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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야구

NPB 통산 136승 요미우리 에이스, MLB 도전장…프렐러 SD 단장 "협의 중"

반등에 성공한 스가노 도모유키(35·요미우리 자이언츠)가 메이저리그(MLB) 진출 꿈을 이룰 수 있을까.일본 매체 스포츠호치는 '스가노 쟁탈전에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구단이 참가하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혔다'고 5일 전했다. MLB 단장 회의에 참석한 A.J 프렐러 샌디에이고 단장은 "선발 보강은 오프시즌 필수 항목"이라며 "아직 에이전트와 연락이 닿지 않았지만, 스가노에 대한 협의를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샌디에이고는 에이스 조 머스그로브가 토미존 서저리(팔꿈치 인대접합 수술)를 받아 내년 시즌 등판이 어렵다.지난해 2월, 1986년생 오른손 투수 다르빗슈 유와 6년, 총액 1억800만 달러(1489억원) 연장 계약한 샌디에이고 사례를 전한 스포츠호치는 '나이에 반비례해 시장 가치가 하락하는 경향이 강한 MLB에서 베테랑의 실적을 높이 평가하는 구단인 샌디에이고가 35세 NPB 통산 136승 오른손 투수를 조사하고 있다'며 스가노 영입전을 조명했다. 샌디에이고는 지난겨울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으로 불펜 투수 마쓰이 유키와 계약하는 등 일본 선수와 인연이 많다. 특히 4년 전 스가노 영입에 관심을 보였던 터라 이번엔 어떤 결론이 날지 흥미롭다. 스가노는 NPB 최고 투수 중 한 명이다. NPB 통산 성적은 136승 74패 평균자책점 2.43. 최고 구속 150㎞가 넘는 빠른 공에 슬라이더, 포크, 투심 패스트볼, 컷 패스트볼, 커브 등을 다양하게 던진다. 2015 프리미어12,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선 일본 대표로 출전하기도 했다. 지난 시즌 부상에 부진까지 겹쳐 우려를 낳았으나 올 시즌 15승 3패 평균자책점 1.67로 반등했다. 센트럴리그 다승왕과 승률왕(0.833)을 차지한 것. 특히 평균자책점은 다카하시 히로토(주니치 드래건스·12승 4패 평균자책점 1.38)에 이은 센트럴리그 2위였다. 그뿐만 아니라 이닝당 출루허용(WHIP·0.94) 1위, 이닝 소화 5위(156과 3분의 2이닝), 삼진/볼넷 비율(6.94) 1위 등 대부분의 투수 지표에서 리그 톱을 찍었다.MLB 꿈이 꿈틀거린다. 미국 스포츠 전문채널 ESPN은 지난달 5일(한국시간) '스가노가 올겨울 자유계약선수(FA)로 MLB 문을 두드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스가노는 2020년 당시 포스팅 시스템으로 MLB 진출을 시도했으나 만족할 만한 입단 조건을 제의받지 못해 요미우리에 잔류한 경험이 있다. 그해 스가노 영입에 관심을 보인 구단은 샌디에이고·토론토 블루제이스·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뉴욕 메츠·보스턴 레드삭스·텍사스 레인저스 등이다. 예상하지 못한 '코로나 변수'에 직격탄을 맞은 4년 전과 다른 결론이 나올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11.05 18:20
스포츠일반

'장외 설전' 끝났다...안세영-협회 갈등→조사위 발족, 주요 쟁점 Q&A[2024 파리]

파리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안세영(22·삼성생명)이 대한배드민턴협회(협회)의 관리·운영 시스템 문제에 직격탄을 날려 논란이 커진 가운데 상급단체 대한체육회가 7일(한국시간) 조사위원회를 발족했다. 양측의 '장외 말싸움'이 끝나고 본격적으로 '진실 게임'이 시작된 형국이다. 협회는 "중요한 선수가 대표팀을 떠나게 하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면서도 10페이지 분량 보도자료를 통해 안세영의 발언을 조목조목 해명했다. 입장 차는 여전하다. 주요 쟁점을 정리한다. Q. 협회는 안세영 몸 관리에 소홀했나A. 안세영은 지난해 10월 항저우 아시안게임(AG)에서 당한 무릎 부상이 심각한 상태였는데, 이를 안일하게 여긴 대표팀에 실망했다고 했다.이에 대해 협회는 선수가 부상을 당한 뒤 병원 검진과 재활 치료 지원에 문제가 없었고, 지난 2월부터 전담 트레이너를 지원한 점, 올림픽 개막 직전 선수가 발목 부상을 당했을 때 경비 1100만원을 들여 한의사를 파리로 파견한 점을 어필했다. 타임라인 형식의 '국가대표 지도자 확인서'도 보여줬다. 대표팀 코칭스태프는 원칙·관례대로 선수를 관리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본지 취재 결과 더 효과적인 재활 치료를 원하는 안세영의 요구를 수차례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생긴 갈등이 생긴 것 같다. Q. '수정쌤'은 왜 올림픽에 가지 않았나A. 안세영 '작심 발언' 배경에 그가 정신적으로 많이 의지한 인물로 알려진 한수정 트레이너가 협회와 재계약에 실패한 게 영향을 미쳤다는 추측이 있었다. 협회는 안세영 지원을 위해 한 트레이너에게 올림픽 기간까지 계약 연장을 제안했지만, 지난 7일 당사자가 퇴사 의사를 밝혔다고 설명했다. 지도자 확인서에는 안세영이 김학균 총감독에게 "선수로서 할 수 없는 일들이 있는데 (한 트레이너가 그걸) 자꾸 요구해서 힘들다. 저도 한 트레이너와 그만했으면 좋겠다"라고 말한 내용도 적시했다. 확인서 내용이 사실이라면, 트레이너와의 결별을 선택한 주체는 안세영이다. 양측의 불화도 엿보인다. 하지만 안세영은 금메달을 딴 뒤에 "내 꿈을 이뤄주기 위해 눈치도 많이 보고 힘든 시간을 보냈다"라며 한 트레이너를 향한 애정을 드러낸 바 있다. Q. 협회는 안세영의 '개인 자격' 국제대회 출전을 허가할까A. 대표팀 은퇴를 시사한 안세영에게 다음 올림픽 출전 여부를 묻자 그는 "대표팀에서 나간다고 해서 올림픽을 못 뛰는 것은 선수에게 야박하다"라고 주장했다. 개인 자격으로 국제대회에 나가고, 올림픽 무대도 다시 밟을 수 있는 방법을 찾겠다는 의지였다. 협회는 은퇴한 국가대표 선수의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주최 대회 출전 허용 규정으로 국가대표 활동 기간(5년 이상)과 연령(여자 만 27세·남자 만 28세 이상) 제한을 두고 있다고 전하며, "관련 규정이 무시되면 선수들의 이탈 우려가 크며, 협회 운영에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헌장에 의거해 올림픽 참가 선수 최종 결정 권한은 대한올림픽위원회(KOC)에 있다. 따라서 협회의 임의적 결정으로 선수에게 참가 권한을 부여할 수 없다"라고 설명했다. 협회 규정도 충족하지 못하는 안세영이 개인 자격으로 BWF 대회에 나서는 걸 허가할 생각이 없다는 의미다.Q. 협회는 안세영의 기자회견 참석을 막았나A. 안세영은 6일 파리 코리아하우스에서 열린 배드민턴 메달리스트 기자회견에 불참했다. 대한체육회는 "선수 측에서 기자회견을 하기 어렵겠다는 뜻을 밝혔다"라고 했지만, 안세영은 파리 출국을 앞두고 "나한테는 (협회가) '기다려라. 아무 말도 하지 말라'라고 했다. 난 아무것도 모르겠다"라고 반박했다. 선수단보다 앞서 7일 오전 귀국한 김택규 협회장은 관련 지시 여부를 묻자 "그런 적 없다. 나도 의아스러웠다"라고 했다. 이날 오후 귀국한 안세영 "말을 아끼겠다"라며 답변을 피했다. 협회는 보도자료에 "불참하도록 의사를 전달하거나 지시한 바 없다"라고 재차 강조했다.다른 쟁점은 입장과 시각에 따라 다른 해석이 나올 수 있지만, 이 문제는 명백히 한 쪽이 거짓말을 하는 것이다. 이는 양측이 그동안 했던 주장에 신빙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8.09 08:32
스포츠일반

응답 없는 어른의 입…‘안세영 논란’ 배드민턴협회장, 선수단과 별도로 귀국 [2024 파리]

안세영의 작심 발언에 대해 김택규 대한배드민턴협회장이 관련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일찍이 귀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학균 배드민턴 대표팀 감독의 입도 마찬가지였다.7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김학균 감독은 이날 오전 프랑스 파리 샤를 드골 공항을 통해 한국으로 떠났다. 김 감독은 안세영이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는 시점에 모습을 드러냈는데, 여러 질문에 대해 무표정으로 답하지 않은 채 지나친 것으로 알려졌다.당시 김 감독은 ‘(안세영과) 얘기 나눠 보셨나’ ‘부상 관리와 훈련 방식에 대한 지적이 있다’ ‘선수가 감독님에게 서운함을 표현한 것 같다’ 등 여러 질문을 받았으나 입을 열지 않았다.안세영은 2024 파리 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금메달을 획득한 직후 ‘작심 발언’을 쏟아내 눈길을 끌었다. “부상은 생각보다 심각했고 너무 안일하게 생각한 대표팀에 조금 많이 실망했었다. 이 순간을 끝으로 대표팀이랑은 조금 계속 가기 힘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라며 대표팀에 직격탄을 날렸다. 안세영은 전담 트레이너였던 한수정 트레이너의 이름을 언급하면서 “수정 트레이너 선생님이 정말 내 꿈을 이뤄주기 위해 눈치를 많이 보셨고, 힘든 시간들을 보냈다. 정말 죄송했다. 협회와 이야기를 잘해봐야겠지만 많은 실망을 했다. 나중에 자세하게 또 설명하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귀국장에서도 안세영의 작심 발언은 이어졌다. 그는 귀국 직전 메달리스트 기자회견에 불참한 것에 대해서도 “딱 기다리라고만 하니까, 나도 뭐 어떻게 할수 있는 상황이 아닌 것 같다”라고 말했다. 대한체육회가 불참 의사를 들었다는 메시지를 전하자, 안세영은 “나한테는 ‘다 기다리라’라고 하고, ‘아무 말도 하지 말라’고 한다. 나도 지금 아무것도 모르겠다”라고 말하기도 했다.한편 올림픽에 동행한 김택규 회장은 선수단과 코치진과 다른 비행기를 타고 이미 파리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보다 앞서 이기흥 회장은 대한민국 선수단 사전 캠프 팀코리아 파리 플랫폼에서 진행된 K-스포츠 데이를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배드민턴 대표팀 지도자 5명에게는 보고서를 제출하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관련 내용을 살펴본 뒤 귀국 후 배드민턴협회에 대해 확인 조사를 진행할 것이라는 게 이 회장의 방침이다.한편 안세영을 비롯한 선수단은 7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 예정이다.김우중 기자 2024.08.07 06:15
산업

대기업들 너도나도 ‘올인’ 하는데 ‘AI 거품론’ 후폭풍 어떡하나

대기업 총수들이 인공지능(AI) 대세론에 맞춰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가운데 ‘거품론’이 대두되면서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둔화)’처럼 AI 거품론의 후폭풍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5일 ‘검은 월요일’이 불어닥치며 국내 증시가 역대 최대폭으로 급락했다. 미국 증시의 반도체 모임인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가 지난 1, 2일 이틀간 12% 이상 떨어지면서 국내 증시도 큰 충격파가 전해지고 있다. 여기에 AI 관련 수혜주로 꼽혔던 엔비디아와 인텔의 주가 폭락 등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AI 거품론’이 급부상하고 있다. 인텔이 최근 부진한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직원 15%(1만5000명) 감원 계획을 밝혔다. 여기에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가속기 ‘블랙웰’의 양산 연기 보도까지 더해지면서 주가 폭락에 불을 붙이고 있다.그동안 AI 수혜로 주가가 상승했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직격탄을 맞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는 이날 9% 이상 급락하는 등 충격에 휩싸였다. AI 반도체의 성장으로 고대역폭 메모리(HBM) 특수를 누렸던 SK가 가장 당황스러운 모양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이날 이천 SK하이닉스의 HBM 생산 현장을 찾아 AI 반도체 기술 리더십을 강조하는 등 구성원들을 독려했는데 거품론과 같은 부정적 이슈가 불거졌다. 특히 최 회장은 총수들 중에서 AI 반도체 리더십 강화를 위해 전방위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지난 7월 말 이탈리아에서 열린 억만장자들의 사교 모임인 ‘구글 캠프’도 처음으로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구글 캠프는 AI를 주제로 열렸고, 최 회장은 빅테크 경영진들과의 네트워크 확충에 주력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도 이 모임에 참석했다. 최 회장은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를 만나 글로벌 AI 동맹 구축 방안을 논의하는 등 올해만 7차례나 빅테크 경영진을 만나 AI 글로벌 협력 네트워크 구축에 힘썼다. 지난 6월 그룹의 경영전략회의에서는 그룹 차원의 AI 성장 전략을 주문하기도 했다. SK는 미래 방향도 ‘AI 토탈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으로 정하기도 했다. 최 회장은 이날 AI 거품론에 대해 “AI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이고 위기에서 기회를 포착한 기업만이 살아남아 기술을 선도할 수 있다"며 "어려울 때 일수록 흔들림 없이 기술경쟁력 확보에 매진하고 차세대 제품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해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이재용 회장과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도 ‘AI 리더십’을 위해 지난 6월 미국 실리콘밸리 출장을 다녀오는 등 AI 생태계 구축에 힘쓰고 있다. 이 회장은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와 단독 회동을 갖는 등 AI와 관련 글로벌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모습을 보였고, 이런 모임은 지난달 ‘구글 캠프’에서도 지속됐다. 업계에서는 ‘AI 거품론’이 ‘전기차 캐즘’처럼 기업의 조직 개편과 전략 수정 등으로 이어질지 조심스럽게 지켜보고 있다. AI와 관련 대규모 투자가 예정된 가운데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의견마저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달 중순에 발표되는 엔디비아의 실적 여부가 ‘AI 거품론’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대세론이 우세하지만 ‘전기차 캐즘’처럼 기업들이 대비책은 세워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08.06 07:00
스포츠일반

안세영 연이은 '직격 발언'..."협회가 모든 걸 통제하면서 방임, 金 1개 문제 있다" [2024 파리]

여제 안세영(22·삼성생명)이 소원하던 올림픽 금메달을 따냈다. 하지만 그가 꺼낸 말은 기쁨이 아니었다. 그동안 쌓였던 대한배드민턴협회에 대한 감정이 쏟아져 나온 '작심'이었다.안세영은 5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포르트드라샤펠 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세계 9위 허빙자오(중국)를 2-0(21-13 21-16)으로 꺾고 금메달을 차지했다.한국은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방수현(은퇴)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이 종목에서 올림픽 금메달을 획득했다. 그는 지난해 '배드민턴의 윔블던' 전영오픈을 시작으로 8월 세계개인선수권대회, 그리고 10월 항저우 아시안게임(AG)을 차례로 제패했다. 그리고 마침내 올림픽까지 정복하며 현 시대 최고 선수인 걸 온 세계에 증명했다.그런데 승리 후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 나서 안세영이 꺼낸 말은 다소 뜻밖이었다. 결국 이유는 지난해 AG 결승전에서 입은 무릎 부상이었다. 안세영은 "부상이 생각보다 심각했고 낫기 힘들었다. 대표팀이 이를 너무 안일하게 생각했다. 조금 많이 실망했다"고 전했다.안세영은 "트레이너 선생님이 정말 내 꿈을 이뤄주기 위해 눈치를 많이 보셨고, 힘든 시간들을 보냈다. 정말 죄송했다"며 "이 순간을 끝으로 대표팀과는 계속 가기가 조금 힘들지 않을까 생각한다. 협회와 이야기를 잘 해봐야겠지만 많은 실망을 했다. 나중에 자세하게 또 설명하는 날이 왔으면 좋겠네요"라고 전했다. 본인의 거취를 포함한 다소 강도 높은 발언이다. 핵심은 지난해 열린 2022 항저우 AG 결승전에서 무릎을 다치게 됐던 과정과 그 이후 대표팀의 대처 과정으로 보인다. 당시 안세영은 천위페이와 경기 도중 무릎을 다치면서 이후 올림픽 준비까지 어려운 과정을 거쳤다. 재활과 부상을 반복했고, 기량을 되찾는 데도 다소 시간이 걸렸다. 수상자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한 안세영은 부상에 대한 이야기를 보다 풀어 꺼냈다. 안세영은 "내가 부상을 겪는 상황에서 대표팀에 대해 너무 크게 실망했다. 그 순간을 잊을 수가 없다"고 했다.오진이 문제였던 거로 보인다. 안세영은 작년 10월 첫 검진에서는 최소 2주 재활 진단이 나왔다. 큰 부상을 피한 줄 알았는데, 오진이었다. 재검진 결과 한동안 통증을 안고 뛰어야 한다는 소견이 나왔고 이는 안세영이 슬럼프를 겪는 시작점이었다. 안세영은 "처음에 오진이 났던 순간부터 계속 참으면서 경기했는데 작년 말 다시 검진해보니 많이 안 좋았다"며 "꿋꿋이 참았고, 트레이너 선생님이 도와주셔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대표팀에 나서지 않겠다는 게 배드민턴을 그만둔다는 건 아니다. 안세영은 "배드민턴 발전과 내 기록을 위해 계속해 나가고 싶지만, (대한배드민턴)협회에서 어떻게 해주실지 모르겠다. 난 배드민턴만 할 수 있다면 어떤 상황이든 다 견딜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당장 대표팀과 결별하겠다는 '결단'까진 아니지만 '선전포고' 정도는 한 거로 보인다.'대표팀이 아니면 다음 올림픽은 어떻게 되나'라고 묻자 안세영은 "대표팀에서 나간다고 해서 올림픽을 못 뛰는 것은 선수에게 야박하지 않나 싶다"고 답했다. 그는 "단식과 복식은 엄연히 다른데 선수 자격을 박탈하면 안 된다"면서 "협회는 모든 것을 다 막고, 그러면서 자유라는 이름으로 (부상이나 대표팀 운영 등은) 방임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안세영은 이번 대회 성적 역시 협회의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랭킹 1위 안세영이 금메달을 따긴 했으나 대표팀 전반적으로는 다소 부진한 마무리다. 남자 복식과 혼성 복식에 모두 나섰던 서승재는 힘겨운 일정을 소화하다가 메달을 따지 못하고 돌아오기도 했다. 안세영은 "우리 배드민턴이 많은 발전을 이룰 수 있을 것 같은데 금메달이 1개밖에 안 나왔다는 것은 돌아봐야 할 시점이지 않나 싶다"고 지적했다.파리(프랑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8.05 20:51
프로야구

[김종문의 진심 합심] 폼이 정녕 문제일까, 김서현의 폼과 권희동의 폼

폼(form)에 대한 4개의 이야기입니다.젊은 유망주 투수 A는 원정 경기에서 공을 던진 날이면 울면서 호텔 방으로 갔습니다. 담당 코치의 방으로 호출받은 뒤였습니다. 그해 유독 안 좋기도 했지만, 단지 경기 내용 때문만은 아니었습니다. 폼을 교정하는 시간이었습니다. 강도 높은 질책도 따랐고요. 코치는 열정적이었습니다. 이렇게도 저렇게도 폼을 바꾸며 결과를 내려 애를 썼습니다. 일과 이후에도 A를 부르고, 때론 다그치면서 가르치는 코치에게 구단의 평가는 좋았습니다. 선수는 그 과정에서 이렇게 저렇게 폼이 바뀌어 갔습니다. 그 코치와 헤어진 뒤에도 A는 자기 폼에 상당히 예민했던 것으로 기억납니다. 왜 그럴까 저는 짐작만 할 뿐입니다.NC 다이노스의 외야수 권희동이 배트를 잡을 때 그의 오른손은 복싱 선수가 펀치를 날리는 것처럼 보입니다. 요즘에는 현악기 연주자 같다는 소리도 나옵니다. 2013년 입단 때부터 폼의 큰 틀은 바뀌지 않았습니다. 무명의 하위 라운더 출신인 그가 자신의 특별한 폼을 간섭받지 않고 간직한 데는 출신 대학 감독님이 역할을 했습니다. 권 선수를 포함, 그해 경남대에서 세 명의 선수가 다이노스에 뽑힙니다. 같은 지역 프로-아마팀으로서 연습 경기를 자주 했으나 신인 입단을 계기로 대학에서 정식으로 인사를 옵니다. 당시 경남대 김용위 감독이 다이노스 김경문 감독님을 찾았을 때는 가을 캠프 중이었고, 졸업 전에 합류한 권 선수도 그 자리에 있었습니다.대학 감독이 마치 스카우트처럼 선수의 특장점을 프로 감독에게 조곤조곤 설명하는 자리가 됐습니다. 당시만 해도 프로 코치들이 신인 선수의 폼을 만지는 걸 당연하게 여겼습니다. 그런데 제자의 진면목을 소개하는 그 모습이 프로 감독의 마음을 움직입니다. 김경문 감독은 김광림 타격 코치를 불러 지시합니다. “저 친구 타격 폼은 손대지 말고 당분간 지켜봅시다.” 테니스 명예의 전당에 오른 테니스 선수 세리나 윌리엄스가 7살 때 일입니다. 세리나는 1988년 LA 근처 롱비치에서 열린 테니스 클리닉에 언니 비너스와 함께 참가합니다. 여자 테니스의 전설, 빌리 진 킹이 주최한 행사였습니다. 1200여명의 어린이들이 참가한 대규모 강습회였는데 자매는 단연 두각을 나타냅니다. 특히 세리나의 서브에 감탄한 킹은 “하나도 손대지 마(don’t change a thing)”라며 세리나와 가족들에게 당부합니다. 2022년 8월 세리나의 은퇴에 맞춰 킹은 당시를 회상하는 글을 뉴욕타임스에 기고합니다. 저는 처음엔 이해가 안 됐습니다. “이게 말이 돼? 얼마나 대단했길래, 어떻게 될 줄 알고 그때 폼을 바꾸지 말라고 한 거야?”한화 이글스의 2년 차 투수 김서현 선수는 최근 서울고 시절의 ‘와일드 씽’으로 돌아왔습니다. 이에 대한 김서현의 말이 놀랍습니다. "첫 시즌부터 지금까지 많이 헤맸다. 고등학교 때와 지금 폼이 90% 정도 같다. 돌아보니 아깝기도 하다. 원래 폼으로 계속했다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지 않았을까.” 그동안 프로에서 지도한 코치에겐 직격탄인 셈입니다.여기엔 시즌 중 한화 감독으로 부임한 김경문 감독의 선택이 있었습니다. “투구 자세에 신경 쓰지 말고 자신 있게 던져라. 복잡한 생각을 버리고 너의 재능을 보고 싶어 하는 팬을 생각하라”는 메시지였습니다. 선수와 팀, 코칭스태프가 우선순위를 이제야 확실히 정리한 것 같군요.폼은 영원한 숙제입니다. 유행을 탑니다. 야구도, 그리고 우리가 하는 일도 그렇습니다. 정답은 모르겠습니다. 좋은 폼이 부상을 막는다는 말도 있었으나, 최신 이론에선 오히려 움직임의 변동성을 장려(롭 그레이의 저서 『최고의 움직임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합니다. 특별한 폼이 천부적인 재능의 발현일지, 잔재주가 만든 습관일지 처음부터 판단하긴 어렵습니다.앞에 나온 4개의 스토리를 보면 공통점이 있습니다. 기술에 앞서, 개성과 그렇게 자란 맥락을 알아주는 누군가가 있느냐입니다. 선수는 부딪히면서 부족함을 스스로 깨닫습니다. 바꾸지 말라고 해도 필요하면 바꿉니다. 세리나의 서브가 7살 그때 그대로였을까요. 킹은 사실 그녀의 스타일과 기질을 지키도록 돌봤습니다. 신인에게 더 필요한 코칭은 훌륭한 방패, 가디언의 존재일지 모릅니다. 한국코치협회 인증코치 김종문 coachjmoon 지메일김종문은 중앙일보 기자 출신으로, 2011~2021년 NC 다이노스 야구단 프런트로 활동했다. 2018년 말 '꼴찌'팀 단장을 맡아 2년 뒤 창단 첫 우승팀으로 이끌었다. 현재 한국코치협회 인증코치(KPC)다. 2024.07.15 08:04
프로야구

[IS 냉탕] '신인왕 후보' 육청명, 파죽지세 두산 타선에 휘청...'3이닝 7실점' 2패 위기

KT 위즈 영건 육청명(19)이 연승 가도를 달리는 투산 베어스 타선에 직격탄을 맞았다.육청명은 1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KBO리그 정규시즌 두산 베어스와 더블헤더 2차전에 선발 등판했으나 3이닝 동안 8피안타(2피홈런) 2사구 3볼넷으로 부진했다. 종전 3.72였던 평균자책점은 6.04까지 치솟았다. 시즌 1승 1패였던 그는 이날 초반 대량 실점으로 2패째를 당할 위기에 놓였다.강릉고를 졸업한 육청명은 2024 신인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전체 17순위로 KT에 입단했다. 에이스 고영표가 부상으로 이탈한 사이 대체 선발로 기회를 받았고, 5경기 중 선발 4경기에 나서 3경기 5이닝 이상을 소화했다. 치고 나가는 투수 신인왕 후보가 없던 상황에서 선발 로테이션을 3점대 평균자책점으로 지켜주는 그는 주요 신인왕 후보 중 한명으로 꼽힐 법 했다.그런 육청명도 연승 가도를 달리던 두산의 기세를 막을 순 없었다. 최근 6연승을 달리던 두산은 같은날 열린 더블헤더 1차전에서 12-4로 대승을 거둔 상황. 앞서 10일 KT전에서도 7-3 승리했고, 지난 7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서도 13점을 몰아치는 등 최근 타선 파괴력이 리그 으뜸이었다.육청명이 상대한 12일 2차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두산은 1회 시작하자마자 석 점을 몰아쳤다. 리드오프 정수빈이 볼넷으로 포문을 열었고 허경민도 사구로 연속 출루를 만들었다. 이어 올 시즌 타선을 이끄는 3번 타자 강승호가 육청명의 6구 커브를 통타, 좌익수 왼쪽에 떨어지는 2루타로 2점을 선취했다. 두산은 양의지가 쳐낸 타구가 좌익수 앞에서 뚝 떨어지며 1타점 적시타를 추가했다.육청명은 2회엔 2안타 1볼넷을 맞고도 실점하지 않았다. 그러나 3회도 넘어가진 못했다. 1사 후 양의지에게 사구로 출루를 내준 그는 2사 후 헨리 라모스에게 한 방을 얻아 맞았다. 그에게 던진 2구 째 체인지업이 높이 들어갔고, 이를 놓치지 않은 라모스가 공략해 오른쪽 담장 너머로 공을 쏘아 올렸다.대포를 맞고 주춤한 육청명을 두산이 놓치지 않았다. 후속 타자 김기연이 안타로 기회를 이은 두산은 다시 전민재가 투런 홈런을 추가했다. 스트라이크존 높은 코너로 꽂히는 142㎞/h 직구였으나 전민재의 방망이에 정타로 맞으면서 공은 왼쪽 담장 너머로 날아갔다. 이강철 KT 감독은 흔들린 그를 결국 4회 강판하고 손동현을 올려 불펜을 조기 가동했다.1차전 웨스 벤자민이 팔꿈치 통증으로 강판돼 대패했던 KT는 육청명마저 크게 무너지면서 더블헤더를 모두 내주고 주말 싹쓸이 패 위기에 놓였다. 육청명의 부진으로 경기 초반부터 0-7로 끌려가게 됐다.잠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5.12 19:01
프로야구

[IS 포커스] 사상 첫 외국인 선수 다년 계약, 이번에도 불가능?

프로야구 사상 첫 외국인 선수 다년 계약 문이 열릴 수 있을까.스토브리그에 돌입한 KBO리그는 구단마다 외국인 선수 옥석 가리기가 한창이다. 팀 전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커 다들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 신규 영입만큼 이목이 쏠리는 건 재계약 대상자. 특히 A 구단 외국인 투수가 다년 계약을 요구한다는 얘기가 나오면서 성사 가능성에 눈길이 쏠린다. 현행 KBO리그는 입단 2년 차 재계약부터 외국인 선수의 다년 계약을 허용하고 있다.결론부터 말하자면 다년 계약 성사 가능성은 작다. B 구단 외국인 스카우트는 "팀 전력에서 외국인 선수가 중요하지 않나. 그렇기 때문에 다년 계약에 따른 리스크가 너무 크다"고 말했다. 가장 경계하는 건 부상이다. C 구단 외국인 스카우트는 "다년 계약 후 아프면 정말 낭패"라면서 "여러 불안 요소가 많다. 선수의 동기부여가 떨어질 수 있고 자칫 태업이라도 하면 큰일"이라고 우려했다.현재 KBO리그는 구단별 최대 3명의 외국인 선수를 보유할 수 있다. 3명 모두 1군에서 활용하기 때문에 한 명이라도 전열에서 이탈하면 전력에 직격탄을 맞는다. 반면 일본 프로야구(NPB)는 외국인 선수 보유 제한이 없다. 1995년까지는 2~3명의 제한 규정이 있었지만 1996년 무제한으로 바뀐 뒤 기조가 유지되고 있다. 1군 출전 선수 등록(기본 4명, 코로나 기간 5명으로 증원)만 제한하기 때문에 어떤 선수가 아프더라도 2군에서 대체 자원을 콜업, 곧바로 빈자리를 채울 수 있다. 그만큼 다년 계약에서 가장 우려하는 '부상 리크스' 관리가 가능하다. 실제 NPB는 다년 계약을 과감하게 활용한다. 최근에는 NPB 명문 소프트뱅크 호크스가 마무리 투수 로베르토 오수나와 4년, 총액 40억엔(348억원) 다년 계약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봉이 10억엔(87억원). 이는 2021년과 2022년 다나카 마사히로가 받은 9억엔(78억원)을 뛰어넘는 NPB 최고 연봉에 해당한다.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도 과거 요미우리 자이언츠와 다년 계약을 하기도 했다. C 구단 외국인 스카우트는 "관건은 구단에서 어떻게 판단하느냐"라며 "비(非) 자유계약선수(FA) 다년 계약도 이전에는 어렵다고 말했지만, 첫 계약이 터진 이후 후속 계약이 나오지 않나. 외국인 선수 다년 계약도 성공 사례가 나온다면 시선이 달라질 수 있다. 투수보다 타자의 다년 계약 가능성이 조금 높지만, 지금 상황에선 쉽지 않게 사실"이라고 전했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3.11.23 08:01
프로야구

[IS 잠실] "노시환만 빠져도 큰데…" 부상에 포지션 중복까지 겹친 한화

차·포가 모두 빠졌다. 한화 이글스가 당분간 '잇몸 야구'로 버틴다.한화는 항저우 아시안게임(AG) 직격탄을 맞았다. KBO리그가 AG 대회 기간 중단 없이 치러져 최종 엔트리(24명)에 승선한 투수 문동주와 타자 노시환의 공백을 채워야 한다. 10개 구단의 공통된 고민이지만 뎁스(선수층)이 좋지 않은 한화의 고민은 더 크다. 특히 중심 타자 노시환의 공백이 뼈아프다.노시환의 올 시즌 성적은 타율 0.298(494타수 147안타) 31홈런 99타점이다. 홈런과 타점 부분 리그 전체 1위. 출루율(0.389)과 장타율(0.549)을 합한 OPS도 0.938로 1위다.득점권 타율도 0.301로 수준급. 투수 3관왕에 도전하는 에릭 페디(NC 다이노스)와 함께 최우수선수(MVP)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대표 소집일(23일) 기준 팀 전체 홈런의 35.6%, 팀 타점의 19.4%를 차지한 노시환이 빠지면서 중심 타선의 무게감이 확 줄어들었다. 한화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김태연마저 전열에서 이탈했다. 김태연은 지난 22일 대전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2루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 과정에서 손가락을 다쳤다. 병원 검진에서 왼 중지 중수골 골절이 발견돼 시즌 아웃됐다. 김태연은 부상 전까지 타율 0.261(245타수 64안타) 4홈런 25타점을 기록했다.한화는 외국인 타자 닉 윌리엄스도 햄스트링 상태가 좋지 않다. 외야 수비를 하지 못하면서 지명타자로만 활용하는 상황. 최원호 한화 감독은 "윌리엄스가 수비를 해야 (김)인환이라도 나간다. (윌리엄스) 지명타자로 나가니까 인환이가 갈 곳이 없다"고 말했다. 김인환은 일발장타를 갖춘 왼손 타자. 주 포지션이 1루여서 베테랑 채은성과 겹친다. 지명타자로 기용하는 방법이 있지만 윌리엄스가 버티니 이마저도 어렵다.부상에 포지션 공백까지 더해져 타선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최원호 감독은 "(다른) 선수들에게는 좋은 기회"라고 말하면서도 "노시환 하나만 빠져도 큰데…"라고 어려움을 간접적으로 시사했다.잠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3.09.24 14:11
스포츠일반

[이석무 파이트클럽] UFC서 성공해 피자 가게 열고 싶어요...홍성찬의 간절한 바람

한국 종합격투기 명문팀 ‘코리안탑팀’ 소속의 파이터 홍성찬(34·코리안탑팀)은 피자 사랑이 남다르다. SNS 아이디가 ‘ktt_pizza’일 정도로 피자에 죽고 못 산다. 소개란에는 ‘Pizza lover’라고 아예 대놓고 쓸 정도다.칼로리 폭탄인 피자는 종합격투기 선수에게 ‘지옥의 유혹’이다. 감량의 최대 적이다. 한 판 먹으면 다음날 2~3kg 늘어나는 것은 기본이다. 홍성찬도 사랑하는 피자와 잠시 이별하기로 했다. 종합격투기 인생을 통틀어 가장 큰 기회가 찾아왔기 때문이다.홍성찬은 이달 27일과 28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리는 ‘로드 투 UFC’ 시즌2에 참가한다. 로드 투 UFC는 아시아 지역의 정상급 종합격투기 선수들에게 UFC와 계약할 기회를 주기 위해 마련된 대회다. 플라이급, 밴텀급, 페더급, 라이트급 총 4개 체급에서 각각 8명씩 참가한다. 토너먼트 방식으로 경쟁을 펼쳐 최종 우승을 차지하면 UFC와 정식계약을 맺는다. 지난해 6월부터 올해 2월까지 진행했던 시즌 1에서는 플라이급 박현성과 페더급 이정영이 우승해 UFC와 계약했다.시즌 2 라이트급(70kg 이하) 토너먼트에 참가하는 홍성찬은 중국의 롱주와 8강전을 치른다. 롱주는 결코 쉬운 상대가 아니다. 이미 UFC에 데뷔한 경험이 있다. 3전을 치러 1승 2패를 기록한 뒤 퇴출당한 바 있다. 이번이 UFC 두 번째 도전이다.홍성찬의 선수 인생은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1989년생. 우리 나이로 벌써 35살이다. 운동선수로서는 이미 환갑에 도달했다. 사정이 있었다. 그는 TV에서 중계되는 UFC가 너무 멋있어서 군대 제대 후 체육관으로 달려갔다. 2012년 프로선수에 데뷔한 뒤 정신없이 경기를 치렀다. 국내는 물론 필리핀, 괌, 아랍에미리트 등 해외 무대도 주름잡았다. 데뷔 후 2017년까지 9전을 치러 딱 1번만 패했다. 6번 이겼고 2번은 무효경기가 됐다.홍성찬은 2017년 TFC 경기를 끝으로 종합격투기를 떠났다. 나이 서른을 바라보면서 현실의 벽에 부딪혔다. 선수로서 앞만 보고 열심히 달렸지만 생활이 나아지지 않았다. 무릎 등 반복되는 부상도 그의 의욕을 꺾었다.“그때 엄청나게 고민을 많이 했죠. 계속 운동을 하고 싶었지만 쉽지 않았어요. 부상을 당하면 다른 부업도 할 수 없다 보니 생활이 어려웠죠. 그래서 고민 끝에 운동을 그만두자고 결심했습니다”그래서 시작한 게 피자가게였다. 정말 피자를 좋아하긴 했나 보다. 홍성찬은 주방에서 열심히 피자를 만들었다. 선수 시절만큼 노력하면 잘 될 줄 알았다. 세상 일이 쉬운 건 하나도 없었다. 결정적으로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았다. 많은 영세 자영업자들이 시련을 겪었다. 홍성찬도 마찬가지였다. 눈물을 뒤로하고 자식 같았던 피자가게를 접어야 했다. 다시 운동을 시작했다. 어쩔 수 없이 떠밀려서 돌아온 것은 아니었다. 아는 형이랑 체육관을 준비하다 다시 운동하고 싶다는 마음이 자연스레 들었다. 고향과도 같은 코리안탑팀으로 돌아왔다.2021년 4년 만에 케이지로 컴백한 홍성찬은 더 강해졌다. 복귀 후 3연승을 질주했다. 실력은 녹슬지 않았다. 거친 사회의 맛을 본 뒤 멘탈은 더 성숙해졌다. 스포츠에서 승리는 또 다른 기회를 낳는다. UFC라는 기회가 그의 앞에 놓였다. 거절할 이유는 하나도 없었다.“운동을 오래 하다 보니 이런 좋은 기회도 오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죠. 상대 선수가 UFC 경험도 있고, 만만치 않다는 생각은 들어요. 내가 방심하고 그럴 상대는 절대 아닙니다. 단단히 준비해야 할 것 같아요”그렇다고 자신이 없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의욕은 하늘을 찌른다. 홍성찬은 “목표는 무조건 우승입니다. 우승해서 계약서를 따내고 싶어요”라며 “그전에는 레슬러 이미지가 강했다면 이번에는 진짜 싸움을 걸어볼 생각입니다. 팬들에게 재밌는 경기를 하는 선수라는 것을 보여주겠습니다”고 강조했다.인터뷰를 마칠 무렵 홍성찬은 필자에게 조심스럽게 다시 입을 열었다. 진짜 바람을 털어놓았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UFC에서 성공해서 돈을 많이 벌면 다시 피자가게를 열고 싶어요. 그래서 이번 로드 투 UFC가 저에게는 더 간절하고 소중한 기회입니다”이데일리 기자 2023.05.12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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