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8회 실점에 분위기 넘어가…'추가합격' 윤동희, 3안타로 이유 증명했다 [야구 박용택 관전평]
한국 야구 대표팀은 지난 2일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만과의 조별리그 2차전에서 0-4로 패했다. 비록 영봉패했지만, 투수진은 전반적으로 나쁘지 않았다. 선발로 나온 문동주(한화 이글스)는 4이닝 동안 3피안타 1볼넷 2탈삼진 2실점(2자책)을 기록하고 투구를 마쳤다.실점은 총 두 차례 나왔다. 1회 말 대만 선두타자인 쩡종서에게 좌중간 2루타를 맞은 문동주는 후속 타자 린즈웨이와 린리를 범타 처리했다. 하지만 2사 후 유리한 카운트에서 4번 리안커에게 던진 변화구가 실투성 높은 코스로 들어간 게 3루타가 돼 첫 실점으로 이어졌다.
이어 4회 말에는 1사 후 리안커가 내야 안타로 출루했고, 우녠팅이 볼넷을 얻어 문동주를 압박했다. 문동주는 리하오위를 우익수 뜬공으로 잡았지만, 션하오웨이 타석 때 폭투가 나오면서 허무하게 추가 실점을 기록했다. 그래도 전체적으로는 제 역할을 다 해줬다고 평가할 수 있었다.이어 박세웅(롯데 자이언츠)이 올라왔을 때 위기 상황도 있었다. 문동주에 이어 5회 말 등판한 박세웅은 선두 타자 린즈하오에게 우전 안타를 맞았다. 3루 땅볼과 좌익수 플라이를 유도해 이닝을 마치는 듯 했지만, 2사 후 린즈웨이에게 사구를, 린리에게 볼넷을 내줘 만루 위기를 맞았다. 대량 실점 위기를 최지민(KIA 타이거즈)이 잘 막아줬다. 그 다음 이닝에도 위기가 찾아 왔지만, 박영현(KT 위즈)이 완벽한 투구를 보여줬다. 6회 말 2사 2·3루 위기에 등판해 1과 3분의 1이닝을 완벽하게 틀어 막았다.다만 이후 분위기가 완전히 넘어갔다. 고우석(LG 트윈스)가 8회를 막은 후 2점 차 점수를 지키면서 마지막 이닝을 맞이해야 했다. 그러나 2루타와 사구, 2타점 적시타로 2실점이 더해지면서 경기 분위기가 대만으로 완전히 넘어간 점이 아쉽다.
투수진에 분전한 선수가 많은 것과 달리 결과적으로 오늘 타선은 못했다고 평가할 수밖에 없다.대표팀의 대만전 빈공에서 키 포인트는 강속구 투수 공략 실패에 있다. 이날 경기 대만 투수들은 전체적으로 모두 빠른 공 위주 투구를 가져갔다. 대신 변화구가 위력적이지 않았다. 한국 대표팀 타자들로서는 처음 보는 투수들의 변화구였는데, 낯선 상황이었는데도 변화구에 헛스윙이 많이 나올 정도로 위력적인 공들이 아니었다.그래서 대만 마운드 공략의 핵심은 빠른 공이었다. 그들이 던지는 카운트 잡는 빠른 공에서 해결해야 했다. 그런데 우리 타자들이 그 빠른 공을 지켜보기만 하거나, 계속 스윙 타이밍이 늦어 파울 타구가 연이어 나왔다. 빠른 공을 해결하지 못한 게 결국 타선 흐름을 답답하게 만든 것 같다.
비록 패했지만 2경기 연속 활약해준 윤동희(롯데)의 성적은 짚을만 하다. 경기 초반 대표팀 타선이 린위민(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산하 더블A 소속)을 상대로 꽁꽁 막혀 있을 때, 정말 잘 맞은 타구를 두 개나 만들어냈다. 여기에 마지막 타석에서도 안타를 생상, 총 3안타를 때려냈다. 윤동희는 이번 대표팀에서 마지막까지 정말 많이 고민해 뽑아 합류하게 된 선수였다. 타석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서 왜 그를 뽑아줬는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윤동희 외에도 최지훈(SSG 랜더스)도 타석에서 계속 보여주는 모습이 좋았다. 노시환(한화 이글스)도 어제 경기 네 타석에 나와 출루와 장타를 기록했다. 1회 초 볼넷을 기록했고, 8회 때는 중견수 쪽 2루타도 하나 쳐냈다. 사실 이번 시즌 KBO리그를 대표하는 강타자인 만큼 좀 더 큰 타구가 나왔으면 좋겠다는 기대는 있었다. 그래도 나름 계속해서 기본적으로 해줘야 하는 역할을 다 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아쉬운 선수를 굳이 꼽자면 리드오프 김혜성(키움 히어로즈)이다. 오늘 경기에서 결과적으로 뭔가 적극적이지 못한 모습이 있었다. 결국 출루하지 못했다. 강백호(KT) 역시 4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감은 조금 있었다. 두 선수에게 책임이 있다기보다는, 그만큼 기대가 큰 선수들이었다고 말하고 싶다.박용택 KBS N 스포츠 해설위원정리=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10.03 05: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