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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일반

“넘어져도 다시” 정대현, 방황 끝 꺼낸 ‘행로’… 결국 通했다 [줌인]

길을 잃고 다시 걷는 경험은 누구나 한다. B.A.P 출신 정대현의 신곡 ‘행로(行路)’는 그 순간을 음악으로 기록한다. “멈춰진 시간 속에 길을 잃었지만 이젠 다시 일어나야 해”라는 가사는 단순한 희망 메시지가 아니다. 오랜 공백을 지나 돌아온 가수가 자기 자신과 청춘 모두에게 전하는 고백이다. 정대현이 3년 만에 선보이는 세 번째 싱글 앨범 ‘행로’는 청춘의 방황과 불완전함을 끌어안고, 결국 자기만의 리듬으로 길을 찾아 나가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지난 2일 공개된 한국어 버전 뮤직비디오는 정대현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어둑한 방 안, 새빨간 ‘STOP’ 표지판을 스쳐 달려나가 끝내 빛이 쏟아지는 하늘에 닿는 서사. 곡의 여정을 그대로 시각화하며, 담담하지만 힘 있는 보컬이 “이 길 끝에서는 내가 피어나 빛날 테니까”라는 선언을 더욱 또렷하게 만든다. 한국어 버전 MV는 발매 직후 유튜브 ‘인기 뮤직비디오 차트(한국)’ 2위에 오르며 팬들의 기다림에 대한 응답을 입증했다.일본어 버전은 전혀 다른 옷을 입었다. 실사 대신 풀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된 뮤직비디오는 교복 차림의 소년·소녀가 옥상과 골목길을 오가며 교차하는 서사를 담는다. 일본 청춘 애니메이션 특유의 감성을 차용한 연출은 곡이 가진 보편적 주제를 더욱 드라마틱하게 확장한다. 현실 속 정대현의 서사(한국어판)와 상징적 청춘 드라마(일본어판)가 병치되면서,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는’ 메시지가 언어와 형식을 넘어 전달된다. 정대현은 인터뷰에서 “‘행로’는 거의 100% 내 이야기”라고 털어놨다. 공백기 동안 그는 무대를 떠나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이어갔고, 통장 잔고가 0원이 되는 순간도 있었다. 그러나 팬미팅 무대에 깜짝 올라 들은 함성은 다시 살아 있음을 느끼게 했다. 그 경험이 “다시 걸어야겠다”는 다짐으로 이어졌고, 곡의 핵심 가사가 됐다.이번 곡의 제작에는 B.A.P 리더 방용국이 참여했다. “형이 나를 보고 쓴 가사”라는 정대현의 말처럼 이 노래는 두 사람의 신뢰 관계에서 비롯됐다. 강렬한 기타 리프와 청량한 밴드 사운드 위에 담담히 얹힌 보컬은 현실의 무게와 희망의 빛을 동시에 전한다. 음악적 기교보다 감정의 진실을 택한 편곡은, 그가 말한 “간결하고 귀에 쏙쏙 박히는 노래”라는 의도를 잘 보여준다. 산업적 의미도 분명하다. 한국어 버전은 기존 팬덤과 대중을 향한 복귀 메시지라면, 일본어 버전은 현지 시장은 물론 애니메이션을 매개로 한 전 세계 시청자층까지 겨냥한 확장 전략이다. 일본어 애니메이션 버전 역시 ‘주간 인기 뮤직비디오’ 차트에서 2위에 오르며 영상미와 기획력 측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MA엔터테인먼트 정재섭 대표는 일간스포츠를 통해 “이번 ‘행로’의 좋은 반응은 진정성 있는 메시지가 오랫동안 정대현을 기다려온 팬들의 지지와 만나 힘을 발휘한 덕분”이라며 “특히 애니메이션 기법을 활용한 뮤직비디오는 현지 팬들에게 정대현만의 음악적 색깔을 새롭게 보여준 참신한 시도였다”고 전했다.실제로 ‘행로’는 발매 직후 유튜브 차트 상위권에 올랐을 뿐 아니라 SBS M 음악방송 ‘더 쇼’에서 제로베이스원, 앰퍼샌드원과 함께 1위 후보에 오르며 주목받았다. 신인 그룹들이 쏟아지는 K팝 시장에서 3년 만에 돌아온 솔로 아티스트가 거둔 성과로 이례적이다. 이는 ‘행로’라는 제목처럼, 정대현이 앞으로도 시장 속에서 자신만의 궤적을 그려갈 수 있음을 보여준다. 김지혜 기자 jahye2@edaily.co.kr 2025.09.30 06:05
프로야구

[월간 MVP] 양의지 "경기력 회복은 만족...GG 노린다"

뜨거운 여름을 보낸 양의지(38·두산 베어스)가 개인 두 번째 타격왕에 다가섰다. 2025시즌 공격과 수비 모두 정상급 퍼포먼스를 보여준 그는 자신의 10번째 골든글러브 수상을 자신했다. 양의지는 지난 8월 출전한 24경기에서 타율 0.407(86타수 35안타) 4홈런 19타점을 기록했다. 출루율(0.459)과 장타율(0.628) 합계인 OPS는 1.087이었다. 월간 타율 1위, OPS는 4위에 올랐다. 7월까지 승률 0.436(41승 5무 53패)로 9위에 머물렀던 두산은 8월 승률 0.520(13승 1무 12패)을 기록하며 반등했다. 그 중심에 양의지가 있었다. 조아제약과 본지는 양의지를 8월 월간 최우수선수(MVP)로 선정했다. 양의지는 "여름에 실내에서 개인 운동을 많이 했는데, 훈련 스태프 (변)인석이가 (내 타격에 대해) 많은 얘기를 해줬다. 이후 타격 타이밍과 밸런스가 딱 맞는 경기를 치렀고, 그때부터 성적이 좋아져서 8월 괜찮은 성적을 낸 것 같다. 다른 잘한 선수도 많은데 상을 주신 조아제약과 친구(변인석)에게 고마운 마음"라며 웃었다. 7월까지 타율 0.307을 기록했던 양의지는 8월 4할 대 타율(0.407)을 기록하며 시즌 타율을 0.327까지 끌어올렸다. 9월에도 뜨거운 타격감을 유지하며 29일까지 리그 타율 1위(0.338)를 지켰다. 2019년 타율 0.354를 올린 양의지는 1984년 이만수(은퇴) 이후 29년 만에 '포수 타격왕'에 오른 바 있다. 올 시즌 그가 다시 한번 타율 부문 타이틀을 거머쥐면 포수 최초로 2회 수상의 역사를 쓴다. 정작 양의지는 타격왕 경쟁에 초연하다. 그는 "2019년 경험을 돌아볼 때, 성적을 신경 쓰면 스트레스를 더 많이 받는 거 같더라. 올해는 타이틀은 의식하지 않는다. 정규시즌이 끝났을 때 내가 순위 가장 높은 위치에 있으면 (타격왕을) 해내는 것이고, 다른 선수가 있으면 인정하게 될 것"이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반면 공격뿐 아니라 수비 능력과 팀 기여도를 두루 평가받는 골든글러브는 수상 욕심을 감추지 않았다. 양의지는 지난 시즌(2024) 무릎과 허벅지, 허리 통증 탓에 지명타자로 나서거나 휴식을 취하는 경기가 많았다. 포수 수비 이닝은 608과 3분의 1이닝이었다. 하지만 올 시즌은 꾸준히 선발 포수로 나서 726이닝을 소화했다. 2020시즌 이후 3시즌 만에 20홈런을 넘어서기도 했다. 양의지는 "큰 부상 없이 지난해보다 경기에 많이 나간 점은 의미가 크다. 올해 가장 큰 목표는 예전의 타격 밸런스와 경기 퍼포먼스를 되찾는 것이었는데, 그게 잘 이뤄진 것 같아서 만족스럽다. 올해는 골든글러브 수상을 노려볼 수 있을 것 같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양의지는 포수로 8번, 지명타자로 1번 골든글러브를 받았다. 2023년에는 김동수(은퇴)를 제치고 포수 부문 최다 수상 신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황금 장갑을 1개 더 수집하면 이승엽(은퇴)과 함께 역대 최다 수상(10회) 공동 1위에 오를 수 있다. 양의지는 지난 13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에서 자신이 친 파울 타구에 왼쪽 무릎을 맞고 11일 동안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그사이 두산은 포스트시즌 탈락이 확정됐다. 팀 성적이 안 좋다 보니 타격왕에 연연할 수 없었다. 양의지는 두산 주축 선수로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남은 정규시즌 목표는 한 번이라도 더 승리하는 것이다. 25일 홈(서울 잠실구장) 한화 이글스전을 앞두고 1군 엔트리에 복귀한 양의지는 "하위권에 처져 있을 때도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기 위해 팀원 모두 노력했다. 하지만 결국 포스트시즌에 나가지 못하게 됐다"라며 두산팬을 향한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이어 그는 "(올 시즌) 자양분으로 삼을 수 있는 경험을 했다고 생각한다. 2026시즌에는 반드시 두산팬과 함께 가을을 보내겠다. 마무리를 잘해야 좋은 시작도 할 수 있다. 남은 정규시즌 경기에서 꼭 이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5.09.30 06:00
프로야구

'무릎 부상' 양의지, 1군 엔트리 복귀...김재환·정수빈도 합류 [IS 잠실]

타격왕을 노리는 양의지(38·두산 베어스)가 1군 엔트리에 복귀했다. 두산은 2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2025 KBO리그 정규시즌 한화 이글스와의 홈경기를 앞두고 양의지·김재환·정수빈을 1군에 등록했다. 양의지는 지난 13일 창원 NC 다이노스전 3회 초 타석에서 자신이 친 파울에 무릎을 맞았다. 이튿날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약 열흘 동안 컨디션을 정비한 뒤 다시 1군에 복귀했다. 양의지는 출전한 126경기에서 타율 0.340를 기록하며 24일까지 이 부문 리그 1위를 지켰다. 현재 2위 안현민(KT 위즈·0.331) 차이는 9리 차이다. 안현민은 타석 수가 양의지보다 52타석 적어 안타 1개에 따른 등락이 큰 편이다. 양의지가 유리한 고지에 올라 있다. 하지만 부상으로 인해 정상적인 컨디션을 발휘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 컨디션 난조로 정비 시간을 가졌던 김재환과 정수빈도 이날 컴백했다. 두산은 안재석(유격수) 박지훈(3루수) 제이크 케이브(우익수) 김재환(지명타자) 양석환(1루수) 강승호(2루수) 정수빈(중견수) 김기연(포수) 조수행(좌익수) 순으로 선발 라인업을 구성했다. 선발 투수는 잭 로그다. 잠실=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5.09.25 15:52
프로야구

1번 타자 유격수도, 득점권 타율 1위도, 마무리도 없는데...집념의 NC

주축 선수가 부상으로 대거 바쪘지만, NC 다이노스는 5강 경쟁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NC는 지난 24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선두 LG 트윈스와 홈 경기에서 10-5 역전승을 거뒀다. NC는 이날 승리로 롯데 자이언츠를 끌어내리고 6위로 한 단계 도약했다. 포스트시즌 진출 마지노선인 5위 KT 위즈와 승차는 2.5경기다. 정규시즌 종료까지 6경기만 남겨둬 따라잡기 쉽지 않은 격차이지만, NC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싸운다. NC는 주축 선수들이 대거 부상으로 신음하고 있다. 올 시즌 유격수 골든글러브 수상을 예약한 김주원이 발목 통증으로 4경기 연속 선발 명단에서 빠졌다. 득점권 타율 1위(0.432) 박민우는 허리 부상, 마무리 투수 류진욱은 팔꿈치 통증으로 각각 1군에서 이탈했다. 최원준과 권희동은 가벼운 통증으로 선발 명단에서 제외되다가 최근 복귀했다. 이호준 NC 감독은 "힘써야 할 때 힘 한번 못 써보네"라며 안타까워했다. 결국 NC는 지난 19일 롯데 자이언츠전을 2-18로 크게 졌고, 20일 KIA 타이거즈전은 4-3으로 앞선 9회 말 뒷문이 무너져 4-5 역전패를 당하기도 했다. NC는 5강 경쟁을 위해 집념을 발휘하고 있다. 지난 21일 KIA전은 1-3으로 뒤진 7회 볼넷 3개로 2사 만루 찬스를 만든 뒤 오영수의 결승 싹쓸이 2루타로 역전했다. 8회에도 4사구 3개로 얻은 무사 만루 찬스에서 밀어내기 등을 포함해 2점을 더 달아났다. 지난 23일 롯데전은 1-2로 뒤진 7회 최원준의 동점타에 이은 8회 초 2사 후 김휘집의 2타점 적시타에 힘입어 4-2로 이겼다. NC는 24일 LG전에서 엄청난 집중력을 보여줬다. 3-5로 뒤진 6회 말 KBO리그 역대 최초로 6연속 밀어내기를 기록하며 단숨에 10-5로 역전승을 기록했다. 2사 2, 3루에서 박건우의 볼넷(6구)을 시작으로 맷 데이비슨(6구 볼넷)-이우성(9구 볼넷)-김휘집(5구 볼넷)-서호철(5구 몸에 맞는 공)-김형준(4구 볼넷)-도태훈(1구 몸에 맞는 공) 등 7연속 4사구를 얻어낸 것이다. 마운드에 올라오는 LG 투수마다 제구력 난조를 보인 탓도 있었지만, NC 선수들이 덤벼들지 않고 침착하게 기다린 것도 컸다. 공이 몸쪽으로 날아오면 피하지 않고 맞고 걸어 나갔다. 3연승을 거둔 이호준 감독도 "선수들이 승리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여줬다"며 흐뭇해했다. NC는 LG·SSG 랜더스·KT·두산 베어스와 1경기씩, KIA와 2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이형석 기자 2025.09.25 07:00
해외축구

바르셀로나 홈구장, 개장 또 밀렸다…“미완공이라고 안전하지 않은 건 아냐”

스페인 라리가 FC바르셀로나가 이번에도 홈구장인 스포티파이 캄 노우 복귀에 실패했다. 대피 경로 문제를 포함한 안정상의 문제가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영국 매체 BBC는 24일(한국시간) “바르셀로나의 캄 노우 복귀가 또다시 지연됐다”라고 전했다.매체에 따르면 바르셀로나는 오는 29일 예정된 레알 소시에다드와의 2025~26 라리가 7라운드를 캄 노우에서 열길 희망했다. 아직 완공되지 않은 터라, 2만7000명으로 수용 인원을 제한하는 방안을 내세웠다.하지만 시 의회는 구단의 요청을 수락하지 않았다. 시 소방국은 대피 경로 문제를 포함한 안전상의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 거로 알려졌다. 이에 바르셀로나 구단은 시 당국이 제시한 수정 사항들을 반영해 나가고 있다고도 밝혔다.바르셀로나 홈구장 스포티파이 캄 노우는 지난 2023년 6월부터 대규모 리모델링 작업 중이다. 이 때문에 바르셀로나는 2023~24시즌, 2024~25시즌 에스타디 올림픽 류이스 콤파니스에서 홈 경기 일정을 소화했다. 최근에는 바르셀로나B의 구장인 요한 크루이프 스타디움에서 일정을 소화하기도 했다. 애초 구단이 목표로 한 캄 노우 복귀는 구단 125주년이 되는 2024년 11월이었지만, 공사 과정 문제로 개장이 미뤄지고 있다. 지난 7월에도 경기장 접근과 관련한 보안 문제로 인해 재개장에 실패한 바 있다.매체에 따르면 최근 바르셀로나의 조안 센텔레스 운영이사는 “완공되지 않았다고 해서 안전하지 않다는 뜻은 아니다”며 개장 의지를 드러낸 거로 알려졌다.한편 캄 노우 공사의 목적은 경기장을 현대화하고, 수용 인원을 10만5000명으로 확장하는 것이었다. 완공될 경우 세계 최대 규모 구장 중 하나가 될 예정이다. 완공 시점은 2026~27시즌으로 예정돼 있으며, 그 사이 바르셀로나는 5~6만 명 수준으로 제한된 상태에서 관중을 수용할 계획이다.김우중 기자 2025.09.24 16:00
프로야구

폰세 4관왕, 송성문 2관왕 도전...예측불가 타이틀 경쟁

2025 KBO리그 개인 타이틀 경쟁은 1위 싸움, 5강 경쟁만큼 치열하다. 삼성 라이온즈 외국인 타자 르윈 디아즈는 24일 기준으로 홈런(48개·2위 KIA 타이거즈 위즈점 33개) 타점(144개·LG 트윈스 문보경 108개) 장타율(0.629·LG 오스틴 0.584) 1위를 거의 확정했다. LG 박해민(48도루)도 사실상 개인 통산 역대 최다 타이인 5번째 도루왕이 유력하다. 부문 2위 김주원(NC 다이노스·40도루)이 발목 통증으로 제대로 뛸 수가 없다. 또 KT 위즈 안현민은 출루율 0.442를 기록, 2위 김성윤(삼성·0.411)에 크게 앞서 있다. 나머지 타이틀은 끝까지 주인을 예측하기 어렵다. 한화 이글스 외국인 투수 코디 폰세는 4관왕에 도전한다. 가장 큰 걸림돌은 탈삼진이다. 폰세가 탈삼진 242개로 1위를 달리지만, SSG 랜더스 드류 앤더슨(240탈삼진)이 2개 차로 바짝 추격하고 있다. 폰세(17승)는 팀 동료 라이언 와이스(16승)와 다승왕 집안싸움도 벌이는 중이다. 남은 일정을 고려하면 승률왕(0.944·2위 와이스 0.800)과 평균자책점(1.85·2위 KIA 네일 2.25) 타이틀은 거의 유력하다. 네일은 오른 팔꿈치 염증으로 시즌을 마감했다. 홀드왕은 성남중 1년 선후배 사이인 40대 베테랑의 치열한 싸움이 펼쳐지고 있다. 김진성이 시즌 32홀드를 기록, 지난해 최고령 홀드왕에 오른 노경은(31홀드)에 한 발짝 앞서 있다. KT 위즈 박영현은 35세이브를 기록, 한화 김서현(32세이브) 롯데 김원중(31세이브)을 따돌린 상태다. 미국 메이저리그(MLB) 진출 도전을 선언한 송성문(키움 히어로즈)은 개인 첫 타이틀에 도전한다. 송성문은 시즌 102득점을 기록해, 삼성 구자욱(101득점)에 근소하게 앞서있다. 또한 최다안타 부문에선 지난해 KBO 역대 한 시즌 최다안타 신기록을 썼던 빅터 레이예스와 나란히 공동 1위(180개)에 올라 있다. 다만 고척돔을 홈구장으로 쓰는 키움의 남은 경기 수가 적어, 송성문의 타이틀 경쟁에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두산 양의지는 역대 KBO리그 포수로는 최초로 2차례 타격왕에 도전한다. 포수 타격왕은 1984년 이만수(0.340·삼성) 2019년 양의지(0.354·당시 NC) 두 차례 뿐이었다. 양의지는 24일 현재 타율 0.340을 기록, 2위 KT 안현민(0.340)에 앞서있다. 왼 무릎 타박상으로 이탈한 양의지는 25일 1군에 복귀, 타격왕 굳히기에 나선다. 이형석 기자 2025.09.24 12:56
프로야구

송성문 "120억이든 MLB든 내가 증명해야" [창간56]

2025년 8월 4일, KBO리그에 놀라운 소식이 전해졌다. 내야수 송성문(29·키움 히어로즈)이 소속팀 키움 히어로즈와 6년 총액 120억원을 보장 받고 비(非)자유계약선수(FA) 다년계약에 합의한 것이다. 메이저리그(MLB) 무대를 누빈 류현진(한화 이글스) 김광현(SSG 랜더스), 수년 동안 간판선수로 활약하며 가치를 인정받은 구자욱(삼성 라이온즈) 고영표(KT 위즈)가 비FA 다년계약을 해냈다. 반면 송성문은 2024·2025년 폼(기량)은 정상급이었지만, 이전까지는 '주전' 선수로 평가하기에도 애매한 성적을 남겼다. 검증 기간이 짧았기에 불확실성이 커 보였고 야구 현장에서는 "파격 대우"라는 반응이 나왔다. 불과 한 달 뒤인 8월 31일, 송성문은 또 화제의 중심에 섰다. MLB 무대 도전을 위해 미국 에이전시 인디펜던트 스포츠 엔터테인먼트(ISE)와 계약한 소식을 전한 것이다. 송성문은 2025년 정규시즌이 끝나면 포스팅(비공개 경쟁 입찰) 신청 자격을 얻게 된다. 그는 다년계약 발표 전부터 미국행 의지를 전한 바 있다. 키움도 합당한 대우를 받는다는 전제로 선수의 도전을 지원하기로 했다. 불과 1년 만에 이토록 큰 보폭으로 나아간 선수가 그동안 있었나. 송성문은 그야말로 KBO리그를 흔든 풍운아였다. 정신없이 지나간 2025년을 돌아본 그도 "몸이 저만치 먼저 나가고, 정신은 조금 늦게 따라가는 느낌"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어떤 의미에서는 (다년계약이나 MLB 도전이) 내가 당장 당면한 경기와는 별개 문제다. 이럴 때일수록 더 철저하게 하루의 루틴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급등한 몸값을 두고 의구심을 받고 있다. MLB 입성 가능성을 두고 비웃는 시선도 있다. 송성문은 개의치 않고 웃으며 말했다. "항상 그랬던 것처럼, 당연히 증명해야 한다"라고. 일상을 포기하지 못했던 시절 장충고 출신 송성문은 2015 2차 신인 드래프트 5라운드(전체 49순위)로 넥센(키움 전신) 지명을 받았다. 지명 순위에서도 알 수 있듯 특별하게 주목받은 선수는 아니었다. 실제로 꽤 오랜 시간 존재감이 미미했다. 입단 첫 해(2015) 1군에서 7경기에 나섰지만, 이후 2년 동안 2군에서만 뛰었고, 처음으로 1군에서 100경기에 출전한 2019년도 타율 0.227·3홈런에 그쳤다. 처음으로 규정타석을 채운 2022년은 타율 0,247·13홈런을 남겼다. 송성문은 '웃상'이다. '스마일 가이'라는 별명이 있었다. 하지만 야구 기량은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출전 기회를 적지 않게 받았지만, 성장하지 못하는 모습이 이어지면서 키움팬의 '아픈 손가락'으로 여겨졌다. 그 시절을 돌아본 송성문은 "독하지 않은 선수였다. 야구는 잘하고 싶지만, 그걸 위해 내 일상을 포기하진 못했다. 많이 놀았고, 게임도 많이 했다. '나름대로 노력하고 있다'라고 말하곤 했지만, 다른 사람이 봤을 때는 평범하거나 그 이하였던 것 같다. '그렇게 하면 생존할 수 없다'라고 조언하는 선배도 많이 있었고 나도 그 말에 동의했지만, 결국 실천으로 옮기진 못했다"라고 했다. 이정후·김혜성 그리고 위기감 송성문은 2024년 급성장했다. 출전한 142경기에서 타율 0.340(602타수 179안타) 19홈런 104타점을 기록했다. 타율과 안타 부문 리그 5위에 올랐고, 홈런과 타점은 커리어 하이를 해냈다. 그해 11월 열린 국제대회 프리미어12 대표팀에도 선발됐다. 2024년은 송성문이 프로에 입단한 지 10년째가 되는 해였다. 막 결혼해 가정을 꾸린 시점이기도 했다. 송성문은 "아무것도 보여주지 못하다가 야구를 그만두는 날이 찾아올 것 같아서 두려웠다. 그래서 지난겨울 이를 악물고 노력했다"라고 돌아봤다. 생각에 변화가 일어난 건 그전부터다. 상무 야구단에서 군 복무를 마치고 소속팀에 복귀한 2021년, 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로 성장한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김혜성(LA 다저스)을 보며 자신을 돌아보게 됐다. 두 후배가 자신이 선배들에게 들었던 조언을 마치 즐기는 것처럼 해내고 있었던 것. 송성문은 "아무래도 함께 생활하면서 느낀 게 많았다. 야구를 잘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본 적도 없는 내가 부끄러웠다"라고 돌아봤다. 송성문을 달라지게 만든 건 위기감이었다. 자신만의 운동 루틴을 만들고, 식단 관리가 필요할 때는 좋아하는 치킨·콜라를 끊고 단단한 몸을 만드는 데 매진했다. 그렇게 독해졌고, 노력한 성과가 그라운드에서 나타나기 시작했다. 골든글러브(3루수) 후보에 오르고, 가슴에 태극마크를 달고, 연봉 협상에서 당당해졌다. 성공하는 경험이 쌓이자, 비로소 이전까지 자신이 '일상'이라고 생각했던 걸 포기할 수 있었다. 송성문은 "노력해도 안 될 수 있는데, 그래도 한 만큼은 결과가 나와주는 게 너무 감사했다. 어릴 땐 노는 게 좋았던 게 맞다. 하지만 이제는 내 직업 직무를 잘해서 인정받는 게 훨씬 행복하다는 걸 알게 된 것 같다"라며 웃었다. 몸값 논란은 동기부여 송성문은 2025년 리그 넘버원 3루수로 올라섰다. 그는 23일 기준으로 타율 0.323(558타수 180안타) 25홈런 89타점 25도루를 기록했다. 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WAR)는 리그 야수 중 가장 높은 6.93이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연속 도루' 부문에서 신기록(34경기)을 세웠고, 데뷔 처음으로 20(홈런)-20(도루) 클럽에 가입하기도 했다. 송성문을 보기 위해 키움 경기를 찾는 MLB 구단 스카우트가 많아졌다. 송성문도 키움에서 한솥밥을 먹은 선배이자 현역 메이저리거 김하성(애틀랜타 브레이브스)으로부터 "밑져야 본전이니 포스팅 신청을 해야 한다"라는 조언을 받고 미국행 꿈에 부풀었다. 키움과의 다년계약은 이런 상황에서 알려졌다. 해외 진출설까지 겹치면서 송성문을 향한 시선도 갈렸다. 이제 두 시즌 잘한 선수가 너무 과대 평가받고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송성문은 오히려 기회라고 생각한다. 그는 "나도 이제 1년 6개월 잘한 선수에게 '너무 좋은 대우를 해줬다'라는 반응을 잘 알고 있다. 그게 당연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불쾌하지 않았다. 오히려 '잘 됐다'라는 생각도 들었다. 키움과의 계약은 2026년부터 6년이다. 그사이 내 가치를 보여줘야겠다는 확실한 목표가 생겼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년계약을 하고도 다른 길(해외 진출)로 시선을 보내는 송성문에게 실망감을 드러낸 키움팬도 있다. 송성문은 이 점에 대해서도 "처음 다년계약 소식을 듣고 좋아해 주신 분들이 많았다. 포스팅을 신청하겠다는 내 행보에 아쉬움을 느끼시는 것도 당연하다. 죄송한 마음도 있다"라고 공감했다. 그러면서 그는 "히어로즈는 너무 고마운 팀이다. 나는 미국에 가도 키움팬을 위해 뛸 것이다. 내가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 (이)정후나 (김)혜성이처럼 따뜻한 정을 받을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라는 바람도 드러냈다. 2026년 송성문의 목표는 오직 한 가지다. 더 좋은 선수가 되는 것. 송성문은 "일단 3년 연속 잘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어디에서 뛰든 내 가치를 증명하고 또 증명해야 한다. 그게 운명이다. 계속 키움에 남게 되면 당연히 팀 우승이 목표다. 개인적으로는 영구결번을 목표로 삼겠다. 만약 미국에서 뛰게 된다면 당차게 도전해 볼 것"이라고 당찬 각오를 전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5.09.24 06:30
프로야구

재활 치료 중 1군 합류...안우진 "등록 일수, 정확히 계산 안 해봤다" [IS 잠실]

공을 던질 수 없는 상황에서 1군 엔트리에 등록한 키움 히어로즈 에이스 안우진(26)이 관련 의혹에 답했다. 키움은 18일 1군 엔트리에 변화를 줬다. 예상 밖 선수가 등록했다. 전날 사회복무요원 병무를 마친 안우진이 등록됐다. 안우진은 지난달 퓨처스팀(고양 히어로즈) 자체 청백전에서 투구를 한 뒤 이어진 추가 훈련 과정에서 오른쪽 어깨 부상을 당해 수술을 받았다. 현재 재활 치료를 받고 있다. 1군 엔트리에 등록해도 등판할 수 없다. 하지만 키움은 그런 선수를 등록했다. 구단은 "안우진이 재활에 전념할 수 있도록 의료 지원에만 집중할 계획이었으나, 최근 선수로부터 선수단과 함께 시즌을 마무리하고 싶다는 강한 의지와 함께 확대 엔트리 등록 요청을 받았고, 논의 끝에 수용하기로 결정했다"라고 밝혔다. 자연스럽게 안우진이 1군 등록 일수를 채우기 위해 이례적인 요구를 했다는 시선이 생겼다. 안우진은 한 시즌을 인정받는 1군 등록 일수(145일)을 두 번(2022·2023)에 채우지 못했다. 동기 중에서 2025시즌을 끝내고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채우는 선수도 있지만, 그는 실질적으로 4년만 인정받고 있다. 그래서 며칠 차이로 한 시즌을 채우지 못한 2020년(130일)과 2021년(139일)을 2025시즌 남은 기간 1군 등록을 통해 채우려 한다는 것이다. 해외 무대 진출을 위한 포스팅(비공개 경쟁 입찰) 신청 시기, FA 자격 취득을 1년 당길 수 있다. 설종진 키움 감독대행은 이런 의혹에 대해 "우리 팀은 전반기부터 신인 선수들에게 많은 기회를 줬다. (최근에는 타이트한) 경기 상황으로 인해 엔트리에 있는 선수를 쓰지 못하기도 했다. 안우진을 등록해 젊은 선수들이 뛸 수 있는 자리가 없어졌다는 지적은 맞지 않는 것 같다"라고 했다. 안우진도 키움 합류 첫날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이에 대해 "(등록 일수에 대해) 정확한 계산을 하지 않아서 그 부분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라고 했다. 앞서 안우진은 "나도 저연차 시절 선배들과 얘기를 하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됐다. 아직 부족하지만 내가 알고 있는 것에 대해 후배들과 얘기를 나누고 싶다. 그렇게라도 선수들과 함께하고 싶었고, 팀에서도 내가 해야 할 역할에 대해 인정해 줬다"라고 밝혔다. 재활 치료 경과는 예상보다 빠른 편이다. 당초 수술 뒤 1년 가까이 공백기가 필요할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빠르면 내년 4월 복귀가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안우진은 "수술 이후 보조기를 차다가 최근 제거했다. 이후 병원에 세 차례 정도 다녀왔다. 언제 재활이 끝날지 모르겠지만, 빠르면 12월 초 늦어도 2026년 1월 공을 던질 수 있을 것 같다. ITP(단계별 투구 프로그램)이 문제 없이 진행되면 이후 3개월 정도 소요되기 때문에 4월에도 가능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잠실=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5.09.18 18:24
프로야구

'18일 1군 엔트리 등록' 안우진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

키움 히어로가 안우진(26)을 1군 엔트리에 등록한다. 키움은 17일 군 복무를 마친 안우진을 18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 1군 엔트리에 등록하기로 했다. 선수 요청이다. 안우진은 정규시즌 최종전인 30일 고척 SSG 랜더스전까지 남은 7경기 동안 더그아웃에서 선수단과 함께할 예정이다.안우진은 17일 사회복무요원 소집 해제 후 팀에 합류할 예정이었으나 지난달 퓨처스팀 자체 청백전에 등판한 뒤 추가 훈련 과정에서 어깨 부상을 입어 수술을 받았다.구단은 프랜차이즈 스타이자 에이스 투수로 활약해 온 안우진에게 맞춤형 의료 지원과 전담 트레이너 배정 등 체계적인 재활 프로그램을 제공하기로 약속했다.구단은 안우진이 재활에 전념할 수 있도록 의료 지원에만 집중할 계획이었으나, 최근 안우진으로부터 선수단과 함께 시즌을 마무리하고 싶다는 강한 의지와 함께 확대 엔트리 등록 요청을 받았고, 논의 끝에 수용하기로 결정했다.안우진은 "팀이 어려운 시기인 만큼 복귀를 위해 최선을 다해 준비해왔다. 2년 전 팔꿈치 수술 후 재활도 순조로웠기에 몸 상태에 대한 기대가 컸다. 훈련 중 다시 부상을 입어 아쉽지만, 선수단과 함께 시즌을 마무리할 수 있게 되어 기쁘고 큰 힘이 될 것 같다"라며 "엔트리 등록을 결정해준 구단과 따뜻하게 맞아준 동료 선수들에게 감사드린다. 무엇보다 고척돔에서 팬 여러분을 직접 만날 수 있게 되어 설렌다. 남은 시즌 동안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소감을 전했다.구단은 KBO에 안우진의 확대 엔트리 등록 가능 여부를 사전 문의했고, 규정상 문제가 없다는 확인을 받았다.안희수 기자 2025.09.18 14:04
드라마

‘에스콰이어’ 전혜빈 “데뷔 후 최고의 순간…연애편지 같은 작품” 일문일답

‘에스콰이어’ 배우 전혜빈의 일문일답이 공개됐다.지난 7일 종영한 JTBC ‘에스콰이어: 변호사를 꿈꾸는 변호사들’(이하 ‘에스콰이어’)에서 전혜빈은 법무법인 율림의 어쏘 변호사 허민정 역을 맡았다. 후배에게 따뜻한 조언을 건네는 선배이자, 과거의 상처를 극복하며 성장하는 입체적인 인물로 전혜빈은 디테일한 감정 표현과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증명했다.특히 전 남편과 얽힌 장면에서는 사이다 활약으로 통쾌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하고, 이진우(이학주)와의 로맨스에서는 설렘 가득한 연기로 나이 차이와 상처를 극복해가는 과정을 설득력 있게 담아냈다.다음은 전혜빈의 일문일답 전문.Q. 이번 작품에 출연을 결심한 이유가 있었나요?김재홍 감독님의 전작 ‘재벌X형사’를 재미있고 인상 깊게 봤는데, 마침 대본을 받게 되었어요. 대본을 읽는 내내 흥미로운 전개에 빠져들었고, ‘허민정’이라는 캐릭터가 비중은 크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입체적이고 매력적으로 다가왔어요. 여자로서, 엄마로서, 딸로서, 사회인으로서 누구나 공감할 수밖에 없는 인물이라고 생각했어요. 결국 저 자신도 민정에게 마음이 많이 끌렸던 것 같아요. 제 나이와 극중 민정의 나이가 같다는 점 또한 공감의 지점을 만들어 주었고요.Q. 대본을 처음 접했을 때 어떤 느낌이었나요?각 회차마다 제시되는 복선과 갈등, 그리고 이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에서 만들어내는 속도감이 인상적이었어요. 마치 빗속을 달리는 듯한 긴장감과 빠른 전개가 다른 작품들과 차별적인 세련미를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서도 대사를 곱씹다 보면 따뜻함이 묻어났어요. 다정하고 선한 기운이 작품 전반에 느껴졌는데, 그것은 아마도 박미현 작가님의 따듯함이 글 안에 고스란히 담긴 게 아닐까 싶어요.Q. 허민정을 보다 설득력 있게 표현하기 위해 특별히 신경 쓴 부분은 무엇인가요?허민정은 헤어짐이 너무나 익숙한 인물이에요. 어린 시절에 아버지를 먼저 여의고, 의지했던 어머니마저 세상을 떠나면서 혼자가 되었죠. 게다가 혼전 임신으로 시집을 갔지만 가족들에게조차 외면을 당하며, ‘버려짐’이 그녀의 삶의 방식처럼 굳어져 버린 것 같았어요. 그래서 진우의 진심을 받아들이는 것이 결코 쉽지 않았을 거예요. 대본 속 민정은 참 가엾고 연약해 보일 수 있지만, 제가 바라본 민정은 그저 불쌍한 여자가 아니라, 그 모든 상실을 버텨내며 홀로 단단히 서 온 강인한 사람이었고 누구에게도 기댈 수 없지만 자신을 믿으면서 오직 목표만을 향해 달려가는 사람이었어요. 그런데 과연 타인의 ‘진심’이 그녀의 닫힌 마음을 열 수 있을까, 그 질문이 늘 제 안에 있었어요. 특별히 신경 쓰고 준비했다기보다는, 민정의 과거와 상처를 제 안에 오랫동안 간직하고 생각하다 보니 어느 순간 자연스럽게 제가 ‘허민정’이 되어 있었던 것 같아요.Q. 전혜빈과 허민정의 싱크로율은 어느 정도였나요? 닮은 점과 다른 점은요?농담처럼 “얼굴, 키, 몸무게”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요(웃음). 사실 저는 민정과 많은 부분에서 닮아 있다고 생각해요. 헤어짐, 우울했던 시기, 실패와 좌절, 그리고 끝내 그것을 이겨내려는 끈기와 인내. 또 그런 과정을 거쳐 얻게 된 행복까지도요. 살아가며 누구나 겪을 수밖에 없는 경험들이기에 민정을 연기하면서 저는 오히려 그녀를 가장 잘 이해할 수 있었어요. 그래서 다른 점은 굳이 찾으려 하지 않았어요.Q. 등장마다 강한 임팩트와 존재감을 보여주며 이야기의 흐름을 이끄는 연기가 돋보였어요. 이를 가능하게 한 본인만의 비결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저는 그저 대본에 담긴 의미를 잘 전달하려고 노력했을 뿐이에요. 무엇보다 감독님께서 배우들이 편안하게 연기할 수 있는 현장을 만들어 주셔서 저 또한 배역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또 상대 배우인 이학주 배우와도 합이 잘 맞아 즐겁게 촬영했고요. 비결이라기보다, 아마도 오랜 시간 배우로서 고민하며 쌓아온 경험이 자연스럽게 드러난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Q. 촬영 현장 분위기와 감독님·스태프·동료 배우들과의 호흡은 어땠나요? 특별히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데뷔 후 수많은 현장을 경험했는데 정말 최고의 순간이였어요. 특히 김재홍 감독님의 온화한 성품과 존중은 현장 전체를 따뜻하게 만들었고, 그 속에서 모두가 각자의 역할에 집중하며 최선을 다할 수 있었어요. 덕분에 오롯이 연기에만 몰입할 수 있었어요. 불필요한 시간과 감정 소모가 전혀 없었고, “이런 현장이라면 시즌 10까지도 할 수 있겠다”는 농담 아닌 농담이 나올 정도였어요(웃음).Q. ‘에스콰이어’가 본격적인 드라마 복귀작으로 주목받았어요. 이번 작품에서 어떤 변화를 보여주고 싶으셨나요?이번 작품에서 사실 민정은 사건을 변호하거나 법정에서 싸우는 장면은 많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자신의 과거와, 내면의 상처와 끊임없이 싸우는 인물이었죠. 저는 그 모습이 현실 속 우리 모두와 닮아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런 모습에 공감해 주시길 바랐어요. 또, 결혼을 하고 엄마가 되어보니 이전과는 다른 시선과 이해가 생겼다는 걸 스스로도 느꼈어요. 배우로서 저에게는 굉장히 큰 변화였고, 이번 작품에서는 그런 제 변화가 자연스럽게 녹아들기를 바랐던 것 같아요.Q. 끝으로, 드라마를 사랑해 주신 시청자분들께 한 마디 부탁드려요.‘에스콰이어’를 사랑해 주신 시청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 드라마는 마치 정성스레 한 자 한 자 꾹꾹 눌러써 내려간 제 마음속 연애편지 같은 작품이었어요. 살면서 삶의 무게에 지칠 때마다 꺼내 보고 싶은 그런 이야기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여러분의 마음속에도 이 작품의 여운이 오래도록 남아 있기를 바랍니다. 보내주신 과분한 사랑, 잊지 않고 저는 또 좋은 작품으로 인사드릴게요. 감사합니다.강주희 기자 kjh818@edaily.co.kr 2025.09.16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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