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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표

‘관중석 텅텅’ 빛바랜 손흥민 X 차범근의 특별한 만남…홍명호의 씁쓸한 현실 [IS 상암]

한국 축구의 레전드 손흥민(LAFC)과 차범근 전 축구대표팀 감독의 특별한 만남이 이뤄졌다. 예상만큼 뜨겁진 않았다. 관중석이 평소보다 크게 빈 탓이다.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4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파라과이와 평가전을 치른다.경기 전 대한축구협회(KFA)가 기획한 특별한 행사가 진행됐다. KFA는 ‘Legend Old & New – From Cha, To. Son(레전드 올드 앤 뉴 – 프롬 차, 투 손’이란 타이틀로 손흥민과 차범근 전 감독의 만남을 추진했다.2010년 12월 A매치 데뷔전을 치른 손흥민은 지난 10일 브라질을 상대로 137번째 A매치를 소화하면서 차범근 전 감독, 홍명보 감독(이상 136경기)을 제치고 최다 출전 단독 1위로 우뚝 섰다. 한국 축구의 상징인 차 전 감독이 손흥민에게 최다 출전 기록 경신을 축하하는 자리를 만든 것이다.일찍이 서울월드컵경기장을 찾은 차범근 전 감독은 파라과이전 킥오프 전 손흥민에게 ‘137’이 새겨진 기념 유니폼을 전달하며 진심으로 축하했다. 축구 팬들도 흐뭇해할 장면이었다. 실제 현장을 찾은 팬들도 이 장면을 보고 환호성을 내질렀다. 다만 평소보다 관중이 크게 적었다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A매치에는 대개 구름관중이 몰린다. 불과 나흘 전 열렸던 브라질전에도 6만 3237명이 이곳을 찾았다.그러나 파라과이와 맞대결 3시간 전을 기준으로 티켓 4만 4000여장이 남았다. 사실상 경기 전부터 흥행 참패가 확정된 것이다. 실제 차범근 전 감독과 손흥민이 만난 때에도 관중석은 이곳저곳 비어 있었다.이번 흥행 실패는 홍명보호를 향한 세간의 기대가 떨어졌다고 해석할 수 있다. 지난해 7월 대표팀 지휘봉을 쥔 홍명보 감독은 부임부터 논란이 일었고, 경기력으로도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했다. 홍 감독은 브라질전에서도 팬들에게 야유받기도 했다.상암=김희웅 기자 2025.10.14 20:07
프로야구

IS가 묻고 오승환이 답한다② "2011년 오승환은 끝났다는 말, 보란 듯이 부활하고 싶었죠" [창간56]

신문에는 단순한 기록의 의미를 넘어 활자 하나하나에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지난 56년 동안 그래왔던 것처럼, 일간스포츠는 21년 동안 프로야구에서 활약한 오승환을 주목하고 '끝판대장'의 스토리를 활자에 꾹꾹 눌러 담아 독자들과 공유했습니다.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는 오승환의 길고, 멋진 여정을 일간스포츠가 옛 신문 기사를 통해 돌아봤습니다. 신문이 묻고, 오승환이 답하는 형식입니다.①"팬들의 가슴에 더 많은 스트라이크 던지고 싶었는데.."②"2011년 오승환은 끝났다는 말, 보란 듯이 부활하고 싶었죠"③"마무리 투수, '내 손으로 끝낸다' 자부심 큰 보직"④오승환 모의고사, "제 영광의 순간, 위기의 순간은요" ▶2011년 2월 21일: 다시 보는 '오승환표 돌직구'기사 본문 : "지난 2년간 오승환은 잔부상에 시달렸고, 덩달아 특유의 '돌직구' 위력도 사라졌다. 하지만 지난해 오른손 팔꿈치 수술 뒤 착실한 재활과 전지훈련 소화로 예전 기량을 되찾아가고 있다. 오승환은 '예전에는 최고 마무리로 불렸을지 모르지만 지난 2년 동안 (타자들에게) 만만한 투수가 됐다'라며 '구속, 구위, 제구 모두 만족스럽다. 자신감을 찾아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오승환(오): 이런 시간이 있어서 지금까지 선수 생활을 해올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때 무너졌으면 난 선수 생활을 오래 하지 못했을 것이다. 당시만 해도 불펜 투수가 4~5년을 꾸준하게 한 선수가 별로 없었다. 그걸 깨고 싶었고, 정말 열심히 운동했다. '오승환은 끝났다'는 얘기도 많이 들었는데, 보란듯이 부활을 증명하고 싶었다. ▶2011년 5월 24일: 오승환 "생각 없이 던지니 얻어맞죠""구원 1위 오승환 첫 블론세이브 자책, 그는 '타자가 잘 쳤고, 실투나 공 배합의 문제일 수도 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건 내가 생각 없이 들어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경기에서 상대 마무리 투수가 블론 세이브를 하는 걸 보고 불펜에서 몸을 풀 때부터 '나도 그럴 수 있겠다. 주의하자'는 다짐을 했다. 그런데 마운드에 올라가서 깜빡했다'고 털어놨다."오: 어제도 출전하고 오늘도 출전하면서 (나이브하게) 생각 없이 경기에 나가게 된 걸 두고 그렇게 표현한 것 같다. 마무리 투수로서 내 공 하나하나에 팀의 승패가 갈리는데, 그걸 생각 없이 던져 맞은 것 같다. 다시 보니까 이 세이브 하나가 얼마나 큰 건지 지금 다시 깨닫게 된다. ▶2011년 6월 15일: '돌부처' 오승환의 평범한 하루오승환이 일어나서 하는 일은 별다른 게 없었다. 주스 마시고 거실 소파에 앉아 TV를 봤다. 베란다 한편을 가득 채운 화분에 물도 줬다. 야구밖에 모를 것 같은 오승환의 취미는 의외로 화초 기르기다. 어머니 김형덕 씨는 "어렸을 때 용돈 주면 항상 꽃이나 물고기를 샀다"고 말했다. 오: 본가가 서울인데, 부모님이 대구 저희 집에 오시면 화초나 다육이를 가지고 오신다. 어머님이 엄청 좋아하셨다. 그래서 키우기 시작했다. (지금도 화초 기르기가 취미인가?) 지금은 못 기른다. 아이랑 놀아주느라 바쁘다(웃음).▶2011년 8월 10일: 정우람이 오승환에게, "탐난다, 알고도 못 치는 돌직구"(오승환의) 타고난 악력(손아귀로 무엇을 쥐는 힘)도 눈여겨봐야 한다. 오승환의 악력은 83㎏으로 레슬링이나 유도 국가대표보다 세다. 한화 류현진이나 KIA 윤석민과 비교하면 1.5배 이상이다. 오승환이 던지는 순간, 공이 받는 힘도 다른 투수보다 강할 수밖에 없다. 오: 90㎏ 넘게까지 나온 적이 있던 걸로 기억한다. 80㎏만 넘어도 레슬링 선수보다 더 높다고 들었는데, (돌직구의 비결이 악력이라고 하던데) 솔직히 잘 모르겠다. 중학교 시절부터 이렇게 잡고 던졌고, 악력의 장점은 잘 모르겠다(웃음). ▶2011년 10월 3일: 47세이브 오승환, 4관왕 윤석민 추월?오승환은 선발 투수가 가질 수 있는 4개 타이틀을 거의 손에 쥔 윤석민과 시즌 후 MVP 투표에서 대결하게 됐다. (중략) 2006년 47세이브를 따내고도 MVP 투표에서 3위에 그쳤다. (중략) 당시 오승환은 10표밖에 얻지 못했다. 그는 아직도 당시의 결과에 대해 서운해하고 있다. 오: 내 기억으로는 아마 윤석민, 최형우 선수와 경쟁했던 걸로 안다. 내가 나중에 최형우의 MVP를 응원한다고 말해서 '밀어 주기' 논란이 있었는데, 사실 난 당연히 MVP가 안될 줄 알았다. 마무리가 성적에서 선발 투수와 야수들을 넘어서기 어렵다. (1999년 구대성 이후 불펜 MVP 아쉽진 않은지) 아쉬운 건 없었다. 앞으로 후배들이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은 하는데, 사실 지금 상황(등판 트렌드)에서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예전에는 4연투가 일반적이고 등판도 많이 했는데, 지금은 그럴 수 없지 않나. 몸 생각을 많이 한다. 한 시즌 50세이브도 마찬가지다. 기록을 세우긴 어려운 상황이다. ▶2012년 4월 21일: 공 8개 던지면 등판, 타고난 마무리 오승환삼성 마무리 오승환은 짧은 시간에 '등판 준비'를 마친다. 코야마 진 삼성 트레이닝코치가 인정하는 "선천적으로 뛰어나고 후천적으로 다듬은 몸" 덕분이다. 오승환은 "몸을 푸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불펜에서 10개 미만, 7~8개만 던져도 등판이 가능하다"고 했다. 오: 몇 개를 정해놓고 던진 건 아니고, 워밍업이 빨리 되는 스타일이다. 아마 시절부터 그랬다. (별다른 루틴이 있었나) 등판 예정된 날에 보강 훈련을 필수로 해왔다. 그땐 웨이트 훈련도 경기 전에는 하지 않았다. 경기 후에 했다. 무거운 걸 들지도 않았다. 그런데 미국에 가보니, 선수들이 경기 전에 웨이트 훈련을 많이 하더라. 나도 해봤는데 괜찮아서 계속 하고 있다. 몸이 더 좋아졌다(웃음). ▶2012년 5월 23일: 돌부처도 마운드서 딴생각, 마운드서 왜 먼 산 보나 했더니오승환은 마운드에 서면 일부러 먼 곳을 바라본다고 했다. 그는 "마운드에서 투수와 포수의 거리가 더 가까워 보이는 '심리적 효과'를 얻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중략) 마지막으로 '다른 생각을 해라'이다. "너무 긴장해 포수 미트만 보일 때도 있는데, 내 생각에는 차라리 다른 생각이라도 하면서 여유를 찾는 것이 낫다"라는 게 오승환의 의견이다. 오: 먼 곳을 본 건 타석이 더 가까워 보이는 시각적인 효과를 위해서였다. 마운드에서 너무 긴장 될 때만 하는 방법이다. 대개 먼 곳 보다가 포수 미트에 집중하면 긴장감이 사라진다.▶2013년 10월 29일: 기막힌 오승환, 연투에도 쌩생한 돌직구그의 한계는 어디까지일까. 오승환은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9회 등판해 1이닝 무실점(투구수 17개)으로 팀의 3-2 승리를 지켜냈다. 이틀 전인 25일 대구 2차전에서 4이닝 동안 무려 53개의 공을 던진 후유증은 전혀 없었다. 오: 그때는 공을 던지면서 힘들다는 느낌을 받은 적이 없다. 우승이 눈앞이고 다른 걸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해외 진출하기 전 마지막 KS라서 더 힘이 넘쳤나) 특별히 그런 생각을 하진 않았다. 그냥 그땐 힘이 넘쳤던 것 같다(웃음). 윤승재 기자 2025.09.26 10:21
연예일반

‘폭군의 셰프’도...역사왜곡 논란, 신중함이 필요한 이유 [현장에서]

또 ‘역사 왜곡 논란’이다.tvN 토일드라마 ‘폭군의 셰프’는 최근 극중 조선 수라간 숙수와 명나라 숙수가 요리 대결을 벌이는 장면에서 일부 시청자가 조선의 왕과 명나라 사신이 같은 높이에 앉아 있는 것을 문제 삼으며 ‘역사 왜곡 논란’에 휩싸였다. 그러나 원작 웹소설을 쓴 박국재 작가는 조선시대 국가 공식 예법서 ‘국조오례의’ 일부를 공개하며 문헌에 기반한 고증이라고 반박했고, 논란은 다소 진정되는 분위기다. 사실 확인보다 의견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왜곡 논란’이라는 프레임이 먼저 형성된 셈이다.역사 소재 드라마는 늘 ‘역사 왜곡’ 논란에 노출된다. 특히 실존 인물이 등장하는 경우 그 빈도는 더 높다. 올해 공개된 드라마 ‘원경’은 원경왕후가 충녕대군을 지지했다는 설정이 사실과 다르다는 지적을 받았다. 역사적 합의가 부족한 근현대사를 다루는 작품은 더욱 민감하다. 드라마 ‘설강화’는 방영 내내 민주화 운동을 왜곡했다는 비판에 휘말렸다. 일부 드라마는 방영 중 폐지되는 사례까지 나왔다. 드라마 ‘조선구마사’는 중국풍 소품과 설정이 문제로 지적되며 불과 2회 만에 종영됐다. 이러한 사례들은 대중의 역사 및 역사 해석에 대한 관심과 민감성을 보여준다. 물론 제작진이 고증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역사적 사실을 다루는 이상 일정한 사실성은 요구된다. 창작의 자유가 무제한일 수 없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잘못된 묘사를 바로잡는 지적은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고, 제작진으로 하여금 역사적 사실에 대한 책임 의식을 갖게 하는 긍정적 효과도 있다. 역사 왜곡 문제 제기가 전적으로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라는 의미다.문제의 핵심은 왜곡 지적 자체가 아니라, 근거 없는 주장에 무분별하게 동조하는 태도다. 일부 장면만 떼어 확대 해석하거나 확인되지 않은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이면 여론은 금세 ‘논란’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되고 확대된다. 이렇게 형성된 여론은 제작진이 반박해도 쉽게 되돌리기 어렵다. 결국 작품은 내용보다 주변 잡음으로 평가받기 쉽고, 논란이 논란을 낳는 형국으로 치닫는다. 남는 건 피로감과 불신뿐이다.역사 소재 콘텐츠를 바라볼 때 가장 필요한 것은 ‘균형 감각’이다. 실제 오류는 명확히 짚되, 확인되지 않은 주장이나 문제 제기에는 거리 두기가 필수적이다. 근거 없는 동조가 이어지면 사실 확인과 검증은 사라지고, 불필요한 여론몰이만 남는다. 비판과 검증은 언제든 가능하지만, 그것이 집단적 동조로 확대될 경우 창작의 자유는 물론 역사 해석 자체가 위축될 수밖에 없다.역사왜곡을 지적하는 비판은 분명 필요하다. 다만 여기에 무분별하게 동조하지 않는 신중함이 반드시 전제돼야 한다. 유지희 기자 yjhh@edaily.co.kr 2025.09.25 10:02
프로야구

등번호 양보 해프닝에 진땀 '불꽃야구' 신인, 임상우 "등번호는 주시는 대로, 팀에 필요한 선수 되고파" [IS 인터뷰]

KT 위즈의 2026시즌 신인 내야수 임상우(단국대)는 입단도 전에 난감한 일을 마주해야 했다. 등번호 양보 해프닝 때문이었다. 지난 17일 임상우가 2026 신인 드래프트에서 KT 위즈의 지명(4라운드)을 받은 직후였다. 한 야구 커뮤니티에서 임상우의 팬이 올린 게시물이 화제가 됐다. 임상우가 평소 등번호 1번을 선호했다며, KT의 현 등번호 '1번'의 주인공인 고영표가 그에게 등번호를 양보했으면 한다는 취지의 글을 올린 것이다. 하지만 고영표는 2014년 KT의 창단멤버이자 최근 비FA 다년계약(5년 107억원)까지 맺은 원클럽맨이다. 구단 영구결번 이야기까지 나오는 선수다. 등번호 양보 논란은 야구팬들 사이에서 일파만파 커졌다. 이는 선배들의 귀에도 당연히 들어갔다. 신인 선수들은 23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홈 경기에서 선배들과 첫 만남의 자리를 가졌는데, 임상우 차례에서 등번호 이야기가 나왔다. 고영표는 "등번호 가져가고 싶으면 써라"고 웃으며 말했다. 난감했을 임상우를 위해 선배가 먼저 농담조로 이야기하며 분위기를 푼 것이다. 임상우 역시 등번호 생각은 당연히 없었다. 신인인 자신이 대선배의 등번호를 가져가는 건 어불성설이라면서 "구단에서 주는 번호를 사용하겠다"라고 답했다. 자초한 논란이 아니었지만, 임상우는 본의 아니게 진땀을 흘려야 했다. 임상우는 KT 신인들 중 유일하게 대학교 4년을 모두 소화한 대졸(예정) 신인이다. 2022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프로의 지명을 받지 못했지만, 단국대에 진학해 프로의 꿈을 이어오고 있던 임상우는 올해 대학리그 22경기에 나와 타율 0.403(72타수 29안타) 1홈런 15타점 30득점 18도루를 기록하며 스카우트들의 눈도장을 찍었다. 볼넷 24개를 골라나가는 동안 삼진은 8개에 불과할 정도로 선구안도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최근엔 JTBC 야구 예능 프로그램 '최강야구'를 거쳐, 스튜디오 C1에서 제작하는 '불꽃야구'의 일원으로 활약해 이름을 알렸다. 임상우는 지명 직후 불꽃야구 선배들에게 많은 응원의 메시지를 받았다고 전했다. 정근우, 김재호 선배와 전화로 이야기를 나눴다는 그는 "(정)근우 선배가 '네가 잘해서 여기(프로)까지 왔으니까 오늘(지명 당일)은 좋아하고, 이제 시작이니 준비 잘해라'라고 말씀해주셨다"라고 말했다. '천재 유격수' 김재호 옆에서 수비를 많이 배웠다고도 덧붙였다. KT 선수로서의 첫 발, 이날(23일) 수원 KT위즈파크를 찾아 KT 팬들을 만난 임상우는 "많이 설렜다. 내가 앞으로 오래 있을 팀이고, 오래 있을 야구장이다 보니 많이 설렜다"라며 웃었다. 롤모델이 김상수라는 그는 "프로에서 오랫동안 1군에 있는 비결, 수비 노하우 등을 많이 여쭤보고 싶다"라며 그와의 만남과 호흡을 기대했다. 프로에서 맞붙고 싶은 선수로는 두산 베어스의 이병헌을 꼽았다. 2003년생 동갑내기인 이들은 영동중학교 동창이다. 임상우는 "중학교 때 이후론 한 번도 대결을 하지 못했는데, 프로에서 다시 한 번 붙어보고 싶다"라고 말했다. 한 번 상대해 외야 플라이를 쳤다는 임상우는 "(이)병헌이가 왼손타자에겐 직구와 슬라이더를 많이 던지는데, 충분히 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당차게 말했다. "콘택트와 수비 면에서 많이 좋아졌다고 생각한다"라고 자신의 장점을 어필한 임상우는 "유일한 4년제 대졸(예정) 신인이다. 누구보다 더 간절하게 뛸 수 있다고 생각한다. KT에서 팀에 꼭 필요한 선수가 되겠다"라며 각오를 다졌다. 수원=윤승재 기자 2025.09.24 10:01
해외축구

역대급 부진+망신 중인 맨유...그런데도 아모림 감독 고집은 계속 "교황님도 3-4-2-1 포메이션 못 바꾼다"

잉글랜드 프로축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의 후벵 아모링 감독이 성적 부진과 맞물려 최근 논란이 되는 포메이션에 대해 "교황님조차도 바꾸라 할 수 없다"고 말했다.맨유는 2025-2026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4라운드까지 1승 1무 2패(승점)로 20개 팀 중 14위에 처져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맨유가 EPL 개막 이후 4경기에서 승점 4를 얻는 데 그친 것은 1992~93시즌 이후 33년 만이다.맨유는 리그컵(카라바오컵) 첫 경기에서 4부리그(리그) 팀 그림즈비 타운에 승부차기 끝에 패해 탈락하는 수모도 당했다.이미 맨유는 아모링 감독이 중도에 지휘봉을 잡은 지난 시즌에도 EPL에서 구단 역사상 최저 승점(42점)과 최다 패배(15패) 기록을 쓴 바 있다.부진이 이어지면서 아모링 감독의 경질설이 이어지고 있다.이런 상황에서 맨유가 지난 15일(한국시간) 라이벌 맨체스터 시티와의 원정 맞대결에서 0-3으로 완패한 뒤 현지시간 18일 공동 구단주인 짐 랫클리프가 헬리콥터를 타고 맨유 훈련장을 찾았다.구단은 랫클리프 공동 구단주의 방문이 전격적으로 이뤄진 게 아니라 사전에 계획된 것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으나 맨유와 아모링 감독의 처지 때문에 여러 추측을 낳았다. 20일 영국 BBC에 따르면 아모링 감독은 랫클리프 공공 구단주와의 대화 내용을 묻는 취재진에게 "그가 내게 새로운 계약을 제안했다"고 농담하며 웃어 보였다.많은 비판에도 아모링 감독이 고수하는 3-4-2-1 포메이션을 랫클리프 구단주가 바꿔야 한다고 언급했는지에 대한 질문도 있었다.그러자 아모링 감독은 "아뇨, 아뇨, 아뇨"라면서 "아무도 바꿀 수 없다. 교황님조차도"라고 덧붙였다.그는 이어 "이게 내 일이고, 내 책임이며, 내 삶"이라면서 "그러니 나는 (포메이션을)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맨유는 21일 무패 행진 중인 첼시(2승 2무)와 EPL 홈 경기를 치른다.이은경 기자 2025.09.20 13:07
프로축구

해탈한 이정효 감독, FIFA 징계에 “대수롭지 않다…잘못했으니 벌받아야” [IS 수원]

이정효 광주FC 감독이 국제축구연맹(FIFA)의 징계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광주는 14일 오후 7시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수원FC와 하나은행 K리그1 2025 29라운드 원정 경기를 치른다. 같은 날 광주의 징계 소식이 전해졌다. 경기 전 이정효 감독은 “10시 30분에 연락받았다. A매치 기간 너무 조용해서 불안했는데, 불안이 맞아떨어졌다. 크게 대수롭지 않다”며 “잘못했으니 벌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항상 이런 문제는 다시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이어 “구단에서 잘하실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광주는 앞서 2023년 영입한 알바니아 출신의 아사니(에스테그랄) 연대기여금 미납으로 FIFA로부터 선수 등록 금지 징계를 받았다. 하지만 광주는 이 사실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올해 겨울 이적시장에서 10명의 선수를 등록했다. 이들 중 실제 공식전에 나선 선수들이 있었던 터라 논란이 커졌다. 결국 FIFA는 지난 13일 KFA와 광주FC에 각각 보내온 공문을 통해 등록금지 징계를 미준수한 KFA에는 벌금 3만 스위스프랑(5250만원), 광주FC에 향후 두 차례 신규 선수 등록 금지와 1만 스위스프랑(1750만원)의 벌금을 부과했다.KFA에 대한 징계는 향후 1년 동안 유사한 위반 행위가 발생하지 않는 이상 유예되며, 광주의 경우 두 번째 등록 기간에 대한 등록금지 징계가 1년간 유예된다. 광주는 2026년도 상반기 정기 등록 기간에는 선수 등록 제재를 받지만, 이후 하반기의 추가 등록 기간에는 신규 선수 등록이 가능하다. 이 제재는 국내 및 국제 등록 모두 해당한다.광주는 이번 징계에 관해 5일 이내에 이의 제기를 할 수 있다. FIFA에 이의 제기를 했을 때 받아들여지지 않을 때에 관해 묻는 말에 “올 시즌은 올 시즌만 생각하고 싶다. 차후 일은 시즌이 끝난 후에 구단과 잘 이야기하면 될 것 같다”고 했다. A매치 휴식기를 보내고 온 이정효 감독은 “그래도 잘 보낸 것 같다. 선수들이 2주 동안 성장한 것 같고, 박인혁이 멘털·체력적으로 많이 좋아졌다. 전술적으로도 많이 이해하는 것 같다. 아침에 연락받기 전까지는 선수들이 밝게 훈련해서 기대를 하고 왔다”며 “축구선수는 운동장에서 보여주면 된다. 선수들이 운동장에서 연습한 대로 좋은 모습 보여주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다.아사니가 떠난 자리는 박인혁이 메운다. 이정효 감독은 “현재는 그렇다. 박인혁 선수가 잘할 수 있는 부분을 신경 썼고, 전술적 부분을 잘 설명했다. 선수도 잘 따라와 줬기 때문에 오른쪽 윙으로 역할을 잘해줄 것”이라고 믿음을 보였다.코리아컵 결승에 오른 광주의 현재 목표는 우선 파이널 A(1~6위)에 안착하는 것이다. 이정효 감독은 “목표, 결과 등 이 단어를 생각하면 선수들이 부담스럽고 재미없을 것 같다. 선수들에게 성장에 초점을 맞추자고 했다. 그럼 경기가 더 재밌고 과정이 재밌으면 이것저것 경기장에서 시도할 것으로 본다. 10경기 동안 매 경기 한 걸음씩 성장하자고 이야기했다. 그러다 보면 그날(코리아컵 결승전) 어떻게 될진 모르겠지만, 전북과 광주의 경기를 보러온 팬분들이 즐겁게 경기를 볼 것 같다”고 밝혔다. 이정효 감독은 수원FC와 대결에 관해 “오늘 경기는 재미가 없더라도 끝까지 잘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다. 어떻게 보면 지루한 경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루함을 바꾸기 위해 전술적으로 많이 연습했다. 잘 구현되면 박진감이 넘치고 잘 안되면 답답하더라도 좋게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넉 달 전 코리아컵 대결을 위해 수원종합운동장을 찾았던 이정효 감독은 원정 라커룸 등 미비한 시설에 관해 작심 발언을 남겼다. 그 후 수원종합운동장은 원정 시설 일부를 손봤다. 이 감독은 “그래도 개선이 됐다는 것에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열심히 노력해 주셔서 조금 개선된 부분이 있어서 다행”이라며 웃었다.수원=김희웅 기자 2025.09.14 18:35
국가대표

홍명보호, 카스트로프 등장·손흥민 건재 ‘수확’…중원 구성·빌드업 체계 ‘고민’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을 9개월 앞둔 홍명보호가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 다만 아직 풀어야 할 숙제도 있다.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0일(한국시간)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의 지오디스파크에서 열린 멕시코와 평가전에서 2-2로 비겼다. 지난 7일 미국을 2-0으로 꺾었던 한국은 미국 원정 2연전을 1승 1무로 마쳤다.이번 2연전은 월드컵 본선에서 만날 수 있는 강팀이자 개최국인 두 팀과 대결이라 의미가 컸다. 적지에서 무패를 기록했다는 것은 준수한 성과라는 평가다.수확도 있었다. 독일과 한국 혼혈 선수인 옌스 카스트로프(묀헨글라트바흐)가 처음 대표팀에 합류해 경쟁력을 뽐냈다. 그는 2경기에 모두 출전해 공수 연결고리 구실, 상대 공격의 맥을 끊는 역할을 착실히 수행했다. 주장 교체 논란에 휩싸인 손흥민(로스앤젤레스FC)도 2연전에서 2골 1도움을 올리며 건재를 과시했다. 지난달부터 미국에서 뛰는 손흥민은 “좋은 컨디션에서 경기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며 웃었다. 무엇보다 손흥민이 선발과 교체를 오가며 맹활약을 펼친 것이 호재다. 멕시코전을 벤치에서 시작한 손흥민은 0-1로 뒤진 후반 시작과 동시에 피치를 밟고 동점골을 터뜨리며 단숨에 분위기를 바꿨다. 오현규(헹크)의 역전골까지 터지며 한국이 한때 흐름을 가져오기도 했다.대표팀 두 수문장 조현우(울산 HD)와 김승규(FC도쿄)가 건강한 경쟁 체제를 구축한 것도 눈여겨 볼만하다. 홍명보 감독 체제에서는 조현우가 중용됐다. 김승규는 지난해부터 연이은 십자인대 파열로 경기 감각 회복에 어려움을 겪었다. 조현우는 미국전에서 선방쇼를 펼치며 클린시트에 성공했고, 멕시코전에서 기회를 받은 김승규도 선방 4개를 기록했다. 월드컵 본선에서 상대 특성에 맞게 골키퍼를 기용할 수 있다는 건 큰 힘이 될 전망이다.지난 7월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부터 본격적으로 실험한 스리백은 아직 더 가다듬어야 한다는 평가다. 특히 상대가 전방부터 강한 압박을 펼칠 때 이를 풀어 나오는 빌드업 체계를 확립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실제 멕시코전 후방 빌드업 때 여러 차례 패스 미스로 상대에게 볼 소유권을 내주는 장면이 여럿 나왔다. 김민재(바이에른 뮌헨)를 중심으로 꾸려질 스리백 라인 구성도 계속 고민해야 한다. 중원 구성도 여전한 고민이다. 홍명보 감독은 그동안 황인범(페예노르트)과 박용우(알 아인)를 주전으로 기용했다. 하지만 카스트로프와 김진규(전북 현대)가 합류한 뒤 경쟁이 치열해진 형세다. 9월 A매치에서 중앙 미드필더 개개인은 기량을 뽐냈으나 조합 면에서는 합격점을 주기 어렵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내달 ‘중원 사령관’ 황인범이 합류했을 때 그와 어울리는 짝을 찾는 게 급선무로 꼽힌다.한국은 월드컵에서 마주할 가능성이 있는 미국과 멕시코가 어느 정도 내려선 상황에서 세 골을 뽑아냈다. 역습 찬스에서도 한 골을 만들었다. 태극전사들의 유기적인 움직임과 패스워크가 조금씩 살아나면서 다양한 패턴으로 골을 넣었다는 게 긍정적이다. 다만 세트피스로는 한 골도 만들지 못했다. 프리킥·코너킥 찬스를 득점으로 연결하는 것도 고민할 필요가 있다.김희웅 기자 2025.09.11 00:27
연예일반

이창섭, 성시경 ‘한번 더 이별’ 리메이크 성공적… ‘제2의 천상연’ 탄생하나[IS포커스]

“내가 이창섭 전 여친 된 느낌임. 참고로 나는 유부남임.”(@handle_sb) 가수 이창섭이 유부남마저 성 정체성에 혼란을 느끼게 만들었다. 이런 반응을 보이는 사람이 한둘이 아니다. “도대체 어떤 이별을 한 거냐”, “여자친구랑 잘 사귀고 있는데 헤어진 것 같다”, “유일한 성시경 커버곡 재방문 맛집” 등 지난달 27일 성시경의 히트곡 ‘한번 더 이별’을 리메이크한 이창섭의 무대에 뜨거운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한번 더 이별’은 2007년 성시경이 발표한 곡으로, 가슴 속 깊이 품었던 첫사랑을 떠나보내야 하는 화자의 마음을 담았다. 이별을 겪은 남자라면 한 번쯤 노래방에서 울컥하며 불렀을 법한 ‘울컥송’이다. 이창섭은 이 곡을 특유의 풍부한 감성과 섬세한 강약 조절로 다시 살아 숨 쉬게 했다. 특히 “이별의 그날들이 떠나가요 / 추억 너머 / 그저 기억으로만 / 지나간 사람으로만 / 이제는 너라고 말하지 않겠어요”라는 절절한 가사에 후반부 웅장한 스트링 편곡이 더해져, 원곡의 서정미는 살리면서도 보다 드라마틱한 울림을 선사했다. 이창섭 표 ‘한번 더 이별’은 영화 ‘첫사랑 엔딩’ OST로도 삽입돼 관객들의 몰입도를 끌어올리고 있다.하재근 대중음악 평론가는 “리메이크는 원곡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동시에 원작과 비교되며 ‘원작만 못하다’는 평가를 받기도 쉬운 양날의 검이다. 특히 성시경처럼 히트곡이 많은 가수의 곡을 단순히 재현하는 데 그치면 식상하다는 반응이나 의도 훼손 논란으로 이어질 위험도 있다”면서도 “이창섭은 이번 작업을 통해 리메이크의 한계를 넘어선 긍정적인 사례로 평가된다. 무엇보다 안정적인 보컬이 큰 힘을 발휘했다”고 평가했다. 이 같은 호평은 곧바로 성적으로 이어졌다. 4일 오전 9시 기준 멜론 ‘핫 100’에서 16위, ‘톱 100’에서는 26위에 올랐으며 일간 차트 최고 순위는 47위를 기록했다. 지니 실시간 차트에서도 전주 대비 6계단 상승한 38위다. 특히 유튜브 뮤직 ‘음악 인기 급상승 차트’에서는 5위까지 치솟으며 넷플릭스 인기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 OST인 ‘유어 아이돌’, ‘소다팝’을 제치고 더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일각에선 ‘제2의 천상연’이 탄생했다는 반응도 있다. ‘천상연’은 지난해 2월 이창섭이 발매한 곡으로, 웹툰 ‘선녀외전’의 컬래버레이션 음원이자 그룹 캔의 1집 타이틀곡을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그는 원곡의 웅장함을 살리면서도 호소력 짙은 보컬과 절제된 감정선으로 한층 세련되게 재해석해 호평을 받았다. 그 결과 ‘천상연’은 2024년 멜론 연간 차트 9위에 올랐고, TJ노래방 차트에서는 무려 24주 연속 1위를 기록하며 ‘노래방 최강자’라는 타이틀을 안겼다. 원곡자도 환하게 웃게 만든 리메이크였다. 캔의 배기성은 SBS 파워FM ‘두시탈출 컬투쇼’에서 “이창섭이 ‘천상연’을 리메이크해 2024년 노래방 순위 1위를 했다. 덕분에 MR을 꺼내 행사에서 직접 부를 정도다. 정말 감사하다”고 말해 화제를 모았다.무엇보다 지난해 이창섭의 활약은 성대결절 위기를 극복한 이후라 더욱 값지다. 한때 “목소리에 브레이크가 걸렸다”며 노래조차 마음껏 부르지 못했던 그는 수술과 재활을 거쳐 다시 무대에 올랐다. 오랜 시간 기다려준 팬들에게 가장 빛나는 목소리로 보답하고 싶다는 간절함이 ‘천상연’과 ‘한번 더 이별’에 고스란히 담긴 것이다. 다만, 계속해서 본인의 창작곡이 아닌 리메이크 음원으로 활동하는 점은 아쉽다는 지적도 있다.하 평론가는 “이창섭에게 남은 과제는 리메이크를 넘어 자신만의 창작 레퍼토리를 확장하는 것이다. 동시에 연이은 리메이크 히트가 팬들을 오리지널 곡으로 유입시키는 전략적 효과를 낼 수 있어, 그의 음악적 정체성을 구축하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지혜 기자 jahye2@edaily.co.kr 2025.09.05 05:45
프로야구

10구단 합의로 결정한 체크스윙 기준...염경엽 감독, 자신의 영향력을 자각해야 [IS 시선]

염경엽(57) LG 트윈스 감독은 경기·선수단·리그 운영에 관한 철학이 뚜렷한 야구인이다. 운영팀장부터 감독, 단장까지 역임한 남다른 이력을 바탕으로 프로야구 현장을 속속들이 이해할 수 있는 경험을 쌓았다. 염 감독과의 브리핑을 통해 야구 지식을 쌓거나 의식하지 못했던 문제점을 돌아볼 때가 있었다. 때로는 염경엽 감독 특유의 직언이 논란을 야기할 때가 있다. 최근 '체크스윙' 판정 관련 발언도 그랬다. 내용과 의도를 떠나 혼란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서 곱지 않은 시선이 나오고 있다. 염경엽 감독은 지난 21일 잠실 롯데 자이언츠전을 앞두고 체크스윙 인정에 대한 현재 비디오 판독 기준을 조정해야 한다고 전했다. 그는 "지금의 (체크스윙) 90도 기준은 아닌 것 같다. 투수에게 불리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전날(20일) 롯데전 9회 초 2사 2루에서 나온 체크스윙 관련 비디오 판독 결과를 돌아보며 전한 말이다. 당시 롯데 타자 손호영이 투수 유영찬과의 승부 볼카운트 2볼-2스트라이트에서 6구째 슬라이더에 스윙을 하다가 멈췄고, 1루심은 배트가 돌아갔다고 선언했했다. 이 상황에서 롯데가 판독을 신청했고, 그 결과 판정이 번복됐다. 중계 화면상 손호영의 배트는 홈플레이트 가로선과 평행을 이뤘다. 판정 번복은 경기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투수 유영찬은 이어진 승부에서 손호영에게 볼넷을 내줬지만, 후속 타자 고승민은 3루수 뜬공으로 잡아내며 실점 없이 LG의 5-3 리드를 지켜냈다. 염경엽 감독은 "분명히 칠 만큼 방망이가 나왔는데 90도로 헤드가 돌지 않았다고 해서 '노 스윙'이라고 하는 건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다. 올 시즌이 끝난 뒤 (스윙 인정 기준을) 75도나 80도 정도로 바꾸는 게 투수에게 불리한 점을 없애는 방법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염경엽 감독은 "시즌 끝나고 얘기해야 할 부분"이라고 전제했다. 당시 판정 결과에 대해 항의하지 않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강조했다. 판정 '불복'은 아니지만, 체크스윙 인정 기준이 자신의 관점에선 오류가 있다고 어필할 것. 의견을 밝힌 건 문제 삼기 어렵다. 실제로 수도권 팀 다른 사령탑도 백브리핑을 통해서는 염 감독과 비슷한 생각을 전한 바 있다. 문제는 발언의 타이밍이다. 체크스윙 관련 비디오 판독은 이번 주 첫 경기에서 막 도입됐다. 원래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026시즌부터 시행할 계획이었지만, 현장 선수와 지도자 아우성이 커지고 심판과 충돌하는 사례가 늘어나자 지난달 22일 제5차 실행위원회를 통해 조기 도입을 결정했다. 한 달 동안 전 구장에서 테스트를 시작했고 19일부터 관련 규정이 적용됐다. KBO는 보도자료를 통해 '타자가 투수의 투구를 타격하려는 의도로 배트를 휘두르는 동작(스윙)을 할 때, 그 여세로 인해 배트(배트 끝을 기준으로 판단)의 각도가 홈플레이트 앞면과 평행을 이루는 기준선보다 투수 방향으로 넘어갔을 때 심판은 스윙 스트라이크로 판정한다. 배트 끝의 각도가 타자석 기준 90도를 초과했을 때 스윙으로 판정하며, 이하인 경우는 스윙이 아닌 것으로 판정한다. 배트가 홈플레이트 앞면을 넘었는지 여부, 또는 손잡이 위치나 신체 회전 등은 판정 시 고려되지 않으며, 배트 끝의 각도가 기준선을 넘었는지 여부로 판정이 내려진다'라고 명시했다. 10개 구단 단장이 현장 의견을 반영해 '90도'를 기준으로 스윙 여부를 판정하기로 합의했다. 메이저리그(MLB) 135도를 기준으로 적용하고 있지만, 타자들에게 너무 유리하다고 판단해 90도로 의견이 모아졌다. 당연히 차명석 LG 단장도 그 일원에 포함됐을 것이다. KBO는 그동안 현장 목소리를 반영하기 위해 노력했다. 12회까지 진행했던 연장전을 11회로 줄인 게 대표적이다. 어디에도 없던 '11회 야구'가 시행되며 우려한 팬들도 많았지만, 선수 관리에 어려움을 토로한 10개 구단 사령탑의 하나 된 목소리를 흘려듣지 않았다. 체크스윙 관련 비디오 판독 시행도 마찬가지였다. 기준인 90도도 KBO가 아닌 현장 의견이다. 그런데 규정 도입 이틀째 되는 날, 첫 번복 사례가 나온 날, 염경엽 감독은 합의를 무색하게 만드는 발언을 했다. 20일 롯데전 판정 번복으로 LG가 진 것도 아니다. 염경엽 감독은 평소처럼 더 발전적인 방향성을 제시한 것 같다. 그런 점을 고려해도 그 발언을 한 시점이 너무 빨라 경솔하게 비칠 수 있었다. KBO는 이 상황을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다. 75~80도를 기준으로 삼으면 더 혼란이 커질 것이라는 시선도 있다. 이 규정을 도입하기 전부터 카메라 위치에 따라 육안으로는 달리 보일 수 있다는 문제점이 제기됐다. 실제로 퓨처스리그에서도 일부 다른 결과가 나왔다. 그나마 90도라면 홈플레이트를 기준으로 비교적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는데, 75~80도는 옆에서 촬영하는 장비로는 확인하기 어려울 것이다. 하늘에서 찍는 카메라가 필요하지 않을까. KBO리그는 지난해 세계 최초로 자동투구판정시스템(ABS·Automatic Ball-Strike System)을 도입했다. 초기 '슈퍼스타' 류현진(한화 이글스)이 기능성에 의구심을 드러내 공정성 문제가 제기됐다. 하지만 맞대결하는 두 팀이 같은 조건 속에서 싸울 수 있게 됐다는 인식이 커지면서 이내 볼멘소리가 사라졌다. 류현진도 이후 스트라이크라고 생각했던 공이 볼 판정을 받은 뒤 더그아웃을 향해 해당 구장 ABS의 기준을 확인하며 이를 활용하는 투구를 보여줬다. 체크스윙 관련 비디오 판독 도입도 진보적 행보다. 신규 규정이 정착하기 위해서는 프로야구 구성원 모두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 이제 막 시행됐는데 현장 감독이 비판적 시각을 드러내면 불협화음이 생길 수밖에 없다. 야구팬도 체크스윙을 두고 의견이 분분해질 것이다. 염경엽 감독은 남다른 이력을 가진 야구인이며 그가 미치는 영향력은 매우 크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5.08.22 15:13
뮤직

[심재걸 엔터잡학사전] 10대를 사로잡은 60대…김장훈, 30년 롱런의 신비로움

1020세대를 사로잡고 있는 60대 가수가 있다. 예능 프로그램에서 이따금 ‘반짝’하고 나타나는 어르신 캐릭터가 아니다. 그렇다고 어린 척, 요즘 감성에 맞추려고 부단히 애쓰면서 생겨난 인기도 아니다. 1991년 데뷔할 때나, 63세인 2025년이나 한결같이 ‘날 것’ 그대로 34년을 활동해온 김장훈의 이야기다.김장훈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 광경은 K팝, 나아가 한국 가요사 전체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단순히 ‘롱런’이란 설명으로 부족한, 공식 밖의 모습이다. 가수와 팬은 함께 나이를 더해가며 화려했던 시절 주변에서 추억과 정서가 교환되기 마련인데, 김장훈은 정반대다. 오히려 10대, 20대 팬층이 급증하면서 인기 유튜브 채널과 예능 프로그램에는 단골 손님으로 등장한다. 매번 조회수는 기록적 수치를 나타낸다. 심지어 군 위문공연에서조차 웬만한 걸그룹보다 더 뜨거운 환호, 떼창이 이어진다.이처럼 유례없는 현상은 ’숲튽훈’이 시작점이다. 6년 전 등장한 이 닉네임은 이름의 한자 모양을 한글로 바꿔 부르면서 널리 퍼졌다. 초기에는 조롱이자 멸칭이었다. 성대결절로 인한 잦은 음이탈, 극단적 고음 등을 놓고 대중은 웃음거리로 소비했다. 가수로서는 치명적인 가창력 논란이었다. 나아가 닭울음소리에 비유하고 ‘숲튽훈’을 갖다붙이면서 더 편하게 조롱했다. 공연 장인, 기부천사, 독도 지킴이, 행동하는 양심 등 다양한 찬사가 늘 따라다녔던 김장훈이 각종 구설이 더해지며 깊은 수렁에 빠지는 시기였다. 이때 김장훈은 쿨하게 받아들였다. 어설픈 화풀이나 날선 대응, 지엽적 반박 대신 대중과 같이 ‘숲튽훈’을 즐겼다. 오히려 ‘숲튽훈’으로 유튜브 계정을 만들고 더 기괴한 라이브 장면을 스스로 찾아 편집하고 퍼트렸다. 그 사이 무수히 양산됐던 ‘노래하다 압정 밟은 김장훈’, 분만실 ASMR, 신생아 창법 등의 온갖 조롱은 서서히 웃음을 유발하는 힐링 콘텐츠로 변해갔다. 무턱대고 닭울음소리를 내면서 김장훈 모창이라는 개그맨들의 유튜브에도 흔쾌히 출연해 더 큰 웃음을 선사했다. 그러자 2006년 발표한 ‘허니’는 20여 년이 지나 노래방 애창곡 10위권으로 역주행하더니, 공연마다 티켓 판매에는 1020 연령층이 절반을 차지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몰락의 위기가 기막힌 반전으로 작용한 셈이다. 단편적으로 조롱, ‘밈’을 극복한 좋은 사례라고 해석하기엔 김장훈의 인생이 간단치 않다. 그가 살아온 여정을 알수록 짠함과 경애심 사이의 묘한 울림이 있다. 뮤지션으로서 김장훈은 ‘나와 같다면’, ‘세상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등 숱한 히트곡을 만들었다. 공연 문화의 선구자로서 역할도 컸다. 시리즈 콘서트를 도입하고 카이스트 교수와 협업해 새로운 무대 장치를 고안할 정도로 파괴적 창의력이 수년간 빛을 냈다. 무엇보다 알려진 기부액만 200억 원, 이마저도 정확한 계산을 해본 적 없는 단순 추정치다. 범접 불가능한 큰 액수도 놀랍지만 도움이 필요한 이들과 항상 시간을 함께 보내는 게 특별했다. 광복절, 독도 하면 떠오르는 사람도 단연 김장훈이다. 이 과정에서 정작 자신은 공황장애에 시달리고 월세 생활을 해 온 게 알려졌지만 대수롭지 않게 지나쳤다. 연평도, 세월호, 태안, 메르스, 코로나19 등 사회적으로 큰 위로가 필요한 곳에는 언제나 먼저 도착해 있었다.모든 업적을 가능케 한 불같은 성격은 때론 커다란 굴곡을 자초하기도 했다. 리스크 매니지먼트 측면에서 보면 김장훈만큼 다양한 논란을 거친 인물도 드물다. 다만 대처하는 방식이 언제나 구차하지 않다. 부적절한 행동에 대해서는 빠르고 명확히 사과하고 마땅히 비난을 감수한다. 순간적 모면을 위해 이리저리 계산하고 화를 키우는 일이 없다. 위기 앞에서 다시 일어설 수 있는 단초이자, 용서할 수 있는 명분을 주기 때문에 논란도 길게 이어지지 않았다.10년 전 업로드된, ‘숲튽훈’의 시작이었던, ’노래만 불렀지’ 라이브 무대의 유튜브 영상은 여전히 인기다. 무수한 댓글 속에서 많은 공감이 쏠린 것은 ‘처음에는 조롱이었다가 다음엔 웃기 위해, 그 다음부터는 위로를 받기 위해 시청한다’는 반응이다. 이제는 알 수 없는 에너지를 얻게 된다는 이들도 상당수다. 그야말로 김장훈의 리즈 시절은 끝이 없다. 한겹한겹 쌓아올린 김장훈이란 브랜드는 세월이 지나도 신선하고 매력적인 깊은 맛을 주고 있다.심재걸 대중문화 평론가◇ 필자 소개 : 현재 브랜드마케팅 회사를 운영하며 평론가로도 활동 중입니다. 온·오프라인 미디어에서 연예 저널리스트로 활동했으며 YG엔터테인먼트에서 업계 실무를 경험했습니다. ‘심재걸 엔터잡학사전’에서 엔터 관련 다양한 현상들을 해설하며 세대간 소통의 장을 마련합니다. 2025.08.14 0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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