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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전반기 홈런 1위, 홈런더비 나란히 우승→최초 기록까지 갈아 치울까

한·미 전반기 홈런왕들이 '홈런왕 대관식'을 일찌감치 치렀다. 홈런더비 우승으로 '홈런 트로피'를 우선 하나 추가한 것이다. 칼 롤리(29·시애틀 매리너스)는 15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트루이스트파크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MLB) 올스타 홈런 더비 결승에서 주니어 카미네로(탬파베이 레이스)와 맞대결을 펼쳐 우승을 차지했다. 롤리는 총 18개 홈런을 쳐 카미네로(15개)를 제압했다.롤리는 2분 또는 27구를 던지는 동안 홈런을 쳤고, 이후 3아웃이 될 때까지 공을 공략하는 보너스 구간에서도 425피트(129.5m) 비거리 홈런을 쳐 아웃 카운트 1개를 더 번 그는 총 18개 홈런으로 정상에 섰다. 롤리는 1라운드에서 17개로 공동 4위를 기록했으나, 준결승에서 크루즈를 19-13으로 이기고 결승에 진출했다. 결승에서 카미네로마저 이기고 상금 100만 달러(14억원)를 손에 넣었다.MLB 공식 홈페이지인 MLB닷컴에 따르면 "홈런 더비에서 포수가 우승한 건 롤리가 처음"이라고 소개되었다. 하지만 롤리가 역대 최초를 노리는 건 올스타전 홈런 더비 우승만이 아니다. 롤리는 올해 전반기 94경기에 출전해 타율 0.259 38홈런 82타점 OPS(출루율+장타율) 1.010을 기록했다. 홈런과 타점에서 MLB 전체 1위에 올랐다. MLB 포수 역대 최다 홈런 기록인 48개(2021년 살비 페레즈) 경신을 눈앞에 둔 상황. 이뿐 아니라 2022년 애런 저지가 기록한 아메리칸리그 단일 시즌 최다 홈런 기록(62개) 경신도 충분히 가능성 있다. 한국에서는 르윈 디아즈가 홈런 더비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그는 11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5 KBO 올스타 프라이데이 홈런더비 결승에서 우승했다. 예선전에서 11개의 홈런을 기록하며 1위로 통과한 그는 결승에서 8개의 홈런을 쳐 박동원(LG 트윈스)을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디아즈는 우승 상금 500만원과 삼성 갤럭시 S25 울트라를 받았으며, 비거리 135.7m의 홈런으로 비거리상까지 수상했다.디아즈는 "생애 첫 홈런더비에서 우승해서 너무 기쁘다"라고 소감을 전하며, 상금은 아내에게 맡겼다고 밝혔다. 그는 대전 신구장이 자신의 타격 스타일에 불리한 구장임에도 불구하고 최선을 다해 임했다고 전했다. 현재 디아즈는 홈런 29개로 리그 1위에 올라 있으며, "목표 홈런 숫자는 정해두지 않았다. 건강한 몸 상태로 팀이 이기는 데 일조하는 게 목표"라고 각오를 다졌다.디아즈도 최초의 기록에 도전한다. 디아즈가 이 홈런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올 시즌 47개의 홈런을 때려낼 수 있다. 이는 2015년 야마이코 나바로가 기록한 한 시즌 삼성 외국인 선수 최다 홈런(48개)과 비슷한 기록을 세울 수 있다. 몰아치기가 능한 디아즈로선 충분히 넘볼 수 있는 기록이기도 하다. 디아즈는 "숫자는 정해두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숫자를 의식하지 않는다고 하면서도 그는 "목표에 제한을 걸어두고 싶지 않다"고 덧붙였다. 그는 "건강한 몸 상태로, 팀이 이기는 데 일조하는 게 내 목표다"라며 "(홈런) 몇 개를 더 때리든 감사할 것 같고, 이를 위해 더 열심히 하겠다"라고 다짐했다. 윤승재 기자 2025.07.16 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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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기 홈런 1위→홈런 대관식 찜?' 한·미 홈런 1위, 나란히 홈런더비 우승 [AI 스포츠]

한·미 전반기 홈런왕들이 '홈런왕 대관식'을 일찌감치 치렀다. 홈런더비 우승으로 '홈런 트로피'를 우선 하나 추가한 것이다. 칼 롤리(29·시애틀 매리너스)는 15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트루이스트파크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MLB) 올스타 홈런 더비 결승에서 주니어 카미네로(탬파베이 레이스)와 맞대결을 펼쳐 우승을 차지했다. 롤리는 총 18개 홈런을 쳐 카미네로(15개)를 제압했다. 롤리는 2분 또는 27구를 던지는 동안 홈런을 쳤고, 이후 3아웃이 될 때까지 공을 공략하는 보너스 구간에서도 425피트(129.5m) 비거리 홈런을 쳐 아웃 카운트 1개를 더 번 그는 총 18개 홈런으로 정상에 섰다. 롤리는 1라운드에서 17개로 공동 4위를 기록했으나, 준결승에서 크루즈를 19-13으로 이기고 결승에 진출했다. 결승에서 카미네로마저 이기고 상금 100만 달러(14억원)를 손에 넣었다.MLB 공식 홈페이지인 MLB닷컴에 따르면 "홈런 더비에서 포수가 우승한 건 롤리가 처음"이라고 소개되었다. 하지만 롤리가 역대 최초를 노리는 건 올스타전 홈런 더비 우승만이 아니다. 롤리는 올해 전반기 94경기에 출전해 타율 0.259 38홈런 82타점 OPS(출루율+장타율) 1.010을 기록했다. 홈런과 타점에서 MLB 전체 1위에 올랐다. MLB 포수 역대 최다 홈런 기록인 48개(2021년 살비 페레즈) 경신을 눈앞에 둔 상황. 이뿐 아니라 2022년 애런 저지가 기록한 아메리칸리그 단일 시즌 최다 홈런 기록(62개) 경신도 충분히 가능성 있다. 한국에서는 르윈 디아즈가 홈런 더비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그는 11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5 KBO 올스타 프라이데이 홈런더비 결승에서 우승했다. 예선전에서 11개의 홈런을 기록하며 1위로 통과한 그는 결승에서 8개의 홈런을 쳐 박동원(LG 트윈스)을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디아즈는 우승 상금 500만원과 삼성 갤럭시 S25 울트라를 받았으며, 비거리 135.7m의 홈런으로 비거리상까지 수상했다. 디아즈는 "생애 첫 홈런더비에서 우승해서 너무 기쁘다"라고 소감을 전하며, 상금은 아내에게 맡겼다고 밝혔다. 그는 대전 신구장이 자신의 타격 스타일에 불리한 구장임에도 불구하고 최선을 다해 임했다고 전했다. 현재 디아즈는 홈런 29개로 리그 1위에 올라 있으며, "목표 홈런 숫자는 정해두지 않았다. 건강한 몸 상태로 팀이 이기는 데 일조하는 게 목표"라고 각오를 다졌다.디아즈도 최초의 기록에 도전한다. 디아즈가 이 홈런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올 시즌 47개의 홈런을 때려낼 수 있다. 이는 2015년 야마이코 나바로가 기록한 한 시즌 삼성 외국인 선수 최다 홈런(48개)과 비슷한 기록을 세울 수 있다. 몰아치기가 능한 디아즈로선 충분히 넘볼 수 있는 기록이기도 하다. 디아즈는 "숫자는 정해두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숫자를 의식하지 않는다고 하면서도 그는 "목표에 제한을 걸어두고 싶지 않다"고 덧붙였다. 그는 "건강한 몸 상태로, 팀이 이기는 데 일조하는 게 내 목표다"라며 "(홈런) 몇 개를 더 때리든 감사할 것 같고, 이를 위해 더 열심히 하겠다"라고 다짐했다. 윤승재 기자 2025.07.15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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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라클 두벤저스 어셈블' 김재호 마지막 날, 정수빈·양의지·김재환이 힘내서 더 빛났다 [IS 피플]

"(김)재호 형이 선수로서 마지막 날인데, 이렇게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김재호의 은퇴식 날, 양의지의 솔로포와 적시타로 끝까지 상대를 추격했고, 김재환의 3점포로 승부를 뒤집었다. '미라클 두산'의 주역들이 빛난 경기였다. 두산은 지난 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뱅크 KBO리그 KT 위즈와의 홈 경기에서 8-7 역전승을 거뒀다. 이날은 김재호의 은퇴식이 있는 날이었다. 2004년부터 지난해까지 21년간 두산에서만 뛴 김재호를 위해 두산은 이날 그를 은퇴 선수 특별 엔트리에 등록해 선발 출전시키고, 경기 중 은퇴 퍼포먼스와 대관식, 경기 후 공식 은퇴식이라는 성대한 은퇴 행사를 준비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역시 '승리'였다. 그래야 경기 후 은퇴식의 분위기가 살고, 물러나는 선배도 기분 좋게 후련하게 작별 인사를 건넬 수 있다. 두산은 경기 후반까지 어려운 승부를 펼쳤다. 1회 선취점을 올렸지만 경기 중반 역전을 허용했고, 5회 정수빈의 적시타와 6회 양의지의 솔로포로 추격했지만, KT도 다시 달아나며 좀처럼 점수차가 좁혀지지 않았다. 그러나 두산은 경기 막판 극적으로 점수를 뒤집었다. 3-6으로 끌려가던 8회, 5득점으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역전승의 중심엔 '미라클 두'의 원조, 정수빈, 양의지, 김재환이 있었다. 선두타자 정수빈이 볼넷으로 출루한 가운데, 이어진 무사 1, 2루에서 양의지의 적시타로 1점을 따라 붙었다. 이후 김재환의 3점 홈런이 터지면서 8-6으로 역전, 9회 1점을 내줬지만 리드를 끝까지 지켜내며 승리했다. 세 선수와 김재호는 '미라클 두산'의 경험자들이다. 정규시즌 3위에서 한국시리즈(KS) 역전 우승을 일군 2015년의 기적을 함께 했고, 2016, 2019년 통합우승을 같이 일궜다. 최근 잠시 주춤한 '미라클 두산'의 면모를 이날 원조들이 일깨우면서 값진 승리를 낚았다. 경기 후 양의지와 김재환도 "김재호의 은퇴식을 위해" 반드시 승리해야 했다고 입을 모았다. 양의지는 "오늘은 (김)재호 형의 은퇴식이 있는 날이라 선수단 모두가 평소보다 더 똘똘 뭉쳤다"라고 돌아봤다. 김재환 역시 "(김)재호 형이 선수로서 마지막 날에 이렇게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다. 오늘 기쁜 마음으로 보내주고 싶었다"라고 말하며 미소 지었다.김재호 역시 기분 좋게 떠났다. 이날 은퇴식에서 은퇴사를 낭독한 그는 "이렇게 선배를 좋게 떠나 보내고 싶은 후배들의 마음을 또 오늘 받고 가서 두 배로 기쁜 은퇴식이 된 것 같다. 후배 여러분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라며 웃으면서 그라운드를 떠났다. 잠실=윤승재 기자 2025.07.07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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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 엔트리에 경기 도중 대관식까지, 통크게 합의한 KT "제자에게 특별한 추억이 된다면야"

"(김)재호에게 기억에 남는 (은퇴)경기가 된다면, 우리 팀은 괜찮다."은퇴 선수 특별 엔트리, 해당 선수와 팀을 응원하는 팬이라면 당연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상대 팀으로선 난감할 수도 있는 제도다. '특별 엔트리' 선수 한 명이 추가되는 상황이고, 경기 중 특별 퍼포먼스로 경기가 지연된다면 하염없이 지켜봐야 하는 상대 팀 입장에선 곤란할 수도 있다. 그렇기에 양 팀의 합의가 충분히 이뤄져야 한다. KT 위즈는 두산 베어스와의 대화와 이해 끝에, 떠나는 김재호를 화려하고 뜻깊게 보내줬다. 김재호는 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KT 위즈의 경기에서 공식 은퇴식을 가졌다. 이날 김재호는 은퇴 선수 특별 엔트리에 등록돼 6번 타자·유격수로 선발 출전, 잠실의 만원 관중(2만3750명)의 뜨거운 박수와 환호를 받으며 그라운드에 등장했다. 이후 그는 1회 초 2아웃에 박준순과 교체돼 그라운드를 떠났다. 떠날 때에도 그는 유니폼 전달식에 이어 선수 한 명 한 명과 인사를 나누고 팬들에게도 작별 인사를 건넨 뒤 더그아웃으로 들어갔다. 특별한 추억을 위해 1회는 꽤 길게 진행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KT 선수단은 말없이 '선배' 김재호의 특별 퍼포먼스를 기다리며 축하했다. 두산 조성환 감독대행은 경기 전 인터뷰에서 "이강철 KT 감독님이 (은퇴 선수 특별 엔트리와 은퇴 퍼포먼스를) 흔쾌히 허락해줬다. 이강철 감독님이 '(김)재호를 기억에 남게 보내줄 수 있는 방법이 있으면 우리 팀은 괜찮다'고 하셨다"라고 전했다. 두산 코치 시절(2017~2018년) 김재호와 함께 했던 이강철 감독도 "레전드 대우를 받으며 은퇴"하는 제자의 은퇴 퍼포먼스를 흔쾌히 허락했다. 김재호 역시 경기 후 은퇴사를 통해 "오늘 저의 은퇴경기와 은퇴식을 위해 많은 배려를 해주신 KT 이강철 감독님, 코칭스태프, KT 선수 여러분께 고개 숙여 감사드린다"라며 인사했다. KT 역시 지난달 '은퇴 선수 특별 엔트리'를 활용한 경험이 있다. 6월 1일 박경수 퀄리티 컨트롤(QC) 코치의 은퇴식 때였다. 당시 KT는 9회 초 수비 교체를 통해 박경수를 경기에 투입시켰고, 1이닝을 소화하게 했다. 이때 역시 KT는 상대 팀이었던 KIA 타이거즈에 양해를 구해 박경수를 특별 엔트리에 넣고 준비된 은퇴 퍼포먼스까지 진행할 수 있었다. 이런 경험이 있기에, KT도 흔쾌히 두산의 요청을 들었다. 은퇴 선수 특별 엔트리는 레전드를 향한 예우를 위해 지난 2021년 신설됐다. 단순한 은퇴식을 넘어 팬과 선수에게 뜻깊은 추억을 선사하는 순기능을 해왔다. 그 의도를 모두가 잘 알기에, 상대 구단 역시 적극적으로 동참하며 프로야구만의 뜻깊은 문화를 만들어내고 있다. 잠실=윤승재 기자 2025.07.07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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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 김재호, 지도자 김재호 그리고 52번 김재호 [IS 스타]

"많은 사람이 김재호의 야구를 사랑했구나."'천재 유격수' 김재호(40)가 지난 6일 잠실 KT 위즈전에서 은퇴식을 가졌다. 은퇴 기자회견에서 그는 선수로서, 그리고 지도자로서의 김재호에 대해 설명하며 21년간의 선수 생활을 돌아봤다. 2004년 1차지명으로 두산베어스에 입단한 김재호는 2024시즌까지 21년 통산 1793경기에서 타율 0.272(4534타수 1235안타), 54홈런, 600타점을 기록했다. 베어스 원 클럽맨으로 구단 역대 최다 경기출장 및 유격수 최다 안타, 타점, 홈런 등 각종 기록 꼭대기에 이름을 남겼다.은최하는 김재호는 "2015년 우승했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초등학교 이후에 우승을 한 적이 없었다. 2015년도엔 앞서 흘린 눈물을 보상받는 행복의 눈물을 많이 흘렸던 순간이었다"라고 회상하면서 "두산은 처음엔 나를 택해줬고, 추후엔 내가 선택한 팀이다. 좋은 선수들을 만나 좋은 경험을 하게 해준 팀이다. 죽을 때까지 남을 것 같다"라고 회상했다. 선수 김재호두산의 조성환 감독대행은 선수 시절엔 다른 팀(롯데 자이언츠)에서 인연을 맺지 못했다. 조성환 대행은 "(김)재호는 기억할지 모르겠지만, 선수 시절 '함께 키스톤 콤비 호흡을 맞췄으면 좋겠다'라고 한 적이 있다. 그 정도로 욕심이 나는 선수였다"라고 회상했다. 2017년부터 2년간 두산에서 함께 했던 이강철 KT 위즈 감독도 "선수들에게 표본이 되는 선수였다. (적으로 만났을 땐) 짜증 날 정도로 수비를 잘했던 선수"라고 극찬한 바 있다. 김재호는 "(선수 시절인 21년간) 우여곡절이 많았던 것 같다. 선수 생활을 하면서 좋았던 시기보다 안 좋았던 시기가 더 길었던 선수라고 생각한다"라면서도 "좋았던 그 짧은 시간들이 많이 성장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힘든 시간 모두 내 자산이라고 생각하고, 야구 속에서 많은 걸 깨닫고 많은 걸 배웠다. 21년간 좋았던 인생인 것 같다"라고 돌아봤다. 김재호는 은퇴식 날 출근을 하면서 많은 팬을 봤다고 말했다. "사인을 다 못 해 드려서 죄송하다. 스케줄이 빡빡했다"라며 아쉬워한 그는 "은퇴하고 나서 많은 팬이 사랑해 줬다는 걸 느꼈다. 선수 땐 '나는 다른 선수에 비해 인기가 없다'라는 생각을 했는데, 은퇴하고 나서 보니, '많은 사람이 김재호의 야구를 사랑했구나'라는 걸 느껴서 뭉클했다"라고 덧붙였다. 천재 김재호김재호의 별명은 '천재 유격수'다. 빠른 타구 판단과 안정적인 수비, 노련한 팀 배팅으로 팀이 7년 연속(2015~2021년) 한국시리즈(KS)에 오르고 세 번의 우승을 거두는 주역이 됐다. 커리어 초반 손시헌 등 선배들의 그늘에 가려져 빛을 보지 못했지만, 탄탄한 수비를 앞세워 2010년대 두각을 드러내며 마침내 우승 주역까지 떠올랐다. 하지만 그 뒤엔 남모를 노력이 있었다. 조성환 대행은 "수비 훈련할 때 김재호보다 더 진지하게 하는 선수는 아직 없었다"라며 "많은 내야수가 '김재호처럼 하고 싶다'고 얘기를 하는데, 그럴 때마다 '김재호보다 더 열심히 하라'는 이야기를 했다"고 돌아봤다. "그만큼 김재호가 자신의 이름(명성)을 지키기 위해 열심히 달려온 게 아닐까"라고 덧붙였다. 이를 들은 김재호는 "맞다"라며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인정하면서도, "노력은 무조건 많이 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 훈련하면서 본인이 얼마나 느끼고 생각하는 야구를 하느냐가 '노력'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자신의 의견을 전했다. 선배로서 후배들에게 조언을 해야 할 때는 "더 진지하게 훈련에 임했고, 행동으로 많이 보여주려고 했다"고 말했다. 지도자 김재호현재 그는 해설위원과 함께 야구 예능 '불꽃야구'에 출연해 제2의 야구 인생을 살고 있다. '지도자' 커리어에 대한 욕심은 없을까. 그는 "야구 선수라면 지도자는 당연히 해보고 싶은 위치(직업)라고 생각하지 않을까"라며 솔직하게 인정했다. 김재호는 현재에 최선을 다하면서 지도자의 꿈을 키우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지금 조금 다른(예능) 야구를 하고 있지만, 이 속에서도 교훈을 찾고 있다"라며 "함께 뛰는 선수들이 모두 야구를 잘했던 선배들이다. 옆에서 지켜보면서 그들이 어떤 루틴으로, 어떤 훈련을 하는지 보고 배우고 있다. 지도자로 가기 전 배울 수 있는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한다"라며 다음 스텝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들 김재호21년간 달려온 선수 생활. 가장 기억에 남는 사람은 역시 가족들이었다. 그는 "부모님께 감사드린다"라며 "(지난해 돌아가신) 아버지 앞에서 은퇴식을 하지 못해 아쉽다. 아버지 덕분에 야구를 할 수 있었는데, 내가 은퇴하는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하고 먼저 가셔서 마음에 걸린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아내도 내 옆에서 고생을 정말 많이 했다. 감사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라고 전했다. 이날 김재호는 경기에 앞서 가족들과 함께 시구자로 나섰다. 아내와 자녀 3명과 함께 그라운드에 나온 김재호는 가족, 팬들과 뜻깊은 시간을 보냈다. 52번 김재호은퇴식 당일, 김재호는 은퇴 선수 특별 엔트리로 등록, 6번 타자·유격수로 선발 출전까지 했다. 김재호는 출전을 위해 경기 전 훈련까지 받았다. 김재호의 선발 출전을 결정한 조성환 감독대행은 여타 은퇴 특별 엔트리 선수들이 그러했듯이 "바로 교체를 할 것이냐"는 질문에 확답을 내리지 않았다. "상황을 봐서 교체할 생각이다"라며 말을 아꼈다. 이유가 있었다. 1회 선발 라인업 소개와 함께 그라운드에 나선 김재호는 1회 2아웃 상황에서 박준순과 교체됐다. 그리고 그는 '민무늬 등번호' 유니폼을 입고 나온 박준순에게 자신의 '52번' 유니폼을 건넸다. 자신의 뒤를 이어달라는 '대관식'이자 '당부'의 퍼포먼스를 펼친 것이다. 김재호는 "52번 유니폼은 내게도 큰 의미가 있다. 이 등번호를 달고 주전으로 도약해 우승을 이루는 등 각별하다"라며 "(박)준순이는 물론 (이)유찬이, (오)명진이 등 후배들이 내야를 지키고 있다. 이들 모두가 두산 베어스를 대표하는 선수로 성장하길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잠실=윤승재 기자 2025.07.07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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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의 헌사 'B.E.A.R.S' 김재호다웠던 마지막 길, "영원한 천재 유격수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IS 잠실]

그라운드 위 다이아몬드, 유격수 자리에 김재호(40)가 섰다. 'Begin(시작)'. 최고의 자리에 서게 해준 유격수, 그 자리에서 은퇴식을 시작한 김재호는 1루 송구 퍼포먼스와 함께 'Evolution(진화)'이 새겨진 2루수 자리, 'Achievement(성과)'의 1루, 'Respect(존경)'의 베이스 라인을 돌아 'Spirit(정신)'의 홈에 도착해 'B.E.A.R.S'의 길을 완성했다. 두산에서만 21년 뛴 김재호가 걸었던 길이자, 레전드를 예우하는 두산 구단의 헌사였다. 김재호는 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경기를 마치고 공식 은퇴식을 가졌다. 2004년 1차지명으로 두산베어스에 입단한 김재호는 2024시즌까지 21년 통산 1793경기에서 타율 0.272(4534타수 1235안타), 54홈런, 600타점을 기록한 뒤 지난해 유니폼을 벗었다. 베어스 원 클럽맨으로 구단 역대 최다 경기출장 및 유격수 최다 안타, 타점, 홈런 등 각종 기록 꼭대기에 이름을 남겼다.'베어스 원 클럽맨' 김재호를 위해 구단도 그의 은퇴식에 심혈을 기울였다. 먼저 조성환 감독대행의 아이디어가 빛났다. 조성환 대행은 이날 그를 은퇴 선수 특별엔트리에 등록한 후 선발 출전시켜 팬들 앞에 서게 한 후, 1회 2아웃이 되자 등번호 '52번 후계자' 박준순과 교체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해 '대관식'을 완성시켰다. 퇴장하는 김재호는 그라운드 위 선수 한 명 한 명과 포옹하며 인사한 뒤, 더그아웃 앞에 도열한 선수단 및 팬들에게 모자를 벗어 감사 인사를 전했다. 진정한 은퇴식은 경기 후에 진행됐다. 구단은 구단명 '베어스(Bears)'의 앞글자를 딴 단어들을 그라운드 위에 배치해 김재호의 길과 성과를 조명했다. 수많은 기록이 시작된 시작점(Begin) 유격수에서 시작된 은퇴식은 힘든 현실에서도 묵묵히 땀을 흘려온 노력의 아이콘 김재호의 진화(Evolution), 베어스 역대 최고 유격수라는 성과(Achievement), 김재호가 쌓은 수많은 숫자들과 그것을 넘어 한결같이 팀을 위한 헌신으로 자리매김한 김재호를 향한 선수들의 존경(Respect), 그리고 영원히 남을 김재호의 정신과 헌신(Sprit)으로 여정을 마무리했다. 두산은 각 단어에 맞는 퍼포먼스와 그에 걸맞은 연차의 선수들과 테마 영상들을 단계별로 등장시켜 의미를 더했다. 마지막은 가족들이 김재호와 함께 했다. (▲Begin-김재호 ▲Evolution-김재호, 양의지, 이영하, 곽빈 ▲Achievement-김재호, 김재환, 정수빈, 박치국 ▲Respect-김재호, 강승호, 이유찬, 오명진, 박준순 ▲Spirit-김재호의 가족들)이후 은퇴식 단상에 서 은퇴사를 낭독한 그는 유격수 자리의 흙을 직접 퍼 소장하는 퍼포먼스까지 펼치며 자신의 은퇴식을 마무리했다. 자신을 응원한 '최강 10번타자' 팬들과 인사하는 것도 잊지 않고 모두 해내며 뜻깊은 은퇴식을 마쳤다. 은퇴식 때 울지 않겠다는 다짐과는 달리, 은퇴사를 낭독하는 그의 눈가는 촉촉했다. "영원한 '천재 유격수'로 기억되고 싶은 김재호입니다"라고 은퇴사를 시작한 그는 구단주와 코칭 스태프, 프런트 직원들, 은퇴식을 위해 배려해준 KT 선수단과 선후배 동료들, 은사들을 일일이 나열한 뒤, 가족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며 의미를 더했다. 마지막으로 팬들을 언급하며 "나를 끊임없이 응원해 주신 최강 10번 타자 여러분, 진심으로 사랑합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오늘의 인사가 영원한 안녕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언제나 우리 두산 베어스 곁에 있을 것이다. 두산 베어스, 최강 10번 타자 여러분은 나의 자부심이자 전부이기 때문이다"라며 "이렇게 선배를 좋게 떠나 보내고 싶은 후배들의 마음을 또 오늘 받고 가서 두 배로 기쁜 은퇴식이 된 것 같다. 후배 여러분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여기까지 두산 베어스 김재호는 물러가겠다. 감사하다"라며 은퇴사를 맺었다. 잠실=윤승재 기자 2025.07.07 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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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서 말 아꼈구나' 은퇴식 김재호를 그라운드에 남긴 이유, 기립박수 그리고 대관식 위해 [IS 잠실]

"상황을 봐야 할 것 같다."은퇴 선수 특별 엔트리에 포함된 김재호의 '은퇴 경기' 선발 출전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하지만 출전한 '은퇴 선수'가 얼마나 뛸 지가 관건이었다. 보통 은퇴 특별 엔트리 선수들은 선발 라인업에 이름이 불린 뒤, 곧바로 교체되는 게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두산 베어스 조성환 감독대행은 말을 아꼈다. 경기 상황을 보고 교체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경기 전 훈련을 소화한 김재호도 "감독님이 끝까지 뛰라면 끝까지 뛰겠다"라며 웃었다. 하지만 모든 게 다 계획된 시나리오였다. 6일 잠실 두산 베어스와 KT 위즈전, 김재호는 1회 2아웃까지 그라운드에 남아 두산의 '유격수' 자리를 지켰다. 그리고 KT의 세 번째 타자 안현민이 타석에 들어서자, 선수 교체를 안내하는 장내 아나운서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리고는 등에 이름도 등번호도, 아무 것도 적히지 않은 유니폼을 입은 선수가 김재호를 향해 뛰어갔다. 올해 신인 내야수이자, 지난해 은퇴한 '52번'을 물려받은 박준순이었다. 그라운드 위에서 만난 김재호는 박준순에게 자신의 '52번 유니폼'을 벗어 물려줬다. 대관식이었다. 두산 구단 관계자에 따르면, 김재호의 선발 라인업 포함과 이닝 중 교체, 유니폼 교환식까지 모두 조성환 감독대행의 아이디어였다고 한다. 구단 관계자는 "선발 출전과 경기 막판 교체를 두고 고민했고,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는 게 팬들을 위해 더 좋겠다는 판단을 했다"며 "1이닝을 소화하지 않고, 이닝 도중 교체하는 것도 팬들에게 응원과 함성을 받고 그라운드를 떠나길 바라는 의도였다"라고 전했다. 김재호에게도 뜻깊은 대관식이었다. 2011년부터 14년간 달았던 등번호를, 그저 스쳐 지나가는 등번호 변경이 아닌 잠실 만원 관중(2만3750명) 앞에서 하며 의미를 더했다. 김재호는 "52번 유니폼은 내게도 큰 의미가 있다. 이 등번호를 달고 주전으로 도약해 우승을 이뤘다"며 "(박)준순이는 물론 (이)유찬이, (오)명진이 등 후배들이 내야를 지키고 있다. 이들 모두가 두산베어스를 대표하는 선수로 성장하길 바란다"라고 후배를 응원했다. 한편, 이날 팬들의 하이파이브를 받으며 그라운드에 나선 김재호는 시구 행사 이후 유격수 자리에 서서 잠실구장을 찾은 팬들 모두에게 모자를 벗고 인사했다. 이후 '교체 퍼포먼스'와 함께 그라운드를 퇴장한 그는 내야수 후배들, 투수 최승용, 포수 양의지와 뜨거운 포옹을 나눈 뒤 1루 더그아웃 앞에 도열한 선수단과 하이파이브를 나누며 정든 그라운드를 떠났다. 잠실=윤승재 기자 2025.07.06 18:52
배구

와~이 수비 하나가...'공격수' 김연경이 직접 만든 영광의 대관식

지난 8일 흥국생명-정관장의 챔피언 결정 5차전. 정관장이 12-13으로 끌려가던 순간 공격수 메가왓티 퍼티위(등록명 메가)가 힘차게 날아올라 블로커 2명을 뚫고 공격했다. 그러나 공이 코트에 떨어지기 직전, 김연경이 몸을 던져 공을 걷어 올렸다. 이 공은 세터 이고은을 거쳐 투트쿠 부르주 유즈겡크(등록명 투트쿠)의 득점으로 이어졌다. 흥국생명은 김연경의 환상적인 수비 덕에 14-12, 챔피언십 포인트에 도달했다. 흥국생명은 8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5 V리그 여자부 챔피언 결정(5전 3승제) 5차전 홈 경기에서 정관장을 세트 스코어 3-2(26-24, 26-24, 24-26, 23-25, 15-13)로 꺾었다. 김연경은 팀 내 최다인 34점을 올렸다. 기자단 투표 31표를 싹쓸이해 만장일치 최우수선수(MVP)에 뽑혔다. 만장일치 MVP 수상은 2018~19시즌 이재영(전 흥국생명)에 이어 역대 두 번째다. 김연경 개인적으로는 4번째 챔프전 MVP 수상이다. 올 시즌이 끝나고 은퇴하는 김연경은 16년 만에 V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고, 화려했던 선수 생활을 마감했다. 그것도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마지막 5차전 명승부 끝에 홈에서 우승을 달성해 최고의 대관식이었다. 김연경은 전성기 시절 터키와 일본, 중국 무대에서 10년 넘게 활약하며 세계 최고 공격수로 군림했다. 2012 런던 올림픽에서는 본선 8경기에서 평균 25.8득점으로 올림픽 신기록을 세워 4위 팀 선수로는 이례적으로 MVP에 뽑혔다.김연경의 진가는 단순히 공격에만 있지 않다. 김연경의 포지션은 아웃사이드 히터(레프트)로, 공격에 전담하는 아포짓 스포이커(라이트)와 달리 상대 서브를 받는 리시브도 담당해야 한다. 공격력만큼이나 리시브와 수비에서 김연경의 진가가 발휘된다. 이번 시즌 김연경은 웬만한 리베로를 다 제치고 리시브 부문 2위(41.22%)를 기록했다. 공격과 수비, 리시브 모두 세계 최정상급 기량을 갖춘 선수는 별로 없다. 김연경의 몸값이 높았던 이유다. V리그만 봐도 공격력을 갖췄지만 리시브나 수비력이 떨어지는 아웃사이드 히터가 대부분이다.김연경은 5세트 13-12에 이어 14-13에서도 반야 부키리치(등록명 부키리치)의 백어택을 디그해 우승을 이끌었다. 고희진 정관장 감독도 "5세트 막판(13-11, 14-13)에서 김연경이 몸을 던지는 수비를 했다. 그 수비가 흥국생명의 우승을 만들었다"고 김연경의 '수비'를 흥국생명 우승의 요인이라고 분석했다.마르첼로 아본단자 흥국생명 감독은 "김연경은 5세트 수비로 그가 얼마나 대단한 선수인지 은퇴 경기에서 또 증명했다"라며 "김연경이 없었다면 우승하지 못했을 것이다. 김연경은 한국 스포츠 역사에 남을 선수"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김연경은 "내가 원하는 모습으로 은퇴한다"며 "오늘 마지막 경기에서의 내 모습을 팬들이 기억해 주셨으면 좋겠다. 정상에서 은퇴하게 돼 정말 좋다"고 웃었다.이형석 기자 2025.04.09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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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끝까지·끝까지, 정관장은 훌륭한 악역이었다 [IS 피플]

훌륭한 악역이었다. 눈앞에서 아쉽게 우승 트로피를 놓쳤지만, 정관장 선수들의 투혼은 박수받을 만했다. 정관장은 8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5 V리그 흥국생명과의 챔피언결정전(챔프전·5전 3승제) 5차전에서 정관장에 세트 스코어 2-3(24-26, 25-26, 26-24, 25-23, 13-15)으로 패했다. 이날 패배로 챔프전 2승 3패를 기록한 정관장은 준우승에 머물렀다. 또 풀세트였다. 정관장은 2차전부터 5차전까지 4경기 동안 모두 풀세트 접전을 치렀다. 경기 양상도 흥미롭다. 2차전과 3차전, 5차전 세 경기에선 1, 2세트를 먼저 내주고 3, 4세트를 따내며 5세트까지 경기를 끌고 갔다. 1~2차전에서 패하고 3차전 세트 스코어 0-2까지 몰렸을 때 반전에 반전을 일으키며 5차전 풀세트까지 경기를 이끌었다. 그야말로 투혼이었다. 정규리그를 3위로 통과한 정관장은 현대건설과의 플레이오프(PO)를 거쳐 챔피언결정전에 올랐다. PO마저도 3경기(2승 1패)를 모두 치렀다. 15일 동안 8경기를 치르는 강행군 속에서 몸이 성한 선수들은 아무도 없었다. 주장 염혜선(무릎)부터 에이스 메가(무릎), 리베로 노란(등), 시즌 도중 큰 부상을 입어 봄배구 출전이 불투명했던 부키리치, 박은진(발목) 등 모두가 아팠다. 하지만 강인한 정신력으로 강행군을 버티며 끝까지 싸웠다. 챔피언결정전은 결국 흥국생명의 승리, '배구 여제' 김연경의 극적인 대관식으로 끝이 났다. 하지만 여느 명작엔 조연과 악역을 자처하는 이가 있기 마련이다. 정관장이라는 훌륭한 조연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 끝까지 물고 늘어져 주인공을 벼랑까지 밀어붙인 상대역. "악역을 자처하겠다"는 주장 염혜선의 말대로, 정관장은 이 드라마를 빛낸 훌륭한 악역이었다. 패배 후 악역은 눈물을 흘렸다. 주인공이 될 수 있었지만 조연, 악역에 머물렀다. 악역이지만 결코 밉지 않았다. 누구도 그들의 도전과 눈물에 돌을 던질 수 없었다. 박수 받을 만한 위대한 도전이었다. 김연경의 대관식도 이들의 눈물과 땀 덕분에 빛날 수 있었다. 윤승재 기자 2025.04.09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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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대관식' 앞둔 배구 여제 김연경[IS 포커스]

"마지막 우승은 다를 것 같다. 펑펑 울어도 예쁘게 봐주셨으면 좋겠다."'배구 여제' 김연경(37·흥국생명)의 '라스트 댄스'가 끝나가고 있다. 화려한 피날레까지, 이제 한 걸음 남았다. 김연경은 지난 2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정관장과의 2024~25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챔프전·5전 3승제) 2차전에 선발 출전, 22득점(공격 성공률 43.90%)을 기록하며 흥국생명의 세트 스코어 3-2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달 31일 치른 1차전도 이긴 정규리그 1위 흥국생명은 남은 챔프전에서 1승만 더하면 통합 우승을 차지하게 된다. 경기 뒤 패장 고희진 정관장 감독은 "오늘 김연경은 정말 대단했다. 내가 정관장 감독을 3년 하면서 본 그의 최고의 경기였다"라고 감탄했다.이날 김연경은 흥국생명이 먼저 1·2세트를 내주며 패색이 짙은 상황에서 '해결사 본능'을 발휘했다. 3세트는 7-6에서 정관장 에이스 메가왓티 퍼위티의 오픈 공격을 블로킹하는 등 고비마다 득점하며 반격을 이끌었다. 15점 승부였던 5세트에서는 홀로 6득점을 해냈다. 1세트 막판 승부처에서 흥국생명 세터 이고은의 오버넷 반칙이 선언되자, 심판을 향해 적극적으로 어필하는 모습을 보여 동료들의 투지를 끌어내기도 했다. 챔프전 3차전은 이제 대전 충무체육관으로 무대를 옮겨 4일 치러진다. 2024~25시즌 여자 프로배구의 마지막 경기가 될 수 있다. 김연경의 고별전이라는 의미다. 지난 2월 13일 김연경은 인천 GS칼텍스전 승리 뒤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한다"라고 선언한 바 있다. 이전부터 김연경은 "정상에 있을 때 내려오고 싶다"고 말해 왔다. 그런 그에게 V리그 챔프전 우승은 간절했다. 2009년부터 11년 동안 해외 무대를 누빈 김연경은 2020년 6월 흥국생명과 계약하며 V리그에 복귀했지만, 이후 세 차례 챔프전에선 모두 상대 팀에 우승 트로피를 내줬다. 한창 은퇴설이 불거졌던 2023년 4월, 그는 "다시 한번 우승에 도전하겠다"라는 각오를 전하기도 했다. 김연경의 은퇴 선언은 흥국생명이 챔프전에서 우승한 뒤가 될 것 같았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그는 정규리그 도중 자신의 의사를 밝혔다. 배구팬이 그와의 이별을 준비할 시간을 준 셈이다. 더불어 자신도 선수 생활 마지막 불꽃을 불태우기 위해 결연한 의지를 다졌다. 김연경은 한국배구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로 꼽힌다. 유럽 무대에서 최고 선수로 평가받았고, 2010 런던 올림픽과 2020 도쿄 올림픽에서 여자 국가대표팀을 4강으로 이끌었다. 국제배구연맹은 김연경을 향해 "10억명 중 오직 하나뿐인 스타"라고 극찬하기도 했다. 김연경은 한국·일본·터키·중국 리그를 거치며 정규리그 우승 11번, 챔프전 우승 5번 경험했다. 통합 우승은 흥국생명 소속으로 프로 무대에 데뷔했던 2005~06시즌을 포함해 V리그에서만 두 번 해냈다. 그런 그가 이제 마지막 대관식을 앞두고 있다. 흥국생명은 2022~23시즌, 홈에서 열린 한국도로공사와의 챔프전 1~2차전을 모두 이겼지만, 3~5차전을 내리 내줬다. 김연경은 아픈 기억이 반복되길 바라지 않는다. 2일 치른 올 시즌 챔프전 2차전이 끝난 뒤 홈팬 앞에 선 그는 "마지막 홈경기가 될 수 있다는 걸 의식하지 않으려고 했다. 그런데 팬들에게 한마디 하려는 순간 약간 울컥했다"라고 말문을 연 뒤 "팬들도 우리가 (챔프전 3·4차전에서 패해) 다시 인천으로 돌아오는 걸 원치 않을 것 같다. 대전에서 (챔프전을) 마무리하겠다"라고 우승 의지를 재차 드러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5.04.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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