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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 홈런왕 감독, 빅 볼로 돌아올 수 있을까 "더 공격적 야구 고민"

"내년에는 어떻게 더 공격적인 야구를 할 수 있을지 생각해보겠다."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은 KBO리그 역사상 최고의 홈런 타자였다. 일본 프로야구(NPB)로 8년을 다녀오고도 KBO리그 통산 467홈런을 남겼다. 458개를 친 최정(SSG 랜더스)이 내년에야 따라잡을 수 있는 대기록 중의 대기록이다.그런 이승엽 감독이지만 부임했을 때부터 꺼낸 키워드는 선 굵은 야구가 아닌 세밀한 야구였다. 작전수행, 진루타, 팀 배팅 등 짜내는 야구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2018년 두산과 함께 했다가 이 감독과 함께 이번 시즌 돌아온 고토 고지 코치 역시 마무리 캠프 때 작전 야구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장타가 아닌 작전 야구는 어쩔 수 없는 현실이긴 하다. 김경문 전 감독 시절, 그리고 김태형 전 감독 시절 내로라하는 홈런 타자들과 함께 강타선으로 군림했던 두산으로서는 낯선 방향이었다. 21세기 두산은 김동주를 시작으로 김현수, 최준석, 양의지, 김재환, 오재일, 박건우, 최주환 등 잠실구장에서 20홈런을 치는 거포들이 즐비했다.그러나 이들 대부분이 FA(자유계약선수)로 이적하거나 은퇴했다. KBO리그 전체로도 거포 수급이 어려운 상황에서 잠실구장을 쓰고 대형 유망주를 뽑지 못한 두산의 장타 부족은 시간일 갈수록 심해졌다. 4번 타자 김재환에게 4년 115억원의 초대형 계약을 안긴 것도 두산으로서는 그를 대체할 자신이 없어서였다. 중장거리 타자는 '만드는 게' 가능하지만, 30홈런 타자의 파워는 타고나야 했다. 그런데 그 김재환이 부진했다. 역시 최고 대우(4+2년 총액 152억원) 계약으로 양의지가 돌아왔으나 4년 만에 돌아온 잠실구장에서 홈런을 치는 게 쉽지 않았다. 설상가상 콘택트를 해줘야 할 장기계약 교타자 허경민이 부진했다. 두산으로서는 한정된 자원으로 경기를 풀어가기 어려웠던 게 사실이다.스몰볼도 아무나 하는 게 아니다. 두산 선수들 중 상당수는 작전 수행 역시 어려워했다. 양석환, 강승호 등 장타력을 갖춘 타자들이 그랬다. 아예 1군 경험이 적었던 타자들은 말할 것도 없다. 정수빈, 김재호 등 일부 베테랑들이야 작전 수행이 가능했으나 이들은 타격으로 팀 내 상위권 타자들이었다. 효율이 떨어지는 데다 맞지도 않는 조각이었을 수 있다. 두산표 스몰볼의 한계는 지난 19일 창원 NC파크에서 치른 와일드카드(WC) 결정 1차전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두산은 14안타 7볼넷을 기록하고도 같은 출루(12안타 9볼넷)를 기록한 NC에 9-14로 패했다. NC는 주자를 쌓을수록 집중력을 보여준 반면 두산은 장타를 대량 득점으로 잇지 못했다. 5회 초 3-5 상황에서 두산은 김재호의 볼넷과 양의지의 안타로 무사 1·2루 기회를 잡았다. 장타로 대량 득점을 노려야 할 때 후속 타자 양석환의 초구는 번트 시도였다.이날 경기를 지배한 서호철은 시즌 5홈런 장타율 0.383에 불과했다. 그조차 강공 끝에 2루타와 홈런으로 6타점을 수확했다. 그런데 시즌 21홈런 장타율 0.454의 양석환이 번트를 시도하다 스트라이크를 낭비해야 했다. 번트라도 성공했다면 좋았겠으나 시즌 중부터 번트 성공에 어려움을 겪었던 타자였다. 처음부터 맞지 않은 옷이었다. 결국 양석환은 그 타석을 삼진으로, 경기는 5타수 무안타로 마쳤다. 이승엽 감독은 WC 패배 후 "우리 팀이 타선 쪽에선 조금 약점을 보였던 것 같다. 팀 전체적으로 타점, 득점력 등의 수치에서 하위권에 있다 보니 투수들도 힘들게 한 시즌을 보냈다"며 "내년에는 어떻게 더 공격적인 야구를 할 수 있을지 생각해보겠다"고 전했다.야구는 마술이 아니다. 못 치던 홈런이 갑자기 폭발할 순 없다. 치고 싶다고 홈런이 나온다면, 번트라는 개념조차 등장하지 않았을 거다. 게다가 양석환이 FA(자유계약선수)로 시장에 나오는 이번 겨울 고민은 더 깊어질 수밖에 없다. 자칫 스몰볼을 강화해야 한다는 유혹에 빠질 수도 있다.그러나 결국 경기를 이기려면 장타가 나와야 한다. 그리고 그 팀 컬러는 1년 만에 만들 수 없다. 그래도 결국 만들어지는 법이다. 그리고 홈런도 치려는 팀, 치려는 선수가 있어야 나온다. 아무리 정교한 번트를 많이 대도 홈런 1개의 힘을 이길 수 없다. 그리고 이승엽 감독에게는 아직 2년의 시간이 있다. 타선을 다시 만들어 갈 시간은 충분하다.창원=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10.20 14:03
프로야구

[IS 인천]또 두산표 '화수분'...양찬열, 콜업 경기서 멀티 히트·데뷔포

외야 빈자리를 걱정하던 두산 베어스에 또다시 새 얼굴이 등장했다. 예비군 양찬열(25)이 1군에 올라오자마자 멀티 히트와 홈런포로 존재감을 알렸다. 두산은 21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리는 2022시즌 KBO리그 정규시즌 SSG 랜더스와의 원정 경기를 앞두고 외야수 양찬열을 1군에 등록했다. 장충고와 단국대를 졸업하고 2020년 신인 드래프트 2차 8라운드(전체 79순위)에 지명됐던 그는 첫해 1군에서 17경기에 출전해 타율 0.227 3타점에 그쳤다. 첫 시즌을 마친 11월 입대했고 지난 5월에야 전역한 그는 육성 선수로 퓨처스리그로 복귀, 올 시즌 17경기 타율 0.329 2홈런 13타점으로 활약했다. 두산은 김인태의 부상으로 빈 외야 자리를 채우기 위해 그를 등록 선수로 전환한 후 콜업했다. 첫 경기부터 인상적인 활약을 남겼다. 이날 9번 타자 우익수로 선발 출전한 양찬열은 3회 초 선두 타자로 나선 첫 타석부터 안타를 생산했다. SSG 선발 이건욱이 던진 시속 132㎞ 슬라이더를 공략, 우전 안타를 치고 출루했다. 양찬열은 후속 타자 안권수의 진루타로 2루를 밟았다. 다시 호세 페르난데스가 볼넷으로 기회를 이었고, 득점 기회에서 4번 타자 김재환의 역전 스리런 포가 작렬했다. 양찬열의 활약은 테이블 세팅에서 끝나지 않았다. 4회 초에는 직접 해결사가 됐다. SSG는 장지훈을 구원 등판시켰지만, 2사 후 박계범이 안타로 치고 나갔다. 2사 1루 상황에서 양찬열이 해결했다. 그는 장지훈이 2구 연속 던진 체인지업이 높게 들어오자 공략, 우월 투런 홈런(비거리 110m)으로 연결했다. 인천=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2.06.21 20:00
야구

코로나 한파에도 뜨거운 FA 시장

한파가 예상됐지만 예상 밖으로 뜨겁다. 프로야구 FA(자유계약선수) 영입전이 치열하다. KBO는 28일 2021년 FA 자격 선수 25명 중 신청을 한 16명의 명단을 공시했다. 두산이 유희관·이용찬(이상 투수)·김재호·오재일·최주환·허경민(이상 내야수)·정수빈(외야수) 등 7명으로 가장 많다. LG(투수 차우찬·내야수 김용의), KIA(투수 양현종·외야수 최형우), 삼성(투수 우규민·내야수 이원석)이 각각 2명이다. 롯데 내야수 이대호, 키움 투수 김상수, SK 내야수 김성현도 있다. 최근 구단들은 '팀을 바꿀만한 선수가 아니면 외부 영입은 하지 않는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로 지난해엔 24명의 FA 중 안치홍(KIA→롯데)만이 팀을 옮겼다. 2년 전에도 양의지(두산→NC)가 유일했다. 사인 앤 트레이드인 김민성(키움→LG)을 포함해도 2명뿐이다. 구단들의 주머니 상황은 사실 좋지 않다. 코로나19 여파다. 올해 입장한 관중은 32만8317명이다. 지난해(728만명)과 비교하면 20분의 1도 안 된다. 입장수익, 마케팅 수익 등이 바닥을 쳤다. 그래서 FA 시장에는 찬 바람이 불 줄 알았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구단들이 FA 영입전에 적극적이다. 우승팀 NC부터 최하위 한화까지 모든 구단이 '바이어'가 될 의사를 내비치고 있다. 두산도 외부영입은 언감생심이지만, 핵심선수들은 지켜내겠다는 의지다. 한 지방구단 관계자는 "젊은 선수들을 육성한다는 기조지만, 꼭 필요한 자리를 합리적인 비용으로 메우는 건 고려하고 있다. 대다수 구단이 우리와 비슷한 것 같다"고 했다. 사실 이번 FA 시장에는 총액 100억원대 대어가 없다. 이대호와 최형우는 첫 번째 FA에서 각각 150억원, 100억원을 받았지만 4년이 흘렀다. 양현종의 경우엔 미국행이 유력하다. 대신 두산에서 FA로 풀린 선수들이 매력적이다. 두산이 모기업 지원을 받기도 힘들어 '머니 게임'에서 힘을 쓰기 어려운 상황이기도 하다. 포스트시즌에 가지 못한 하위권팀들이 열성적이다. 9위에 머무른 SK 와이번스는 김원형 감독과 류선규 단장이 부임하면서 "FA가 필요하다"고 공개선언했다. 2루수와 유격수, 테이블세터진이 문제점인만큼 FA로 데려오겠다는 것이다. 롯데·KIA·삼성도 계산기를 두들기고 있다. 이들의 타겟은 역시 '두산표 FA'다. NC와 KT가 참전할 가능성도 높다. 두 팀은 올해 첫 우승, 첫 가을 야구란 목표를 달성했다. 지속적으로 강한 팀을 만들기 위해 FA 영입을 고민중이다. 차명석 LG 단장도 "예산 안에서 생각중"이라고 말했다. 올해 FA부터는 등급제가 실시된다. 기존 FA 계약선수를 제외한 해당 구단 내에서의 최근 3년간 평균 연봉 순위 3위 이내 및 전체 연봉 순위 30위 이내의 선수는 A등급이다. 직전 연도 연봉 200% 및 20인 보호선수 외 선수 1명(또는 연봉 300%)을 보상해야 한다. 주요 영입대상인 허경민, 최주환, 오재일, 정수빈, 이용찬이 모두 A급이다. B등급(구단 연봉 순위 4위~10위 및 전체 연봉 순위 31위~60위)은 '직전 연봉 100%+25명인 외 선수 1명(또는 연봉 200%)'을 보상한다. 또, FA 재취득 선수도 B등급으로 분류된다. 이대호, 최형우, 김재호, 차우찬, 우규민 등이 이에 해당한다. 예년에 비해 부담이 줄어들면서 이적 가능성이 높아졌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2020.11.29 13:21
야구

두산표 '화수목' 타순, 타격 사이클 저하 대처

"한 시즌을 치르다 보면 수차례 타격 사이클이 오르고 내린다." 현장 지도자와 선수가 타선의 동반 침체를 보는 공통적인 시선이다. 관건은 침체 주기를 최대한 짧게 만들려는 노력. 개인 역량과 노하우 작용하지만, 벤치가 판단하고 개입해 득점력 저하를 막기도 한다. 두산이 돋보인다. 타자들의 컨디션을 두루 고려한 뒤 공격 선봉장인 1번 타자에 적임자를 내세웠다. 팀과 선수 모두 반등했다. 김태형(53) 두산 감독은 스프링캠프부터 테이블세터 구성을 고민했다. 공격적인 성향이 강한 타자로만 구성하면 3, 4번 타자가 선발투수의 공을 5개도 보지 못하고 첫 타석에 들어설 수 있다며 우려했다. 기동력과 응집력이 두루 향상될 수 있는 조합을 찾았다. 2번 타자는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32)가 고정됐다. 5월에만 타율 0.486(94타수 44안타)를 기록한 타자다. 1번 타자가 출루하지 못해도 중심 타선에 득점 기회를 만들어줄 수 있는 역량을 갖췄다. 반면 1번 타자 선정은 고민이 필요했다. 개막 3주 차까지는 주전 우익수 박건우(30)가 맡았다. 17경기에서 타율 0.215에 그치며 부진했다. 김태형 감독은 이후 중견수 정수빈(30)을 내세웠다. 스프링캠프에서 향상된 장타력을 보여주며 1번 타자 후보로 여겨졌다. 그러나 그의 타격감도 좋은 편이 아니었고, 왼쪽 발등에 자신의 파울 타구를 맞는 부상까지 겹치며 자리를 지키지 못했다. 박건우에게는 하위 타순으로 내려가 타격감을 조율할 수 있던 7경기가 약이 됐다. 6월 4일 수원 KT전에서 1번 타자로 복귀했고 멀티히트를 기록하며 반등을 예고했다. 9일 창원 NC전부터는 선발로 출장한 4경기 모두 3안타씩 쳤다. 박건우는 6월에 출전한 21경기에서 타율 0.444·출루율 0.484·장타율 0.630을 기록하며 제 모습을 찾았다. 두산은 6월 초부터 부상자가 속출했다. 주전 1루수 오재일(34)은 옆구리, 3루수 허경민(30)은 손가락 부상을 당했다. 4번 타자 김재환(32)의 타격감도 좋은 편은 아니었다. 그러나 정상 컨디션을 회복한 박건우를 3번 타자로 기용해 중심 타선의 무게감 저하를 막을 수 있었다. 페르난데스의 타격감이 5월보다 떨어진 조짐을 보였을 때는 다시 그를 1번 타자로 올려서 출루율을 높였다. 박건우가 3번에 나설 때는 정수빈이 종종 1번으로 기용됐다. 시즌 첫 4연패를 당한 6월 셋째 주도 다채로운 타순 변화로 위기를 극복했다. 이어진 LG와의 주말 3연전에서는 고정 리드오프를 두지 않았다. 이유찬, 정수빈, 박건우가 번갈아 맡았다. 클린업 트리오 순번도 박건우가 1번으로 전진 배치됐을 때는 최주환이 자리했다. 조화가 좋았다. 두산은 이 3연전에서 29득점을 했다. 3연승을 거뒀다. 최근에는 허경민도 1번 타자로 나서고 있다. 손가락 부상에서 회복하고 돌아온 6월 26일 잠실 NC전부터 4경기 연속 맡았다. 박건우가 옆구리 통증 탓에 출전 관리를 받고 있던 시점이다. 그도 3경기 연속 멀티히트를 기록하며 임무를 다했다. 우세 시리즈를 두고 맞붙은 5일 한화전에서는 자신의 한 경기 최다 안타 타이 기록(5개)을 세우기도 했다. 박건우도 부담을 덜고 컨디션 관리를 할 수 있었다. 두산은 멀티 내야수 류지혁이 트레이를 통해 KIA로 이적한 뒤 내야 뎁스가 저하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권민석(21), 이유찬(22), 국해성(31) 등 백업 선수들이 선전했지만, 야수진에서는 특유의 '화수분' 야구가 돋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다섯 시즌(2015~2019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끈 주전급 선수들의 저력은 돋보였다. 슬럼프를 빨리 극복한 뒤, 팀에 가장 보완이 필요한 자리에서 기대한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타순 변화에 부적응은 없었다. 김태형 감독도 고정 라인업 운영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주저 없이 대안을 꺼내 들 수 있었다. 두산은 악재가 많다. 시즌 초반에는 불펜진이 흔들렸고, 선발진의 무게감도 2019시즌에 비해 떨어져 있다. 부상자도 많았다. 그러나 동료의 부상과 부진을 다른 선수들이 메웠다. 상황과 컨디션에 따라 최적의 조합을 두는 '화수목' 타순이 두산의 상위권 유지를 이끌고 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0.07.07 06:00
야구

KS 미디어데이, 여유 속에 펼쳐진 ‘입담 설전’

두 팀 모두 '가을야구' 단골답게 긴장보다는 여유가 넘쳤다. 앞선 준플레이오프(준PO), 플레이오프(PO)와 비교해 한층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 하지만 오가는 덕담 속에 설전도 벌어졌다. 류중일(50) 삼성 감독은 23일 대구구장 옆 시민체육관에서 열린 한국시리즈(KS) 미디어 데이에서 "이번 한국시리즈는 내 생애 최고로 기억될 만한 시리즈가 되도록 하겠다"고 했다. 김진욱(53) 두산 감독은 "힘들게 올라왔다. 삼성의 3년 연속 통합 우승 도전을 깰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류중일과 김진욱 26년 전에 무슨 일이…류중일 감독은 "지난 3월 정규시즌 미디어 데이에서 두산을 우승 후보로 뽑은 이유가 있다"며 "강팀이다. 운이 아닌 실력으로 KS에 올라왔다"고 칭찬했다. 준PO와 PO 미디어데이를 거치면서 한결 여유가 생긴 김진욱 감독은 "나는 운이라고 생각한다"며 "정말 실력만 갖고 (삼성을) 이기기는 힘들다. 야구가 운이 작용하는 스포츠다. KS를 앞두고 좋은 기운이 우리쪽에 많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두 감독은 선수 시절 맞대결 기억을 끄집어내기도 했다. 류 감독은 "프로 첫해(1987년) 김진욱 감독(당시 OB 투수)을 상대로 첫 안타를 때려냈다"며 "이를 계기로 야구를 잘하게 된 것 같다"며 웃었다. 김 감독은 "(안타를 맞은 건) 시범경기 때였다. 류 감독은 대학교 때 대표팀에서 함께 뛰었고, 야구를 잘하는 후배였다"고 화답했다. 류 감독은 '김진욱 감독의 장점을 꼽아달라'는 질문에 "잘 생기지 않았나"라며 "나랑 비슷하게 선수들과 소통하는 스타일이다"고 덕담했다. 김 감독은 "쑥스럽다"면서 "아마 시절부터 류 감독이 야구를 정말 잘 했다. 심리와 기술을 잘 조화해 세세하게 지도한다"고 칭찬했다. 프로 통산 타율이 0.265인 류 감독은 통산 53승을 거둔 김 감독을 상대로 타율 0.300(27타수 9안타)을 기록했다. 류 감독은 키 플레이어로 정병곤과 이승엽을 꼽았고, 김 감독은 "정수빈·최재훈 외에 다른 선수들이 미쳐주면 조화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유희관의 재치. 최형우·배영수의 대응정규시즌 우승팀 삼성은 준PO와 PO를 거친 두산보다 체력에서 앞선다. 삼성 최형우(30)와 배영수(32)가 이를 강조하자 두산 유희관(27)은 "삼성이 3주간 쉬었다고 하는데, 우리는 3일을 충분히 쉬었다. 몸이 달아올랐다. 삼성의 3연패보다 우리가 우승하는 게 더 재미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응수했다. 유희관은 '맞대결에서 꼭 이기고 싶은 선수'를 묻자 "4번타자인 (최)형우 형을 잡아야 된다"고 말했다. 그러자 최형우는 "니퍼트라고 얘기하려고 했는데…, 희관이 공을 꼭 쳐 보겠다"고 답했다. 정규시즌에선 최형우가 유희관에게 12타수 6안타(0.500)로 강했다. 두산 홍성흔(36)은 "오승환 공을 정말 못 쳤다. (오승환이) 해외에 나가기전에 이번에 꼭 치고 싶다"고 했다. 배영수는 올 시즌 개막전에서 만루홈런 악몽을 안긴 김현수와 오재원을 복수 대상으로 꼽았다. 단상에 놓인 우승 트로피를 놓고도 입담이 계속됐다. 유희관이 "두산표 해피 엔딩이 됐으면 좋겠다. 트로피는 처음 봤는데 얼마나 무거운지 직접 들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자 배영수는 "왜 삼성이 강한지를 보여주겠다"며 "유희관 선수, 우승 트로피는 우리 것입니다"고 했다.대구=이형석 기자 ops5@joongang.co.kr 2013.10.23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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