선물하고, 핀볼 게임을 즐기는 흥미로운 모습을 연출하며 고객들의 관심을 끌었다. 한화로보틱스 관계자는 “한화오션과 함께 용접 로봇에 대한 개발이 진행 중이고, 앞으로 로봇 사업과 관련해 그룹 계열사들과의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10.16 07:00
IT

CEO 리스크 해소에도 KT 주가는 '신중론'…왜?

통신사 KT가 기나긴 경영 공백 끝에 새로운 수장을 맞으며 한숨을 돌렸지만 바닥을 찍은 주가는 여전히 지지부진한 모습이다. 증권가는 매수 의견을 유지하면서도 목표 주가 상향에는 선뜻 나서지 않고 있다. 조만간 기지개를 켤 것이라는 기대 속에 당분간은 김영섭 신임 대표의 행보를 예의주시해야 한다는 신중론도 제기된다.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T 주가는 김영섭 대표가 공식 취임한 지난달 30일 3만3000원대에서 3만원대로 6%가량 빠졌다.지난 10거래일동안 주가가 오른 날은 1거래일(9월 8일)뿐이다. KT가 9년 2개월 만에 시가총액 10조원에 복귀한 지난해 8월 1일과 비교하면 약 19%, 최대주주 국민연금이 구현모 전 대표의 연임에 반대표를 시사하며 경영 공백 위기가 본격화하기 직전인 작년 12월 27일과 대비하면 약 15% 떨어졌다.경영 리스크가 회복됐지만 곧장 주가에 호재로 작용하지 않았다. 본업인 통신 사업이 아직 견고하고, 단기 투자 이슈가 없기 때문에 이런 현상에 크게 흔들릴 필요가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현재 KT는 대규모 구조조정 계획이 없고, 6G(2030년 예상) 이전까지 대규모 CAPEX(설비투자)에 대한 계획도 없으며, 우수한 펀더멘털(기초체력)을 기반으로 실적이 꾸준히 개선되고 있기 때문에 최근까지 보여줬던 배당 정책이 크게 훼손될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했다.김영섭 대표는 지난 7일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구조조정은 없다"고 못을 박은 바 있다. 이에 반해 이동통신 사업의 성장 정체와 경영진의 정책 변화로 주가 하락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원은 목표 주가를 4만원에서 3만3000원으로 하향 조정하며 "경영·배당 정책 변경 가능성을 시사했는데 장기 KT의 체질 개선에 도움이 될 진 몰라도 주주 성격이 변하면서 단기 주가 하락 가능성이 높다"며 "이동통신 매출 정체 양상이 심화해 2023~2024년 실적 악화 우려가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주가가 2만5000원까지도 떨어질 수 있다고 예측했다.KT의 올해 2분기 텔코 B2C(유·무선) 사업 매출은 2조3902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0.4%가량 오르는 데 그쳤다. 지난해 3분기와 올해 1분기에는 역성장하며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고 있다.KT는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주가 전망과 관련한 직접적인 언급은 피했다. 다만 김영진 KT CFO(최고재무책임자)는 지난달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대표 선임 후 이사회를 중심으로 새로운 주주 환원 정책을 논의·확정하고 발표할 예정"이라며 "주주 의견을 바탕으로 합리적인 주주 환원 정책을 수립하고 이행해왔으며, 새로운 이사회도 이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3.09.13 07:00
산업

재임기간 시총 가장 많이 끌어올린 CEO 1위는

최정우 포스코홀딩스 대표이사 회장이 재임 기간 소속 기업의 시가총액을 가장 많이 끌어올린 최고경영자(CEO)인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는 5일 국내 매출 상위 500대 기업 중 263개 상장사를 대상으로 CEO 393명의 재임 기간(취임일부터 이달 1일까지) 시총 변화를 분석한 결과를 5일 발표했다. 분석 결과 이들 CEO의 평균 재임 기간은 5.1년, 평균 시총 증감률은 –2.5%였다. 조사 대상 CEO 중 194명은 취임 때보다 시총이 늘었고, 199명은 취임 후 시총이 감소했다.취임 후 시총이 10조원 이상 급증한 기업의 CEO는 9개 기업의 12명이었다. 최정우 포스코홀딩스 회장이 시총을 22조원 이상 끌어올리면서 1위를 차지했다. 최 회장은 2018년 7월 포스코 대표이사 회장에 취임했고, 지난해 3월 포스코의 물적분할에 따라 지주사인 포스코홀딩스가 출범했다.분할 당시 25조226억원이었던 포스코홀딩스의 시총은 지난 1일 기준 47조3599억원으로 89.3%(22조3372억원) 증가했다.이어 에코프로비엠의 주재환·최문호 대표이사 사장이 공동 2위에 올랐다. 지난해 3월 주재환·최문호 사장 취임 당시 8조7896억원이었던 에코프로비엠의 시총은 이달 1일 30조1717억원으로 243.3%(21조3821억원) 급증했다.기아의 최준영 대표이사 부사장(18조7064억원↑)과 송호성 사장(17조4093억원↑)은 각각 4위와 5위에 올랐다.이어 김준형 포스코퓨처엠 대표이사(14조2532억원↑), 기우성 셀트리온 대표이사 부회장(14조1281억원↑), 신학철 LG화학 대표이사 부회장(14조832억원↑), 정의선 현대차 회장(13조2529억원↑), 정연인 두산에너빌리티 대표이사(10조 4151억원↑) 등 순이었다.대표이사 취임 후 시총이 가장 많이 줄어든 기업의 CEO는 최수연 네이버 대표였다. 지난해 3월 최 대표가 취임할 당시 53조9721억원이었던 네이버 시총은 이달 1일 35조1885억원으로 34.8%(18조7836억원) 감소했다.이어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14조6793억원↓), 박정호 SK하이닉스 대표이사 부회장(10조5560억원↓), 홍은택 카카오 대표(10조3297억원↓), 권영식 넷마블 대표(10조87억원↓) 등도 재임 기간 시총이 큰 폭으로 줄었다.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09.05 10:42
IT

KT 운전대 잡는 '정통 LG맨' 과제 산적

5개월간 리더 공백으로 몸살을 앓았던 KT가 새로운 수장을 맞으며 경영 정상화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정통 LG맨'에게 운전대를 맡기는 파격적인 결정을 했는데, 시작부터 산적한 과제를 떠안을 것으로 보인다.지난 4일 KT는 김영섭 전 LG CNS 사장을 이달 말 제2차 임시 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대표이사로 공식 취임하는 후보로 확정했다.윤종수 KT 이사회 의장은 "다년간의 ICT 기업 CEO(최고경영자)로서 쌓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DX(디지털 전환) 역량과 본질에 기반한 성장을 도모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또 변화와 혁신을 주도할 수 있는 경영 체계 정착 및 기업 문화 개선 의지가 뛰어나 KT 미래 성장을 견인할 것"이라고 말했다.김영섭 후보는 경쟁사인 LG유플러스에서 '재무통'으로 활약했던 인물이라 다소 충격적이다.1984년 LG상사의 전신인 럭키금성상사에 입사해 LG 회장실과 구조조정본부, LG상사 미국법인 등을 거쳐 LG CNS에서 10년가량 몸담은 뒤 2014년 LG유플러스에서 CFO(최고재무책임자)를 맡았다.이후 LG CNS로 돌아와 대표를 역임했다.최종 후보에 오른 3인 중 'KT맨'으로 분류되는 박윤영 전 KT 사장까지 제쳤다.기업 경영·산업 전문성은 인정할 만하지만 KT 입장에서는 업계 3위 출신 인물에게 수장 자리를 넘기는 모습이 일부 굴욕적일 수도 있다는 평가다.KT의 경영에 개입하며 CEO 공백 사태를 초래한 최대주주 국민연금은 이번에는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에 김영섭 후보가 무리 없이 대표에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김영섭 후보가 당장 직면하게 될 과제 중 하나는 바닥을 찍은 주가 부양이다. 국민연금이 구현모 전 대표의 연임에 반대 의사를 밝힌 작년 말 이후 10% 가까이 떨어졌다.경영 리스크가 해소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이달 주가가 꿈틀거리고 있지만, 6년 만에 시가총액 10조원대로 복귀했던 작년 8월의 영광을 되찾으려면 갈 길이 멀다.증권가는 새로운 CEO가 당장 신사업에 드라이브를 거는 대신 차분히 숨부터 고를 것으로 내다봤다.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원은 "일부 투자가들은 8월 말 KT 경영진의 메시지를 학수고대하는데, 과도한 기대는 피할 것을 권한다"며 "신 경영진 입장에서 중요한 것은 2024년 하반기 이후부터 2025년 실적"이라고 했다. 이에 김영섭 후보는 자신이 '낙하산' 인사가 아님을 증명하면서 주인 없는 회사인 소유분산기업의 지배구조 투명화 작업에 먼저 힘을 쏟을 가능성이 크다.그는 이관섭 대통령실 국정기획수석의 친형과 경북대 사대부고 동문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외압설의 중심에 선 바 있다.수차례 지배구조 건전성을 이유 삼아 대표 선임 절차마다 딴죽을 걸었던 국민연금이 유독 조용한 것도 의심을 사고 있다.다른 이통사 대비 지지부진한 실적도 신경 써야 한다.KT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22.4% 급감하며 이통 3사 중 표정이 가장 어두웠다. 몇몇 계열사가 경기 침체에 따른 광고·커머스 등 시장 위축의 영향을 받았다. 미래 먹거리를 위한 투자도 집행했다.그나마 2분기에는 두 자릿수 성장이 예상된다. 다만 서비스 매출 증가가 아닌 비용 효율화에 따른 결과가 반영되는 것이라 2023년 연간 영업이익 성장은 기대하기 힘들다는 분석이다.김홍식 연구원은 "2024년 이후 KT뿐만 아니라 이통 3사 전반적으로 이익 정체·감소 우려가 커질 수 있고, 주가는 이를 선반영해 올해 10월부터 부진한 흐름을 보일 공산이 크다"고 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3.08.07 07:00
산업

흔들리는 CJ의 미래 먹거리, 급감하는 시총

CJ그룹의 미래 먹거리가 흔들리고 있다. 이로 인한 CJ그룹 주요 계열사들의 주가가 동반 하락하면서 개미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문화 먹거리의 핵심인 CJ CGV의 재무구조 안전성과 투자금 확보를 위해 대규모 유상증자을 결정했다. CJ CGV의 기존 주식수인 4772만8537주보다 많은 7470만주의 신주 발행 계획에 기존 주주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유상증자 악재에 최대주주인 지주사 CJ의 책임 회피까지 더해져 주가가 폭락하고 있기 때문이다.이번 유상증자에서 CJ는 지분율 48.5%만큼 신주를 인수하지 않기로 했다. CJ는 배정된 2764억원 규모 신주 물량 가운데 600억원만 사들이고 나머지 실권주는 공모청약으로 넘기는 방식을 취했다. 이렇게 되면 신주 배당 물량이 더 많이 시장에 풀리게 돼 주식가치가 희석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CJ CGV의 주주들은 “유상증자하면 주식수 3배로 늘어나고, 주식가치는 4분의 1로 될 텐데 유증 성공해도 문제, 실패해도 문제”라며 ‘유증 철회’를 외치고 있다. 또 다른 주주들은 “유증 남발하는 기업 치고 잘된 기업이 없다”, “최대주주는 빠지고 경영 실패의 책임을 일반 주주들에게 전가하는 게 맞는지 의문”이라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지난 20일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하자 CJ그룹의 주요 상장주는 일제히 하락했다. CJ CGV 주가는 20일 1만4500원에서 21일 21.10% 급락한 1만144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어 하락세가 지속되면서 23일에는 1만원선까지 무너지며 9950원에 그쳤다. 15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 CJ의 주가도 크게 빠졌다. 20일 7만8100원이었던 주가는 23일 7만1800원까지 떨어졌다. CJ그룹 계열사 중 시가총액이 가장 큰 CJ제일제당도 20일 29만2000원에서 23일 27만3500원까지 미끄러졌다. CJ는 문화 먹거리를 살리기 위해 유상증자 5700억원 규모와 별도로 제3자 배정 유상증자도 진행한다. 지분 100%를 보유한 비상장 자회사 CJ올리브네트웍스 지분 전량을 현물 출자하기로 했다. CJ올리브네트웍스에 대한 회계법인의 평가액은 약 4500억원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CJ CGV의 연이은 유상증자와 전환사채 발행 등으로 동학개미만 피해를 보고 있는 상황이다. 2020년 유상증자(2200억원), 신종자본증권 발행(2800억원), 2021년 전환사채 발행(3000억원), 2022년 제3자배정 유상증자(1500억원), 영구 전환사채 발행(4000억원) 등이 이어지며 CJ CGV 주가는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이번 유상증자에 대한 시선도 곱지 않다. 채무구조 악화에 따른 자금 수혈이라는 분석이 강하기 때문이다. CJ CGV는 유증 5700억원 중 3800억원을 채무상환자금으로 사용하고, 1000억원만 신사업에 투자하는 시설자금에 투입할 계획이라고 공시했기 때문이다. 이와 더불어 CJ그룹의 미래 문화 먹거리에 대한 의문부호도 지속되고 있다. 영화관 사업은 OTT(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에 경쟁력을 잃어가는 등 전망이 밝지 않다. 경기 침체로 인해 가공식품 수요가 줄어들고 원가 부담이 지속되고 있어 CJ제일제당도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이재현 회장이 지난 2021년 그룹 혁신성장을 위한 중장기 비전을 발표한 뒤 전사적으로 빠르게 움직이고 있지만 아직 이렇다 할 실적으로 연결되지 못하고 있다. 시장의 기대감을 충족시키지 못하자 CJ그룹은 올해 들어 15대 대기업 중 시총이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하고 있다. 연초 16조4800억원이었던 CJ그룹 시총은 23일 기준으로 12조2400억원으로 줄어 상반기에만 25.7%(4조2400억원)나 증발했다.CJ그룹 관계자는 “경기 침체 등 업황 부진으로 그룹은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하며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06.2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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