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1,825건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 감독 밝힌 이병헌·안효섭 협업 이유 “지금 韓 살고 있는 한국인 이야기”

“처음부터 케이팝 영화를 만들려고 한 것은 아니었습니다.”넷플릭스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전 세계적인 흥행에 힘입어 매기 강 감독의 일문일답을 25일 공개했다.넷플릭스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케이팝 슈퍼스타인 ‘루미’, ‘미라’, ‘조이’가 화려한 무대 뒤 세상을 지키는 숨은 영웅으로 활약하는 이야기를 담은 액션 판타지 애니메이션이다. 임팩트 있는 음악과 한국만의 고유한 특징들이 녹아 있는 디테일, 그리고 ‘케이팝 퇴마 액션’이라는 어디서도 본 적 없는 신선한 장르로 폭발적인 호응을 얻고 있다. 매기 강 감독은 케이팝을 소재로 한 계기에 대해 “애니메이션 일을 시작하기 전부터 우리 문화에 대한 애니메이션 영화가 나온다면 너무 멋있겠다는 생각을 항상 해왔다. 그러던 중 감독을 맡게 될 기회가 생겨서, 스토리를 구상하다가 이상하게도 악귀 디자인이 굉장히 멋있을 것 같다고 생각을 하게 됐다”고 운을 뗐다.이어 현실적인 여성 슈퍼 히어로를 구상하던 중에 ‘데몬 헌터’가 연상됐으며 “대부분 숨어서 하는 일이다 보니 정체를 숨기기 위한 무언가가 필요했고, 이때 케이팝이 떠올랐다”며 “케이팝이 들어가고 나니 뮤지컬이 되었고, 콘서트 배경 같은 스펙터클도 영화에 있어서 더 좋은 포인트가 될 것 같아서 케이팝이 소재가 되었다”고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탄생 배경을 설명했다.목소리 연기에 참여한 이병헌, 안효섭을 비롯한 한국 배우들과의 협업도 뜻깊었다고 밝혔다. 매기 강 감독은 “현재 활동 중인 한국 배우들과 함께하는 것이 중요한 미션 중 하나였다. 한국계 미국인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지금 한국에서 살고 있는 한국인들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라고 캐스팅 이유를 밝혔다.이어 “이병헌 배우가 사실 할리우드에 진출한 첫 한국 아티스트이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많이 존경스럽고 감사하는 마음도 있었다”며 “안효섭 배우도 마찬가지다. 이렇게 전형적인 K-드라마의 남자 주인공 역할을 할 수 있는 배우와 함께 하는 것이 저희의 꿈이었는데, 안효섭과 함께할 수 있었기 때문에 이야기와 캐릭터에 진정성이 부여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감사를 전했다. 이하 ‘케이팝 데몬 헌터스’ 매기 강 감독 일문일답 전문Q. ‘케이팝 데몬 헌터스’ 의 인기와 화제에 대한 소감은?이 영화를 만들면서 많은 걱정이 있었습니다. ‘시청자분들이 어떻게 받아들일까. 특히 한국에서 한국 분들이 어떻게 생각을 할까’에 대해 많이 고민을 했습니다. 그런데 반응이 너무 좋은 것 같아서 긴장이 좀 풀렸고 실감이 잘 나지 않습니다.Q. 주위에서 작품의 인기에 대한 반응을 실제로 들으셨는지?한국에서는 사촌들과 식구분들이 유튜브나 기사를 많이 보내 주셔서 한국에서도 반응이 괜찮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학교를 다닐 때 알던, 오랫동안 연락이 닿지 않았던 분들도 메시지와 DM이 오곤 합니다. 그리고 한국 제작진들도 한국 식구 분들에게서 많은 DM이 온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Q. 어떤 문화적 배경에서 자라 어떤 공부를 하셨고, 어떤 영화나 드라마, 책, 음악을 즐기시는지?저는 한국에서 태어났고, 제가 5살 때 아버지가 회사 일로 토론토에 가게 되셨습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1, 2년만 캐나다에 있다가 다시 한국으로 돌아간다고 생각을 했는데, 5년이 지난 후 부모님께서 그냥 캐나다로 이민을 하자고 결정을 내리셨습니다. 그래도 초등학교 때 여름방학은 모두 한국에서 보내며, 한국 사촌들과 놀고, 한국 텔레비전을 보고, 한국 음악을 듣고 자라서 한국의 팝 컬쳐를 많이 경험했습니다. 제가 어릴 때 저희 아빠는 영화 감상이 취미셨습니다. 그래서 구로사와나 펠리니, 키에슬로프스키와 왕가위, 채플린 같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영화를 보고 자랐기 때문에 스토리텔링이나 영화 제작에 관심이 굉장히 많았습니다. 그리고 저는 어렸을 때부터 단편 영화를 굉장히 많이 써보면서 캐릭터 디자인이나 그림을 많이 그렸습니다. 그래서 이 모습을 보신 부모님이 제가 예술 쪽으로 재능이 있다고 생각을 하시고 이쪽으로 지원을 많이 해주셨습니다. 제가 자란 토론토 근처에 쉐리던 컬리지라는 유명한 애니메이션 학교가 있는데요. 저는 이 곳에서 2D 애니메이션을 공부했습니다. 그리고 쉐리던은 3학년 때 졸업 작품으로 단편 영화를 만들어야 하는데, 영화를 만들면 캐나다, 미국의 스튜디오들이 와서 리크루팅을 하는 ‘인더스트리 데이’라는 행사가 있었습니다. 제가 졸업하는 해에는 드림웍스, 블루스카이, 니켈로디언 세 회사가 저희 학교로 왔습니다. 이 회사들과 다 인터뷰를 하고, 드림웍스에서 두 달 정도 후에 드림웍스의 트레이닝 프로그램에 지원을 해보라는 제안을 받았습니다. 수백 명의 지원자 중 6명을 뽑는 프로그램이었는데 다행히도 제가 선발이 되어서, 그때부터 애니메이션 분야에서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드림웍스에서 스토리보드 아티스트로 10년 정도 일을 했고, 그 후 블루스카이, 워너 애니메이션, 일루미네이션에서도 근무를 했습니다. 워너에서 슈퍼바이저로 일을 하다가 스스로 감독이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때부터 오리지널 프로젝트를 구상하기 시작했습니다. Q. 케이팝을 주제로 한 영화를 만들기로 결심한 계기와, 케이팝 아이돌이 등장하는 이야기를 구상하게 된 과정은?처음부터 케이팝 영화를 만들려고 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저는 애니메이션 일을 시작하기 전부터 우리 문화에 대한 애니메이션 영화가 나온다면 너무 멋있겠다는 생각을 항상 해왔습니다. 그러던 중 제가 감독을 맡게 될 기회가 생겨서, 스토리를 구상하다가 이상하게도 악귀 디자인이 굉장히 멋있을 것 같다고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우리나라 아이돌의 모습을 표현하기 위한 저승사자, 도깨비, 물귀신과 같은 이미지들은 해외에서 만드는 프로젝트에서는 나올 수 없는 이미지니까요. 그리고 슈퍼히어로 이야기는 요즘 많이 나오는데, 어떻게 이런 슈퍼히어로에 변화를 줄 수 있을까 고민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생각했을 때 섹시하고 터프하고 멋있는 여자 슈퍼히어로 캐릭터는 요즘 많이 등장하는데, 저는 조금 더 리얼한 여자 캐릭터를 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웃기고, 약간은 바보 같고, 이상한 표정도 짓고, 먹는 것을 좋아하는, 솔직히 말하자면 그냥 저 같은 캐릭터를 보고 싶어서 그런 캐릭터를 구상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던 중에 ‘데몬 헌터’는 대부분 숨어서 하는 일이다 보니 정체를 숨기기 위한 무언가가 필요했고, 이 때 케이팝이 떠올랐습니다. 케이팝이 들어가고 나니 뮤지컬이 되었고, 콘서트 배경 같은 스펙터클도 영화에 있어서 더 좋은 포인트가 될 것 같아서 케이팝이 소재가 되었습니다.Q. 작품 속 뮤지컬적인 요소에 한국 무속인들의 굿도 영향이 있었는지?굿이라는 건 음악과 춤으로 요괴들을 물리치는 것이다 보니, 이 영화의 컨셉과 딱 맞을 것 같았습니다. 우리나라 문화에 이미 있는 것인데, 아이디어가 굉장히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무당은 거의 다 여성이기 때문에 좀 더 연결이 잘 되는 부분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어떻게 보면 굿이 최초의 콘서트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무당과 작품을 연결시키는 것은 굉장히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이 들어서, 이렇게 만들게 됐습니다.Q. 케이팝, 그리고 한국 문화가 이토록 전 세계적인 사랑을 받을 수 있는 힘은 어디서 온다고 생각하시는지?제 생각에 한국인들은 모두 엄청난 열정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무엇을 하든 열정이나 감정을 다해서 하고, 이것을 모든 사람들이 느끼는 것 같습니다. 요즘 K-팝이나 K-뷰티처럼, 뭐든 ‘K’가 앞에 들어가면 미국인들은 열광합니다. 이 모습을 보면서 ‘우리나라의 문화가 정말 훌륭해졌고, 이제는 전 세계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문화구나’라는 것을 느껴서 이런 영화를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도 하게 됐습니다.Q. 전반적인 음악 작업 과정은 어땠는지?저희는 작품 속 음악이 진정한 케이팝 음악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전통적인 뮤지컬의 형태를 띄기 원치 않았습니다. 이를테면 예전의 뮤지컬처럼 캐릭터들이 자기의 감정을 노래하는 방식의 뮤지컬은 만들고 싶지 않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이 영화의 주인공들이 모두 케이팝 아이돌이다 보니 콘서트도 해야 하고, 자신들이 직접 노래를 써야 하기 때문에 이런 접근이 잘 맞아 떨어지겠다고 생각을 했습니다.또한, 영화에 삽입되는 모든 음악들을 정말 수준 높고, 잘 만들어진 진정한 케이팝다운 음악으로 만들고자 했습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한국의 케이팝 레이블과 함께 협업 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겠다고 생각했고, 제가 개인적으로 ‘원타임’ 시절에 테디 님의 팬이었기 때문에 더블랙 레이블, 그리고 테디 님과 협업을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특히 더블랙 레이블의 음악이 ‘헌트릭스’의 무드나 감성과도 잘 맞다고 생각을 하기도 했습니다. 여기에 이그제큐티브 음악 프로듀서이신 이안 아이젠드래스님도 합류하셨습니다. <위키드>, <백설공주>​의 실사 영화에 참여하신, 정말 스토리텔링을 잘 할 수 있는 분으로, 진정성 있는 팝 음악을 통한 스토리텔링을 함께 하게 되었습니다. 그 이후에 BTS나 트와이스 같은 아티스트와 함께 작업한 경험이 있는 분들도 합류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당장 케이팝 시장에 바로 음원을 발매하더라도 사람들에게 케이팝다운 음악으로 인지될 수 있을만한 음악들을 만들자는 생각으로 작업을 했습니다.그런데 어려웠던 지점은 아무도 케이팝 음악으로 뮤지컬을 해본 적이 없었다는 점입니다. 그러다보니 작곡가 분들이 곡을 쓰는 과정에서 7번, 8번까지 수정을 거치고 곡을 다시 쓰는 과정을 겪어야만 했습니다. 중간에 갑자기 이야기가 바뀐다든가, 음악 자체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이 됐을 때 다시 돌아가서 수정을 거쳐야 했기 때문에, 그동안 케이팝 작곡을 해오신 분들에게는 조금은 어렵고 생소한 과정이었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굉장히 다층적이고 복잡한 과정을 통해서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음악들이 탄생했습니다.Q. 실제 한국 음악들을 선곡하게 된 과정과, 트와이스와 협업하게 된 계기 및 소감은?처음 영화를 만들 때 항상 스토리보딩이라고 하는 과정을 거치게 되는데요. 이 때 모든 장면을 이미지화하고, 이 이미지를 편집실로 가져가서 목소리와 음악을 얹어 봅니다. 실제 성우 분들이 연기를 하시는 것은 아니고, 사실 대부분의 경우 스토리보딩 때 제가 성우 연기를 했습니다. 이 때 음악을 얹어보는 과정에서 일시적인 음악으로 엑소와 멜로망스의 음악을 넣어봤는데 너무나 완벽하게 맞아 떨어진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이 두 곡은 초기부터 정해져 있었고, 실제로 음악 라이센싱 과정과 새로운 스코어 작곡 과정을 거치며 이 두 곡은 너무 완벽해서 그대로 쓰면 좋겠다는 결정을 하게 됐습니다. 그리고 트와이스의 ‘Strategy’ 같은 곡은 저희와 함께 일을 해왔던 파트너인 리퍼블릭 레코드 측에서 제안해 주셨습니다. 이전에 이 레이블에서 트와이스와 함께 작업한 경험이 있어서 제안을 해주셨는데, 이 제안을 듣고 너무나 기뻤습니다. 트와이스는 전 세계적으로 정말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그룹이고, 트와이스의 음악이 정말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과 즐거움을 준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런 요소들이 저희 영화가 가지고 있는 메시지와도 잘 맞아 떨어졌습니다. 결국 음악을 통해 사람들이 행복을 느끼고, 기운을 얻을 수 있는 메시지를 담고 있기 때문에 트와이스는 더없이 완벽한 파트너였습니다.‘Takedown’ 같은 경우에는 저희가 그 곡을 부탁했다기보다는 트와이스 분들께 많은 노래 중에 어떤 곡을 커버하고 싶으신지 선택하실 수 있게 했고, 트와이스가 ‘Takedown’을 선택해 주셨습니다. 저희 팀은 이 협업에 대해 너무나 행복했고, 트와이스 분들과 참여하신 모든 분들도 너무나 만족해주셨으며, 트와이스 분들께서 영화도 재미있게 봐주시고 홍보도 함께 해주셔서 굉장히 훌륭한 파트너라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Q. ‘헌트릭스’와 ‘사자 보이즈’ 멤버들의 비주얼은 실제 케이팝 아이돌에게서 영감을 받았다고 알려져 있는데, 멤버들의 비주얼은 어떻게 탄생했는지?디자인을 할 때 특정한 그룹이나 멤버를 레퍼런스로 삼지는 않았습니다. 저와 크리스 감독님, 다른 아티스트 분들도 모두 본인의 취향이 있기 때문에 캐릭터들을 누구처럼 만들고 싶냐는 논의를 할 보드를 만들었고, 이 보드는 결국 거의 모든 아이돌이 다 들어가서 엄청나게 커졌습니다. 그런데 제가 생각하기에는 시청자들이 ‘이 멤버는 누구다’를 연결시키는 전형적인 역할이 있을 것 같았습니다. 어떤 멤버는 막내고, 어떤 멤버는 몸이 좋고 이런 역할이 있기 때문에 여러 멤버들을 보고 영향을 받았고 굉장히 재미있다고 느꼈습니다. 그래서 결국 디자인은 한 그룹에서 나온 것은 아니고, 모든 케이팝 그룹과 멤버들에게서 영향을 받아서 탄생하게 됐습니다.Q. 실제로 좋아하는 한국 배우나 뮤지션, 최근 재미있게 본 K-콘텐츠가 있다면?영화를 만들면서 바빠지기 전에는 드라마를 많이 봤습니다. 그런데 운 좋게도 ‘진우’ 캐스팅을 논의할 때 제가 을 보고 있었습니다. 이 드라마를 보고 안효섭 씨의 팬이 됐고, 한 장면에서 안효섭 씨가 전화할 때 영어를 완벽하게 소화하는 씬이 있었습니다. 이 장면을 보고 ‘아, ‘진우’구나’ 하고 느꼈습니다. ‘진우’의 역할로는 한국에서 활동하는 남자 배우를 찾고 싶었는데, 영어를 완벽하게 해야 했기 때문에 캐스팅이 굉장히 어려웠거든요. 그런데 안효섭 씨를 보고 ‘저 분은 ‘진우’다’라고 단번에 선점을 했습니다. 그리고 , 같은 드라마를 많이 보며 여기에서도 영향을 받았습니다. 나중에는 너무 바빠서 드라마를 잘 못 챙겨 보게 됐지만요.그리고 너무 바빠지다 보니 영화도 쉬운 영화들 위주로 보게 됐습니다. 그래도 어렸을 때부터 이병헌, 이정재, 정우성, 신동엽, 유재석, 김윤진, 배두나, 전도연 씨 같이, 이전부터 지금까지 계속해서 활동해오고 계신 분들을 많이 보고 자랐습니다.Q. 케이팝과 한국의 전통을 결합시킨 이야기가 탄생하게 된 과정에 대해 설명해 주신다면?이 영화는 최대한 한국다웠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 작업했습니다. 그렇게 하기 위한 한 가지 방식은 모든 장면, 그리고 모든 디자인에 한국적인 요소를 가미하자는 것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헌트릭스’ 멤버들의 모든 옷, 그리고 모든 장면마다 한국적인 요소가 다 반영되어 있습니다. 당연히 이 모든 것을 저 혼자 다 할 수는 없었고, 이 영화의 모든 분야, 모든 영역에 굉장히 많은 한국 분들의 손길이 들어가 있습니다. 모든 분들이 이렇게 한국적인 요소가 많이 담긴 작품을 만든다는 것 자체를 너무나 기뻐하셨고, 오랫동안 이런 작품을 기다려왔던 분들이기 때문에 미술, 애니메이션 같은 모든 요소에 있어서 한국적인 디테일을 가미하는 것에 흔쾌히 함께해주셨습니다. 그리고 캐릭터들이 영어로 대사를 말하지만, 마치 한국어를 할 때의 입 모양처럼 애니메이터 분들이 작업해 주셨습니다. 이런 것들도 모두 한국스럽게 표현할 수 있도록, 그리고 캐릭터의 리액션 같은 것도 모두 한국 스타일로 생각하며 애니메이션 작업을 했습니다. 그래서 혼자서는 다 할 수 없었습니다. 어떨 때는 과자 포장에 한국어가 거꾸로 되어 있으면 제작진 분이 ‘이 장면에 글자가 거꾸로 되어 있다’고 말해 주시면 제가 고치고, 이런 식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한국 분들과 이야기를 많이 나누고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Q. 호랑이와 까치 캐릭터의 시각적 디자인은 어떻게 잡아 나가셨는지?디자인 컨셉을 시작할 때 아티스트 분들이 민화를 찾으셨습니다. 이런 민화의 호랑이 디자인이 유독 재미있기 때문에, 민화 호랑이 컬렉션 폴더를 만들었습니다. 처음에는 이 캐릭터를 어떻게 이용하고, 어떻게 쓸지는 몰랐습니다. 그러던 중에 ‘루미’와 ‘진우’가 만나서 대화를 해야 하는데, ‘진우’는 옛날 사람이기 때문에 문자를 보내는 건 이상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편지를 보내면 어떨까 생각하다가 ‘호랑이가 ‘진우’의 편지를 ‘루미’에게 보내주면 어떨까?’라는 아이디어가 나와서, 호랑이가 편지를 전달해주는 역할을 하게 됐습니다. 눈이 3개 달린 까치의 아이디어는 셀린 김이라는 아트디렉터님이 만들어 주신 것으로 기억합니다.Q. 한국 고유의 문화를 디테일하게 고증하기 위해 어떤 과정을 거치셨는지?대부분의 경우 사실 저의 개인적인 어린 시절 경험에서 나온 것입니다. 제가 정말 좋아했던 음식들, 그리고 제가 애니메이션에서 보고 싶었던 음식들을 많이 추가했습니다. 사실 저는 이 작품에서 한국의 모든 것을 담고 싶었습니다. 특히 음식은 한국 문화에서 너무나 큰 비중을 차지하는 요소잖아요. 음식을 애니메이션으로 구현하기 상당히 까다롭고 어려운 부분도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꼭 해보고 싶었습니다.그리고 X에서 한 아티스트 분이 ‘수저 밑에 냅킨 까는 것은 내 아이디어였다’라고 올린 글을 본 기억이 납니다. 실제로 이 분이 수저 밑에 냅킨을 까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고 이 부분을 꼭 추가해야 한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디자인을 할 때 팀원 10명 정도를 데리고 리서치를 위해 한국에 여행을 갔습니다. 여행을 통해 모든 부분을 정확하게 표현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북촌 같은 경우에도 그 골목이 얼마나 가파른지와 같은 디테일은 그 로케이션에 직접 가봐야만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니까요. 이것을 직접 느끼고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팀원들과 함께 한국에서 직접 리서치를 했습니다. 민속촌도 가보고, 명동 거리의 벽돌이나 길 디자인은 어떻게 생겼나 살펴보고, 느낌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사진도 찍었습니다. 그리고 제작진 분들이 모든 컨셉, 애니메이션에 한국적인 요소를 모두 녹여주셨습니다.Q. 현재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한국 배우들이 직접 더빙에 참여했는데 어떠셨는지?개인적으로 너무나 영광스러운 작업이었습니다. 특히 이병헌 배우와 함께한 작업이 너무나 영광스러웠고, 영화를 만드는 과정에서 가장 설레고 중요하다고 여겨졌던 경험 중 하나였습니다. 이병헌 배우에게 이 이야기에 대해 피칭하던 때가 기억이 많이 납니다. 그 때 정말 많은 질문을 하셨고, 저희가 구상하고 있는 컨셉에 대해 너무 멋지고 좋다고 동의해 주셨고, 그 결과 성우로 참여해주시기로 결정하셨습니다.김윤진 배우도 마찬가지로 저희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 예술적인 비전에 대해 굉장히 놀라워하셨습니다. 특히 단순히 현대의 한국을 그리는 작품일뿐만 아니라 한국의 전통에 대한 이야기도 녹아있다는 점을 특히 마음에 들어 해주셨습니다. 저희에게는 현재 활동 중인 한국 배우들과 함께하는 것이 중요한 미션 중 하나였습니다. 한국계 미국인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지금 한국에서 살고 있는 한국인들의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현재 활동하고 있는 한국 배우들과 작업해야 이 이야기가 실제 한국 문화에 부합하는 정당한 이야기가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개인적으로는 이병헌 배우님과 함께한 게 남다르게 특별했던 지점이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이병헌 배우가 사실 할리우드에 진출한 첫 한국 아티스트이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많이 존경스럽고 감사하는 마음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안효섭 배우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이렇게 전형적인 K-드라마의 남자 주인공 역할을 할 수 있는 배우와 함께 하는 것이 저희의 꿈이었는데, 안효섭 배우와 함께할 수 있었기 때문에 이야기와 캐릭터에 진정성이 부여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Q. 각자의 결핍과 두려움을 가진 두 주인공인 ‘루미’와 ‘진우’의 이야기를 통해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으셨는지?저희 모두 이런 결핍과 두려움들을 많이 가지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것들은 굉장히 오랫동안 한 사람에게 영향을 줄 수가 있는데, 특히나 자신이 타인과 유대를 느끼고, 다른 사람들과 연결이 되고, 관계를 맺고자 하는 과정에서 방해가 될 수 있습니다. 이 영화를 통해 우리가 가진 불안, 두려움 같은 부분들을 완전히 인정하고 받아들이기는 힘들지만, 이를 이겨내고 극복하려는 노력은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또 그렇게 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진정한 ‘나’가 될 수 있고, 다른 사람들과도 마음을 터놓고 연결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Q. 한국어가 아닌 영어로 만들어진 작품으로도 전 세계에 한국 문화를 알릴 수 있다는 것 역시 큰 관심을 받고 있는데, 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저는 문화적으로는 한국인이지만, 또 북미에서 자랐기 때문에 양쪽 세계에 다 발을 딛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는 그렇기 때문에 그 두 세계를 화합해야 했습니다. 저는 영어로 한국 문화를 알리는 방식이 저에게 맞는 방식이라고 지금도 생각합니다. 영어로 한국의 이야기를 한다는 것이 어떻게 보면 독특하거나 이상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이렇게 문화적으로 온전히 한국적인 영화가 미국 회사에 의해서 제작이 된다는 사실은 한국 문화가 가진 강력한 힘을 나타내주는 증거와도 같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한국 문화가 얼마나 많이 발전해 왔는지, 한국이 문화적으로 얼마나 큰 힘을 가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저 개인적으로는 이 부분에 대해서 굉장한 자부심을 느끼고 있습니다.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5.06.25 17:09
영화

트와이스·테디·리정 품고 1위 직행…‘케이팝 데몬 헌터스’ K컬처 제대로 요리했네 [줌인]

K팝 아이돌과 퇴마 액션의 만남, 상상해 본 적 없던 참신한 스토리텔링이 글로벌 시청자들의 ‘팬심’을 사로잡았다. 그룹 트와이스와 프로듀서 테디, 안무가 리정까지 참여해 만듦새까지 챙긴 넷플릭스 새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다.23일 글로벌 OTT 플랫폼 시청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넷플릭스 글로벌 영화 부문 1위에 등극했다. 공개 하루만인 지난 21일 곧장 정상을 차지했으며, 이튿날 첫날 대비 64개국 늘어난 93개국 10위권에 들었다. K팝 관심도가 높은 아시아권뿐 아니라 미국을 비롯해 프랑스, 독일 등 서구권에서도 1위를 차지해 심상치 않은 인기를 자랑한다.국산 애니메이션은 아니지만 소재와 배경부터 ‘한국’의 DNA를 지닌 작품이다. ‘스파이더맨: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 등을 만든 소니 픽처스 애니메이션이 제작을 맡아 한국계 캐나다 감독 매기 강이 원안을 쓰고 연출했으며 ‘위시 드래곤’ 크리스 아펠한스 감독이 의기투합했다. 배우 안효섭이 극중 진우 역으로 영어 더빙에 참여했고 이병헌도 빌런 귀마 역으로 영어와 한국어 목소리 연기에 도전했다.작품은 세계적 K팝 걸그룹 헌트릭스의 루미, 미라, 조이가 악마를 사냥하는 영웅으로 활약하는 이중적 세계를 다루는 이야기다. 판타지와 액션은 물론, K팝을 녹여 뮤지컬 영화로서도 충실한데 이 모든 근간에 작금의 한국적 요소가 세련되게 녹아 해외 팬은 물론 국내 시청자도 “이런 국뽕은 환영”이라며 반기고 있다. ◇‘아이돌=무당’ 솔깃한 상상력, 몰입 높인 ‘국룰’ 공식목소리로 사악한 악령을 퇴치하는 무속인이 현대에서 가수로 발전했다는 세계관을 제시하며 이야기는 출발한다. 다소 파격적인 설정을 S.E.S.나 김시스터즈가 연상되는 한국의 과거 여성 그룹들을 전사로 들며 한국 대중음악사에 이야기를 위치시켜 솔깃하게 완성했다.극중 그룹 헌트릭스와 사자보이즈는 현대의 K팝 인기 아이돌을 참조해 친근감을 높였다. 폭발적인 고음과 화려한 랩, 팝 사운드로 무장한 헌트릭스는 그룹 있지와 블랙핑크, 트와이스를 모델로 삼았으며 사자보이즈는 방탄소년단, 스트레이 키즈, 에이티즈 등을 참조해 구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반듯한 비주얼의 남자주인공 진우는 차은우 등 젊은 한국 배우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K콘텐츠를 즐겨온 팬이라면 공감할 수 있는 요소도 가득하다. 일례로 멜로망스의 ‘사랑인가봐’가 BGM으로 흘러나오는 두 남녀의 첫 만남 슬로우모션 장면은 한국 드라마의 ‘국룰’ 클리셰로 웃음을 준다. 응원봉과 포토카드 등 K팝 팬 문화도 정확히 재현하는데 작가진이 직접 ‘덕질’에 푹 빠져들어 취재한 바를 적극적으로 반영했다는 설명이다. ◇설득력 부여한 현역 K팝 군단 참여서사의 밀도를 높인 건 보는 이를 단번에 납득시키는 시청각적 요소 덕이다. 아이돌이 주인공인 만큼 영상과 곡의 퀄리티가 중요했는데 그룹 트와이스와 프로듀서 테디, 안무가 리정까지 현역 최정상 K팝 군단이 참여했다.먼저 트와이스는 미국 ‘빌보드 200’을 달군 히트곡 ‘스트래티지’의 극중 등장 뿐 아니라, 멤버 정연과 지효, 채영이 OST ‘테이크다운’을 가창했다. 매기 강 감독은 “이들과의 협업은 K팝 문화에서 이번 영화와 음악이 진정성을 갖추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고 ‘실존하는 K팝 그룹을 구현하겠다’는 우리의 목표가 실현되었음을 보여준다”고 밝혔다.강렬한 인상을 새긴 헌트릭스의 ‘하우 잇츠 던’과 ‘골든’은 테디가 직접 프로듀싱에 참여했으며, 귀에 감기는 사자보이즈의 ‘소다 팝’과 ‘유어 아이돌’은 24와 빈스 등 더블랙레이블 프로듀서 군단이 참여했다. 안무는 리정과 잼 리퍼블릭이 맡아 현실 아이돌급 퍼포먼스를 완성했다. 총괄 음악 프로듀서 이안 아이젠드라스는 “모든 것이 음악적, 서사적 경험으로 준비됐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 밖에도 프랑스 스태프가 디자인한 한복 의상이나 저작권 허가를 받은 남산서울타워 풍경, 민화 속 까치와 호랑이를 재해석한 마스코트 등 아트 디렉터로 참여한 셀린 킴을 비롯한 제작진들이 SNS를 통해 밝힌 비하인드도 각광받고 있다.글로벌 제작 환경에서 ‘한국적이게’ 완성해 낸 성취가 주는 시사점도 있다. 정덕현 대중문화 평론가는 “최근 ‘메이드 위드’(Made with)로 콘텐츠 제작 방식이 재편되는 추세다. 인기 있는 문화 요소를 타국에서 콘텐츠로 만드는 사례는 과거에도 있었으나 이젠 제작 과정에서 해당 나라의 스태프 등이 충분히 관여해 문화적인 고증을 높인다”며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한국 문화가 그 흐름에 올라탔고 문화지형도가 바뀌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짚었다.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5.06.24 06:00
드라마

[정덕현 요즘 뭐 봐?] ‘우리영화’, 남궁민과 전여빈이 그려낼 클래식한 멜로의 정경

사랑하는 남녀. 하지만 시한부 판정을 받고 곧 죽을 운명에 처한 연인. 떠나보내야 하는 사람과 떠나야 하는 사람의 애틋함…. 시한부를 소재로 하는 작품들은 대개 그 형식적 틀이 뻔할 정도로 반복된 면이 있다. 그래서 시한부가 등장하면 시청자들은 누구나 예감한다. 뻔한 이야기들이 이어지겠지만 그래도 보다 보면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는 ‘신파’가 될 거라는 걸. 하지만 SBS 금토드라마 ‘우리영화’는 이 시한부 소재를 가져와 신파가 아닌 클래식한 멜로로 그려내려고 한다. 그러기 위해서 이 작품은 ‘극 중 극’이라는 액자식 서사를 끌어왔다. 실제 시한부인 배우 이다음(전여빈)이 영화감독 이제하와 ‘하얀사랑’이라는 시한부 소재의 멜로 영화를 리메이크한다. ‘하얀사랑’은 90년대식 멜로로 지금의 관점으로 보면 신파처럼 보이는 면이 있지만, 이제하는 이 작품의 리메이크를 신파가 아닌 사랑으로 그려내려 한다. 리메이크 영화 안의 서사와 그 영화를 만들어가는 감독과 배우의 서사가 겹친다.신파가 감정의 거리두기를 하지 않고 관객들을 그 눈물 속에 빠뜨리는 것이라면, ‘우리영화’는 오히려 그 감정 사이에 거리를 두려고 애를 쓴다. ‘하얀사랑’을 리메이크하기 위해 대본을 다시 쓰고 캐스팅을 하는 과정을 그리면서 이 드라마는 같은 시한부를 소재로 해도 신파가 되기도 하고 사랑이 되기도 한다는 것을 마치 토론하듯이 풀어낸다. ‘하얀사랑’이 너무 좋아서 여러 차례 봤다는 이다음에게 이제하는 그것이 ‘신파의 착각’일 뿐이라고 일축한다. 눈물을 쏟아내고 나면 마치 자신이 대단한 사랑을 한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라고. 하지만 이다음은 그것이 착각이 아니고 ‘대단한 사랑’이라고 말한다. 심지어 죽음을 앞두고 있는 사람에게도 견딜 수 있는 힘을 주는 그런 사랑. 또 신파가 싫어 결말을 바꾸는 등 현재의 감성에 맞게 쿨하게 리메이크하려는 이제하에게 조감독 유홍(김은비)은 대본의 문제에 대해서 이렇게 말한다. “‘하얀사랑’은 90년대 한국 영화의 멜로드라마 부흥기 한 가운데 있던 작품이잖아요. 그 클래식한 감성은 시대도 나이도 다 초월해요. 사랑 같은 거 해본 적 없는 저도 설레니까요. 감독님이 이번에 비틀어놓은 규원이 설정이 정말 재밌어요. 근데 알맹이가 안보여요. 제일 중요한 게 비어있다고 생각해요.” 그건 바로 사랑이다. 즉 ‘우리영화’는 한 작품을 리메이크하는 감독과 시한부 삶을 사는 배우의 멜로를 그리고 있지만, 그 안에 ‘하얀사랑’이라는 시한부 설정의 영화를 극 중의 극으로 담아놓음으로써 이 소재에 대한 적절한 거리두기를 하고 있다. 이제하는 자신의 영화를 신파로 만들고 싶어 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영화 바깥에서 그와 함께 영화를 찍으며 감정적으로 깊어질 이다음과의 관계는 어떨까. 점점 깊어진 감정 속에서 그 역시 어쩔 수 없이 눈물을 흘릴 테지만 그건 결코 신파로 치부될 수는 없을 게다. 앞부분에 이제하가 자신이 만들 리메이크 영화를 두고 보여주는 냉정하고 냉철한 모습은 그래서 뒤에 이어질 감정 폭풍의 전조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그러한 감정의 파고가 그저 신파 감정이 아닌 진심이라는 걸 드러내기 위한 일종의 빌드업이다.“아프고 나면요. 아프기 전과 후의 삶이 완전히 달라져요. 모르는 게 약이라는 말이 왜 있겠어요. 서서히 죽음에 물들어 가는 거. 두려움에 푹 절여진다는 거. 무슨 말인지 모르겠죠?” 이다음의 이야기를 이제하는 알 것도 같지만 차라리 모르는 게 낫겠다고 생각한다. 시한부로 죽어가는 엄마를 어린 나이에 바라봐왔던 그로서는 그 안을 들여다본다는 게 회피하고 싶을 만큼 두렵고 고통스러운 일이 아니었을까. 하지만 이다음은 시한부에도 ‘묘한 쾌감’이 있다며 세상 영원히 살 것처럼 착각하는 사람들이 아무렇게나 보내는 순간순간들이 자신에게는 매순간 애틋하고 매장면이 명장면이라고 말한다. 어쩌면 신파와 사랑의 차이는 그것이 삶에 대해 얼마나 진지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가 하는 데서 나오는 게 아닐까. 시한부를 앞두고 있지만 그 마지막으로 주인공으로 살아보려 하는 이다음이나, 그 끝에서도 자신의 경험을 작품으로 썼던 이제하의 엄마처럼, ‘우리영화’는 시한부를 소재로 죽음이 오히려 꺼내놓는 삶을 이야기하려 한다. 그것만으로도 이 작품이 그려낼 오랜만의 클래식한 멜로의 정경이 기대된다.정덕현 대중문화 평론가 2025.06.23 05:40
예능

‘라이브 와이어’ 이영지 “나영석 PD보다 코드 쿤스트”… 그 이유는?

‘라이브 와이어’가 첫 방송부터 진정성 있는 음악과 의외성 있는 아티스트의 연결, 그리고 관객과의 완벽한 어우러짐을 통해 대화합의 서막을 열었다. 지난 20일 첫 방송된 Mnet ‘라이브 와이어’(연출 신유선 PD) 1회에서는 ‘올라운드 뮤지션’ 정재형과 ‘천재 프로듀서’ 코드 쿤스트가 MC로 나서 김창완밴드, 터치드, DPR IAN, 로이킴, 이영지까지 다양한 아티스트들과의 만남과 무대를 통해 오감만족을 선사하며 역대급 과몰입을 이끌었다.먼저, MC로 첫 호흡을 맞춘 정재형과 코드 쿤스트가 직접 무대에 올라 정재형의 ‘feather of the spring’과 코드 쿤스트의 ‘Remember Archive’를 새롭게 매시업한 무대로 포문을 열었다. 이어 2MC는 ‘라이브 와이어’만의 특별한 룰을 소개했다. 정재형은 “다른 음악쇼와 다르게 아티스트가 보고 싶은 아티스트를 지목, 그 아티스트가 다음 아티스트를 지목하면서 라이브 무대가 끊임없이 연결되는 무한 라이브 쇼”라고 설명했다. 코드 쿤스트도 “아티스트뿐 아니라 관객들 역시 연결돼 있다. 음악 유형 테스트를 통해 비슷한 분들끼리 앉았다”며 차별화된 음악쇼의 시작을 알렸다. 첫 주자로는 김창완밴드가 등장, ‘너의 의미’로 감미로운 무대를 선사했다. 앞서 가수 아이유가 리메이크해 세대 화합을 보여줬던 ‘너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원곡자의 목소리를 통해 듣는 귀한 경험으로 가슴 먹먹한 감동을 선사했다. 코드 쿤스트는 “제가 태어나기도 전에 이 노래가 나왔는데, 30년 후 아이유가 리메이크하면서 젊은 세대에 알려졌다. 최근에는 ‘폭싹 속았수다’ OST에도 삽입돼 사랑받았다. 명곡은 역시 계속 리메이크가 되는 것 같다”며 감탄했다. 이에 김창완이 “거기(‘폭싹 속았수다’)에도 나왔어요?”라고 묻자, 정재형은 “이번 달 저작권료 통장 확인 안하셨죠?”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김창완은 고민 많은 청춘을 위해 준비한 노래 ‘중2’ 무대로 위로를 선물했다. 특히 이 무대에는 래퍼 김하온이 객석에서 깜짝 등장, 김창완밴드와 세대를 뛰어넘은 화합을 선사했다. 직후, 김창완의 지목으로 밴드 터치드가 등장했다. 김창완은 “타 프로그램에서 방음문을 뚫고 함성소리가 들렸는데 그때 그 아티스트를 만나고 싶었다”며 이유를 설명했다. 이에 화답하듯, 터치드는 ‘Highlight’와 ‘야경’을 부르며 시원한 보이스로 고막을 녹이는 환상 라이브를 쏟아냈다. 무대 내내 김창완은 버선발로 마중을 나간 듯, 찐 리액션을 쏟아내 훈훈함을 자아냈다. 터치드의 소름 유발 라이브에 이어 그들의 선택을 받은 아티스트가 등장했다. 코드 쿤스트는 “사실 이 친구가 나온다고 해 깜짝 놀랐다. 방송 프로그램에 얼굴을 안 비추는 친구”라며 놀라워했고, 터치드도 “지목하면서도 나와 주실지 걱정됐다”고 고백했다. 그 주인공은 바로 탄탄한 글로벌 팬덤을 구축한 뮤지션 DPR IAN. 그는 자신의 히트곡 ‘Don’t Go Insane’을 부르며 무대에 올라, 강렬한 카리스마와 남다른 무대 장악력으로 시선을 압도했다. 터치드는 “마이클잭슨 같은 느낌이 들어 너무 좋았다. 넋 놓고 봤다”며 팬심을 드러냈다. 정재형이 “꼭 묻고 싶은 질문이 있냐”며 운을 띄우자, 기다렸다는 듯 터치드는 “이 기회를 놓칠 수 없다. 저희와 함께 작업해 볼 생각이 있으실까요?”라고 러브콜을 보냈다. DPR IAN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화답하자 분위기는 한층 더 화기애애해졌다. 더불어 터치드와 DPR IAN은 서로의 공통점으로 ‘관객과의 소통’을 꼽으며 즉석에서 팬들과 즉석 호흡을 시도해 현장을 더욱 뜨겁게 달궜다. DPR IAN은 ‘Nerves’ 무대로 또 다른 설렘을 유발했으며, 그가 보고 싶은 아티스트로는 감성 보컬리스트 로이킴이 등장했다. 그는 히트곡 ‘내게 사랑이 뭐냐고 물어본다면’을 부르며 따스한 감성과 깊은 울림을 선사했다. 로이킴의 등장에 코드 쿤스트는 “너무 의외의 연결”이라며 놀라워했다. DPR IAN은 “다른 장르의 음악이지만 좋아하는 바이브다. 좋아한다”고 지목 이유를 털어놨다. 또 DPR IAN은 ‘Don’t Go Insane’의 포인트 안무를 로이킴에게 전수(?)해 주는 등 유쾌한 시간을 가지며 음악을 공통분모로 한 특별한 순간을 나눴다. 곧이어 로이킴의 ‘있는 모습 그대로’ 열창이 이어졌다. 마이크를 뚫고 나오는 감미로운 보이스와 서정적인 멜로디 그리고 밴드 사운드는 그간 안방에서 좀처럼 볼 수 없던 ‘진짜 음악’을 만나게 했다. 마지막으로 로이킴은 “이 분의 서사를 사랑한다. 본인 능력과 재능으로 편견과 이미지를 깨고 있다. 시대를 아우를 수 있는 사람이라, 이번 기회를 통해 알고 싶다”며 지목 아티스트로 이영지를 꼽았다. 코드쿤스트는 “제 몸을 100등분 할 수 있다면 1/100 정도는 이 친구에게 갈아 넣었다”며 남다른 인연을 털어놓기도 했다. 이영지는 히트곡 ‘Small girl’ 무대로 등장과 함께 관객들과 가까이 호흡하며 ‘떼창’을 유도했다. 정재형은 “이렇게 자연스러운 무대 매너도 놀랍고, 이런 사람을 1/100 갈아서 만들었다면 뿌듯할 만한 무대였다”며 극찬했다. 코드 쿤스트는 “영지가 처음에 나왔으면 울었을 것 같다. 이 자리에서 ‘고등래퍼3’ 우승을 했는데 여기서 만나니 조금...”이라고 말을 잇지 못한 채 울컥하며 애정을 드러냈다. 곧이어 로이킴과 이영지는 서로를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고, 로이킴이 “코드 쿤스트 대 나영석 PD”라는 짓궂은 질문을 던지자, 이영지는 “오 마이 갓! 두 분 다 아버지 롤”이라며 고민하다 “코드 쿤스트 님이다. 어린 시절 저를 알아봐주시지 않았다면 이 자리에 없었을 거다. 생각만 해도 아련해지는 존재란 점에서 선택했다”고 말했다. 이를 들은 코드 쿤스트는 “눈물이 헛되지 않았다”며 유쾌한 티키타카로 웃음을 안겼다. 또 로이킴의 요청으로 이영지와의 깜짝 듀엣 무대가 성사, 두 사람은 ‘Until I Found You’를 부르며 환상적인 시너지를 뽐냈다. 평소 만나보고 싶었지만 기회가 없었던 ‘아티스트의 아티스트 간 만남’과 이 우연한 만남을 통해 음악으로 더욱 깊은 교감을 나누는 순간들이 주옥같은 무대 탄생으로 이어지며 그간 ‘진짜 음악과 무대’를 기다린 시청자들의 마음에도 깊은 감동과 울림을 선사했다. 한편, ‘라이브 와이어’는 단순한 무대를 넘어, ‘음악’을 매개로 아티스트와 아티스트, 관객과 관객 그리고 무대와 시청자를 연결하는 신개념 음악 예능으로, 매주 금요일 오후 7시 Mnet, tvN에서 동시 방송된다.이수진 기자 sujin06@edaily.co.kr 2025.06.21 11:45
연예일반

‘하트페어링’ 상윤, 제연 말고 채은으로 노선변경... 이청아 “대혼돈”

찬형, 채은, 상윤의 새 삼각관계가 대두된다. ‘하트페어링’ MC 이청아는 15회의 오프닝 토크 중 “박지선 교수님이 한 주를 비운 사이 엄청난 일들이 있었다”라며 ‘크리스마스 데이트’가 불러온 후폭풍에 대해 언급한다. 그는 “마지막 ‘홈데이트’의 상대를 선택하는 과정에서 상윤이 채은에게 ‘돌직구 고백’을 하며 대혼돈이 벌어졌다”라며 머리를 부여잡는 것. 이에 윤종신은 “채은이 찬형과 있을 때의 느낌이 아니어서 놀랐다”라고 부연한 뒤, “상윤 앞에서는 멜로 드라마의 여주인공 얼굴로 급 변신하더라”며 생생한 충격을 표현한다.이와 함께 상윤X채은의 한밤중 1:1 대화를 듣게 되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 ‘찬형’에 대한 토론도 벌어진다. ‘하트페어링’의 시작부터 ‘찬형 바라기’의 면모를 보였던 미미는 “찬형의 표정에서 상처받은 게 느껴져서 마음 아팠다”라고 안타까워하는가 하면, 최시원은 “영화 속 착한 남자 주인공이 완전히 ‘흑화’한 듯한 모습이었다”라며, 그럼에도 여전히 ‘채은’을 선택한 찬형의 행보를 응원한다. 다만 박지선 교수는 “채은이 평소에 상윤을 신경 쓰지 않았다면, (상윤의 선택에) 크게 의미를 두지 않았을 것”이라며 상윤X채은의 새로운 러브라인 가능성에 ‘여지’를 남긴다. 5MC 전원의 ‘멘붕’ 속 두 남자의 선택을 받은 채은의 최종 ‘홈데이트’ 파트너는 누구일지에 궁금증이 모아진다.그런가 하면 ‘1차 계약 연애’ 이후 돌고 돈 만남 끝에, 대망의 ‘크리스마스’를 함께하며 로맨스를 꽃피운 ‘지제연’(지민X제연)의 데이트에 대해 미미는 “두 사람이 서로 사진을 찍어주고, 옆에 붙어 앉아 사진을 고르며 ‘꽁냥’대는 모습이 잊히질 않는다”라는 소감을 전한다. 이청아 또한 “지민, 제연 모두 둘이 있을 때 가장 편해 보인다”라며 ‘최종 커플’ 성사를 향한 사심을 가득 드러낸다. 윤종신은 “무엇보다 지민X제연이 ‘크리스마스 데이트’를 함께하며 그간 쌓여온 오해를 털어내 더욱 의미가 있어 보인다”라며 ‘굳히기’에 돌입하는데, 두 사람이 과연 ‘홈데이트’에서 서로를 선택해 1박2일을 함께 보낼 수 있을 것인지 초미의 관심이 쏠린다.페어링에 성공한 커플만이 둘만의 집에서 하룻밤을 함께 보내는 ‘홈데이트’를 진행하며, 자신이 원하는 결혼 상대가 맞을지에 관한 마지막 ‘페어링’을 맞춰보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오는 20일 방송.김지혜 기자 jahye2@edaily.co.kr 2025.06.19 12:57
연예일반

세이마이네임, 웹툰 ‘순정빌런’ OST 발매... “데뷔 후 첫 작업”

그룹 세이마이네임이 참여한 ‘순정빌런’의 OST가 18일 발매된다.세이마이네임은 네이버웹툰 ‘순정빌런’의 두 번째 OST ‘L.O.V.E (로맨틱)’으로 데뷔 후 처음 OST 작업에 참여했다. ‘L.O.V.E(로맨틱)’는 사랑이 시작되는 순간의 설렘을 부드러운 이지 리스닝 팝 사운드로 표현한 곡이다. 부드러운 멜로디와 진심 어린 가사는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지며 점점 깊어지는 마음의 순간들을 그려냈다.특히, 세이마이네임만의 키치하고 러블리한 매력이 두근거리는 설렘을 한층 입체적으로 그려내며 로맨틱한 분위기를 풍부하게 채운다. 사랑의 순간을 포착한 순수하고 사랑스러운 가사와 멤버들의 청아한 음색이 어우러져, 듣는 이의 마음에 따뜻한 떨림을 전한다.웹툰 ‘순정빌런’은 평범한 특수경찰 ‘도령’과 특수능력을 가진 범죄자 ‘로사’의 엇갈린 운명을 그린 히어로 로맨스 코미디 웹툰이다. 로맨스와 액션을 넘나드는 긴장감 넘치는 전개로 두 주인공의 사랑과 갈등을 그려냈으며, 매력적인 캐릭터들로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이번 OST는 종합 콘텐츠 제작 유통사 뮤직앤뉴와 네이버 웹툰의 음악 사업 협력 중 하나로, ‘사내연애 사절!’, ‘킬러 배드로’, ‘대충 캠퍼스로맨스임’를 잇는 네 번째 웹툰 컬래버 프로젝트다. 완결을 맞이하며 공개되는 ‘순정빌런’ OST는 독자들에게 더욱 깊은 여운을 남기며 특별한 의미를 선사할 예정이다.세이마이네임은 가수 김재중이 설립한 연예 기획사 인코드에서 처음 선보인 여자 아이돌 그룹으로, 데뷔 전부터 그룹 아이즈원 출신 히토미의 합류로 팬들의 관심을 끌었다. 2024년 10월 EP ‘세이 마이 네임’으로 데뷔 이후 다채로운 활동을 펼쳤으며, 지난 3월에는 EP ‘마이 네임 이즈’를 발매하고 컴백했다. 최근에는 ‘마이 네임 이즈’ 수록곡 샤랄라의 일본어 버전도 발매해 글로벌 K-팝 시장을 향해 힘차게 나아가고 있다. 김지혜 기자 jahye2@edaily.co.kr 2025.06.18 09:00
드라마

‘노무사 노무진’ 설인아, 훈녀 매력이란 이런 것

배우 설인아가 ‘노무사 노무진’에서 호쾌한 연기로 ‘훈녀’가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MBC 금토드라마 ‘노무사 노무진’은 유령을 보는 노무사의 좌충우돌 노동 문제 해결기를 담은 코믹 판타지 활극으로 지난달 30일 첫 방송했다. 설인아는 극중 주인공 노무진(정경호)의 사무실에서 모든 실무를 담당하고 있는 브레인이자 처제이기도 한 나희주 역을 맡았다. 설인아는 웨이브를 넣은 스타일리시한 헤어 스타일과 캐주얼한 의상으로 캐릭터의 외형을 완성했고, 흔한 드라마 속 여주인공과는 다른 결의 털털한 매력을 과시하고 있다.설인아는 노무진의 노무사 사무실을 이끄는 행동 대장으로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노무진은 지금은 노무사가 됐으나, 과거에는 코인 투자로 성공하겠다는 꿈을 안고 직장을 퇴사한 후 돈을 모두 날리고 나락으로 떨어진 후 겨우 노무사 자격증을 따 재기하게 된 철부지 같은 인물이었다.이런 노무진을 옆에서 바로잡는 조력자 역할을 나희주가 하고 있는 것. 나희주는 얼떨결에 노무사 자격증을 따고 사무소를 차렸지만 뭘 해야 할지 헤매는 노무진을 설득해 노무진-나희주-고견우(차학연)가 함께하는 3인의 팀을 구성했다. 또 고견우와 함께 노무진 사무소의 핵심 사업인 안전 관리가 미비하고 산업 재해가 많은 사업장을 유튜브를 통해 고발하는 콘텐츠를 만드는 기획을 세워 본격적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역할까지 맡았다. 설인아는 낯가림 없는 유쾌함으로 팀의 분위기에 활력을 불어넣는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특히 정경호와 티키타카 주고받는 대사로 친남매 같은 형부·처제 케미를 보여주고 있다. 노무진은 코인 투자로 재산을 다 날린 후 아내 나미주(경수진)와 별거 중이라는 설정인데, 설인아는 경수진 대신 정경호에게 쉴 틈 없이 잔소리를 하는가 하면 툭툭 던지는 코믹한 대사로 극에 소소한 재미를 주고 있다. 그러면서도 나미주가 노무진을 “없을 무”라고 흉보자 “남의 형부한테 ‘없을 무’가 뭐냐. 형부가 뭐가 없어서”라며 편들어 주는 의리파 성향을 드러내기도 했다.차학연과의 묘한 멜로 분위기도 관전 포인트다. 나희주는 고견우와 산업 재해 관련해 취재하던 중 과거 그의 여성 지인을 마주치자 은근히 질투를 내비치는 귀여운 면모도 드러냈다. 이후 고견우에게 “히죽히죽 엄청 웃더라. 웃음이 너무 헤퍼”라는 대사를 설인아는 새침한 듯 익살스럽게 표현해 재미를 안겼다. ‘힘쎈여자 도봉순’ ‘철인왕후’ ‘사내맞선’ 등 이전 작품들에서 청순하고 단아한 이미지가 강했다면, ‘노무사 노무진’에선 한결 자유분방하고 편안해진 설인아의 새로운 매력을 볼 수 있었단 평가다.김성수 대중문화 평론가는 “사실 ‘노무사 노무진’은 정경호가 원톱 주연이고 나머지는 조연이라고 봐야 하는데 이 작품에선 설인아가 맡은 캐릭터가 리드하는 것처럼 보이게 한다”며 “배우가 가진 긍정적이고 건강한 에너지가 팀 분위기를 이끌어가는 동력이 된 것 같은 느낌”이라고 짚었다. 설인아의 이 같은 훈훈한 매력은 예능으로 이어진다. 설인아는 지난해 철인 3종 경기 대회에 도전하는 tvN 예능 ‘무쇠소녀단’ 시즌1에서 남다른 운동 실력과 지구력을 뽐내 감탄을 안겼다. 평소 무릎 통증을 앓아 달리기가 약점이었던 설인아는 남다른 집념과 꾸준한 운동으로 이를 극복해 철인 3종 경기를 완주해 냈다. 설인아는 여기에 더해 오는 7월 방영 예정인 ‘무쇠소녀단’ 시즌2에도 출연, 복싱 종목에 도전할 것으로 알려져 기대감을 자아낸다.김 평론가는 “설인아가 ‘무쇠소녀단’을 하면서 새로운 가치를 얻은 것 같은 느낌을 받았고 그런 모습이 감동을 줬다. 그리고 ‘노무사 노무진’을 보면 이런 깨달음이 연기적으로 이어진 느낌도 든다”며 “과거 조금은 얌전하거나 다소 답답해 보이는 캐릭터들을 연기했었다면 지금은 좀더 과감하게 도전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자신의 색깔을 찾아가고 있는 것 같다. 앞으로의 행보가 더욱 기대된다”고 말했다.강주희 기자 kjh818@edaily.co.kr 2025.06.18 05:55
드라마

[단독] 임지연, 조선 희대의 악녀로 변신..또 인생캐 터질까

배우 임지연이 조선시대 악녀이자 무명 배우로 변신한다. 17일 방송계에 따르면 임지연은 SBS 새 드라마 ‘멋진 신세계’의 여자 주인공으로 출연한다. ‘멋진 신세계’는 오는 하반기 촬영에 돌입하며, 내년 상반기 첫 방송 예정이다. ‘멋진 신세계’는 경이로운 조선 악녀 신서리와 대한민국 악질 재벌 차세계의 전쟁 같은 사랑을 그리는 혐관 케미 로맨스 코미디다. 연출은 드라마 ‘스토브리그’ 공동 연출자이자 ‘치얼업’ 등을 연출한 한태섭 감독이 맡는다. 극중 임지연은 희대의 조선 악녀 영혼이 씌어 악질한 성격을 갖게 된 무명배우 신서리 역을 연기한다. 임지연은 나라를 뒤흔드는 요녀라 불리며 사약을 받은 정1품 희빈이었으나, 21세기 현대로 날아가 새로운 삶을 사는 과정을 넓은 연기 스펙트럼으로 그릴 예정이다. 드라마 ‘더 글로리’에서 박연진 역으로 스타덤에 오른 임지연은 올해 초 종영한 드라마 ‘옥씨부인전’을 통해 데뷔 13년 만에 원톱 주연으로 우뚝 섰다. ‘옥씨부인전’에서 그는 비극적인 운명을 지닌 노비부터 단아한 양반가 아씨를 동시에 탁월하게 그려내며 사실상 1인 2역에 가까운 연기를 뛰어나게 소화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임지연의 열연으로 드라마는 자체 최고 시청률 13.6%(닐슨코리아 전국 유료가구 기준)를 기록하며 큰 사랑을 받았다. ‘멋진 신세계’는 오는 하반기 방송되는 tvN 새 드라마 ‘얄미운 사랑’ 이후 임지연의 차기작이다. ‘얄미운 사랑’은 멜로 장인이 되고 싶은 형사 전문 배우와 정치부 기자로 활약하다가 모종의 사건을 겪고 연예부로 발령받은 기자의 사랑을 그린 이야기로, 임지연은 극중 기자 역을 맡아 배우 이정재와 로맨스를 선보인다. 한편 임지연은 지난 2011년 영화 ‘재난영화’로 데뷔 후 ‘더 글로리’, ‘옥씨부인전’ 외에도 영화 ‘인간중독’, ‘간신’, ‘럭키’, 드라마 ‘상류사회’, ‘불어라 미풍아’ 등에 출연했다. 임지연은 tvN 예능프로그램 ‘언니네 산지직송 시즌2’에서 활약 중이다. 유지희 기자 yjhh@edaily.co.kr 2025.06.17 06:00
드라마

선한 얼굴 뒤 똘끼 충만…‘굿보이’ 박보검, 하드캐리란 이런 것

“도망칠 수 있으면 도망쳐 봐 내 라운드에 선 놈은 언제나 다운이니까.”순해 보이던 사람이 화나면 더 무서운 법이다. 그동안 보여준 적 없던 얼굴이 순식간에 상대를 얼어붙게 한다. ‘굿보이’에서 박보검의 표정과 눈빛은 이처럼 극과 극을 오가며 시청자를 끌어당긴다.JTBC 토일드라마 ‘굿보이’는 특채로 경찰이 된 메달리스트들이 메달 대신 경찰 신분증을 목에 걸고 비양심과 반칙이 판치는 세상에 맞서 싸우는 코믹 액션 청춘 수사극으로 지난달 31일 첫 방송을 시작했다. 박보검은 극중 과거 복싱 금메달리스트였으나 도핑 루머로 영광의 자리에서 내려온 후 현재는 특채 경찰로 살아가고 있는 윤동주 역을 맡았다. ‘굿보이’는 가장 최근인 지난 15일 방영한 6회가 닐슨코리아 전국 유료가구 기준 자체 최고 시청률인 6.2%를 기록하는 등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 박보검 데뷔 후 첫 액션, 들개같은 민첩함으로 소화‘굿보이’는 박보검이 데뷔 후 사실상 액션, 수사물 장르에 처음 도전하는 작품이다. 그간 ‘응답하라 1988’, ‘구르미 그린 달빛’, ‘남자친구’, ‘청춘기록’ 등 로맨스, 로코 장르에서 부드럽고 온화한 모습을 주로 보여줬기에 박보검의 이미지 변신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박보검은 매회 폭발적인 액션 연기로 그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 윤동주는 한 마디로 불도저 같은 인물. 한번 꽂히면 그 목표를 이뤄낼 때까지 밀고 나가는 강한 에너지를 가진 인물로, 뒤를 돌아보거나 주변의 눈치를 보는 성격이 아니다.박보검은 이 같은 성격을 거칠고 타격감 느끼지는 연기로 펼쳐낸다. ‘동양 챔피언, 복싱 국가대표 금메달리스트. 통산 21전 21승 무패 21 KO승’이라는 기록을 가진 윤동주는 경찰이 된 후에도 무기 없이 오로지 맨주먹으로 상대와 맞선다. 이때 가드를 올리고 자세를 한껏 낮춘 채 복싱 자세를 취한 박보검의 모습은 마치 들개를 연상시킨다. 공격을 받아도 전혀 타격이 없는 듯한 히어로 영화 속 주인공의 여유로움이 아닌 처절함이 담겼다. 박보검은 상대의 공격을 온전히 느끼지만 그것을 참아내고 결국 일어서는 뚝심을 흔들리지 않는 눈빛으로 표현한다. 차에 부딪혀 진흙탕에 얼굴을 처박거나 옥상에서 몸을 내던져 달리는 차 유리창에 착지하는 장면 등 거친 액션도 소화해 냈다. 특히 이 같은 액션은 ‘굿보이’의 빌런인 민주영(오정세)과 대치하는 장면에서 극대화된다. 민주영은 관세청 세관 7급 공무원으로 겉으로 보기엔 근면 성실한 사람 같지만 사실은 극의 배경이 되는 인성시를 뒤에서 장악하고 있는 인물이다. 민주영이 빌런이라는 사실은 초반부인 2회 말미에서 시청자가 알게 되고, 작품 속 등장인물들은 모르는 구조인데 윤동주는 동물적인 직감으로 민주영이 악인이라는 것을 느낀다. 3회 말미 민주영을 압박하기 위해 직접 관세청을 찾아간 윤동주가 “막상 또 보니까 컨트롤이 안되네”라고 외치며 벽에 머리를 박는 장면은 불의를 참지 못하는 캐릭터의 기질을 리얼하게 표현하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김성수 대중문화 평론가는 “극중 윤동주는 굉장히 성격이 급발진하고 다혈질이고 그래서 사고를 치지만 나름대로 문제를 해결해 나간다. 그것이 이성적인 방식은 아니지만 어떻게든 해결해 나가는 모습이 극에 활력을 준다”며 “‘폭싹 속았수다’를 비롯해서 ‘굿보이’에 이르기까지 최근 박보검은 어떤 배역도 맡을 수 있다는 것을 자랑하듯 뽐내는 것처럼 보이고 그것을 너무 잘 수행하고 있다”고 평했다.◇ 박보검 얼굴, 로맨스 버리면 손해지액션만 있는 것은 아니다. 박보검은 작품 곳곳에 특장기인 멜로 감성을 상대역인 김소현과 함께 펼쳐 보인다. 사랑에 있어서도 윤동주는 저돌적인데, 짝사랑하는 사격 금메달리스트 출신 경찰 동료 지한나(김소현)가 자신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도 주인만 바라보는 강아지 같은 매력으로 결국 그의 마음을 얻어냈다. 예컨대 윤동주는 경찰서 입구에 지한나가 모델로 참여한 홍보물이 쓰러져 있으면 세워놓고, 흠집이 생기면 대일밴드를 붙여 놓는 귀여운 행동을 보여줬다. 이때 박보검은 액션 장면에선 볼 수 없었던 강아지같이 순수한 눈망울로 로맨스에 필요한 부드러움을 탁월하게 표현했다.김성수 평론가는 “‘굿보이’는 박보검의 탁월한 캐릭터 해석력이 느껴지는 작품”이라며 “겉으로는 낙천적이고 밝은 느낌의 이야기 같지만 실제로 고위직들의 비리 등 사회의 모순, 어둠을 이야기한다. 유쾌하기도 하지만 진지하기도 한데 이 두 가지 분위기가 주인공인 윤동주 캐릭터에도 녹여져 있다. 또 장르적으로 한편으로는 로맨스도 소화해야 하는데 박보검은 윤동주 캐릭터의 이 같은 다양한 면을 이질적이지 않게 표현해 내고 있다”고 말했다.강주희 기자 kjh818@edaily.co.kr 2025.06.17 05:50
연예일반

신예 서이서, ‘우리영화’서 시니컬한 카리스마+애잔한 눈빛 ‘반전 매력’ 예고

배우 서이서가 SBS 새 금토드라마 ‘우리영화‘를 통해 새로운 연기 변신을 예고했다.13일 오후 9시 50분 첫 방송되는 ‘우리영화’는 내일이 없는 영화감독 이제하(남궁민)와 오늘이 마지막인 배우 이다음(전여빈)이 만들어가는 내일로 미룰 수 없는 사랑 이야기를 그린 멜로 드라마다. 서이서는 극 중 이제하가 연출하는 영화 ‘하얀 사랑’의 남자 주인공이자 국내 최고 톱스타 '김정우' 역을 맡아 섬세한 감정 연기를 선보일 예정이다. 서이서는 tvN 드라마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에서 종로 율제병원 응급의학과 레지던트로 깊은 인상을 남긴데 이어, ‘우리영화’를 통해 새로운 캐릭터 도전에 나선다.공개된 캐릭터 포스터 속 서이서는 세련되면서도 훈훈한 비주얼과 함께 시니컬한 표정 속 애잔함이 깃든 눈빛으로 압도적인 존재감을 발산하고 있다. 이전 작품과는 상반된 분위기로 극 중 김정우 캐릭터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다. 서이서는 tvN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 KBS2 ‘드라마 스페셜 2023 – 오버랩 나이프, 나이프‘, 디즈니+ ‘사랑이라 말해요' 등 다채로운 장르를 넘나들며 신인답지 않은 탄탄한 연기력으로 주목받으며, 무한한 연기 가능성을 입증했다.유지희 기자 yjhh@edaily.co.kr 2025.06.13 12:06
브랜드미디어
모아보기
이코노미스트
이데일리
마켓in
팜이데일리
행사&비즈니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