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문화
[신나군] 18초 만에 로켓탄 36발 발사, 축구장 한 개 면적 쑥대밭
영화 ‘신기전’이 개봉을 앞두고 있다. 신기전은 조선시대 세종 30년(1448년)에 제작된 로켓추진 화살로 세계 최초 다연발 로켓포와 장거리 미사일의 모태로 평가될 수 있다. 조상의 혁신적인 발명의 피를 이어받은 덕분일까. 1978년 당시 공산지역에서만 활성화됐고, 서구지역에선 찾아보기 힘든 다연장로켓이 대한민국 무기 개발역사상 최초로 국내의 독자적 기술에 의해 탄생했다. 그 주인공은 130㎜ 다연장로켓 ‘구룡’. 강원도 철원의 문혜리 포병 사격장 일대에선 구룡을 개량한 ‘구룡Ⅱ’와 함께 최첨단 자주포인 ‘K-9’이 불을 뿜고 있었다. 육군 7포병여단의 포탄사격 훈련을 통해 대한민국 포병의 막강한 화력을 지켜봤다. ■새하얀 연기 속에 불을 뿜는 구룡Ⅱ다연장로켓대대의 트럭이 일렬로 늘어선 가운데 발사명령이 떨어졌다. 가로 9개, 세로 4개로 총 36개의 포를 0.5초 간격으로 쏠 수 있는 구룡Ⅱ가 불을 뿜기 시작했다. “시~융” 소리와 함께 새하얀 연기가 다연장로켓을 싣고 있는 트럭을 뒤덮는다. 그 연기를 쫓아 시선을 돌리면 로켓포가 산봉우리 너머로 사라져간다. 올해 처음으로 실전훈련에 참가하는 신임 포반장 신현구 하사는 “멋있다. 동영상과 사진으로만 봤는데 실제 사격을 해보니 소리도 크고 화력도 대단하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이렇게 일제히 발사된 대대편제 다연장 1문당 각 36발의 로켓탄은 목표지역을 중심으로 1㎞ x1㎞의 범위에 떨어진다. 살상범위는 중간중간 위력이 약한 부분을 제외하더라도 축구장 1개 면적을 초토화할 수 있는 위력을 지녔다. 대대장인 박광순 중령은 “이번 훈련은 실탄 사격 절차를 숙달하는데 목표를 두고 있다. 여기에 짧은 시간 안에 대량의 화력을 집중할 수 있는 구룡Ⅱ가 발사된 모습을 보고 새로 배치된 병사들이 부대에 자부심을 느끼는 것도 부수적인 효과다”고 설명했다.■보이지 않아 더 무서운 K-9 자주포전차와 얼핏보아선 비슷하게 생긴 K-9 자주포는 2001년 국내 방산수출 시장 단일품목으로 최대 규모를 달성한 세계 정상급의 자주포이다. K1·K1A1 전차와 동등한 기동력을 보유하고 있어 전차와 공동작전이 가능하다. 자동 사격장비와 자동 송탄 장치 덕분에 표적위치를 입력하면 자동으로 사격제원을 산출, 포를 목표 방향으로 움직이고 탄약을 자동으로 이송·장전 함으로써 30초 이내에 초탄을 발사할 수 있는 디지털 첨단장비다. 이번 훈련은 표적탐지 레이더, 무인항공기, 적지종심작전팀 등 각종 탐지자산과 연계해 대화력전 수행 및 핵심표적에 대한 포병집중사격(TOT) 등으로 이루어졌다. 실전에 가까운 전시의 모든 상황을 가정한 훈련을 통해 전투수행능력을 키웠다. 사격장에 들어서니 10여대의 K-9 자주포가 목표물을 향해 일제히 움직인다. 이어서 “찰칵”하는 둔탁한 금속 마찰음의 장전소리가 들린다. 그리고 지축을 울리는 “쿵” 소리와 함께 포가 발사됐다. 하지만 하늘엔 어떤 흔적도 찾아볼 수 없다. 다만 “쌩~” 하며 하늘을 가르는 소리만이 포가 발사됐음을 알려준다. 40㎞ 떨어진 목표지까지 사거리 안에 있으며, 1문당 반경 50m, 1개 포대가 동시에 발사하면 200m×300m가 정확하게 초토화된다.K-9 자주포의 이런 정밀함은 저격용 소총에 비견될만하고, 반면 다연장로켓 구룡Ⅱ는 기관총으로 표현할 수 있겠다. ■7포병여단은1989년 창설된 육군 유일의 기동군단 화력전투부대이다. 155㎜ K-9 자주포와 130㎜ 다연장로켓 등 막강한 첨단 국산화력장비로 무장하고 있다. 평시엔 막강한 화력으로 적이 감히 도발하지 못하도록 화력 전투준비태세에 만전을 기하고, 전시엔 적지종심을 강력한 화력으로 초토화시키는 중대한 임무를 부여받고 있다. 부대의 상징인 충호는 조선시대 군기인 익호에서 유래한 것으로 두 손에 일곱 개의 불칼을 잡고 있는 날개 달린 호랑이로 신속한 기동력과 불벼락같은 화력을 쏟아붓는 막강한 전투력과 기동력을 갖춘 포병부대를 상징한다.■구룡Ⅱ는▶단가 2억 3000만원, 중량 14.4톤, 구경 130㎜, 발사관수 36, 사거리 12~36㎞, 발사속도 0.5초당 1발, 비행속도 마하 2.7, 작동범위 고각 55° 방위각 좌우 100°, 탑재차량 5톤 카고(K-714)▶장비특징집중 및 기습사격(36발/18초), 5톤 트럭에 탑재 기동성 우수, 전기식 발사장치, 단발·연발 8계단 사격 가능, 지대지 로켓탄 사용, 수동·유압식 작동.■ K-9 자주포는▶표준단가 40억 원, 중량 47톤, 엔진출력 1000마력, 최대속도 시속 67㎞, 승무원 5명, 사거리 40㎞, 발사속도 분당 6발, 주포 155㎜ 강선포(52구경장), 적재탄수 48발 ▶장비특징사격 자동화 체계로 발사속도 증대(정지시 30초 이내), 1000마력 엔진 탑재, 자주포 1문 단독 TOT 가능철원=글·이방현 기자 사진·김민규 기자
2008.06.19 09: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