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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고비 맞으니 비로소 보이는 주름' 호재도 많은데..휴젤의 'N번째' 상폐설

비만 치료제 ‘위고비’가 글로벌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K보툴리눔 톡신 기업 ‘대장’ 휴젤이 미소 짓고 있다. 급격한 다이어트 뒤 늘어난 주름 등을 해결하기 위해 K보툴리눔 톡신(이하 K보톡스)을 찾는 이들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이다. 각종 호재로 휴젤의 올해 실적도 고공 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지만 주주들은 여전히 가슴을 졸이고 있다. 지난 2022년부터 시작된 최대 주주발 자진 상폐설이 오는 7일 ‘N번째’ 재공시 예정일을 맞기 때문이다. 굴러들어오는 호재휴젤은 오는 6일 기관투자자 및 애널리스트를 상대로 컨퍼런스를 열고, 2025년 2분기 경영 실적 설명 및 질의응답 시간을 갖는다고 공시했다.올 2분기에도 준수한 실적이 예상된다. 금융 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휴젤은 올 2분기 전년 동기(954억원) 대비 24.1% 증가한 1185억원 규모의 매출을 달성한 것으로 내다봤다. 올 상반기 휴젤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19.6%, 48.2% 성장한 2083억원과 983억원으로 예상된다. 현 추세가 이어질 경우 휴젤은 창사 이래 최초로 연간 영업이익 2000억원 돌파도 가능하다는 예측이다.각종 호재가 뒤따르고 있다. 가장 반가운 것 중 하나는 비만 치료제 위고비 돌풍이다.덴마크 최대 제약사인 노보 노디스크의 위고비는 전 세계 비만 치료제 시장의 74%를 차지한다. 위고비의 북미 시장 판매량은 38억5000만 달러(약 5조4000억원)에 달한다.보통 급격하게 살을 빼고 나면 피부가 늘어나고, 주름이 생기기 쉽다. 이른바 '위고비 페이스' 현상이다. 미국 성형외과학회(ASPS)가 발표한 2023년 가장 인기 있는 미용 시술은 필러와 보톡스였다. 위고비로 인해 피부가 처지고 노화되는 현상을 개선하기 위해 보톡스와 필러를 찾았다는 분석이다.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 영향력으로 K 보톡스가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미국 내 가장 점유율이 높은 보톡스인 애브비의 생산국이 아일랜드이다. 미국과 EU 무역 협상 타결로 EU 회원국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되는 의약품에 관세 15%가 적용되긴 했으나, 가격 상승 시 휴젤 레티보와 대웅제약의 나보타의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부각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위해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시장에서 (K 보톡스의) 추가적인 점유율 상승을 기대할 수 있고, 기회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자진 상장폐지 사실상 어려워휴젤이 선전하고 있지만, 정작 휴젤의 주주들은 3년 전부터 자진 상폐에 대한 불안감을 갖고 있다.지난 2022년 7월 블룸버그 통신은 휴젤의 공동 최대 주주인 사모펀드 CBC 그룹이 휴젤의 비상장사 전환을 검토하고 있으며, 자금 조달을 모색하기 위해 고문들과 예비 논의를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CBC 그룹은 휴젤을 국내 증시에서 자진 상장폐지한 이후 홍콩에서 재상장을 고려하고 있다고도 했다.휴젤 측은 이에 대해 '최대 주주에게 확인한 결과, 현재까지 확정된 사항은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공시했다. 다양한 전략적 방안을 검토 중에 있으나 여러 이해관계를 감안할 때 의사결정을 내리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는 내용으로, 사실상 '미정'이라는 것이다.그러나 CBC 그룹이 여전히 자진 상장폐지에 대해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으면서, 휴젤은 3개월에 한 번씩 같은 재공시를 하고 있다. 금융감독원과 휴젤에 따르면, 오는 7일은 휴젤의 13번째 재공시 답변일이다.IB 업계는 CBC 그룹의 자진 상장폐지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초 25만원 대에서 출발한 휴젤의 주가는 7월 한때 35만원 선을 돌파했다. 휴젤의 최대 주주인 CBC 그룹 주축의 GS·IMM 연합의 지분은 약 43% 수준이다. 국내 시장에서 상장사가 자진 상장폐지를 하려면 95% 이상의 지분을 확보해야 하는데, 여기에 투입되는 자금만 수천억 원 이상일 것으로 보인다. 실례로 공개 매수 가격은 대부분 시장 가격보다 비싸다. 2001년 이베이에 인수된 후 2003년 코스닥 시장 자진 상장폐지를 한 옥션의 경우 시장 가격보다 80% 높은 가격에 공개 매수를 했다.보툴리눔 독소 제제 생산 기술이 국가 핵심 기술인 만큼 산업통상자원부의 승인을 받는 것도 까다롭다.휴젤 관계자는 "3개월마다 재공시가 의무로, 오는 7일 재공시 답변일을 앞두고 있다"며 "자진 상장폐지는 최대 주주가 결정하는 사안"이라고 말했다.서지영 기자 2025.08.04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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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K보톡스 인가요?" 휴젤·대웅·메디톡스...해외로 꽃길 열린 보톡스 빅3 경쟁

미용 시술에 쓰이는 보툴리늄 톡신(보톡스)이 대중화하면서 국내 보톡스 ‘빅3’ 기업인 휴젤과 대웅제약, 메디톡스의 실적도 고공행진 중이다. K뷰티가 글로벌 전역에서 주목받자 화장품보다 저렴한 가격의 한국산 보톡스를 찾는 해외 시장도 더욱 확장될 것으로 전망된다. 각 기업들은 공격적인 마케팅과 신규 톡신 개발에 착수하며 글로벌 제패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24일 IB업계에 따르면 휴젤과 대웅제약, 메디톡스 등 3사가 올 2분기에도 준수한 실적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대웅제약의 올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전년 동기보다 6% 늘어난 3823억원으로 제시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11.5% 증가한 472억원이었다. 대웅제약의 보톡스 제재 ‘나보타’의 선전 덕이다. 김민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웅제약의 고마진 품목인 나보타 수출이 역대 최고치를 달성할 것”이라고 설명했다.‘보툴렉스’를 판매하는 휴젤은 올 2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24.2% 늘어난 1185억원, 영업이익은 39.9% 증가한 593억원으로 제시됐다.‘메디톡신’을 앞세우고 있는 메디톡스 역시 올 2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9.9% 증가한 714억원, 영업이익은 앞선 1분기 대비 132.7%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해외 소송에 사용됐던 법무비가 줄며 2분기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는 설명이다. 국내 보톡스 시장은 휴젤을 선두로 대웅제약과 메디톡스가 뒤를 잇고 있다. 지난해 각각 2032억원, 1864억원, 1093억의 매출을 달성했다. 이들 3사는 정체된 국내 시장을 벗어나 중국과 미국과 유럽, 남미 등 글로벌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보톡스 수출액은 3억6600만 달러(약 5000억원)로 전년 대비 19.2% 증가했다. 올해는 4억 달러(약 5883억원)를 무난히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해외 시장 확대를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휴젤은 유럽, 중국, 아랍에미리트(UAE) 등에서 제품 등록을 마쳤다. 전 세계 69개국에서 품목허가를 획득한 휴젤은 2028년까지 80개국까지 진출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것으로 알려진다. 대웅제약은 나보타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5년 전 획득한 이후 미국 현지 미용 톡신 시장에서 전체 2위(점유율 13%)에 올랐다. 현재 30개국 이상에 수출 중인 메디톡스는 중동과 무슬림 시장을 잡기 위해 UAE 정부와 손잡고 현지 공장 설립을 추진 중이다.신규 톡신 개발에도 경쟁적으로 참여 중이다. 제약업계에 따르면 휴젤은 지난해 E타입 차세대 보툴리눔 톡신 개발에 돌입했다. 투여 후 24시간 내 효과가 나타나는 E타입 톡신 제품은 전 세계적으로 허가된 사례가 없어서 개발 뒤 상업화에 성공할 경우 휴젤의 입지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이밖에도 대웅제약은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새로운 보툴리눔 톡신 후보 물질(DWP712)에 대한 임상 3상 시험 계획을 승인받는 등 다양한 유형의 균주 확보에 적극적이다.업계 관계자는 “국산 보톡스는 품질과 가격 경쟁력을 발판으로 글로벌에서 빠르게 성장 중”이라며 “추가 톡신 개발과 공장 증설로 K톡신의 해외 시장 매출이 증가할 전망”이라고 했다.서지영 기자 2025.07.25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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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아니면 답 없다’ R&D 늘리고 해외로 나가는 제약사들

최근 제약·바이오업계에서 연구개발(R&D) 비용을 늘리는 등 글로벌 진출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제약사들이 증가하고 있다. 좁은 국내 시장에서 ‘파이 싸움’을 하는 게 아니라 더 큰 시장으로 진출하려는 제약사들의 노력이 고무적이다. 하지만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세계 무대에서의 경쟁이 요동치면서 ‘골든타임’을 놓치면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약 개발 투자에 R&D 비용 증가 29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한국 제약·바이오 기업의 R&D 비용이 증가했고, 이런 추세는 계속 유지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R&D 비용이 늘어나는 이유는 기업들이 자체 기술력을 높이는 등 신약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각사의 1분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LG화학 생명과학 부문의 R&D 비용이 가장 많았다. 생명과학의 올해 1분기 R&D 규모는 114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 1080억원과 비교해 5.6%포인트(p) 상승했다. 특히 LG화학 생명과학 부문은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전폭적인 지원에 힘입어 R&D 비용이 꾸준한 증가세에 있다. 2020년 1740억원에서 2024년 4330억원까지 2.5배 가까이 성장했다. 그리고 올해 1분기에 생명과학 부문의 134억원 영업손실에도 불구하고 R&D 비용은 여전히 증가세를 보였다. 1분기 매출이 2838억원인 것을 고려하면 매출의 40%를 R&D에 투자할 정도로 신약 개발에 적극적이다. LG화학은 지난 2022년 항암제 개발업체인 미국 바이오벤처인 아베오 파마슈티컬스를 8000억원에 인수하기도 하는 등 글로벌 시장을 공격적으로 겨냥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미래 먹거리로 꼽으며 애정을 드러내고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1분기 R&D 투자 규모 2위를 차지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1073억원을 사용했고,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2.3%p 증가한 수치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위탁개발생산(CDMO)에 집중하고 있고,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R&D에 집중하고 있는 구조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오는 10월부터 삼성바이오로직스에서 인적 분할돼 홀로서기를 시작하게 되는데 이후 신약 개발에 본격적으로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셀트리온도 R&D 비용으로 1031억원을 투자하며 1000억원 이상을 쏟아붓고 있다. 전년 대비 14%p 증가한 수치로 셀트리온은 매출의 12% 이상을 R&D 비용으로 활용하고 있다. 전통 제약사 중에는 ‘R&D 명가’로 꼽히는 한미약품이 1분기에 553억원을 투자했다. 전년 대비 18.5%p 늘어난 수치로 비만대사, 항암, 희귀질환 분야에 집중적인 투자를 이어나가고 있다. 미국 등에서 성공적으로 연착륙하고 있는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를 수출한 유한양행은 51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15.3%p가 늘어났고, 렉라자의 성공으로 R&D 투자의 필요성을 증명하고 있다. 렉라자는 지난 5월부터 일본에도 판매가 시작됐다. JW중외제약은 R&D 비용 증가율이 가장 높은 제약사였다. 1분기 R&D 투자가 252억원을 기록했고, 전년 동기 대비 53%p나 증가세를 보였다. JW중외제약 관계자는 “통풍치료제와 항암제의 임상 단계가 고도화되면서 R&D 비용이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웅제약도 전년 동기 대비 규모가 줄어들긴 했지만 500억원 이상의 R&D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대웅제약은 지난해 인도네시아에 약물전달기술(DDS) 연구소를 설립하는 등 글로벌 연구를 확대하고 있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나보타의 성과를 바탕으로 동남아 등의 해외 시장을 계속 노크하고 있다. 국내 시장은 한계에 도달했기 때문에 글로벌 시장 개척에 대한 경영진들의 의지가 확고하다”고 말했다. 글로벌 진출 ‘골든타임’한국 제약사들은 그동안 국내 시장에 안주한 탓에 ‘우물 안 개구리’였다는 지적을 받는다. 그동안 40개 안팎의 신약을 출시했지만 연 매출 10억 달러(1조3700억원) 이상의 블록버스터 의약품은 전무하다. PwC컨설팅에 따르면 2023년 매출 기준으로 10억 달러 블록버스터 제품을 유럽 36개, 미국 34개, 일본 3개, 중국 1개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경우 SK바이오팜의 뇌전증 치료제인 ‘세노바메이트’가 연 400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지만 1조원 블록버스터 제품과는 아직 거리가 있다. 그렇다고 한국의 신약 개발 저력이 없는 건 아니다.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의 지난해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3233개의 신약 후보물질을 보유해 미국, 중국에 이은 세계 3위 신약 개발 국가로 꼽혔다. 올해 들어 신약 물질에 대한 기술 수출도 활기를 띠고 있다. 에이비엘바이오를 시작으로 1조원 이상의 기술 수출이 3건이나 기록되면서 이미 전년 7조5400억원의 규모를 넘어섰다. 에이비엘바이오가 글로벌 제약사 GSK(글락소스미스클라인)와 4조1000억원 규모의 기술이전 계약을 맺었다. 알테오젠은 메드이뮨과 1조9500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최근에는 에이비온이 미국 바이오 업체와 1조8000억원 규모의 기술 수출 계약 소식을 알렸다. 여기에 올릭스도 미국의 일라이 릴리와 9100억원으로 1조원 가까운 기술이전 계약을 했다. AI로 인해 세계 의약품 시장의 경쟁구도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는 가운데 한국도 기술 경쟁력 강화를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다. 세계 무대 진입을 위한 골든타임이 얼마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이달 ‘2025 바이오 USA’에서 “한국 바이오산업이 3~5년 내 의미 있는 발전을 이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약 개발은 시간과 비용과의 싸움이다. 시간이 오래 소요되고, 비용도 천문학적으로 투입되기 때문에 리스크가 매우 크다. 그래서 웬만한 제약사들이 뛰어들기 쉽지 않은 구조다. 하지만 신약 개발이나 자체 기술 경쟁력을 갖지 않으면 앞으로 국내외 시장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일동제약이 계속된 적자를 감수하고도 R&D에 비용을 쏟아붓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일동제약 관계자는 “R&D 등을 통해 자체적인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는 게 굉장히 중요해졌다. 글로벌 무대에서 해외 제약사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신약 물질들을 찾고 발전시켜야 앞으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며 “국내 바이오 기업이나 벤처들이 기술 수출과 바이오시밀러 성공 등의 성과로 세계 무대에서의 가능성을 증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재명 정부 들어 AI 확대와 R&D 비용 지원 증대에 대한 기대감도 증가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 때는 신약 개발에 대한 R&D 비용 지원 등이 줄어든 측면이 있다. 하지만 이번 정부는 ‘AI 3대 강국’을 목표로 삼는 등 AI 관련 지원 확대의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정부에서는 신약 개발을 적극적으로 권하는 분위기가 더욱 강하게 조성되고 있다. 제품화까지 연구개발 지원이 확대될 수 있고, 이런 지원이 신약 개발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2025.06.30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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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대웅제약 '불법 리베이트 의혹' 상급 기관서 재수사 결정

경찰이 대웅제약의 불법 리베이트 영업 의혹과 관련해 재수사를 결정했다. 불입건 종결했던 사건을 다시 들여다보겠다고 나섰다. 경기남부경찰청 수사과는 25일 성남중원경찰서가 맡았던 대웅제약의 ‘불법 리베이트 의혹’ 사건을 도경으로 이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웅제약의 영업직원들이 자사의 신약 처방 등을 대가로 특정 병원을 대상으로 불법 리베이트 영업을 했다는 의혹과 관련한 사건이다. 앞서 대웅제약 관계자로 추정되는 공익신고인 A씨는 2022년 1월부터 2023년 12월까지 2년간 사측의 불법 리베이트 영업 내역이 담긴 보고서를 지난해 4월 국민권익위원회에 공익신고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해당 기간 대웅제약 영업사원 130여명은 병의원 380여곳(의사 200여명 추정)을 대상으로 신약 등 자사의 약품을 사용해달라고 요구하며 그 대가로 리베이트를 제공했다.권익위는 공익신고 내용을 검토한 뒤 지난해 8월 경찰청에 이첩했다. 이후 사건은 경기남부경찰청을 거쳐 같은 해 9월 대웅제약 생산공장이 있는 지역을 관할하는 성남중원경찰서에 배당됐다.그런데 수사를 진행한 경찰은 지난 4월 불입건 종결로 사건을 마무리 지었다. 경찰은 보고서에 나온 병의원 380여곳 중 관내에 있는 15개 병원(의사 18명)을 대상으로 사실관계를 따져봤으나, 접대받은 식사 등의 회당 금액이 10만원을 넘지 않아 약사법에 저촉되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이런 결론 내렸다. 그 이상의 추가 수사는 이뤄지지 않았다.경찰은 사건의 실체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공익신고인 A씨에 대한 직접 조사가 필요했으나 당사자가 거부해 확인에 한계가 있었고, 인력 부족 등의 문제로 다른 관내 병의원까지 조사를 확대하기가 어려웠다고 해명했다.이와 관련 수사가 미진했다는 비판이 나오자 경찰은 재기 수사 결정을 내리면서 이 사건을 상급 기관인 경기남부경찰청으로 이관하기로 했다. 경기남부경찰청은 향후 광역수사단 산하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 또는 형사기동대에 사건을 배당할 방침이다.경찰 측은 결과적으로 아쉬움이 남아서 다시 재수사를 결정했다는 입장이다. 김두용 기자 2025.06.25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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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신약 'P-CAB'이 뭐길래 ‘대세 위장약'으로 우뚝

P-CAB(칼륨 경쟁적 위산분비억제제) 계열의 역류성 식도염 치료제가 제약·바이오업계의 히트상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기존 PPI(프로톤 펌프 억제) 계열 치료제의 단점을 보완하며 소화성궤양용제 시장에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P-CAB 계열의 국내 신약들은 해외 무대로 빠르게 영역을 넓혀나가고 있다. 전 세계 5개 중 국산 신약만 3개 7일 업계에 따르면 3세대 위식도 역류 치료제인 P-CAB 제제는 전 세계를 통틀어 5개에 불과하다. 이중 국산 P-CAB 제제만 3개로 이 분야에서 강점을 내고 있다. 한국은 지난해까지 P-CAB 계열 신약 3개를 출시했다. 2019년 HK이노엔이 국산신약 30호로 ‘케이캡’을 선보였다. 이어 대웅제약이 2021년 34호 신약 ‘펙수클루’를, 2024년 제일약품의 자회사 온코닉테라퓨틱스가 37호 신약 ‘자큐보’를 출시하면서 P-CAB 계열 신약이 3개로 늘었다.P-CAB 계열은 기존 PPI 제제의 단점으로 꼽히는 느린 약효 발현과 식전 복용 등을 개선해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P-CAB 제제는 식사 여부와 관계없이 복용할 수 있고 약효가 더 빠르고 오래 지속돼 밤에도 위산 분비가 조절되는 장점으로 각광받고 있다. 이로 인해 국내 업계 1위인 케이캡은 2019년 첫해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 기준(비급여 제외) 원외처방 실적이 304억원이었지만 출시 2년 만에 처방액 1000억원(1107억원)을 넘겼다. 2024년에는 2000억원에 육박하는 1969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24.4% 성장률을 보였다. 케이캡의 성장에 힘입어 국내 소화성궤양용제 시장에서 P-CAB의 점유율은 2019년 5.8%에서 2024년 22.3%까지 상승했다. 이 기간 PPI 제제의 점유율은 62.5%에서 52.1%로 축소됐다. 현재 이 시장의 규모는 1조3754억원으로 커진 상황이다. 케이캡이 출시됐던 2019년에는 규모가 8001억원에 불과했다. 케이캡이 다케다제약(일본)의 ‘다케캡’과 가비평제약(중국)의 ‘베이웬’이 주도했던 P-CAB 제제 시장에 뛰어들면서 새로운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케이캡은 2015년 중국 제약사 뤄신과 기술수출 계약을 맺으면서 본격적인 해외 진출을 추진해왔다. 이어 멕시코 제약사 카르놋과 중남미 17개국 수출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인도네시아, 태국, 필리핀, 몽골, 싱가포르, 베트남, 말레이시아, 미국, 캐나다 등 총 47개 국가와 수출 계약을 맺었다. 글로벌 시장에서 케이캡 판매가 가장 많이 이뤄지고 있는 국가는 중국인 것으로 알려졌다. HK이노엔 관계자는 “현재 한국을 포함한 48개국에 진출한 상황이고 출시 국가는 15개국이다. 완제품 기준 지난해 수출금액은 81억원 수준이다. 해외 로열티 및 기술수출에 따른 기술료(마일스톤)는 기타 수출 매출로 집계되기 때문에 이보다 더 크다”고 밝혔다. 후발주자 가세, 글로벌 무대 승부처대웅제약의 P-CAB 제제인 펙수클루는 지난해 원외처방 788억원으로 케이캡에 이어서 2위를 차지했다. 대웅제약은 지난 2일 위염 적응증에 대한 건강보험 급여를 획득해 10mg 용량 제품을 출시하고, 7일 국내 P-CAB 신약 최초로 인도 출시를 발표하는 등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대웅제약은 위염 적응증에 대한 급여 확대로 500만명에 달하는 위염 환자들에게 보다 빠르고 효과적인 치료 옵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종근당과 함께 펙수클루 공동 판매를 하고 있는 대웅제약은 연 매출 1500억원 규모의 블록버스터 신약으로 성장시키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7일 인도 출시를 공식화한 대웅제약은 세계 4위 항궤양제 시장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IMS의 2023년 데이터 기준으로 인도는 중국-미국-일본에 이은 세계 4위 시장으로 규모가 1조4000억원을 상회한다. 이로 인해 대웅제약은 인도를 펙수클루의 글로벌 핵심 거점국으로 선정하고, 인도 1위 제약사 선파마와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후 품목허가 신청부터 출시까지 빠른 속도로 진행하며 현지 진출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이번 인도 출시로 한국, 멕시코, 칠레, 에콰도르, 필리핀 등 6개국으로 판매국이 늘어나게 됐다. 이 외에도 19개국에서 품목허가를 신청했고, 5개국과 수출 계약을 체결해 총 30개국에 진출한 상태다. 대웅제약은 2027년까지 100개국 진출을 목표로 글로벌 확장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케이캡이 세운 2028년 100개국 진출보다 1년 빠른 목표다. 변성수 대웅제약 대표는 “기존 위식도 역류질환 치료제와 차별화되는 펙수클루의 장점을 바탕으로 2027년까지 100개국 진출하고, 2030년 1제품-1조원 비전을 달성하는 데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자큐보는 국산 3호 P-CAB 제제로 올해부터 본격적인 매출 경쟁에 합류할 전망이다. 자큐보는 지난해 원외처방 매출 58억원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일에는 물 없이 입안에서 녹여 복용할 수 있는 ‘구강붕해정’ 제형을 개발했다. P-CAB 계열 신약 중에는 케이캡에 이어서 두 번째 구강붕해정 제형이다. 특히 제일약품은 자큐보가 상품 매출 중심에서 신약 확대로 체질 개선을 위한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원제약과 일동제약도 공동 개발을 통한 국내 네 번째 P-CAB 계열 신약을 겨냥하고 있다. 대원제약은 일동제약의 연구개발 자회사 유노비아와 공동 개발 중인 P-CAB 계열과 관련해 연내 임상 3상 진입을 계획하고 있다. 대원제약 관계자는 “소화성궤양용제 시장에서 P-CAB 계열이 대세가 되고 있는 데다 시장도 커지고 있다. 내년에 허가 신청을 한 뒤 2027년 관련 신약의 제품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소화성궤양용제 시장에서 여전히 PPI 제제의 점유율이 높지만 P-CAB 제제로 무게중심이 이동하고 있다. 이런 ‘대세 흐름’에 가세하기 위해 많은 제약업체들이 눈독 들이고 있는 형국이다. 신약 개발만 성공하면 케이캡과 펙수클루처럼 연 매출 1000억원 달성은 무난하다는 평가를 얻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같은 계열의 신약이 계속 출시되면 시장의 경쟁은 치열해지겠지만 흐름이 PPI에서 P-CAB으로 이동하는 대세가 더욱 뚜렷해져 동반 성장의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위와 관련된 질병이 흔하고 돈이 되는 시장이라는 인식이 있어서 많은 제약사들이 뛰어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P-CAB 계열 신약 실적은 세계 무대가 최대 승부처가 될 전망이다. 케이캡은 3조3000억원 규모의 미국 시장에서 임상시험 3상을 완료한 후 품목허가를 위한 절차에 돌입한 상황이다. 케이캡과 펙수클루 모두 글로벌 무대 블록버스터(연 매출 1조원)를 목표로 해외 진출을 적극 타진하고 있다. 김두용 기자 2025.04.08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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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소 건기식 논란' 공정위 가세에 대웅과 종근당 '신중 모드'

다이소의 건강기능식품(건기식) 판매 논란에 공정거래위원회와 소비자단체까지 가세했다. 이에 입점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대웅제약과 종근당건강은 ‘소비자 권리’ 측면에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가 일양약품의 다이소 철수와 관련해 공정거래법 위반 소지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일양약품은 지난달 다이소 전용 건기식을 판매를 출시 5일 만에 철수했다. 대한약사회의 강한 반발 때문이었다. 대한약사회는 최근 입장문을 통해 “제약사가 수십년간 건기식을 약국에 유통하면서 쌓아온 신뢰를 악용해 약국보다 저렴한 가격에 생활용품점으로 공급하고 있는 것처럼 마케팅을 펼치는 데 대해 규탄한다”며 “마치 그동안 약국이 폭리를 취한 것처럼 오인하게 홍보했다”고 밝혔다. 또 일부 약사들이 다이소 납품 제약사의 일반의약품 전량 반품 카드 등을 들이밀자 급기야 일양약품은 다이소 철수를 선언했다. 이로 인해 대한약사회가 공정거래법상 거래상 지위를 남용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공정거래법상 거래상 지위를 부당하게 이용해 다른 사업자의 사업 활동을 방해하는 행위는 금지되고 있다. 다이소는 지난달 24일부터 전국 200여개 매장에서 일양식품과 대웅제약, 종근당건강 건기식 30여종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3000~5000원인 저가의 건기식이 판매되자 약사들 사이에서 약국에서 판매하는 5배가량 비싼 건기식의 매출 하락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다이소 판매와 관련해 대웅제약과 종근당건강 측은 “검토 중”이라며 말을 아끼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일양약품과 달리 공정위 조사 결과를 기다리며 대응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소비자 권리 침해’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이 단체는 ‘건기식 시장에서의 공정거래, 소비자 선택권에 악영향을 주는 약사회 주장 규탄한다’는 성명을 통해 “건기식은 의약품이 아닌 만큼 소비자는 자유롭게 구매할 권리를 가진다”고 주장했다. 단체는 약사회가 정당하지 않은 이유로 합법적인 유통을 제한해 공정한 시장 질서를 해치고, 소비자 권리를 침해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대웅제약과 종근당건강은 난처한 모습이다. 대웅제약은 기존 건기식 브랜드 ‘닥터베어’를 재단장하면서 다이소 입점 영양제 26종을 선보였다. ‘닥터베어’ 브랜드와 관련해 다이소에 집중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기 때문에 입점 철회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또 대웅제약은 자사 건기식을 약국에는 판매하지 않고 있다. 종근당건강도 락토픽 골드와 루테인지아잔틴 2종을 15일분 등으로 소분해 다이소 전용으로 선보이고 있다. 종근당건강은 판매 단가로 따지면 약국과 다이소 제품이 같다는 입장을 펼치고 있다. 다이소에서 판매하는 건기식은 기존 제품과 비교해 성분, 함량, 원산지 등에서 차이를 보인다. 1개월 혹은 15일분 단위로 판매해 가격 부담을 줄였다. 또 최근 성행하는 복합 성분, 프리미엄 제품과는 달리 단일 성분으로 구성해 제품을 세분화했다는 특징이 있다. 이로 인해 다양한 가격과 품질의 제품들을 원하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선택의 폭이 넓어진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약국에서 판매되는 건기식의 매출 비중은 전체 6조원 중 3~4% 정도 수준인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건기식 판매는 온라인 매출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은 데다 다양한 경로로 판매되고 있기 때문에 다이소도 새로운 판매 채널 중 하나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2025.03.1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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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ITC, 균주 도용 관련 메디톡스 아닌 '휴젤 손 들어줬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보툴리눔 톡신(일명 보톡스) 균주 도용 여부를 놓고 벌어진 메디톡스와 휴젤 간의 공방과 관련해 휴젤 측 손을 들어줬다. 휴젤은 11일 메디톡스 측이 제기한 '보툴리눔 톡신 의약품의 미국 내 수입에 관한 불공정 행위에 대한 조사'에서 ITC로부터 '휴젤의 위반 사실이 없다'는 최종 심결(Final Determination)을 받았다고 밝혔다.ITC는 지난 6월 10일에 있었던 예비 심결(Initial Determination)에 대해 재검토한 결과 10일(현지 시각) 휴젤의 관세법 위반 사실이 없다는 결정을 내렸으며 이로써 해당 ITC 조사는 종료됐다. 앞서 ITC는 예비 심결에서도 "메디톡스 측이 제기한 '균주 절취' 주장을 지지하지 않으며, (휴젤 측이) 특정 보툴리눔 톡신 제품 및 그 제조 또는 관련 공정을 미국으로 수입할 경우 미국 관세법 337조에 위반하는 사항은 없다"고 판단했다고 휴젤은 덧붙였다.앞서 메디톡스는 2022년 휴젤이 자사 균주 및 제조 공정을 도용해 보툴리눔 톡신을 만들어 미국에 수출하려 한다는 이유로 휴젤과 휴젤 아메리카, 휴젤의 파트너사인 크로마파마를 ITC에 제소했다.휴젤 관계자는 "메디톡스의 휴젤에 대한 균주 절취 주장에 근거가 없음이 ITC 최종 심결을 통해 밝혀지면서 휴젤의 미국 사업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며 "휴젤은 앞으로도 기업 신뢰도 및 주주 가치를 공고히 할 수 있도록 전사적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며, 미국을 포함한 글로벌 시장에서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이와 관련, 메디톡스는 ITC의 이번 결정에 대해 지식재산권 보호를 위한 모든 조처를 하겠다고 밝혔다.메디톡스 관계자는 "이번 결정은 매우 잘못된 판단이라 생각하며 대응 방안을 검토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강구, 끝까지 진실을 밝히겠다"고 말했다.앞서 메디톡스와 대웅제약의 '보톡스 전쟁' 균주 도용 공방에서는 ITC는 메디톡스의 손을 들어준 바 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10.11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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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 타는 제약계 '이단아' 김정균, '보령 1조 매출'과 '우주시대' 연다

보령이 ‘1조 클럽’ 가입을 목전에 두고 있다. 2024년 매출 1조원을 금융감독원의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할 정도로 자신감이 묻어난다. 보수적인 제약업계의 ‘이단아’로 꼽히는 오너가 3세 김정균 보령 대표이사는 차별화된 신사업 추진 등으로 상위제약사 도약에 시동을 걸고 있다. 국내 항암제 1위, 케이캡 장착 1조 시대 활짝 27일 업계에 따르면 보령은 중견제약사 중 두드러진 실적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김정균 대표는 26일 주주총회에서 직접 2024년 매출 1조원, 영업이익 850억원 목표액을 제시했다. 보령은 상장사로는 드물게 매출을 직접 외부적으로 공시하는 등 사업 포트폴리오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2023년에도 매출 8100억원, 영업이익 610억원 목표를 공시했는데, 이를 달성하며 신뢰를 두텁게 쌓은 바 있다. 보령의 2023년 실적은 매출 8596억원, 영업이익 683억원이었다. ‘1조 클럽’ 가입은 상징적인 의미가 강하다. 명실상부 중견제약사에서 상위제약사로 도약을 알리는 숫자다. 전통의 제약사 중 2023년 기준으로 매출 1조원 달성은 유한양행, 종근당, GC녹십자, 한미약품, 대웅제약, 광동제약 정도다. 바이오 회사까지 범위를 넓히면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도 포함된다. ‘1조 클럽’ 가입은 톱10 제약사로의 도약을 의미하기도 한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보령은 업계의 리딩 컴퍼니로 도약하겠다는 각오다. 제약사업부문을 맡고 있는 장두현 대표이사는 “2024년 더욱 각별한 의미를 갖는다. 적극적인 시장지배력 확대는 물론, 연속적인 혁신을 위한 중장기 기반을 구축하는데 올해 전사적인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8600억원에서 단숨에 매출 1조원 돌파가 가능한 이유는 HK이노엔과 손을 잡았기 때문이다. 보령은 위식도역류질환 치료 부문에서 매출 1위인 케이캡의 공동 판매를 맡았다. 보령 관계자는 “지난해 매출에 케이캡의 연매출 1700억원을 더하면 1조원을 상회하게 된다”며 “보령은 국내 제약사 중 항암제 부문 점유율도 1위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령은 시장 규모가 가장 큰 항암제 분야에서 확고한 전략으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오리지널 브랜드를 인수하는 LBA(레거시 브랜드 인수) 전략으로 입지를 넓혀나가고 있다. LBA는 높은 시장 점유율의 오리지널 의약품을 인수하는 것이다. LBA 품목을 자체 생산하고 제형을 바꾸면서 수익성을 높이는 전략이다. 보령은 2007년부터 항암제 전담팀을 운영해왔고, 2020년에는 부문급으로 확대하는 등 전문화된 항암제 조직을 갖추고 있다. 지난 2021년 혈액암 전문그룹에 이어 2024년 폐암팀이 신설되기도 했다. 김정균 대표는 “수입 의존이 큰 필수 항암제를 LBA 전략으로 국내 생산을 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산업공학 전공 김정균, 차원 다른 우주사업 열망 김정균 대표는 제약사 오너가로는 이례적인 공대 출신이다. 미국 미시건대 산업공학과를 졸업했다. 공학도인데다 가끔 할리 데이비슨 오토바이를 타고 회사에 출근할 정도로 행보가 남다르다. 시원한 헤어 스타일도 트레이드마크로 자리 잡았다. 1985년생의 젊은 최고경영자(CEO)답게 새로운 시도들도 돋보인다. 임직원, 주주, 관계자들과의 소통에도 열린 자세를 보이고 있다. 업계의 다른 CEO와는 달리 매년 ‘CEO 편지’ 통해 ‘우리가 하는 일’, ‘보령이 바라보는 기회들’, ‘기업가치 제고’ 등과 관련해 개인적인 견해를 솔직하고 상세하게 밝히고 있어 주목을 끈다. 특히 제약업과는 차원이 다른 우주사업을 신사업으로 콕 찍어 새로운 기회를 엿보고 있다. 우주사업 열망은 인류의 우주 개척 흐름과 맞닿아있다. 2022년 우주 헬스케어 사업 진출을 알린 보령은 지난해 공고한 파트너십을 구축하며 기회를 발전시키고 있다. 2023년 미국 우주기업인 액시엄 스페이스와 합작사 설립 계약을 맺었고, 올해 1월 설립 절차를 마치며 ‘브랙스 스페이스’의 출범을 알렸다. 김 대표는 “미 항공우주국(NASA) 및 글로벌 주요 우주기업과 함께 전략적인 협업체계를 만들어가고 있다”며 “2024년은 파트너들과 ‘인류의 우주장기체류’에 대한 해결책을 본격적으로 함께 찾아가게 되는 시발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 했다. 김 대표는 2008년 이후 중단됐던 대한민국 우주인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나아가 우주에 우리나라의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밝힐 정도로 우주사업에 대한 원대한 포부를 품고 있다. 김 대표는 제약과 우주 관련 사업을 '투트랙'으로 설정하며 보령을 키워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제약과 우주 사업으로 ‘인류 건강에 꼭 필요한 회사’가 되는 게 김 대표가 정한 보령의 미래 방향성이다. 업계 관계자는 “우주사업은 당장 성과를 낼 수 있는 분야는 아니지만 도전적이고 진취적인 오너가의 의지가 느껴지는 사업”이라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03.28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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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사 영업이익 1위' 종근당, 이장한표 신사업 확장 속도

신약 개발 성과를 앞세운 종근당이 지난해 전통의 제약사 중 가장 많은 영업이익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1952년생으로 용띠 경영자인 이장한 종근당 회장은 올해도 신사업 확대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의 분석에 따르면 2023년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에서 종근당이 제약사 중 가장 많은 영업이익을 수확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이익이 2304억원으로 추정되고 있고, 이는 전년 대비 109.6%나 증가한 것이다. 매출 추정치는 1조6404억원으로 전년 대비 10.2% 늘어났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023년 영업이익 부문에서 제약사 2위는 한미약품으로 2118억원이고, 대웅제약은 1236억원 수준이다. 영업이익이 대폭 증가한 건 신약 후보물질 CKD-510 기술수출 덕분이다. 아직 실적 발표 전이지만 지난해 4분기에 기술수출 마일스톤 1000억원 이상이 영업이익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가 유전병’으로도 알려진 샤르코-마리-투스병의 치료제로 개발 중인 CKD-510의 기술수출 규모는 1조7302억원으로 글로벌 제약기업 노바티스와 계약을 체결했다. CKD-510은 다양한 염증성 질환에 영향을 미치는 효소를 억제하는 물질이다.이는 종근당의 연구개발(R&D) 사상 최대 성과로 꼽힌다. 종근당은 계열사 종근당바이오의 보툴리눔 톡신제제 기술수출을 제외하면 최근 5년 동안 이렇다 할 신약 개발 성과를 올리지 못했다. 그러다 지난해 제약업계 최대 규모의 기술이전 계약으로 ‘잭팟’을 터트렸다. 이런 R&D 성과에 고무된 종근당은 신사업을 더욱 확장해 지속가능한 성장을 추구할 계획이다. 이장한 회장은 ‘불가능은 없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R&D에 더욱 집중해 새로운 전환점을 만들겠다는 각오다. 이 회장은 차세대 성장동력 분야인 세포·유전자 치료제(CGT), 항체-약물 접합체(ADC) 등의 신규 모달리티(치료 접근법)를 적극적으로 창출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2일 신년사를 통해 "미래 성장을 주도할 종근당만의 제약 기술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CGT, ADC, 항체 치료제 등 신약 개발 패러다임에 맞는 신규 모달리티를 창출해 종근당 연구개발 성과의 가치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여기에 개량 신약, 일반의약품, 디지털 치료제 등 다방면으로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효종연구소 설립 이후 종근당의 R&D 투자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19년 986억원, 2020년 1467억원, 2021년 1635억원, 2022년 1813억원을 투자하며 신약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국내 제약업체 중 가장 많은 24건의 임상을 승인 받기도 했다. 종근당은 2019년 매출 첫 1조원을 돌파한 뒤 계속해서 ‘1조 클럽’을 유지하고 있다. 신약 개발 성과에 따라 ‘2조 클럽’ 가입도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을 낳고 있다. 종근당 관계자는 “‘불가능은 없다’는 신념으로 신약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고, 앞으로 이런 기조가 계속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01.0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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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콜마 글로벌 시장 성적표의 열쇠 '케이캡', 2028년 연매출 1조 겨냥

HK이노엔이 한국콜마 글로벌 시장 성적표의 결정적 열쇠가 될 전망이다. 윤상현 한국콜마홀딩스 부회장이 역대 최대 규모의 인수자금을 베팅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HK이노엔은 국내 30호 신약인 케이캡을 보유하고 있다. 위식도역류질환 신약인 케이캡은 국내 신약 중 최소 기간 1000억원 매출을 달성하는 등 빠르게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지난 10일에는 동남아 최대 시장인 인도네시아 출시도 알렸다. 케이캡은 한국을 포함해 중국, 멕시코, 인도네시아 등에 연이어 출시되면서 시장 진출 속도를 높이고 있다. 올해 하반기 중 싱가포르에 출시될 예정이다. 이어 페루, 콜롬비아, 태국,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허가 심사 중에 있어 해외 진출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한국콜마가 인수 당시 HK이노엔에 투자한 인수금액은 1조3000억원에 달한다. 국내 제약사 최대규모의 인수합병이다. HK이노엔은 케이캡을 무기로 그 가치를 증명하고 있다. HK이노엔은 2023년 기준으로 미국, 캐나다, 중국, 브라질 등에 1조원 이상의 기술수출에 성공했다. 2028년까지는 유럽 포함 100개국 수출, 연매출 1조원 달성을 목표로 내걸고 있을 만큼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HK이노엔은 2019년 한국에서 케이캡을 출시했고, 지난해 세계 소화성궤양용제 시장 1위 규모인 중국에도 진출했다. 이어 케이캡은 몽골, 필리핀과 함께 중남미 의약품 시장 규모 2위 국가인 멕시코에도 진입했다. 케이캡은 현재 한국 포함 6개 국가에서 처방되고 있다. 기술수출이나 완제품 수출 형태로는 총 해외 35개 국가에 진출했다. 곽달원 HK이노엔 대표는 "동남아시아 소화성궤양용제 시장은 연평균 약 6%씩 성장하는 고부가가치의 시장"이라며 "동남아시아 최대 시장인 인도네시아에 케이캡을 출시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특히 HK이노엔은 해당 분야 세계 규모 1위인 중국 시장에서 케이캡의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올해 3월 중국 보험이 적용되면서 본격적인 매출이 발생하기 시작했고, 3분기부터 로열티를 수령할 예정이다. HK이노엔 관계자는 “중국의 31개 성에 대한 등록을 모두 완료했고, 종합병원에도 순차적으로 등록 중”이라며 “연내 종합병원 80% 이상 등록이 목표”라고 밝혔다. 케이캡은 지난해 국내에서만 연간 1300억원이 넘는 원외처방 실적을 기록했다. 올해는 1~5월 국내 누적처방 실적이 607억원이고, 5월에만 130억원을 달성하는 등 계속 성장하고 있다. 신약 중 최단기간 내 매출 1000억원을 달성한 블록버스터가 된 이유는 분명하다. 케이캡만의 강점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의 패러다임 전환을 주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프로톤 펌프 억제제(PPI) 계열이 주류였지만 케이캡은 칼륨 경쟁적 위산분비 억제제(P-CAB) 계열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HK이노엔 측은 “케이캡은 빠른 약효 발현, 식전·식후 상관없이 투약이 가능하다는 강점이 있다”며 “기존 PPI계열 제품과 달리 약물 상호작용 우려가 적은 점 등으로 기존 계열의 한계를 극복한 점에서 실제 의료환경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웅제약도 국내 34호 신약인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펙수클루의 허가로 시장을 공략하며 케이캡의 경쟁사로 떠오르고 있다. HK이노엔 관계자는 “케이캡은 국내 P-CAB계열 제품 중 가장 많은 5가지 적응증을 보유하고 있고, 모든 적응증이 보험 급여에 적용되는 등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며 “신약의 성공을 뒷받침하는 건 데이터인데, 케이캡은 관련 임상 논문 48건으로 압도적으로 많다”고 강조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07.17 0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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