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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 ESI ①] 연예인의 군 입대 풍속도, 어떻게 바뀌고 있을까
'3년이라는 시간동안 그댄 나를 잊을까. 기다리지 말라고 한건 미안했기 때문이야'1990년 '가요톱10' 5주 연속 1위에 오른 '입영열차 안에서'의 가사다. 이 노래를 부른 김민우는 그해 3월 실제로 군에 입대했지만, 제대한 이후 그를 기억하는 이는 많지 않았다. 1994년 드라마 '종합병원'과 노래 '너 하나만을 위해'로 2연타석 홈런을 친 구본승도 이듬해 군 입대 후 과거의 인기를 회복하지 못했다.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초까지 군 입대는 스타들의 무덤으로 인식됐다. 2년이 넘는 방송 공백은 치명적이었다. 하지만 2004년 전 국민을 놀라게 한 송승헌·장혁의 병역 비리 사건 이후 군 입대를 바라보는 스타들의 인식은 크게 변했다. 제대한 이들이 과거의 영광을 재현했음은 물론 성실한 군 생활로 지나간 잘못을 씻고 오히려 이미지가 개선되는 효과를 봤다. 2005년 이후 입대한 연예인 100명을 대상으로 연예인의 군 입대 풍속도를 추적해봤다.1. 입대 평균 나이는 21 VS 27 병역법에 따르면 입대 가능한 나이는 만 18세에서 30세까지다. 일반인이라면 고등학교를 졸업한 이듬해인 만 20세부터 22세까지가 일반적인 입대 나이다. 국방부 인력관리과에 따르면 이 시기 약 85%의 청년이 입대를 결심한다. 하지만 연예인의 경우는 다르다.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20대 초반에 입대를 결심하기란 쉽지 않다. 1년이라도 더 활동하기 위해 연기에 연기를 거듭한다. 방법도 가지가지다. 대학 졸업 후 대학원 진학은 널리 알려진 방법이다. 고의 발치로 병역을 회피한 혐의를 받고 있는 MC몽은 2003년 이후 7급 공무원 국가시험 응시와 웹디자인 학원 등록에 해외 출국 등으로 입영을 수차례 연기했다. 이런 식이니 연예인의 입대 연령은 일반인에 비해 훨씬 높다. 연예인의 평균 입대 나이는 27.44세로 일반인(21세)보다 6세 이상 높다. 최연소 입대는 20세에 동반 입대한 쌍둥이 가수 량현량하, 최고령 입대는 30세의 나이에 입대한 싸이였다. 2. 현역 비율은 96 VS 69일반인의 현역 입대 비율은 96%에 달한다. 현역 입대 기준이 대폭 강화되면서 생긴 결과다. 하지만 최근 5년간 군대 간 연예인의 현역병 입대 비율은 69%로 일반인에 비해 뚝 떨어진다. 특히 20대 초부터 격렬한 댄스에 혹사당한 가수들은 공익근무로 복무하는 비율이 높다. 허리디스크가 4급 판정의 주요인이다. 10대부터 터보에서 활동한 김종국은 허리 디스크로 인해 공익 판정을 받았다. 코요테로 데뷔하기 전부터 댄서로 활동한 김종민도 허리 디스크로 4급 판정을 받았다. 6인 댄스 그룹 신화는 막내 앤디만 현역 입대했다. 에릭은 공익 근무를 마쳤고, 이민우·김동완·전진은 근무 중에 있다. 신혜성은 십자인대 파열로 면제 판결을 받았다.3. 홍보지원대는 꿈의 자대연예인의 '꿈의 자대'는 국방 홍보원 소속의 홍보지원대다. 5년간 국방 홍보원을 거친 연예인만 38명, 12일 현재 홍보지원대서 근무 중인 연예인도 배우 이동건·이준기·김정훈 등 12명에 달한다. 그렇다고 연예 병사가 아무나 먹을 수 있는 '떡'은 아니다. 서류전형으로 한 차례 후보자를 거른 뒤 지원동기·포부·연예병사로서의 각오 등을 발표하는 면접 전형으로 최종 합격자를 가린다. 혹독한 군 생활로 인생의 터닝 포인트를 맞는 연예인도 있다. 강타·김태우 등은 수색대에 지원했다. 이들은 이왕 가는 군대에서 남들보다 혹독하게 훈련하겠다며 군 생활 내내 의지를 보였다. 가수나 음악가에게는 군악대 입대도 장점을 살릴 수 있는 기회다. 가수 성시경은 육군 군악대에서, 피아니스트 이루마는 해군 군악대에서 2년을 보냈다. 이밖에 천정명은 신병교육대 조교로, 이정은 김흥국의 조언에 따라 해병대원으로 군 생활을 마무리했다. 배우 조현재는 군견병으로 군견을 훈련시키고 관리하는 특이 보직을 받았다. 엄동진 기자 [kjseven7@joongang.co.kr]
2010.11.15 07: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