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노란색→검은색' 하루 만에 바뀐 머리, "블론 세이브 다음날, 바로 미용실 달려갔죠" [IS 인터뷰]
"오늘 아침에 바로 미용실 갔어요."샛노랗던 머리카락이 하루 사이에 검은색으로 바뀌었다. 차분해진 머리 색깔처럼, 김민(SSG 랜더스)은 침착하게 '무사 만루' 위기를 넘기며 팀의 3연패 탈출을 이끌었다. 김민은 1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뱅크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홈 경기에서 팀의 세 번째 투수로 구원 등판, 6회 무사 만루 위기를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팀의 리드를 지켜냈다. 최고 149km/h의 투심 패스트볼을 앞세운 김민은 단 공 4개로 아웃 카운트 3개를 올리며 SSG의 4-1 승리를 이끌었다. 이 승리로 SSG는 3연패에서 탈출했다.전날(4월 30일)의 블론 세이브를 만회한 만점 활약이었다. 김민은 30일 인천 삼성전에서 4-3 리드 상황이던 7회 등판, 올라오자마자 박병호에게 동점 홈런을 맞으며 블론 세이브를 기록한 바 있다.
경기 후 만난 김민은 "전날 박병호 선배에게 블론 세이브를 해서 아쉬웠다"며 "다시 마음을 다져보자는 생각에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미용실에 가서 (검은색으로) 염색했다"라고 전했다. "던지는데 땀과 함께 염색물이 흘러서 애를 먹었다"는 그는 "생일(4월 14일)에 '더 나이 먹기 전에 해보자'라는 생각에 기분전환 겸 (노랗게) 염색을 했는데, (그동안 성적이 안 좋아서) 다시는 염색할 일이 없을 것 같다"라며 멋쩍어 했다. 최근 김민은 다소 주춤했다. 지난 4월 17일까지 10경기 연속 비자책 행진을 이어가며 승승장구 했던 김민은 4월 19일 LG 트윈스전 ⅓이닝 3실점에 이어 24일 KT 위즈전 ⅔이닝 3실점(2자책) 한 데 이어, 4월 26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선 1이닝 1실점으로 시즌 첫 자책점으로 인한 블론 세이브를 기록했다. 30일 삼성전까지 블론 세이브를 기록하면서 평균자책점이 4.97까지 치솟았다.
최근 좋지 않았던 원인에 대해 김민은 "솔직히 달라진 건 없다. 몸 상태도 똑같이 좋았고 운이 없었던 것 같다. 야구는 운도 따라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운이 안 따를 땐 야구장도 한 번 쓱 돌아보고, 더 책임감을 갖고 던지자는 생각으로 공을 던지려고 한다. 내가 열심히 하는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달라진 것도 있었다. 그는 "원래 피치컴(Pitchcom)을 내가 조작해 볼 배합을 했는데, 코치님과 (이)지영 선배, (조)형우를 믿고 더 던지려고 (피치컴 조작을) 하지 않는다. 블론 세이브하고 코치님이 피치컴(송신기)을 빼가셨다"라며 농담했다.
사실 이날 등판도 쉽지만은 않았다. 29일과 30일 경기에 등판했던 김민은 1일까지 마운드에 오르면 3연투를 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김민은 3연투 상황에서 2이닝을 무실점으로 완벽하게 막았다. 그는 "갑자기 마운드에 올라갔다. 내가 올라가게 될 줄은 몰랐는데, 감독님이 믿고 써주셔서 감사하다"라며 "연패를 끊어야겠다는 책임감도 있었다. 연패를 한 번 끊지 못하면 계속 이어지더라. 팀이 내게 원하는 게 뭔지, 내 장점(몸쪽 투심)이 뭔지 잘 파악하고 올라간 게 도움이 됐다"라고 말했다. 팀 연패도 탈출했고 선수 본인도 분위기 반등에 성공했다. 이에 김민은 "머리카락 색깔을 바꾸면서 분위기도 바꿨고, 팀도 연패를 끊었다. 이제 올라갈 일밖에 없다고 생각한다"라며 "이제 최정 선배가 돌아 오시니까, (팬분들이) 앞으로 우리 SSG를 기대해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당부했다. 인천=윤승재 기자
2025.05.02 07: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