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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 마지막해만 5명…을사년 누가 생존할까

프로야구 감독들도 '생존 게임'을 해야 할 처지다. 을사년 성적에 따라 KBO리그 전체 사령탑 절반인 5명의 운명이 결정된다.2025년을 맞이한 KBO리그 감독 10명 중 2026년 병오년 임기가 보장된 이는 5명에 불과하다. 2024년 통합 우승 후 3년 26억원에 재계약한 이범호 KIA 타이거즈 감독, 지난해 말 3년 14억원에 사인한 이호준 NC 다이노스 신임 감독의 잔여 계약 기간이 가장 길다. 임기가 2년 남은 감독들도 병오년을 탈 없이 맞을 가능성이 크다. 이강철 KT 위즈 감독은 2023년 한국시리즈(KS) 준우승 후 3년 24억원에 재계약했다. 창단 첫 우승(2021년), 역대 최초 와일드카드 결정전 업셋(2024년)을 포함해 5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뤄냈다. 지난해 3년 계약으로 부임한 김태형 롯데 자이언츠 감독, 시즌 중 3년 계약으로 선임된 김경문 한화 이글스 감독도 입지가 약하지 않다. 나머지 5명은 모두 을사년이 임기 마지막 해다. 박진만 삼성 라이온즈 감독의 경우 성과가 있다. 지난해 9년 만의 팀 KS 진출을 이끌었다. 젊은 선수들도 대거 발굴했고, 전문 분야인 수비 강화도 이뤄냈다. 부임 첫 해 성적(8위)이 좋지 못했기 때문에 올해 증명할 것이 더 있다. 삼성은 앞서 2021년 정규시즌 승률 공동 1위, 최종 3위를 거둔 허삼영 감독이 2022년 9위(7월 기준)까지 추락하자 자진 사퇴 형식으로 결별한 바 있다.염경엽 LG 트윈스 감독은 2023년 창단 29년 만의 통합 우승을 팀에 안겼다. 2024년에는 전력 유출이 있었는데도 정규시즌 3위를 거뒀다. 다만 재계약을 담보하기엔 LG 구단 기대치가 높을 거로 보인다. LG는 정규시즌 기준 지난 2019년 이후 4위 이상, 2021년 이후 3위 이상을 꾸준히 지켰다. 류지현 전임 감독은 2022년 정규시즌 2위를 하고도 플레이오프에서 업셋 패배를 당한 뒤 재계약에 실패한 바 있다. LG는 2025시즌을 앞두고도 장현식(4년 최대 52억원) 김강률(2+1년 최대 14억원)을 영입했다. 염 감독에 대한 기대치도 '2위 이상'일 가능성이 크다.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 입지는 다소 위태하다. 지도자 경험 없이 2022년 두산 지휘봉을 잡은 이 감독은 첫 해 5위, 지난해 4위로 2년 연속 가을야구 진출을 이뤘다. 하지만 불펜과 타선 운용에 대해 팬들로부터 강한 비판을 받았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선 4위 팀 중 역대 최초 패배 팀이 돼 팬들의 고성을 들었다. 앞선 2년엔 양의지(4+2년 최대 152억원) 양석환(4+2년 최대 78억원) 홍건희(2+2년 최대 24억 5000만원) 등 FA 선수들과 계약했지만, 올해는 허경민(KT)과 김강률을 놓쳤다. 김재호가 은퇴하는 등 전력 공백이 있다. 이승엽 감독에 앞서 팬들의 항의를 들었던 이숭용 SSG 랜더스 감독도 올해가 계약 마지막이다. SSG는 지난 2년 통합 우승, 3위를 거둔 김원형 감독을 경질 후 이 감독을 선임했다. 리툴링(현재 성적을 포기하지 않으면서 선수단 일부 세대교체를 병행하는 운영 방식)을 중시하며 박지환·정준재·조병현 등을 발굴했으나, 타이 브레이크 패배로 가을 야구에 나가지 못했다. 미래 전망이 가장 불투명한 게 홍원기 키움 히어로즈 감독이다. 2022년 KS 준우승을 거두고 3년 재계약한 그는 지난 2년 연속 최하위로 떨어졌다. 이정후의 부상과 메이저리그(MLB) 진출, 안우진의 부상과 병역 복무, 최원태의 트레이드 등 마이너스 요인이 많았다. 2025년을 앞두고는 마무리 조상우가 KIA 타이거즈로 트레이드됐다. 김혜성은 MLB 진출이 유력하다.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5.01.05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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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피플] PS 이끈 마지막 감독이 코치로 컴백...롯데 조원우 "다시 불러줘 감사해"

코치에서 감독, 다시 코치. '야구인' 조원우(53)가 부산으로 돌아왔다. 보직은 다르지만 가치를 인정받은 건 여전했다. 롯데 자이언츠는 지난 5일 수석코치로 조원우 전 SSG 랜더스 수석코치를 영입했다고 알렸다. 원래 조 코치가 SSG와 계약이 1년 더 남아 있었지만, 구단 사이 정리가 원만히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복귀다. 그것도 두 번째 복귀다. 상황은 크게 달아졌다. 롯데의 감독이었던 지도자가 코치로 복귀하는 것이다. 조원우 코치는 2015월 10년 롯데 감독으로 부임해 2018년 10월까지 지휘봉을 잡았다. 2024년 12월 기준으로 롯데의 마지막 포스트시즌 진출(2017시즌)을 이끈 사령탑이었다. 그런 그가 수석코치로 사직구장에 컴백한 것. 과거엔 감독 이력이 있는 지도자가 코치로 재취업하는 사례가 드물었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달라졌다. 초임 감독 부임 시기, 부임 기간이 빠르고 짧아졌다. 한창 현장을 누빌 나이이기 때문에 자존심보다 실리를 추구하는 이들이 많아졌다. 당장 조원우 코치도 자신이 롯데 감독 시절 투수코치로 영입했던 '1년 후배' 김원형 감독이 SSG 사령탑으로 부임한 뒤 벤치 코치를 맡았다. 롯데는 감독을 맡았던 지도자가 계약 기간이 끝나거나 경질된 뒤에도 다시 돌아온 사례가 많았다. 조원우 코치는 김태형 감독의 러브콜을 받았다. 5년 차 선·후배 관계로, 선수 시절에는 겹치지 않았지만 SK 와이번스(현 SSG)에서 함께 코치 생활을 했다. 2년 먼저 부임한 김태형 감독이 조원우 코치가 롯데를 이끌 때부터 조언과 응원을 나누는 사이였다고. 조원우 코치는 "야구계에 계속 있다 보니 이렇게 다시 롯데로 돌아오게 됐다. 감독 시절엔 성적을 책임지는 게 당연했다. 쿨하게 떠났다. 지금은 감사한 마음으로 다시 왔다"라고 했다. 롯데는 2018시즌부터 7연속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했다. 롯데팬은 마지막으로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끈 감독이 다시 합류하자 좋은 기운이 찾아올 것이라는 기대감에 반기고 있다. 이 상황을 전하자 조 코치는 "그때는 감독으로서도 지도자로서도 경험이 많지 않은 나이(40대 중반)여서 부족한 게 많았다. 이후 조금 더 경험을 쌓았다. 감독님을 잘 보필하고 선수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녹여볼 것"이라고 했다. 사령탑 시절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해 미안했던 마음을 수석코치 자리에서 갚겠다는 의미였다. 은퇴한 이대호뿐 아니라 현재 기둥 조원우, NC 다이노스로 떠난 손아섭까지 2017 정규시즌 3위를 이끈 주축 선수 모두 조원우 코치를 잘 따랐다. 시상식 등 공식 석상에서 조 코치를 향해 애정과 존경심을 전하는 이들도 많았다. 롯데가 천군만마를 얻었다. 김태형 감독 특유의 직관, 조원우 코치의 융화력이 어떤 시너지를 낼지 관심이 모인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11.07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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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자 재배치 판정, 작년과 달라' SSG, KBO에 공문 발송

SSG 랜더스가 전날(26일) '가상 아웃' 판정과 관련, 한국야구위원회(KBO)에 '판정에 관한 설명'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 이숭용 감독은 25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뱅크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홈 경기에서 1-1로 맞선 6회 초, 비디오 판독에 이은 주자 재배치에 항의하다 퇴장 명령을 받았다.상황은 이랬다. 1사 1루에서 한화 채은성의 타구가 우측으로 뻗었고, 이를 SSG 우익수 하재훈이 몸을 날려 잡은 듯했으나 비디오 판독 끝에 안타로 정정됐다. 공이 땅에 닿은 뒤 하재훈의 글러브에 들어갔다는 판정이었다. 심판진은 타자 주자 채은성을 1루에, 1루 주자 안치홍을 2루에 배치했다. 이를 두고 이숭용 감독은 송신영 수석코치와 그라운드로 나와 항의했다. 이후 박기택 주심이 판정 내용을 설명한 뒤 퇴장을 명했다. KBO리그 규정 제28조 비디오 판독 12항에 따르면, 주자의 위치 배정이나 주자 아웃 선언, 득점 및 득점 무효에 관한 심판팀장의 결정에 항의하는 감독 및 구단 관계자는 자동 퇴장 명령을 받는다. SSG는 이를 두고 KBO에 공문을 보낼 예정이다. 지난해와 다른 판정을 했다는 의문을 제기했다. 지난 2023년 9월 21일 LG 트윈스와의 홈 경기 8회 말 1사 만루에서 박성한이 친 타구가 투수 김민성의 글러브에 맞은 뒤 우효동 1루심의 복부를 강타해 심판이 볼데드를 선언한 바 있다. 이후 4심 판정 끝에 페어로 정정됐고 LG가 페어와 파울을 두고 비디오판독을 요청했으나 페어로 인정해 3루주자의 홈 득점이 인정됐다. 2루주자도 3루로 갔다. 다만 이때 1루주자 한유섬이 1루로 귀루를 했는데, 심판진은 이를 아웃으로 판정했다. 당시 KBO는 "타구가 1루수 글러브를 스치고 지나가 페어를 선언했고, 이후 심판을 맞으면서 인플레이 상황이 된다"라라면서 "공이 심판을 맞고 플레이가 멈췄지만, 심판이 바로 페어를 선언했더라도 한유섬이 2루로 가지 못했을 거라 판단해 아웃 처리를 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김원형 당시 SSG 감독은 '페어 판정이 나왔다면 한유섬이 2루에 도달했을 것'이라며 '1사 만루 상황'으로 주자를 재배치해야 한다고 항의하다가 퇴장당했다. 정용진 SSG 구단주도 다음날 KBO를 항의 방문하기도 했다. 이번엔 안치홍이 2루로 진루하지 않고 귀루했음에도 지난해와는 다르게 '가상 아웃'이 선언되지 않았다. 안치홍이 아웃 판정이 나오기 전에 1루 근처에 머물러 있어 하재훈이 공을 놓쳤다고 해도 2루로 향하는 주자를 잡을 수 있었다는 게 SSG의 판단이었다. 하지만 주심은 '페어 판정이 나왔다면 1루 주자 안치홍이 2루에 도달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한편, 혼란을 겪은 SSG는 6회를 무실점으로 막아내긴 했지만, 사령탑 부재 속에 치른 경기에서 연장 끝 2-4 패배를 맞았다. 올 시즌 감독 퇴장은 이강철 KT 감독, 김태형 롯데 감독에 이어 3번째이고 선수를 합하면 5번째다.윤승재 기자 2024.05.26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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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현 149㎞'+'최정 459호포'...SSG, 롯데 꺾고 개막전 승리 '이숭용호 첫 승'

새롭게 출범한 '이숭용 호' SSG 랜더스가 개막전부터 투타 기둥을 앞세워 깔끔하게 승리를 가져갔다.SSG는 23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롯데와의 2024 KBO리그 정규시즌 롯데 자이언츠와 개막 홈 경기에서 5-3으로 승리했다.승리의 주역은 단연 팀을 상징하는 두 레전드였다. 에이스 김광현이 선발 등판해 승리를 챙겼고, 중심 타자 최정은 결정적은 투런포로 결승타를 기록했다.이날 경기는 사령탑을 바꾼 두 팀의 맞대결이기도 했다. SSG는 지난해 정규시즌 3위를 기록한 후 준플레이오프에서 NC 다이노스에 패했다. 이에 2022년 통합 우승을 이끌었던 김원형 감독을 경질한 후 이숭용 감독을 새 사령탑으로 선임했다.롯데도 사령탑을 교체하고 맞이한 첫 경기였다. 지난해 도중 래리 서튼 감독이 물러난 후 이종운 감독대행으로 시즌을 마무리한 롯데는 시즌 후 'FA 최대어'로 꼽히던 김태형 전 두산 베어스 감독을 전격 영입했다. '변화'를 외치고 맞이한 2024년. 첫 맞대결의 승자는 SSG였다. 선발 대결에서 김광현이 웃었다. 김광현은 이날 5이닝 동안 6피안타(1피홈런) 2볼넷 6탈삼진 3실점으로 승리 투수 요건을 갖췄다. 압도적이진 않았지만, 타자 친화적인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롯데 타선을 묶어 대량 실점없이 선발 투수 임무를 완수했다. 최고 구속은 149㎞/h를 찍는 등 구위도 여전했다.김광현이 버티던 가운데 최정을 앞세운 타선이 힘을 보탰다. SSG는 1회 선두 타자 최지훈이 안타 후 도루로 밥상을 차렸고, 4번 타자 한유섬이 투런포로 선취점을 가져갔다. 롯데도 3회 초 김민성의 홈런, 전준우의 적시타로 동점을 되찾았다.해결사는 레전드였다. 최정은 2-2로 팽팽했던 3회, 2사 2루 상황에서 롯데 선발 애런 윌커슨을 공략, 2점 홈런으로 팀에 리드를 안겼다.최정 개인으로서도 의미가 깊은 홈런이다. 최정은 이날 경기 전까지 통산 홈런 458개를 기록 중이었다. KBO리그 역대 1위인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의 467개까지는 딱 9개가 남았던 상황. 10개만 치면 신기록을 쓸 수 있다. 최정으로서는 쉬운 기록이다. 그는 최근 18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이어가는 중이다.레전드답게 첫 경기부터 홈런으로 그 기대치를 충족했다. 459호 홈런으로 이승엽 감독의 기록까지 딱 8개만을 남겼고, 9개만 더 치면 신기록을 쓰게 됐다.롯데는 최정이 만든 두 점 리드를 뒤집지 못했다. 5회 노진혁이 적시타로 한 점을 냈지만, 후속 타자 유강남이 땅볼로 그치면서 추격에 실패했다. 롯데 선발 윌커슨은 5이닝 동안 6피안타 2사사구 8탈삼진을 기록했지만, 피홈런 2개에 흔들리며 4실점에 그쳤다. 롯데가 SSG 불펜에 묶여 추가 득점에 실패한 사이 최정이 7회 적시타를 기록, 이날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3.23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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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이슈] 변화 아닌 '안정'…위기의 호랑이, '내부'에서 답을 찾다

KIA 타이거즈의 선택은 '안정'이었다.KIA는 제11대 감독으로 이범호(43) 1군 타격 코치를 선임했다고 13일 발표했다. 계약 기간은 2년이며 계약금 3억원, 연봉 3억원 등 총액 9억원이다. KIA는 금품수수 의혹으로 검찰 조사를 받은 김종국 감독과의 계약을 지난달 28일 해지한 뒤 후임 사령탑 선임 절차를 밟았다.심재학 KIA 단장은 신임 감독 계약을 발표한 뒤 본지와 통화에서 "시즌 개막(3월 23일)까지 40일 정도 남았다. 이범호 코치가 선수들과 케미(호흡)가 잘 맞으면서 지금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리더십을 갖췄다고 생각했다. 현장 평가도 두루 좋았다"고 말했다. KIA는 지난 1일부터 호주 스프링캠프를 소화 중이다. 감독 없이 시즌 담금질을 시작, 분위기가 다소 어수선할 수밖에 없다. 여러 감독 후보를 폭넓게 고려한 심 단장은 "'누가 이 어려움을 헤쳐 나갈 수 있을까'라는 한 가지 주제로 최종 후보를 추렸다"고 밝혔다. KIA가 사령탑 선임 절차를 시작한 뒤 수많은 후보가 물망에 올랐다. 타이거즈 레전드 선동열 전 감독과 이종범 전 코치는 물론이고 김경문 전 NC 다이노스 감독, 이동욱 전 NC 감독, 김원형 전 SSG 랜더스 감독을 비롯해 다양한 프로야구 야인이 하마평에 오르내렸다. KIA는 외부가 아닌 내부로 눈을 돌렸다. 외부 감독을 선임할 경우 큰 틀에서의 변화가 불가피했다. 이미 시즌 준비에 들어간 코칭스태프를 다시 조직하는 것도 어려웠다. 우승 후보로 고려되는 팀 상황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면서 선수단의 혼란을 줄일 '내부 승격' 카드에 주목한 배경이다.심재학 단장은 "호주에서 훈련 중인 이범호 코치와 화상 인터뷰를 진행했다. 인상적인 얘길 많이 했다"며 "녹화한 내용을 대표이사께 전달했고 팀의 방향성과 잘 맞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이어 "일단 코칭스태프는 그대로 가지 않을까 한다. 다만 (이범호 코치가 빠진) 타격 파트는 이범호 신임 감독의 몫으로 남겨두고 현장에서 원하는 대로 팀을 꾸릴 수 있게 해줄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심 단장은 13일 저녁 호주로 출국해 이범호 신임 감독과 만날 예정이다. 이범호 신임 감독은 KBO리그 레전드 3루수 출신이다. 2000년 한화 이글스에 입단한 그는 2010년 일본 프로야구(NPB) 소프트뱅크 호크스를 거쳐 2011년 KIA 유니폼을 입었다. KBO리그 통산 성적은 타율 0.271(6370타수 1727안타) 329홈런 1127타점. 역대 통산 만루 홈런 1위(17개)에 오를 정도로 찬스에 강한 클러치 히터였다. 2019년을 끝으로 은퇴한 이 신임 감독은 NPB 소프트뱅크 호크스와 미국 메이저리그(MLB) 필라델피아 필리스에서 코치 연수를 받았다. 2021년 퓨처스(2군)리그 감독을 역임하는 등 지도자 경력을 쌓았다.이범호 신임 감독은 "팀이 어려운 상황에서 갑작스레 감독 자리를 맡게 돼 걱정도 되지만 무거운 책임감을 가지고 차근차근 팀을 꾸려 나가도록 하겠다"며 "선수들과 격의 없이 소통하면서, 그라운드에서 마음껏 자신들의 야구를 펼칠 수 있는 무대를 만들어주는 지도자가 되겠다"고 말했다. 이어 "구단과 팬이 기대하는 부분을 잘 알고 있다. 초보 감독이 아닌 KIA 타이거즈 감독으로서 맡겨진 임기 내 반드시 팀을 정상권으로 올려놓겠다"는 포부를 밝혔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02.13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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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 감독 찾는 KIA "포괄적으로 정한 후보, 리스트 줄였다"

신임 감독 선임 절차를 진행 중인 KIA 타이거즈가 1차 작업을 완료했다.심재학 KIA 단장은 5일 저녁 본지와 통화에서 "포괄적으로 감독 후보를 정해놓고 주말(3~4일) 동안 팀장들과 논의를 거쳤다. 리스트를 줄였다"고 말했다. KIA는 지난달 29일 김종국 감독의 계약을 해지했다. 김종국 전 감독은 구단 후원사인 한 커피 업체로부터 금품을 수수했다는 의혹(배임수재)으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지난달 30일 기각된 영장에는 김 전 감독이 계약 유지 청탁을 받고 2022년 7월 100만원권 수표 60장을 받았다고 적시된 것으로 알려졌다.KIA는 사건이 수면 위로 떠오른 뒤 김종국 감독과의 관계를 곧바로 정리했다. 이후 물밑에서 신임 감독 선임 절차를 시작했다. 타이밍은 좋지 않다. KBO리그는 지난 1일부터 10개 구단이 일제히 스프링캠프를 시작했다. 부산 기장군에 베이스캠프를 차린 KT 위즈를 제외한 나머지 구단이 모두 해외 체류 중이다.다른 구단에 소속된 코치와 접촉하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다. 자칫 불필요한 오해를 살 수 있기도 하다. "후보 리스트를 줄였다"고 말한 심재학 단장도 "지금 상황에서 다른 구단 코치를 (감독으로) 데려오는 건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조심스러워했다. 세간에는 '타이거즈 전설' 선동열 전 감독과 이종범 전 코치 등 다양한 무적(無籍) 후보들이 거론되고 있다. 감독 면접을 진행할지 우선순위가 높은 후보와 바로 접촉할지 여부는 미지수다. 가장 최근 사령탑(김원형→이숭용)을 바꾼 SSG는 복수의 후보와 감독 면접을 가졌다. '면접'은 야구관이나 선수 운영 계획 등을 가장 확실하게 확인할 방법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칫 면접 과정에서 후보군이 누군지 구단 밖으로 새어 나갈 수 있다. SSG도 감독 면접 후보가 노출돼 난감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그렇다고 이 과정을 축소하거나 생략하기도 애매하다. 심재학 단장은 "지금 어떤 방법으로 할지 결정하지 않았다. 여러 경우의 수가 있다"고 말했다.KIA 1군 선수들은 현재 호주에서 훈련 중이다. 일단 진갑용 수석 코치가 선수단을 이끄는데 마냥 여유가 있는 건 아니다. 오는 20일 호주 1차 캠프를 마친 뒤 일본 오키나와로 이동할 계획인데 2차 캠프 전에는 사령탑을 확정할 필요가 있다. 2차 캠프는 연습 경기 위주로 스케줄을 소화하기 때문에 감독 공석 상황이 장기화하면 이에 따른 부담도 작지 않다.우승에 도전할 만한 전력을 갖춘 KIA로선 다소 어수선한 분위기를 수습해야 한다. 빠르면 설 연휴 전까지 속도를 내는 것 아니냐는 추측도 있지만 심재학 단장은 "노력은 하는데 가능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에둘러 부정적 의사를 표시했다. 다만 최대한 투명한 방법으로 빠르게 결론을 낼 계획이다. 그는 "지금 상황에선 모든 감독 후보가 (평가나 여러 부분에서) 동등하다"고 강조했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02.06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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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하지 않겠다" 겨우내 어수선했던 SSG, 캠프 일성은 '원팀'

이숭용(53) SSG 랜더스 감독의 스프링캠프 첫 일성은 '원팀'이었다.이숭용 감독은 지난 1일부터 미국 플로리다주 베로비치에서 스프링캠프를 지도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SSG 신임 사령탑에 오른 이 감독이 캠프를 이끄는 건 이번이 처음. 그는 선수 은퇴 후 해설위원, 타격 코치, 단장, 육성 총괄을 비롯해 다양한 보직을 거쳤는데 감독은 '초짜'다.겨우내 SSG의 분위기는 어수선했다. 지난해 10월 말 2022시즌 통합 우승을 이끈 김원형 감독이 경질됐다. 11월 17일 이숭용 감독을 제9대 사령탑에 선임했지만 이로부터 8일 뒤 김성용 단장이 짐을 쌌다. 포스트시즌(정규시즌 3위)에 진출한 팀 성적을 고려하면 감독과 단장이 모두 바뀐 건 이례적이었다. 그뿐만 아니라 베테랑 외야수 김강민(현 한화 이글스)이 2차 드래프트로 이적했다. 프랜차이즈 포수 이재원(현 한화)이 방출되는 등 프런트 못지않게 선수단 변화도 컸다. 한 해 농사를 좌우할 스프링캠프를 어떻게 보내느냐가 어느 해보다 중요할 수 있다.이숭용 감독의 메시지는 확실했다. 이 감독은 스프링캠프 첫 미팅 때 코칭스태프 포함 선수단 모두 연습복이 아닌 유니폼을 입게 했다. 구단 관계자는 "이는 이숭용 감독의 아이디어"라며 "원팀의 시작을 알리며 코치와 선수가 빨리 서로의 얼굴과 이름을 외울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배려"라고 부연했다. SSG는 송신영 수석 코치, 배영수 투수 코치, 강병식 타격 코치를 비롯해 주요 1군 코칭스태프도 크게 바뀌었다. 선수들과 다소 어색할 수 있는데 그 벽을 깨트리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 '유니폼 미팅'을 진행한 것이다. 이어 이숭용 감독은 "원팀을 망각한 행동에 대해선 코치와 선수 누구라도 용서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SSG의 투·타 핵심은 김광현과 최정이다. 두 선수 모두 KBO리그를 대표하는 간판스타. 하지만 1988년과 1987년생으로 나이가 적지 않다. 세대교체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SSG는 그에 걸맞은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김강민과 이재원이 팀을 떠난 이유도 궤를 함께한다. 선수단 체질 개선에 사활을 걸었다.감독이 생각하는 선수단 원팀의 키워드는 '공정'이다. 구단 관계자는 "감독님께서 선입견 없이 누구나 경쟁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겠다고 하셨다"고 말했다. 이숭용 감독은 고참에게는 루틴을 배려할 테니 존중만큼 책임 의식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젊은 선수들에겐 가능성을 인정받았다고 판단하면 기회를 줄 테니 지금 포지션이 내 자리라고 생각해 열심히 훈련해달라고 메시지를 전했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02.04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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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김재현을 단장으로 선임했나? 무서운 팬심 확인한 SSG

SSG 랜더스가 연이은 논란으로 사임한 김성용 전 단장의 후임으로 김재현 전 LG 트윈스 전력강화 코디네이터를 선택했다.SSG는 지난 15일 "다양한 직군의 단장 후보군을 물색한 끝에 김재현 신임 단장을 최적의 인물이라고 판단했다"고 선임 배경을 밝혔다. SSG는 지난달 25일 김성용 단장을 보직 해임한 지 20일 만에 프런트의 수장을 임명했다.SSG는 김재현 단장이 성적과 육성, 리모델링 기조의 적임자라고 판단했다. 1994년 LG 트윈스에 입단해 '신바람 야구'를 이끈 김 단장은 2004시즌 종료 후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어 SK 와이번스(현 SSG)로 이적, 2007년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에 뽑히는 등 SK의 세 차례 우승을 경험했다. 구단 관계자는 "김재현 단장이 (선수 시절) SK 왕조를 건설하고 경험했다. 당시 우리 팀은 신구 조화가 잘 맞아떨어졌다"며 "김 단장이 올해 LG에서 전력강화 코디네이터를 맡아 강팀의 육성 전략을 배우기도 했다"고 영입 배경을 설명했다. 이 외에도 리더십과 소통 능력, SSG 팀 문화 이해도 등을 높이 샀다. 선수 은퇴 후 해외 연수, 프로 및 국가대표 코치, 해설위원, KBO기술위원 등을 통해 구축한 다양한 경험과 인적 네트워크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또한 "팀 상황에 대한 냉정한 진단과 구단이 나아가야 할 미래 방향성에 대한 비전이 인상적"이라고 덧붙였다. SSG가 단장 선임 과정에서 가장 우선 고려한 사항은 팬들의 상처 입은 마음을 달래는 것이었다. SSG는 시즌 종료 후 여러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해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이끌고, 올 시즌 정규시즌 3위를 이끈 김원형 감독을 경질해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이 과정에서 김성용 전 단장이 이호준 LG 타격 코치를 신임 사령탑 후보로 인정하면서 구단은 더욱 코너에 몰렸다.SSG의 'SK 지우기' 논란 속에 많은 코치들이 떠났다. 또한 인천에서만 23년 뛴 김강민을 2차 드래프트에서 한화 이글스에 빼앗기자, 팬들의 원성이 절정에 이르렀다. 홈 구장 앞에 팬들이 보낸 근조 화환이 줄을 이뤘다. 구단 관계자는 "비시즌 우리 팀이 시끄럽지 않았나. 그래서 단장 선임에서도 팬을 가장 걱정했다"며 "'낙하산 단장'가 아닌 누가 봐도 공정하고 객관적이면서 반길 수 있는 인사가 중요했다. '절대 팬심을 반하는 인선을 해선 안 된다'는 분위기가 팽배했다"고 "김재현 단장은 (팬들에게) 그립고 보고 싶은 대상이다. 우리가 잘못한 부분이 많아 팬들을 많이 실망시켰다. 그래서 단장 선임 때 많이 노력했다"고 밝혔다. 이형석 기자 2023.12.18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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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 외 결정의 연속, 미움 사는 SSG···근조 화한까지

요즘 SSG 랜더스를 보면 지난해 통합 우승팀이라고 전혀 믿겨지질 않는다. 바람 잘 날 없는 행보 속에 소속 선수, 타 구단, 팬들의 원성을 동시에 사고 있다. SSG는 2021년 2월 SK 와이번스를 인수, 추신수·김광현 등 대형 스타를 영입하는 공격적인 행보를 선보였다. 팀 창단 2년 만인 지난해엔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달성해 주가를 올렸다. 최근에는 '새로운 결정'마다 실패하고 있다. 지난해 통합 우승 직후 20년 넘게 몸담은 류선규 단장이 자리를 떠나야만 했다. 구단은 자진 사의라고 밝혔지만, 사실상 경질이다. 우승 단장의 갑작스러운 교체와 함께 비선실세 의혹이 불거졌고, 팀은 방향성을 잃고 흔들리기 시작했다. 올해도 마찬가지. 최근 한 달 동안 팬들의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시즌 종료 전부터 감독 교체설이 나돌더니 10월 31일, SSG는 김원형 감독을 경질했다. 김 감독과 구단의 해석은 서로 달랐다. 김원형 감독은 "성적 부진(정규시즌 3위, 준플레이오프 탈락)으로 이렇게 된 것 같다"고 했다. 구단은 "단언컨대 성적으로 인한 계약해지는 절대 아니다. 변화와 혁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서로 다른 입장과 해석을 내놓을 만큼 누구나 고개를 끄덕이며 납득할 만한 사유가 아니었다. 개막 전 우승 후보 3~4순위였던 팀을 이끈 전년도 우승 사령탑이 이렇게 경질되면, 어느 감독이 지휘봉을 잡더라도 안심할 수 없다. 이어 감독과 코치 선임 및 영입 과정에선 타 구단의 볼멘소리를 듣고 있다. LG 트윈스 이호준 코치도 유력한 감독 후보였다. 정식 발표 전까지 철저하게 비밀 유지가 필요한 사안, 김성용 단장은 언론을 통해 이호준 코치를 감독 후보로 인정했다. 그것도 한국시리즈 1차전을 바로 앞둔 시점. 29년 만의 우승이 절실했던 LG는 팀 분위기에 지장을 끼칠까봐 노심초사했다. SSG는 LG 구단의 항의에 "미안하다"는 입장을 밝힐 수밖에 없었다. 김 단장의 행보에 구단 내부에서도 탄식이 나왔다. 이호준 코치의 거취는 한국시리즈를 뒤엎은 이슈였다. 이숭용 감독 선임 후엔 송신영(1군 수석) 배영수(1군 투수) 코치를 영입했다. 그런데 이들 모두 전 소속팀에서 내년 시즌 보직이 정해진 뒤였다. 구단 입장에선 공식적으로 "더 좋은 보직을 맡았으니 보내줘야하지 않겠느냐"면서도 달가울 리 전혀 없다. 이미 NC 다이노스의 지원 속에 미국 연수 중이던 손시헌을 퓨처스팀 사령탑으로 영입해 뒷말이 무성한 뒤였다. 미국 연수 비용에 대한 정산 등 관련 사안을 매듭지었다고 하나, SSG의 움직임에 따가운 시선이 향했다. 김강민의 2차 드래프트 이적은 최근 논란에 정점을 찍었다. '40대 선수'를 35인 보호선수 명단에 넣지 않은 구단의 사정도 이해되나, 그 과정에서 전문성이 떨어졌다. 선수와의 대화를 통해 은퇴 또는 선수 생활 지속 여부를 빨리 결정짓거나, 적어도 2차 드래프트 이적을 막는 선조치가 가능했다. A 구단 관계자는 "구단의 명백한 실수다. 적어도 비고란에 은퇴 예정으로 표기하거나 언론을 통해 은퇴 논의 사실을 알렸더라면 결과가 달랐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광현과 한유섬 등 베테랑 선수 역시 구단 결정에 공개적으로 불만을 나타냈다. 결국 SSG는 사흘 뒤 김성용 단장을 R&D센터(육성팀) 센터장으로 인사 조치하고, 새 단장 찾기에 나섰다. 결국 김 단장은 구단에 사퇴 의사를 밝혔다. B 구단 관계자는 "운영팀 등을 통해 진행 상황을 설명하며 사전 양해를 얻는 과정이 필요했다"면서 "최근 SSG 구단을 둘러싼 논란이 우리 구단에도 영향을 끼치지나 않을까 노심초사하며 반면교사로 삼으려고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SSG 팬들은 최근 구단의 행보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홈 SSG랜더스필드로 근조 화한을 보내기도 했다. '세상에 없던 야구'라는 캐치 프레이즈는 이런 일련의 사태를 보여주겠다는 다짐이었을까. SSG 랜더스가 운영 정상화를 이룰 수 있을 지 지켜볼 일이다. 이형석 기자 2023.11.29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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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윤의 야구 본색] 혼돈의 SSG, 아무도 책임지지 않았다

4년 만에 부활한 2차 드래프트 결과는 꽤 충격적이다. 보호선수 명단에서 풀린 베테랑 외야수 김강민이 SSG 랜더스를 떠나 한화 이글스로 이적한 것이다. SSG는 "세대교체를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상황”이라서 "김강민을 35인 보호선수 명단에 포함하기 어려웠다"고 밝혔다. 이런 결정을 놓고 23년간 팀에 헌신한 '원클럽맨' 김강민에 대한 존중이 없다는 비난의 화살이 쏟아지고 있다.김강민 이적이 아니더라도 SSG의 행보는 이해하기 어려웠다. 올해 준플레이오프에서 NC 다이노스에 패해 탈락한 SSG는 플레이오프(PO)가 치러지는 동안 전격적으로 김원형 감독의 경질을 발표했다. 지난해 프로야구 사상 첫 '와이어 투 와이어(시즌 개막부터 한 번도 1위를 내주지 않는 레이스)' 우승을 이끌었고 계약 기간이 2년이나 남은 감독을 해고했다. 이를 두고 SSG는 "성적이 아닌 새로운 팀의 방향성과 맞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여기서 언급한 팀의 새로운 방향성은 세대교체다. 김원형 감독이 베테랑 위주로 경기를 치른 것에 대한 불만이 경질 사유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런데 선수단 구성은 감독이 아닌, 온전히 단장으로 대표되는 프런트의 몫이다. 감독은 프런트가 구성해 준 선수들을 이끌고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즉 프런트가 준비한 식재료(선수)로 맛있는 음식(성적)을 만드는 이가 감독인 셈이다. 지난해 SSG는 베테랑 힘으로 우승했다. 그래서 세대교체에 나설 것으로 전망하는 목소리가 작지 않았다. 하지만 SSG는 류선규 단장만 교체한 체 별다른 선수단 변화 없이 2023시즌을 맞이했다. 사실상 우승 멤버를 고스란히 유지한 채 정규시즌 레이스에 뛰어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만족스러운 성적을 거두지 못하자 세대교체에 대한 책임을 감독에 물었다.감독이 직접 세대교체에 나서는 방법은 베테랑을 경기에 출전시키지 않는 것이다. 아직 뛸 수 있다고 생각하는 베테랑에게 출전 기회를 주지 않으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조앤 라이언이 쓴 『팀 캐미스트리』에서 명예의 전당에 오른 짐 릴랜드 전 감독(메이저리그 통산 1769승)은 "팀을 위한 최고의 특효약은, 좋은 노장 선수다. 노장 선수가 팀을 믿는 모습을 보이면 어린 선수들은 알아서 따라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더 이상 뛰지 못한다는 데 화가 난 노장 선수가 있다면 정말 최악의 시나리오"라고 경계했다.팀의 구심점이 되어야 할 베테랑이 감독 운영에 불만을 품게 되면 그 팀의 분위기는 나락으로 빠질 수밖에 없다. 2000년대 초반 LG 트윈스가 감독을 앞세워 인위적인 세대교체에 나섰다가 암흑기에 접어든 건 꽤 유명한 이야기다. 결국 김원형 감독을 교체하며 세대교체를 운운한 것도, 김강민의 은퇴 논의가 빠르게 진행되지 못한 것도 프런트가 제 역할을 못 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통합 우승을 차지한 뒤 베테랑과 은퇴 로드맵에 대한 물밑 협의를 시작했다면 구단과 선수의 공감대가 형성될 시간은 충분했다. 여기에 이숭용 신임 감독을 선임하느라 바빠 2차 드래프트를 제대로 신경 쓰지 못했다는 건 변명처럼 들릴 수밖에 없다. 2차 드래프트 부활이 결정된 건 지난 7월이다.SSG는 지난 25일 "감독·코치 인선과 2차 드래프트 과정에서 생긴 논란에 대한 책임을 물어 김성용 단장의 보직을 R&D센터장으로 변경한다"고 밝혔다. 1년 전 김성용 전 단장의 직책이 R&D센터장이다. 프런트 조직은 류선규 단장이 물러난 지난해 12월로 돌아갔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구단은 다시 단장을 선임한다고 분주하다. 결국 선수단 구성에 변화를 주지 못한 것부터 최근의 논란까지 책임진 이는 아무도 없다. 책임질 위치에 있지 않은 김원형 감독만 물러났을 뿐이다.야구 칼럼니스트야구 전문 칼럼니스트로 네이버에서 아마야구 등을 다루는 '야반도주'를 공동 운영하고 있다. 기무라 고이치 기자가 네이버에 연재한 '야큐리포트'를 번역했으며, 김성근·김인식 감독 등과 함께 쓴 '감독이란 무엇인가'를 비롯해 '메이저리그 가이드북', '프로야구 크로니클', '킬로미터', '포수 교본' 등 다수의 야구 서적을 집필했다. 2023.11.28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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