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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로봇 심판 없는 WBC, 투수만 신경쓴다고? 포수 '미트질'에 신경 바짝 [IS 포커스]

내년 3월 열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엔 KBO와 달리 '로봇 심판'이 없다. 미국 메이저리그(MLB) 사무국의 주최로 열리는 WBC는 MLB 규정을 따르는데, 현재 MLB에선 자동투구판정시스템(ABS)을 시행하지 않는다. 특정 투구에 대해서만 판독을 요청하는 ABS 챌린지 시스템만 시범 운영했다. 2023년부터 세계 최초로 100% ABS를 도입했던 한국 프로야구 선수들은 이제 '인간 심판'이 생소하다. WBC를 앞두고 다시 '인간 심판'에 대한 걱정이 시작됐다. 내년 WBC를 대비한 평가전(K-베이스볼 시리즈)을 준비하고 있는 류지현 야구대표팀 감독은 "ABS가 없는 것과 피치클록이 빨라진 것이 큰 영향을 줄 것 같다. 선수들이 빨리 적응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국가대표 투수조 조장인 원태인 역시 "국제 대회에선 스트라이크 하나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 ABS에서 (스트라이크존) 상단에 꽂힌 공이 일부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았다면, (인간 심판이 판정하는 WBC에선) 안 잡아줄 수도 있는 상황이 나오면 선수들이 당황해서 흔들릴 수도 있다"라고 경계했다. 하지만 투수 뿐만 아니라, 이 포지션 선수들에게도 비상이 걸렸다. 바로 포수다. '인간 심판'의 체제 속에선 흔히 '미트질'이라 불리는 프레이밍이 포수의 중요한 능력 중 하나로 평가됐다. 하지만 ABS 체제 안에선 무용지물이다. 프레이밍을 굳이 하지 않아도, 특정 존 안에만 공이 통과하면 스트라이크 판정이 되기 때문이다. 때문에 최근 2년간 KBO에선 포수가 지면 위에서 공을 잡거나 한참 빠진 곳에서 잡아도 ABS 존 통과로 스트라이크가 되는 모습을 여러번 볼 수 있었다. 강인권 대표팀 배터리 코치는 "ABS가 없다. 프레이밍도 중요해졌다. 포수들이 신경 쓸 게 많아졌다"라며 고개를 내저었다. 올해 LG 트윈스의 통합우승을 이끈 박동원(LG 트윈스)도 "2년 동안 ABS에 적응이 돼서 프레이밍을 잘 하지 않고 있었다. 낮게 오는 변화구가 문제가 많이 될 것 같은데, 연습을 많이 해야 할 것 같고, (프레이밍) 의식을 하면서 공을 잡아야 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강인권 코치도 훈련할 때 포수들에게 프레이밍을 많이 신경 쓰라고 주문하고 있다. 한국시리즈(KS)를 마치고 온 박동원, 최재훈(한화 이글스)보다 먼저 대표팀에 합류한 조형우(SSG 랜더스)는 "처음엔 많이 어색했다. 하지만 2년 전까지 계속 (ABS 없이) 해왔던 거라 하다 보면 익숙해지는 것 같다. 강 코치님도 계속 프레이밍에 대해 주지를 시켜주시고, 나도 의식하면서 공을 받는다. 준비를 잘해야 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고척=윤승재 기자 2025.11.06 09:01
산업

4년 만에 부회장 승진자 나온 SK그룹, 주인공은 이형희 위원장

SK그룹에서 4년 만에 부회장 승진자가 나왔다. 주인공은 이형희 커뮤니케이션위원장이다. SK그룹은 30일 수펙스추구협의회 회의를 열어 각 계열사 이사회를 통해 결정된 사장 인사 사항을 공유했다고 밝혔다. 이형희 위원장은 부회장으로 승진해 SK㈜ 부회장단에서 활동할 예정이다. SK그룹에서 부회장 승진자가 나온 것은 2021년 장동현 부회장, 김준 부회장 이후 이번이 4년 만이다.SK그룹 최고 협의기구인 수펙스추구협의회는 인사를 단행했다. 윤풍영 SK AX 대표는 수펙스추구협의회 담당 사장으로 자리를 옮긴다.커뮤니케이션위원장에는 염성진 CR팀장이 사장으로 승진, 보임됐다. 염 신임 위원장은 그룹 대외 협력 기능을 총괄하며 그룹의 전반적인 대외협력 수준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는 평을 받는다.SK그룹의 지주회사인 SK㈜에서는 재무 및 사업개발 전문가인 강동수 PM부문장이 사장으로 승진해 장용호 대표이사 사장을 보좌한다. 장 대표이사는 SK㈜의 주요 경영 이슈를 총괄하고, 강 사장은 지주사의 일상경영 활동과 함께 실행에 집중하는 등 시너지를 발휘해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는데 주력할 계획이다.SK이노베이션은 지난 5월 보임한 장용호 총괄사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내년 3월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장 총괄사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하고 추형욱 대표이사와 각자 대표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SK온은 소재와 제조업 전문성이 높은 이용욱 SK실트론 대표이사를 사장으로 선임했다. 이 사장은 이석희 사장과 함께 각자대표 체계로 성장 잠재력이 높은 배터리 산업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체질 개선을 이어 나갈 계획이다.이용욱 사장은 SK머티리얼즈와 SK실트론 사장을 역임하며 쌓아온 제조업 및 소재산업 전문성을 바탕으로 배터리 사업 제조 및 운영 전반을 맡고, 이석희 사장은 북미 지역을 중심으로 고객관리 강화 및 연구개발(R&D) 기술 혁신을 담당할 예정이다.SKC는 자회사 SK엔펄스를 이끄는 김종우 대표를 사장으로 선임해 안정적 사업 운영과 미래 성장 기반 확보에 집중할 방침이다.SK에코플랜트는 장동현 부회장과 함께 사업을 이끌어 갈 신임 사장으로 김영식 SK하이닉스 양산총괄을 선임했다. 김 신임 사장은 반도체 소재 등 회사의 성장 사업 실행력 높이고, SK하이닉스의 성공 DNA를 SK에코플랜트에 이식한다는 계획이다.SK㈜ 머티리얼즈 CIC를 맡고 있는 송창록 대표는 사장으로 승진해 첨단 소재 사업을 이끌어 간다.SK이노베이션 E&S는 이종수 LNG사업본부장을 사장으로 선임해 안정적 경영 기반을 강화하고 에너지 설루션 등 성장을 모색할 예정이다.SK스퀘어는 김정규 SK㈜ 비서실장을 신임 사장으로 선임했다. 김 신임 사장은 글로벌 투자 전문성을 바탕으로 SK스퀘어의 미래성장동력 확보를 주도할 계획이다.SK AX는 클라우드 사업과 ITS 컨설팅 사업을 두루 경험하고 현재 최고고객책임자(CCO)로서 AX의 주요 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김완종 부사장을 신임 사장으로 선임했다.SK하이닉스에서는 차선용 미래기술원장이 사장으로 승진했다. 차 신임 사장은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 기술 개발을 통해 메모리 반도체 전 분야에서 시장 선도를 목표로 미래기술원 조직을 진두지휘한다.SK실트론은 정광진 자회사 SK실트론CSS 대표를, SK브로드밴드는 김성수 유선·미디어사업부장을 각각 신임 사장으로 선임했다. SK텔레콤은 처음으로 법조인 출신 대표이사를 선임했다. 정재헌 최고거버넌스책임자(CGO)가 SKT의 신임 대표이사가 됐다. 해킹 여파로 인해 SKT의 수장은 4년 만에 교체됐다. 신임 정 CEO는 2020년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를 끝으로 같은 해 4월 SK텔레콤 법무그룹장(부사장)으로 한 바 있다. 이번 인사의 키워드는 '현장형' 리더다. 현장 실무 경험과 연구개발(R&D) 역량 등 문제 해결 능력이 있고 고객 신뢰를 높일 수 있는 경영진을 발탁했다는 설명이다. SK그룹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불확실한 경영 환경 속 각 계열사가 직면한 현안을 빠르게 해결하고, 현장과 실행 중심의 리더십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그룹 전반의 경쟁력과 조직 역동성을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김두용 기자 2025.10.30 14:09
프로야구

3구 연속 직구 승부→역전 스리런포...'자신감 회복 차원 등판' 김서현, 역전패 빌미 제공 [PO4 냉탕]

김서현(21·한국 시리즈)이 또 무너졌다. 김경문 감독의 시나리오도 먹이 묻었다. 김서현은 22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5 KBO리그 플레이오프(PO·5전 3승제) 4차전에서 구원 등판, 동점 스리런홈런을 허용했다. 한화는 4-7로 대역전패를 당했다 .한화는 '오프너' 정우주가 3과 3분의 1이닝 동안 실점 없이 막아내고, 이어 등판한 김범수와 박상원이 무실점으로 5회까지 막아냈다. 그사이 3번 타자·좌익수로 나선 문현빈이 1회 초 적시 2루타, 5회 초 스리런홈런을 치며 4-0으로 앞섰다. 하지만 6회 말 삼성 타선이 깨어났다. 선두 타자 김지찬이 한화 4번째 투수 황준서를 상대로 우중간 3루타를 때려냈고, 후속 김성윤은 볼넷을 얻어냈다. 이 상황에서 한화에 운이 따르지 않았다. 3번 타자 구자욱의 빗맞은 타구가 왼쪽 외야에 떨어지며 실점을 허용한 것. 김경문 감독은 이 상황에서 정규시즌 마무리 투수를 맡았던 김서연을 투입했다. 그는 첫 타자 디아즈를 2구째 체인지업에 2루 땅볼로 잡아내며 첫 아웃카운트를 잡았다. 이어 상대한 김영웅에게는 초구와 2구 모두 155㎞/h가 넘는 강속구를 뿌려 기선 제압을 해냈다. 하지만 공 배합이 문제였다. 김영웅은 올가을 삼성에서 가장 타격감이 좋은 타자였다. 3차전까지 타율 0.600에 홈런 1개가 있었다.김서현-최재훈 배터리는 3구쨰로 직구를 선택했다. 하지만 김영웅은 마치 기다렸다는 듯 받혀 놓고 때려냈다. 공이 그대로 우중간을 넘었다. 4-4 동점. 김서현이 또 무너졌다. 한화 고민이 커진다. 김서현은 1차전에서 한화가 9-6 리드를 잡은 상황에 등판했지만, 이재현에게 솔로홈런을 맞는 등 2점을 내준 뒤 김범수로 강판된 바 있다. 이후 김서현은 3차전까지 등판하지 않았다. 특히 3차전은 '선발' 자원 문동주가 5-4로 앞선 6회 말 무사 1루에 등판해 4이닝을 막아내며 그가 나서지 못했다. 김경문 감독은 반드시 승리해야 하는 경기에서 김서현을 낼 수 없었다. 김서현은 정규시즌 33세이브를 올리며 이 부문 2위에 오른 투수다. 8월 초 다소 부진했지만 '클로저' 보직을 놓지 않고 완주했다. 하지만 그는 한화가 정규시즌 1위 탈환에 다가선 지난 1일 SSG 랜더스전 5-2로 앞선 9회 말, 현원회와 이율예에게 각각 투런포를 맞고 끝내기 역전패를 허용하고 말았다. 이후 김서연이 포스트시즌에 정상적인 공을 던질 수 있을지 의견이 분분했다. 그렇게 나선 가을 데뷔전(PO 1차전)에서 또 흔들렸다. 그리고 자신감을 되찾기 위해 나선 4차전에서 다시 무너졌다. 김서현은 김영웅에게 동점포를 허용한 뒤 김헌곤을 삼진 처리했지만, 이재현과 강민호에게 볼넷을 내준 뒤 결국 마운드를 내려왔다. 한화는 7회 초 다른 불펜 투수 한승혁까지 김영웅에게 스리런홈런을 맞고 승기를 완전히 내줬다. 대구=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5.10.22 22:13
프로야구

세대교체 방향성 지속...이숭용 감독 "김건우-조형우 배터리, 호흡 좋다" [준PO2]

SSG 랜더스 드류 앤더스의 몸 상태가 나아졌다. 이숭용 SSG 감독은 11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5 KBO리그 포스트시즌 삼성 라이온즈와의 준플레이오프(PO·5전 3승제) 2차전을 앞두고 앤더슨의 몸 상태, 2차전 경기 전략에 대해 밝혔다. 앤더슨은 원래 준PO 1선발이 유력했지만, 장염 증세 탓에 체중 3㎏가 빠지는 등 컨디션 관리에 애를 먹고 있다. 하지만 10일 열릴 예정이었던 2차전이 비로 하루 밀리고, 그사이 불펜 피칭을 소화하는 등 회복할 시간을 벌었다. 이숭용 감독도 등판이 가능하다고 답했다. SSG는 박성한(유격수) 기예르모 에레디아(좌익수) 최정(3루수) 한유섬(지명타자) 고명준(1루수) 최지훈(중견수) 김성욱(우익수) 정준재(2루수) 조형우(포수) 순으로 선발 라인업을 짰다. 다음은 2차전을 앞둔 이숭용 감독 브리핑 일문일답. - 장염 증세가 있는 드류 앤더슨의 상태는 어떤가. "많이 좋아졌다. 어제 투구를 하기도 했다. 오늘 비가 와서 취소가 되면, 내일(12일) 경기에 나갈 것 같다. 기존 선발 등판 예정이었던 김건우가 이틀 연속 휴식을 취하는 점이 문제다. 만약 오늘(11일) 경기를 하면 3차전에 등판한다."- 김건우-조형우 젊은 배터리 기대치는."정규시즌 보여준 정도만 해주면 좋겠다. 두 선수가 호흡이 좋다. 동갑이어서 그런지, 끈끈한 게 있더라. 특히 (포수) 조형우가 준PO 1차전을 치르고 더 다은 경기력을 보여줄 것 같다."- 김성욱이 우익수로 출전한다. 기대치가 있다면."(김)성욱이는 현재 타격 밸런스가 가장 괜찮은 선수다. 페이스가 올라오고 있는 타이밍이다. 수비 강화도 기대할 수 있다. 그래서 (한)유섬을 지명타자로 쓴다. (1차전에 선발 출전했던) 류효승도 어제, 오늘 나아졌다."- 중심 타선 컨디션은."유섬이는 올라왔다. (최)정이는 그 정도는 아니다. 하지만 정이는 팀이 꼭 필요할 때 중요한 타격을 해준다. 걱정하지 않는다."- 구자욱-디아즈-김영웅 좌타 라인 봉쇄법은."일단 선발 투수 김건우에게 기대를 갖고 있다. 불펜도 총동원을 할 것이다. 엔더슨을 제외하고 모두 등판 대기한다."- 비가 포스트시즌 변수로 떠올랐다. "컨디션이 걱정된다. 그라운드에서 프리배팅을 하지 못한 점도 우려된다. 그래도 선수들이 밝고 활기찬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믿고 기용할 것. 홈에서 팬들에게 승리를 선사할 것."인천=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5.10.11 11:42
프로야구

비 와도 덤덤·홈런 구장에도 무심, 심지어 중간부턴 즐기기까지 "역시 구창모" 극찬받은 이유 [WC1 인터뷰]

"중간부턴 즐기자는 마음으로."이호준 NC 다이노스 감독의 말대로 역시 '구창모는 구창모'였다. 5년 만의 가을 무대임에도, 팀이 지면 탈락이라는 대위기 속에서도 구창모는 경기를 "즐겼다".구창모는 6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뱅크 KBO 포스트시즌 WC(2선승제) 1차전에 선발 등판, 6이닝 동안 75개의 공을 던져 5피안타 3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이날 NC는 구창모의 호투에 힘입어 4-1로 승리, 시리즈 전적을 1승 1패로 맞추며 준플레이오프(준PO)행 업셋의 희망을 이어갔다. 구창모는 안정적인 투구로 삼성 타선을 꽁꽁 묶었다. 이날 구창모는 최고 146km/h의 직구(28개)와 슬라이더(36개) 포크볼(10개) 커브(1개)의 변화구를 섞어 삼성 타자들을 잡아냈다. ABS(자동투구판정시스템) 보더라인에 살짝 걸치는 스트라이크로 삼성 타선을 번번이 돌려 세웠다. 경기 후 만난 박진만 삼성 감독은 "구창모에게 타선이 묶였다"라며 패인을 돌아봤고, 이호준 NC 감독은 "역시 구창모는 구창모였다"라며 그를 극찬했다. 이 감독은 "최고의 피칭을 했다. 구속은 지난 경기보다 많이 안 나왔는데, 경기 운영을 할 줄 알더라. 스피드까지 붙으면 더 무서운 선수가 될 것 같다. 오늘 비가 와서 경기 개시가 지연됐는데 이렇게 경기를 끌고가는 거 보면 역시 대단한 선수라고 느낀다"라며 감탄했다. 구창모는 "중요한 경기에서 승리까지 해서 기분이 좋다. 나 하나가 아닌, 팀 모두가 함께 한 승리였다"라며 팀원들에게 공을 돌렸다. 비로 인해 준비가 쉽지 않았을 거란 이야기엔 "올해 복귀했을 때부터 늘 있었던 일이라 크게 지장은 없었다. 오히려 몸 풀기 전에 지연이 돼서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준비했다"라며 덤덤해 했다. 홈런이 많이 나오는 타자친화구장이라는 부담감도 "생각 안 한 건 아니지만, 내 공만 던지면 결과는 따라올 거라는 생각으로 던졌다"라고 전했다. 구창모의 가을무대 등판은 5년 만이다. 2020년 11월 18일 두산 베어스와의 한국시리즈(KS) 5차전이 마지막이었다. 이날 구창모는 7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하면서, 2승 2패로 팽팽하던 시리즈에서 우위를 가져왔다. 분위기를 가져온 NC는 6차전에서 승리하며 창단 첫 통합 우승을 경험했다. NC와 구창모의 가장 뜨거웠던 가을이었다. 그로부터 5년 뒤. 그 사이 부상 및 재활 훈련 등 우여곡절을 겪었던 구창모는 5년 만의 가을 무대에서 1783일 만의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거뒀다. 구창모는 "한 경기만 져도 떨어지는 중요한 경기라서 등판하기 전에 긴장도 많이 됐다. 처음엔 많이 떨렸다"라면서도 "올라가서 던져 보니까, 이런 (압박적인) 분위기가 재밌다고 생각했다. 중간부터는 즐기자는 마인드로 던졌다"라고 돌아봤다. 언급했듯이, 좋은 컨디션은 아니었다. 비도 왔고 구속도 잘 나오지 않았다. 중간엔 배터리 호흡을 맞추던 김형준이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김정호와 급하게 합을 맞춰야 했다. 하지만 구창모는 덤덤했다. 구속 문제에 대해 그는 "잘 나온 편은 아니었지만, 초구 스트라이크 비율이 좋아서 볼카운트 싸움을 유리하게 가져갈 수 있었다. 긴 이닝을 빠르게 가져갈 수 있는 데 도움이 됐다"라며 뛰어난 경기 운영을 보여줬다. 배터리 교체에 대해서도 "당황은 했지만, (김)정호와도 2군에서 같이 호흡을 맞춰본 적이 있어 큰 걱정은 하지 않았다"라며 고개를 끄덕였다. 빅게임 피처다운 덤덤함이 빛났다. 오히려 큰 경기에 '즐기는' 모습을 보여 주면서 '구창모는 구창모다'라는 극찬을 받았다. 대구=윤승재 기자 2025.10.07 01:34
산업

한미 비자 소통 창구인 전담데스크 설치, '미 사업 정상화' 될까

한미 양국이 구금사태 이후 비자 워킹그룹 첫 회의에서 B-1 비자 및 ESTA(전자여행허가)의 적법성을 재확인했다. 하지만 미국 사업의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는 분위기다. 1일 외교부와 산업계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이번 회의에서 우리 기업들의 대미 투자 과정에 수반되는 해외 구매 장비의 설치, 점검, 보수 활동을 위해 단기상용 B-1 비자와 ESTA 활용이 가능하다는 점을 다시 확인해 줬다. 또 한미 양국은 대미 투자를 하는 한국 기업들의 비자 문제 관련한 소통 창구인 전담데스크를 주한미국대사관에 설치하기로 했다.국내 기업들은 이들 조치로 구금 사태 이후 불거진 미국 내 사업 불확실성이 해소될 것이라며 환영의 입장을 밝혔다.LG에너지솔루션은 입장문을 통해 "정부의 신속한 지원에 감사하며, 이번 양국 간 합의한 바에 따라 미국 내 공장 건설 및 운영 정상화를 위해 철저하게 준비하고 노력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발표된 내용을 면밀히 검토해 가이드라인을 정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미국에 법인을 둔 삼성전자도 이번 조치 이후 비자 관련 가이드라인에 변동이 있을 가능성이 점쳐진다. 앞서 삼성전자는 이번 사태 직후 "ESTA를 이용한 미국 출장 시 입국 취소 사례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며 "ESTA를 활용한 미국 출장 때 1회 출장 시 최대 출장 일수는 2주 이내로 하고, 2주 초과 시 조직별 해외인사 담당자에게 문의해달라"고 공지한 바 있다.업계는 이번 회의를 통해 B-1 비자 및 ESTA 활용이 적법한 활동이었음을 인정받음으로써 구금사태 재발을 막을 수 있게 됐다고 보고 있다. 전담데스크 설치 등 다양한 조치도 수반되는 만큼 미국 출장자들이 안심하고 일할 수 있는 여건도 어느 정도 마련됐다고 평가했다.이에 따라 이번 사태 이후 차질을 빚고 있는 미국 내 사업이 본격적으로 정상화할 것으로 기대했다.LG에너지솔루션은 현대차그룹에 배터리를 적시 공급하고 현지 사업 확대를 위해 현지 공장 건설의 정상화가 시급하다. 회사는 일단 미국 구금사태에 연루됐다가 귀국한 직원들에게 추석 연휴까지 휴가를 준 상황이다. 공사 재개를 위한 인력 파견은 추석 연휴 이후에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한미 협상이 여전히 첫발을 뗀 단계로 추가 협의 과정이 남아 있다는 점에서 불안감도 없지 않다.주재원용 L-1 비자 전문직용 H-1B 비자의 쿼터 확대 문제는 이번에 결론이 없었고, 근본적 제도 개선에 대한 우리 정부 요구에도 미국은 입법적 제약에 따른 현실적 어려움이 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김두용 기자 2025.10.01 16:09
산업

미 구금 한국인들 속박 없이 11일 정오 전세기 타고 귀국

미 이민당국에 체포·구금된 한국인 300여명을 태우고 귀국할 전세기가 11일(현지시간) 정오 이륙해 한국으로 향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10일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이들은 11일 새벽 2∼4시께 포크스턴 구금시설 등에서 출발, 전세버스를 나눠 타고 하츠필드-잭슨 애틀랜타 국제공항으로 이동할 예정이다. 포크스턴 구금시설에서 애틀랜타 공항까지의 거리는 약 430㎞로 일반 승용차로는 약 4시간 30분가량이 걸린다.이들은 이날 오전 애틀랜타 공항에 도착하는 대로 대기 중인 전세기에 탑승, 같은 날 정오께 한국으로 출국할 예정인 것으로 파악됐다.앞서 이들을 태우기 위한 대한항공 전세기 KE2901편은 10일 오전 10시9분 애틀랜타 국제공항에 착륙했다. 대한항공 측은 협상 진행 상황 등을 지켜보며 구금된 이들이 풀려나는 대로 이륙할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해당 전세기는 총 368석을 갖춘 B747-8i 기종으로, 전세기 왕복 운항에 드는 10억원 안팎의 비용은 LG에너지솔루션 측이 부담할 것으로 알려졌다.한국인 300여명은 조지아주 엘러벨의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지난 4일 이뤄진 미 이민당국의 불법 체류 및 고용 전격 단속에서 체포돼 포크스턴 구금시설 등에 억류돼 왔다.이들은 애초 이날 구금 시설에서 풀려나 '자진 출국' 형태로 전세기를 타고 귀국하기로 예정돼 있었다. 하지만 '미국 측 사정' 탓에 갑작스럽게 석방이 지연됐다. 이에 따라 이날 오후 2시30분 애틀랜타 공항을 이륙할 예정이던 귀국 항공편도 덩달아 연기됐다.외교부에 따르면 한국인 구금 사태 해결을 위해 방미 중인 조현 외교부 장관은 이날 백악관에서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이들이 신체적 속박 없이 신속히 귀국하고 향후 미국 재입국에 불이익이 없게 해달라고 요청했고, 미국 측으로부터 긍정적 답을 받았다.조현 외교부 장관은 이날 워싱턴DC 주미대사관에서 한국 취재진과 만나 "지금 억류 상태인 우리 국민이 11일 비행기 전세기를 타고 귀국할 수 있고, 그런 과정에서 일체 수갑을 채우는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다시 한번 (미국 측과) 확인했다"고 밝혔다.또 조 장관은 "이분들이 다시 미국에 와서 일을 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게 하겠다는 것도 (미국 측으로부터) 확약받았다"며 이번 사태로 구금됐던 한국인들이 향후 미 입국 시 불이익을 받지 않는다고 밝혔다.김두용 기자 2025.09.11 09:36
예능

2025 ‘아육대’, 역조공에 팬심 ‘맑음’… 무질서에 현장 ‘먹구름’ [IS비하인드]

아이돌과 팬들의 축제인 ‘아이돌스타 선수권대회’(이하 ‘아육대’)가 2025년에도 돌아왔다. 오는 10월 추석 연휴 방송을 앞두고, 제작진은 지난달 25일 사전 녹화를 진행했다. 올해 녹화에는 역대 최대 규모인 총 61팀, 373명의 아이돌이 참가해 뜨거운 경쟁을 펼쳤다. 참가 규모가 대폭 확대된 만큼 팬들 사이에서는 “라인업이 화려하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현장을 지켜본 관객들이 SNS에 올린 후기와 관계자들의 이야기를 토대로 당시 상황을 재구성해 봤다.◇ 권총 사격 신설… 새로운 ‘클로즈업 스타’ 탄생이번 대회는 신설 종목인 권총 사격을 비롯해 육상, 씨름, 승부차기, 댄스스포츠 등 총 5개 종목으로 꾸려졌다. 다양한 종목 속에서 아이돌들의 숨겨진 운동 실력과 색다른 매력이 공개되며 팬들의 기대감을 높였다.지난해까지 꾸준히 개최되던 양궁 종목은 아이돌들의 집중하는 표정이 대형 화면에 잡히며 ‘얼굴 클로즈업샷 맛집’으로 불려왔다. 올해는 그 자리를 신설 종목인 권총 사격이 대신하며 새로운 볼거리를 만들어냈다. 카메라가 잡히는 순간마다 새로운 ‘클로즈업 스타’들이 탄생했다. 특히 라이즈 앤톤은 안경을 착용한 채 안정적인 폼으로 권총을 겨누며 압도적인 비주얼을 뽐냈다. 카메라에 잡힌 순간마다 ‘인생샷’을 남기며 관객들의 시선을 단숨에 사로잡았고, 안정적인 경기력으로 높은 점수까지 챙기며 팬들의 환호를 이끌어냈다. 이즈나 최정은 역시 흔들림 없는 집중력으로 10점대도 기록하며 현장 분위기를 한층 더 달아오르게 했다. ◇ 화려한 ‘역조공’ 전쟁… 웃음꽃 안고 귀가아이돌 팬덤 문화에서 단체 행사가 열릴 때면 늘 따라붙는 게 ‘역조공’ 논란이다. 특정 팀만 호화스러운 대접을 받거나, 준비가 미흡하면 잡음이 생기곤 했다. 이에 올해는 소속사들이 한층 신경을 곤두세우며 잡음 차단에 총력을 기울였다.화려한 식사는 기본이었다. 앤팀은 스테이크와 장어가 포함된 고급 식단을 제공해 화제를 모았고, 크래비티와 누에라 등은 아예 엽떡을 ‘1인 1개’로 준비해 팬들이 배 터지도록 먹을 수 있게 했다. 팬들 사이에서도 “역대급 대접”이라는 반응이 쏟아졌다. 올해는 색다른 ‘역조공’들도 눈길을 끌었다. 이른 아침부터 시작해 오전 1시 가까이 이어지는 강행군 일정 탓에 팬들에게 가장 절실한 건 다름 아닌 휴대폰 배터리. 그룹 아홉은 보조배터리를 준비해 100% 충전한 상태로 팬들에게 나눠주는 센스를 발휘했다. 특히 “팬매가 직접 하나하나 충전 여부를 확인했다”는 후일담까지 전해지며, 아이돌 팬들 사이에서 ‘역대급 센스 역조공’이라는 호평을 받았다.행사가 자정을 훌쩍 넘겨 마무리되는 만큼, 귀가하는 팬들을 배려한 이색 ‘역조공’도 눈에 띄었다. 밴드 루시는 소속사 미스틱스토리를 통해 팬들에게 카카오 상품권 3만 원권을 선물하며 “집에 갈 때 꼭 택시 타고 안전하게 돌아가라”는 따뜻한 메시지를 전했다. 팬들 사이에서는 “역조공이라는 단어를 뛰어넘었다”, “이게 진짜 역조공이다”, “멤버들이 직접 상의해서 준비했다는데 센스가 남다르다”는 반응이 이어져 훈훈함을 더했다.◇ ‘오후 합류’ 인기 아티스트… 질서 올스톱훈훈한 분위기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가장 큰 잡음은 현장 질서 문제였다. 일부 인기 아티스트가 오후 늦게 합류한 이후 팬들이 몰리며 순식간에 질서가 무너졌다. 아이돌들의 얼굴이 잘 보이는 정면 자리에 인파가 집중됐고, 2층 좌석 뒤편에 팬들이 우르르 몰려 서서 관람하는 모습까지 보였다. 현장을 찾은 한 팬은 “인기가 상대적으로 적은 내 가수가 기 죽을까 봐 응원하러 갔는데, 분위기가 한쪽으로 쏠리고 팬들이 자리를 이탈하는 바람에 정작 아티스트를 제대로 보기가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관계자석인데도 대행표를 사서 들어온 팬들이 많아 질서가 무너졌고, 관람이 불편했다”며 아쉬움을 전했다.이수진 기자 sujin06@edaily.co.kr 2025.09.01 05:45
프로야구

류현진 킬러로 부상한 윤동희...통한의 주루사→롯데 6연패에 고개 떨궈 [IS 냉탕]

8월 극심한 타격감 저하에 시달렸던 롯데 자이언츠 간판타자 윤동희(22)가 '괴물 투수' 류현진을 제물로 반등 발판을 만들었다. 하지만 소속팀 5연패 탈출 호기에서 아쉬운 주루 플레이를 범하고 말았다. 윤동희는 14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2025 KBO리그 정규시즌 한화 이글스와의 원정 주중 3연전 3차전에 3번 타자·우익수로 선발 출전, 5타수 4안타 2타점을 기록했다. 그는 이 경기 전까지 8월 출전한 10경기에서 타율 0.077을 기록하며 부진했다. 하지만 지난 시즌(2024) 강했던 류현진과의 맞대결에서 완승을 거두며 팀 공격을 이끌었다. 윤동희는 1회 초, 2번 타자 고승민이 내야 안타를 치고 나선 상황에서 첫 타석을 소화, 류현진의 포심 패스트볼(직구)를 공략해 좌전 안타를 치며 득점 기회를 열었다. 이 상황에선 후속 타자 빅터 레이예스가 병살타로 물러나며 득점하지 못했다. 4회 초 두 번째 타석도 마찬가지였다.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다시 류현진의 직구를 공략해 우전 안타를 쳤지만, 레이예스가 병살타를 쳤다. 롯데는 5회까지 0-2로 끌려갔다. 한화 3연전 1·2차전 포함 23이닝 연속 무득점 수렁에 빠졌다. 하지만 6회 비로소 득점을 올렸다. 선두 타자 전민재가 좌전 2루타를 쳤고, 2사 뒤 나선 고승민이 우중간을 가르는 안타로 1-2 1점 차 추격을 이끌었다. 윤동희는 후속 타자로 나섰다. 앞서 직구 승부로 안타 2개를 맞았던 류현진-최재훈 배터리는 1·2구 모두 체인지업을 구사했고 각각 스트라이크와 헛스윙으로 유리한 볼카운트(0볼-2스트라이크)를 만들었다. 하지만 윤동희는 3구째 체인지업에 배트를 냈고, 좌중간을 가르는 안타를 치며 고승민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자신은 2루까지 진루. 롯데는 2-2 동점을 만들었다. 윤동희는 올 시즌 류현진에게 강했다. 앞서 두 경기 총 5번 승부에서 3안타를 때려냈다. 지난 시즌도 6번 상대해 5타수 2안타를 기록했다. 이날(14일) 류현진은 7회까지 막은 뒤 마운드를 내려갔고, 윤동희와의 대결은 더 이어지지 않았다. 윤동희는 2024~2025시즌 류현진을 상대로 14타석 13타수 8안타(타율 0.615) 3타점을 기록했다. 윤동희는 2-2 동점이었던 8회 초, 2사 3루에서 상대 투수 박상원으로부터 우중간 적시타를 치며 이 경기 4번째 안타를 쳤다. 하지만 웃지 못했다. 롯데는 바로 이어진 8회 말 셋업맨 정철원이 동점을 내줬고, 9회 초 전민재의 재역전 적시타로 4-3으로 앞섰지만, 마무리 투수 김원중이 루이스 리베라 이토에게 동점 홈런을 맞았다. 윤동희는 10회 아쉬운 주루사를 범해 앞서갈 기회가 무산되는 빌미를 제공했다. 한태양이 안타, 고승민이 희생번트를 성공해 만든 기회에서 나선 윤동희는 2-3루 사이 깊은 코스 내야 타구를 보냈다. 한화 유격수 심우준이 잡아 3루에 송구, 한태양을 런다운에 가뒀다. 하지만 한화 3루수 노시환의 토스가 2루수 키를 넘어가며 한태양은 다시 3루를 향했다. 문제는 윤동희였다. 노시환이 던진 공이 비교적 내야 쪽으로 붙어 수비하던 우익수에게 향했는데, 윤동희가 무리하게 2루 진루를 시도하다가 아웃을 당한 것이다. 이날 담장 충돌을 감수하며 투지를 보여준 윤동희가 딱 한 번 아쉬운 플레이를 했다. 한화는 이어진 상황에서 레이예스를 고의4구로 내보냈다. 교체 출전해 5번 타순에 자리한 장두성은 한화 투수 김범수와 승부에서 삼진을 당했다. 득점 기회가 무산된 롯데는 연장 11회 말, 불펜 투수 윤성빈이 흔들리며 1사 2·3루 위기에 놓였고, 노시환을 고의4구로 내보내며 만루 작전을 편 상황에서 바뀐 투수 김강현이 이원석을 상대로 밀어내기 볼넷을 내주며 4-5로 패했다. 6연패. 모처럼 타선이 살아났지만, 이길 기회를 놓치고 패준 경기라 여파가 클 것으로 보인다. 대전=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5.08.15 00:07
프로야구

눈물로도 씻을 수 없는 김서현의 부진, 진짜 시험대에 오른 파이어볼러

한화 이글스 마무리 투수 김서현(21)은 지난 1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전에서 시즌 25번째 세이브를 올렸다. 프로 3년 차인 그에게는 뜻깊은 기록이었다. 지난해 한화 마운드 전체의 세이브가 26개에 불과했다. 올 시즌 중간에 마무리로 승격된 김서현은 대단한 성과를 내고 있다. 그러나 이날 세이브를 올린 김서현의 표정은 어두웠다. 세이브에 성공할 때마다 하는 포수 최재훈과 세리머니도 하는 둥 마는 둥 했다. 경기 내용이 문제였다. 한화 벤치는 5-2로 앞선 9회 말 마무리 김서현을 올렸다. 3점 차 리드를 잡은 상황에서 하위 타선을 상대했는데도 자신감 있게 공을 던지지 못했다. 선두 타자 7번 천성호와 8번 박동원을 잡았지만, 9번 박해민에게 우전 안타를 맞았다. 시속 155㎞의 빠른 공이 가운데로 몰렸다.김서현은 박해민의 2루 도루에 속수무책이었다. 이어 LG 2번 타자 신민재에게 우중간 적시 2루타를 허용했다. 2번 타자 문성주에게 던진 슬라이더(시속 134㎞)가 우전 적시타가 돼 4-5로 쫓겼다. 2사 1루에서 김서현은 3번 오스틴 딘을 3루수 파울플라이로 잡고 경기를 마무리했다. 한화 선수단과 팬들이 숨죽이며 지켜본 1이닝이었다.김서현이 흔들리고 있다. 지난달 12일 대전에서 열린 2025 올스타전 팬투표 전체 1위에 올랐던 그의 기세가 단번에 꺾였다. 이달 4경기에 등판해서 1세이브 1홀드 1패를 기록하는 동안 평균자책점이 27.00(2와 3분의 2이닝 8자책점)에 이른다.LG전에서 150㎞대 강속구를 연이어 던졌을 만큼 김서현의 구위에는 큰 문제가 없어 보인다. 7월 30일 삼성 라이온즈전 세이브 이후 닷새를 쉬고 난 뒤의 부진이어서 체력적 문제로부터 이유를 찾기도 어렵다. 다만 LG전 중계진이 지적한 것처럼 “공이 날리는” 느낌이다.김서현은 포심 패스트볼(직구)과 슬라이더를 주로 던지는 ‘투피치 투수’다. 특이하게도 직구보다 슬라이더 제구가 좋은 편이다. 슬라이더가 빗나가기 시작하자, 직구의 위력도 반감되고 있다. 마운드 위에서 압도적인 모습을 자랑했던 그가 스스로 위축되기 시작했다.김경문 감독과 양상문 투수코치는 김서현이 위기를 딛고 이겨내길 바라고 있다. 그와 배터리를 이루는 최재훈은 그 마음이 더 간절하다. 지난 5일 대전 KT전 도중 더그아웃에서 최재훈이 김서현을 세워놓고 나무라는 것 같은 장면이 중계 화면에 잡혔다. 이튿날 취재진과 만난 최재훈은 “서현이에게 ‘넌 최고의 마무리다. 자신 있게 가운데로 던져라’고 말했다”고 전했다.이걸 꾸지람이라고 느꼈는지 김서현은 눈물을 흘렸다. 최재훈은 “그런 (자신 없는) 표정과 눈물을 보여주지 말라고 했다. 대화를 마친 뒤 서현이 머리를 쓰다듬어줬는데 그건 중계에 잡히지 않은 모양”이라고 말했다.눈물을 훔친 김서현은 6일 KT전에서도 아웃카운트 2개를 잡는 동안 2안타 2볼넷을 내주며 2실점(홀드) 했다. 8일 LG전에서는 3분의 2이닝 동안 3안타 2볼넷을 허용하며 패전 투수가 됐다. 제구가 아니라 자신감이 문제다. 올 시즌 한화는 특급 선발 4명(코디 폰세-라이언 와이스-류현진-문동주)이 긴 이닝을 책임지고, 불펜 싸움을 최대한 줄이는 방식으로 승리를 쌓았다. 깜짝 마무리로 등장한 김서현이 9회를 책임졌기에 다른 투수들의 부담이 크지 않았다.한화 선발 4명은 후반기에도 강력한 위용을 자랑하고 있다. 그러나 김서현이 흔들리자, 불펜의 무게감이 전체적으로 떨어지고 있다. 2군으로 내려간 엄상백을 비롯한 5선발 요원들의 공백도 덩달아 더 커 보인다. 눈물로도 지울 수 없는 김서현의 부진. 한화 선두 싸움의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김식 기자 2025.08.12 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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