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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디가 축구를 삼켰다...K리그1 이슈는 온통 '잔디 논란'

K리그1 2025 개막과 함께 부실한 잔디가 논란으로 떠올랐다. 지난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과 김천 상무의 K리그1 3라운드 경기는 득점 없이 0-0 무승부로 끝났다. 최악의 잔디 상태가 양 팀 경기력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날 경기 중에는 선수들의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는 아찔한 장면도 여러 차례 나왔다. 전반 27분 서울의 제시 린가드는 중원에서 방향 전환을 하다가 잔디에 발목이 걸려 넘어졌다. 한동안 일어나지 못했을 만큼 충격이 컸다. 김천의 이동경은 공의 불규칙 바운드로 인해 헛발질했다.김기동 서울 감독은 경기 후 “서울월드컵경기장의 잔디가 뿌리 내리지 못해 너무 패였다. 린가드도 혼자 뛰다 발목을 접질렸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1라운드 때부터 대부분의 구장 잔디에 문제가 있었다며 “유럽처럼 잔디를 위한 난방 장치가 설치돼 좋은 상태가 유지된다면 시즌 개막 시점은 아무 상관 없다. 이왕 (경기를) 시작했으니 잔디 관리에 신경을 써서 선수들이 다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정용 김천 감독은 후방 빌드업 전략을 쓰려고 해도 잔디 탓에 전술을 펼치기가 어렵다면서 “실수가 나올 수밖에 없어서 전략을 바꿨다”고 한탄했다. 김천은 이날 유효슈팅 0개를 기록했다. 올 시즌 K리그는 역대로 가장 이른 2월 15일에 개막했다. 오는 4~5월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토너먼트와 6월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7월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 영향으로 개막이 앞당겨졌다. 올해 2월은 이례적인 한파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여름 혹서기를 견디지 못했던 K리그 구장의 잔디 대부분이 엉망이 됐다. 이런 잔디가 경기력을 크게 훼손한다며 논란이 됐는데, 이번엔 혹한을 이기지 못해 얼어버린 잔디가 또 말썽이다. 2라운드 경기를 치른 이승우(전북 현대)는 “이런 피치에서 경기하는 게 말이 안 된다. 돈 내고 경기를 보러 온 사람들에게 부끄럽다”라고 직격타를 날렸다. 그는 “선수들이 사이드나 중앙에 갈 때마다 계속 멈추는 게 보였다. 너무 위험했던 경기였다. 이러다 선수들이 피해를 볼 것 같다”고 우려했다.결국 전북은 6일 열리는 아시아 챔피언스리그2(ACL2) 8강 1차전 시드니FC(호주)와의 홈 경기를 홈구장인 전주월드컵경기장이 아니라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치른다. 전주의 잔디 상태가 경기를 치를 수준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왜 매년 축구장 잔디가 문제일까. 한국은 덥고 습한 여름과 건조하고 매서운 추위의 겨울이 동시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기후가 비교적 온화한 유럽에 비해 잔디 관리 비용이 훨씬 더 많이 든다. 게다가 한국은 구단이 직접 홈구장 잔디를 관리하는 게 아니라 경기장을 소유하고 있는 지방자치단체가 잔디 관리 주체다. 결국 지자체가 예산을 들여 잔디 관리에 신경을 써야 문제가 해결된다. 구단과 팬이 아무리 목소리를 높여도 지자체가 듣지 않으면 소용 없는 구조다. 지난해 손흥민(토트넘)까지 A매치 후 서울월드컵경기장 잔디 상태에 대해 쓴소리하자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서울시 국정감사에서 이 문제를 다루기도 했다. 당시 국감에서 서울시가 서울월드컵경기장 임대 수익으로 83억원을 벌어들이고도 잔디 등 관리비용은 1억2000만원밖에 쓰지 않은 게 밝혀져 축구팬의 지탄을 받았다. 서울시설공단은 2025년 잔디 교체 예산으로 30억원을 서울시에 요청하는 등 개선 의지를 보였다. 그러나 불과 4개월여 만에 극적인 변화를 만들기는 어려웠다. 현실적으로 프로축구단이 속해 있는 지자체가 해당 경기장의 잔디 관리에 더 많은 예산을 쓸 수 있도록 꾸준히 공론화하고 구단과 프로축구연맹이 설득해 가는 장기적인 작업이 필요한 문제다. 일단 연맹은 올 시즌부터 잔디 상태가 불량한 팀에 대해 잔디 상태를 보완할 때까지 다른 구장을 찾도록 할 수 있게 했다. 연맹 관계자는 전주월드컵경기장에 대해 “(2라운드 뒤인) 지난달 28일 경기 감독관, 삼성 잔디환경연구소 담당자 등이 실사를 진행했다. 상태가 좋지 않은 부분은 보식 작업을 완료했다”라고 설명했다.논란이 된 서울월드컵경기장에 대해서도 “서울의 다음 홈경기가 A매치 뒤인 29일이다. 그 전까지의 개선 계획을 서울시설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뒤 꾸준히 모니터링할 계획”이라고 전했다.이은경 기자, 상암=김우중 기자 2025.03.05 07:10
프로축구

[공식발표] ‘축구 특례시’ 꿈꾸는 화성FC, 초대 사령탑은 차두리 감독

K리그2 진출 최종 승인 단계를 남겨둔 화성FC의 초대 사령탑 지휘봉은 차두리 감독이 맡는다.화성FC는 24일 오전 “‘축구 특례시’를 꿈꾸는 화성FC의 초대 감독은 차두리 감독이다”라고 전했다.화성FC는 지난달 29일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스위스그랜드호텔에서 열린 한국프로축구연맹 제5차 이사회에 상정된 2025년 K리그2 가입 안건이 승인됐다. 내년 2025년 1월 K리그 가입금을 납부 후 열릴 대의원 총회에서 K리그2 진출이 최종 승인될 예정이다.화성FC를 이끌 초대 감독은 차두리다. 구단은 “차두리 감독은 체계적으로 지도자를 준비했다. 2016년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전력 분석관을 시작으로 2017년에는 국가대표팀 코치, 2018 FIFA 러시아 월드컵에서는 경기분석관, 2021년에는 FC서울 유스강화실장, 2023년에는 국가대표팀 테크니컬 어드바이저와 코치로 활약했다”라고 소개했다.이어 “2019년에는 FC서울 U-18 오산고 감독으로 부임해 유소년 육성에 힘썼다. 승부보다는 선수 개개인이 성장할 수 있는 성장 중심의 친절하고 세심한 지도로 현장에서 큰 호응을 얻었다. 제102회 전국체육대회 고등부 결승전에서는 우승컵을 들어올리기도 했다”라고 덧붙였다.화성FC는 “유럽에서 오랜 시간 축구 선수로 생활하며 선진적인 지도 철학을 가진 차두리 감독이 K리그2에 진출하는 화성에 적합한 인물로 평가해 감독으로 선임했다”라고 배경을 밝혔다.차두리 화성FC 감독은 구단을 통해 “좋은 시스템으로 좋은 경기력으로 축구팬들을 즐겁게 하고 싶다. 보는 사람들이 즐겁고 열정적인 에너지를 느낄 수 있는 축구를 기대해 달라”고 전했다.김우중 기자 2024.12.24 09:08
국가대표

FIFA, 축구협회에 경고성 공문 보냈다…정치적 간섭 관련 ‘징계’ 가능성

대한축구협회가 국제축구연맹(FIFA)으로부터 정치적 간섭과 관련해 징계를 받을 수도 있다는 사실상 경고성 공문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모든 정치적 간섭으로부터 독립적이어야 한다는 FIFA 규정에 따라 행정 자율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2일 축구협회에 따르면 축구 행정의 자율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취지의 FIFA 공문을 지난달 30일 받았다. 축구협회는 지난 7월부터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감사를 받고 있고, 최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현안 질의에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과 홍명보 감독 등이 출석했다. 2일에는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전 감독과 홍명보 감독에 대한 문체부 특정감사 결과가 발표됐는데, 공교롭게도 FIFA로부터 경고성 공문을 받은 사실이 이날 언론을 통해 흘러나왔다. FIFA는 협회의 독립적인 운영을 중시하며 정관에도 관련된 조항들을 포함했다. 정관 14조 1항에는 ‘회원 협회는 독립적으로 운영돼야 한다. 제3자의 간섭을 받아서는 안 된다’고 명시돼 있다. 15조에도 각 협회가 ‘모든 정치적 간섭으로부터 독립적이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를 위반한 협회는 자격 정지 등 징계를 받는다.축구협회가 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에 따른 논란 등으로 최근 국회 문체위 현안 질의에 정몽규 회장과 홍 감독 등이 출석하고, 문체부의 감사까지 받고 있는 상황을 FIFA도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의미다. 만약 FIFA 정관에 어긋날 만한 정치 등 제3자의 간섭이 이뤄진다면, 대한축구협회 역시 징계를 받을 수 있다는 뜻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다만 문체부가 클린스만·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에 절차적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 데다, 홍 감독 거취 등에 대한 처분은 결국 축구협회의 몫으로 넘겼다는 점에서 이를 정치 등 제3자의 간섭 등으로 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달 말 국정감사 결과나 축구협회 운영 전반에 대한 문체부 감사 결과에서 위법적인 요소가 드러나 징계 처분 등이 나온다면, 이를 FIFA가 정치적 간섭 등으로 해석할 수는 없을 거란 전망도 나온다. 앞서 쿠웨이트축구협회가 2018 러시아 월드컵과 2019 아시안컵 예선 잔여 경기 몰수패를 당한 건 당시 쿠웨이트 정부가 체육단체의 행정에 개입할 수 있도록 체육 관련 법률을 개정했기 때문이었다. 인도네시아의 20세 이하(U-20) 월드컵 개최권을 박탈했던 것 역시 이스라엘 대표팀의 입국 문제로 불거진 정치·종교적 갈등이 그 배경에 있었다. 이날 문체부는 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 대한 특별감사 결과 클린스만 감독과 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 모두 절차와 규정을 위반했다고 발표했다. 클린스만 감독 선임 과정에서는 ▲전력강화위원회 기능 무력화 ▲전력강화위원이 해야 할 감독 후보자 면접(2차·최종)을 정몽규 회장이 진행 ▲이사회 선임 절차 누락의 문제가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또 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에서도 ▲권한 없는 자가 최종 감독 추천 ▲면접 과정이 불투명·불공정 ▲감독 내정·발표 후 형식적으로 이사회 서면결의를 지적했다. 문체부는 다만 홍명보 감독의 거취의 경우 “절차적 하자는 발견됐지만, 홍명보 감독의 계약을 무효로 보기는 어렵다”며 “축구협회의 독립성은 존중받아야 한다. 자체적으로 검토해서 국민의 여론과 상식과 공정의 관점에서 축구협회가 자율적으로 판단할 거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문체부는 이달 말 축구협회에 대한 최종 감사 결과를 발표하고, 종합적으로 처분 수위를 결정해 축구협회에 대한 감사 결과 처분 요구를 할 예정이다. 축구협회는 문체부 감사 결과에 대한 입장문을 내고 “국민과 축구팬 여러분께 대표팀 감독 선임과정과 관련해 논란과 혼란이 일어난 점에 대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문체부의 감사결과 발표는 '협회장이 부당한 개입을 했다', '협회가 전력강화위원회를 무력화, 형해화시켰다'로 요약할 수 있겠지만, 이는 협회장의 직무 범위와 전력강화위원회의 역할에 대한 심각한 오해에서 비롯됐다고 본다”고 맞섰다.김명석 기자 2024.10.03 07:48
축구일반

신태용 감독 '자이언트 킬링' 전문가 등극...인니 팬들은 "귀화시키자" 열광

인도네시아 축구대표팀과 23세 이하(U_23) 축구대표팀을 함께 이끌고 있는 신태용 감독이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에서 연일 새 역사를 쓰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26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압둘라 빈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8강전에서 한국을 승부차기로 꺾고 4강에 진출했다. 역사상 처음으로 이 대회 4강에 오른 인도네시아는 68년 만의 올림픽 본선행까지 노린다. 대회 3위 안에 들면 직행 티켓을 얻고, 4위는 아프리카 팀과 플레이오프 기회를 얻는다. 신태용 감독은 한국을 상대로 시종 놀랄 만한 경기력을 선보였다. 인도네시아는 지치지 않는 체력을 보여주며 빠른 공수전환과 날카로운 역습을 선보였다. 두 팀은 연장까지 2-2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는데, 특히 전반에 터진 인도네시아 스트라위크의 선제골은 한국이 손을 쓸 수 없는 절묘한 감아차기였다. 인도네시아 선수의 개인기가 한국을 무너뜨린 장면이었다. 신태용 감독은 이번 대회에서 인도네시아를 맡아 조별리그에서 호주를 1-0으로 꺾고, 요르단에 4-1 대승을 거두며 돌풍을 일으켰다. 조별리그에서 승승장구하는 인도네시아의 경기 유튜브 영상에는 자국팬들이 열광하는 댓글을 올려놓았다. '인도네시아 경기가 유로파리그를 보는 것 같다. 너무 재미있다'고 경기력을 극찬하는가 하면 '신태용 감독을 한국 대표팀이 다시 데려가고 싶어한다더라' '빨리 신태용 감독에게 인도네시아 국적을 줘서 남게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댓글도 보인다. 올 초 열린 2023 AFC 아시안컵에서도 인도네시아 성인대표팀을 이끌었던 신태용 감독은 팀을 16강으로 이끌며 인도네시아 국민들의 열광적인 지지를 얻어냈다. 이후 인도네시아에서 상업 광고에 출연하는 등 연예 스타 못지않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신태용 감독은 한국 축구대표팀을 맡았을 때도 강팀을 꺾은 기억이 있다.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한국은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독일을 만나 2-0으로 이겼다. 한국에 덜미를 잡힌 이전 대회 우승국 독일은 러시아에서 조별리그 탈락하는 수모를 당했다. 한국 역시 16강에는 오르지 못했지만, 이 경기는 '카잔의 기적'으로 불리며 아직도 한국 축구팬의 기억에 생생하게 남아있다. 인도네시아축구협회는 한국전이 열리기도 전인 지난 25일에 축구협회장이 직접 사진까지 SNS에 올리면서 신태용 감독과 2027년까지 재계약할 것이라고 공지했다. 이은경 기자 2024.04.26 09:14
프로축구

'린가드 효과' 5만 1670명 모였다…K리그 최다 관중 기록 3개나 경신 [IS 상암]

프로축구 FC서울이 K리그 최다 관중 기록을 3개나 갈아 치웠다. 홈 개막전 특수에 '제시 린가드(잉글랜드) 효과'가 더해져 5만 명이 넘는 관중이 경기장으로 발걸음을 향했다.서울 구단에 따르면 10일 오후 4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서울과 인천 유나이티드의 하나원큐 K리그1 2024 2라운드 ‘서울 홈 개막전’엔 무려 5만 1670명의 관중이 들어찼다.K리그 승강제 도입 이후, 그리고 유료 관중만 집계하기 시작한 이후 5만 명이 넘는 관중들이 K리그 경기장으로 향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이날 5만 1670명의 관중이 서울월드컵경기장으로 향하면서 K리그 최다 관중 각종 기록들도 새로 쓰였다.2018년 유료 관중 집계 이후 단일 경기 최다 관중 기록이 1년 만에 새로 쓰였다. 기존 기록은 지난해 4월 서울과 대구FC전 당시 4만 5007명이었다. 당시 가수 임영웅이 시축에 나서면서 큰 화제가 돼 무려 4만 5000명이 넘는 관중들이 경기장으로 향했는데, 올해는 당시보다 7000명 가까이 더 경기장으로 향했다.2013년 승강제 이후 K리그 단일경기 최다 관중, K리그 홈 개막전 최다 관중 기록도 각각 넘어섰다. 홈 개막전 최다 관중 기록은 2013년 대구가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전남 드래곤즈전에서 기록한 3만 9871명이었다. 서울은 11년 만에 사상 첫 4만 관중을 넘어 5만 관중 시대를 열었다. 나아가 2016년 6월 서울과 수원 삼성의 슈퍼매치 당시 4만 7899명을 넘어 승강제 도입 이후 단일경기 최다 관중 새 역사까지 썼다.승강제 도입 이전을 포함해 프로축구 출범 이래 5만 명 이상의 관중이 들어찬 건 이번이 여섯 번째이자 2012년 이후 12년 만이다. 역대 최다 관중 기록은 지난 2010년 5월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서울과 성남 일화(현 성남FC)전 당시 6만 747명이었다. 이날 뜨거운 열기는 경기 전부터 일찌감치 예고됐다. 서울은 지난 시즌 평균 2만 2633명의 관중을 유치할 만큼 K리그 최고 인기 구단인 데다 김기동 감독 체제로 새 출발에 나서는 첫걸음에 대한 기대감을 더해 뜨거운 열기를 충분히 기대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여기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무대를 누볐던 린가드 효과가 더해졌다. 린가드는 EPL에서만 182경기에 출전해 29골·14도움을 기록한 베테랑 선수로, K리그에 온 외국인 선수 가운데 역대 최고의 네임밸류를 가진 선수로 평가받는다.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유스 출신으로 오랫동안 맨유에서 뛴 린가드는 웨스트햄 유나이티드, 노팅엄 포레스트 등 EPL 무대만 누비다 서울에 입단했다. 잉글랜드 국가대표로도 A매치 32경기(6골)에 출전했고, 지난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4강 멤버이기도 하다.그런 린가드가 서울 유니폼을 입고 서울월드컵경기장을 처음 누빌 수도 있는 경기다 보니, 이날 경기장을 찾는 축구 팬들은 더욱 많아졌다. 서울 팬들뿐만 아니라 맨유 유니폼을 입은 축구 팬들도 서울월드컵경기장으로 향했다.예매 열기부터 뜨거웠다. 지난 5일 오후 6시 예매가 시작된 지 불과 30분 만에 2만 7000장이 넘는 티켓이 예매된 데 이어 이후에도 꾸준하게 예매가 이뤄졌다. 가수 임영웅 효과를 톡톡히 누렸던 지난해 4월 대구전보다 꾸준히 빠른 예매 속도를 보여 최다 관중 신기록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 인천 원정 팬도 약 4300명이 원정길에 올랐다. 결과적으로 5만 명이 넘는 관중들이 경기장을 가득 메우면서 뜨거운 열기를 실감케 했다.서울월드컵경기장=김명석 기자 2024.03.10 17:19
프로축구

린가드가 소환한 박지성·손흥민 ‘韓-英 연결고리’, BBC “EPL→K리그 최고 이적" 조명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무대를 누비던 제시 린가드가 정말로 K리그에 왔다. 국내는 물론, 외신도 린가드의 FC 서울행에 적지 않은 충격을 받은 듯, 연일 린가드의 한국행에 대한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린가드는 지난 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 서울 입단 기자회견을 통해 ‘서울행’을 공식화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 유스 출신인 그는 2015~16시즌부터 2021~22시즌까지 모든 대회를 통틀어 232경기 35골을 기록하며 활약한 ‘빅 스타’다. 2018 러시아 월드컵을 포함해 잉글랜드 대표팀에서도 32경기(6골)나 뛰었던 그가 유럽도, 돈 많은 중동 리그도 아닌 한국에 온 것은 축구팬들에게 적지 않은 충격을 안겼다. 영국의 공영 매체 BBC도 린가드의 서울행을 조명했다. 매체는 ‘전 맨유 미드필더가 K리그 이적 후 무엇을 기대할 수 있을까’라는 제하의 기사를 게재, 첫 문장부터 “공식 발표다. 린가드는 (이제) FC 서울의 선수다”라고 소개하며 그의 서울행에 대한 충격을 간접적으로 드러냈다. 매체는 “유럽리그 이적 마감일인 2월 1일, 린가드가 서울 합류 제안을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그때 FC 서울은 이미 맨체스터에 와서 린가드의 몸 상태를 평가하고 있었고, 린가드가 서울로 날아갔을 때 이적은 완료된 상태였다”라고 전했다. 이어 매체는 “린가드의 K리그 경험은 그가 이전의 겪었던 어떤 것과도 다른 경험을 하게 될 것”이라며 한국 무대에서 린가드의 활약을 기대했다. 아울러 린가드의 이적으로 매체는 한국과 잉글랜드 축구와의 연결고리를 재조명했다. 매체는 “한국과 잉글랜드 축구의 관계는 오래 전부터 확립돼 왔다”라고 소개하면서 “박지성이 2005년 맨유로 이적하면서 EPL 최초의 한국인 선수가 됐고, 곧 이영표가 토트넘 홋스퍼로 이적했다”라며 한국인 프리미어리거 역사를 읊었다. 이청용(볼튼 원더러스)과 기성용(스완지-선덜랜드-뉴캐슬), 손흥민(토트넘), 황희찬(울버햄프턴) 등 선수들의 이름도 언급됐다. 하지만 매체는 영국 무대에서 한국으로 넘어간 ‘반대의 사례’는 얼마 없다고도 소개했다. 매체는 “린가드가 한국에 오기 전까지, 카디프시티와 크리스탈 팰리스에서 뛰었던 조던 머치가 K리그의 가장 중요한(유명한) EPL 출신 선수로 거론돼 왔다. 하지만 그는 2019년 경남에서 12경기 출전에 그쳤다”라면서 “린가드는 (머치보다)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하기를 희망할 것”이라며 그의 활약을 기대했다. 한편, 린가드는 8일 FC 서울 입단 기자회견에서 “구두로 계약을 제시한 다른 구단들과는 달리, FC 서울은 맨체스터에서 훈련을 하고 있던 저를 직접 찾아왔다. 구단이 이러한 열정을 보여준 순간 서울 이적을 결심했다”라면서 “하루빨리 경기장에 서서 경기에서 승리하고, 트로피를 얻는 게 내 목표다. 거기에만 집중하고 있다”라며 새 시즌 각오를 내비쳤다. 윤승재 기자 2024.02.09 11:26
해외축구

린가드, 사우디 러브콜 뿌리치고 왜 K리그에?...역설적으로 사우디 리그의 후진성 보여줬다

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선수이자 잉글랜드 대표팀에서도 뛰었던 유망주 출신 제시 린가드(31)가 FC서울 유니폼을 입을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지난 2일(한국시간) 영국 현지 매체들은 린가드가 K리그1 FC서울과 이적 협상 중이며, 이는 단순한 영입 의사 타진 수준이 아니라 계약서 싸인이 임박한 구체적인 협상이 이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린가드의 이적설은 이적 시장에 떠도는 각종 루머를 그대로 받아 쓰는 가십 매체가 아닌 BBC와 스카이스포츠 같은 유력 매체가 보도한 내용이라 더 놀라움을 줬다. 스카이스포츠는 “린가드가 서울과 기본 2년, 1년 연장을 옵션으로 하는 구두 계약이 합의했다”고 전했다. FC서울 구단 역시 린가드와 이적 협상 중이라고 인정했다. 현지 매체들은 린가드의 서울행에 대해 '비현실적인 이적설'이라고 표현하며 놀라워하고 있다. 린가드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 유스 출신으로 본격적으로 맨유 1군에 데뷔하기 전 레스터 시티, 버밍엄 시티 등에 임대돼 실전 경험을 쌓은 뒤 2015~16시즌부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본격적으로 뛰었다. 맨유에 2021~22시즌까지 소속되었던 그는 맨유에서만 리그 149경기 20골, 컵대회 등 모든 대회를 통틀어 232경기 35골을 기록하며 활약했다. 2018 러시아 월드컵을 포함해 잉글랜드 대표팀에서도 뛰었다. 그러나 린가드는 맨유 후반부 기량이 눈에 띄게 떨어져 결국 2022~23시즌 노팅엄 포레스트로 팀을 옮겼고, 현재는 팀을 찾지 못한 무적 상태다. 한때 촉망받는 유망주였고, 특히 빅클럽인 맨유의 성골 스타로 이름을 떨쳤던 린가드가 K리그행을 선택한 건 전세계 축구팬에게 모두 파격적인 선택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특히 린가드가 선수들에게 파격적인 연봉을 제시하는 것으로 유명한 사우디아라비아 리그의 러브콜도 받았다는 점에서 이번 K리그 이적 협상이 더 놀라움을 주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알샤밥이 린가드에게 구체적인 이적 제안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포츠 매체 스포츠바이블은 이런 결과에 대해 “사우디아라비아 리그에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알힐랄) 등 세계적인 스타들이 많이 있지만, 리그 자체의 흥행과 관중 규모가 매우 작은 것으로 악명이 높다. 만일 린가드가 사우디 리그 대신 한국행을 선택한다면, 그는 사우디 보다 2배 더 많은 관중 앞에서 뛰게 된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공식 기록을 근거로 사우디 리그는 보유하고 있는 스타 선수에 비해 관중과 흥행 규모가 작다면서 이는 K리그의 관중 기록에 훨씬 못 미친다고 짚었다. K리그는 만일 린가드가 서울 유니폼을 입게 될 경우 지난해 흥행 호조(단일 시즌 최초 홈관중 40만 명 돌파)에 더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은경 기자 2024.02.03 16:46
국가대표

‘주먹 감자’ 케이로스, 카타르와 계약 해지…아시안컵 1개월 앞두고 사령탑 교체

한국과 ‘악연’으로 엮인 카를로스 케이로스 감독이 카타르 축구대표팀을 떠났다. 아시안컵까지 한 달 정도 남았는데, 계약 해지로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카타르 축구협회는 7일(한국시간)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케이로스 감독과 상호 합의로 계약 해지했다”라고 전했다. 지난 2월 지휘봉을 잡은 뒤 10개월 만의 일이다. 정확한 해지 사유는 전해지지 않았다.후임으로는 마르케스 로페스(스페인)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다. 로페스 감독은 지난 2017~18시즌부터 알 와크라(카타르)를 이끌었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국가대표팀 지휘봉을 잡게 됐다.이번 경질에 의문이 따르는 이유는 당장 내년 1월 열리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까지 한 달 정도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개최국인 카타르는 지난 대회에 이어 2연패에 도전하는데, 사령탑을 교체하는 강수를 뒀다. 케이로스 감독은 한국 축구팬들과 친숙한 인물이다. 그는 2000년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수석코치로 활약, 알렉스 퍼거슨 전 감독의 오른팔 역할을 맡았다. 박지성 현 전북 현대 테크니컬 디렉터와도 한솥밥을 먹은 바 있다. ‘악연’으로 엮인 건 그 후다. 케이로스 감독은 지난 2011년 이란 축구대표팀 지휘봉을 맡았는데, 2년 뒤 국제축구연맹(FIFA)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한국과의 경기에서 1-0으로 승리한 뒤 한국 벤치를 향해 ‘주먹 감자’를 날려 논란이 일었다. 이후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때도 한국에 1승 1무를 거두는 등 ‘난적’으로 자리 잡았다. 케이로스 감독은 2019년 콜롬비아 대표팀을 잠시 맡았다가, 이란으로 복귀해 월드컵을 마친 뒤 이번에는 카타르 지휘봉을 잡았다. 하지만 카타르와의 동행은 1년도 채 가지 않았다.케이로스 감독은 카타르 부임 후 공식전 12경기 동안 5승 2무 5패를 기록했다. 9월과 10월 평가전에서는 1승 1무 2패로 부진했지만, 11월 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에서는 2연승을 질주하며 첫 단추를 잘 끼웠다. 계약 해지에 대해 의문이 따르는 이유다.김우중 기자 2023.12.07 15:48
해외축구

‘악마의 왼발’ 카를루스가 온다…이탈리아 레전드들과 10일 방한

현역 시절 ‘악마의 왼발’이라 불린 호베르투 카를루스가 이탈리아 레전드들과 함께 방한한다.라싱시티그룹은 8일 “브라질, 이탈리아 레전드 4인이 오는 10일 한국을 찾는다”며 “호베르투 카를로스, 줄리우 세자르, 잔루카 잠브로타, 마시모 오도가 방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라싱시티그룹은 오는 10월 21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브라질·이탈리아·대한민국 레전드들이 참가하는 레전드 올스타전을 개최한다. 올스타전을 앞두고 브라질·이탈리아 레전드 4인이 방한해 한국 팬들과 호흡하는 시간을 갖는다는 계획이다. 앞서 지난달엔 파비오 칸나바로·마르코 마테라치·호나우지뉴가 방한하기도 했다.카를루스는 지난 2002 한일 월드컵 브라질의 우승 멤버로 현역 시절 ‘UFO 슛’으로 명성을 날렸던 왼쪽 수비수다. 브라질 대표팀 소속으로 A매치 125경기를 소화했으며 레알 마드리드· 인터밀란·페네르바체 등에서 활약하다 2011~12시즌을 끝으로 현역에서 은퇴했다. 커리어 마지막 팀이었던 러시아 리그 안지 마하치칼라에서 은퇴한 후 당시 거스 히딩크 감독 아래에서 코치직을 수행하기도 했다. 세자르는 자국 리그 플라멩구에서 데뷔한 후 인터 밀란에서 7시즌 동안 뛰며 세리에A 우승 5회·챔피언스리그 우승 1회 등을 달성했다. 특히 2009~10시즌 인테르의 트레블 주역으로 잘 알려진 레전드다. 이후 2012~13시즌을 앞두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퀸스 파크 레인저스(QPR)로 이적했는데, 당시 입단한 박지성과 한솥밥을 먹기도 했다. 브라질 대표팀 경력은 A매치 87경기 출전이다. 당초 지난달 방문 예정이었으나, 개인 사정으로 불참한 바 있다.이탈리아 레전드 잠브로타는 2002 한일 월드컵·2006 독일 월드컵·2010 남아공 월드컵에 출전했한 측면 수비수다. 2006 독일 월드컵에선 주전 오른쪽 수비수로 뛰며 이탈리아의 우승을 이끌었다. 유벤투스·AC밀란·FC바르셀로나 등에서 현역 생활을 보냈다. 또 다른 레전드 오도 역시 AC밀란에서 오랜 기간 선수 생활을 했으며 2006 독일 월드컵 우승 경력이 있다. 최근 이탈리아 세리에 A 구단 SPAL의 감독직을 지내기도 했다.라싱시티그룹에 따르면 이들은 오는 10일 입국해 사흘간 머물며 팬미팅, 축구 클리닉 등 일정을 소화한다. 숙소는 여의도에 위치한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이다. 브라질 레전드 카를로스와 세자르는 예능에도 출연한다. 두 레전드는 방한 기간 동안 SBS 예능 프로그램 ‘골 때리는 그녀들’ 녹화에 참석해 안방 축구팬들에게 인사하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김우중 기자 2023.09.08 16:50
프로축구

잼버리 태풍, K리그에 직격탄…상암 잔디 괜찮을까

한국 축구, 특히 시즌이 진행 중인 프로축구 K리그가 ‘잼버리 태풍’의 직격탄을 맞았다.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는 지난 1일부터 12일까지 전북 부안 새만금에서 열릴 예정이었다. 그러나 부실한 대회 운영으로 논란이 됐고, 폭염에 이은 태풍 예보로 인해 참가자들이 조기 철수했다. 이 과정에서 당초 새만금에서 6일 열리기로 했던 K팝 잼버리 콘서트가 축구장으로 그 무대를 옮기기로 하면서 사달이 났다. 지난 6일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수용 인력과 이동 조건 등을 종합한 결과 퇴영식인 1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콘서트를 열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 발표 직후 당일 오후 7시에는 K리그1 전북 현대와 인천 유나이티드의 경기가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진행됐다. 그러나 11일에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콘서트가 열린다는 발표가 나오면서 두 팀이 같은 장소에서 9일 맞붙는 FA(축구협회)컵 경기 개최가 불투명해졌다. 대한축구협회는 9일 전주에서 열리는 FA컵 경기를 연기한다고 밝혔고, 인천 구단은 전주에서 철수했다. 문제는 태풍이 북상한다는 예보가 나오면서 K팝 콘서트 장소가 급히 또 한번 바뀌었다는 것이다. 콘서트 장소가 전주가 아닌 서울월드컵경기장이 될 거라는 보도가 7일 쏟아졌다. 결국 9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기로 했던 FA컵 전북-인천전은 최종 연기하는 것으로 8일에야 확정됐다. 8일 오후, K팝 콘서트가 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다는 문체부 공식 발표가 나왔다. 이에 따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콘서트가 열릴 경우 연기가 불가피했던 12일 전북-수원 삼성의 K리그 경기(전주월드컵경기장)는 예정대로 치르는 것으로 8일 오후 확정됐다.이처럼 6일부터 8일까지 사흘간 축구팬, 콘서트와 관련한 경기장을 쓰기로 했던 관련 구단, 프로축구연맹 및 대한축구협회 등은 그야말로 혼돈의 시간을 보냈다. 먼저 직격탄을 맞은 피해자는 전북과 인천 구단이다. 경기가 예정대로 진행되는 것인지 아닌지 불투명한 상태에서 마음을 졸여야 했다. 인천은 9일 FA컵 원정 경기를 준비하다가 갑자기 철수하는 과정에서 예약한 숙소, 훈련장을 취소하며 예약 취소 수수료까지 물었다. 선수들의 컨디션 관리가 꼬인 건 전북이나 인천 모두 마찬가지였다. 유럽 무대에서 잔뼈가 굵은 루마니아 출신의 단 페트레스크 전북 감독은 “태어나서 처음 겪어보는 일”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전북과 인천 구단은 실수나 잘못이 전혀 없는데도 정부의 막무가내 행정 탓에 희생을 감수해야 하는 처지다. 한창 순위 경쟁이 뜨거운 K리그 일정은 잼버리 K콘서트에 완전히 밀려났다. K리그 팬들은 축구가 무시당하는 굴욕감을 함께 느꼈고, 분통을 터뜨렸다. 다음 희생양은 최종 콘서트 장소로 확정된 서울월드컵경기장, 그리고 이 경기장을 홈으로 쓰는 FC서울 구단이었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은 시즌이 한창일 때 다짜고짜 잡힌 대형 콘서트 일정 탓에 치명적인 잔디 손상을 감수해야 한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이 그동안 잔디 문제로 속을 썩은 역사가 워낙 오래됐기에 축구팬들도 분노하고 있다. 국가대표 공식경기인 A매치가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때마다 푹푹 패이고 죽은 잔디가 곳곳에 보이는 이곳의 잔디 상태는 늘 도마에 올랐다. 2017년에는 대표팀 미드필더 기성용이 “잔디 상태가 좋지 않아 상암(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뛰는 게 정말 싫다”고 공식인터뷰에서 말할 정도로 비판이 거셌다. 축구 경기가 아닌 대형 콘서트 개최로 인해 잔디가 자주 망가졌던 ‘악몽의 기억’이 생생한 것도 문제다. 2021년 가을에 열린 대형 콘서트에서 관중이 서울월드컵경기장 피치 안에 들어가서 공연을 관람한 후 심각한 잔디 훼손으로 오랜 후유증을 겪었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은 이런 혹평 끝에 지난 2021년 10월부터 지난해까지 약 4개월에 걸쳐 잔디를 하이브리드로 완전히 바꿨다. 하이브리드 잔디로 바꾸는 과정에서 예산 10억원을 투입했다. 양생 과정에도 시간과 노력이 들어갔다. 이때 하이브리드 잔디로 바꾼 이후에는 지금까지 그라운드 위에서 대형 콘서트가 열린 적이 없었다. 이번에 잔디 훼손이 우려되는 대형 콘서트가 열릴 뿐만 아니라, 그 과정 역시 정부와 잼버리 조직위의 졸속행정 끝에 축구계가 희생당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축구팬의 분노가 극에 달한 이유다. 본지가 9일 오전 확인한 결과, 서울월드컵경기장 S구역 앞으로 무대 설치 공사가 한창이었다. 무대 일부는 피치 안의 페널티 박스까지 튀어나온 채로 설치돼 잔디 훼손이 불가피해 보였다. 익명을 요구한 서울시설공단 관계자 A는 본지와 통화에서 “잔디 훼손을 최소화하도록 협조를 계속 구하고 있다. 무엇보다 축구 경기가 훼손되지 않을 방법을 계속 협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잔디가 훼손될 경우 복구 방법과 기간은 어떨까. 관계자 B는 “일단 (복원 규모나 시기 등 구체적인 내용은) 콘서트가 끝난 뒤에야 정확히 알 수 있다”며 “소규모 파손이라면 파손부위 옆에 잔디가 자라게 유도할 수 있다. 그보다 크면 해당 규모만큼 잘라내 새 잔디를 끼워 넣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10~20㎡ 이상의 광범위 파손의 경우 아예 잘라 내 새로 심어야 한다”고 덧붙였다.서울월드컵경기장의 하이브리드 잔디 양생 기간은 6개월이다. 봄부터 준비한다면 가을에는 교체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에 대해 관계자는 “매년 경기장의 50% 잔디 비축분을 확보한다. 최악의 경우를 대비해 관련 대책도 세워놓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서울시설공단은 보호 매트도 준비한 상태다. 서울월드컵경기장 무대가 설치되는 위치와 인부가 지나다니는 곳곳에 별도의 보호 매트가 설치돼 있었다. 현장 관계자들은 “매트 없이 맨 잔디에 시공하면 잔디가 거의 훼손된다. 매트를 깔아 놓으면 살릴 수 있는 부분이 있을 거라 전망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매트가 없는 상태에서 1000~2000명 이상의 관중이 (잔디 위로) 올라오면 당연히 잔디에 피해가 있을 수밖에 없다. 만약 관객이 그라운드 위에 올라온다면 그 자리에도 매트를 깔 예정이다. 공연 시간이 2~3시간 정도라고 알고 있는데, 매트가 있다면 훼손 정도는 적을 거라 전망한다”고 덧붙였다. 만반의 대비를 마친 서울월드컵경기장이지만, 사실상 대형 콘서트 개최는 미지의 공포나 다름없다. 게다가 콘서트가 열리는 11일 서울에는 비가 예보돼 있다. 상암=김우중 기자 2023.08.10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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