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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륜] 2024 상반기 경륜 주요 뉴스...'광명스피돔에서 생긴 일'

2024 상반기 경륜은 예측할 수 없는 경쟁 구도로 흥미를 선사했다. 최강자 임채빈이 100연승을 향한 여정에서 멈췄고, 29기 신인 선수들이 연일 돌풍을 일으켰다. 광명스피돔은 항상 뜨거웠다. 상반기 주요 뉴스를 정리한다. 대진 방식·득점 체계 변경지난해까지는 금요일 경주에서 각개 대전을 벌였고, 토요일 경주에서 일요일에 열리는 결승 경주 진출자를 뽑는 방식으로 경주 대진을 운영했다. 올해부터는 금요일에 예선 경주를 통해 결승 진출자를 결정하고, 토요일은 독립 각개 대전, 일요일은 결승전이 펼쳐지는 방식으로 변경됐다. 이로 인해 금요일부터 치열한 경쟁이 펼쳐치고 있다. 득점 체계도 순위 간 점수 차가 ±1점이었던 이전과 달리 올해부터는 그 차이를 ±2점으로 확대했다. 착순점을 올리기 위한 경쟁도 치열해졌다. 전원규, 임채빈 75연승 저지지난 3월 31일, 특선급 결승 경주에서 전원규가 임채빈을 제압하는 파란을 일으켰다. 임채빈은 지난해 1월부터 74연승을 거두며, 100연승을 향해 나아고 있었다. 임채빈이 무난히 연승을 이어갈 것으로 보였지만, 전원규가 시작부터 치고 나서는 선행 전법으로 임채빈을 따돌리고 우승했다. 전원규는 이 경주를 발판으로 임채빈·정종진과 함께 경륜 '빅3'로 올라섰다. ‘최강 기수’ 예고한 28기상반기는 28기 신인 선수들이 연일 화제를 몰고 왔다. 수석 졸업생 손제용은 일찌감치 특선급으로 특별 승급을 하며 같은 수성팀 선배인 임채빈의 뒤를 이을 기대주로 올라섰다. 석혜윤·김준철·민선기·박건이·원준오·임재연도 특선급으로 진출했고, 강민성·김로운·김태율 등 나머지 선수들도 모두 우수급으로 올라섰다. 김태율은 우수급으로 승급되기 직전 나선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배 경륜 왕중왕전’ 선발급 결승 경주에서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경륜 황제’ 귀환 알린 정종진4월 올해 두 번째 대상 경륜(스포츠조선배)에서는 경륜 최강자들이 총출동했다. 가장 큰 관심은 정종진과 임채빈의 대결이었다. 막판 접전 끝에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하는 선수는 정종진이었다. 그는 2016년부터 2019년까지 그랑프리 4연패를 해낸 선수다. 2021년 대회에서도 우승, 경륜 최초 그랑프리 5회 우승을 해냈다. 그동안 전성기를 연 임채빈에게 조금 밀린 게 사실이었지만, 스포츠조선배 우승으로 '경륜 황제' 탈환 의지를 보여줬다. 하반기 등급 심사 발표, 151명 대거 변동 지난해 12월 22일부터 올해 6월 16일까지 성적을 토대로 실시한 등급 심사 결과 무려 151명의 등급이 바뀌었다. 승급 91명, 강급은 60명이었다. 임채빈·정종진·전원규·양승원이 전체 경륜 선수 중 단 5명뿐인 슈퍼특선 자리를 수성했다. 신은섭이 슈퍼특선급으로 승급했고, 인치환이 자리를 내줬다. 예상지 박정우 경륜위너스 부장은 "대진 방식 변경으로 인해 금요일 첫날부터 마지막 일요일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경기들이 펼쳐졌다. 하반기에는 대거 발생한 등급 대이동으로 매 경주 선발, 우수급 입상 후보들의 접전이 펼쳐질 전망”이라고 했다. 이어 박 부장은 "특선급은 기존 강자들의 활약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고, 때에 따라 28기 신인 선수들이 복병 역할을 할 수 있는지 살펴보는 것이 관전 요소"라고 전했다.안희수 기자 2024.07.10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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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륜] 한국 경륜 30년, 최고의 명승부 5선

1994년 10월 개막한 한국 경륜은 1기 112명을 시작으로 28기까지 선수 수가 은퇴 선수까지 총 1,187명에 달하며, 과거 잠실 경륜장과 현재 광명스피돔에서 시행된 경주가 무려 6만 경주에 육박한다. 꽤 오랜 시간 경륜경정총괄본부 관계자를 비롯해 경륜 전문가, 경륜 선수, 고객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여 고객들의 가슴속 깊이 남아있는 ‘한국 경륜 30년, 역대 최고의 명승부 5선’을 선정해 보았다. 1. ‘10년 이상 시대를 앞서간 경주’라 평가받는 1998년 경륜 올스타전1994년 말 개막한 경륜은 95년 3월부터 본격적인 경주가 시작되었다. 이때 경륜 2기로 아마추어에서 프로로 직행한 김보현(은퇴), 원창용(은퇴), 정성기(2기, B3, 일산)는 단숨에 잠실 경륜장을 점령했고, 경기의 흐름을 바꿔놓았다. 당시 지역 최강은 창원팀이었고, 경륜의 일인자는 ‘국가대표, 중앙대학교, 기아자동차 실업팀’ 출신 선수들의 몫이었다. 이런 흐름은 2008년 조호성이 은퇴하기 전까지 무려 13년간 이어졌다. 하지만 이 기간 그 아성을 잠시지만 깨트린 이가 있었으니, 바로 경륜 4기 엄인영(은퇴)이다. 엄인영은 위의 상대들보다 2년 늦게 입문한 탓에, 초반에 혹독한 신고식을 치르기도 했지만, 차근차근 실력을 키워가며 98년 마지막 경주인 경륜 올스타전에서 위 선수들과 정면승부를 선포했다. 출발 총성이 울리고, 타종 전부터 원창용의 선행이 시작되었고, 엄인영의 젖히기 반격으로 주도권 다툼이 펼쳐졌지만, 두 선수가 경주 막판에 체력적 부담을 이겨내지 못하고, 결국 끝까지 뒤에서 참고 기다린 김보현이 추입, 역전에 성공했다. 이 경주는 당시 경륜을 대표하는 간판급 선수들이 총출전한 점, 개인전 못지않게 팀전 양상까지 더해진 점, 당대 최고의 맞수이자 가장 인기를 끌었던 엄인영, 원창용의 첫 정면 승부, 선행 대 젖히기에 이은 막판 추입까지 반전의 반전을 거듭한 전개 등 경륜에서 볼 수 있는 모든 매력을 발산한 경주로 꼽힌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이 경주를 당시에는 보기 힘든 ‘10년 이상 시대를 앞서간 경주’로 평가하고 있다.2. 조호성과 홍석한의 첫 맞대결(2004년 11월 28일 결승 14경주)2004년 혜성과 같이 벨로드롬에 등장한 조호성, 당시 ‘신인은 첫해 그랑프리 경주에 참여할 수 없다.’라는 규정으로 11월 마지막 경주를 끝으로 일찌감치 한 해를 마무리할 예정이었다.하지만 그때 그 마지막 경주에서 조호성은 당시 경륜 1위 홍석한(8기, A2, 인천)을 마주했다. 홍석한은 아마추어 시절부터 스프린터 종목에서 최고의 선수라 평가받았고, 이와 유사한 경륜 종목에도 최적화된 선수였다. 그런 그의 명성에 걸맞게 2002년과 2003년 그랑프리 2연패, 성적 1위, 상금 1위를 독식하고 있었다.이런 두 선수의 대결은 연말 그랑프리 못지않게 세간의 화제가 되었고, 아마추어 학생들까지 관심을 가질 정도였으며, 구름 관중이 잠실 경륜장에 몰려들었다.경륜계에서 가장 대표적인 창과 방패의 대결에서 우승은 조호성이었다. 당시 신인 조호성이 홍석한을 상대로 심지어 선행으로 우승을 차지한다는 것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반전이었다. 하지만 조호성은 홈스트레치부터 선두로 나서며 적절하게 완급조절을 했고, 나머지 선수들을 견제용으로 활용하며 시종일관 홍석한을 괴롭혔다. 그리고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신인이었던 조호성은 첫해 홍석한이라는 어마어마한 대어를 낚았고, 이 경기로 인해 두 선수의 위상은 크게 바뀌게 되었다. 이후 엄청난 인지도를 얻은 조호성은 경주마다 유리한 위치를 점령하며 승승장구했고, 그랑프리 3연패의 위업을 달성했다. 3. 조호성을 무너뜨린 김민철(2007년 제13회 스포츠조선배 대상 경륜 결승 경주)홍석한을 무너뜨린 조호성은 그랑프리 3연패를 비롯해 연승 기록 등 경륜의 모든 기록을 갈아치우며 경륜의 황제로 군림하게 되었다. 그런데 이런 조호성에게도 뜻밖에 천적이 나타나는데, 아이러니하게도 당시 특선에서 준 강자 정도로 평가받으며 어찌 보면 평범했던 선수에 불과한 8기 김민철이다. 이날 대상경주에서 조호성을 만난 김민철은 당시 같은 팀 선수인 정점식(6기, 은퇴)과 송경방(13기, A3, 동광주)의 뒤를 따르며 거리를 크게 벌리는 일명 ‘차 간 두기’ 전술을 시도했고, 뒤따라오던 조호성의 속력을 올렸다 내렸다가 하는 완급조절로 타이밍을 빼앗아 막판 추입에 성공했다. 처음의 1승은 이변 또는 운이라 할 수 있겠지만, 이후 김민철과 조호성의 두 번째 맞대결에서도 김민철이 결승선을 먼저 통과했다. 경륜 황제 조호성을 상대로 연승을 거둔 유일한 선수이고, 특히나 대상 경륜이나 조호성이 연승 중일 때마다 조호성의 발목을 잡아 더 큰 인상을 남겼다. 4. 경륜의 춘추전국시대를 평정한 이명현(2012년 제18회 스포츠서울배 대상 경륜 결승 경주)2008년 올림픽 메달의 꿈을 이루기 위해 돌연 은퇴를 선언한 조호성이 떠난 경륜은 춘추전국시대에 돌입하게 된다. 힘 좋은 신예들이 등장하자 어느덧 선임되어버린 또 다른 경륜 강자 홍석한도 노쇠화를 보이기 시작했다. 수도권 황태자로 꼽히는 이국동(15기, A1, 신사)이 그랑프리를 접수하며 이전 지역 최강인 수도권의 명맥을 이어가나 싶었지만, 그 꾸준함이 이전 선배들의 명성에는 미치지 못했다. 지역 패권도 수도권과 경상권으로 양분화되었지만, 두 지역 모두 화력이 예전과 같지는 못한 상황이었다. 이런 춘추전국시대와 같은 대혼란을 평정하는 새로운 영웅이 탄생했는데 바로 이명현이다. 그가 특별했던 점은 큰 경기이거나 편성이 불리해도 당황하는 모습 없이 항상 편안하게 경기를 펼치고 또 우승했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경기가 2012년 제18회 스포츠서울배 대상 경륜 결승 경주이다. 경주 초반 대열 두 번째에 있던 이명현(16기, S3, 북광주)을 최순영(13기, A2, 양주), 이욱동(15기, A1, 신사), 김영섭(8기, S1, 서울 개인), 김현경(11기, S3, 대전 도안)이 마지막 반 바퀴 남은 시점까지 가둬놓았음에도, 마지막 4코너에서 그의 전매특허인 ‘이단 젖히기’를 선보이며 우승을 차지했다. 이 경기를 통해 이명현의 위상은 하늘을 찔렀고, 독보적인 위치에 오르며 진정한 경륜 일인자로 등극했다. 유독 큰 경기에 강했던 이명현은 대상 경륜 7회 연속 우승이라는 대기록을 남겼다. ‘흔들리지 않는 편안함’이란 표현은 경륜에서는 이명현 몫이었다. 5. 그랑프리 5회 우승의 주인공, 정종진 화려한 등장(2015년 이사장배 대상 경륜 결승 경주) 스포츠는 물론이고 어느 분야에서 최고의 인물은 그 성장 과정만 보더라도 드라마 같은 감동 요소가 가득하다. 경륜에서 이에 걸맞은 대표적 선수를 찾는다면 바로 정종진(20기, SS, 김포)이다. 정종진은 넉넉지 못한 가정환경에서 어렵게 사이클에 입문했고, 아마추어 시절 노력형 선수였지만 큰 주목을 받지는 못한 선수였다. 경륜 입문 전 생활고로 옷 가게 아르바이트도 했었고, 경륜훈련원 재수 등 온갖 시련이 있었다. 이런 정종진이 그랑프리 5회 우승이라는 금자탑을 쌓은 대형 선수로 성장하는 모습은 보는 이들에게 감동까지 선사하기 충분하다. 정종진이라는 걸출한 선수가 화려하게 등장하는 서막을 알리는 경주가 2015년 이사장배 대상 경륜(네티즌배) 결승 경주이다. 이 경주에서 경륜에 입문하지 얼마 되지 않았던 정종진은 혈혈단신으로 박용범(18기, S1, 김해B), 박병하(13기, S1, 창원 상남), 이현구(16기, S2, 경남 개인), 이명현(16기, S3, 북광주)을 상대해야만 했다. 이 선수들은 역대 그랑프리 우승자로 당시 기세가 절정이었다. 정종진이 이런 선수들을 1:1로 상대해도 우승을 확신하기 어려운 상황인데, 무려 4명이나 만난 것 자체가 압박감이 상당했을 것이고, 경륜 고객들도 정종진이 이길 수 있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정종진은 대열 후방에 자리 잡은 후 2코너에서부터 폭발적인 속력으로 이 네 명의 선수들 모두를 넘어서는 데 성공했다. 이 경기를 통해 정종진의 위상이 크게 바뀌었고, 본인은 물론 김포팀을 사실상 최고의 지역팀 반열에 올려놓게 되었다. 예상지 ‘최강경륜’ 박창현 발행인은 “위 다섯 경주 모두 역대 최고의 명승부로 꼽을 만큼 경기 내용이 훌륭하다.”라고 말하며, “지금도 매주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는 명승부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많은 분이 광명스피돔을 찾아주었으면 좋겠다.”라고 전했다.한편, 경륜경정총괄본부는 ‘경륜 30년 최고의 명승부 5선’ 영상을 제작하고 있으며, 오는 6월경 장내 방송 및 경륜경정총괄본부 유튜브 등을 통해 공개할 예정이다.안희수 기자 2024.05.15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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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륜] 슈퍼특선 독주 없다...더욱 흥미로워진 경륜 경쟁 구도

경륜 특선급 선수들의 경쟁 기류에 변화가 감지된다. 슈퍼특선(SS) 등 일부 강자의 독주가 이어졌던 과거와 달리 예측을 허락하지 않고 있다. 이제 일자 주행으로 마무리되던 평이한 레이스는 이제 보기 어렵다. 선행 다툼·젖히기·마크·추입 등 다양한 전략 주행이 혼재하며 막판까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경기가 펼쳐지고 있다. ◆ 최강자 임채빈도 고전 지난해 승률 100%로 전대미문 대기록을 남긴 임채빈(SS·25기·수성)은 강력한 선행력을 앞세워 '최강자'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전까지는 "임채빈의 뒤를 따라가기만 해도 2·3위 입상을 보장받을 수 있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였다. 그런 임채빈도 올해 첫 대상경륜 대회였던 스포츠서울배에서 고전했다. 초반 위치 선정에 실패했고, 동서울팀 세 선수의 견제로 선두권 진입에 어려움을 겪었다. 앞서가던 정종진(SS·20기·김포)이 젖히기로 맞서지 않았다면 내선에 갇히거나, 진로가 막힐 수 있었다. 항상 쉽게 우승을 차지하던 임채빈도 경기 후 인터뷰에서 "너무 힘든 경기였고, 운이 따랐다"라고 자평할 정도였다.◆ 정면 승부로 판도 바꾼 동서울팀스포츠서울배에서 임채빈을 견제한 세력은 동서울팀 트리오 전원규(SS·23기) 정해민(S1·22기) 신은섭(S1·18기)이었다. 동서울팀은 정하늘(S1·21기) 김희준(S1·22기) 등 다른 스타급 선수들도 보유한 팀이다. 동서울팀은 그동안 임채빈과 정종진, 기존 강자들에 밀려 그랑프리 우승자를 배출하지 못했다. 강자들을 상대로 마크 위주의 소극적인 경기 운영을 보여주며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다. 스포츠서울배에서는 달라진 모습을 보여줬다. 비록 우승은 임채빈에게 내줬지만, 경기 내내 정면 승부를 펼쳤고, 주도권을 쥐고 레이스를 펼쳤다. 정해민은 2위, 전원규는 3위에 올랐다. 과거 1위 선수만 따라가며 해낸 입상과는 다른 성과였다. 동서울팀의 경기력에 감탄하는 경륜팬이 많아졌다. 전문가들은 "동서울팀을 신호탄으로 경륜 대표 강팀들이 더 많은 정면 승부를 보여줄 것"이라며 "고객들에게 더 많은 볼거리를 제공하고 후일담도 많아지니 흥행 측면에서도 반가운 일"이라고 했다. ◆ 2위에 만족하지 않는 도전자이전까지 각 경주 고득점자들은 선행과 마크를 두며 비교적 편안하게 경주를 이끌어갔다. 이제는 그런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 누가, 언제 뒤에서 기습적으로 반격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특선급 중간 순위(현재 18위) 정정교(21기·김포)는 지난 2월 양승원(SS·22기·청주)에 이어 류재열(S1·19기·수성) 황인혁(S1·21기·세종) 등 강자들을 차례로 제압했다. 득점이 수직 상승하며 앞으로 경기를 여유 있게 임할 수 있게 됐다. 반면 슈퍼특선반 양승원은 고전하고 있다. 최근 여덟 경기에서 단 1승만을 기록했다. 컨디션 난조나 운이 따르지 않았다고 볼 수도 있었지만, 약점을 파고드는 도전자들의 거센 저항에 힘을 쓰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지난해 3위였던 양승원은 2024년 3월 4일 기준으로 10위에 머물고 있다.두 선수의 모습은 변화무쌍한 경쟁 구도를 대변하는 대표적인 사례로 볼 수 있다. 도전자들은 2위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경쟁 구도 변화는 달라진 경주 제도가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이전과 달리 순위 사이 득점 차이가 1점에서 2점으로 늘어났다. 반기별 승강급뿐 아니라 평소 대진표나 경기 전개 유불리가 득점(순위)에 따라 좌우된다. 선수 입장에선 매 경주 결과가 중요해졌다. 예상지 최강경륜 박창현 발행인은 "올해로 30년을 맞이하는 벨로드롬에서 그동안 수많은 스타와 명승부가 나왔지만, 지금처럼 뜨겁진 않았던 것 같다”라고 말하며 “한 번만 보기에는 아까울 만큼의 명승부들이 쏟아지고 있다”라고 전했다.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3.06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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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채빈, 그랑프리 2연패에 경륜 최초 승률 100% 겨냥

그랑프리 2연패를 겨냥하고 있는 ‘타노스’ 임채빈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22년 최강자를 가리는 문화체육관광부장관배 그랑프리 경륜이 23~25일 광명스피돔에서 열린다. 지난해는 그랑프리 4연패를 이어가던 정종진(김포)의 갑작스런 퇴소, 창원권 선수들의 불참, 결승 당일 낙차 등이 발생하면서 임채빈(수성)의 무혈입성이 가능했다. 하지만 올해는 명실상부한 경륜 최고의 별들이 23일 예선, 24일 준결승을 거쳐 25일 대망의 결승전을 치른다. 파죽지세 87연승을 질주하고 있는 디펜딩 챔피언 임채빈은 그랑프리 2연패와 90연승 달성을 겨냥한다. 지난해 9월 17일부터 연승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또 경륜 최초로 한 시즌 100% 승률을 동시에 달성한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올 시즌 임채빈은 무결점 활약을 펼쳤다. 라이벌 정종진과의 3차례 맞대결 완승을 비롯해 지난 2월 27일 스포츠서울배 대상경륜, 6월 26일 상반기 왕중왕전, 7월 17일 부산 특별경륜, 10월 30일 일간스포츠배 대상경륜도 가볍게 석권했다. 대업을 이루기까지 3경기를 남겨둔 임채빈은 현재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지난달 27일 마지막 출전 이후 4주간의 황금 휴식기를 가졌다. 그는 이번 주 일찌감치 수성팀 동료들과 함께 광명으로 올라와 합숙훈련을 진행했다. 임채빈은 “2연패에 실패해도 연승이 깨져도 상관없다. 편한 마음으로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며 마음을 다지고 있다. 2019년 그랑프리 4연패의 금자탑을 쌓은 뒤 3년 만에 그랑프리 무대에 다시 오르는 정종진에게 이번 대회는 감회가 새롭다. 임채빈과 제대로 붙어보지도 못하고 5연패의 꿈이 무산된 지난해 그랑프리 불참이 너무나 아쉽다. 이제는 빼앗긴 1인자 자리를 본인의 실력을 입증하면서 되찾아오는 수밖에 없다. 정종진에게 이번 그랑프리는 임채빈에게 기울어진 무게의 추를 비슷하게 맞출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기회인 셈이다. 만일 임채빈이 그랑프리 2연패와 함께 모든 기록을 현재진행형으로 만들어 버리면 팬들의 이목은 내년에도 임채빈에게 집중될 것이 뻔하다. 반대로 정종진이 설욕에 성공하면 임채빈도 넘보기 쉽지 않은 경륜 최초의 그랑프리 5회 우승자의 탄생을 알릴 수 있다. 임채빈의 활약에 가려진 정종진은 지난 5월 27일 복귀 이후 45회 출전에서 1착 41회, 2착 4회(승률 91%, 연대율 100%)로 만점에 가까운 활약을 펼치고 있다. 곳곳에 변수도 도사리고 있다. 우선 올 시즌 일취월장한 정해민(동서울), 양승원(청주), 전원규(동서울), 인치환(김포)은 싱싱한 다리를 앞세워 임채빈, 정종진을 상대로 강 대 강으로 돌변할 수 있는 경쟁자로 꼽히고 있다. 박진수 경륜 전문가는 “임채빈, 정종진과의 유대관계가 너무 끈끈해 운신의 폭이 좁은 게 사실이다. 하지만 기회포착에 능하고 승부욕이 강한 이태호, 윤민우는 준결승, 결승에 진출하면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전투사 기질을 발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2.12.21 0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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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네 번째 빅매치…정종진·양승원·정해민 '2인자 대결' 초점

올 시즌 네 번째 빅 매치가 열린다. 제12회 스포츠동아배 대상경륜이 오는 5일부터 7일까지 3일간 광명 벨로드롬에서 개최된다. 경륜계 간판스타 정종진을 비롯한 전반기 돌풍의 주역 양승원과 정해민이 출전할 것으로 보인다. 부산과 세종의 간판 김희준, 김관희와 전북의 에이스 최래선이 뒤를 받칠 것으로 보여 치열한 경쟁이 예고되고 있다. 올 시즌 61연승 기록과 대상경주 무패행진을 달리고 있는 임채빈은 제외됐다. 정종진은 임채빈에 이어 2인자 자리도 위협받고 있다. 최근 새로운 얼굴들이 무섭게 치고 올라왔다. 자칫 여기서 무너진다면 이제 한물간 선수로 평가를 받을 수도 있다. 그만큼 이번 대상의 우승 트로피는 정종진에게 너무도 절실하다. 정종진은 협공을 도모할 수 있는 수도권에 친분 선수들이 많다는 이점이 있다. 다만 지나친 중압감은 스스로를 괴롭힐 수 있어 막판까지 집중력을 잘 유지하는 게 관건이다. 양승원과 정해민이 2인자 자리를 노리고 있다. 양승원은 임채빈에게 유일한 1승을 거둔 기대주다. 그는 연대세력 없이는 사이클 특성상 정상의 자리에 올라서지 못한다는 불문율을 깨고 슈퍼특선반에 오른 충북지역의 자존심으로 볼 수 있다. 다만 큰 경기에 연대세력 부재가 예상되는 만큼 초반 적절한 위치 선정을 통해 체력 부담을 줄이고 막판 임팩트를 확실하게 가져가는 것이 관건이다. 정해민 역시 강력한 우승후보 중 한 명이다. 자타공인 경륜계 스트롱맨으로 통하는 정해민의 파워는 그야말로 최상급이다. 다양한 전술이 가능해 경쟁자들이 연계를 선호하는 타입인 데다 수도권을 비롯한 타 지역 선수들과도 두루두루 친분을 나타내고 있는 점도 장점이다. 다만 유독 큰 경기에 임할 때의 중압감이 커 잦은 실수를 남발한다는 점이 아쉽다. 박창현 경륜 전문가는 “정종진이 우승후보인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도전세력들의 사기가 하늘을 찌를듯해 이전 대상과는 분위기가 많이 다를 것”이라며 “이전 대상경주에서 우승했던 전원규처럼 그 주 컨디션이 좋거나 기습 능력을 가진 선수, 상황에 따라 마크 전환에 능한 테크니션들의 반란도 기대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온라인 발매 1주년 기념 스피드-펍 페스티벌’도 개최된다. 광명스피돔에 입장하는 고객에게는 시원한 무알콜 주류가 제공되고, 경륜경주에 연속으로 적중한 고객에게 기념품을 제공하는 베팅 프로모션 등 다양한 이벤트도 진행된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2.08.02 18:19
스포츠일반

임채빈, '난공불락' 정종진 50연승 기록 바짝 추격

‘벨로드롬의 황제’ 임채빈(SS)이 역대 최다 연승(50연승) 초읽기에 들어갔다. 임채빈은 지난 6일부터 사흘간 광명스피돔에서 치러진 특선급 경주를 모두 석권하며 대망의 46연승을 기록했다. 이는 역대 3위의 기록이고, 이제 경륜 레전드 정종진의 50연승 기록에 4승 차로 따라붙었다. 또 역대 2위 조호성의 47연승 기록에도 근접했다. 경륜에서 정종진의 50연승은 홍석한의 개인통산 500승과 함께 난공불락으로 통한다. 그런데도 전문가들은 임채빈의 상승세를 고려할 때 5월 중으로 정종진의 50연승 대기록을 넘어설 수 있을 것이라며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동안 임채빈이 편성된 경주들을 분석해 보면 금·토요일 경주는 임채빈이 톱시드를 배정받으면 손쉽게 승수를 챙기는 모습을 보였다. 상대가 만만하고 경주 전개 역시 비교적 단조로운 편이었다. 따라서 대상 경주만 피한다면 5승 정도는 무난히 접수할 것이란 견해다. 집중력이 좋고 자기 관리가 돋보이는 임채빈이기에 사실상 큰 실수가 나올 가능성도 적어 보인다. 고배당을 선호하는 경륜 팬 중에는 임채빈이 언제쯤 연승행진이 끊겨 대박을 선사할지 분석하는 이들도 늘어나는 추세다. 이는 정종진이 연승행진을 달리며 맹활약을 펼칠 때와도 유사한 분위기다. 당시 정종진이 착외하는 경주를 소액이라도 적중시키겠다는 고배당 팬들이 일부 존재했다. 실제로 2018년 3월 24일 50연승을 기록한 정종진은 다음날 일요 결승 경주에서 강력한 라이벌인 창원권의 윤민우와 이현구의 협공에 무너지면서 고배당 팬들의 전략이 성공한 바 있다. 이날 정종진이 4위로 밀리며 삼쌍승 117.6배라는 고액 배당이 발생했다. 임채빈도 정종진의 기록을 넘어서는 순간 무수히 많은 도전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경륜 최고 이슈메이커인 임채빈의 연승을 끊는 선수는 자신의 인지도를 한층 높일 수 있어 도전자들의 맹공은 불가피하다. 첫 번째 난관은 조직력을 갖춘 강력한 협공 세력의 반격이다. 정종진의 연승이 50연승에서 멈춘 원인도 조직력을 앞세운 창원권의 협공반격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임채빈도 힘과 조직력을 갖춘 협공 세력들의 도전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 전문가들은 임채빈이 이런 편성을 만난다면 되려 본인의 힘을 믿고 자력을 앞세울 필요가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두 번째는 연승에 연연한 소극적인 경주운영과 욕심을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연승을 넘어서는 순간 연승을 이어가겠다는 욕심 때문에 안정적인 경주를 선호하게 된다. 하지만 이런 점이 상대들에게는 기회로 작용할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상반기 왕중왕전의 고비를 넘어야 하는 숙제도 있다. 임채빈의 출전 간격을 고려할 때 왕중왕전 이전에 50연승 돌파가 유력시된다. 하지만 50연승을 넘어 60연승 70연승을 가기 위해서는 왕중왕전은 반듯이 넘어야 할 산이다. 설경석 경륜 전문가는 “만약 임채빈이 상반기 왕중왕전까지 넘어설 경우 향후 100연승 달성도 바라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2.05.11 06:37
스포츠일반

그랑프리 경륜 정종진 5연패 vs 임채빈 대관식

올해 ‘최고의 별’을 가리는 그랑프리 경륜이 2년 만에 열린다. 문화체육관광부장관배 그랑프리 경륜은 24일부터 26일까지 광명스피돔에서 개최된다. 지난해는 코로나19 여파로 열리지 못했지만 완화된 방역 지침과 도입된 온라인 발매 시행으로 올해는 정상적으로 개최한다. 2021 그랑프리 경륜은 24일 예선, 25일 준결승, 26일 결승의 토너먼트 방식으로 치러진다. 그랑프리 5연패에 도전하는 디펜딩 챔피언 정종진(20기)과 현재 22연승을 내달리고 있는 임채빈(25기)을 쌍두마차로 특선급 최강자들이 총출동하는 경륜 최고의 축제가 예고된다. 2016년부터 그랑프리 4연패의 금자탑을 쌓아 올렸던 '경륜황제' 정종진은 절체절명의 위기감 속에 이번 대회에 임하게 됐다. 지난 8월과 10월에 열렸던 대상경륜에서 '괴물' 임채빈에게 연달아 무릎을 꿇었다.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는 정종진은 그랑프리마저 내주면 지난 6년간 지켜왔던 황제자리를 임채빈에게 물려줘야 한다. 이미 두 차례 맞대결에서 완패를 당한 정종진이 변칙작전을 꺼내 들지 이번에도 임채빈 후위에서 역전을 노리는 정공법을 고집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임채빈은 현재 파죽의 22연승을 내달리는 등 9월 12일 착외를 제외하곤 40회 출전에서 우승 39회(승률 98%)를 기록하며 단숨에 최강자로 우뚝 섰다. 그랑프리 석권으로 2021년 화룡점정을 찍겠다는 각오다. 임채빈은 최근 수성팀 동료들과 광명으로 올라와 합숙훈련을 하며 우승 의지를 다지고 있다. 임채빈이 광명 스피돔에 모습을 드러내며 일찌감치 그랑프리를 준비하자 세종팀 수장 황인혁과 김포팀, 동서울팀의 몇몇 선수들도 임채빈과의 합동훈련을 자처하고 있다. 임채빈은 정종진뿐만 아니라 성낙송, 황인혁, 정하늘, 신은섭을 상대로도 완승을 하며 이미 의심의 여지가 없는 최강자임을 입증한 바 있다. 임채빈과 정종진의 2강 구도에 도전하는 다크호스도 있다. 바로 '동서울팀 삼각편대' 정하늘, 신은섭, 정해민이다. 2019년 그랑프리 결승에서 정해민 선행, 정하늘 젖히기, 신은섭 마크로 정종진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던 '동서울팀 삼각편대'는 이번에도 결승에 모두 진출하게 되면 끈끈한 결속력을 다시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 최근 몸 컨디션이 올라온 정해민, 정하늘이 대열 앞쪽에서 경기를 이끌어나가고 상대견제에 능한 신은섭이 뒤를 받치면 임채빈의 젖히기도 불발되는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 박진수 전문가는 "그랑프리 결승진출자는 예상범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다만 지난 두 차례 대상경륜에서는 사실상 임채빈, 정종진의 1대1 대결이었다. 하지만 경륜최고 권위의 그랑프리에 도전 나머지 5명도 임채빈, 정종진만을 바라보지 않고 언제든지 맹수로 돌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1.12.22 06:42
스포츠일반

‘경륜 황제’ 정종진에 역대급 ‘괴물 신인’ 임채빈 도전장

벨로드롬 고수들을 차례로 꺾으며 ‘도장깨기’를 하는 괴물 신인 임채빈이 ‘경륜 황제’ 정종진과의 대결이 기대된다. 대망의 50연승, 그랑프리 4연패를 기록 중인 정종진은 설명이 필요 없는 그야말로 경륜계 살아있는 전설이다. 임채빈은 한국 사이클(남자 단거리) 사상 첫 세계대회에 입상할 만큼 국가대표로 엘리트 코스만 밟아온 선수다. 2015년과 2018년 각각 기록했던 200m와 1㎞ 신기록은 아직도 그의 몫이다. 단거리 종목에서는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불세출의 스타인 셈이다. 축구로 치면 두 선수는 호날두 메시와 비견될 만큼 시쳇말로 경륜계에서는 신계급으로 통한다. 온라인 발매, 임채빈의 활약은 코로나19로 인해 오랜 기간 끝이 보이지 않는 어둠의 터널과도 같은 시기를 보내고 있는 팬들에게는 한 줄기 빛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실 정종진과 임채빈의 대결은 그만큼 아끼는 카드였을 것이다. 이왕이면 많은 관객이 스피돔에 운집했을 때의 대결이 효과적이긴 하나 코로나19로 인한 기나긴 침체기를 단박에 벗어나고 흥행몰이를 할 수 있다면 두 선수의 맞대결이 빨리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오는 8월 6일부터 사흘간 펼쳐지는 ‘온라인 발매 스피드온 기념’ 특별대상경륜에서 두 선수의 맞대결을 볼 수 있을 것이라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이에 이들 승부에 대한 관심이 높다. 전문가들은 두 선수의 실력이 호각지세라고 평가한다. 특히 경륜이 스프린트처럼 1대 1 대결이 아니고, 선수마다 경주 주행 습성이 다르며, 선호하는 전법도 다양하기 때문에 당일 편성, 전개에 따라 상반된 결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경륜 원년 전문가로 활약 중인 최강경륜 박창현 발행인이 두 선수의 대결을 상황별로 요약, 승패를 나눴다. 그는 경륜이 1대 1 대결은 아니지만, 임채빈은 강자를 견제하지 않는, 즉 정면 승부로 일관하고 대열을 단순화시킬만한 폭발력을 갖추고 있어 정종진과의 경기도 사실상 1대 1 양상으로 봐도 무방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가장 확률 높은 시나리오는 각자의 장점으로 꼽히는 임채빈의 선행과 정종진의 마크 추입 작전으로 맞부딪치는 것으로 봤다. 일단 우승 확률은 50대 50 백중지세다. 원론적이지만 그래도 하나를 선택한다면 정종진의 승을 내다봤다. 다만 정종진이 가까스로 이긴다면 이는 단순한 1승일 뿐 진정한 승리로 보기 어렵다는 견해다. 적어도 앞바퀴의 반 이상은 앞서놔야 정종진 시대가 지금도 진행형이라고 말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대로 임채빈이 만약 선행을 나섰음에도 정종진의 추입을 막아낸다면 이는 말이 필요 없이 상황 종료다. 경륜에서 한 바퀴 이상의 선행으로 마크 추입을 이겨내는 것은 기량적인 월등함을 보여주는 대표적 ‘명제’라 볼 수 있어서다. 두 선수가 동시에 선행 대 선행, 젖히기 대 젖히기로 정면 승부하면 임채빈이 살짝 우세하다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이런 경기 양상에서는 정종진도 굳이 불리할 게 없다. 이변이 없는 한 친정종진 세력이 다수를 차지할 것이 유력하기 때문이다. 산전수전 다 겪은 정종진은 작전 능력에서도 임채빈에 우위란 것이 중론이다. 수적 우세를 발판으로 먼저 진로를 트고 또 후위 선수를 임채빈 견제 카드로 쓴다면 승부가 의외로 빨리 결정 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마지막으로 추입 대 추입 대결도 있고 역으로 정종진의 선행, 임채빈의 추입 승부도 가능성이 아예 없다고 볼 수 없다. 전개에 따라 원치 않는 작전을 구사하는 경우가 큰 경기에서는 많기 때문이다. 기세를 보면 여타 SS반을 초토화한 임채빈이 대단한 게 맞지만 여러 가지 전개를 고려해볼 때 정종진의 입장도 결코 불리할 게 없어 보인다. 박창현 전문가는 “단순히 길게 또 흥행적인 요소로만 본다면 첫 번째 시나리오가 가장 좋다”며 “정종진이 추입승을 거두면서 내용상 호각세를 보인다면 이후 각자의 우승을 위한 여러 상황이나 물고 물리는 다양한 작전들이 계속해서 펼쳐질 수 있다. 덕분에 더 많은 대중의 관심 속에 명승부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1.07.28 07:00
스포츠일반

'도장 깨기' 임채빈, 이제 정종진만 남았다

“임채빈의 페달은 이젠 정종진을 향해서 힘차게 달리고 있습니다.” 지난달 30일 광명 결승전에서 임채빈(S1)의 중계를 맡은 김찬호 아나운서의 목소리는 한껏 격양됐다. 그도 그럴 것이 임채빈은 슈퍼특선급 정하늘과의 대결에서 압도적인 수도권 선수들이 포진해 5대 2의 수적 불리함에 놓였다. 그런데도 폭발적인 선행을 무기 삼아 독주 우승을 차지하며 기대감을 높였다. 이날 정하늘은 임채빈 뒤를 공략하는 정공법 대신 임채빈 앞에서 경기를 풀어나가는 변칙 작전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실전 경험이 부족한 신예 임채빈을 상대로 2019년 그랑프리 준우승자인 정하늘로서는 탁월한 선택으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상대방을 윽박지르는 한 템포 빠른 선행승부 앞에서는 그 어떤 작전도 공염불에 그칠 뿐이었다. 이날 임채빈의 200m 랩타임 기록은 무려 10초60. 지금까지 그 누구도 도달하지 못한 200m 선행 최고 시속으로 레이스를 이끌어 나갔다. 이어 결승선을 통과할 때도 종속이 전혀 떨어지지 않은 채 막판까지 밀고 나가는 힘이 압도적이었다. 현재 경륜 랭킹 2∼4위인 황인혁, 정하늘, 성낙송을 선행승부로만 완파하며 도장 깨기를 이어가고 있는 임채빈의 페달은 이제 현 경륜 챔피언 정종진을 정조준하고 있다. 예년 같으면 이달 말 펼쳐지는 상반기 왕중왕전에서 두 선수의 '꿈의 대결'이 성사됐겠지만 아쉽게도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대회가 사실상 좌절됐다. 전문가와 경륜 팬들은 머릿속 가상대결을 통해 설왕설래하고 있다. 정종진의 승리를 예상하는 쪽은 전무후무한 그랑프리 대상경륜 4연패 및 경륜 최다 50연승 대 기록자의 관록과 수도권-충청권의 든든한 아군을 이유로 든다. 반면 임채빈이 지금까지 보여준 괴력의 선행력과 시속의 절대적 우위라면 수도권-충청권 연대를 와해시키는 게 어렵지 않다는 견해도 많다. 정종진 독주 체재하에서는 수도권-충청권 선수들이 정종진 바라보기를 통한 경상권 선수들을 철저히 견제했지만, 임채빈이 함께 출전하는 경기에서는 맹목적으로 정종진 편에 설 수 없다는 얘기다. 임채빈의 선행 타이밍을 뺏기 위해 본인의 성적을 포기한 채 정종진 앞에서 무작정 내달릴 수만은 없다. 자칫 무모한 선행을 한 후 하위권으로 크게 뒤처지면 조력 행위에 의한 실격 처리를 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경륜박사’의 박진수 팀장은 "정종진과 임채빈이 실전에서 맞닥뜨리게 되면 수도권-충청권 선수들은 각자도생의 길을 모색하거나 방관자에 머물 가능성이 있다"며 "상대 견제에 능한 성낙송 박용범 경우는 임채빈의 뒤를 바짝 추주하면서 정종진을 난처하게 만들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1.06.09 08:05
생활/문화

경륜 최강자 등극 공식은

경륜에 유리한 아마추어 사이클 종목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이 꼽는 아마추어 종목 중 경륜에 가장 적합한 종목은 1KM 독주와 스프린터다. 경륜 황제로 불렸던 8기 홍석한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아마추어 최강자였다. 홍석한의 주종목이 바로 1KM 독주다. 홍석한은 데뷔 당시 1KM 독주 출신답게 강력한 선행력을 바탕으로 한 바퀴 승부를 전매특허 삼아 승승장구했다. 홍석한은 데뷔 초창기 근지구력을 배가시키는데 가장 중요한 훈련으로 1KM 독주 훈련을 꼽기도 했다. 다음으로 스프린터 출신들도 종목 특성상 임기응변과 속도전에 강한 면모를 바탕으로 경륜에 빠른 적응력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21기 수석인 성낙송과 23기 전원규, 22기 최래선, 김희준, 정해민을 비롯해 9기 수석 김치범, 7기 수석 현병철과 4기 엄인영, 2기 김보현, 정성기, 1기 수석 허은회 등 과거 벨로드롬을 주름 잡던 선수들 또한 스프린터 출신들이다. 25기 최대어인 임채빈은 1KM 독주 종목뿐 아니라 스프린터 종목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1KM 독주를 통해 다져진 근지구력과 스프린터를 통해 터득한 순발력 및 경주 운영 능력을 겸비한 임채빈은 데뷔 전부터 이미 경륜에 최적화된 선수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1KM 독주와 스프린터 종목 출신은 아니지만 현 경륜 지존은 그랑프리 대상경륜 최다 우승자이자 4연패라는 대업을 이룬 정종진으로 도로와 중장거리 출신이다. 사실 정종진보다 먼저 도로 출신 중 두각을 나타낸 선수는 11기 조호성이다. 그는 트랙의 최장거리 종목인 포인트 레이스와 도로 종목에서 최강자였다. 조호성의 47연승을 넘어선 정종진은 선배가 기록한 그랑프리 3연패까지 넘어서며 그랑프리 최대 연승인 4연패 (2016-2019년)를 달성하며 경륜 역사에 새장을 열었다. 정종진이 이처럼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은 바로 데뷔 이후 뼈를 깎는 고통을 감내하며 완성한 체질 개선 덕분이다. 도로 출신의 마른 몸에서 경륜에 최적화된 근육질 몸을 만드는 데 성공하며 최강의 반열에 오를 수 있었다. 설경석 최강경륜 편집장은 “아마추어 시절 트랙 종목을 소화한 선수들이 경륜에 유리한 것은 사실이지만 정종진처럼 체질 개선으로 새롭게 몸을 만들 경우, 도로 선수나 포인트, 제외 경기 등 중장거리 출신들로 얼마든지 최강자가 될 수 있다”며 “신은섭과 장경구 또한 이런 유형이다”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0.09.25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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