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달라진 쿠팡...쿠팡맨 사상 첫 참정권에, 직원 정신건강-가족 챙기기까지
국내 1위 이커머스 기업 쿠팡이 사상 처음으로 쿠팡맨(쿠팡친구)의 참정권을 보장한다. 다음달 3일 제21대 대통령선거일에 휴무를 보장해 쿠팡맨들이 투표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쿠팡이 휴무를 결정하면서 “쿠팡이 대선일에 쉬면 우리도 쉬겠다”던 다른 택배사들도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25일 택배업계에 따르면 CJ대한통운·롯데글로벌로지스·한진 등 택배사들이 대선 당일 휴무한다. 특히 쿠팡도 대선 당일 오전 7시부터 오후 8시까지 주간 배송 기사들의 휴무를 약속했다. 쿠팡이 배송을 쉬는 것은 2014년 ‘로켓배송’ 개시 이후 처음이다. 쿠팡은 지난 20대 대선 당시에도 다른 택배사와 달리 로켓배송을 정상 운영한 바 있다. 노선마다 백업 기사가 있어 사전투표일과 대선 당일 나눠서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이번 대선에서는 휴무를 결정하면서, 쿠팡의 로켓배송이 처음으로 일부 차질을 빚게 될 전망이다.그동안 택배사들은 쿠팡을 사례로 들면서 대선 당일 휴무에 소극적이었다. 쿠팡이 시작한 365일 배송 서비스가 업계 전반에 확산하면서 배송업무 중단에 따른 경쟁력 약화, 고객 이탈 부담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전국택배노동조합과 참여연대 등은 지난 21일 광화문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쿠팡이 참정권 보장도 없이 정상 근무를 하니 너도나도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 대선일을 근무일로 지정하고 있다”며 목소리를 높혔다. 노동계와 시민사회에 이어 정치권까지 압박을 주자 쿠팡을 포함한 택배업계가 대선 당일 휴무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진다.
참정권만이 아니다. 쿠팡은 최근 임직원은 물론 직원의 가족까지 정신건강 챙기기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이달 문을 연 사내 건강증진센터 쿠팡케어센터가 대표적이다. 쿠팡케어센터는 상주 간호사와의 상담을 통해 심신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1:1 맞춤 상담까지 제공하는 종합 건강관리 공간이다. 임직원들은 스트레스 지수, 번아웃 지수 등을 측정하고 맞춤형 상담을 받을 수 있다.쿠팡은 지난달부터 이달 말까지 임직원을 대상으로 ‘일마밸’(일과 마음의 밸런스 찾기) 워크숍을 11차례 진행했다. 업무 적응검사와 상담심리전문가를 통한 스트레스 예방법과 업무 솔루션을 제공했다. 올해부터는 임직원 가족도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범위를 확대했다.업계 관계자는 “쿠팡의 선거일 휴무가 다음에도 지켜질지는 미지수”라면서도 “노동계와 정치권의 지속적인 요구에 쿠팡이 처음으로 응하고, 직원들의 마음과 정신건강을 챙기려는 노력을 보인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5.05.26 07: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