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일반
양궁대표팀, 상상 초월 이색훈련 ‘칼바람 뚫고 한 발 한 발’
양궁대표팀의 '상상초월 이색훈련'이 또 한 번 진행됐다. 이번에는 새벽 혹한 속에서 5시간을 걷는 극기훈련이다. 남녀 양궁대표 21명은 2일 0시부터 5시간 동안 서울 광진교 남단에서부터 원효대교까지 한강을 따라 21㎞를 걸었다. 언론에서 '50년 만에 찾아온 한파'라며 떠들썩했던 바로 그날이었다. 선수들이 극기훈련을 진행할 때 서울의 기온은 영하 17.1도를 가리켰다. 2월 기온으로는 1957년 이후 55년 만에 가장 낮았다. 더구나 세찬 칼바람 탓에 체감온도는 영하 20도를 밑돌았다. 장영술 양궁대표팀 총감독은 "50m 정도의 간격을 두고 선수들이 한 명씩 각자 출발했다. 추위도 이기고, 혼자 걸으면서 생각하는 시간을 갖자는 취지였다"고 설명했다. 당초 대한양궁협회와 대표팀 코칭스태프는 런던 올림픽을 앞두고 치르는 올해 첫 극기훈련으로 '혹한 속 걷기'가 좋겠다고 의견을 모으고 2일 새벽으로 날짜를 잡았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이날 기록적인 혹한이 찾아왔다. 장 감독은 "선수들은 괴로웠겠지만, 첫 극기훈련부터 제대로 하라고 하늘이 도운 것 같아 느낌이 좋다"고 했다. 박종길 태릉선수촌장은 '효자종목' 양궁 선수단이 감기라도 걸릴까봐 전전긍긍했다. 박 촌장은 훈련 전날인 1일부터 뉴스에서 '2일엔 기록적인 한파가 불어닥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자 걱정이 된 나머지 코칭스태프에게 연락을 해서 "훈련을 며칠 뒤로 미루는 게 어떠냐"고 제안했다고 한다. 그러나 '독한' 양궁 대표팀은 "오히려 잘된 일"이라며 훈련을 진행했고, 무사히 극기훈련을 마친 후 홀가분한 표정으로 선수촌에 복귀해 이날 오후 훈련까지 차질 없이 소화했다. 양궁대표팀은 그동안 특공부대 입소 훈련을 비롯해 담력을 기르기 위한 다이빙 훈련, 시끄러운 야구장 혹은 경정장에서 활쏘기 훈련 등 매년 이색훈련을 실시해 화제를 모았다. 양궁협회는 런던올림픽에 출전할 남녀 선수 각 3명을 4월에 선발하면 다채로운 맞춤형 훈련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이은경 기자 kyong88@joongang.co.kr
2012.02.02 18: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