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정상급 투수에게 뒷문 양보, 아쉬움은 없다" 특급 셋업맨 박영현, '오브라이언의 앞' 지운다 [IS 인천공항]
대한민국 야구 대표팀의 '수호신'이었던 박영현(23·KT 위즈)이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든든한 '허리'를 자처했다. 메이저리그 정상급 불펜 투수 토미 오브라이언의 합류로 보직 변경이 불가피해졌지만, 그는 아쉬움보다 기대감을 먼저 드러냈다.15일 일본 오키나와에서 열리는 대표팀 전지훈련을 위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한 박영현은 다소 피곤한 기색이었지만 표정은 밝았다. 지난 한 달 반 동안 사이판(대표팀 1차 전지훈련)과 호주(KT 스프링캠프), 오키나와를 오가는 강행군 속에서도 박영현은 건강하게 몸을 만들며 대회에 나설 준비를 마쳤다. 박영현은 지난 항저우 아시안게임과 프리미어12 등 주요 국제대회에서 대표팀의 뒷문을 책임지며 '국가대표 마무리'로서 입지를 굳혔다. 하지만 이번 WBC 대표팀에서는 다르다. 지난해 미국 메이저리그(MLB)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서 필승조로 활약한 라일리 오브라이언이 합류하면서 마무리 보직에 변화가 생긴 것. 류지현 대표팀 감독도 오브라이언을 마무리 투수로 낙점했다.이에 박영현은 "마무리 투수로서 아쉬움이 없다면 거짓말이겠지만, 정상급 선수가 온다면 당연히 자리를 흔쾌히 비켜줘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내가 그 자리에 올라설 수 있게 더 노력하면 된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그는 자신의 새로운 역할인 '셋업맨'으로서의 책임감을 강조했다. 박영현은 "오브라이언이 뒷문을 더 잘 막을 수 있도록, 내가 앞에서 더 완벽하게 막아준다면 내 역할은 다 한 것"이라며 "오직 그 준비만 잘하려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새로운 동료에 대한 호기심과 학구열도 숨기지 않았다. 그는 "MLB 정상급 불펜 투수가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줄지, 어떤 마인드를 가지고 있을지 너무 궁금하다"며 "MLB에 대해 궁금한 게 많기 때문에 가서 많은 것을 물어보고 배우려 한다"고 눈을 반짝였다.박영현은 이번 소집에 마사지건과 악력기 등 개인 치료기기를 잔뜩 챙겨왔다. 그는 "원래 원정 때도 많이 들고 다니지만, 이번 WBC는 시즌 초반에 열리는 대회라 부상 위험도 있고 몸 상태가 덜 올라올 수도 있어 준비를 더 철저히 했다"라고 말했다.
사이판과 호주를 오가며 준비도 철저히 했다. "호주에서 불펜 피칭 3번, 라이브 피칭 2번을 소화했다"는 그는 "준비하면서 잘 안 맞은 것도 있고, 밸런스도 이상한 적이 있었는데 마지막 쯤엔 잘 맞춰져서 기분 좋게 돌아온 것 같다. 마음이 편하다"라고 전했다. 박영현의 시선은 1라운드 통과를 넘어 2라운드가 열리는 '미국'을 향해 있다. 그는 "우리 팀은 충분히 (본선 토너먼트가 열리는 미국에)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예선전 준비를 잘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꼭 미국에 가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든든한 마무리에서 더 강력한 셋업맨으로 변신을 예고한 박영현. '오브라이언'이라는 확실한 카드가 뒤에 있는 만큼, 그가 지킬 7, 8회는 더욱 견고해질 전망이다.인천공항=윤승재 기자
2026.02.15 1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