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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문화

[황교익의 Epi-Life] 국가 기관이 음식 맛의 등급을 매기는 일에 대해

“마블링이 많은 한우고기로 수입 쇠고기를 이겨낼 수가 있습니다. 수입 쇠고기는 마블링이 없기 때문입니다. 차별화한 한우고기로 우리 한우 농가를 지켜낼 수가 있습니다.”1990년대 중반이었습니다. 쇠고기 등급제 실시를 앞두고 관련 공무원과 축산 전문가 등이 모여서 설명회를 하는 자리였습니다. 당시 농민신문사 기자였던 저는 궁금했습니다, 한우만 마블링이 생기는지. 그래서 물었습니다.“저, 질문이… 외국 소는 마블링이 안 생기는지요.”논점 흐리기의 횡설수설이 답변으로 주어졌습니다. 추가로 질문을 하면 한우 지키는 일에 반대를 하는 사람으로 몰릴 수도 있겠다는 분위기가 느껴졌습니다. 정부와 업계, 학계가 연합을 하여 언론 플레이를 하면 이의를 제기하는 자체가 버겁습니다. 이의를 제기했다고 매국노로 모는 메신저 공격을 감행하기도 합니다. 모두가 예스라고 말할 때에 노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 안 당해봐서 그런 소리를 하는 겁니다. 각설하고.쇠고기 등급은 등심 부위를 보고 판정을 합니다. 등심 절단면의 육색이나 지방색, 조직감, 성숙도 등의 요소도 고려하지만, 등급 판정에 절대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은 근내지방도(마블링)입니다. 등심의 살 사이에 기름이 얼마나 촘촘하게 끼였는지에 따라 등급이 나뉩니다.쇠고기는 1++, 1+, 1, 2, 3 등급으로 판정을 받아 팔립니다. 쇠고기 등급제가 시작될 무렵인 1998년 한우의 1등급 이상 출현율은 15% 정도였습니다. 요즘은 1등급 이상 출현율이 75% 정도입니다. 1등급 이상의 한우가 이처럼 크게 늘어났다는 것은 그동안에 한우고기가 마블링이 풍부한 쇠고기가 되었다는 뜻이며, 따라서 쇠고기 등급제 주창자들의 말대로라면 한우고기가 수입 쇠고기에 비해 경쟁력을 갖추게 되었다는 뜻입니다. 쇠고기 수입량이 과연 줄기는 했을까요? 최근 자료를 보니까 2022년 쇠고기 수입량이 2011년에 비해 52% 증가했습니다.쇠고기 등급제 시행 이후 또 하나 늘어난 것이 있습니다. 소 사육 기간이 2000년에는 23개월이었는데 2020년에는 30개월입니니다. 무려 7개월이나 늘어났습니다. 소 사육 기간이 왜 늘어났느냐 하면, 소를 오래 키워야 살에 기름이 끼이기 때문입니다.소를 그냥 오래 키우면 마블링이 생기느냐. 아닙니다. 곡물을 먹여야 합니다. (소는 원래 풀을 먹는 되새김 동물입니다.) 쇠고기 등급제 이전에 비해 한우를 7개월 동안이나 더 길게 곡물 사료를 먹여서 키워야 하니까 한우고기 가격이 세계에서 1등으로 비싸졌습니다. 웬만한 부자가 아니면 투뿔 한우 등심은 꿈도 못 꾸는 세상이 되었습니다.2022년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소 사육방식 개선 시범사업’을 하겠다고 나섰습니다. 그때에 내놓은 정부의 자료를 보면 소 사육 기간을 30개월에서 24개월로 단축하면 소 한 마리당 온실가스 배출량이 약 25% 감소하고 사료비는 약 100만원 절감할 수 있다고 합니다.소 사육 기간을 24개월로 단축하면 현행의 쇠고기 등급제에서는 1등급 이상을 받기가 어렵습니다. 소의 무게도 덜 나갈 것입니다. 그래서 농가의 수입이 줄게 될 것이라는 반발이 등장하였습니다. 온실가스는 소 한 마리당 사육 주기만 짧아질 뿐이지 소 사육 회전수를 감안하면 줄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도 있습니다.제도를 새로 만드는 것보다 이미 만들어진 제도를 없애는 것이 몇 배는 힘듭니다. 쇠고기 등급제가 논의될 때에 반대 의견도 충분히 들었어야 했는데 이제 와서 쇠고기 등급제의 주무 부처에서 당시에 등장했던 반대 의견의 논리를 들고 나와서 새로운 사업을 해보자고 하니까 농민이 헷갈리지 않을 도리가 없습니다.쇠고기 등급제에 대한 제 의견은 이렇습니다. 이제 와서 쇠고기 등급제를 없애면 큰 혼란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쇠고기 등급제를 민간 자율로 운영했으면 합니다. 농민이 소를 시장에 낼 때에 등급을 받아도 되고 안 받아도 되는 것이지요. 국가 기관이 음식의 맛에 등급을 매기겠다는 것 자체가 파쇼적이라는 생각도 했으면 합니다. 2024.03.07 07:00
산업

미국산 쇠고기 최대수입국은 '한국'

한국이 전세계에서 미국산 쇠고기를 가장 많이 수입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10일(현지시간) 미국 농무부와 육류수출협회(USMEF)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7월까지 한국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량은 16만7874t, 금액으로는 16억9033만 달러로 집계돼 양이나 금액 모두 전 세계에서 가장 많았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16만2086t, 12억6656만 달러)보다 수입량은 4%, 금액은 33% 증가한 것이다. 수입량에 비해 수입액이 크게 늘어난 것은 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되면서 쇠고기 가격이 크게 상승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에 이어 올해 들어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많은 나라는 일본(15만2658t), 중국 및 홍콩(13만9409t), 캐나다(5만5918t), 멕시코(4만8530t) 등의 순이었다. 금액 기준으로는 한국에 이어 중국 및 홍콩(13억9494만 달러), 일본(11억4520만 달러), 대만(4억9513만 달러), 캐나다(4억8396만 달러)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안민구 기자 amg9@edaily.co.kr 2022.09.11 11:17
경제일반

세계식량가격 3개월 연속 하락세…육류·유제품은 상승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으로 공급망이 타격을 입으면서 급등했던 세계식량가격이 3개월 연속 하락세를 나타냈다. 9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유엔 식량농업기구(이하 FAO)가 조사한 2022년 6월 세계식량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2.3% 하락한 154.2포인트를 기록했다. 3월에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3개월 연속 하락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품목군별로는 곡물 및 유지류, 설탕 가격지수가 떨어졌다. 곡물 가격지수는 전월보다 4.1% 하락한 166.3포인트다. 밀은 북반구의 수확 개시, 캐나다·러시아 등의 생산량 개선 전망, 전 세계적인 수입 수요 둔화 등으로 가격이 떨어졌다. 옥수수는 아르헨티나와 브라질의 수확 진행, 미국의 작황 개선으로 가격이 하락했다. 쌀은 인디카 및 바스마티 쌀을 중심으로 가격이 상승했다. 유지류는 전월보다 7.6% 내려간 211.8포인트다. 팜유는 주요 생산국의 공급량이 증가하고 인도네시아가 국내에 팜유 재고를 수출할 것으로 보이면서 가격이 하락했다. 해바라기씨유와 대두유는 최근의 가격 증가의 영향으로 수입 수요가 억제되면서 가격이 떨어졌다. 유채씨유는 수요 억제에 더해 수확기가 다가오면서 가격이 낮아졌다. 육류는 전월보다 1.7% 상승한 124.7포인트다. 가금육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북반구의 조류 인플루엔자 발생으로 공급 장애가 이어지고 있다. 쇠고기는 중국이 브라질로부터의 수입 제한을 해제하면서 가격이 올랐다. 돼지고기는 주요 수입국들이 수입량을 확대하면서 가격이 소폭 상승했다. 유제품은 전월보다 4.1% 오른 149.8포인트다. 치즈는 유럽의 이른 폭염으로 생산량이 감소해 하반기 공급 물량이 저조할 것으로 우려된다. 분유는 수입 수요 강세와 전 세계적인 공급 부족이 이어지고 있다. 버터는 향후 수개월 간 우유 공급 전망이 불확실해지면서 유럽 내 수요와 해외 수요가 모두 증가했다. 설탕은 전월보다 2.6% 하락한 117.3포인트다. 세계 경제 성장 둔화로 설탕 수요가 감소했고, 브라질 헤알화 약세와 에탄올 가격 하락 등이 가격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FAO는 2022~2023년 세계 곡물 생산량이 2021~2022년 대비 0.6%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같은 기간 세계 곡물 소비량도 0.1%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2.07.09 14:50
경제

[인포그래픽] 밀려드는 수입산… 설 곳 잃은 한우

한우의 설 자리가 점점 좁아지고 있다.8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13년 50.1%였던 한우 자급률은 2014년 48.1%로 50%대가 무너진 뒤 해마다 빠르게 줄고 있다.2016년 39.1%로 40%대마저 내준 뒤 지난해에는 36.4%로 30%대로 떨어졌다.자급률 하락의 가장 큰 원인으로 수입 개방이 꼽힌다. 개방 확대로 관세가 낮아지면서 외국산 쇠고기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기 때문이다.소비량에서도 한우와 수입산 쇠고기 격차는 벌어지고 있다. 2013년 26만 톤이었던 한우 소비량은 지난해 23만7000톤으로 줄었다. 반면 수입산 쇠고기 소비량은 같은 기간 25만9000톤에서 41만6000톤으로 급증했다.특히 미국산 쇠고기는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소비자를 늘리면서 2017년에 이어 수입육 시장에서 우위를 이어 가고 있다. 지난해 미국산 쇠고기 수입량은 22만 톤으로 국내 수입 쇠고기 시장의 점유율 52.9%를 차지했다. 호주산은 40.3%, 뉴질랜드산은 3.4%를 각각 기록했다. 안민구 기자 an.mingu@jtbc.co.kr 2019.05.09 07:00
경제

[이 주의 기업] 아프리카돼지열병 우려 확산…백신·육계주 주목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중국 전역으로 확산되면서 이를 우려한 국내에서 관련 주들이 주목받고 있다. 동물 사료와 동물 백신·닭고기 등 육계주 관련 종목들이 강세다.지난 24일 오전 대한제당우는 전날 대비 가격 제한 폭(30.00%)까지 뛰어오른 2만2100원까지 거래됐다. 대한제당3우B도 29.88% 급등한 4만3900원으로 상한가를 기록했다. 같은 시간 하림(6.69%) 이지바이오(3.98%) 등도 동반 상승했다.대한제당은 사료를 생산하는 업체고, 하림은 닭고기 생산·유통 사업과 사료 사업을 함께 한다. 이지바이오는 사료 및 첨가제 생산 업체다.중앙백신 등 동물 백신 관련 주는 오르락내리락하며 요동치는 모양새다. 지난 23일 중앙백신은 2만8100원에 거래됐는데, 24일에는 오후 1시 기준 2만4500원으로 3600원(-12.81%) 하락하기도 했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은 돼지에 한정해 발생하는 바이러스성 질병이다. 제1종 법정전염병으로 아직 백신이 개발되지 않아 치사율이 100%에 달한다.지난해 8월 중국의 한 농가에서 발병이 보고된 뒤 100건이 넘는 발병 사례가 나왔으며, 최근 몽골·베트남 등으로 확산 중이다.앞서 외신에 따르면,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중국 전역으로 퍼지면서 중국 내 돼지 100만 마리가 살처분됐다. 또 지난 22일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서 돈육 선물 가격은 지난달부터 30% 가까이 급등해 4년 만의 최고치에 근접했다.우리나라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관측이다. 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최근 돼지열병으로 국내 수입량이 줄면서 2분기 평균 돼지고기 도매가격이 지난해보다 10% 이상 오른 1kg당 5200원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임수경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아프리카돼지열병에 의해 올해 돼지 생산 두수가 중국은 약 20% 줄고, 세계적으로는 약 4.1% 감소할 전망”이라며 “돼지 가격이 전반적으로 상승하고, 쇠고기와 닭고기로 수요가 이동하면서 축산물에 전반적으로 시세 상승이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권지예 기자 kwon.jiye@jtbc.co.kr 2019.04.2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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