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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일반

'유승민 회장 체제' 출발 대한체육회, 선거제도·스포츠공정위부터 손 본다

유승민 신임 대한체육회장이 체육회 혁신의 핵심인 선거제도 개선과 새 스포츠공정위원회 구성에 나선다.유승민 회장은 2월 28일 2025년도 정기 대의원총회를 주재하면서 임기를 시작했다. 그는 총회 인사말을 통해 "다양한 부분에서 변화를 꾀하고자 했다"며 개혁 추진을 공언했다.공약 이행과 학교 체육 및 지방체육 개혁을 주도할 임시 기구로 '스포츠 개혁 태스크포스'(TF)를 설치한 유 회장은 선거제도 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선다.이를 위해 올해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운영될 TF 조직인 '선거제도개선부'를 설치하고, 부장에 이상은 전 인재개발원운영지원TF팀장을 앉혔다.부장을 포함해 3명으로 꾸려질 선거제도개선부는 대한체육회는 물론 산하 경기단체의 회장 선거 제도 개선 방안을 연구해 제시할 예정이다.선거제도 개혁의 핵심은 회장 선거 출마 횟수의 제한 여부다.현행 체육회 정관상 체육회장을 포함한 임원은 임기를 한 차례 연임할 수 있고, 세 번째로 연임하려면 스포츠공정위 심의를 거치도록 하고 있다.정관에선 연임으로 제한한 반면 스포츠공정위 심사 관문을 통과하면 3선 또는 4선도 가능하기 때문에 일각에서는 개선 필요성이 끊임없이 제기됐다.앞서 이기흥 전 회장은 3선 도전을 위해 스포츠공정위로부터 승인받고도 회장 선거에서 낙선한 반면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은 스포츠공정위 심의를 통과한 뒤 4선에 성공했다.유 회장은 이를 의식해 자신이 먼저 세 번째 연임에 도전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그는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현행 규정상 연임까지는 하고 재연임은 스포츠공정위 평가를 받게 돼 있다. 나는 재선을 끝으로 재연임은 없애려고 한다. 재선 여부는 아직 모르겠다. 지금 결정하기엔 너무 이르다. 내가 능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면 4년 하고 그만두는 것이다. 반대로 뭔가 이뤄질 것 같은 데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다시 도전할 수 있지 않겠나"라며 재연임 포기 의지를 드러냈다.이와 관련해 체육회 관계자는 "선거제도개선TF는 체육회 및 회원단체의 선거 제도를 전면 개선하려는 시도"라면서 "체육개혁TF와 더불어 능동적으로 체육 개혁을 추진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선거제도 개선은 스포츠공정위 규정 개선 및 인적 구성 변화와 맞물려 있다.임기 만료된 제41대 스포츠공정위 하반기 위원회를 대체할 제42대 전반기 위원회 구성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유 회장은 앞서 지난 달 3일 사격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출신의 진종오 국민의힘 의원(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을 만난 자리에서 스포츠공정위를 새롭게 개혁하겠다고 약속했다.이에 따라 2년 임기로 위원장 1명과 부위원장(3명 이하)을 포함해 15명 이내로 구성되는 새 스포츠공정위가 어떻게 꾸려질지 주목된다.유 회장은 총회에서 새 스포츠공정위 구성 권한을 위임받아 위원 인선 작업에 들어갔다. 스포츠공정위 운영 규정과 재연임 승인 때 적용할 평가기준표 문항도 상당 부분 수정될 것으로 보인다.기존에 운영되던 스포츠공정위는 이기흥 전 회장이 3연임 도전에 대한 승인을 받을 때 위원 상당수가 이 전 회장에게 우호적인 인물로 구성됐으며 평가 항목에서 국제기구 진출 항목 점수가 매우 높게 배정돼 논란이 된 바 있다. 이은경 기자 2025.03.01 07:20
예능

“누구나 만나고 싶어 해”… 오은영 내세운 ‘백억짜리 아침식사’ 100억 가치 보여줄까 [종합]

“누구나 만나고 싶어 하는 오은영 선생님을 내세웠습니다. 100억 원의 가치를 담은 프로그램입니다.”20일 tvN story ‘백억짜리 아침식사’ 온라인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날 제작발표회에는 오은영 박사, 배우 이이경, 연출을 맡은 박현주 PD가 참석했다.‘백억짜리 아침식사’는 대한민국을 움직이는 기업인, 자수성가한 인물 등 본인의 업에서 성공을 이룬 사람들과 아침 시간을 함께하며 그들의 일상을 들여다보는 토크쇼 프로그램이다. MC로 나선 오은영과 이이경은 성공한 사람들이 눈 뜨는 순간 만나 아침 식사부터 매일 실천하고 있는 습관까지 다양한 모팅 루틴을 같이 경험한다. 박현주 PD는 프로그램 기획 의도에 대해 “성공하고 싶고 잘되고 싶은데 어디서 방법을 배워야 하는지 간절히 찾아다니는 사람이 많다”며 “한국인들은 성장하고 싶어하는 욕구가 많다. 누구나 이름을 아는 사람들은 뭐를 통해서 성공할까. ‘아침 루틴에 다른 것이 있을 것’이라는 가설을 세우고 기획했다”고 밝혔다. ‘백억’이라는 프로그램 제목에 대해서는 “100억 원의 가치가 있는 프로그램이다. 100억을 가지신 분들만 나오실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그런 이야기를 할 수 있는 분들이 등장한다. 돈이 아니라 시간의 가치를 의미한다”고 전했다. 오은영 박사는 프로그램 출연을 결정하게 된 이유에 대해 “의미가 있는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해서 고민하지 않았다”며 “많은 사람들을 통해 배운다. 좋은 의미의 관심을 가져서 삶을 수동적으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나의 삶에 적극적으로 능동적으로 접목시킬 수 있다면 방송이 가지고 있는 순기능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른 사람들에게 따뜻함을 주는 무해한 프로그램을 만들어보고 싶었다. 함께 해서 영광이고 기쁘다”고 덧붙였다. 이이경은 “성공이란 단어를 누가 싫어하겠냐. 이분들을 만나서 듣고 시청자들에게 전달해드리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특히 오은영 선생님이 출연을 결정한 킥이었다”며 “선생님이 아니라면 이 자리에 없을 것이다. 출연 결정에 큰 킥을 해주셨다”고 오은영 박사에 대한 존경심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오은영 선생님도 크게 성공하신 분이지 않냐. 대한민국의 힐러다. 저도 힐링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박현주 PD는 오은영 박사를 MC로 섭외하게 된 계기에 대해 “누구나 만나고 싶어 하는 사람이 필요했다. 그런 사람이 오은영 선생님 말고 별로 없다. 대기업 총수부터 성공한 사람들도 오은영 선생님을 만나고 싶어한다. 프리패스라고 생각했다”며 “프로그램을 선택할 때 고민을 많이 하고 고르시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좋은 취지 하나만 보고 결정해주셨다”고 말했다. ‘백억짜리 아침식사’는 20일 오후 8시 tvN story에서 첫 방송됐다.이수진 기자 sujin06@edaily.co.kr 2025.02.20 11:13
드라마

[‘원경’ 종영]① 차주영, 美친 연기력… 대중성 잡고 훨훨

배우 차주영이 tvN X 티빙 오리지널 드라마 ‘원경’에서 ‘미친’ 연기력으로 인생 캐릭터를 경신했다. 여기에 더해 최근 SNS를 중심으로 차주영이 팬들과 소탈하게 소통하는 모습이 화제가 되면서 인간적인 매력까지 발산하며 시너지를 내고 있다.오는 11일 종영하는 ‘원경’은 조선의 제3대 왕인 태종 이방원과 함께 권력을 쟁취한 원경왕후를 중심으로 왕과 왕비이자 남편과 아내 사이의 이야기를 그린다. ‘원경’은 고려시대 말부터 조선시대까지 다루는 드라마에 주요 인물로 등장했던 태종 이방원의 관점이 아니라, 그의 아내 원경왕후의 서사에 집중해 이야기를 풀어내 호평을 얻었다. 배우 차주영에게 ‘원경’은 데뷔 후 첫 사극이자 첫 타이틀롤이었다. 그런 사실이 믿어지지 않을 만큼 차주영은 이 드라마를 통해 묵직한 존재감을 선보였다. 연기의 스펙트럼을 넓혔을 뿐 아니라 주연 배우로서 입지를 탄탄히 다지며 호평을 이끌어 냈다.김성수 대중문화 평론가는 “원톱 드라마는 주연이 어떤 배우인지에 따라 해석이 달라지는데 차주영은 놀라울 정도로 원경왕후에 대한 완벽한 해석을 보여줬다”며 “같이 조선이라는 새로운 나라를 세우며 사랑에 빠진 이방원으로 인해 여러 가지 딜레마가 있는 모습을 효과적으로 표현했다”고 짚었다. 차주영은 극중 이방원(이현욱)을 향한 능동적이고 주체적인 사랑을 보여주면서도, 동생들이 이방원에게 죽임을 당하자 배신감을 느끼며 분노하는 심경의 변화까지 다채로운 감정을 자유자재로 표현했다. 이방원은 태상왕인 태조 이성계에게 인정받지 못하고, 주눅 들어 있는 자신의 곁에서 묵묵히 자리를 지키는 원경에게 “왕의 자질은 나보다 그대가 타고난 것 같다”고 말하는 등 원경에 대한 열등감을 가진 인물로 묘사됐다. 차주영은 이방원과 서로 뜨겁게 사랑하면서도, 정치적으로 견제를 당할 수밖에 없는 왕비로서 느끼는 원경의 복잡한 심경을 자연스럽게 표현하며 드라마 후반부까지 재미를 이끌어 가고 있다.또 차주영은 원경이라는 인물을 통해 여성으로서 가지는 주체성을 설득력 있게 녹여내며 몰입도를 끌어올리고 있다. 차주영이 연기한 원경은 “내가 만든 조선에서 조선의 여인으로 살라”고 경고하는 이방원에게 “차라리 고려의 여인으로 죽겠다”고 말할 정도로 주체적이고 능동적인 행동을 보여주는 여성이다. 원경은 승은상궁이 된 채령(이이담)과 권선(연시우)에게 질투심을 표현하기보다는 “널 살릴 수 있는 유일한 이는 오로지 네 자신임을 잊지 말라”고 충고한다. ‘더 글로리’에 이어 ‘원경’을 선택한 것은 큰 도전으로 여겨졌으나 차주영은 기회를 제대로 살렸다. 차주영만의 길을 만들어가며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더 글로리’에서 스튜어디스 혜정 역을 맡아 이름을 알린 차주영은 차기작인 ‘원경’에서 19금 장면을 과감하게 연기하고 있는데, 단순한 노출을 넘어 차주영만의 색깔을 만들어가며 ‘더 글로리’를 넘어선 대표작을 경신했다는 평을 받았다.차주영은 또 유튜브 채널 ‘차주영 붐은 온다’를 통해 ‘원경’ 촬영 당시 세트장 앞에서 팬들과 스스럼없이 대화하는 숏츠 영상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대다수의 영상들이 조회수 200만 회 이상을 기록하는 등 차주영은 친근한 매력까지 뽐내며 친숙한 이미지도 구축했다. 카리스마 넘친 ‘원경’에서의 모습과 달리 팬들을 향해 다정한 모습이 공개되자, 많은 네티즌들은 “팬을 대하는 이상적인 태도”, “인간적으로 너무 호감이다”, “차주영 ‘입덕’ 영상이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원경’을 통해 주연 배우로서 인정을 받은 차주영이 대중의 호감까지 얻으며 앞으로 어떤 상승세를 보여줄지 기대가 모인다.김 평론가는 “이 시기를 배경으로 한 사극이 과거에는 이방원이라는 남성을 중심으로 한 해석이 가득했는데, 차주영은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자신이 선택한 삶을 살아가는 주체적인 여성인 원경을 품격 있는 연기를 통해 매력적인 캐릭터로 소화하면서 대중의 시야를 넓혔다”고 평가했다.이수진 기자 sujin06@edaily.co.kr 2025.02.10 05:50
드라마

[정덕현 요즘 뭐 봐?] ‘원경’, 노출 논란만 부각되기엔 아까운 수작

이제 사극도 OTT에서는 19금을 선택하는 일이 익숙해질 듯싶다. 이런 변화는 지난해 티빙에서 방영된 ‘우씨왕후’에서 본격화됐다. 선정성이나 폭력 수위가 15세로 제한되던 시대는 OTT라는 선택적 시청이 가능해진 현재 옛이야기가 돼버렸다. 이제 필요하다면 우리가 알고 있는 역사적 인물이 등장하는 사극에서도 19금 표현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원경’은 세종의 어머니이자 태종 이방원의 남편이었던 원경왕후의 이야기를 다룬 사극이다. 왕자의 난을 일으키고 이방원이 왕위에 오를 때까지 원경은 연인이자 아내이면서 든든한 정치적 동지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방원이 왕이 된 후부터 이 관계에는 균열이 생기기 시작한다. 이방원은 외척세력을 억누르려 했고 그래서 원경과도 거리를 뒀으며, 이 과정에서 몸종들조차 후궁으로 거둠으로써 원경의 분노와 원망을 샀다. ‘원경’은 그래서 사적으로 그토록 가까웠던 부부가 왕과 왕후라는 공적 위치에 서게 되면서 갈등하게 되는 흥미로운 상황을 그렸다. 이 부부는 배척하고 갈등하는 관계가 되지만, 왕자의 난으로 격노한 이성계(이성민)가 시시각각 이방원(이현욱)을 죽이려 하는 상황은, 갈등 속에서도 공조하게 되는 기묘한 관계의 변화들을 만들어낸다. 원경(차주영)은 이 과정에서 주체적이고 능동적인 선택을 하는 여성으로서 시청자들의 시선을 잡아끈다. 지금껏 여말선초를 다룬 사극들에서 원경왕후는 자주 등장했지만 이 인물을 중심에 둔 작품은 이번이 처음이다.그런데 ‘원경’은 편성과 표현 수위에 있어서 파격적인 선택을 했다. tvN과 티빙에서 동시에 방영하면서 그 수위를 15세와 19세로 나눈 것이다. 같은 작품이지만 tvN에서는 노출신과 정사신이 편집된 15세 버전이 방영되고, 티빙에서는 이 장면들이 고스란히 들어간 19금 버전이 방영된다. 그러니 작년 티빙으로 19금 사극이었던 ‘우씨왕후’를 접하고 실망했던 시청자들은 애초 ‘원경’의 이런 선택에 우려가 생길 수밖에 없었다. ‘우씨왕후’ 역시 고구려의 왕후 우희라는 주체적이고 매력적인 여성을 내세웠지만 불필요해 보이는 과도한 노출신이 오히려 몰입을 방해해 좋은 반응을 얻지는 못했다. 조선의 왕후를 주인공으로 세운 ‘원경’도 혹 같은 길을 가게 되는 건 아닌가 하는 우려가 생긴 이유다. 하지만 ‘원경’은 달랐다. 이 작품은 15세와 19세를 나눠 편성한 데서부터 그 자신감을 드러냈다. 표현 수위를 낮춘 15세 버전만으로도 충분히 괜찮을 거라고 판단한 것이다. 이런 판단은 ‘원경’이 그저 자극만을 위해 표현 수위를 높인 게 아니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작품 자체의 완성도가 있고, 다만 19세 버전은 좀 더 내밀한 표현을 담으려 한 선택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이 사극에 등장하는 이방원과 원경의 합방 장면은 초반에는 격정적인 부부의 사랑이 드러나지만, 뒤로 가면 그저 왕자 생산을 위한 격식처럼 변해가는 것을 보여준다. 상황이 바뀌면서 생겨난 두 사람 사이의 감정 변화는 이 내밀한 합방 장면들을 통해 보다 효과적으로 그려진다. ‘원경’은 결국 19금 버전 사극이라는 파격을 선택했지만, 그것을 그저 자극을 위한 선택이라고 볼 수는 없다. 작품 자체의 완성도가 그 만큼 높다. 또 이번 작품에서 원경이라는 인물을 원톱으로 이끌고 가는 차주영 배우의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도 주목된다. 그래서 19금 버전의 노출신을 두고 사전에 합의가 된 것인지 아닌지 논란이 벌어진 건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만일 한 매체에 의해 보도된 내용처럼 대역과 CG를 활용했다는 그 노출신에 사전 합의가 없었다면 그건 마치 딥페이크 범죄 같은 뉘앙스를 띠기 때문이다. 논란에 대해 제작사 측은 “처음부터 티빙 버전은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으로 제작된다는 점을 오픈하고 캐스팅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또 “배우별로 협의를 거쳤다”고도 했다. 배우 소속사들이 보다 분명한 입장을 내놓는 게 작품을 위해서도 또 배우들을 위해서도 좋을 듯싶다.앞서도 말했듯 이제 OTT의 등장과 함께 19금 드라마는 더 이상 백안시될 대상이 아니다. 그간 다룰 수 없던 수위나 표현이 가능해진 것이다. 다만 중요한 건 그저 자극적인 선택만으로 대중의 관심을 끌기는 어려울 거라는 점이다. 19금에도 합당한 이유가 분명해야 할 것이고, 그걸 만들어가는 과정 또한 투명하게 이뤄져야 할 것이다. 정덕현 대중문화 평론가 2025.01.20 05:50
영화

독기 충만·똘기 장착 김혜수, ‘트리거’로 시청자 속 뚫는다 [줌인]

배우 김혜수가 신작 ‘트리거’로 돌아온다. 대중이 그에게 원하는 가장 ‘쿨’한 모습으로 사회 정의 구현에 나선다.15일 첫 공개되는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 ‘트리거’는 빌런들이 판치는 세상, 카메라를 무기로 나쁜 놈들을 응징하는 탐사보도팀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작품이다. 팀 트리거에 속한 PD들이 직업적 사명감을 바탕으로 누구도 해결하지 못한 강력 사건들을 하나씩 추적해 나가는 게 골자다.드라마(시리즈)로는 3년 만에 시청자들을 만나는 김혜수는 트리거의 ‘꽃대가리’ 팀장 오소룡을 연기했다. 험난한 세상 속에서도 정의와 진실이 살아 숨 쉬는 세상을 꿈꾸는 인물로, 나쁜 놈들의 잘못을 까발리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취재 현장을 누빈다.아주 낯선 얼굴은 아니다. 지난 1986년 영화 ‘깜보’로 데뷔한 김혜수는 십 수년간 다양한 장르의 작품에 출연하며 한국을 대표하는 여배우로 자리 잡았다. 특히 2006년 개봉한 ‘타짜’ 정마담 역을 통해 기존에 없던 대담하고 강렬한 여성 캐릭터를 탄생시키며 시대의 섹시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했다.배우로서 영향력이 커진 후로는 개인의 연기 변신을 넘어 사회적 메시지를 중시하는 깊이 있는 연기를 이어갔다. 드라마 ‘직장의 신’, ‘시그널’, ‘하이에나’, 영화 ‘차이나타운’, ‘미옥’, ‘국가 부도의 날’, 넷플릭스 시리즈 ‘소년심판’ 등 나열할 수 없을 정도의 많은 작품이 이 범주에 속한다. 농도와 결의 차이는 있지만, 대체로 김혜수는 진취적이고 능동적인 여성이자 리더로 세상을 누볐다. 특히 약자의 편에서 그들의 울타리를 자처하며 대중이 바라는 히어로이자 판타지로 기능했다. 이번에 연기하는 오소룡 역시 그 연장선상에 있다. 오소룡은 단순 PD를 넘어 검찰과 경찰, 탐정과 기자가 합쳐진 전천후 캐릭터로 묘사된다. 김혜수는 매회 악전고투를 펼치는 오소룡을 통해 사이비 종교 등 현 한국 사회에 경종을 울리는 이슈들을 끄집어내고 정의 부재, 도덕적 해이 등을 날카롭게 지적할 예정이다.앞선 작품들보다 강화된 지점을 꼽자면 ‘똘기’와 ‘독기’다. 극중 오소룡은 남들이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기발한 방법으로 취재를 이어간다. 이 과정에서 그가 취하는 행동은 마냥 바르거나 정의롭지 않다. 또 타협이라고는 모르는 집요함이 만드는 아이러니한 상황, 가해자, 희생자 등 대상에 따라 바뀌는 자아 등에서 오는 재미가 쏠쏠하다.물론 이 모든 건 김혜수의 안정적이고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 위에서 가능한 이야기다. 특히 김혜수는 이번에도 몸을 아끼지 않는 열연으로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고 캐릭터에 부피감을 더했다. 일례로 캐릭터의 직업적 내공 전달을 위해 인맥을 총동원, 실제 현장 취재 PD들의 의상을 빌려 입는가 하면, 추격전에 직접 몸을 던지다 허벅지 근육이 파열되는 부상도 입었다. 연출을 맡은 유선동 감독은 “오소룡은 김혜수가 아니면 안된다는 느낌을 시작부터 끝까지 느꼈다”며 “김혜수는 실제 오소룡처럼 작품에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 같이 작업하면서 왜 김혜수가 정상의 자리에 계속 있는지 너무 잘 알게 됐다. 배우에게는 몸이 악기란 말을 종종 한다. 김혜수는 제가 만난 배우 중 최정상급 연주자였다”고 극찬했다. 김헌식 대중문화 평론가는 “대중은 김혜수가 직업 세계 속 싱글라이프와 싱크로율을 연결시킬 때 호응해 왔다. 그게 개인의 삶뿐만 아니라 사회 정의와 공정을 실현하는 역할이라면 더 각광받았다. 전작인 ‘밀수’도 그랬다. 시원시원하고 통쾌하게 복수하는 인물이었다. 상처가 있지만, 희망차고 올곧게 살려는 생명력을 보여줬다. ‘트리거’도 그 연장선이 될 것”이라며 “시청자들이 김혜수에게 바라는 모습으로 김혜수의 세계를 한 번 더 확장시키는 작품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5.01.15 05:45
프로축구

강등된 인천, 혁신위 3주 분석 결과는→‘권고·가이드라인’만 나왔다 [IS 인천]

프로축구 인천 유나이티드 비상혁신위원회가 잠정적으로 활동을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차기 사령탑, 대표이사 선임에 대한 의문점은 명쾌히 해소되진 않았다.인천 유나이티드 비상혁신위원회는 19일 오후 1시 인천축구전용구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2024 혁신위 1~5차 활동 보고를 발표했다. 비상혁신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최대혁 서강대 교수만이 현장을 찾아 마이크를 잡았다.프로축구 인천 유나이티드는 올 시즌 하나은행 K리그1 2024에서 최하위를 기록, 창단 후 처음으로 자동 강등돼 새해를 K리그2에서 맞이하게 됐다. 이에 시는 혁신위를 구성해, 5차례 회의 동안 ▶구단 체질 개선 및 쇄신안 ▶K리그1 승격 및 중장기 전략방안 ▶경영평가 ▶소통협의체 간담회 ▶구단조직 평가 및 개선안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 구단 입장에선 공석 자리인 대표이사와 감독을 찾는 게 급선무로 꼽힌다. 전달수 전 대표는 강등의 책을 지고 지난달 사임했다. 현재는 심찬구 임시 대표 체제로 운영 중이다.최대혁 혁신위원장은 이날 마이크를 잡고 “혁신위는 인천의 강등 사태를 극복하기 위한 문제 파악과 개선안 도출을 위해 출범했다”라고 운을 뗀 뒤 “중립성·객관성·전문성 원칙을 갖고 안건에 대해 의견 조율을 했다”고 말했다.혁신위는 지난달 25일 출범해 3주간 머리를 맞댔고, 인천 구단 및 감독에 대한 평가를 진행했다고 소개했다. 최 위원장은 “2023년 공격적인 투자로 팀 연봉이 크게 늘었다. 2024년에는 재정 건전화 제도를 지키기 위해 일부 선수가 떠났고, 이로 인한 공백이 컸다”라고 진단했다. 이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참가로 인해 고액 연봉 선수가 늘었다. 또 팀 컬러에 맞지 않은 선수 영입도 있었다. 이는 구단 축구 철학의 부재로 생긴 일이다. 감독에게 의존한 영입이었다는 결론을 내렸다”라고 부연했다. 또 “현재 선수단 내 45%가 30세 이상 선수들이다. 23~29세 선수는 15%에 불과하다. 유스 선수 발굴에도 실패했다. 유스팀과 성인팀과의 연계성이 미흡하다고 발견했다”라며 여러 실패 요인을 짚었다.최대혁 위원장은 과거 강등된 구단들의 사례를 예로 들며 “시스템·철학 부재를 타파하기 위해 감독에 대한 평가 항목 및 지향 목표, 중장기 발전 전략을 수립했다”라고 말했다. 복잡한 결재 체계를 간소화하고, 기술파트 전문성을 확대하는 것이 목표다. 또 혁신위가 제시한 건 ‘1-2-3’ 프로젝트다. 1년 안에 승격, 2년 안에 상위 스플릿, 3년 안에 AFC 주관 클럽대항전 진출이다. 여러 조건에 부합하는 감독을 선임하겠다는 게 골자다.현재 인천도시브랜드에 맞춰 구단 역시 같은 방향으로 나아갈 것을 권고했다. 동시에 ‘IUFC’라는 축구단만의 브랜드로 글로벌 스탠다드 축구단으로 도약하겠다는 복안이다.하지만 정작 팬들이 궁금해하는 차기 감독 선임이나, 신임 대표이사에 대해선 구체적인 답변이 나오지 않았다. 특히 혁신위가 제안한 차기 감독의 게임 모델은 ▶능동적이고 주도적인 축구 ▶공간과 움직임이 기본인 축구 ▶볼 소유와 위치선정, 압박 축구 등이 두루뭉술한 조건뿐이다. 현재 인천의 지휘봉은 최영근 감독이 맡고 있다. 최 위원장은 “감독 평가 결과 최 감독은 능동적인 축구 방향성을 제시했다고 판단했다. 그렇지만 여러 리그·경기 운영에 대한 아쉬움이 컸다”라고 진단했다. 또 “여름 이적시장에서 감독이 원한 선수단 구성을 갖추지 못했지만, 일단 구단의 목표인 강등 탈출을 이루지 못했다. 혁신위에서는 재신임보다는 빠른 감독 교체를 권고했다”고 설명했다.최근 인천은 이정효 광주FC 감독, 김은중 수원FC 감독 등과 접촉했다는 소식이 퍼지기도 했다. 동시에 최영근 감독에게도 연임을 제안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에 대해 최 위원장은 “(최영근 감독에게) 연임을 건의하진 않았다. 혁신위 자체에서 후보 3~5명에 대해 얘기했지만, 거기에 최영근 감독은 없었다”고 했다. 이어 “여러 가지 궁금하신 점이 많을 것 같다. 다방면으로 고민하고 평가하다 보니 결정이 아직 안 난 것 같다. 혁신위는 구단의 철학과 비전을 제시하고, 가이드라인을 설정하는 것이 핵심 목표였다. 혁신위는 여러 감독 후보를 추천해 드릴 수 있지만, 결정할 권한은 없다”라고 말했다.공교롭게도 향후 위원회는 추가로 진행되지 않을 전망이다. 전날(18일) 5차 회의를 끝으로, 잠정적으로 활동을 마친다는 게 최 위원장의 설명이다.결국 모든 일은 신임 대표이사의 손에 달린 셈. 취재진이 ‘신임대표가 오면 바뀔만한 요소가 많은 것 같은데, 지속성이 있는 권고인가’라고 묻자, 최 위원장은 “기존 구단 내에는 가이드라인이나, 감독 평가 기준이 미흡했다. (혁신위는) 그것을 보완해 제시한 것이다. 신임 대표가 와서 내용을 보고, 역량에 따라 더 확장하실 수 있을 거라 본다. 세부적인 실행은 대표의 몫”이라며 “대표와 감독은 일심동체다. 서로에 대한 철학이 맞는 분이 오셔야 할 것 같다. 많은 팀이 대표와 감독 간의 불화로 고전하는데, 기본적인 구단 철학을 공유할 수 있다면 그런 문제가 없지 않을까”라고 배턴을 넘겼다. 한편 ‘구단이 제시한 철학이, 인천시의 브랜드와 내용이 같다. 정권이 바뀌면 지속성이 떨어질 우려가 있다’라는 지적에는 “한계성은 있지만, 구단 철학이라는 건 인천시정의 목표와 같이 가야 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여러 논란이 있고, 의견도 있었다. 기본적으로 시정에 따라 하고, 동시에 구단 자체적인 지향 목표를 설정하는 것을 권고했다”라고 답했다.끝으로 최대혁 위원장은 “지속적으로 건의드리고 있다. 인천시를 대표할 수 있는 인물을 선임하기 위해 여러 방면으로 물색 중인 거로 알고 있다. 일단 혁신위는 잠정적으로 활동을 마무리한다. 이른 시일 안에 모든 것이 결정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인천은 오는 26일 선수단을 소집하고, 2025년 1월 2일 태국으로 전지훈련을 떠난다.인천=김우중 기자 2024.12.19 14:30
OTT

‘파친코2’ 강태주 “노아, 이렇게 갈망했던 역할은 처음” [IS인터뷰]

“이렇게까지 갈망하고 열망했었던 역할은 처음이었어요. 노아 역에 캐스팅됐을 때 정말 너무 기뻤죠.”배우 강태주는 ‘파친코2’에 합류하게 된 순간을 이렇게 말했다. 오디션만 3개월 동안 진행했고, 결과가 나오기까지 또 2개월. 노아 역을 얻기 위해 무려 5개월이라는 지난한 캐스팅 과정을 거쳤다. 강태주는 최근 일간스포츠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정말 피를 말리는 시간이었다. 그렇지만 후회 없이 열심히 준비했고 내가 보여줄 수 있는 이상을 보여줬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차분하게 기다렸다”며 웃었다.애플TV+ 오리지널 시리즈 ‘파친코2’는 해방 전후 한반도를 떠나 일본과 미국에 정착한 한인 이민 가족의 4대에 걸친 이야기를 담았다. 전세계적으로 주목받은 한국계 미국인 이민진 작가가 쓴 동명의 베스트셀러 소설이 원작이다. 2022년 3월 시즌1에 이어 올해 시즌2가 공개됐다.강태주는 극 중 주인공인 선자(김민하)와 고한수(이민호) 사이에서 태어난 백노아를 연기했다. 고한수는 선자를 임신시키고도 책임지지 않으며, 선자는 이후 목사 백이삭(노상현)과 결혼한다. 이에 노아는 아버지를 백이삭으로 알고 성장하는데, 언제나 선자 주변을 맴돌고 경제적인 도움을 주기도 하는 고한수에 대해 묘한 경계심과 궁금증을 동시에 느낀다. 강태주는 “노아는 쉽지 않은 캐릭터였고 그 내면에 있는 혼란스러움과 걱정, 부담감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고 이야기했다.“노아가, 고한수가 아빠라는 걸 알고 있는 건지 모르는지도 잘 모르겠었어요. 수 휴 쇼러너(각본 및 총괄 프로듀서)와 감독님에게 ‘너무 헷갈린다’고 이야기했는데, 다들 ‘너가 지금 이렇게 혼란스러워하는 게 정답이야’라고 말씀해 주시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느끼는 혼란을 생각하면서 연기했어요.” 강태주는 “노아가 가진 성격이 저와 너무 비슷하다”며 꼭 배역을 맡고 싶었다고 말했다. 노아는 아버지(라고 알고 있는) 이삭의 착하고 올곧은 성품을 닮으려고 노력하면서 가난 속에서 가족들을 구하겠다는 생각으로 밤새워 공부해 와세다 대학에 들어간 책임감 강한 장남이다. 동시에 출생의 비밀을 갖고 있기도 한 복잡다단한 인물이다.“노아의 고민이나 내면의 불안감,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는 모습이 제가 언젠가 했었던 고민이고 생각이기에 그런 정서를 꼭 전달하고 싶었어요. 무엇보다 제가 중학교 때부터 일본어 공부를 오랫동안 해왔는데, 일본어로 연기할 수 있는 역할이어서 꼭 하고 싶었죠.”강태주는 특히 기억에 남는 시청자 반응에 대해 “‘고한수의 얼굴에 이삭의 영혼이 들어있다’는 반응이 기억난다”며 “사실 이민호 선배님도 저도 다 진하게 생긴 편이고 제가 노상현 선배님과 닮았다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는데, 이삭을 닮고 싶어 한 노아의 모습이 작품에 잘 표현된 것 같았다. 신기했다”고 말했다. 강태주는 이 작품에서 1995년 동갑내기인 김민하와 모자 호흡을 맞춰 눈길을 끌었다. 이에 대해 “작품을 보면서 동갑이라고 느끼셨냐”고 되물은 강태주는 “관객분들이 엄마 아들로 봐주실지 저희도 처음엔 걱정이 되게 많았다. 김민하가 선자를 너무 잘 해서 저는 그냥 따라가기만 했었다”고 말했다.“평소에 ‘태주야’, ‘민하야’ 하면서 웃고 떠들다가 슛 들어가면 바로 감정 잡고 연기해요. 배우로서 같이 호흡하고 있다는 게 느껴져서 정말 짜릿한 순간이었어요. 저희가 항상 감정신이 많았는데, 그런 것들이 쌓여서 나중에는 진짜 눈만 봐도 눈물 날 정도로 깊은 유대관계가 생긴 것 같아요.” 군 제대 후 연기자가 되기로 마음먹었다는 강태주는 수많은 오디션에서 낙방한 끝에 지난해 6월 개봉한 영화 ‘귀공자’로 데뷔했다. 강태주는 “어릴 때부터 저를 표현하고 남들 앞에서 발표하고 능동적으로 해나가는 일들을 좋아했었던 것 같다. 대학 진학 후 모델 일을 조금 하다가 ‘자기표현의 끝이 뭐가 있을까’ 생각했을 때 연기가 떠올랐다”며 “후회하지 않기 위해서 연기를 시작했다”고 설명했다.그런 그에게 ‘파친코2’는 앞으로도 연기를 계속할 수 있게 자신감을 준 작품이다. 강태주는 인터뷰가 끝나가는 시점에도 “‘파친코2’는 앞으로도 절대 못 잊을 작품”이라고 애정을 드러냈다.“‘파친코2’는 ‘이제 난 배우로서 계속 살아가야겠구나’라는 계기가 된 작품이에요. 운명처럼 노아를 만났고, 촬영하면서 너무 행복했고 지금도 그래요. 긴 여운과 감동을 드릴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해요. 시청자분들도 천천히 노아의 여정을 같이 가주셨으면 좋겠어요.”강주희 기자 kjh818@edaily.co.kr 2024.10.28 05:55
연예일반

‘나대신꿈’ 표예진 “더 망가졌다…나조차 낯선 얼굴” [IS인터뷰]

“더 망가져야겠다고 계속 다짐했죠.”배우 표예진이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나는 대놓고 신데렐라를 꿈꾼다’(이하 ‘나대신꿈’)를 통해 새 얼굴을 선보였다. 표예진은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코믹 연기를 위해선 날 내려놓아야 하더라”며 크리에이터로 참여한 백미경 작가로부터 ‘사랑스러우니까 마음껏 해라. 더 해도 된다’는 조언을 받고 용기를 얻었다고 전했다. ‘나대신꿈’은 현실의 벽에 부딪혀 신데렐라가 되기로 마음먹은 여자가 사랑 따위 믿지 않는 백마 탄 재벌 왕자를 만나 벌어지는 일을 담은 욕망 쟁취 로맨틱 코미디다. 표예진은 극 중 백마 탄 왕자를 찾겠다는 사심에 사교클럽 매니저로 취업하는 신재림 역을 맡았다. ‘나대신꿈’은 지난 5월 31일 첫 공개됐으며, 10부작을 끝으로 지난달 28일 마무리됐다. 표예진은 ‘나대신꿈’에서 극 전체를 이끌어가는 타이틀롤을 맡았는데 “부담감은 딱히 없었던 것 같다. 어떤 작품이든 잘해내고 싶은 마음은 똑같다”며 다만 “대본이 굉장히 센스 있고 코믹해서 이걸 잘 살리고 싶은 욕심이 컸다”고 말했다. “대본이 소설을 읽는 기분이었어요. 작가님에게 대본집만 따로 공개하자고 할 정도로 평소에 보던 대본과 달리 무척 키치하고 발랄했죠. 요즘 젊은 세대가 쓰는 말투들이 대본으로 녹여 있어서 되게 신선했어요. 이성적으로 여기에서 내가 뭘 보여줄 수 있는지 판단하기보다는 센스 있는 지문들을 어떻게 하면 연기로 보여줄 수 있을까 더 많이 고민했죠.” 일과 사랑을 모두 쟁취하고자 하는 건강한 욕망의 소유자 신재림을 매력적인 브랜드 뉴 신데렐라로 풀어낸 표예진은 능청스럽고 사랑스러운 연기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그는 실제 성격이 내성적인 터라 캐릭터의 발랄함과 능청스러움을 그려내는 게 자신조차 낯설었다고 말했다. “처음 해보는 연기가 많았어요. 실제로도 인간 관계가 무척 좋은 편인데 재림이는 붙임성이 무척 좋아서 텐션을 끌어올려야 했어요. 코미디 연기도 전날 폭식을 해서 눈이 부은 것도 특수 분장을 해야 했고, 입 안에 메추리알 8개를 넣어야 하기도 했는데 내게 이런 얼굴이 있구나 싶었죠. 주위 사람들이 저의 실제 장난스러운 얼굴이 많이 나왔다고 하는데 저는 카메라로 제 모습을 봤을 때 무척 생소했어요.”‘나대신꿈’은 기존 신데렐라 스토리와 비교해 능동적인 캐릭터를 내세우며 색다름을 자아냈다. 표예진은 “재림이가 당당하고 멋진 인물인데 자신을 아껴주지는 않았지만 부끄러워 하지 않는 솔직한 면이 너무 좋았다”며 “’좋은 남편을 만나서 사랑 받을 거야’라는 목표를 솔직하게 말하고 이 목표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게 되게 마음에 들었다”고 했다. “신데렐라를 꿈꾸면서 의존하던 인물이 누군가 필요로 하지 않고 다른 사람까지 품어주는 게 멋있었어요. 재림이를 통해 제 자신도 많이 돌아봤어요. 스스로가 마음에 안 드는 구석이 많고 부족한 점이 많지만 이런 나를 받아들이고 내 믿음대로, 내 속도대로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죠. 다만 재림이처럼 인생역전을 노린 적은 없고, 앞으로도 없을 것 같아요.(웃음)” 표예진은 지난 2012년 드라마 ‘오자룡이 간다’로 데뷔 후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 ‘쌈, 마이웨이’, ‘김비서가 왜 그럴까’ 등의 조연을 거쳐 사실상 지난 2019년 ‘VIP’를 통해 주연으로 올라섰다. 이후 ‘모범택시’ 시리즈, ‘청춘월담’, ‘낮에 뜨는 달’ 등에서 작품을 이끌며 활약했다. 승무원을 하다가 배우의 길에 들어선 표예진은 재림처럼 당찼다. 그는 “배우의 길이 아니더라도 무엇이든 좋아하는 걸 찾으면 계속 도전하고 싶다. 도전을 즐기는 편인데, 이 작품도 내게는 도전의 일환이었다”며 “아직 배우 말고는 다른 일에 흥미를 못 느끼고 있다. 연기가 요즘 들어 너무 재밌다”고 말했다. “배우를 하면서 성취감이 무척 커요. 승무원일 때는 매번 반복되는 패턴이 힘들었는데, 배우는 작은 역할이라도 새 작품에 들어가서 도전을 하고 그 결과를 받아들이잖아요. 그 성취감 때문에 지금 너무 행복한 일을 하고 있다고 여겨요. 물론 앞으로 또 새로운 연기를 시도할 거고 어렵겠지만, 즐기면서 계속 하고 싶어요.” 유지희 기자 yjhh@edaily.co.kr 2024.07.10 05:35
영화

이렇게는 살고 싶지 않아서 ‘탈주’ [IS리뷰] ②

지칠 때 무심코 뱉는 표현 중 ‘살기 싫다’는 말이 있지 않던가. 죽고 싶다기보단 이렇게는 살고 싶지 않은 것이 진심일 테다. 영화 ‘탈주’는 이대로는 살 수 없지만 죽음으로 도피가 아닌, 능동적으로 다른 생을 향한 의지를 불태우는 북한 청년을 조명한다.‘탈주’의 줄거리를 간결하게 요약하자면 북한 병사 규남의 치열한 탈북기다.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이종필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배우 이제훈과 구교환의 오랜 염원인 연기 호흡 성사로 개봉 전부터 화제가 됐다.극 중 규남(이제훈)은 10년간 의무 복무를 마치고 제대를 앞뒀으나 당에서 정해준 운명을 더 이상 살고 싶지 않은 북한 병사다. 반면 현상(구교환)은 북한 금수저로 러시아 유학까지 다녀왔으나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꿈을 뒤로 한 채 보위부 장교를 맡게 된 인물이다. 대척점에 자리한 두 인물은 목숨과 신념을 걸고 부딪힌다. 영화는 규남이 탈주를 계획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마치 단계별 스테이지를 깨는 슈퍼마리오 게임 캐릭터처럼 규남은 스크린을 질주한다. 비무장 지대 최전방, 어두운 밤 붉은 조명이 감싸는 부대 막사에서 눈을 뜬 규남은 각종 환기구를 넘어 벌판으로, 숲으로 달린다. 그가 지침 삼은 ‘집념의 탐험가 아문센’처럼 지뢰의 위치를 하나하나 지도에 기록하며 탈주의 꿈을 키운다.그 치밀한 계획이 실행을 앞두고 예상 밖의 일들로 틀어지며 규남을 가로막게 된 것은 그의 어린 시절 인연인 현상. 현상은 규남을 위기에서 구해주며 지금보다는 나은 처우를 대안으로 제시해 주지만, 규남이 꿈꾸는 삶은 휴전선 너머에 있다. 그렇게 더 나은 내일을 향해 폭주하는 규남을 현상이 끈질기게 맹추격하게 된다. 본격적인 탈주가 그려지며 전개에도 속도가 붙는다. 분명한 목적의식을 가진 캐릭터를 제시했기에 영화는 전사를 상세히 풀기보다는 군더더기 없는 추격전에 집중한다. 탁 트인 비무장 지대 배경으로 흙먼지 날리는 카체이싱 장면과 총격전은 시원함과 긴장감을 동시에 안긴다. 연기력이 증명된 이제훈과 구교환 두 배우의 합도 힘이 좋다. 절박하게 쫓고 쫓기는 두 인물을 보다 보면 북한의 어느 청년이 아닌, 오늘을 버티는 대한민국 청년의 모습으로 겹치는 점이 이 영화의 강점이다. 관객은 실패하더라도 뜻대로 해보고 싶은 규남도, 과거의 미련을 떨쳐내고 현실에 만족하고 싶은 현상도 동시대 한국의 자화상임을 눈치채게 된다. ‘탈주’는 온전히 북한을 배경으로, 북한 청년들을 조명했으나 북한의 실상을 고발하는 영화는 아니다. 인간의 보편적이고 근원적인 욕망을 제시하고 싶었다는 이종필 감독의 말대로 극 중 배경인 북한은 이데올로기나 휴머니즘을 떠나 억압된 현실을 은유하는 공간으로 그려진다. 그렇기에 다큐멘터리와도 같은 고증보다는 미쟝센과 사운드, 의상, 색감 등 모든 연출 방향이 감각적으로 영화의 콘셉트를 부각한다. 이 감독의 표현대로 ‘탈주’는 관객이 ‘북한 병사가 된 꿈’에 가깝다.클라이맥스로 치달으며 등장하는 ‘저게 될까?’ 싶은 다소 편리하고 극적인 장면들에 호불호는 갈릴 수 있겠다. 그래도 “죽는 것도 나고, 사는 것도 나”, “마음껏 실패해 보러 가는 겁니다”라며 격렬하게 저항하는 규남의 말은 보편적인 울림을 준다.94분의 짧고 굵은 러닝타임이 끝나면 두 사람의 뒷이야기에 대한 궁금증에 앞서 ‘나’를 돌아보게 될 것이다. ‘이렇게는 살고 싶지 않은’ 당신은 규남과 현상 중 어느 입장에 가까울까. 7월 3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이주인 인턴기자 juin27@edaily.co.kr 2024.06.20 06:00
연예일반

‘더 에이트 쇼’ 이열음 “이제야 채운 1%의 행복” [IS인터뷰]

데뷔 12년 차 배우에게 실례되는 말일 수 있지만, ‘더 에이트 쇼’는 이열음의 재발견이라고 해도 좋을 작품이다. 그는 이번 작품에서 ‘강약약강’의 전형인 캐릭터를 예상치 못한, 본 적 없는 귀여움으로 빚어내며 시청자들을 시선을 끌어당기는 데 성공했다.‘더 에이트 쇼’의 넷플릭스 글로벌 톱10 시리즈(비영어) 1위 소식을 듣고 일간스포츠를 찾은 이열음은 “첫 OTT 작품이라 긴장했는데 기분이 좋다. 감사하고 또 신기하다”며 배시시 웃었다.이열음의 첫 OTT 작품 ‘더 에이트 쇼’는 8명의 인물이 ‘시간이 쌓이면 돈을 버는’ 쇼에 참가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 이열음은 지난 2022년 ‘비상선언’이 개봉할 즈음 이 작품에 대해 처음 듣게 됐다.‘비상선언’ 연출자이자 ‘더 에이트 쇼’ 메가폰을 잡은 한재림 감독은 당시 웹툰 ‘머니게임’(‘더 에이트 쇼’의 원작) 이야기를 들려주며 이열음의 의견을 자주 물었다. 주로 질문은 ‘이런 상황에서 넌 어떻게 할래’였고, 대체로 답변은 “살아남기 위해 모두에게 잘 보일 것”이었다. 이열음은 “지금 생각해 보면 그때 절 파악해 보려고 했던 거 같다”고 말했다. 그렇게 알게 모르게 의견을 주고받으며 탄생한 캐릭터가 이열음이 연기한 4층이다. 자기 손해는 절대 보지 않는 인물로, 예측할 수 없이 흘러가는 쇼에서 자신의 잇속을 챙기기 위해 때로는 능동적으로, 때로는 수동적으로 행동한다.이열음은 “처음 4층을 제안받고 (한 감독에게) ‘절 어떻게 보신 거예요’라고 했다”면서도 “막상 보니까 저랑 닮은 구석들이 있었다. 특히 어떤 사소한 부분에선 내가 말한 내용이 녹아 있었다”며 웃었다. “연기하면서는 시청자들에게 4층을 이해시켜야겠다는 마음이 컸어요. 왜 이럴 수밖에 없었는지 측은지심과 애정을 가질 수 있도록 하고 싶었죠. 그래서 불평하거나 겁을 먹는 것도 짜증스럽기보다 귀엽고 순수하게 보이도록 신경을 썼죠. 목소리도 두 톤 정도 올렸고요. 혹시 상황에 몰입하거나 체력적으로 힘들어서 톤을 놓치면 감독님이 잡아주셨어요.” 작품 공개 후 화제가 됐던 ‘앞니 빠진 신’ 이야기에는 반색했다. 여배우로서는 촬영을 마음먹는 것조차 쉽지 않았을 텐데 정작 이열음은 시나리오를 보고 가장 기대했던 장면이라고 했다. “대본에 너무 웃기게 ‘이빨 빠진 발음대로’ 이렇게 적혀있었거든요. 연기할 땐 너무 인위적으로 하는 것보다 사실적으로 했을 때 더 웃길 듯했어요. 4층의 매력도 더 살고요. 이것저것 해보다 어금니에 혓바닥을 갖다 댔더니 지금처럼 바람이 샌 채로 발음이 나왔죠.”촬영 당시를 회상하며 재연하는 이열음은 어느새 잔뜩 들떠 있었다. ‘더 에이트 쇼’가 그에게 얼마나 특별한 작품인지 고스란히 전달되는 순간이었다. 이열음은 “촬영 자체가 너무 즐겁기도 했지만, 개인적으로는 연기하는 의미에 대해서 돌아볼 수 있어서 더욱 특별했다”고 털어놨다. “이 작품 속 인물들은 누군지 모르는 주체를 향해 쇼를 보여주고 살아가요. 그리고 저 역시 대중에게 작품과 캐릭터로 쇼를 보여주고 있다 싶었죠. 그러면서 ‘내가 자극과 재미만 줘도 되는 걸까? 그것이 배우로서 옳은 걸까?’를 생각하게 됐어요.”생각은 ‘대중이 향유할 수 있는 좋은 작품에서 좋은 연기를 보여주자’로 귀결됐다. 이열음은 “그게 제 삶의 가치가 될 수 있겠다 싶었다. 직업적으로 행복감을 맛봤을 때 허무감에 빠지지 않고 또 다른 행복을 좇으려면 삶의 가치를 잘 설정해야 한다. 이번 작품은 그 답을 알려준 셈”이라고 부연했다. “행복이 100이라면 지금 전 1이에요. 지금까지 많은 작품을 통해 연기에 대해 많이 고민하고 배웠죠. 그리고 이 작품을 통해 처음 삶의 가치를 깨달았고요. ‘더 에이트 쇼’를 시작으로 이제 99개의 삶의 가치를 또 채워나갈 거예요. 충만한 행복감과 감사함을 느끼면서요.”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4.06.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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