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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우리 젠지스럽거든요'…대우건설의 젊어지기 프로젝트

대우건설이 젠지세대(Gen-Z세대, 1020세대)에게 더 젊고 밝은 이미지를 주기 위해 힘을 쓰고 있다. 10대 대형 건설사 중 드물게 대학생 홍보대사를 운영하고, '정대우' 등 캐릭터를 도입해 다양한 홍보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다음달 14일까지 '대우건설 대학생 홍보대사(대대홍)' 20기를 모집한다. 홍보대사의 주요 임무는 기업 홍보다. 6월부터 3개월 동안 대우건설이 자랑하는 캐릭터 정대우를 알리는 굿즈 판매와 페어 등에 참여하고, 푸르지오 홍보 등 다양한 미션을 수행하게 된다. 대우건설은 굿즈 판매 수익금은 전액 기부하고, 캐릭터 라이선싱 페어에서 다른 MZ 캐릭터 창작자들과의 교류를 통해 시야를 넓힐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다양한 혜택이다. 대우건설은 대대홍 활동 우수자에게 장학금을 주고, 상위 5명에게는 대우건설 입사지원 시 최초 지원 1회에 한해 서류 전형 합격 특전까지 준다. 취업난에 시달리는 요즘 시대에 무척 매력적인 부분이다. 대형 건설사 중에서 대학생 홍보대사를 적극적으로 운영하는 곳은 사실상 대우건설 뿐이다. 대우건설은 2009년 이후 꾸준히 대대홍을 이어오면서 약 770명의 홍보대사를 배출했다. 과거에는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삼블리' 등을 운영했으나 최근에는 공식 활동은 멈춘 상태다. 젊어지기 위한 노력은 더 있다. 대우건설은 지난 2011년부터 캐릭터 정대우 과장을 밀고 있다. 정대우 과장은 대우건설에 근무하는 30대 과장으로 긍정적인 성격의 소유자이자 대한민국의 평범한 직장인을 대변하는 캐릭터다. 대우건설은 2020년 '정대우가 간다' 유튜브 채널을 개설해 종횡무진 활약하는 캐릭터의 일상을 보여주고 있다. 건설사는 건축이라는 업종 특성상 다소 무겁고 딱딱하다는 이미지가 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건설사를 떠올리면 '막노동'이라는 생각이 들고, 1980년대를 주름 잡던 아저씨 분위기 같다는 선입견이 있다"며 "요즘 회사들은 이런 편견을 깨려고 나름대로 유튜브도 하고 웹드라마와 상담 프로그램까지 만들면서 밝은 분위기를 만드는 추세"라고 말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대대홍은 매년 새로운 프로그램으로 대학생들에게 다양한 실무 경험을 제공하면서 MZ세대에게 더욱 친근하고 적극적으로 다가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MZ세대를 겨냥한 다양한 온·오프라인 PR 활동을 펼칠 예정”이라며 “열정이 넘치는 젊은이들의 많은 참여를 바란다"고 했다. 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3.04.27 07:02
부동산

둔촌주공도 청약 '쪽박' 분위기 물씬…'n차 접수 가나요'

미니 신도시급 규모로 한때 '10만 청약설'까지 돌았던 서울 강동구 올림픽파크 포레온(둔촌주공)이 특별공급에 이어 1순위 청약에서도 저조한 성적을 기록했다. 분양업계는 둔촌주공이 사실상 남은 청약 시장을 예측할 수 있는 '바로미터'로 보고 있다. 만약 둔촌주공이 남은 순위에서도 흥행에 실패하고, 정당계약마저 제대로 맺지 못할 경우 국내 분양시장이 크게 위축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8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6일 1순위 해당 지역 청약을 받은 둔촌주공은 3695가구 모집에 1만3647명이 신청해 평균 3.7대 1의 경쟁률로 마감됐다. 이어 이튿날 진행된 1순위 기타지역(서울시 2년 미만 거주자 및 수도권 거주자) 청약 역시 전날보다 3731명이 추가로 신청하는 데 그쳤다. 1순위 평균 경쟁률은 4.7대 1이다. 전용면적 29㎡A형, 59㎡A·D·E형, 84㎡A·B·F·G형만 1순위에서 청약 접수를 종료했다. 일부 주택형은 예비 입주자 인원인 500%를 채우지 못해 2순위 청약으로 넘어가게 됐다. 과거 비슷한 입지와 규모의 단지와 비교해 보면 사실상 참패 수준이다. 실제로 둔촌주공과 비교되는 서울 송파구 헬리오시티(9510가구)는 2015년 1216가구 모집에 4만2000여 명이 몰리면서 평균 경쟁률이 34대 1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둔촌주공의 고전 배경으로 높은 분양가와 고금리, 중도금 대출 요건 등 다양한 요인을 거론한다. 둔촌주공은 '국민 평형'으로 불리는 84㎡ 분양가가 12억원을 넘기면서 중도금 대출을 받을 수 없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내년에도 공격적인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국내 금리도 추가 상승할 여지가 있다. 업계 관계자는 "둔촌주공 분양가가 3.3㎡당 평균 3829만원인데, 요즘처럼 주변 집값이 내려가는 시기에 메리트가 없다고 보는 시선이 있다"며 "향후에도 한두 차례 금리 인상 가능성이 있어 이자를 생각하면 부담스러울 수 있다"고 말했다. 업계는 둔촌주공의 흥행에 따라 향후 국내 청약시장을 예측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특별공급에 이어 1순위 청약에서도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남은 순위에서도 예상을 밑도는 결과가 나오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 랩장은 "분양가상한제 적용 단지지만 수요자 눈높이보다 분양가가 높기도 했고, 2년 실거주 요건 때문에 자비로 잔금을 내야 하는 특수성도 작용했다"며 "정당계약일 안에 계약하지 않아 예비 당첨자로 넘어가는 물량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여경희 부동산R114 리서치센터 수석연구원은 "둔촌주공은 전용면적 84㎡형의 중도금 대출이 불가능해지면서 이자 부담이 커진 것도 둔촌주공 청약 경쟁률에 영향을 미친 듯하다"며 "특별공급도 경쟁률이 생각보다 낮았고 일부 미달이 발생하면서 일반공급 청약 수요자들의 심리에도 영향을 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금리 인상이 계속되는 요즘에는 청약 경쟁률도 허수다. 청약하더라도 계약금이 입금돼야 결국 분양도 끝난다"며 "둔촌주공은 다행히 7일 기타 지역 청약 요건이 대폭 완화돼 대규모 미분양은 비껴갈 수 있을 것 같지만, 만에 하나 이마저도 정당계약에 실패하면 n차 접수까지 돌 수 있다"고 말했다. 둔촌주공은 특별공급과 1순위 해당 지역에 이어 7일 1순위 기타 지역, 8일 2순위 접수를 한다. 당첨자는 다음 달 15일에 발표되고, 정당계약은 2023년 1월 3일부터 17일까지 15일간 진행된다. 입주는 2025년 1월 예정이다. 의무거주 기간 2년이고 전매제한 8년이다. 만약 이 아파트 청약 당첨을 포기하면 10년 동안 재당첨이 제한된다. 시공사는 현대건설·HDC현대산업개발·대우건설·롯데건설이다. 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2.12.08 07:00
부동산

한남2구역 시공사 선정 D-1…롯데건설·대우건설, 막판까지 진흙탕 싸움

서울 용산구 '한남2구역'의 재개발 사업을 놓고 경쟁 중인 롯데건설과 대우건설이 진흙탕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시공사 선정 총회를 불과 하루 앞둔 가운데 롯데건설이 대우건설을 경찰에 고발했다. 양사는 앞서 파격적인 이주비와 사업비 조건 및 초호화 설계안을 내놓으면서 출혈 경쟁을 벌여왔다. 업계는 둘 중 어느 한 건설사가 수주전에서 승리할지라도 상처가 남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에 고발장 낸 롯데건설 롯데건설은 3일 공식 보도자료를 내고 "지난 2일 용산경찰서에 대우건설 직원들을 건설산업기본법, 입찰방해죄, 업무방해죄 등으로 고발했다"며 "경찰에 조합 내부 폐쇄회로(CCTV) 및 당시 목격한 참고인들의 진술을 통해 철저히 수사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양사는 2일 시공사 선정을 위한 부재자 투표를 진행했다. 롯데건설 측은 투표를 앞두고 조합 사무실에 대우건설 측 직원이 무단 잠입했다며 경찰에 신고했고, 오전 한때 투표가 중단됐다. 롯데건설은 대우건설 직원이 부재자 투표용지에 접근한 뒤, 조합원 개인정보가 담겨 있는 조합 컴퓨터에서 6명의 투표를 보며 전산 작업을 진행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우건설은 '해프닝'이라며 롯데건설의 주장을 일축했다. 상대방이 지적한 해당 직원은 주차 안내와 어르신 부축 등을 위해 고용한 아르바이트생이었고, 조합 직원이 이를 자신들이 고용한 단기 직원으로 착각해 업무를 지시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단순 해프닝을 과장해 허위 사실을 유포 및 흑색선전으로 일관하는 롯데 측의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더 이상의 오해가 없도록 조합 사무실 CCTV 내용을 공개해달라고 강하게 요청하고 있다"고 했다. 양사의 경쟁은 점입가경이다. 한남2구역은 인근 남산 경관 보호를 이유로 90m의 고도제한을 받고 있다. 그러나 백정완 대우건설 대표는 최고 층수 14층인 원안설계보다 7층을 높여 21층으로 짓는 '118프로젝트'를 실현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심지어 대우건설은 이 같은 설계가 불가능할 경우 시공권을 포기할 수 있다는 내용의 확약서를 조합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진다. 사실상 배수의 진을 친 셈이다. 롯데건설은 가이드라인 적용이 확정되지도 않았는데, 초고층 설계안을 홍보하는 것은 조합원들을 기만하는 것이라고 지적하고 나섰다. 상징성 말고 남는 것 없는데… 한남2구역의 시공사 선정 총회는 5일 예정돼 있다. 결전의 날이 다가오자, 상호 비방전도 하늘을 찌른다. 서로가 꺼내 든 파격 조건과 혜택이 "실현 불가능하다"며 깎아내리는 식이다. 대우건설은 지난달 29일 시공사 합동 설명회에서 롯데건설이 사전 검토를 제대로 못 하고 혁신 설계를 제시했다고 도발했다. 롯데건설은 대우건설이 제시한 주택담보인정비율(LTV) 150%로 맞불을 놨다. 흑석11구역 등 타 사업지에서 이주비 지급도 못 하고 있는데 과연 지킬 수 있는 약속이냐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양사가 한남2구역 수주에 성공해도 남는 것이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우건설은 글로벌 건축디자인그룹 'JERDE', 하버드대 조경학과 교수 크리스 리드가 이끄는 세계적인 명성의 조경설계사 'STOSS' 등이 참여해 '한남써밋'을 짓겠다고 선언했다. JERDE는 두바이 국제금융센터와 라스베이거스 벨라지오 호텔 등 랜드마크 프로젝트 건축설계를 수행한 곳이다. 당연히 설계비도 비싸다. 롯데건설은 힐튼·메리어트·포시즌 등 세계적 호텔을 전문적으로 설계한 글로벌 설계 그룹 HBA와 협업을 약속했다. 업계 관계자는 "한남2구역은 롯데건설과 대우건설의 자존심과 한남 지역에 브랜드가 들어간다는 상징성 말고 특별하게 사업성이 남는 곳은 아니다"며 "비방전이야 예상이 되는 부분이지만, 저러다 수주에 성공하지 못하면 건설사가 입는 내상도 무시 못 한다"고 했다. 한남2구역은 서울시 용산구 보광동 272-3일대 11만여㎡의 부지를 재개발해 아파트 1537가구를 짓는 사업이다. 총사업비는 1조원으로 인근과 비교해 사업성 자체는 크지 않다. 이태원역이 가까워 대중교통과 주변 상권 이용이 수월하다는 장점은 있으나 전통적 부촌인 한남동의 요지와는 다소 격차가 있다. 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2.11.04 07:00
부동산

신입 채용·임금 인상…'비정상의 정상화' 시작한 대우건설

중흥건설을 새 모기업으로 맞은 대우건설이 '비정상의 정상화'의 과정을 착실하게 밟고 있다. 9년 동안 사실상 동결 상태였던 연봉이 인상됐고, 신입사원도 대규모로 채용했다. 대우건설 직원들은 "앞으로 더 나아질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됐다"며 중흥그룹이 인수 당시 했던 약속에 기대를 거는 분위기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최근 서울 중구 을지로 본사에서 하반기에 신규 채용한 70명의 신입사원을 모아 놓고 입사식을 열었다. 대우건설은 올 상반기에도 건축·토목·기계·전기·안전 등 전 분야에 걸쳐 108명의 신입사원을 뽑았다. 대우건설이 상·하반기에 모두 신입사원을 모집하는 동시 채용을 진행한 것은 2013년 이후 9년 만에 처음 있는 일로, 규모 면에서도 최대다. 대우건설은 신입사원들을 실무능력과 전문성을 갖춘 인재로 키우겠다면서 의지를 보이고 있다. 빡빡한 업무에 시달리는 선배들은 3주간의 입문교육과정을 이수 중인 후배들만 오매불망 바라보는 눈치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그동안 신입사원을 뽑는 해도 있고, 건너뛰는 시기도 있었다. 뽑는다고 해도 100명 내외였는데, 올해는 이를 크게 웃도는 규모"라며 "신입사원을 받기로 한 팀들은 교육이 끝나길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매년 제자리에 멈춰있던 연봉도 올랐다. 대우건설 노사는 지난 5월 올해 평균 임금인상률 10%에 최종 합의하고 임금협약을 체결했다. 평균 임금인상률 10%는 대우건설 창사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이다. 덕분에 올해 입사한 대졸 신입사원 초봉은 5000만원을 넘어서게 됐다. 노사는 기본 연봉 인상 외에 현장 근무자 처우 개선에도 합의했다. 국내 및 해외 현장 수당을 직급별로 월 21만원에서 최대 29만원까지 인상하는 등의 내용이다. 이 밖에도 사라졌던 복지 포인트도 일부 되살아나면서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도 생각하게 됐다. 외부적으로도 분위기가 나쁘지 않다. 국제 정세나 코로나19로 막혔던 해외 플랜트 사업이 엔데믹(풍토병화) 전환과 함께 기지개를 켜고 있어서다. 대우건설은 최근 리비아 전력청과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이르면 올해 말 공사를 재개할 계획이라고 6일 밝혔다. 이 사업은 리비아 즈위티나 지역에 복합화력발전소를 건설하는 사업으로, 공사비는 4억3300만 달러(약 5670억원) 규모다. 대우건설은 지난 2014년 리비아가 정세 불안으로 여행금지국이 되면서 공사 진행률 72% 수준에서 철수한 바 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몇 년째 멈췄던 공사가 재개되고, 굵직한 해외 수주전도 활발하게 참여 중"이라며 "새로운 시장인 베트남 사업도 순항 중이어서 내부적으로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올해 있던 조치들은 사실상 비정상 상태였던 것들이 제 자리를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며 "정창선 중흥그룹 회장이 대우건설 인수 당시 2~3년 이내에 대우건설을 업계 '톱 3위' 규모로 처우를 개선한다고 약속했다. 내부적으로 그 약속이 지켜지는 것에 희망을 걸고 있다"라고 전했다. 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2.07.08 07:00
부동산

[랜드IS]월계동은 온통 아이파크 세상…붕괴 참사 HDC현산, 월계동신도 가져가나

HDC현대산업개발 측이 월계동신아파트 조합 측에 제시한 파격적 조건과 조감도 등을 홍보하는 포스터. 동신아파트 인근 부동산에는 대부분 같은 내용의 홍보물이 붙어 있었다. HDC현대산업개발이 광주 화정아이파크 붕괴 참사 이후 열린 수주전에서 잇따라 승기를 잡는 분위기다. 이미 롯데건설을 꺾고 관양현대아파트 재건축 시공권을 따낸 현대산업개발은 이달 말 예정된 월계동신아파트 시공사 선정 총회에서도 경쟁사인 코오롱글로벌의 우위를 점할 것이라는 현장 조합원들의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본지가 찾은 월계동신아파트 일대는 이런 분위기를 반증하듯 현대산업개발의 홍보 포스터와 플래카드로 넘실거리고 있었다. 월계동신아파트 인근 부동산들은 대부분 입구에 현대산업개발 측 홍보물을 붙여놓고 있었다. 반면 코오롱글로벌 측의 홍보 포스터는 찾기 어려웠다. 서지영 기자 월계동은 온통 아이파크 세상 '월계동신아파트 조합원님,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초심으로 돌아가 새롭게 거듭나겠습니다'. 지난 10일 서울 노원구 월계동 월계동신아파트 입구에 도착하자 대형 보라색 플래카드에 적힌 문구가 제일 먼저 눈에 들어왔다. 플래카드를 건 업체는 월계동신아파트 재건축 수주전에 도전장을 낸 현대산업개발이었다. 현대산업개발이 '초심'이라는 단어를 꺼낸 것은 지난달 벌어진 화정아이파크 붕괴 참사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건설사의 다짐이나 바람을 담은 플래카드는 총회를 앞둔 재건축·재개발 단지에서 흔한 풍경이다. 수주 경쟁이 치열한 단지에서는 한 번에 4~5곳의 건설사가 저마다 플래카드를 내걸기도 한다. 현대산업개발의 플래카드 역시 이상할 것이 없었다. 그런데 정작 고개를 갸웃하게 만드는 부분은 따로 있었다. 월계동신아파트 입구를 아무리 돌아봐도 현대산업개발의 라이벌인 코오롱글로벌의 메시지가 적힌 플래카드는 보이지 않았다. 이런 분위기는 근처 공인중개사무소도 마찬가지였다. 본지 확인에 따르면 월계동신아파트 인근에 있는 15개 부동산 중 13개가 입구에 현대산업개발의 홍보 포스터를 붙여놓고 있었다. 적게는 2장, 많게는 4~5장씩 현대산업개발이 제시한 조감도와 각종 혜택을 알리는 홍보물로 채워놓은 곳도 있었다. A 공인중개사는 "이달 말에 총회가 열리는데 우리가 볼 때는 현대산업개발이 거의 될 거라고 보고 있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화정아이파크 아이파크 사고가 나고, 현대산업개발이 업그레이드된 조건을 내걸고 나왔다. 워낙 파격적이어서 그걸 따라갈 건설사가 없을 것 같다"고 했다. B 공인중개사는 "코오롱글로벌이 들어왔긴 했는데 솔직히 (플래카드든 회사 사람이든) 현대산업개발과 비교해 잘 안 보인다. 아무래도 (조합원들이 볼 때) 현대산업개발이 더 의지가 있어 보이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공인중개사들은 현대산업개발이 광운대역세권 개발사업과 함께 이 일대를 아이파크 브랜드로 채우려 한다는 야심 찬 계획도 귀띔했다. 광운대역세권 개발은 2022년 착공을 목표로 서울시 등 관계기관과 인허가 절차를 진행 중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이 월계동신아파트 입구에 붙인 신년 인사 및 다짐. 압도적 조건·영업력…마음 기우나 주민들의 생각도 비슷했다. 월계동신아파트 조합원이라고 밝힌 한 주민 C는 이날 본지에 "우리는 사실상 현대산업개발이 수주하지 않겠는가 생각한다. 조합이야 현대산업개발 말고 여러 회사가 붙었으면 하는데, 일단 달려드는 회사가 별로 없다"고 답답해했다. 이어 그는 "현대산업개발이 단독 입찰로 유찰된 뒤 코오롱이 함께 들어왔는데, 어찌 됐는지 그 회사 관련된 홍보물이나 사람은 잘 보이지 않는다. 현대산업개발만 자꾸 찾아와서 적극적으로 달려드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주민들은 화정아이파크 붕괴 참사를 계기로 현대산업개발이 달라질 것이라는 기대도 하고 있었다. 조합원 D는 "현대산업개발이 부실시공으로 큰 물의를 빚었는데, 설마 바로 수주하는 우리 아파트마저 엉망으로 지을까 싶기도 하다. 초심으로 돌아가서 정말 잘 짓겠다고 하고 월계동신아파트 입장에서는 어떻게 보면 전화위복이 될 수도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HDC현대산업개발 측이 월계동신아파트 조합 측에 제시한 파격적 조건과 조감도 등을 홍보하는 포스터. 동신아파트 인근 부동산에는 대부분 같은 내용의 홍보물이 붙어 있었다. 오는 27일 시공사 선정 총회를 앞둔 월계동신아파트는 서울 노원구 월계동 436번지에 있다. 광운대역과 석계역 사이에 위치한 초역세권으로 예정 공사비는 2864억원이다. 이번 재건축으로 지상 25층, 1070세대 규모로 조성될 예정이다. 최근 서울에서 1000세대가 넘는 재건축 단지가 많지 않은 만큼 현장설명회에 GS건설과 호반건설, 대우건설, 롯데건설 등이 총출동했다. 그러나 지난해 1차 입찰에 현대산업개발만 단독 입찰했고, 지난달 열린 2차 입찰에서는 코오롱글로벌이 참여하면서 현대산업개발과 함께 수주 경쟁을 벌이게 됐다. 현대산업개발은 기필코 월계동신아파트를 수주해야 한다는 의지를 보인다. 유병규 현대산업개발 대표이사와 전임 권순호 대표이사는 월계동신아파트 재건축 조합에 공문을 보내 "새로 태어나는 심정으로 서울 동북부 개발의 중요 랜드마크단지로 재건축하겠다"고 약속했다. 조건도 파격적이다. 현대산업개발은 월계동신 재건축조합에 글로벌 유명 건축가를 동원한 특화설계 및 최고 수준의 일반분양가, 추가부담금 없는 확정공사비, 대물변제 100% 등의 조건을 제시했다. 안전관리 강화 3단계 과정 신설, 하자보수 기간 30년 연장, 사업촉진비 즉시 투입, 조합원 분양가 인하 등도 제시했다. 업계 관계자는 "화정아이파크 참사 뒤 현대산업개발이 존폐 갈림길에 섰다. 지금 상황에 수주에 실패할 경우 리크스가 크다"며 "2차 입찰과 함께 내건 조건은 보기 힘들 정도로 파격적이다. 현대산업개발이 손해를 보더라도 월계동신아파트를 잡겠다는 심산"이라고 분석했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oongang.co.kr 2022.02.14 07:00
경제

중흥그룹과 대우건설 노조는 왜 '서면화'에 목을 맬까

'딜 클로징'을 목전에 둔 중흥그룹과 대우건설 노조가 또 다시 반목 중이다. 양측 갈등의 핵심은 '서면화'다. 본계약 체결에 난항을 겪던 중흥그룹은 대우건설 노조가 처우개선 약속을 명문화해달라고 요구하자 이를 수락했다. 그러나 중흥그룹 측은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의 기업결합 심사 발표를 앞두고 서면화를 사실상 거부하고 나섰다. 다시 시작된 갈등 중흥그룹은 지난해 12월 KDB인베스트먼트와 대우건설 지분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SPA) 체결에 성공했다. 앞선 7월 우선협상대상자가 된 중흥그룹은 대우건설 노조의 격렬한 저항에 부딪혔다. 노조는 인수 절차와 중흥그룹의 해외 플랜트 역량을 거론하며 우선협상대상자로 인정하지 않았다. 노조 위원장은 삭발을 감행하고, 파업도 불사하겠다면서 강경한 투쟁을 예고했다. 중흥그룹은 대우건설 노조 달래기에 나섰다. 가장 먼저 꺼낸 카드는 '처우 개선'이었다. 대우건설 직원들이 KDB산업은행 관리 체제로 들어간 이후 5년 동안 연봉이 사실상 동결된 부분을 파고들었다. 중흥그룹 측은 노조에 업계 최고 수준의 연봉과 고용 승계를 약속했다. 그러나 대우건설 노조는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과거 수차례 주인이 바뀐 경험이 있던 노조는 "약속을 명문화할 것"을 요구했다. 독립경영을 위한 대표이사 내부 승진, 사내 계열사 외 집행 임원 선임 인원 제한, 인수 후 재매각 금지, 본부 분할매각 금지, 자산매각 금지가 주요 골자다. 이를 전격 수용한 중흥그룹은 본계약은 물론 공정위 기업결합 심사 신청까지 일사천리로 마무리했다. 공정위의 결과만 나오면 중흥그룹은 대우건설의 세 번째 주인이 된다. 순조로워 보이던 양측의 관계는 다시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노조는 지난해 10월부터 실무협의체를 구성해 대우건설·중흥그룹과 3자 회동을 해왔다. 그러나 인수 막바지 작업에 열중하던 중흥그룹 측은 대우건설 노조에 서면화 작업을 거절했다. 대우건설 노조는 지난 17일부터 중흥그룹 인수단 사무실 앞을 점거하고 출입저지 시위를 진행했다. 인수단은 결국 근처 계열사 사무실에 임시 거처를 마련했다. 서면화가 뭐길래 그렇다면 대우건설 노조는 왜 서면화 여부에 민감할까. 현재 중흥그룹은 대우건설의 최대주주예정자일 뿐 대우건설을 경영하는 주체가 아니다. 따라서 노조 요구를 수용하는 내용이 담긴 문서도 법적 구속력을 갖지 않는다. 기업 인수 합병을 주로 담당하는 A 로펌 변호사는 "쌍방의 약정을 문서화한다는 것은 법적 효력 여부보다는 향후 분쟁이 발생했을 때 이를 입증하는 수단으로 쓰인다"고 말했다. 단순 구두 약속은 어떠한 사실이 존재했는지를 주장하는 측에서 상대적으로 불리할 수 있다. 이 관계자는 "중요한 약속 내용은 반드시 서면화하거나 아니면 향후 입증을 위해서 최소한의 장치를 마련하는 이유"라고 조언했다. 대우건설 노조도 이를 모르지 않는다. 김경환 대우건설 노조 수석부위원장은 본지에 "문서화는 이행 당사자 간의 약속이다. 서면 합의는 최대주주예정자인 중흥그룹의 의지 문제다. 중흥그룹은 딜 클로징이 되지 않아서 서면화가 어렵다고 하는데 타 기업도 딜 클로징 전 서면으로 약속을 남긴 사례가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 수석부위원장은 "최대주주예정자인 중흥이 언론에 마르고 닳도록 이야기한 독립경영이나 처우 개선을 서면으로 약속하는 것인데 문서화할 수 없다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 법적 권한의 문제가 아니라 의지 문제"라고 꼬집었다. 대우건설 노조는 민주노총 산하 건설기업노조에서도 규모가 큰 편이다. 2500명에 달하는 조합원의 이해를 위해서라도 중흥그룹 측에 요구한 사항을 공식적으로 문서화할 필요가 있다. '깜깜이 조항' 존재 사실일까? 중흥그룹 측은 딜 클로징 전 서면 합의는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아직 산업은행이 대주주인데 중흥그룹이 나서서 서면 합의를 하면 경영권과 주주권 침해가 우려된다는 것이다. 중흥그룹은 공정위 심사 발표 뒤 노사관계가 됐을 때 서면 합의서를 작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흥그룹으로서는 법적 효력을 떠나서 서면화가 부담스럽지 않겠나. 명문화 거부를 지렛대 삼아 상대방의 요구를 더 줄이려는 협상 기술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대우건설 노조가 갈수록 요구사항을 늘리면서 중흥그룹이 서면화를 거부한다는 말도 흘러나온다. 처음에는 처우 개선이 골자였는데, 다른 요구사항이 추가되고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외부에 공개하기 힘든 '깜깜이 조항'이 존재한다는 말도 흘러나온다. 대우건설 노조는 '궤변'이라며 깜깜이 조항 존재 사실을 일축했다. 김 수석부위원장은 "서면 합의를 위해 노조가 종전에 요구했던 것보다 많은 것을 내려놨다. 서면화에 담기는 내용은 대우건설 직원의 생존권과 회사의 영속성을 위한 최소한의 마지노선"이라며 "시간이 갈수록 요구사항이 늘어난다는 중흥그룹의 주장은 사실이 아닌 궤변"이라고 했다. 중흥그룹 관계자는 본지에 "우리가 지속적으로 말해왔던 처우개선 조항 외에 노조가 경영권과 인사권 등을 침해를 하는 독소조항이 추가했다. 문서화한 뒤 경영을 하면 향후 어려워지는 상황이 될 수 있다. 이견이 있는 부분을 조율해 노사관계가 됐을 때 서면합의를 하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oongang.co.kr 2022.01.21 07:00
경제

설연휴 쉬고·현장 환경의날 지정도…살얼음판 걷는 대형건설사

대형 건설사들이 설 휴무를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되는 27일에 맞춰 앞당기고 있다. 최근 광주 동구 화정 신축 아파트 현장은 물론 건설 업계 중대 재해가 잇따라 터지자 법 시행에 앞서 내부 단속을 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건설사 중에는 설 연휴는 물론 연휴 일주일 전부터 전국 모든 현장을 멈춰 세운 곳까지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설 연휴(1월 31일~2월 4일) 동안 전국 모든 현장에서 진행되는 공사를 중단하고, 안전점검에 나선다. 특히 현대건설은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첫날인 27일을 '현장 환경의 날'로 지정했다. 이날은 정리정돈을 위한 최소 인원만 현장에 나간다는 계획이다. 오는 28일에는 원도급과 협력사 직원이 참여하는 안전 워크숍이 열리기 때문에 현대건설의 모든 현장은 사실상 27일부터 설 연휴에 들어가게 된다. DL이앤씨와 대우건설은 오는 27일부터 전국 현장을 멈춰 세우기로 했다. 한양건설은 설 연휴 일주일 전부터 공사를 중단한다고 밝혔고, 포스코건설은 전국 현장에 "27일부터 휴무를 권장한다"는 방침을 내렸다. 비단 설 연휴만이 아니다. 한 대형건설사는 동절기 주말에는 아예 작업 금지 원칙을 세웠다. 작업이 불가피한 현장은 사업본부별로 안전 대책을 수립해야 가능하다.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에 따르면 주말이 평일보다 중대 건설사고가 1.2~1.4배 더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현장에서 시간은 곧 돈이다. 얼마나 공기를 단축하느냐에 따라 수억 원 이상이 걸려있다. 건설사가 미리 짜인 연간 근무계획에 따라 움직이고, 현장 인력은 연휴에도 공사 진행 상황에 맞춰 교대로 일을 해온 이유다. 업계는 대형 건설사들의 설 연휴 올스톱 현상을 27일부터 시행되는 중대재해처벌법을 피하기 위한 것이라고 보고 있다. 지난 11일 광주 서구 화정동 화정 아이파크 외벽붕괴 사고로 건설현장의 긴장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자칫 동절기 근무를 강행했다가 중대재해처벌법 1호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고용노동부(고용부)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산업재해 예방조치 의무 위반 사업장 1243곳의 명단을 보면 건설업이 59%에 달했다. 또 중대재해 발생 사업장 중 사망재해자가 2명 이상 발생한 사업장의 71%가 건설업체였다. 지자체도 관내 건설현장 안전점검에 고삐를 쥐고 있다. 서울시는 오는 21일까지 대형 민간건축공사장 295개소와 공공 발주 공사장 134곳을 대상으로 긴급 특별 안전점검을 한다. 전라북도도 오는 21일까지 공사 중인 공동주택 건설현장 53개 단지를 대상으로 긴급 안전 점검을 했다. 경상남도도 14일부터 도내 35개 대형 아파트 건설현장에 긴급 안전점검을 진행하고 있다. A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이날 "지난해부터 각각 안전전담 조직을 확대하고 임원급의 최고안전보건책임자(CSO)를 선임하는 등 준비를 해왔지만, HDC현대산업개발을 보면서 다들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으로 현장을 운영 중"이라며 "적어도 중대재해처벌법 1호 대상이 되지 않기 위해 모두 조심하는 분위기다"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oongang.co.kr 2022.01.18 07:00
부동산

규제에 울고, 리모델링에 웃고…2021년 사상 최대 실적 낸 대형 건설사

현대건설 본사 전경. 현대건설 제공 대형 건설사들이 사상 최대 실적을 작성하며 2021년을 마무리 짓게 됐다. 현대건설은 정비사업에서 창사 후 첫 '5조 클럽'에 가입했고, GS건설도 6년 만에 수주잔고 5조원을 채우는 데 성공했다. 포스코건설과 대우건설 등도 모처럼 호실적을 내며 분위기가 밝다. 업계는 대형 건설사들의 선전 이유로 리모델링 시장을 꼽는다. 정부 규제에 막혀 대규모 정비 사업이 속도를 못 내고,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해외 수주도 막히자 대형 건설사들이 그동안 꺼렸던 중·소 규모 정비사업에도 발을 들였다는 것이다. 현대건설은 지난 26일 흑석9구역 재개발사업을 수주하며 올해 정비사업 부분 누적 수주액을 5조2741억원으로 늘렸다. 현대건설이 정비사업 부분에서 5조원을 넘긴 것은 창사 후 처음이다. 이로써 현대건설은 3년 연속 정비사업 수주 1위 자리를 확정 짓는 데 성공했다. 막판 뒷심이 무섭다. 현대건설은 이달 들어 서울 서초 잠원동아 리모델링 등 6개 사업지에서 총 1조7928억원을 수주했다. 현대건설이 오는 31일 시공사 선정 총회가 예정된 잠원 갤럭시1차아파트 리모델링과 대치 비취타운 가로주택까지 수주에 성공할 경우 12월 한 달 동안 2조원대를 쓸어담게 된다. . GS건설도 부지런히 현대건설의 뒤를 쫓고 있다. GS건설은 26일 서울 노원구 중계본동 백사마을과 서울 신림1구역 재개발 수주에 성공하면서 현대건설과 함께 정비사업 수주액 5조원 문턱을 넘었다. GS건설은 이달 1일까지만 해도 도시정비 수주액 3조5420억원으로 업계 3위에 그쳤다. 그러나 12월의 끝자락에 정비사업을 잇달아 따내면서 총 5조1436억원의 수주액을 기록했다. 현대건설에 이어 업계 2위다. 포스코건설도 축제 분위기다. 포스코건설은 대형 건설사가 파고들지 않았던 리모델링 분야를 꾸준하게 특화하면서 29일까지 총 4조213억원을 수주했다. 이로써 포스코건설은 창사 후 처음으로 4조원 클럽에 가입하는 것은 물론 정비사업 부분 수주고 기준 업계 3위에 올랐다. 대우건설은 총 15곳에서 3조8992억원의 수주 잔고를 기록, 4위에 올랐다. 대우건설은 지난 1월 서울 동작구 흑석11구역 재개발을 시작으로 경기 용인 수지 현대 리모델링 등을 확보했다. 대우건설 역시 정비사업 부분 수주잔고 3조원을 돌파한 것은 창사 이래 처음이다. 대형 건설사의 선전 비결은 중·소규모 정비사업 덕이다. . 정부는 그동안 무분별한 개발과 부동산 가격 상승을 막기 위해 재개발·재건축 규제를 강화했다. 설상가상 코로나19 팬데믹이 덮치면서 각 건설사의 해외 플랜트 사업도 사실상 올스톱됐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 14일 해외건설 수주액은 244억1539만 달러(28조9600억원)로 전년 동기 307억8416만 달러 대비 21%가량 줄었다. 대형 건설사들은 그동안 손대지 않았던 리모델링 등 소규모 정비사업 수주전에도 뛰어들면서 줄어든 수주 잔고를 채우기 시작했다. 리모델링과 주거환경개선 사업 등이 재개발·재건축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하다고 알려지면서 이를 추진하는 조합도 늘어났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재개발과 재건축 사업의 규제가 강화되면서 대형 건설사의 리모델링 수주가 급증했다. 이제 리모델링이나 주거환경개선 사업은 일종의 틈새 사업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라며 "수주액은 일종의 자존심이다. 건설사들이 시즌 막판까지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oongang.co.kr 2021.12.30 07:00
부동산

[랜드IS] 유튜브 마케팅 열중 건설사, 구독자 수는 '극과 극'

주요 건설사 유튜브 채널 운영 현황. 최근 대형 건설사들이 유튜브 구독자 수 늘리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구독자 수가 늘어난다고 해서 눈에 보이는 실익은 크지 않지만, MZ세대에 브랜드를 알리기 위해서는 유튜브가 필수라고 여기는 눈치다. 그런데 유튜브 삼매경이 본격화할수록 10대 건설사 간 구독자 수 격차도 크게 벌어지는 모양새다. 구독자 수 수십만명을 넘겼다며 축포를 쏘아 올리는 건설사가 있는가 하면, 인기가 없는 탓에 차마 구독자 수를 공개하지 않는 곳도 있다. GS건설 건축주택부문 대표 김규화 부사장(사진 아랫줄 왼쪽에서 두 번째)과 임직원들이 자이TV 구독자 50만명 돌파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GS건설 제공 구독자 수 늘어 신난 GS건설 GS건설이 운영하는 채널 '자이TV'는 요즘 잔치 분위기다. 지난 8일 건설 업계에서는 최초로 구독자 수 50만명을 돌파했기 때문이다. 자이TV 측은 "채널을 본격적으로 운영한 지 약 2년 5개월 만의 성과"라며 홍보에 열을 올렸다. 확실히 앞서나간다. 자이TV는 지난해 6월 구독자 10만 명을 넘으면서 업계 최초로 유튜브 ‘실버버튼’을 받았다. 이후 6개월 만에 구독자를 두배 이상 늘리더니 약 1년 만에 50만명에 도달했다. 현재 자이TV에 이어 구독자 수가 많은 채널은 현대건설의 '힐스캐스팅'으로 18만5000명이다. GS건설은 자이TV 50만 구독자를 기념하는 축하 행사를 성대하게 치렀다. 부동산 업계 내로라하는 전문가들이 총출동한 토론회를 연예인 김구라를 MC로 내세워 준비했다. 이 영상은 공개 6일 만에 조회 수 13만회를 기록했다. 또 이벤트를 열어 명품 브랜드 버버리 의류와 TV, 세탁기 등의 가전제품까지 경품으로 내걸었다. 현대건설의 공식채널인 '힐스캐스팅'이 지난 4월 유튜브 실버버튼을 획득한 뒤 제작한 축하영상. 현대건설 제공 '실버버튼' 보유 건설사는 또 어디? 현대건설과 대우건설, 포스코건설은 각각 '힐스캐스팅', '푸르지오라이프', '더샵TV'와 같은 아파트 브랜드 채널과 함께 기업 공식 채널도 함께 운영 중이다. 이 중에서 힐스캐스팅과 푸르지오라이프는 구독자 수 18만5000명대를 기록 중이고, 더샵TV는 최근 유튜브 '실버버튼'을 받았다. 실버버튼은 구독자 10만명 이상의 채널에 주어지는 것으로, 국내 건설사 중에서는 GS건설과 현대건설, 대우건설, 포스코건설까지 4곳뿐이 보유 중이다. 통상 아파트 브랜드 유튜브 채널은 기업 공식 채널과 비교해 월등하게 많은 구독자 수를 보유하고 있다. 그런데 대우건설은 푸르지오라이프 외에도 기업 채널인 '정대우가 간다'에도 공을 쏟고 있다. 정대우는 대우건설의 홍보대사를 맡은 캐릭터다. 지난달에는 제26회 춘사국제영화제에서 레드카펫 MC와 시상자로 나서며 캐릭터와 채널을 널리 알렸다. 현재 정대우가 간다의 구독자는 1만명 선이다. A 업계 관계자는 "대우건설은 최근 중흥건설과 기업 인수합병(M&A)을 하면서 기업 브랜드 이미지와 정체성 강화를 고려해 정대우가 간다 채널에도 신경을 쓰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DL이앤씨가 속한 DL그룹 유튜브 채널 역시 구독자 수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DL그룹 유튜브 채널 갈무리 SK에코플랜트·DL이앤씨 '비공개' 실버버튼을 향한 중하위권 경쟁도 나름대로 치열하다. 롯데건설 '오케롯캐' 8만2000명, 삼성물산 '채널 래미안'이 6만8000명의 구독자를 확보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건설 부문 기업 채널인 '삼물가게'도 운영 중인데, 수주와 채용 등 이슈 외에도 임직원이 출연하는 직장인 브이로그', '영화 속 건축물' 등의 콘텐트를 올리고 있다. 구독자는 현재 1만3000명 수준이다. 유튜브 구독자 수는 해당 채널 홈에 가면 확인이 가능하다. 대부분의 건설사가 구독자 수를 공개하고 있지만, 어떤 이유에서인지 비공개한 건설사 채널도 있다. SK에코플랜트(구 SK건설), 현대엔지니어링, DL이앤씨(구 대림산업)다. SK에코플랜트는 '어스 시네마'란 소제목을 달고 한겨울 설산 풍경이나 새만큼 일대를 조망하는 영상을 올리는 등 나름대로 친환경과 ESG 실천 홍보용으로 채널 콘셉트를 맞췄다. 그러나 구독자 반응이 신통치 않다. 216개 영상 중 10만 뷰를 넘은 영상도 2~3개 미만이다. DL이앤씨는 건설 부문의 별도 채널을 운영하지 않는다. DL이앤씨 소식은 DL그룹 채널을 통해 다른 계열사와 함께 알리고 있는데, 구독자 수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B 업계 관계자는 "유튜브 구독자 수 공개는 의무가 아닌 선택 사항 아닌가. 유튜브가 요즘에 반짝했지, 과거부터 이용하던 마케팅 수단도 아니지 않나"라며 "자이TV처럼 떠들썩하게 자랑하고 싶은 곳도 있고, 좀 적어서 굳이 공개하고 싶지 않은 곳도 있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많은 구독자를 거느린 건설사 유튜브 채널에는 몇 가지 특징이 있다. 청약을 앞둔 인기 견본주택을 온택트로 보여주는 것이다. 실제로 자이TV가 공개한 ‘세종자이 더 시티’ 견본주택 라이브 방송에는 평균 3만~4만 명의 시청자가 유입된 것으로 알려진다. '정대우가 간다' 고민상담소 편 이미지. 대우건설 제공 이밖에 부동산 전문가와 아나운서, 연예인 등을 섭외해 재미와 전문성을 잡은 콘텐트도 인기가 있다. 대중이 가장 관심 있어 하는 소재와 분야이기 때문에 구독자 수를 단번에 늘리는 데 효과적이다. 최근 부동산에 관한 소식뿐만 아니라 요리나 인테리어, 문화 등 일반 고객들이 궁금해할 만한 정보들은 콘텐트로 묶는 추세다. 대우건설의 정대우가 간다는 명상이나, 고민 상담소 코너까지 운영 중이다. 건설사의 콘텐트 제작비는 편당 500만원에서 많게는 4000만 원대 수준으로 알려진다. 구독자가 늘어난다 한들 사실상 '남는 건' 없다. C 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유튜브 마케팅이 유행이다. 딱딱하고 보수적으로 인식된 건설사 이미지를 부드럽게 하는 데 효과적 수단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oongang.co.kr 2021.12.27 09:48
경제

'휴, 넘었다'…고전 끝에 3조클럽 안착한 GS건설

GS건설이 도시정비사업 '3조 클럽'에 안착했다. 현대건설과 포스코건설, 대우건설에 이어 업계 네 번째다. 최근 굵직한 수주전에서 고배를 마신 GS건설로는 한숨을 돌리게 됐다. 부산 당감 잡고 3조원 문턱 넘은 GS건설 1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GS건설은 지난 13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당감1-1구역 재건축사업의 시공사 선정 총회에서 동원개발을 압도적인 차이로 누르고 수주에 성공했다. 이 구역은 1978년 준공된 당감동 175-2 일원의 서면삼익아파트를 12개 동, 1432세대로 재건축하는 중대형 정비사업장이다. 현장설명회에는 현대엔지니어링, 한화건설 등 6개 업체가 참여했지만, 최종 입찰에는 동원개발과 GS건설만 참여해 2파전으로 진행됐다. 그동안 업계 안팎에서는 당감1-1구역을 입찰을 두고 시공능력평가액 빅3인 GS건설이 사실상 수주를 따놓았다는 말이 나왔다. 그만큼 경쟁력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부산은 중견 건설사인 동원개발의 본거지이자 입김이 센 지역으로 통한다. 최근 도시정비사업을 전국권으로 확대하려는 동원개발이 대형건설사인 GS건설에 맞서 수주에 성공하겠다는 의지가 상당했다는 전언이다. GS건설은 당감1-1구역에 들어설 아파트 명칭을 '자이 에센티아'로 정하고, 단지 중앙에 큰 규모의 공원 조성 및 랜드마크 수준의 브릿지타워 설치를 약속했다. 당감 1-1구역 조합원 94%는 GS건설의 손을 들어줬다. 당감1-1구역은 강남구나 송파구, 용산구와 같은 흔히 말하는 '수도권 노른자' 지역은 아니다. 그러나 GS건설로서는 도시정비사업 부문에서 3조 클럽에 발을 들일 수 있게 한 나름대로 의미가 있는 입찰이었다. GS건설은 이번 입찰 직전까지 수주잔고 2조7394억원을 좀처럼 뛰어넘지 못했다. 그러나 당감1-1구역 재건축에 예상되는 공사비 약 4022억원을 더하면서 수주잔고도 약 3조원을 넘기게 된다. GS건설 관계자는 본지에 "당감1-1구역 수주에 성공했다. 공사비는 4022억원 수준으로 예상되며 수주잔고도 3조원을 넘어서게 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당감 1-1구역 재건축정비사업 조합 측 역시 "압도적인 표 차이로 GS건설이 입찰에 성공했다. 시공사가 가져가는 공사비는 3300억원 수준이다. 확정은 아니며 향후 다소 늘어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업계 네번째…좀 늦었네 예상보다 다소 늦은 3조 클럽 입성이다. 이미 현대건설(3조1352억원)과 포스코건설(3조6916억원), 대우건설(3조7774억원)은 재건축과 리모델링 등 도시정비사업 수주전에서 연이어 승전고를 울리며 3조 클럽에 선착했다. 특히 대우건설은 GS건설과 경합 끝에 과천주공5단지를 손에 넣고 3조 클럽에 먼저 가입했다. 과천 주공5단지 재건축사업은 경기도 과천시 별양동 6번지 일대에 총 1260가구의 아파트 9개 동과 상가·부대복리시설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공사비는 4299억원이다. 대우건설은 GS건설이 맞선다는 가정 아래 치열하게 수주전을 준비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GS건설은 과천주공5단지를 놓친 데 이어 그동안 타 건설사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공을 들여온 서울 관악구 신림1구역 마저 내년으로 입찰이 연기되면서 발을 동동 굴렀다. GS건설은 도시정비사업 수주잔고가 3조원을 돌파한 만큼 남은 입찰에 매진해 4조원 수준까지 도달해보겠다는 목표다. GS건설이 올해 시공사 선정을 남겨두고 있는 사업지는 서울 용산구 한강맨션과 노원구 중계동 백사마을 등이다. 백사마을 재개발사업은 GS건설이 단독으로 입찰해 수의계약으로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다. 한강맨션은 공사비만 6200억원이 들어가는 대규모 사업으로 GS건설 외에도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등 6곳이 눈독을 들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도시정비사업이 활성화하면서 대형건설사들이 수주잔고 2조를 넘어 3조원을 넘어야 '평균'이라는 인식이 생기는 것 같다. 수주잔고는 말 그대로 상징적인 의미다. 흥행 등의 관심 포인트로만 여기는 게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GS건설 관계자는 "다음달까지 한강맨션 등 입찰이 더 남아있다. 결과야 나와봐야 아는 것이지만, 우리로서는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다"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oongang.co.kr 2021.11.1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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