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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새 '자금줄' 해외 ‘IPO 시장’으로 눈 돌리는 기업들

국내 대기업들이 해외 IPO(기업공개)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해외 IPO를 통해 전략적 거점을 마련하고, 급한 현금을 조달하는 등 유동성 확보에 나서고 있다. 국내 증시 침체 속 해외 IPO는 새로운 자금 수혈의 창구로 떠오르고 있지만 ‘밸류 저하’를 우려하는 시각도 상존한다. 현대차·두산, 현지 IPO로 전략적 거점 가속화 13일 업계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의 이탈로 한국 증시 침체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해외 IPO가 각광받고 있다. 현지에서 높은 시장 점유율 파워를 앞세워 현지법인을 통해 IPO를 추진·계획하고 있는 기업이 늘고 있다. 지난 6일 두산그룹의 두산스코다파워가 체코 프라하 증권거래소에 발전 기자재 기업 중 처음으로 상장했다. 두산에너빌리티의 체코 자회사인 두산스코다파워는 이번 IPO를 통해 공모금 1516억원을 조달했다. 두산은 이번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두산에너빌리티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사용할 예정이다. 우선 신주발행을 통해 얻은 418억원은 생산설비 개선과 연구개발(R&D)에 투입한다. 구주매출(약 763만주)로 확보한 1098억원은 원자력과 소형모듈원전(SMR) 기술 개발, 가스터빈 설비 확충 등에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박상현 두산에너빌리티 사장은 “두산에너빌리티는 두산스코다파워가 체코뿐 아니라 유럽 발전산업의 선두주자가 될 수 있도록 지원과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두산스코다파워의 상장은 두산그룹의 지배구조 재편 작업이 무산되면서 자금 조달에 실패하자 이를 만회하기 위한 카드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두산그룹은 당초 두산에너빌리티, 두산로보틱스, 두산밥캣을 중심으로 하는 지배구조 개편을 통해 7000억원의 현금을 확보하려고 했다. 그러나 금융당국과 주주들의 반발로 무산되면서 미래 동력 확보에 나섰던 두산에너빌리티로선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결국 두산에너빌리티는 자회사 두산스코다파워 상장으로 현금을 수혈하면서 당장 급한 불을 끌 수 있게 됐다. 현대자동차는 지난해 10월 인도법인의 상장으로 무려 4조6000억원을 조달했다. 인도 뭄바이증시 역사상 최대 규모 IPO였다. 현대차는 IPO를 통해 17.5%(1억4219주)를 구주매출로 처분했다. 현대차는 수혈한 자금을 바탕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인도를 전략적 생산거점으로 만든다는 구상이다. 중동과 아프리카, 남아시아 및 동남아시아, 중남미 등 신흥시장으로 확장하는 과정에서 인도 권역을 전략적 수출 허브로 삼겠다는 계산이다. 현대차는 신제품 개발과 첨단 기술 및 R&D 역량에 적극 투자를 예고했다. 정의선 현대차 회장은 “인도가 곧 미래라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투자를 늘리고 R&D 역량을 확장했다”며 “조달한 자금은 하이테크와 소프트웨어, 젊은 층이 원하는 차량 개발 등에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 인도법인은 1800루피(약 2만9988원) 수준으로 거래되고 있고, 오는 3월 3일부터 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주가지수로 꼽히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글로벌지수 종목에도 편입된다. LG전자 인도 IPO 준비, ‘밸류 저하’ 우려도 성장세가 가파른 인도 시장을 주목하고 있는 LG전자도 IPO를 준비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12월 인도증권거래위원회에 상장예비심사청구서(DRHP)를 제출하고 상장을 공식화했다. DRHP는 수요예측, 공모가, 공모일 확정을 위해 상장심사기관에 법인 지배구조와 재무 현황 등을 공개하는 서류로 현지 증시 상장을 위한 첫 단계로 꼽힌다. 통상 DRHP 심사에는 3개월가량이 소요돼 LG전자는 이르면 올해 상반기에 상장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이번 IPO는 신주 발행 없이 보유 지분의 15%를 매각하는 구주매출 방식으로 진행된다. 조달 금액이 고스란히 본사로 유입되는 방식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LG전자의 인도법인 기업가치가 130억 달러(약 18조원)로 평가받는데 IPO를 통해 적어도 2조원을 조달할 수 있을 전망이다. LG전자는 IPO 조달 자금을 인도 시장 성장뿐 아니라 전사 차원의 미래 투자재원으로도 활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박원재 LG전자 IR담당 상무는 인도 IPO 추진과 관련해 “본사와 법인의 기업가치 제고, 또 성장전략 그리고 이에 필요한 자금운용 관점에서 선택 가능한 다양한 옵션 중의 하나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LG전자는 인도 가전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고, 2024년 매출성장과 영업이익률도 전년 대비 약 10% 성장세를 보이는 등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코트라는 2019년 110억 달러 규모였던 인도 가전 시장이 2025년 210억 달러(약 30조원)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인도가 투자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아직 DRHO 심사 중이라 어떠한 추가 사항을 언급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IPO를 통해 조달된 자금과 관련해 어디에 어떻게 쓰일 것인지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네이버도 지난해 네이버웹툰의 본사이자 미국법인인 웹툰엔터테인먼트가 미국 나스닥에 상장하며 4400억원을 조달했다. 웹툰엔터테인먼트는 웹툰을 드라마·영화로 재탄생시키는 IP(지식재산권) 비즈니스 등에 투자하며 북미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미래 성장동력 확보나 채무 상환 등을 위해 현금 수혈이 필요한 기업들이 한국 증시와는 달리 우호적인 분위기가 형성된 해외 IPO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일각에서는 해외 IPO에 대한 비판도 없지 않다. ‘새로운 국부 유출’이라며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남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은 “국내 재계의 대표들이 매력적인 해외생산법인에 대한 상장을 추진하고 있는데 국내 모회사 주주 입장에서는 기업가치가 해외로 빠져나가는 ‘밸류 파괴’”라고 평했다. 김두용 기자 2025.02.1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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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계엄 유탄'에 좌초된 두산그룹의 미래 전략

두산그룹이 ‘12.3 비상계엄’ 사태로 직격탄을 맞았다. 6개월 동안 숱한 잡음을 일으키며 준비했던 그룹의 조직개편안이 계엄 파문에 따른 두산에너빌리티의 주가 급락으로 백지화됐다. 두산은 워크아웃 졸업 후 야심차게 준비한 미래 성장 동력 카드가 허무하게 무산돼 ‘10년 대계’ 그림을 다시 그려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계엄 유탄’에 주가 20% 와르르 12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이 비상계엄이라는 돌발변수로 인해 무산됐다. 두산그룹 개편의 핵심은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로보틱스 간 두산밥캣의 분할합병이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두산밥캣 지분(46.06%)을 두산로보틱스로 이관하는 분할합병안을 추진했다. 이런 개편안은 불리한 합병비율 등으로 주주의 반대에 부딪혔고, 두산에너빌리티는 주가가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면 약속된 주가에 주식을 매수하는 ‘주식매수청구권’을 제시했다. 행사가로 2만890원을 책정했고, 비상계엄 이전까지만 해도 두산에너빌리티의 주가가 이를 상회하면서 분할합병안 가결이 유력했다. 하지만 비상계엄 파문으로 두산에너빌리티 주가는 급락했다. 두산에너빌리티가 정부 주도 원전 사업의 대표적인 수혜주로 꼽혔기 때문이다. 비상계엄 이후 1만원대로 떨어진 주가는 10일 분할합병안 철회 당일 1만7180원까지 하락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주가가 20% 가까이 빠진 데다 ‘탄핵 정국’에 대한 우려까지 겹치자 분할합병의 실익이 사라졌다고 판단하고 이를 철회했다. 당초 두산에너빌리티는 지배구조 개편을 통해 약 7000억원의 추가 차입 여력과 5000억원의 현금을 확보한다는 계획이었다. 이를 재원으로 향후 2년간 원전·터빈에 70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주가 급락으로 주식매식청구권을 행사하면 6000억원 가량을 주주들에게 지급해야 했기에 두산에너빌리티는 철회 결론을 내렸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분할합병 승인을 위한 임시 주총을 앞두고 예상치 못했던 외부 환경 변화에 따라 주가가 급격히 하락해 주가와 주식매수청구가격 간 괴리가 크게 확대됐다”며 “종전 찬성 입장이었던 많은 주주들이 주가 하락에 따른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를 위해 반대 또는 불참으로 선회해 당초 예상한 주식매수청구권을 초과할 것이 확실해 임시 주총을 철회한다”고 무산 배경을 밝혔다. 6개월 동안 주주들에게 욕을 먹어가며 전사적으로 조직개편안을 준비했던 두산그룹도 허탈하기는 마찬가지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사실 초상집 분위기다. 상황이 어려워서가 아니라 미래 성장동력 마련을 위해 더 잘 해보려고 추진한 개편안인데 돌발변수로 무산됐다”며 “이번 지배구조 개편안은 이것으로 일단락됐다”고 설명했다. 미래 경쟁력 강화안 제고 과제 박정원 회장이 이끄는 두산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은 기존 ㈜두산→두산에너빌리티→두산밥캣에서, ㈜두산→두산로보틱스(합병법인)→두산밥캣 구조로 바꾸겠다는 의미였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에너지 사업을 총괄하는 중간 지주사 역할을 별도로 하고, 지주사인 두산 아래 두산로보틱스, 두산밥캣을 수직 계열화시킨다는 계획이었다. 두산그룹의 이번 개편안은 그룹의 허리인 두산에너빌리티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방편이었다. 분할합병을 통해 두산에너빌리티에 적시에 투자할 수 있는 ‘총알’을 마련해주려 했다. 하지만 ‘계엄 유탄’으로 무산되면서 미래 성장동력 확보라는 과제를 떠안게 됐다. 박상현 두산에너빌리티 사장은 분할합병안 철회와 관련한 주주서한에서 “현 상황이 너무도 갑작스럽고 돌발적으로 일어난 일이라 회사 역시 당장 본건 분할합병 철회와 관련해 대안을 말씀드리기 어렵다”며 “추가 투자자금 확보 방안과 이를 통한 성장 가속화를 어떻게 달성할 것인지에 대해 신중한 검토를 통해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조직개편 재검토 시나리오도 있겠지만 사실상 폐지 수순으로 봐야 한다. 허탈한 마음을 접고 하루빨리 새로운 길을 모색해야 하는 입장이다. 현재 원자력 발전 분야가 세계적으로 호황이기 때문에 박지원 두산에너빌리티 회장은 주력 사업 분야에 과감히 투자를 해야 하는 시점이다. 현재 체코 원전에 이어 폴란드,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영국 등의 신규 원전 수주가 기대되는 상황이다. 여기에 소형모듈원전(SMR) 사업도 인공지능(AI)과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 수요 증가로 인해 수주 기회가 대폭 확대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향후 5년간 연 4기 이상의 대형 원전 제작 시설을 확보하고, SMR은 연 20기 규모의 제작 시설 확충을 목표로 하고 있다. SMR의 경우 기존에는 5년간 약 62기의 원자로 모듈을 수주할 계획이었다. 여기에 트럼프 정부 2기 출범에 앞서 미국까지 원자력 발전에 호의를 나타내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11일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와 미국상공회의소가 연 한미재계회의 총회 당시 한미 협력이 유망한 분야로 SMR을 비롯한 원자력을 꼽기도 했다. 또 크리스 라이트 미국 에너지부 장관 지명자는 원자력 발전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특히 그는 SMR 기업의 이사로 재직하는 등 소형 원자로를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그룹은 두산에너빌리티(전 두산중공업)로 인해 워크아웃 과정을 거쳐야 했던 아픈 기억이 있다. 당시 알짜 계열사인 두산인프라코어를 매각하며, 2조원이 넘는 차입금을 경감하는 등 힘겨운 구조조정 끝에 채권단 관리에서 벗어난 바 있다. 두산은 이번 지배구조 개편을 통해 중공업과 건설기계에 치중했던 사업구조를 로봇 등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확대하려고 했지만 실패했다. 그럼에도 과거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는 서둘러 다음 스텝을 밟아야 한다. 재계 관계자는 “두산그룹이 이번 실패를 교훈 삼아 업황 개선이나 기회가 왔을 때 미래 성장동력과 자체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10년 대계’ 전략을 면밀히 세워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2024.12.13 07:00
산업

부채비율 반토막·신사업 성장...두산 박정원 '빛이 보인다'

채권단 관리를 조기 졸업한 두산그룹에 빛이 보이기 시작했다. 부채비율은 200% 아래로 떨어지고 미래의 먹거리로 꼽히는 반도체, 풍력, 수소, 미니 원전 사업이 활기를 띠고 있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은 핵심 계열사인 두산에너빌리티가 견고한 실적으로 받쳐주면서 미래의 밑그림을 다시 그려나가고 있다. 미래 먹거리로 흑자전환, 부채비율 절반 줄어 17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그룹이 채권단 관리 졸업을 통해 새로운 전환점을 맞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 두산솔루스, 두산타워 등 주요 계열사를 매각하며 가혹하게 허리띠를 졸라맨 결과, 실적과 함께 재무구조 개선 작업이 차질 없이 이어지고 있다. 두산은 올해 3분기에 순이익이 838억원으로 흑자 전환으로 돌아섰다. 지난 2분기에 순손실 1349억원을 기록했지만 경기 침체 속에서도 선방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3406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42.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도 4조388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5% 증가했다. 무엇보다 2년 만에 부채비율을 절반 이하 줄였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두산은 2020년 두산건설에서 비롯한 경영난으로 재무 건전성이 급격히 악화돼 자금을 지원받고 채권단 관리하에 들어가야 했다. 2020년 1분기에 두산의 부채비율 365%가 넘었다. 자금난으로 3조6000억원을 지원받았던 두산은 그룹의 캐시카우 역할을 했던 두산인프라코어, 두산솔루스마저 매각하면서 재무구조 개선에 심혈을 기울였다. 성실하게 자구안을 실행한 결과 두산의 부채비율은 안정권에 접어들었다. 2020년 말 290.7%였던 부채비율은 지난해 206.1%로 줄었고, 올해 3분기 기준으로 152.5%까지 감소했다. 부채비율이 올해도 지속적으로 감소하게 있다는 점이 긍정적으로 해석되고 있다. 보통 기업의 재무건전성을 평가할 때 부채비율 200%를 기준으로 삼는다. 200% 아래면 재무상태가 건전하다고 평가받는다. 부채비율 200%는 갚아야할 빚이 자기자본보다 2배 많다는 의미다. 핵심 계열사들을 매각했지만 매출도 2020년 기준까지 올라가고 있다. 2020년 16조9693억원의 매출을 올렸던 두산그룹은 매각 여파로 2021년 13조7000억원대로 줄었다. 하지만 2022년 3분기까지 12조915억원을 기록해 올해 16조원대를 회복할 전망이다. 박정원 회장은 미래 먹거리로 반도체를 점 찍어 올해 초 국내 1위 반도체 후공정 테스트 업체인 테스나를 4600억원에 인수하며 미래를 대비했다. 이로 인해 반도체를 포함한 두산의 자체 사업 실적도 향상되고 있다. 자체 사업 실적은 올해 3분기 3307억원, 영업이익 33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5.1% 증가한 수치다. 특히 전자BG(전자부품 사업 담당)는 인플레이션과 글로벌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호조를 보였다. 이와 함께 두산로보틱스,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 두산로지스틱솔루션 등의 신사업 부문도 성장세를 이어갔다. 핵심 계열사인 두산에너빌리티도 허리를 탄탄히 받쳐주고 있다. 올해 3분기 매출 3조9603억원, 영업이익 314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5.2%, 40.8% 증가세를 보였다. 박정원, '미니 원전' SMR 등 차세대 먹거리 집중 행보 두산에너빌리티의 성장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올해 3분기 누계 수주 금액 4조7901억원을 달성했다. 전년 동기 대비 62% 증가했다. 수주 금액은 2020년 4조6000억원, 2021년 6조3000억원, 2022년 7조9000억원으로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면서 두산에너빌리티는 다시 주목받고 있다. 원전 관련 사업이 다시 부각되고 차세대 원전 개발에 대한 기대감도 증폭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원전 분야에서만큼은 두산에너빌리티의 경쟁자가 사실상 없다. 박정원 회장은 17일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를 만나 원전과 관련한 다양한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등 보폭을 넓혀나가고 있다. 전 세계에서 원전 주기기를 제작할 수 있는 국가는 한국을 포함해 일부 국가에 불과하다. 두산에너빌리티는 국내 유일의 원전 주기기 제작 기업으로 협력사와 함께 현재까지 총 34기의 원자로와 124기의 증기발생기를 국내외에 공급해 왔다. 한국이 개발한 차세대 원전 APR1400에는 원자로, 증기발생기를 포함해 스팀터빈, 원자로 냉각재 펌프, 계측제어시스템 등 핵심 기기를 공급하고 있다. 박 회장은 지난 15일 경남 창원시 두산에너빌리티 본사를 방문해 원자력, 풍력, 수소 사업 현장을 점검했다. 국내외 주요 원전 프로젝트를 앞두고 원자력 공장의 준비 상황을 확인했다. 정부가 신한울 3, 4호기 건설 재개와 관련해 진행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달 한국과 폴란드는 폴란드 퐁트누프 지역 원전 개발계획 수립을 위한 양국 기업 간 협력의향서와 정부 간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기도 하는 등 두산에너빌리티에게 더없이 좋은 기회의 장이 열리고 있다. 박 회장도 규모가 가장 큰 원자력 공장을 가장 먼저 찾았다. 그는 경영진에게 “국내외 주요 원전 프로젝트 진행이 가시화되고 있는 만큼 언제라도 완벽한 품질의 제품을 제작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전산업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노력에도 최선을 다할 것을 주문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지난 6월 일감 지원, 금융 지원, 기술경쟁력 강화 지원, 미래 먹거리 지원, 해외진출 지원 등을 담은 ‘원전 협력사 5대 상생 방안’을 발표하기도 했다. 박 회장은 “해외 곳곳에서 한국의 원자력 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자부심을 갖고 좋은 제품으로 고객의 눈높이를 뛰어 넘을 수 있도록 힘을 기울이자”고 말했다. 박 회장은 최근 주목받고 있는 소형모듈원전(SMR) 작업장에서 오랜 시간 머물며 최첨단 소재와 제조 기술을 점검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올해 4월 미국 뉴스케일파워와 SMR 제작 착수를 위한 협약을 맺고 원자로 모듈 시제품을 생산해 테스트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미국 뉴스케일과 이르면 연내 SMR용 주단 소재 제작을 시작하고 2023년 하반기에 본 제품 제작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어 제주한림해상풍력에 공급할 5.5MW급 해상풍력발전기 제작 현장과 내년 국내 최초로 준공될 예정인 수소액화플랜트 건설 현장도 살펴봤다. 박정원 회장는 “미래를 위해 준비한 회사의 차세대 에너지 사업들이 국가 에너지 수급에 기여할 수 있도록 차질없이 진행하자”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2.11.18 07:00
산업

아울렛 화재에 성남FC 의혹까지...현대백화점, 잇단 검찰 조사에 '초긴장'

현대백화점그룹에 살얼음판을 걷는 듯한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최근 대전아울렛 화재 사고와 성남FC 의혹과 관련해 검찰의 대대적인 조사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백화점은 화재사고로 유통 기업 첫 중대재해처벌법 사례가 되진 않을지, 성남FC 의혹과 관련해서는 자칫 뇌물공여 혐의로 대표가 기소되지 않을지 우려하는 눈치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최근 현대백화점 본사(서울 대치동)와 압구정 본점·판교점 등을 압수수색했다. 성남FC 후원과 관련된 의혹을 조사하기 위해서다. 성남FC 후원금 의혹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성남시장(성남FC 구단주)으로 재직할 당시 관할 기업들이 인·허가 등 민원을 해결해준 대가로 성남FC에 광고비 등 명목으로 후원금을 냈다는 게 골자다. 현대백화점은 성남FC에 2015년 2억6000만원, 2016년 3억원을 냈다. 현대백화점은 2015년 8월 알파돔시티에 판교점을 개점했다. 백화점 개점을 앞두고 인근 상인들은 상권·생존권 보호 등을 이유로, 주민들은 교통난 등을 이유로 반발했다. 검찰은 현대백화점이 낸 후원금이 이런 반대 민원 해결의 대가로 추정하고 있다. 재계에서는 이번 수사에 따라 현대백화점에 제3자뇌물공여죄가 적용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앞서 검찰은 이번 의혹과 관련해 뇌물공여 혐의로 전 두산건설 대표를 불구속 기소했다. 두산건설은 이재명 대표가 시장 재직 시절 55억원 상당의 광고 후원금을 내고, 그 대가로 두산그룹이 소유한 분당구 정자동 병원 부지 3000여 평을 상업용지로 용도 변경하는 데 특혜를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당시 성남시가 용적률과 건축 규모, 연면적 등을 3배가량 높여주고, 전체 부지 면적의 10%만을 기부채납 받았는데, 이에 두산 측이 막대한 이익을 본 것으로 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최근 두산건설의 사례를 보면 현대백화점도 자유로울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검사들이 (성남FC 의혹에 연루된) 기업을 각자 전담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집중적으로 파헤치고 있어 자칫 현대백화점 대표도 뇌물공여죄로 기소되진 않을지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현대백화점은 지난달 26일 발생한 대전 현대프리미엄아울렛 화재 사고와 관련해서도 검찰의 조사를 받고 있다. 총 7명이 사망자가 발생한 이번 사고와 관련해 검찰은 공공수사부 검사 등 총 6명을 파견해 경찰, 노동청 등과 함께 합동감식반을 꾸려 화재 원인과 화재 확산 경위 등을 조사 중이다. 이번 조사 결과에 따라 현대백화점은 중대재해처벌법(중대재해법)을 적용받을 수도 있다. 아웃렛을 운영하는 현대백화점은 규모 측면에서 중대재해법 적용 대상이다. 지난 1월 27일 시행된 중대재해법은 산업현장에서 중대재해가 발생했을 때 사업주에게 책임을 묻고 처벌하는 법이다. 상시 근로자 수 50인 이상 기업의 사업장에서 사망사고 등 중대 안전사고가 발생했을 때 경영책임자가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확인되면 1년 이상 징역으로 처벌한다. 현대백화점이 중대재해법 수사 대상이 되면 유통업계 1호로 기록된다. 이와 관련해 법조계 관계자는 "현대백화점이 중대재해법 적용 대상인 것은 맞지만, 수사대상자는 더 확인해봐야 한다"면서도 "중대재해법은 기업 단위로 수사하기 때문에 현대백화점의 경영책임자가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안민구 기자 amg9@edaily.co.kr 2022.10.07 07:00
사회

검찰, '성남FC 후원금 의혹' 두산그룹 압수수색

'성남FC 후원금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두산그룹 본사를 압수수색 했다. 수원지검 성남지청 형사3부는 20일 서울 중구 두산그룹 본사에 수사관 등을 보내 서버 등 관련 자료를 확보하고 있다. 이날 압수수색은 이달 16일 강남구 소재 두산건설과 성남FC, 성남시청 사무실 등 20여곳에 대해 이뤄진 압수수색의 연장선으로 알려졌다. 앞선 압수수색 대상에서 두산그룹 본사가 포함되지 않았지만 검찰은 자료 확보를 위해 포함시켰다. 성남FC 후원 의혹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성남시장 시절 성남FC 구단주로 있으면서 2016∼2018년 두산건설로부터 55억원 상당의 광고 후원금을 유치한 대가로 두산그룹이 소유한 분당구 정자동 병원 부지 3000여평을 상업 용지로 용도 변경해줬다는 것이다. 성남시는 용적률과 건축 규모, 연면적 등을 3배가량 높여주고, 전체 부지 면적의 10% 만을 기부채납 받았는데, 이로써 두산 측이 막대한 이익을 봤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 의혹을 수사해온 경찰은 이달 13일 이 대표와 성남시 공무원 1명에 대해 제3자 뇌물공여 혐의가 인정된다는 의견의 보완 수사 결과를 검찰에 통보했다. 이 대표는 검찰의 출석 요구를 거부한 상태다. 경찰은 두산건설이 성남FC에 광고 후원금을 집행하지 않을 경우 용도 변경이 불가능할 것으로 보고 성남시의 구체적인 요구 사항에 대해 논의했던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성남시와 두산건설 측은 "성남FC 광고 후원금과 용도 변경 사이에는 아무런 연관이 없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한편 이 대표는 지난해 8월 SNS를 통해 “성남시 소유인 성남FC가 용도변경 조건으로 광고비를 받았다고 가정해도 시민의 이익이 된다”고 밝힌 바 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2.09.20 14:54
경제

두산그룹, 상징적인 두산타워 결국 매각 '초대 회장 기반 다진 곳'

두산그룹의 상징인 동대문 두산타워가 결국 8000억원에 매각됐다. 동대문은 두산그룹의 창업주인 고 박승직 초대회장이 1896년 상점을 열었던 곳이다. 이어 두산그룹이 1998년 본사를 두산타워로 이전하며 동대문 시대를 열었을 정도로 상징성이 강하다. 두산은 21일 이사회를 열고 두산타워 빌딩을 부동산 전문 투자업체인 마스턴투자운용에 8000억원에 매각하기로 의결한 뒤 공시했다. 처분 예정일은 이달 28일이다. 두산은 그룹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두산타워 매각을 결정했다. 서울 동대문 패션 시장에 자리한 두산타워는 지하 7층, 지상 34층의 연면적 12만2630㎡ 규모로 1998년에 준공됐다. 두산그룹은 두산중공업 경영정상화를 위해 두산솔루스와 두산타워를 차례로 판 데 이어 두산인프라코어 등 다른 자회사의 매각도 추진 중이다. 두산그룹은 올해 초 자금난을 겪으며 인적 구조조정을 시도했지만 결국 채권단으로부터 총 3조6000억원을 지원받았다. 계열사 매각도 진행됐다. 두산중공업은 지난달 초 골프장 클럽모우CC를 하나금융-모아미래도 컨소시엄에 1850억원에 매각하고 채권단 차입금을 처음 상환했다. 두산중공업은 이에 더해 두산인프라코어 지분을 팔아 나머지 자금을 마련할 계획이다. 특히 두산인프라코어는 경영 정상화를 위한 유동성 자금 확보의 마지막 퍼즐이 될 전망이다. 업계에 따르면 두산그룹과 매각 주간사 크레디트스위스(CS)는 22일로 예정됐던 두산인프라코어 예비입찰을 오는 28일로 연기해 실시한다. 매각 대상은 두산중공업이 보유한 두산인프라코어 지분 36%다. 두산그룹 지주회사인 두산은 자산매각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두산중공업 유상증자에 투입한다. 나머지 금액은 차입금 상환에 사용될 전망이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0.09.22 12:16
경제

대기업 '코로나19 재택근무' 장기화 추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가 좀처럼 잦아들지 않으면서 대기업들이 재택근무 기간을 거듭 연장하고 있다. 구로구 콜센터 집단감염 등으로 서울에서도 밀집건물 감염 우려가 커지자 1주일 단위로 재택근무를 재연장하는 기업이 많아지고 있고, 그동안 버텼으나 결국 도입하는 기업도 생기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지난달 말부터 재택근무를 시작한 대기업 상당수가 사태 장기화에 따라 재택근무 기간을 속속 연장하고 있다. 주요 그룹 가운데 재택근무에 가장 적극적인 SK는 그룹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수펙스추구협의회와 지주사 SK가 이미 재택근무 기간을 이달 말까지로 늘렸다. SK이노베이션과 SK E&S 등 주요 계열사들도 각급 학교의 개학 연기에 맞춰 22일까지 재택근무를 연장했다. 여기에 SK텔레콤은 10일 서울 구로구 보험사 콜센터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하자 예방 차원에서 12일부터 전국 SK텔레콤 콜센터 직원 6천명 중 희망자 1천500명을 대상으로 재택근무에 들어갔다. 불가피하게 출근하는 직원들은 사무실 내에서 옆자리 비워두기 등으로 접촉 반경을 최소화하며 감염 확산 방지에 주력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달 말 시작한 재택근무를 이달 20일까지로 재연장했다. 현대·기아차는 애초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6일까지 본사와 남양연구소 등 서울 경기지역 일부 근무자를 대상으로 업무 수행에 차질이 없는 범위에서 자율적 재택근무를 했다. 이를 1차례 연장한 데 이어 이번에 다시 1주일 연장한 것이다. 두산그룹도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확대한 유연근무제를 당분간 지속하기로 했다. 임신부와 기저질환자 등은 재택근무가 원칙이다. 코오롱그룹도 필수 근무자를 제외한 재택근무를 1주 더 연장해 22일까지 실시한다. 효성그룹도 12일 추가 연장을 결정해 재택근무 기간을 22일까지 1주일 늘리기로 했다. 현대중공업이 속한 한국조선해양은 16일부터 부서별로 직원을 절반으로 나눠 1주일씩 돌아가며 재택근무를 한다. 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직원간 접촉을 줄임으로써 코로나19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결정했다"며 "혹시라도 회사에서 확진자가 나오더라도 정상적으로 일할 수 있는 인력을 절반은 남기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oongang.co.kr 2020.03.14 09:44
경제

마스크로도 불똥 튄 신종코로나 유언비어…난리난 맘카페·쇼핑몰

중국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우한 폐렴) 감염증에 걸린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위생용품을 대량 주문했다는 글이 끊임없이 올라오고 있다. 이들은 폐렴 예방 및 바이러스 차단에 효과가 좋다고 알려진 마스크와 손 소독제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확인되지 않은 유언비어도 퍼지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특정 브랜드의 마스크는 공장이 중국에 있어서 중고 제품을 섞어서 수출한다거나, 확진자로 판명된 환자가 국내 유명 쇼핑센터에 방문했다면서 가지 말라고 당부하는 식이다. 3M 마스크는 중국산? 넘쳐나는 유언비어 “3M사의 ‘n95 마스크’ 제조 국가가 중국이더라. 재활용해서 제작한다는 말을 듣고 제조국이 대한민국인 ‘kf94 마스크’를 샀다.” 20~40대 여성 회원이 많은 국내 온라인 패션 커뮤니티에 지난 26일 올라온 댓글이다. 이 회원은 “집에 환자가 있어서 폐렴을 막기 위해 n95 마스크를 사고 싶다. 그런데 다 품절이더라”는 글에 이렇게 답했다. 이 글을 읽은 다른 회원들은 “나도 한국 것으로 사야겠다”면서 동조 글을 올렸다. 온라인상에서 다국적 제조업체 3M의 일부 마스크가 중국에서 제조되기 때문에 피해야 한다는 식의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한 포털사이트의 질문 게시판에서 “3M 마스크 수입 및 제조 국가가 어딘가. 중국이면 (바이러스 차단용으로) 소용없는 것 아니냐”, “3M 마스크는 생산지가 안 나와 있다. 국산도 있지만, 중국산 제품도 많이 들어 오는 것 같다”는 내용의 글을 쉽게 찾을 수 있다. 미국에 본사를 둔 3M은 사무·의료·보안 용품을 제조한다. 다양한 산업 전반에서 쓰이는 6만5000여 개 제품을 200여 개 국가에 수출하고 있다. 2016년 기준 약 70개 국가에 공장과 연구소 등의 사업장을 마련하고 있다고 알려진다. 한국에도 공장이 있다. 1977년 두산그룹과 합작사 형태로 한국에 발을 들인 3M은 1996년 지분 전액을 사들여 독립했다. 현재 서울 본사를 비롯해 나주·천안·화성·양산 등 국내 8개 지역에 공장·연구소·유통센터 등을 운영 중이다. 유통 업계 한 관계자는 “3M이 중국에 공장이 있는 건 사실이다. 중국 현지 공장에서 만든 마스크가 국내에 공급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3M의 마스크가 중국산이라고 해서 품질이 떨어진다고 할 수 없다. 자체 기술력이 워낙 뛰어나고 검수 능력도 정상급인 초우량 글로벌 기업이기 때문이다”며 “더군다나 중고 제품을 새 제품에 섞는 식의 행동은 이뤄질 수 없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비단 3M의 마스크뿐만이 아니다. 지난 설 연휴 임신·출산·육아 커뮤니티인 한 맘 카페를 중심으로 “국내 세 번째 폐렴 확진자가 ‘하남 스타필드’에 갔다더라. 다들 조심하라”는 글이 빠른 속도로 번졌다. 그러나 세 번째 확진자의 GPS 추적 결과, 스타필드는 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확진자의 스타필드 방문설이 ‘가짜 뉴스’로 드러나자 28일 각 맘 카페에는 “누가 이런 헛소문을 터뜨렸느냐. 화가 난다”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설연휴 온라인 쇼핑몰 집어삼킨 ‘위생용품’ 각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마스크 등 위생용품을 구매했다는 인증 글도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위생용품이란 마스크·체온계·손 소독제 등 바이러스를 차단하는 데 도움이 되는 제품을 뜻한다. 한 맘 카페 회원은 “요즘 우한 폐렴 관련 뉴스가 심상치 않다. 아이 것과 어른 것을 엄청 주문했다. 그런데 벌써 가격이 오르고 동이 났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각 쇼핑몰은 예상 밖의 판매율에 환호하고 있다. 이베이코리아가 운영하는 G마켓은 최근 일주일 동안 마스크 판매율이 전년 대비 2044%, 전주 대비 4380% 폭등했다고 28일 밝혔다. 같은 기간 손 소독제는 전년 대비 2527%, 전주 대비 2361% 증가했다. 위메프 역시 설 연휴 기간인 24일부터 27일까지 kf94 마스크 판매가 전 주 대비 3213%, 손소독제는 837% 급증했다고 밝혔다. 온라인 쇼핑몰 실시간 검색어도 위생용품이 뒤덮었다. 28일 오전 이베이코리아의 G마켓은 1~4위까지 kf94 마스크, n95 마스크, 손 소독제, 웰킵스 마스크가 포진했다. 티몬은 10위권 안에 위생용품만 6개가 올랐다. 물을 자주 마시는 것이 폐렴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말이 번지면서 ‘생수’도 주요 검색어 대열에 올랐다. 이는 쇼핑업계에서도 이례적인 일이라고 입을 모은다. 티몬 관계자는 “지난해 비슷한 시기에 특가 상품이나 항공권 등이 검색어 상위에 올랐던 것과 완전히 다른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베이코리아 측은 “설 연휴 기간에 택배 배달이 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유독 위생용품만 판매율이 폭등했다. 무척 드문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픈 상점의 특성상 가격은 판매자가 결정하는 부분이다. 가격에 대해서는 쇼핑몰 측도 손댈 수 없다”고 했다. 업계 관계자는 “당분간 코로나바이러스와 관련한 위생용품 판매율이 계속 높을 것으로 보인다. 일부는 국내에서 구매해 중국으로 재판매하거나 보내는 케이스도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그는 또 “중요한 것은 온라인상의 유언비어에 휘둘린 쇼핑이 아니라 평소 청결과 위생용품을 바르게 사용하는 것이다. 소비자들의 신중한 구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oongang.co.kr 2020.01.29 07:00
경제

'고배당 잔치' 외국계 주류 회사…직원은 구조 조정 '칼바람'

페르노리카·디아지오 등 국내에 진출한 외국계 주류 회사들의 '먹튀' 경영 행태가 도마에 올랐다. 대한민국에서 번 돈 수천억원을 해외 본사에 보내면서 직원 수백 명을 구조 조정하고 있어서다. 업계에서 '고배당 후 희망퇴직'이라는 '평행 이론'이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심지어 번 돈 이상으로 배당하는 것은 물론이고, 적자가 나도 해외 본사로 배당금을 송금하는 경우까지 비일비재한 것으로 나타났다. 본사에 458억원 보낸 페르노리카, 직원에게는 "나가세요"6일 주류 업계에 따르면, 고배당으로 가장 논란이 되는 업체는 세계 2위 주류 회사 페르노리카의 국내법인 '페르노리카코리아'다.이 회사는 지난달 22일 위스키 브랜드 임페리얼의 매각과 동시에 270여 명의 직원을 94명으로 감축하는 내용의 구조 조정 계획을 발표했다.위스키 시장이 수년째 내리막길을 걷는 가운데 회사 생존을 위해 주요 브랜드를 매각하고 임직원을 줄이겠다는 것이다.장 투불 페르노리카코리아 사장은 지난달 24일 직원들에게 "회사 생존 노력이 성공하지 못하면 그룹의 한국 시장 철수를 포함해 다른 대안을 검토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며 "조기퇴직프로그램(ERP)을 통한 인력 구조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압박했다.장 투불 사장의 주장과 달리 노조는 '먹튀'라고 반박한다. 그동안 프랑스 본사에 고배당금을 송금하며 고의적인 경영상 손실을 낸 정황을 포착했기 때문이다.실제 지난 3년간 '페르노리카코리아 임페리얼' 법인이 프랑스 본사에 배당한 돈만 458억5000만원에 달한다. 2016년(2015년 7월~2016년 6월) 영업이익이 139억5000만원에 불과한 상황에서 252억원을 배당했고, 2017년에는 91억5000만원을 전달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영업이익이 48억9000만원으로 급감했지만, 115억원을 배당했다. 무리한 배당에 페르노리카코리아임페리얼은 35억원의 당기 순손실을 냈다.사실상 고액 배당을 챙기고 회사를 파는 '계획된 먹튀'라는 것이다.페르노리카는 국내에 법인이 두 개다. 페르노리카코리아와 페르노리카코리아임페리얼로 나눠 운영한다. 페르노리카코리아는 발렌타인·로얄살루트·멈·앱솔루트 등 글로벌 브랜드를 국내에 유통·판매하는 회사다. 페르노리카코리아임페리얼은 국산 위스키 브랜드 임페리얼을 도맡아 왔다. 페르노리카코리아는 프랑스 본사의 아시아 법인인 페르노리카아시아가, 페르노리카코리아임페리얼은 지주사인 얼라이드도멕홀딩스가 각각 지분 100%를 보유한다.더 큰 문제는, 페르노리카가 국내 실적이 악화될 때마다 한국 직원들을 내보내는 구조 조정을 단행했다는 점이다. 2014년에 직원 30여 명을 내보냈고, 2015년에도 50여 명을 줄였다. 그리고 올해는 130여 명 감원이 예정돼 있다.업계의 한 관계자는 "발렌타인 브랜드는 지난해부터 이정재·정우성 등 톱스타를 모델로 내세워 대대적 광고를 하는 등 실적 개선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국산 위스키 브랜드인 임페리얼은 수년째 버려둔 채 배당금만 가져간 셈"이라고 말했다.또 다른 관계자는 "국내 위스키 시장이 갈수록 침체되면서 더 이상 투자할 기회를 찾지 못하자 어쩔 수 없이 주주 배당을 확대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서 위스키 팔아 모조리 해외 배당한 디아지오고배당은 페르노리카만의 문제는 아니다. 세계 1위 주류 회사인 디아지오의 한국 법인 디아지오코리아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다.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올라온 디아지오코리아 감사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영국 본사에 총 303억원을 배당했다.2018년 당기순이익이 303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한국에서 번 돈을 그대로 본사에 배당한 셈이다. 당시 외국계 기업의 배당 성향 평균이 51%인 점을 감안하면 이보다 2배가량 높은 수준이다. 디아지오코리아는 2017년에도 56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내고 572억원을 본사에 배당해 배당액이 순이익을 넘어섰다. 심지어 2016년에는 572억원의 순이익을 내고 1354억원을 본사에 보냈다. 매년 30%씩 수익성이 하락하는 상황에도 순이익을 넘어서는 과도한 배당이 지속되는 것이다.그러면서 디아지오코리아는 지난해 7월 5년 만에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고배당 후 희망퇴직'이라는 업계 공식을 그대로 실현한 것이다. 이에 당시 5년 이상 근무자 30여 명이 회사를 떠났다.외국계 주류 회사에 넘어간 오비맥주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오비맥주는 1998년 두산그룹이 AB인베브에 팔았다가 2009년 사모펀드 케이케이아르(KKR)에 매각됐다. 이후 2014년 AB인베브가 다시 인수해 지금까지 유지한다. AB인베브는 버드와이저·코로나 등을 거느린 세계 1위 맥주 회사다.AB인베브는 2015년 순이익(2536억원)보다 많은 3700억원을 배당금으로 책정해 '고배당' 논란이 일었다. 그러면서 2016년 4월과 11월에 두 차례의 희망퇴직을 실시해 전체 직원(1800여 명)의 8%가량인 150여 명을 내보냈다.2017년에도 순이익(3271억원)보다 많은 3450억원을 본사로 배당했다. 이후 지난해 근속 연수가 만 15년이 넘는 이천공장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당시 희망퇴직 대상자인 오비맥주 이천공장 소속 장기근속자 16명이 그해 9월에 퇴직을 신청했다. 그리고 최대 9명(비공식 집계)의 직원이 퇴직자로 선정돼 오비맥주를 떠났다. 3000억원이 넘는 배당금을 입금하고 1년 이후에 여지없이 직원 대상의 희망퇴직을 실시한 셈이다.이와 관련, 오비맥주 관계자는 "2015년 배당은 2년치 이익을 한꺼번에 배당하다 보니 높게 보일 뿐"이라며 "최근 희망퇴직 역시 회사의 전체적 인력을 줄이려는 구조 조정 차원이 아니라, 인력 선순환을 위해 희망퇴직을 실시한 것으로, 희망퇴직을 한 만큼 신규 채용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안민구 기자 an.mingu@jtbc.co.kr 2019.02.07 07:00
경제

엄익수 KFC 대표 "연말 턴어라운드 목표…2023년까지 매장 500개"

KFC가 올해 안으로 흑자 전환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KFC는 11일 서울 중구에 있는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KFC의 중장기 전략을 발표했다.엄익수 KFC 대표는 "KFC가 글로벌 브랜드로서 쭉 이어오다가 최근에 KG그룹을 만나게 됐다"며 "이전에는 단기간 내에 투자금을 회수하려는 마인드가 강했지만 KG그룹의 가족이 되면서 중장기적으로 투자와 기업의 가치 브랜드, 국가 경제에 이바지할 수 있는 그런 관점을 갖고 회사를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KG그룹은 지난 2월 KFC를 인수했다. 인수가격은 500억원으로 지난 2014년 사모펀드인 CVC캐피탈파트너스가 두산그룹으로부터 1000억원에 인수한 것보다 반토막 난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KFC의 지난해 매출액은 1770억원으로 전년 대비 소폭 늘었지만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은 각각 123억원, 190억원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까지도 여전히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엄 대표는 "올해는 CVC캐피탈에서 사업 부분을 매각하는 것에 주력을 하다보니 손익 개선에 신경을 쓰지 못했다"며 "KG그룹의 가족이 된 만큼 하반기부터는 실적 개선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이어 엄 대표는 "매장 오픈도 CVC캐피탈에서 매장수를 채워야 하는 계약관계가 있어서 부실한 입지에 들어서기도 했다"며 "입지 조건이 좋지 않은 매장은 좋은 곳으로 옮기는 등 방식으로 손익 구조를 개선할 것이며 연내 반드시 턴어라운드(흑자전환)해서 손익이 포지티브가 될 것"이라고 했다.매장은 오는 2023년까지 500개로 늘릴 예정이다.엄 대표는 "현재 매장수는 211개인데 2023년까지 직영점만으로 500개까지 늘릴 계획"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신규 직원 채용도 필요해 연말까지 200명을 채용할 것"이라고 했다.또 엄 대표는 "매장이 500개까지 늘어나게 되면 직원도 1000명이 필요하게 되는데 매장 수에 맞춰서 정규직원들을 지속적으로 뽑을 것"이라며 "성별이나 장애 유무 등과 관계 없이 파트너(아르바이트생)들에게도 언제든지 정규직 전환의 문을 열어놨다"고 했다.엄 대표는 "무한정으로 이익을 추구할 생각이 없다"며 "영업이익률은 3% 이상을 추구하지 않을 것이고 이 수준을 넘는 부분은 고객들이나 직원들에게 돌려줄 것"이라고 말했다.가맹사업 진출에 대해서는 아직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현재 KFC의 전 매장은 직영점으로 운영되고 있다.엄 대표는 "미국 본사에서도 가맹점주를 사업 파트너로 같이 하는 것을 고민하고 있고 향후에는 가맹점으로 가야 하지 않겠냐는 논의와 방향성이 있다"면서도 "하지만 매장 질을 높이고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고 직원 채용도 해야 하기 때문에 당장은 가맹 사업으로 전환할 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조은애 기자 cho.eunae@joins.com 2017.08.11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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