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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우 아빠→AI 해설' 김준호 "'빨랐어요' '느렸어요' 밖에 할 게 없었어요" [인터뷰]

"빨랐어요." "늦었어요."펜싱 사브르 금메달리스트 출신 김준호(30)의 해설에는 긴 말이 필요하지 않았다. 선수 시절 상대를 날카롭게 공격하던 김준호 해설위원은 짧지만 강렬한, 또 정확한 해설로 온 국민의 마음을 콕 찔렀다. '은우 아빠'는 'AI 해설'이라는 별명도 추가했다. 김준호는 2020 도쿄 올림픽,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AG)과 2022 항저우 AG 펜싱 남자 사브르 단체전 금메달리스트다. 두 아들을 둔 김준호는 육아에 전념하기 위해 항저우 AG을 끝으로 대표팀에서 은퇴했다. 그는 사브르 대표팀 맏형이었던 김정환과 함께 이번 올림픽 KBS 펜싱 해설위원으로 참가했다. 김준호의 순간 판단은 심판이나 기계보다 더 빨랐다. 그리고 정확했다. 사브르는 에페, 플뢰레와 달리 눈 깜짝할 사이 공격을 주고받으며 점수가 판가름난다. 그는 '빨랐어요(득점)' '늦었어요(실점)' 해설로 'AI 해설'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김 위원은 "AI 해설이라는 평가를 전해 들었다"고 쑥스러워하면서 "펜싱 종목 중에서도 사브르 종목이 워낙 순식간에 포인트가 오가서 가장 어렵다고 하시더라. 어떻게 하면 좀 더 쉽고, 정확하게 알려드릴까 생각했다. 빠른 시간 내에 포인트 여부를 알려드려야 하니 '빨랐어요' '느렸어요' 밖에 할 게 없더라"고 말했다. 특히 사브르는 종목 특성상 심판의 사견이나 감정이 작용한다. 발동작과 손동작 중 어느 것을 더 우선하느냐에 따라 점수를 잃을 수도, 얻을 수도 있다. 김준호는 "올림픽 전에 경쟁 선수 분석보다 오히려 심판 분석에 더 시간을 투자했다"면서 "다행히도 심판들이 제 뜻을 잘 따라줬다. 그래도 내 판단(실점)이 틀려도 좋으니 한국에 점수(득점)가 많이 왔으면 좋겠다 싶었다"고 했다. 한국 펜싱은 이번 올림픽서 금메달 2개와 은메달 1개를 땄는데 모두 사브르 종목에서 나왔다. 남자 개인전(오상욱)과 단체전서 금메달, 여자 단체전에서 은메달이 나왔다. '해설위원 김준호'는 냉철했다. 남자 대표팀이 준결승에서 홈 팀 프랑스를 꺾고 결승 진출을 확정 짓자 피스트 위에서 서로 부둥켜안으며 기뻐하는 장면이 있었다. 김준호 위원은 "아직 결승전이 남아있기 때문에 저런 세리머니는 금메달 따고 하면 더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선배 구본길과 원우영 코치가 들었으면 섭섭했을 수도 있는 한 마디. 그러나 그는 "도쿄 올림픽서도 4강전 승리 후 난리도 아니었다. 형들이 막 울고 불고 했다. 그래서 내가 '아직 한 경기 더 남았는데 울 때가 아니지 않냐'고 했다"면서 "선배여도 (과감하게 할 말을 하는) 스타일이다. 진심으로 해설하다보니 나도 모르게 나왔다"고 웃었다. 다행히 지금까지 선배들로부터 특별한 '피드백'은 없었다고 한다. 김준호는 화성시청 플레잉 코치로 활약하며 동생과 함께 펜싱장도 운영하고 있다. 요즘에는 육아 프로그램에 나와 '은우 아빠'로 많이 알려져 있다. 그는 "프랑스에 머무르면서 아들들이 정말 많이 보고 싶었다"며 "은우는 제가 TV에 나오면 알아본다. 제가 어디 있는지도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 김준호는 "기회가 된다면 계속 해설하면 좋다. 사브르는 제 종목이기도 하고 정말 진심으로 빠져들어서 해설했다"고 웃었다. 이형석 기자 2024.08.09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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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브르 대표팀 3연패 비결...막내가 큰 형 구박할 수 있는 ‘수평화' [2024 파리]

얼굴만 바뀐다고 세대 교체가 이뤄지는 게 아니다. 올림픽 단체전 3연패를 이룬 펜싱 남자 사브르 대표팀의 비결은 후배도 당당할 수 있는 '수평적' 문화였다.한국 펜시 남자 사브르 대표팀의 에이스 오상욱(28·대전광역시청) 4일 프랑스 파리에 마련된 코리아하우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성공적인 세대교체 비결' 질문에 "선후배로 생각하지 않고 동료로 생각하기 때문인 것 같다"고 대답했다.오상욱은 "새로 들어온 선수들(도경동, 박상원)이 힘을 많이 써줘서 단체전 금메달을 딸 수 있었다. 3연패 달성에 함께 할 수 있고, 한국 펜싱 최초로 올림픽 2관왕에 오를 수 있어서 영광스러운 대회였다"고 이번 대회를 돌아봤다.2012 런던 올림픽 때부터 단체전 정상에 오른 남자 사브르 대표팀은 일찌감치 '어펜저스(어벤저스+펜싱)'라는 별명으로 불렸다. 김정환, 구본길, 김준호, 오상욱으로 구성된 초대 멤버들은 런던 대회 외에도 2017 세계선수권 우승, 2018 자카르타-팔렘방과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우승을 일궜다. 하지만 파리 올림픽부터는 김정환과 김준호가 대표팀을 떠났다. 김정환은 햄스트링 부상, 김준호는 가족과 함께하기 위해서다. 그 자리를 도경동과 박상원이 채웠다. 25살, 24살로 구본길과는 10살, 11살 차이였다. 피스트에 올라서는 혼자 싸우지만, 각자를 격려하고 위치에 맞춰 싸우려면 하나가 되어야 하는 법이다. 11살 차이 나는 사브르 대표팀은 선후배라는 벽을 지워서 하나가 됐다. 오상욱은 "내가 후배들에게 부탁할 때는 선배로서가 아니라 동료로서 하는 것"이라며 "후배들도 선배들에게 따끔하게 얘기할 때가 있다. 동료로서 하는 말이다. 그래서 남자 사브르가 정상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자평했다.후배들의 당돌한 말이 결국 팀에게도 보탬이 된다. 맏형 구본길은 이번 대회 단체전 8강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마지막 대회를 맞아 스스로에게 자신감을 잃는 순간이 있었다고 했다. 그때 10살 어린 후배 도경동이 나왔다.구본길은 "라커로 가 경동이에게 혼 났다. '형은 자신 있게 해야한다. 자신을 믿고 뛰어봐라. 뒤에 내가 있다'라고 혼났다. 그래서 '맞아 경동아. 내가 약해져 있었어. 자신 있게 할게. 그런데 왜 화를 내니...'라고 했다"고 후일담을 유쾌하게 전했다.구본길은 이후 열린 프랑스와의 준결승전에선 맹활약을 펼쳐 결승행을 이끌었다. 동생의 '훈계'까지도 수용하는 선배들의 마음가짐이 결국 3연패의 위업으로 이어진 셈이다.파리(프랑스)=차승윤 기자 2024.08.05 0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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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스 아닌 조커가 '금' 찔렀다...이게 초격차 펜싱 [2024 파리]

1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남자 펜싱 사브르 단체전 결승 7라운드. 한국이 30-29, 한 점 차로 앞선 상황에서 벤치 멤버 도경동(24·국군체육부대)이 교체 투입됐다. 그가 이번 올림픽에서 처음으로 피스트를 밟은 순간. 도경동은 심판의 '알레(시작)' 음성이 떨어지기 무섭게 빠른 스텝과 현란한 손놀림으로 상대를 5번 연속 찔렀다. 바로 이 장면에서 대한민국 남자 펜싱 사브르 대표팀은 승기를 잡았다. 결국 기세를 몰아 올림픽 단체전 3연패라는 대업을 이뤄냈다. 2012년 런던 올림픽 남자 사브르 단체전 금메달 주인공이었던 원우영 코치는 "(도경동의 5-0 승리에) 소름이 돋았다. 미치는 줄 알았다"라며 흥분했다. 오상욱(27·대전광역시청) 구본길(35·국민체육진흥공단) 박상원(23·대전광역시청) 도경동으로 구성된 남자 사브르 대표팀(세계 랭킹 1위)은 단체전 결승에서 헝가리(세계 4위)를 45-41로 무찔렀다. 이로써 2012 런던, 2020 도쿄 대회에 이어 3회 연속 올림픽 단체전 금메달을 획득했다. 2016년 리우 대회에서는 종목 로테이션으로 인해 사브르 단체전이 열리지 않았다.한국 대표팀은 8강에서 캐나다를 45-33, 준결승에서 펜싱 종주국이자 올림픽 개최국 프랑스를 45-39로 격파했다. 팽팽하게 진행된 결승전의 '게임 체인저'는 맏형 구본길도, 에이스 오상욱도 아니었다. 8강과 준결승에서 한 번도 피스트를 밟지 못한 도경동이었다. 한국은 7라운드 주자였던 구본길을 대신해 도경동을 교체로 내보냈다. 도경동은 "원래 8라운드에 들어갈 예정이었다. (8라운드 출전 멤버였던) 박상원의 이날 컨디션이 좋았고, 나는 7라운드 상대였던 크리스티안 라브에게 가장 자신이 있었다. 그래서 코치님께 '라브를 상대로 5-0도 자신 있다'고 했다"고 밝혔다. 계획보다 일찍 투입해 달라고 조를 만큼 자신감이 넘쳤다. 결승전을 앞두고 "(출전하고 싶어) 몸이 근질근질하다"고 했던 도경동은 7라운드에서 내리 5득점을 따내 스코어를 35-29로 크게 벌렸다. 도경동은 '후보'가 아닌 '조커'가 되어 상대의 허를 찌른 것이다. '유럽의 스포츠'라 불리는 펜싱 역사상 올림픽 3연패를 달성한 아시아 국가는 대한민국이 처음이다. 도쿄 올림픽과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단체전 우승 멤버였던 김정환·김준호가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끝으로 대표팀을 은퇴했다. 이에 따라 "파리에선 금메달이 어렵지 않겠나"라는 비관론이 고개를 들었다. 실제로 오상욱이 "멤버가 바뀐 후 국제대회에서 여러 번 박살이 났다"고 할 정도로 어려운 시기를 겪었다. 원우영 코치도 두 달 전만 해도 "쉽지 않은 도전"이라고 했다. 그러나 사브르 대표팀은 세대교체와 전략 연구를 통해 더 강하고 다채로워지고 있었다. 파리 올림픽은 한국이 경쟁국과의 '초격차'를 만들고 있다는 걸 확인하는 무대였다. 앞서 개인전에서 우승한 오상욱은 한국 펜싱 선수로는 최초로 올림픽 단일 대회 2관왕에 올랐다. 구본길은 올림픽 3연패 내내 단체전 대표팀에 있었다. 오상욱과 구본길은 올림픽 금메달만 3개 수집했다. 국제 종합대회에 처음 출전하는 도경동과 박상원은 기대 이상의 활약으로 대표팀의 미래를 더 밝혔다.한국 펜싱이 국제 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낸 건 빠른 발을 앞세운, 이른바 '발 펜싱' 덕분이었다. 그러나 최근의 대표팀을 보면 이 표현이 적절하지 않다. 한국 선수들의 체격이 크게 향상됐고, 기술과 전력까지 업그레이드됐다. 전 국가대표 코치 출신 고종환 국제펜싱연맹 심판위원은 "결승전을 보면 강점인 발뿐 아니라 손동작이 엄청 빠르더라. 상대 선수보다 반 박자 이상 빨랐다"면서 "심판에 따라 발을 중요하게 보기도 하고, 손을 더 보는 경우도 있다. 우리 선수들이 심판의 성향을 잘 파악해 경기했다"고 평가했다. 고종환 심판위원은 이어 "사브르는 종목 특성상 심판의 사견이나 감정이 작용한다. 남자 사브르 단체전에선 우리에게 크게 불리한 판정이 없었다. 그만큼 한국 펜싱의 위상이 올라간 것"이라고 분석했다.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여자 에페 신아람이 '잃어버린 1초' 탓에 피스트를 떠나지 못한 채 눈물을 흘린 걸 생각하면 격세지감이다.전략도 주효했다. 도경동은 1일 기준으로 세계 랭킹 75위다. 국내 선수 중 6번째다. 그러나 단체전 기여 가능성 등을 고려해 현장 지도자와 대한펜싱협회는 도경동을 대표팀에 '전략 선발'했다. 이들이 호흡을 맞추기 위해 실시한 훈련량도 엄청나다. 선수들은 물론 원우영 코치도 체중이 5㎏이나 빠졌다고 한다. 한국 펜싱이 지금껏 올림픽에서 획득한 금메달은 총 7개. 이 가운데 사브르 종목에서 금메달 5개를 땄다. 나머지 2개는 남자 플뢰레(김영호·2000년 시드니) 남자 에페(박상영·2016 리우)에서 나왔다.SK텔레콤이 2003년 대한펜싱협회 회장사를 맡은 이듬해부터 국내에서 'SK 그랑프리'를 개최되고 있다. 세계 최정상급 선수들이 모두 참가하는 이벤트다. 다만 국제펜싱연맹이 종목별로 대회를 분산 개최함에 따라, 2015년부터는 한국에선 사브르 종목만 열고 있다. 고종환 국제펜싱연맹 심판위원은 "해외 대회는 남녀 최대 12명씩만 나가지만, 국내에서 열리는 대회엔 추가로 유망주들이 출전할 수 있어 매년 남녀 20명 이상씩 국제 경험을 쌓았다"라고 전했다. 지금까지 SK텔레콤이 후원한 금엑은 총 3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진다. 든든한 지원과 선수단의 노력이 더해지면서 사브르 대표팀은 세계 최강으로 올라섰다. 빠른 발, 손기술, 큰 체격과 세밀한 전략까지 어우러진 결과다. 구본길은 "(3연패 멤버 중) 실력은 이번 멤버가 가장 뛰어났다. 무조건 금메달을 딸 거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박상원은 "(오)상욱이 형의 개인전 금메달을 보고 자극을 받았다. 형이 '너도 딸 건데 왜 그러느냐'며 자신감을 심어줬다"라고 웃었다. 오상욱은 "뉴 어펜져스(펜싱+어벤져스)는 조금 더 힘차고, 패기가 넘친다. 쓰나미 같은 그런 힘이 있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원우영 코치는 올림픽 단체전 10연패를 목표로 제시했다. 그는 "정말 할 수 있다. 못하란 법이 있느냐"라고 되물었다.파리(프랑스)=차승윤 기자, 이형석 기자 2024.08.02 0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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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환X김준호 “은퇴하길 잘했다”…‘펜싱’ 사브르 올림픽 3연패 감격 [2024 파리]

펜싱계 ‘원조 어펜져스’ 김정환X김준호 KBS 해설위원이 펜싱 남자 사브르 대표팀의 올림픽 3연패라는 ‘역사의 현장’에 함께했다. 직전 도쿄올림픽 단체전 금메달 멤버인 두 사람은 “저희가 은퇴하길 잘했다 싶을 정도”라며 감격을 감추지 못했다. 한국 펜싱 남자 사브르 대표팀(구본길, 오상욱, 박상원, 도경동)은 1일(한국 시각) 오전 단체전 결승에서 헝가리를 45-41로 꺾고 2012 런던올림픽, 2020 도쿄올림픽에 이어 3연패를 달성했다. 결승전에서는 ‘새내기 어펜져스’ 도경동의 활약이 빛났다. 단체전 8강전, 준결승전에 모두 출전하지 않았던 도경동은 결승전이 이번 올림픽의 처음이자 마지막 출전 기회였지만, 전광석화 같은 스피드로 7라운드 5점을 연속으로 따냈다. 도경동의 무서운 활약에 최승돈 캐스터는 “도경동 선수가 마치 ‘제2의 김준호’ 같다. 도쿄올림픽 때의 김준호 위원이 생각난다”며 감탄했고, 김준호 위원은 “도쿄 때의 저보다 더 잘했다”며 찬사를 보냈다. 이어 최승돈 캐스터는 “원조 어펜져스가 은퇴해도 되는 거였다”며 너스레를 떨었고, 김정환X김준호 해설위원은 “그렇다. 정말 좋은 선택을 한 것 같다”고 동감해 웃음을 자아냈다.승리까지 단 1점이 남은 상황이 되자 피스트 아래의 도경동이 고개를 숙이고 앉아 경기를 제대로 못 보는 모습도 포착됐다. 이에 김준호 위원은 “무슨 심정인지 알 것 같다”며 격하게 동감했다. 마침내 ‘에이스’ 오상욱이 마지막 점수를 따내며 올림픽 3연패가 확정되자 최승돈 캐스터는 “그냥 메달도 아니고 금메달이다. 섭섭하지 않으시냐”며 김정환X김준호 위원에게 물었다. 이에 두 사람은 “전혀 아니다. 저희가 나오길 잘했다 싶을 정도로 신진 선수들이 잘해줬다”며 자기 일처럼 기뻐했다. 또 김준호 위원은 “오상욱 선수를 들어가기 전에 우연히 만났는데, 제가 금메달 따면 해산물 요리를 사주겠다고 했었다. 그런데 2관왕이면 오상욱 선수가 사야 하지 않을까 싶다”며 웃기도 했다.그리고 오상욱의 ‘롤 모델’로 꼽혔던 김정환 위원은 “오상욱 선수는 아직 한창이다. 올림픽을 두 번, 세 번 더 뛸 수 있다. 앞으로는 선배들이 큰 무대에서 느꼈던 걸 후배들에게 전파해야 한다. 그걸 자기 혼자 갖고 있으면 안 된다”고 다시 한 번 당부했다.또다른 ‘새내기 어펜져스’로 이날 첫 라운드 기선제압 역할을 톡톡히 한 박상원에 대해서도 칭찬이 이어졌다. 김준호 위원은 “한 게임씩 올라갈수록 더 실력이 느는 듯했다”고 말했고, 세 사람은 “박상원 선수에 대해 떠올려 보니, 다 ‘디귿 디귿’이다. 대담, 담대, 당돌, 똑똑...”이라며 입을 모았다.이날 생중계에선 사브르 대표팀 ‘맏형’ 구본길의 누나 구아름 씨와 뜻깊은 전화 연결도 성사돼 눈길을 끌었다. 최승돈 캐스터가 “구본길 선수의 둘째 아이가 오늘 태어난다고 들었다”고 말하자 구아름 씨는 “예정일은 오늘인데 2~3일 정도 늦어질 수도 있다고 한다”고 소식을 전했다. 또 동생 구본길에게 “맏형으로 최선 다하는 모습, 오늘 정말 최고였어”라며 진심으로 축하해 훈훈함을 자아냈다. 마침내 그랑팔레 시상대의 가장 높은 곳에 남자 사브르 대표팀이 올라가자, 최승돈 캐스터는 “경기장 밖에서 만납시다. 행복한 밤을 누리기 바랍니다. 대한민국 펜싱과 함께 더욱 번창합시다”라며 중계를 마무리했다. 새 역사를 써낸 한국 펜싱은 이제 여자 사브르 대표팀의 단체전만을 남겨두고 있다. ‘1등 중계’ KBS의 김정환X김준호X최승돈 트리오는 오는 3일 여자 사브르 대표팀의 메달 도전 생중계를 이어간다.강주희 기자 kjh818@edaily.co.kr 2024.08.01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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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 중계’ 김정환‧김준호, 오늘(31일) 오상욱 경기 또 뜬다…男사브르 단체전

‘원조 어펜져스’ 김정환‧김준호 KBS 해설위원이 2024 파리올림픽의 최대 관전포인트 중 하나인 펜싱 남자 사브르 대표팀의 올림픽 3연패 도전을 지켜본다.31일(한국시간) 한국 남자 사브르 대표팀은 2012 런던올림픽, 2020 도쿄올림픽에서의 단체전 2연패에 이어, 2024 파리올림픽에서 3연패에 도전한다. 개인전 금메달리스트 오상욱의 대회 2관왕 도전이기도 하다. 2016 리우올림픽에는 남자 사브르 단체전이 없었다. 이번 올림픽 ‘뉴 어펜져스’ 멤버로 구본길 오상욱, 박상원, 도경동이 나서는 가운데 도쿄올림픽 단체전 금메달의 주인공들인 김정환‧김준호 해설위원은 피스트 대신 중계석에서 후배들을 응원한다.KBS2는 김정환‧김준호 해설위원, 최승돈 캐스터와 함께 이날 오후 7시 40분부터 펜싱 남자 사브르 대표팀 단체전을 중계한다. 동메달전은 다음날 오전 2시 30분, 결승은 오전 3시 30분 치러질 예정이다.한국은 남자 사브르 단체전 세계랭킹 1위로, 이번 대회에서는 첫날부터 사브르 대표팀 ‘간판’ 오상욱이 개인전 금메달을 획득하며 사기를 끌어올렸다. 또 ‘맏형’ 구본길의 풍부한 경험과 ‘새내기 어펜져스’ 박상원, 도경동의 패기가 어우러진 팀이어서 그 어느 때보다 선전을 기대하게 하고 있다.직전 대회 남자 사브르 대표팀 김정환‧김준호 KBS 해설위원은 이번 대회 들어 ‘형님 해설’이라고 불리며 KBS 파리올림픽 중계 화제성을 이끌고 있다. 두 사람이 해설로 나선 KBS는 지난 27일 오후 시작된 펜싱 남자 사브르 개인전 32강, 16강, 8강전에서 모두 경기별 시청률 1위(닐슨코리아, 전국 기준)에 올라 ‘1등 중계’임을 입증했다. 또 여자 사브르 대표팀의 최세빈이 지난 29일 개인전 16강에서 현 세계 랭킹 1위 에무라 미사키를 15-7로 격파한 경기에서는 8.5%의 시청률로 확고한 펜싱 중계 1위를 기록했다.유지희 기자 yjhh@edaily.co.kr 2024.07.31 16:30
스포츠일반

활·총·검으로 세계 정상, 반도체 1위 국가 답네 [2024 파리]

금빛 찌르기, 금빛 명중, 금빛 화살까지.대한민국 올림픽 대표팀이 활·총·검을 들고 세계 무대를 휘젓고 있다. 섬세하지만 빠르고 강한 손기술, 첨단 기술까지 접목한 체계적인 훈련을 앞세워 쾌거를 이뤄냈다.현지 시간 28일 기준으로 한국 대표팀은 2024 파리 올림픽에서 총 3개의 금메달을 수확했다. 27일 펜싱 오상욱(28·대전시청)이 남자 사브르 종목에서 한국 대표팀의 첫 금메달을 목에 건 이후, 28일 여자 사격 공기권총 10m 오예진(19·IBK기업은행)이 깜짝 금메달을 따냈다. 이후 임시현(21·한국체대) 남수현(19·순천시청) 전훈영(30·인천시청)으로 구성된 여자 양궁 대표팀이 단체전에서 우승했다.여자 양궁 대표팀이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수확했을 때, 한국은 잠시나마 올림픽 종합 순위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사격에서 은메달 2개를 추가로 따내며 뒤를 받친 것이 컸다. 5연속 입상부터 올림픽 10연패까지한국 펜싱은 오상욱의 금메달로 2008년 베이징 대회부터 5회 연속 올림픽 개인전 메달을 따냈다. 2008년 베이징 대회에서 남현희의 여자 플뢰레 개인전 은메달로 입상하기 시작한 한국 펜싱은 2012년 런던 대회 김지연(여자 사브르)의 금메달과 최병철(남자 플뢰레), 정진선(남자 에페)의 동메달로 명맥을 이어갔다. 2016년 리우 대회에선 박상영이 남자 에페 개인전 금메달을 따내 '할 수 있다' 신드롬을 일으켰다. 리우에서 남자 사브르 개인전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사브르 맏형' 김정환이 2021년 열린 도쿄 대회에서도 개인전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오상욱은 개인전 동메달리스트 김정환과 구본길, 김준호 등과 '어펜져스(펜싱+어벤져스)'를 이끌었던 막내 선수. 2020 도쿄 대회에선 개인전 8강에서 탈락했으나, 3년 뒤 파리 금메달로 한을 풀었다. 2019년 세계선수권과 아시아선수권,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까지 모두 개인전을 제패한 그는 올림픽 금메달까지 수확하며 '그랜드슬램'을 달성, 전성기를 열었다. 진종오가 은퇴한 이후 상대적으로 주목을 받지 못했던 사격에선 27일 박하준(24·KT)-금지현(24·경기도청)의 공기소총 10m 혼성 은메달로 신호탄을 쐈다. 28일에는 오예진과 김예지(31·임실군청)가 나란히 금·은메달을 차지하며 파란을 일으켰다. 한국 사격 선수가 올림픽 시상대에 함께 올라간 건 2012 런던 대회 50m 권총 진종오(금메달) 최영래(은메달) 이후 처음이다. 아울러 오예진은 리우 대회 50m 권총 진종오 이후 한국 선수로는 8년 만에 올림픽 결선 신기록도 세웠다.양궁은 여자 단체전 올림픽 10연패에 성공하며 '세계 최강'임을 재입증했다. 한국은 양궁 단체전이 처음 도입된 1988년 서울 대회부터 단 한 번도 빼놓지 않고 이 종목 우승을 합작했다. 세 선수 모두 올림픽 경험이 없어 우려의 목소리가 컸지만, '이변 없이'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올랐다. 양궁 대표팀은 이번 대회를 준비하면서 '슈팅 로봇'과 함께 훈련하며 정확도를 높였다. 또한 '고정밀 슈팅머신'을 도입, 선수들이 최상의 폼을 유지하도록 노력했다. 후원사 현대차그룹의 연구개발(R&D) 기술을 활용한 훈련 장비를 적극 활용한 결과, 양궁 대표팀은 여러 나라의 맹렬한 추격을 뿌리칠 수 있었다. 활·총·검으로 금 42개…'병장기의 민족'2024 올림픽 대표팀의 목표는 금메달 5개, 종합 순위 15위 이내였다. 단체 구기 종목과 투기 종목이 지역 예선에서 대거 탈락하면서 목표를 낮춰 잡았다. 2020 도쿄 대회에서 거둔 6개보다도 적은 수치. 하지만 한국 대표팀은 활·총·검의 힘으로 대회 시작 사흘 만에 목표의 절반 이상을 이뤄냈다.올림픽에서 '병장기 종목'의 강세는 최근 더 두드러진다. 28일 기준 한국 대표팀이 역대 올림픽에서 따낸 금메달은 총 99개. 이 중 42개가 활·총·검으로 따낸 쾌거였다. 세계 최강 양궁에서 28개의 금메달을 수확했고, 사격에서 8개, 펜싱에서 6개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고도성장 시기에 한국은 태권도(통산 금메달 12개)와 유도(11개), 레슬링(11개)을 앞세운 격투기 강국이었다. 최근에는 무게 중심이 병장기 종목으로 바뀌었다. 2012 런던부터 2016 리우, 2020 도쿄, 2024 파리 네 개 대회에서 얻은 총 28개의 금메달 중에서 활·총·검으로 따낸 것만 22개(양궁 12개, 사격 5개, 펜싱 5개)에 달한다. 체육 철학자인 김정효 서울대 외래교수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한국 선수가 활·총·검에서 뛰어난 이유는 선천적인 이유와 후천적인 이유가 있다. 한국인은 선천적으로, 역사적으로 집중력이 좋고 손기술이 좋다"라면서 "우리는 젓가락을 사용한다. 어릴 때부터 손 감각이 뛰어나다. 또한 손의 감각은 두뇌 집중력과 연관돼 있다"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한국이 반도체 부문 세계 1위에 오를 때 나왔던 분석과 유사하다.김정효 교수는 "근대 스포츠는 보통 큰 근육을 사용한다. 큰 근육을 사용하는 스포츠에선 (한국인이) 서양인의 신체를 이기기 어렵다. 양궁이나 사격, 탁구 등은 다르다. 손 감각을 최대로 활용할 수 있는 스포츠. 이 종목에서 한·중 동양인 선수들이 강한 이유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여기에 막대한 훈련량과 협회의 지원, 첨단 기술 접목까지 더해져 지금의 (병장기)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라고 짚었다. 윤승재 기자 2024.07.29 14:34
프로야구

최초 3연패 도전하는 '뉴 어펜져스' 파이팅과 패기는 우리가 최고

'뉴 어펜져스(어벤져스+펜싱)'가 올림픽 펜싱 남자 사브르 단체전 3연패에 도전한다. 남자 펜싱 사브르 대표팀은 2012 런던, 2020 도쿄 대회에서 금메달을 땄다. 2016년 리우 올림픽에선 종목 로테이션으로 미개최됐다.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면 3연패 위업을 이룬다. 한국은 남자 사브르 단체전 세계 랭킹 1위다. 그러나 2012년 런던 올림픽 금메달 멤버였던 원우영 남자 사브르 코치는 "이번 올림픽은 3년 전 도쿄 대회보다 힘든 싸움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단체전도 어려운 싸움을 예상한다"고 했다. 국제대회 경험이 풍부한 김정환과 김준호가 대표팀에서 물러났기 때문이다. 대신 도경동(25·대구광역시청)과 박상원(24·대전광역시청)이 합류했다. 둘 다 올림픽은 이번이 처음이다. 맏형 구본길(35·국민체육진흥공단)은 "뉴 어펜져스의 투입으로 부담이 느끼는 것 같다. 그런데 올림픽은 기량을 증명해서 출전하는 것이다"면서 "각자 실력이 뛰어나므로 자신을 믿고 뛰면 된다"고 응원했다. 남자 사브르 대표팀은 에이스 오상욱(28·대전광역시청)이 건재하고, 국제대회 경험이 풍부한 구본길은 후배들을 잘 이끌고 있다. 구본길은 "박상원은 파워풀하면서 민첩성이 뛰어나다. 파이팅은 전 세계 최고일 것 같다"고 웃으며 "도경동은 피치컬이 좋아 리치가 뛰어나고 민첩성이 좋아 공격에 장점이 있다"고 소개했다. 박상원은 "팀 분위기를 올리기 위해 파이팅 넘치는 스타일을 보여드리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도경동은 "우리는가 신예여서 분석이 덜 돼 있는 편"이라면서 "패기와 열정으로 똘똘 뭉친다면 상대 선수들도 당황할 것"이라고 했다. 원우영 코치는 "박상원과 도경동의 경기력이 좋아지고 있다. 위기 상황이 왔을 때 분위기 반전 역할도 잘 해낸다"고 평가했다. 가장 강력한 경쟁 상대는 세계랭킹 2위 미국과 3위 헝가리다. 미국은 젊은 선수의 경기력이 좋고 변칙적인 손동작 기술이 뛰어나다. 헝가리는 오랜 기간 호흡을 맞춰왔다. 펜싱 대표팀은 지난달 중순부터 진천 선수촌 농구장에 파리 올림픽 규격에 맞춰 설치된 피스트에서 현지와 비슷한 환경을 조성해 맹훈련을 하고 있다.원 코치는 "남자 사브르 대표팀이 단체전 3연패를 이룬다면 올림픽 역사상 최초이다. 대한민국 펜싱의 새로운 역사를 쓰게 되는 상황이라 정말 잘 준비하고 있다. 역사를 한 번 써보겠다"고 다짐했다. 이형석 기자 2024.07.19 07:03
스포츠일반

"저 다크호스 맞아요" 펜싱 구본길 "파리 올림픽에선 꼭"

"네, 저 다크호스 맞아요."남자 펜싱 사브르 대표팀의 맏형 구본길(35·국민체육진흥공단)은 부끄러워하면서도 자신감에 가득 찬 목소리로 파리 올림픽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구본길은 국제종합대회 단골 손님이다. 지금껏 세 차례의 올림픽과 네 차례의 아시안게임(AG)에 출전했다. 한국 스포츠 역사상 올림픽과 AG에서 모두 기수를 맡은 선수는 구본길과 '핸드볼 전설' 윤경신 둘 뿐이다. 올림픽과 AG의 종합대회 금메달만 8개, 세계선수권과 아시아선수권까지 포함하면 금메달만 수십 개다. 구본길은 '펜싱 종주국'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올림픽에 통산 네 번째로 출전한다. 남자 사브르 개인전과 단체전, 두 종목서 메달 획득을 노린다. 특히 개인전 메달에 대한 동기부여가 크다. 구본길은 2012 런던과 2020 도쿄 올림픽 단체전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또한 2010년 광저우, 2014년 인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AG에선 개인전 3연패를 달성했다. 이 외에도 각종 국제대회에서 메달을 수집했다. 그러나 올림픽에서 개인전 메달과는 인연이 없었다. 구본길은 "런던, 리우데자네이루(2016), 도쿄 대회까지 개인전은 색깔과 관계없이 메달 획득이 목표라고 밝혔는데 한 번도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고 안타까워했다. 35세인 그에게 올림픽은 이번이 마지막일 가능성이 높다. 구본길의 현재 세계랭킹은 21위로 높지 않다. 남자 사브르 대표팀의 원우영 코치는 "구본길이 다크호스"라고 꼽았다. 이유는 경험이다. 원 코치는 "워낙 경험이 많아서 확실히 안정적으로 개인전을 뛸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올림픽서 개인전 첫 메달을 딸 수 있을 것"이라고 응원했다. 구본길은 원 코치의 이야기에 "저 다크호스 맞아요"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구본길은 "유럽 대회에서 좋은 기억이 많다. 프랑스가 펜싱 종주국이지만 올림픽은 어떤 변수가 나올지 무대"라며 "프랑스 올림픽을 잘 준비하면 개인전 메달 획득이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구본길은 단체전에서도 책임감이 크다. 10년 넘게 함께 해온 김정환이 이번 시즌엔 단체전 멤버에서 빠지면서 구본길이 맏형으로 올림픽 도전을 이끌기 때문이다. 또한 김준호의 대표팀 은퇴로 '뉴 어펜져스(펜싱+어벤져스)'가 구성됐다. 신예 박상원과 도경동이 새롭게 합류했다. 단체전 세계랭킹 1위 남자 사브르 대표팀은 런던과 도쿄 대회에 이어 단체전 3연패에 도전한다. 이번 주 열린 아시아선수권에서는 대회 4연속 금메달을 따 올림픽 개막 전에 모의고사를 성공적으로 치렀다. 구본길은 "후배들과 나이 차가 많이 나지만 실제 그렇게 느끼지 않을 만큼 팀워크가 좋다. 모든 대회에서 단체전은 금메달이 목표"라고 했다. 이형석 기자 2024.06.29 08:03
스포츠일반

'3연속 金' 마흔의 어펜져스 맏형 "동생들이 잘해서 제가 출전할 틈이 없네요" [항저우 2022]

동생들이 피스트에서 상대 선수와 펜싱 검을 겨눌 때, 김정환(40·국민체육진흥공단)은 열심히 화이팅을 불어넣고 독려했다. 마흔의 검객인 그는 금메달을 딴 후 믹스드존(공동취재구역)에서 "이번 대회는 사실상 플레잉 코치 역할을 했다"라고 웃었다.김정환과 구본길(이상 국민체육진흥공단), 오상욱(대전광역시청), 김준호(화성시청)로 구성된 한국 남자 사브르 대표팀은 28일(한국시간) 중국 항저우 전자대학 체육관에서 열린 항저우 AG 남자 사브르 결승에서 홈 팀 중국을 45-33으로 격파했다. 2014년 인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 이어 AG 단체전 3연패를 달성했다. 실력과 외모, 인기를 모두 갖춘 남자 사브르 대표팀은 '어펜져스(어벤저스+펜싱)'로 통한다. 이들 넷은 2017년 세계펜싱선수권을 통해 처음 호흡을 맞춘 뒤 각종 세계 무대를 휩쓸어왔다. 세계선수권 단체전에서 4연패(2017년, 2018년, 2019년, 2022년)를 달성했고, 도쿄 올림픽에서도 단체전 금메달을 합작했다. 세계 최강 사브르 대표팀의 주장은 김정환이다. 그는 이날 준결승전 카자흐스트전에 잠시 나왔을 뿐, 8강 일본전과 결승 중국전은 나서지 않았다. 그는 "대표팀의 전략"이라면서 "동생들이 정말 멋진 무대를 보여줬다. 후배들과 오랫동안 손발을 맞췄는데, 동생들이 워낙 잘해서 내가 나설 틈이 없었다. 나 대신 (김)준호가 출전해 오히려 점수 차가 더 버렬 크게 이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사실 김정환은 이번 대회 부상을 극복하고 출전했다. 지난 5월 초, 후배와 훈련 도중 '악~' 하고 소리를 내지를 만큼 허벅지에 극심한 통증을 느꼈다. 이틀 뒤 2023 마드리드 월드컵 대회 출전차 비행기에 몸을 실었는데 허벅지가 퉁퉁 부어올랐다. 이내 허벅지 뒤쪽이 새까맣게 멍들었다. 통증을 참고 경기에 나섰지만, 한국에 돌아와 병원을 찾은 뒤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접했다. 의사는 "햄스트링이 심하게 찢어졌다. 향후 6개월간 운동을 해선 안 된다"고 경고했다. 허벅지엔 피가 가득 고여있었다. '이제 가족에게 돌아갈 시간이 왔구나. 정말 선수 생활이 끝났다'는 두려움이 생겼다. 항저우 AG은 물론 선수 생활의 종착지로 정한 파리 올림픽 출전도 사실상 물 건너간 걸로 보였다. 지금까지 크고 작은 부상을 달고 뛴 그였지만 이번엔 정말 심각했다. 김정환은 "운동하는 동안 낭떠러지 근처까지 간 적이 많았다. 그때마다 불씨가 가까스로 타오르곤 했는데 이번 상황이 가장 안 좋았다"고 했을 정도였다. 앞서 몇 번이나 은퇴를 고민했던 그는 내년 파리 올림픽까지 선수 생활을 이어 나가기로 결심한 터였다. 전 세계를 통틀어 40대 검객은 거의 없다. 그만큼 힘든 도전이다. 그동안 늘 곁에서 선수 생활을 응원해 온 아내와 어머니도 이번만큼은 "이제 그만 검을 내려놓자"고 만류했다. 그러나 김정환은 "누구도 가보지 않은 길이다. 한계에 도전하고, 모든 이에게 불가능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며 이를 악물었다. '의지'는 '기적'을 만들었다. 몸 상태가 점차 회복된 것이다. 김정환은 "햄스트링과 팔꿈치가 말썽이었는데 많이 좋아졌다"며 "회복이 기대 이상으로 빨랐다. (AG과 올림픽 등) 중요한 대회가 남았다고 생각하니 엔도르핀이 솟아났는지 진통 효과가 있었다"고 말했다.김정환은 대회 직전 본지와 인터뷰에서 "선수 생활 28년 동안 이렇게 치명적인 부상을 당한 적은 없다. 대회 출전이 어려울 줄 알았는데 거의 완치돼 감사하다. 노장이지만 팀(단체전)에 소금 같은 역할을 하겠다. 보너스 경기로 여기겠다"며 웃었다. 김정환은 경기에 많이 나서진 못했지만 뒤에서 후배들을 응원했다. 동생들도 맏형이 있어 든든했다. '어펜저스(어벤저스+펜싱)'의 리더 김정환은 "사실 올림픽 금메달을 딴 가운데 아시안게임은 우승해도 본전이다. 그래서 혹시 우승을 놓치면 '열심히 운동하지 않았다'는 평가를 들을까 봐 다들 스트레스가 컸다"면서 "후배들이 정말 마음고생이 많았을 텐데 수고했다. 앞으로 주장으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항저우(중국)=이형석 기자 2023.09.29 10:03
스포츠일반

"6개월 간 운동 금지"···그래도 AG 피스트에 오르는 마흔의 검객[IS 항저우]

지난 5월 초, 후배와 훈련 도중 '악~' 하고 소리를 내지를 만큼 허벅지에 극심한 통증을 느꼈다. 이틀 뒤 2023 마드리드 월드컵 대회 출전차 비행기에 몸을 실었는데 허벅지가 퉁퉁 부어올랐다. 이내 허벅지 뒤쪽이 새까맣게 멍들었다. 통증을 참고 경기에 나섰지만, 한국에 돌아와 병원을 찾은 뒤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접했다.의사는 "햄스트링이 심하게 찢어졌다. 향후 6개월간 운동을 해선 안 된다"고 경고했다. 허벅지엔 피가 가득 고여있었다. '이제 가족에게 돌아갈 시간이 왔구나. 정말 선수 생활이 끝났다'는 두려움이 생겼다. 항저우 아시안게임(AG)은 물론 선수 생활의 종착지로 정한 파리 올림픽 출전도 사실상 물 건너간 걸로 보였다. 그로부터 100여 일이 지났을 뿐이다. 김정환(40·국민체육진흥공단)은 아시안게임이 열리는 중국 항저우로 22일 출국한다. 그는 여전히 펜싱 검을 들고 남자 사브르 대표팀 맏형으로 피스트에 오른다. 김정환과 구본길(34) 오상욱(27) 김준호(29)로 구성된 사브르 대표팀은 실력과 외모, 인기를 모두 갖춘 '어펜저스(어벤저스+펜싱)'로 불린다.중학교 2학년 때 비교적 늦은 시기에 펜싱에 입문한 김정환은 그동안 수많은 국제대회에서 한국 펜싱의 위상을 떨쳤다. 2012 런던 올림픽과 2020 도쿄 올림픽 남자 사브르 단체전 금메달을 획득했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는 한국 남자 사브르 최초로 개인전 메달(3위)을 목에 걸었다. AG에서는 금메달 2개, 은메달 1개를 땄다. 지금까지 크고 작은 부상을 달고 뛴 그였지만 이번엔 정말 심각했다. 김정환은 "운동하는 동안 낭떠러지 근처까지 간 적이 많았다. 그때마다 불씨가 가까스로 타오르곤 했는데 이번 상황이 가장 안 좋았다"고 했을 정도였다. 앞서 몇 번이나 은퇴를 고민했던 그는 내년 파리 올림픽까지 선수 생활을 이어 나가기로 결심한 터였다. 전 세계를 통틀어 40대 검객은 거의 없다. 그만큼 힘든 도전이다. 그동안 늘 곁에서 선수 생활을 응원해 온 아내와 어머니도 이번만큼은 "이제 그만 검을 내려놓자"고 만류했다. 그러나 김정환은 "누구도 가보지 않은 길이다. 한계에 도전하고, 모든 이에게 불가능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며 이를 악물었다.김정환의 '의지'는 '기적'을 만들고 있다. 몸 상태가 점차 회복된 것이다. 부상으로 내년 도쿄올림픽 출전 자격이 걸린 1~2차 대표 선발전에 불참했던 그는 8월 3차 선발전에서 우승했다. 이어 9월 4차 선발전에서도 선전하며 대표팀 명단 최종 8인에 포함됐다. 향후 국제대회 포인트에 따라 내년 파리 올림픽 출전권도 얻을 수 있다.김정환은 "햄스트링과 팔꿈치가 말썽이었는데 많이 좋아졌다"며 "회복이 기대 이상으로 빨랐다. (AG과 올림픽 등) 중요한 대회가 남았다고 생각하니 엔도르핀이 솟아났는지 진통 효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김정환의 키가 1m78㎝로 큰 편은 아니다. 대신 팔이 유독 길다. 상대방의 공격을 막아낸 뒤 공격하는 '막고 찌르기'에 강하다. 햄스트링 부상에 나이에 따른 움직임 둔화까지 느끼고 있지만, 정신력과 성실함으로 이를 극복했다. 1983년생 '마흔 살 불꽃펜서'에게 가장 큰 힘은 '가족'과 '어펜저스'다. 2020년 변정은씨와 결혼한 그는 지난해 아들을 얻었다. 김정환은 "운동 후 아내와 아들의 사진을 보면 큰 힘을 얻는다. 혼자였다면 여기까지 오지 못했을 거다. 후배들은 승부욕이 강한 날 자극하며 이끌어줬다"고 고마워했다. 마지막 AG에 임하는 그의 목표는 단체전 금메달이다. 그는 "올림픽에서 단체전 2회 연속 금메달을 땄기 때문에 AG은 당연히 금메달로 여기는 분이 많아서 부담이 크다. 금메달을 따야 본전이다. 올림픽만큼 부담이 크다"면서도 "아시안게임에서도 '어펜저스를 이뤄 꼭 금메달을 따자'고 후배들과 다짐했다. 중국의 홈 텃세가 있겠지만, 우리가 초반에 점수 차를 벌려서 실력으로 극복하겠다"고 말했다.그는 자신의 몸 상태를 이렇게 비유했다. "예전에는 흔들리는 치아가 있었다면, 지금은 치아가 뽑히기 직전이다. 생호두를 씹는다면 고통스러울 것 같다"면서도 "그러나 되돌릴 수 없다. 정 안 되면 잇몸으로 생호두를 깨문다는 각오로 뛸 것"이라고 했다. 김정환은 "선수 생활 28년 동안 이렇게 치명적인 부상을 당한 적은 없다. 대회 출전이 어려울 줄 알았는데 거의 완치돼 감사하다. 노장이지만 팀(단체전)에 소금 같은 역할을 하겠다. 보너스 경기로 여기겠다"며 웃었다. 이형석 기자 2023.09.22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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