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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일반

100년 전 파리에서 보여준 'Flying Scotsman’의 위대한 질주 [이정우의 스포츠 랩소디]

2024 파리 올림픽은 정확히 100년 만에 프랑스의 수도 파리에서 다시 열리는 하계올림픽이었다. 그렇다면 2024 대회에 사용했던 총 35개의 스타디움 중 100년 전 올림픽 때 썼던 경기장도 있을까? 하나 있다. 1924 대회 개막식과 육상 경기가 열린 이브 뒤 마누아르 스타디움이 리모델링을 거쳐 2024 파리 올림픽에서는 필드하키 경기가 열렸다. 스코틀랜드인 에릭 리델은 100년 전 이브 뒤 마누아르에서 개인의 성공과 국가의 영광보다 더 큰 의무를 지키기 위해 달렸다. 영화 같은 삶을 살다 간 리델의 이야기로 여러분을 초대한다.1902년 리델은 선교사 부부의 둘째 아들로 중국에서 태어났다. 6살이 된 리델은 형 로버트와 함께 모국인 영국으로 건너가 선교사의 자제들을 위한 기숙학교 엘툼 칼리지(Eltham College)에 입학했다. 런던의 차링크로스 기차역에서 남동쪽으로 20여 분 떨어진 엘툼은 공원, 들판, 삼림지대 등 다양한 형태의 넓은 녹지 공간을 가진 멋진 동네다. 이곳에서 어린 리델은 뛰어난 운동 실력을 뽐내며, 럭비와 크리켓 팀의 주장으로 활약했다.1920년 리델은 스코틀랜드의 명문 대학교인 에든버러에 입학, 순수 과학을 전공한다. 그의 대학 생활에서 육상과 럭비는 큰 역할을 했다. 리델은 단거리 종목인 100, 200m에서 두각을 나타냈고, 글래스고의 한 신문사는 그를 미래의 영국 챔피언으로 꼽았다. 스코틀랜드 럭비 국가대표팀에도 뽑혔던 리델은 프랑스, 아일랜드, 웨일스를 상대로 연속 득점을 기록하기도 했다.하지만 육상과 럭비 모두에서 최고가 될 수는 없었다. 이에 리델은 이미 영국 최고의 선수로 자리매김한 육상에 집중하기로 결정한다. 리델은 1924 파리 올림픽 영국 대표팀에 선발됐고, 자신의 주 종목인 100m에서 강력한 우승 후보 중 한 명이었다.올림픽 몇 달 전 대회 시간표가 공개됐다. 공교롭게도 100m 예선은 안식일인 일요일에 열릴 예정이었다. 그러자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리델은 출전을 기권했다. 리델은 400m 계주 팀의 일원으로도 뽑혔지만, 결승전이 일요일에 열리기 때문에 이 역시 거부했다.리델의 이러한 결정을 그의 지인들은 이해했지만, 대중과 언론사는 엄청난 분노를 표출했다. 기자들은 리델이 묵고 있는 대학교 기숙사의 문을 두들기며 그의 해명을 요구했다. 흥분한 기자들 사이에서 ”리델은 조국의 반역자다”라는 외침까지 들렸다고 한다.리델은 이런 상황에서도 신념을 꺾지 않았다. 주 종목을 기권한 리델은 400m 달리기로 목표를 바꿔 훈련했다. 애당초 100m와 400m는 결이 다른 종목이다. 결승선을 향해 직진으로만 달리는 100m와 달리 트랙을 한 바퀴 도는 400m는 코너와 직진을 연달아 달려야 한다. 또한 400m는 뛰어난 심폐지구력을 요구한다. 1924년 7월 9일 열린 파리 올림픽 200m 결승에서 21.9초를 기록한 리델은 동메달을 획득했다. 리델의 400m 결승 경기는 이틀 후인 7월 11일 열렸으나, 그에게 기대를 거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결승전 당일 아침 리델은 팀의 안마사 중 한 사람으로부터 접힌 종이 한 장을 받았다. 쪽지에는 사무엘상 2장 30절의 “He that honors me I will honor(나를 공경하는 자를 내가 공경하리라)”와 함께 항상 최고의 성공을 기원한다는 메시지가 적혀 있었다. 출발 총성이 울리자 리델은 무서운 속도로 질주해 200m를 22.2초에 통과했다. 고개를 뒤로 젖히는 특유의 스타일로 그는 2등 그룹보다 5m 앞섰다. 그의 최종 기록은 47.6초. 리델이 올림픽 기록이자 세계신기록을 세운 것이다.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달리는 리델과 편견을 극복하기 위해 달리는 유대계 영국인 해롤드 아브라함(1924 파리 올림픽 육상 100m 우승자)의 이야기는 영화 ‘불의 전차(Chariots of Fire)’로 제작돼 1981년 개봉했다. 작품상을 포함해 4개의 아카데미를 수상한 불의 전차는 영화 중 육상 선수들이 해변가에서 맨발로 뛰는 훈련 장면과 당시 연주된 사운드트랙(OST)으로 특히 유명하다. 한편 영화 불의 전차의 총괄 프로듀서는 1997년 8월 다이애나 전 왕세자비의 연인으로 파리에서 교통사고로 같이 사망한 도디 파예드이다. 리델은 영웅이 되어 스코틀랜드로 돌아왔다. 하지만 그는 올림픽 챔피언으로의 명성과 영광보다 종교 생활의 소명을 더 강하게 느꼈다. 부모님처럼 선교사로 봉사하기로 결심한 리델은 에든버러 대학교를 졸업한 후 1925년 중국으로 돌아갔다. 그는 학교에서 수학과 과학을 가르쳤고, 학생들의 권리를 보호하는 데도 일조했다.1941년 일본의 침략으로 인해 영국 정부는 자국 국민에게 중국을 떠나라고 권고했다. 이에 리델은 셋째 딸을 임신한 부인, 두 딸과는 이별했다. 그러나 그는 중국에 남았다. 당시 선교지에는 일손이 많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1943년 리델은 일본군의 강제수용소에 수감됐다. 당시 수용소의 동료 선교사들은 파벌을 형성하고 이기적으로 행동했지만, 그는 노약자를 돕고, 과학과 성경 수업에 매진했다. 리델은 일요일에도 수감자들을 위해 스포츠를 가르쳤다. 수용소 내의 취약한 환경에 처한 아이들에게는 건강을 위해 운동이 필요했고, 일요일이 유일하게 노동이 없는 날이었기 때문이다. 리델은 자신이 ‘율법주의자(legalist)’가 아님을 보여준 것이다.다른 사람들을 돕기 위해 헌신한 덕분에 리델은 수용소에서 ‘에릭 삼촌(Uncle Eric)’이라는 애칭으로 불렸다. 그의 건강은 서서히 나빠졌다. 뇌종양에 걸린 그는 수용소가 해방되기 불과 몇 달 전인 1945년 2월 세상을 떠났다. 리델은 끝내 자신의 셋째 딸 모린을 생전에 보지 못했다.리델은 1925년 중국에 돌아 간 후 수용소에서 사망할 때까지 고향 스코틀랜드로 휴가를 간 적은 두 번에 불과했다. 리델은 육상 스타로서의 영광을 뒤로하고 중국으로 간 것을 후회한 적이 있냐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었다. 이에 그는 이렇게 답했다. “올림픽 금메달을 따는 것은 정말 멋진 경험이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어렸을 때부터 다른 상(prize)을 바라보고 있었죠. 우리 모두는 파리에서 달렸던 그 어떤 레이스보다 위대한 경주를 하고 있으며, 이 경주는 하나님께서 메달을 주시면 끝납니다.”리델의 특별한 삶은 승리와 성공을 무엇보다 중요시하는 세속적인 시대에 사는 현대인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경희대 테크노경영대학원 객원교수 2024.08.09 13:00
연예

임수향-안보현, '간이역' 출격…고된 노동에 진땀

배우 임수향, 안보현이 '간이역'에 출격해 추억을 나눈다. 오늘(10일) 오후 9시 50분에 방송될 MBC '손현주의 간이역'에는 한 때는 이용객으로 북적였으나 이제는 홀로 자리를 지키고 있는 고요한 무인역인 청리역에 방문한다. 이장님이 직접 손역장에게 손편지를 보내 온기를 불어넣어달라고 요청한 것. 남다른 초대로 청리역을 방문하게 된 '역벤져스'는 도착하자마자 막중한 임무에 책임감을 갖고 역 꾸미기에 열을 올린다. 먼저 다른 역과 달리 상주하는 직원이 없어 빈 역무실을 손수 꾸미기 시작한다. 손현주는 무거운 책상을 번쩍 옮기는가 하면 김준현은 거미줄을 잡기 위해 깡충깡충 뛰기도 하는 등 온기가 없던 역무실이 '역벤져스'의 손을 거쳐 점차 따뜻한 모습을 되찾아 가는 모습을 보여 변화된 청리역의 모습을 기대하게 만든다. 손현주는 명예 역장답게 청리역의 기차 탑승 안내 방송이 없다는 걸 캐치해 손수 기차 시간표를 작성한다. 손현주, 임지연은 날이 갈수록 티격태격하는 모습으로 남매 케미스트리를 살린다. 특히 "역장님은 잘하는 게 뭐예요?"라는 막내 임지연의 강력한 한 방에 오빠들이 당황한다. 실세 막내로 변해 웃음을 자아낸다. 청리역에 방문한 게스트는 임수향과 안보현이다. 빛나는 현재와 달리 대구에서 단돈 오만 원을 들고 서울로 상경한 안보현과 연기 레슨을 받기 위해 기차를 타고 서울로 통학했던 임수향. 두 사람은 기차에 대한 특별한 추억을 안고 간이역을 찾는다. "기차 안 탔으면 까맣게 잊고 살았겠다", "추억으로 여행하게 만드네"라며 이번 역인 청리역을 찾는다. 그러나 설렘을 안고 힐링하러 왔던 것과 달리 쉴 틈 없는 간이역 생활에 당황하기 시작한다. 임수향은 땔감을 전해주러 간 집에서 두부를 만들게 되자 "이것만 하고 집에 가도 돼요?"라며 고된 노동에 힘듦을 토로한다. 안보현은 캠핑 고수답게 손쉽게 장작을 패며 마치 영상 화보집을 찍는 듯 여유로운 모습을 보여줬던 것도 잠시, 계속되는 장작 리필에 진땀을 흘린다. 이후 손역장은 고생한 안보현에게 특별한 선물을 전한다. 평소 골동품을 모으는 취미가 있는 안보현을 위해 골동품 수집가를 만나러 간 것. 안보현은 박물관을 연상케 하는 골동품 집의 모습에 소풍 나온 아이처럼 들떠 구경하는 내내 흥을 감추지 못한다. 황소영 기자 hwang.soyoung@jtbc.co.kr 2021.04.10 14:17
생활/문화

네이버 지도에서 기차 예매도 가능

네이버는 2월 1일부터 ‘네이버 지도’ 앱과 네이버 검색에서 기차 시간 검색과 예매가 가능해진다고 밝혔다. 네이버 측은 “국내 지도 서비스 중에서는 최초로 장소 검색부터 기차 예매 기능까지 앱 내에서 제공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네이버 지도 앱에 신설된 ‘기차 조회/예매’ 탭을 누르면 기차 시간표를 검색하고 예매할 수 있다. 네이버 검색 창에서도 역사 이름이나 ‘기차 시간표’, ‘기차 예매’ 등의 키워드를 검색해 동일한 기능을 만나볼 수 있다. 제공되는 정보는 한국철도공사(이하 코레일)에서 운영하는 KTX, 새마을, 무궁화, ITX-청춘, 관광열차가 대상이다. 지난해 네이버 지도에 유입된 검색 질의 중 ‘서울역’, ‘수원역’, ‘코레일’ 등 기차 관련 검색 질의만 약 2200만 건에 이른다. 네이버 측은 “기차는 전국적으로 다양한 노선과 환승 구간이 존재하는 만큼, 시간과 비용에서 경제적인 경로를 쉽게 파악하고 예매까지 가능한 원스톱 기능에 대한 이용자 니즈가 많았다”고 밝혔다. 네이버는 이번 기차 예매 서비스와 네이버 지도의 지역 기반 데이터가 결합해 시너지가 날 것으로 기대했다. 우승기 네이버 지도 책임리더는 “네이버 지도가 갖춘 대규모 POI(지역정보) 데이터, 네이버의 다양한 지역 기반 서비스와의 시너지 효과를 만들며 이용자들에게 강화된 편의성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향후에는 도착 시간에 맞춰 도착지 근처의 맛집을 알림으로 추천해주는 등 이용자 편의를 위한 다양한 기능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권오용 기자 kwon.ohyong@joongang.co.kr 2021.01.31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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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필모, 빡빡한 촬영 틈 속에서도 학구열 불태워

MBC 월화극 '빛과 그림자'로 주가를 높이고 있는 배우 이필모가 바쁜 시간을 쪼개 학구열을 불태우고 있다. 이필모의 한 측근에 따르면, 이필모는 올해부터 한양대학교 연극과 2학년으로 편입했다. 이미 서울예대 연극과를 졸업하고 연극 및 뮤지컬 무대를 거쳐 드라마와 영화까지 섭렵하면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실력파 배우지만 다시 학생의 마음으로 돌아가 내실을 다지겠다는 생각에 학업을 이어가기로 결정했다. 배우가 되겠다는 일념으로 열정을 불태우던 대학시절 초심을 떠올리는 것 뿐 아니라 어린 후배들의 틈에서 신선한 자극을 받으며 또 한 차례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겠다는 판단을 하고 과감하게 대학교로 돌아가게 됐다는 후문이다. 현재 이필모는 '빛과 그림자'의 바쁜 촬영 일정 속에서도 매주 이틀간 시간을 내 학교를 찾고 있다. '빛과 그림자'의 경우 대체로 화요일과 수요일에 촬영이 없기 때문에 강의 시간표를 이틀에 몰아서 짤 수 있었다. 대신 모든 강의를 이틀에 소화해야 되기 때문에 학교에 가서도 정신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야만 한다. 4시간이나 이어지는 전공강의를 듣고 난 뒤에도 교양강의를 듣기 위해 쉴 틈도 없이 멀리 떨어진 타 단과대학으로 뛰어가야하는 고단한 일정이다. 이필모 소속사의 한 관계자는 "현직에서 뛰고 있는 선배 입장에서 후배들과 어울려 공부를 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이필모는 낙천적인 성격과 능청스러움으로 어린 후배들과 어울리면서 즐겁게 대학생활을 하고 있다"면서 "'빛과 그림자'의 촬영과 맞물려 공부를 하면서 양 쪽 모두 집중도가 떨어질까봐 조심스럽기도 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필모가 어느 하나도 소홀히 하지 않아 고마워하고 있다. 다시 공부를 시작하면서 이전보다 더 활기차게 생활하고 있으며 연기에 대한 집중도 역시 더 좋아졌다"고 전했다. 이필모는 '빛과 그림자'에서 안재욱의 맞수 차수혁을 연기하고 있다. 무게감 있는 연기로 드라마의 몰입도를 높이는데 한 몫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는 평가다.정지원 기자 cinezzang@joongang.co.kr 2012.05.22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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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문화유산’ 기차타고 경주로 떠나자

경주는 세계적인 문화유산 도시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을 세 곳이나 거느린 도시는 전 세계에서 손에 꼽을 정도다. 1995년 석굴암ㆍ불국사가, 2000년 첨성대ㆍ남산ㆍ황룡사지 등을 포괄한 경주역사유적지구가, 그리고 올 6월 양동마을이 차례로 세계문화유산이 됐다. 그러나 경주의 관광 경기는 십 년 전부터 답보 상태다. 2000년 823만 명을 기록한 뒤로 경주 관광객은 더 늘지 않고 있다.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무엇보다 경주가 너무 멀기 때문이었다. 새로 생긴 중부내륙고속도로를 타도 서울∼경주는 네 시간 이상 달려야 했고, 서울에서 새마을호 열차를 타면 경주역까지 4시간40분 꼬박 앉아 있어야 했다. 그 오랜 숙원이 마침내 풀렸다. 지난 1일 경부고속철도 2단계가 개통되면서 서울∼경주가 두 시간 거리가 됐다. 서울에서 하루 나들이가 가능해진 것이다. 경부고속철도 2단계 개통의 최대 수혜자는, 당연히 천년고도 경주다. 기차여행 11번째 순서로 새로운 경주 여행법을 소개한다. ●경주 기차여행 시간표고속열차를 타면 서울역에서 신경주역까지 약 2시간5분 걸린다. 서울역에서 하루 66번 부산행 고속열차가 출발하는데, 이 중에서 21대가 신경주역에 정차한다. 경주행 첫차는 오전 5시30분 서울역에서 출발한다. 첫차의 신경주역 도착시간은 오전 7시37분. 경주에서 아침밥을 먹고 일정을 시작할 수 있는 시간이다. 경주행 막차는 오후 9시30분 서울역에서 출발해 오후 11시38분 신경주역에 정차한다. 경주에서 서울로 돌아오는 막차는 오후 9시59분에 있다. 막차가 서울역에 떨어지는 시간은 밤 12시6분. 따라서 당일 여정일 경우 고속열차를 이용하면 하루 최대 14시간 22분 경주에서 머물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여정만 알뜰하게 짜면 경주를 속속들이 들여다볼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다. 요금은 비싼 편이다. 서울∼경주 일반실 편도요금이 4만5600원이다. 서울에서 고속철도를 타고 경주를 여행하는데 왕복 9만1200원이 든다는 얘기다. 아이 둘을 동반한 4인 가족이면 기차요금만 27만3600원이 든다. ●경주 개별 여행 경주는 자전거 여행의 도시다. 경주가 자랑하는 문화유산이 경주 시내에 몰려 있어서다. 자전거는 경주 시내 곳곳에서 빌릴 수 있다. 하루 대여비 7000원. 스쿠터도 있다. 125cc 하루 대여비가 4만5000원이다. 하나 자전거와 스쿠터는, 자동차로 30분 거리인 양동마을까지 가기엔 벅찬 감이 있다. 렌터카도 생각할 수 있다. 보통 1500cc 승용차 하루 대여비가 6만5000원이다. 여기에 기름값 생각하면 하루 10만 원은 족히 든다.택시는 가장 편리한 방법이다. 다만, 신경주역이 경주 시내와 약 12㎞ 떨어져 있는데다 할증요금까지 붙어 비싼 게 흠이다. 요즘 신경주역에서 경주역까지 요금은 1만5000원 가까이 나온다. 정상요금(9100원)보다 50% 정도 비싸다. 경주에선 택시를 한나절 빌려 여행할 수 있다. 10만∼15만 원. 이동 거리에 따라 다르다. 마침 경주의 문화단체 신라문화원(www.silla.or.kr)에서 고속철도 개통에 맞춰 ‘천년 마중 택시’ 운행을 시작했다. 택시기사 27명이 영업시간 줄여가며 경주의 문화와 역사에 관한 교육을 99시간 받고 ‘천년 마중’ 브랜드를 택시에 붙였다. 일종의 '달리는 경주 가이드'인 셈이다. 하루 빌리는데 10만∼15만 원. 054-775-7979.●기차여행 상품패키지 상품만의 장점이 있다. 우선, 열차표 예매 걱정이 필요 없다. 요즘 경주행 고속열차는 주말에 거의 매진을 기록하고 있다. 추가 경비 부담도 줄일 수 있다. 특히 경주는 입장료를 내야 하는 곳이 많은데, 패키지 상품을 잘 고르면 입장료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코레일 자회사인 코레일관광개발(www.korailtravel.com)이 고속철도 개통에 맞춰 경주 패키지 상품 두 가지를 내놨다. 하나는 당일 여정이고, 다른 하나는 1박2일 여정이다. 신라문화원과 콘텐츠를 공유해 탐방일정이 알차다. 문화유산 해설사가 일정에 동반하며, 모든 문화재 입장료가 상품 가격에 포함된다. 신라문화원에서 운영하는 신라문화체험장 활동도 덤으로 제공된다. 당일 여정의 경우 천마총ㆍ양동마을ㆍ첨성대ㆍ계림ㆍ안압지 등을 돌아다닌다. 네 명만 모여도 상품이 운영된다. 9만9000원. 1박2일 여정은, 경주가 낳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3개를 모두 돌아보는 여정으로 짜였다. 양동마을ㆍ불국사ㆍ첨성대ㆍ천마총ㆍ남산 등을 돌아본다. 19만9000원. 1544-7755.글ㆍ사진=손민호 기자 [ploveson@joongang.co.kr] 2010.11.24 09:03
스포츠일반

[나의 삶, 나의 도전] `박치기왕` 김일 <7>

여수항을 출발한 지 20시간이 넘어서야 시모노세키항에 도착했다. 새벽에 본 시모노세키항은 여수항과 별 차이가 없었다. 항구의 주변 환경을 보면서 한국의 다른 항구에 도착한 것으로 착각할 정도였다. 이곳이 일본이란 사실을 깨닫게 해 준 것은 언어였다. 귓가로 들리는 일본어가 내가 일본에 왔다는 사실을 절감케 했다. 그렇지만 시모노세키항과 일본인들의 모습을 신기하게 쳐다보며 `여행 낭만`에 빠질 여유가 없었다. 강심장이라고 자부해 왔지만 일본 땅을 밟는 순간부터 간이 콩알만 해졌다. 혹시 체포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 때문이었다. 밀항자 티를 내지 않기 위해 최대한 옷차림에 신경을 썼다. 그리고 여유 있는 표정을 지으려고 했다. 또 누군가 일본어로 물어 보면 일본 어디 출신이고, 이곳에 왜 왔는지 정도는 말할 줄 알아야 된다는 생각에서 답변을 중얼중얼 외웠다. 시모노세키항에서 시노모세키역까지는 그리 멀지 않았다. 걸어서 10분 정도였다. 빠른 걸음걸이로 시모노세키역으로 갔다. 먼저 오사카역으로 가기로 했다. 노선과 요금표, 그리고 열차 시간표를 봤다. 일본어로 쓰여 있어 잘 읽을 수 없었다. 하지만 오사카(大阪)로 표기된 일본어쯤은 알고 있었다. 한국서 몰래 환전했던 돈으로 기차표를 샀다. 얼마의 거스름돈이 내 손에 쥐어졌다. 대합실에서 열차를 기다린 후 마침내 열차에 올랐다. `무사히 탔구나.` 안도의 한숨이 절로 나왔다. 오사카까지는 무사히 갈 수 있을 것 같았다. 긴장이 약간 풀렸다. 그 순간 배가 고픔을 느꼈다. 기차 안의 음식 냄새는 코를 자극했다. 아침이라 그런지 좌석마다 삶은 달걀, 또는 밥 먹는 사람들이 눈에 띄었다. 배는 꼬르륵 하며 밥을 달라고 요동쳤다. 기차에서 식.음료를 파는 점원이 10여 분 사이로 왔다갔다 했지만 살 수 없었다. 서툰 일본어로 식.음료를 샀다가 괜히 가격도 모르는 이상한 사람으로 오인받을까 싶어서였다. 차라리 굶는 것이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차 속 광경을 보기 싫어 억지로 눈을 감았다. 깜빡 잠이 들었다. 얼마를 잤는 지 모르겠다. 나를 깨운 것은 역무원이었다. 그는 기차표를 보여 줄 것을 요구했다. 순간 당황했다. 기차표를 바지 주머니에 넣었는지 윗옷 주머니에 넣었는지 헷갈렸다. 이리저리 뒤적이다 겨우 기차표를 찾아 역무원에게 건넸다. 기차표를 유심히 쳐다본 역무원은 기차표에 구멍을 뚫은 후 되돌려 줬다. 정신이 번쩍 들었다. 속으로 `절대 자지 말고, 긴장의 끈을 늦추지 말자`고 되뇌었다. 다섯 시간 정도 흘렀을까. 어느새 기차는 오사카역에 도착했다. 오사카역에서 다시 도쿄역으로 가는 기차표를 샀다. 환승하는 시간을 짬내 역 주변 가게에서 음료수와 빵 몇 개를 샀다. 마치 굶주린 사자처럼 순식간에 다 먹어 치웠다. 신세가 너무나 처량하게 느껴졌다. 갑자기 설움이 복받쳤지만 동경에 무사히 도착해야 한다는 생각에 가까스로 억누를 수 있었다. 도쿄행 기차로 갈아탔다. 4시간이면 도쿄역에 도착한다. 기차 속에서 나는 다시 역도산을 떠올렸다. `역도산을 만날 수 있을까`, `역도산을 어떻게 찾지`. 한국에선 일본에만 가면 당장이라도 만날 수 있을 것 같았으나 막상 일본에 오니 역도산은 없었다. 역도산은 내 마음속에만 존재하는 사람처럼 느껴졌다. 예측할 수 없는 미래로 머릿속이 너무 복잡했다. 그런 생각에 사로잡힌 채 시간은 4시간이 흘렀고, 마침내 도쿄역에 도착했다. 혼잡한 도쿄역은 현기증이 날 정도였다. 어디로 가야할지 몰랐다. 역 주변 안내 표지판에 시선을 맡긴 채 두리번거렸다. 그 순간 검정색 차림의 경찰관 두 명이 다가왔다. 정병철 기자 사진=이호형 기자 2006.04.18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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