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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②] '악질경찰' 전소니 "차진 욕 연기, 스태프 특훈 받은 결과물"
무서운 신예가 등장했다. 독립영화에서부터 차근차근 올라와 대형 상업영화의 주연을 꿰찬 올해 스물아홉의 전소니다. 전소니는 영화 '악질경찰(이정범 감독)'의 여주인공이다. 거친 남자 선배들(이선균, 박해준)과 액션 영화가 특기인 남자 연출자 사이에서 기 죽지 않고 상업영화 데뷔를 해냈다. '악질경찰'은 범죄 액션이라는 장르 안에 세월호 참사 소재를 숨겨둔 범상치 않은 작품. 전소니는 세월호 참사로 인해 친구를 잃은 소녀 미나를 연기했다. 거친 욕설 연기도 자연스럽게 소화했고, 와이어에 매달려 뛰어내리는 액션도 감행했다. 짜증 연기의 1인자 이선균과 호흡을 맞추며 실제로 때리고 맞았다. 민감한 소재를 다룬 탓에 극과 극으로 갈린 영화에 대한 평가와는 별개로, '악질경찰' 전소니에 대한 평가는 누가 뭐래도 '호'다. -미나처럼 좋은 어른에 대해서 생각해봤나. "많이 생각했다. 좋은 어른이라는 것이 무엇인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좋은 어른을) 기다리는 마음은 있는 것 같다. 어린 아이 뿐 아니라 어른들도 좋은 어른이 필요할 때가 있지 않나. 그 정도로 이상적인 존재인 것 같다. 내가 좋은 어른이 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자연스럽게 좋은 어른이 되는 건 불가능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처음엔 세월호 소재이기에 출연을 거절했다던데, 신인이 이정범 감독의 작품을 거절하기 쉽지 않았을 터다. "(거절했을 땐) 이정범 감독이라는 사실을 단 1%도 고려하지 않았다. 스스로 배우로서 되게 예민했었고,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아무것도 모르겠고 오로지 시나리오만 두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 이야기에 확신을 가지고, 스스로 부끄럽지 않게 해낼 수 있을까'에 대해 스스로에게 물었을 때 확실하게 답할 수가 없더라. 그러면 하지 않아야 하는 게 맞다고 처음엔 생각했었다." -미나를 연기하며 남겨진 이들의 아픔을 조금이나마 이해했나. "그 아픔을 감히 가늠이 된다고도, 그렇다고 전혀 모른다고도 말하지 못하겠다. 다른 사람을 이해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미나라는 인물을 이해했다고는 자신있게 말하지는 못하겠다. 그러나 실제로 있었던 일이고, 어느 정도 모두가 영향을 받았을 거라고 생각한다. 나 또한 그 시점에 헤어짐을 경험한 일이 있고, 어렴풋이 짐작 정도는 할 수 있었다."-감히 유가족들을 인터뷰하기도 쉽지 않았을 텐데. "그 분들에게 가까이 갈 수가 없었다. 영화 촬영 들어가기 전에는 거리를 두고, 다큐라든지 책이라든지 감독님이 이야기라든지를 보고 들었다. 촬영에 들어가서는 미나가 그 어떤 이도 대변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으려고 했다. 미나는 그냥 미나로 대했다. 그 연기를 해내는 데에는 그 편이 나았던 듯싶다. 복잡하게 생각하기엔 내가 아직 많이 부족하다." -욕 연기를 차지게 하던데. "욕을 맛있게 하지는 못한 것 같은데. 하하. 욕을 그냥 뱉는다고 다가 아니니까. 처음엔 감독님에게 배웠다. 그런데 여자 욕은 뉘앙스가 조금 다르다고 하더라. 그래서 여자 스태프 분에게 배우기도 했다. 나름 열심히 연습한 결과다." 박정선 기자 park.jungsun@jtbc.co.kr사진=김민규 기자
2019.04.07 14: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