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10-11-12’, 최하위 줄서있는 수원-서울-인천의 희망과 절망
한 바퀴를 돌자 훌쩍 줄어든 경기 수가 부담스럽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파이널 라운드 5경기를 '위'에서 치르느냐, '아래'에서 치르느냐를 결정할 정규리그 22경기가 절반 넘게 끝났다. 지난 주말 하나원큐 K리그1(1부리그) 2020 12라운드가 마무리됐다. 전북 현대가 최하위 인천 유나이티드와 비겼고, 강등이 확정된 상주 상무가 대구 FC를 잡으며 3위까지 뛰어오르면서 순위에 변화가 일었다. 여전히 1·2위를 다투는 울산 현대(승점29)와 전북(승점26)을 상주(승점24)와 포항 스틸러스(승점23)가 바짝 뒤쫓고 있다. 대구(승점19)와 부산 아이파크(승점15)는 상위 스플릿(파이널 A) 마지노선인 6위 안에서 버티고 있다. 하위권에서는 강원(승점14)과 성남 FC(승점13)를 광주 FC(승점11)가 추격하고 있다. 수원 삼성과 FC 서울(이상 승점 10)은 각각 10·11위에 자리해 있다. 전북과 비긴 인천은 승점 1점을 추가하고도 여전히 12위(승점4)다. 순위표를 들여다보면 시즌 초부터 두드러진 수도권 팀들의 부진이 뚜렷하게 다가온다. 8위 성남이 '최고 순위'일 정도로 수도권 팀들의 부진이 심각하다. 매 시즌 하위권에 머무르면서도 '잔류왕'으로 극적인 생존 드라마를 써왔던 인천은 그렇다 쳐도, 한때 순위표 상단을 호령하던 '슈퍼매치' 라이벌 수원과 서울이 강등권에 속한 모습은 낯설기만 하다. 두 팀은 12라운드에서도 나란히 패배를 당했다. 서울은 포항에 후반에만 3골을 내주며 무기력한 모습으로 1-3 역전패했고, 수원은 이임생 감독 경질 논란 속에서 성남에 0-1로 졌다. 팀 안팎으로 잡음이 끊이지 않는 상황도 비슷하다. 수원은 지난주 열린 FA컵에서 K리그2 제주 유나이티드를 꺾고 반전의 계기를 마련한 듯 보였다. 그러나 이임생 감독과 껄끄럽게 결별하며 논란의 중심에 섰다. 주승진 수석코치가 감독 대행으로 성남전을 치렀지만, 안방에서 유효슈팅 한 개도 기록하지 못한 채 완패했다. 서울 역시 개막 전부터 기성용 이적을 둘러싸고 팬들의 비난을 받았다. 홈 개막전에선 '리얼돌 논란'까지 번지는 등 여러모로 어려운 시즌을 치르고 있다. 이적 시장에서 기성용 영입에 합의하면서 '레전드' 선수에 대한 대우 논란은 어느 정도 가라앉을 거라는 점은 그나마 다행이다. 기성용은 차가워진 '팬심'을 돌리는 것은 물론, 서울의 경기력 향상에도 도움을 줄 거란 기대를 받고 있다. 첫 승엔 실패했지만 전북전 무승부로 자신감을 얻은 인천이 남은 경기에서 반등할 수 있을지도 관심을 끈다. 항상 막바지 폭발력을 과시했던 인천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올 시즌이 단축돼 불리해진 측면이 있다. 정규리그 10경기, 그리고 파이널 라운드 5경기 등 총 15경기에서 승점을 얼마나 쌓을 수 있느냐에 인천의 생존 여부가 걸려있다. 물론 12경기째 성공하지 못한 첫승부터 거둬야 K리그1 생존도 바라볼 수 있는 게 인천의 현실이다. 김희선 기자 kim.heeseon@joongang.co.kr
2020.07.21 0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